동물원? 도서관? 그림책 보물창고 68
주디 시에라 지음, 마크 브라운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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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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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미세먼지로 둔감해진 후각까지 벚꽃향이 일깨워서 도저히 실내에 머물기 싫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굳이 도서관에 가자네요. 이렇게 화창한 봄날, 벚꽃놀이를 포기하고 말이지요. "어짜피 모두 스마트폰 보느라 책을 안 보니, 저라도 봐야죠!"라고 말하는 꼬마의 성숙함(?) 혹은 책사랑에 혀를 내두르며 도서관에 함께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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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입니다. 친근한 책 냄새에 금새 벚꽃향의 유혹을 잊습니다. 새로 신간이 많이 들어왔군요. 좋아하는 작가 루이스 새커의 원서도 들어왔고, 유시민 작가의 최신작도 서가에서 인사합니다. 도서관에만 오면 자질구레한 근심거리가 사라지고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고 세상이, 우주로 확장되는 듯 합니다.
그림책 <동물원? 도서관?> 역시 책이 주는 즐거움을 이야기한답니다. 이 작품에서 이동도서관 사서 몰리는 책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핵심인물이고요. 그런데 그 대상이 독특합니다. 바로 동물원의 동물 친구들이에요. 몰리는 노련한 감각으로 동물들에게 맞춤형 책 처방을 내려줍니다. 아기 코끼리 등에게는 말놀이 그림책을, 수달에게는 물에 젖지 않는 책을, 중국에서 온 판다들에게는 한자어로 된 책을 골라 주었어요. 동물 친구들은 책에 푸욱 빠져들었답니다. 팔다리가 저려 올 때까지 웃으며 책을 읽는 하이에나에, 곰이 캐릭터로 등장하는 책을 유난히 좋아하여 섭렵하는 곰가족에 동물원에 뜨거운 독서 열풍이 분 것은 모두 몰리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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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책을 읽다보니 글을 쓰고 싶어하는 동물 친구들도 생겨났어요. 곤충들은 시를 지어 낭송했고, 치타는 소설을, 하마는 자서전을 썼어요. 모든 동물들이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데, 이동 도서관만으로는 어림 없겠지요? 몰리와 동물 친구들은 합심하여 도서관을 직접 지었어요. 동물원에 구경온 관객들은 독서 삼매경에 빠진 동물들 때문에 살짝 맥이 빠질지 모르지만, 동물들은 너무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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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참 다양한 활동들이 '힐링 healing'이라는 가격표를 붙여서 상품화되지만, 독서만큼 돈 들이지 않고도 행복한 활동이 또 있을까요? 독서만큼 보이지 않는 세상과 나, 내 앞을 지나간 혹은 내와 동시대 공존하나 물리적으로는 떨어져 있는 이들을 촘촘히 연결해주는 멋진 끈이 있을까요?

주디 시에라 (홈페이지 http://www.judysierra.net )의 <동물원? 도서관?> 덕분에 책이 주는 순수한 기쁨의 세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스마트폰 꺼두고 종이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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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
알렉스 자보론코프 지음, 최주언 옮김 / 처음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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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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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국하십니다!" '임신이 애국'이다면, 뱃 속의 태아는 국력의 체화된 상징? 생면부지 낯선 이들조차도 만삭의 임산부들에게 "애국하십니다!" 하며 대놓고 배를 어루만지며 칭송하는 기저에는 고령화 미래사회에의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다. 2060년이면 고갈되라라는 국민연금, 고령사회에서 뻔히 예견되는 경제공황. 아이들만이 희망이라는 기대와 함께. 처음북스 출판사에서 <Ageless Generation: How Advances in Biomedicine Will Transform the Global Economy>의 한국판 제목으로 <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를 달아준 데도 이런 국민적 불안감과 위기의식을 고려한 계산이었으리라. 이 책은 고령화 연구의 젊은 브레인이자 국제노화연구토프폴리오(the Biogerontology Research Foundation)의 창시자인 알렉스 바보론코프 (Alex Zhavoronkov)의 2013년 저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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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았다! 본문 곳곳에서 노화과정을 일인칭 시점에서 생생하게 묘사했길래, 학계와 정계등 사회적 네트워크가 광대하기에 70~80대는 족히 되는 원로학자인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알렉스 자보론코프 박사는 1979년생이다. 독특하게도 퀸스 대학에서 학사를,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명공학 석사를, 모스크바 주립대학교 에서 물리학 및 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다가올 미래의 경제 대공황은 뻔히 예견되는데, 정치가들도 자꾸 책임을 차기 정부에 미루고 국민들도 백마 탄 기사가 구원해주리라는 일종의 방치 상태로 문제를 키우고 있음을 비판한다. 뻔한 재앙의 답 역시 분명하다고 덧붙인다. 그것은 바로, 재생의학으로 대표되는 항노화(anti-aging) 연구와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이다. 지금 당장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많은 자금이 투입되지만, 재생의학에의 투자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초장수 시대 글로벌 경제 위기와 각국의 생존과 개인의 행복에 답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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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을 넘어 다시 성장하라>는 메모하지 않고서는 일반인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의학, 약학, 생명과학, 보건복지정책, 통계학 등에서의 전문용어와 수치가 많이 등장한다. 미국을 위시하여 일본, 중국, 유럽 등 여러 지역의 정책이 언급되기에 다 읽고 나서도, 100% 저자의 주장을 잘 따라갔는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과학의 언어와 통계에 무지한 일반인으로서 "내가 이해한" 바에 국한해 이야기해보겠다. 저자는 "The Population Bomb"라며 멜서스적으로 인구과잉을 재앙시하는 담론은 침소봉대격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인구밀도가 높다하여 삶의 질이 저하되는 반비례관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인구의 수가 아니라 노령화이다. 노령 인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분명 지구적 차원의 재앙이 될텐데 해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재생의학에 투자하여 집학적 지성으로 비약적 성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나아가 은퇴개념과 노령인구 개념을 재정의하여 새로이 은퇴문화를 창조하는 패러다임 쉬프트가 동반되어야 한다. 노년기를 재정의하고 건강을 관리하면 노동가능연령이 연장되고 그만큼 복지 프로그램(한국의 국민연금) 수혜시기가 늦춰지리라. 이는 역설적으로 노령화 르네상스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을 알렉스 자보론코프가 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사측의 홍보문구처럼 <Ageless Generation>이 위기의 한국 사회에 미래를 설계할 힌트를 보여주는 듯 하다. 한 번 다시 찬찬히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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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힘 - 미래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대담한 통찰 10
고장원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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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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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사람'에게서는 세속의 먼지 냄새와 다른 청량한 솔향이 풍길 것 같다. 한 마디로 시야가 넓으리라는 기대가 드는데, 을 읽으며 작가의 시야가 아예 우주적 차원으로 넓음에 큰 지적 충격을 받았다.  SF 영화 분석해낸 가벼운 글 모음이겠거니 속단했던지라, 부제인 "미래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대담한 통찰 10"을 흘려 보았는데 실수였다. 은 450여 페이지에 이르는 두께 만큼이나 내용도 묵직하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인류의 미래를 조망하는 대담한 "SF의 힘"을 역설한다.  어느 한 페이지도 빨리 넘기기 아까울만큼 독자의 닫힌 귀와 눈을 열어준다. 뜻밖의 '개안'을 횡재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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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그것도 한국이라는 작은 땅에 묶인 육체성과 사고의 편협을 부끄럽게 만들어준  고장원 작가는 SF 작가이자 과학칼럼니스트, 평론가이자 대학 초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을 읽고 짐작하건대, 분명 다독가에 문화 전분야에 관심이 높은 팔방미인일 것이다. SF영화는 물론이거니와 국내외 SF 소설, 다양한 과학이론 등을 밀가루 주무르듯 다루고 인용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SF 영화 꽤나 보았다는 마니아도 고장원 작가 앞에서는 명함을 함부로 내밀기 어렵겠다. 작가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솔직히 '이 책에서 인용하고 언급하는 그 숱한 책들을 작가가 정말 다 읽었을까?'싶을 정도로 방대한 SF소설과 영화가 이 책에 등장한다. 과학소설의 효시인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1818)을 비롯, 1869년 작품인 <해저 3만 리그>와 종말을 다룬 만화 <1호선>, <심연의 하늘>에서 일본 세카이계 소설 등등.  '과연 다 읽고 볼 시간이 있었을까?' 그렇다고 믿는다. 고장원이 보이는 미래를 통찰하는 힘은 거져 얻어진 것이 아닐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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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혔던 지적 욕구의 활로를 뻥 뚫어주듯 차원이 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고장원은 계급사회, 차별과 폭력, 우주쓰레기 등 환경 문제, 우주적 차원에서의 제국주의 문제, 대재앙 서사의 네러티브 분석, 세계화의 양면성, 다른존재와의 조우가 제기하는 윤리적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모두 10개의 챕터로 엮어냈다. 이라고는 하지만, 사회과학과 인문학에서 익숙하게 들어온 화두들을 녹여서 미래 사회를 이야기하기에 한 마디로 통섭적 시야의 인문과학서라는 인상이다.  그의 지향과 세계관은, 세카이계 세계관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부분에서 역으로 유추할 수 있었는데,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사회공동체에 관한 언급이나 묘사가 거의 없으며 작품을 관통하는 묵시록적 재앙의 원인을 설명해줄 국제기구나 국가 내지 이러한 기구의 대표자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한마디로 세카이계 계열의 대재앙 러브스토리는 타자와의 현실적인 관계 설정 없이 홀로 감정적 마스터베이션에 만족하려는 성향이 짙다보니 인간과 사회 그리고 양자 간의 관계에 관한 성숙된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 (227). 현실계에서 이탈한 환상적 시공간에 안주하며 이기적인 신화를 새로 쓰려는 세카이계 작품들의 정서는 아무리 그럴듯한 세기말의 분위기를 연출한들 일본 정부와 지베엘리트의 과거 책임을 방기하는 몰역사적 태도와 따로 ˗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228)."
위 인용문에서도 알 수 있듯, 고장원 작가는 인간 개체의 안위확보나 호기심 충족의 차원을 훨씬 넘어서 국가 아니 나아가 초국가 혹은 그 이상의 우주적 연대 혹은 공생을 꿈꾸고 이야기한다. 막연히 몽상가처럼 책임감 없이 눈 감고 환상화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유전공학, 우주공학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최신 연구및 이론들을 끌어와 꼭꼭 씹어 이야기해주기에 독자의 끈끈했던 눈에서 점액이 벗겨져나간다. 이렇게 닫혔던 눈을 개안시켜준다는 데 어찌 놓칠 수 있으리. 450여 페이지의 밀도 높은 글을 어찌 짧은 한 편의 리뷰에 압축하기 어렵다. 직접 읽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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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 스콜라 창작 그림책 64
박정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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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식당 주인장 박정섭의 짝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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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놓고 "꽃분홍,꽃분홍"한 표지의 그림책은 처음이다. 화사한 분홍색과 어울리지 않게 <짝꿍> 표지의 소년은 양미간을 찌푸리고 콧김을 내뿜으며 주먹 불끈. 왠지 싸울 태세이다. 그렇다. <짝꿍>은 꼬마들의 싸움 이야기이다. 아니 어쩌면 남녀노소 가를 것 없이, 편 가르고 오해하고 싸움을 연속하는 우리 사람들의 이야기요. 남북분단의 우리 현실을 풍자한 그림책이다.
*
이 책을 그린 박정섭 작가는 독특하게도 "그림책식당"이라는 까페겸 작업실을 운영하며 워크숍, 전시, 강연 등 다양한 그림책 관련 활동을 해왔다. 그의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니(http://ch.yes24.com/Article/View/32654 ), 짐작은 했지만 기성의 틀로 담아낼 수 없이 독특하고도 에너제틱하다. 본인의 표현을 빌자면, "제 성향이 사랑스럽거나 착한 것보다는 웃기거나 비판하는 것, 풍자, 이런 쪽으로 치우쳐 있어요 (위 인터뷰 내용 중)"이라는데 <짝꿍> 역시 마냥 해피엔딩도 아니고, 마냥 천진하지만은 않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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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정말 사이좋은 짝꿍이었다." 눈치빠른 독자는 알아차린다. 과거형의 문장임을. 그런데 속상하게도 단짝 친구가 멀어진 계기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짝꿍이 나를 욕했다는 말에 불끈해서 지우개를 빌려주지 않았더니, 반감은 되로 가서 말로 되갚아졌다. 짝꿍도 화가나서 크레파스를 빌려주지 않았다. 썩은 생선 냄새나는 욕이 나왔다. 욕 역시 되로 건네지고 말로 받았다. 이제 머리에 뿔이 솟았다. 혹이 솟았다. 친한 친구들을 무더기로 몰고가 패싸움까지 하니, 친구들 머리에도 붉은 혹이 솟아올랐다. 혹밭이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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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손 꼭 잡고 다녔던 짝꿍이었는데, 싸움의 앙금이 남아 이젠 책상에서도 38선을 가르고 서로 으르렁 댄다. 38선을 넘어오면 "100대," "너 100대니? 그럼 난 101대 때릴 거야?"식으로 미움은 세포처럼 증식한다. 커져만 간다. 그렇게 책상에는 굵은 줄이 가고, 두 친구의 의자는 서로에게서 멀어져간다. 그림체는 발랄하지만, 오해로 비롯된 싸움이 소강기는 커녕 부슬비처럼 계속 남아 마음을 어둡게 하는지라 독자 역시 마음이 가뿐하지만은 않다.
과연 두 친구의 의자는 서로 가까워질 것인가? 두 친구는 화해할 수 있을까?
*
<짝꿍>을 읽으면서, 왜 서로 으르렁거리고 적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서로 "적"이라고 인식하는 구도가 꼭 남한과 북한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출판사측 서평을 읽어보니 그렇다한다. <짝꿍>에서는 마지막에, 주인공이 친구를 팔꿈치로 슬쩍 건들여보는 화해의 제스춰를 취하는데 현실의 우리에게서는 어떤 화해의 첫 자세가 필요할까?
아이들 그림책이라고만 생각하기엔, 어른들의 싸움 패턴을 돌아보게 하는 "착하지만 않은 고마운 책"이었다. <짝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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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한글 배우기 완료 단계에 들어선 7세 꼬마가, 박정섭 작가님 <짝꿍>의 팬으로서 나름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POP수업 한 번 안 받아봤건만 어디서 보았는데 POP스타일로 "짝꿍"이라는 제목을 꾸며 썼네요. 작가님, 아이가 이 책을 왜 이리 좋아하는지는 저도 심리 분석을 못하겠습니다만, 아이가 근래 들어 만난 그림책 중에 가장 열광합니다. 3번 읽어주었는데도, "오늘은 아직 1번밖에 안 읽어주었다"고 우겨서라도 매일 예닐곱번씩 반복해서 읽게 합니다. 엄마의 실감나는 성우 연기가 맘에 들어서일까요? 아니면 자기도 유치원에서 비슷한 경험을 해본 기억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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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한옥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이상현 지음, 김은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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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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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에서 시작하는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시리즈는 이름처럼 우리 전통문화를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기획되었답니다. 무엇보다 각분야 전문가를 필진으로 꾸려서 풍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아내었기에 어린이에게 재미와 배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게 해준다네요. 그 최신간인 <우리가 사는 한옥>은 한옥 전문가인 이상현 대표 ('한옥 연구소'   http://blog.naver.com/eoklsh )가 썼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한옥 전문가이자 활발한 대중강연가인만큼 그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꼭 다뤄야 하는 정보를 쏙쏙 뽑아내어 쉬운 말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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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독자는 딸의 결혼을 준비하는 최진사댁을 샅샅이 구경하게 됩니다. 물론 전문가 이상현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말입니다 '최진사'라는 가상의 인물과 혼례 준비 차원의 행랑채 건축이라는 구체적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독자는 물리적인 측면에서의 한옥뿐 아니라, 한옥에 사는 이들의 가족 계급 및 젠더 관계 및 혼례문화 등등 무형의 측면까지 두루 살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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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사의 집구경은 안채부터 시작합니다. 모름지기 대청으로 상징되는 집의 중심이 바로 안채입니다. 김은희 일러스트레이터는 안채에서 최진사네 한옥을 한눈에 보는 구도로 시원스레 그림 그려주었습니다. 독자는 마치 집주인이 된양 안채 대청에 앉아 최진사댁 부녀를 바라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제 부엌으로 들어가볼까요? 건축을 전공했다는 김은희 일러스트레이터가 선으로 섬세하고도 치밀하게 재현해내는 한옥의 부엌은 여자들의 젠더화된 공간이면서 훈훈함이 느껴집니다. 독자는 이 정밀한 일러스트레이션 덕분에 부엌에 어떤 집기들이 놓이고, 아궁이가 어떤 구조로 생겼으며 옛 조상들이 어떻게 음식을 했을지 그림만 봐도 상상의 나래를 훨훨 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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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공간만 옮겨다니며 설명하면 기억에 오래 안 남을 텐데, 이상현 작가님은 최진사댁 딸의 혼례준비라는 구체적 상황을 설정해서 독자는 혼례준비의 과정을 따라가며 한옥을 배우게 됩니다. 최진사댁 가족이 사당에 가서 조상들께 혼례 소식을 알려드리는 과정에서는 사당이라는 공간의 용도, 사당 지붕의 모양, 사당에 놓인 위패 등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어요. *


이제 최진사댁 혼인잔치에 손님들을 모시고, 곳간의 곡식들도 보호하고자 요즘 표현을 빌자면 증축 공사를 시작해요. 최신사댁 하인들이 행랑채를 짓는 과정을 터다지기부터 지붕올리기까지 차례차례 따라가며 배울 수 있습니다. 한옥 지붕과 기둥, 문과 창의 모양, 대문과 담의 종류를 그림과 실사 사진 자료를 혼재한 비주얼 인포그래픽으로 효과적으로 익힙니다. <우리가 사는 한옥>을 꼼꼼하게 읽고나니, 갑자기 종로의 우리 궁전이나 민속촌으로 놀러가고 싶네요. 더 나아가, 이 책에 이상현 작가가 직접 방문하여 소개한 고택들을 하나씩 돌아보고 싶고요. "네버랜드 전통문화 학교" 덕분에, 자랑스러운 우리 한옥에 더욱 애정이 갑니다. 애정이 생기니 더욱 잘 알아보고 싶어지는 이 마음은 긍정의 선순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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