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현대옥 콩나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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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hyundaiok.com/

○ 콩나물 박물관  

○ 위치 : 전북 전주시 완산구 화산천변 2길 7-4 2층


 
『맛있는 코리아』의 저자이자 영국인 그레이엄 홀리데이는 한국 음식 현지 탐험을 하던 중에, 전주에서 이렇게 현지인들에게 전해듣는다. 전주는 물이 좋아서 콩나물 맛이 다르고 전주 비빔밥이 맛있는 것이라고. 마침 전주를 지나다보니, 호기심이 생겼다. 정말일까? "현대옥"의 본점을 찾았다. 6000원이었던가 놀랄만큼 저렴하고도 만족스러운 한끼 식사였다. 아침 11시경이었는데도 대기인원이 상당해서 30분쯤 기다렸던 것 같다. 놀랍겠도 건물의 2층은 지은 지 얼마 안 된 까페처럼 쾌적하고 여유로운 공간을 비워두었다. 계산기만 두드리자면 그 공간에도 손님을 받아 회전율을 높이면 소위 "더 장사 잘될텐데." 운영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콩나물박물관"이라는 공간을 꾸렸는데, 30분간 찬찬히 한 글자 한 글자 안내문들을 읽어본 관람객으로서 감히 말하건데, 운영자, 철학이 있는 사람이다. 멋지다. 그(그녀?)는 식량부족이 가시화될 미래사회에서 대안적 식량 자원으로서의 콩의 보편적 가치를 역설하는 동시에 한국, 그중에서도 전유 특유의 '토렴'이라는 방식을 지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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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아이디어이다. 실제보면 이 노랑 바다는 얇은 노랑 셀로판으로 만든 콩나물 바다이다. 아름답다. 만만하게, 하찮게 보았던 콩이 달리 보인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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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게도 불과 일 주일 전에 먹은 메뉴를 이제 사진으로만 보니 기억을 못하겠다^^;;;; 아마도 아래 이미지 사진이 '토렴 콩나물 해장국'이었던듯. 엄지 척! 소화제가 따로 필요없이 시원한 자연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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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옥 2대 CEO. 만나본 적도 없고 살면서 만날 일도 없겠지만, 신념을 가진 멋진 사람이리라는 확신이 든다. 콩나물국밥만 파는 것이 아니다! 1대 창업주(사람들이 '욕쟁이 할머니'라고 정겹게 부르는)의 정신과 손맛을 이어갈 뿐 아니라, 콩나물의 위상까지 함께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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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6
박준희 지음, 한담희 그림 / 책고래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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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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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꼬마들이 다니는 미국의 어린이집(daycare center)에서 미국인 원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제봐도, 한국인과 멕시코인들 아이들 취침 시각이 제일 늦지." 묘하게 차별적 뉘앙스를 띄었기에 지금 다시 생각해도 불쾌하지만 동시에 인정할 부분도 있는 말입니다. 한국 아이들 취침 시각 늦다는 것은 많은 통계자료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으니까요.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라는 공영방송의 멘트가 나오는 밤 9시 이전엔 자야 한다는 순진한 생각을 요즘 꼬마들은 잘 하지 않죠. 잠이 모자랍니다. 『백 번째 양 두두』는  어쩌면 작가 박준희가 이처럼 잠이 모자란 아이들과 아이들의 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잊은 부모들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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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두두'는 백 번째 양입니다. 제빵사 공씨 아저씨가 잠들기 전 불러주는 양 중 백 번째에 불리니까요. 아저씨가 "양 하나, 양 둘, 양 셋……"을 불러줄 때마다 양들은 아저씨의 이불, 베개가 되어 주거나 자장가를 아저씨에게 불러줍니다. 아저씨는 불면증이 없는지, 늘 100까지 세기도 전에 잠이 들어버렸어요. 두두가 결코 아저씨 가게 안에 들어가보지 못한 이유가 되지요. 너무도 아저씨 가게 안에 들어가고 싶었던 두두는 새치기를 시도해보지만 들키고,  데려가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해보기도 합니다. 결국, 기회를 얻었지요. 첫 번째 양하고 딱 하루만 순서를 바꾸기로 합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 해야 할까요? 하필이면 오늘, 아저씨는 밤을 꼴딱 새워 빵을 만들고 또 만듭니다. 자, 우리 두두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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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째 양 두두』는 아이들 상상의 세계 속에 존재하는 "백만 스물 한 번째"양과 그 모든 양들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천진한 상상력의 그림책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양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양들이 만들어주는 포근한 구름 이불과 베개를 함께 덮어보는 상상을 한다면 박준희 작가의 의도대로 이 책을 잘 읽는 셈이겠지요? '잠을 잊은 꼬마들'에게 양 세는 초저녁 9시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귀여운 그림책, 『백 번째 양 두두』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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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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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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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까지만 해도 "무라타 사야카"라는 이름을 알지도 못했다. 『소멸세계 消滅世界』란 신작 소설을 읽으며, 작가를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은 급기야 『편의점 인간』까지 구해 읽었다. 일본 3대 문학상 중 하나라는  "아쿠타가와상" 155회 수상작이다.  짐작은 했지만, 작가는 '평범함을 추구하지만 평범하지 않다. 평범함을 연기하려 하지만, 속에 송곳을 숨겼는지 화로를 숨겼는지 알기 어려운' 유형의 사람 같다. 1998년부터 주욱 18년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만 하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실제로 (소설출간 당시) 18년째 편의점에서 일해온 저자를 주인공과 동일시하여 평가한다면 독자로서의 예의와 상식을 저버리는 셈이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후루쿠라'는 "소시오패스"처럼 느껴졌다. 인간 종(種)으로서 공통분모로 지녔으리라고 상상되는 번식에의 욕구, 자존감, 타인과 타 생명체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된 소시오패스. 단정하게 깎은 손톱, 적당하게 거리를 두나 예의 바르기에 명랑하게 들리는 목소리, 예정된 출근 시간에서 어김없이 미리 나타나는 성실함 등으로 가리려해도, 주인공 '후루쿠라'는 '사람되기'를 배워야만 흉내낼 수 있는 제 3의 종처럼 느껴진다. 당최 호감이 안 간다.

*

일본인 작가가  일개 독자가 한국어로 쓴 리뷰를 읽을 리가 없겠지만, 어쩌면 작가는 '소시오패스' 운운하는 이런 평가에 이렇게 대꾸할지 모르겠다.  "보통 사람은 보통이 아닌 인간을 재판하는 게 취미예요 (146)." 『편의점 인간』에서 주인공 '후루쿠라'에게 기생 기생하는 사라하가 바로 그렇게 말했다.  '소시오패스'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보통 사람이라고 믿기에 그 범주 밖 타인을 재판하는 행위 아니냐는 작가의 반문이 들리는 것만 같다.

*

나도 반문해본다. 자존감, 생의지를 중시하는 독자로서, '후루쿠라'를 참아낼 수 없는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비록 그것이 정화수처럼 맑은 정신에서 했던 자발적 선택일지라도 후루쿠라가 기꺼이 '편의점의 부속화' 되며 안도감을 느끼는 과정, 스스로를 편의점에서 폐기하는 "우묵캔(캔이 찌그러져서 판매 불가능한 캔 제품)" 이상으로 보지 않는 낮은 자존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생충이 되는 게 용납되는 것(여성)에게 복수하기 위해 오기로라도 후루쿠라 자신에게 기생충이 되겠다"는 사라하에게 기꺼이 피를 빨려주는 어리숙함……. 뭐 하나 호감이 안 간다.

*

작가는 『편의점 인간』을 통해 세상의 '정상인/비정상'인의 경계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불합리함, '정상/비정상' 범주의 상대성 등을 꼬집고 싶었을 것이다. 소위 '루저 (loser)'들의 항변, 작은 저항을 이 소설을 통해 대신해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단정적 어투로 '루저' 운운하는 독자야말로 작가가 『편의점 인간』에서 비꼬고 싶었던 '보통 사람'들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후루쿠라가 18년째 편의점 알바만 한다거나, 자기가 손수 만든 음식이라고는 먹어본 적 없이 편의점에서 진열된 음식만으로 삼시 세끼를 먹기 때문에 이렇게 그녀를 폄하하는 게 아니다. 자존감이나 생의지, 최소한의 종족본능의 욕구마저 찾아볼 수 없기에 측은해 하는 것이다. 읽고 나서도 참 찜찜한 소설이었다. 『편의점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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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ated Survivor

https://www.netflix.com/kr/

한달 무료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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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물에 관심이 없다보니 넷플리스가 영화 <옥자> 오픈한 사이트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달 무료 이용 기회를 주더군요. 가입 절차에 필요한 것은 신용카드와 전화 번호, 그리고 신용카드 유효기간 정도? 등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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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Hannibal>, <Criminal Mind>, <Cold Case> <Criminal Instint>, <Continnum> 등이 딱  취향의 미드이기에, 정치 드라마는 굳이 찾아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Designated Survivor>가 넷플리스 메인 화면에 뜨는 작품이기에 선택했습니다. 이틀 밤에 나눠서 총 21화의 시즌1 에피소드를 모두 섭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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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 서덜랜드나 메기 큐 등 배우들의 굵은 연기도 좋지만 가장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서열문화, '대놓고 갑질'하는 상황이 이 미국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보인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말 등산 모임에서도 직급 순서대로 산에 오르고, 단체 회식에서도 TOP 자리의 사람이 택한 메뉴의 '암묵적 적정선'보다 낮은 단계의 메뉴를 선택하는 한국 사회와, <지정생존자> 속 인물들은 무척 다른 반응들을 보입니다. 한마디로 "당당함, 자기 존엄"이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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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뭐라 딱 집어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후련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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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이 미드를 보다보면, 세월호 7시간 ex 대통령의 시간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적어도 <지정생존자>라는 정치 드라마로 추정해보건데, 미국 대통령 집무실은 하루에도 수십 명이 보고와 의논을 위해 드나드는 열린 공간이며 대통령의 시간과 동선은 비서실장과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국가 재난상황이라면 단 7분도 아무 해명 없이 조용히 집무실에서 사라지기 힘들 것 같은데 한국의 경우 4.16에 어이 없는 일들이 벌어졌지요. 초짜 정치인에서 하루 아침에 '지정생존자'로서 대통령직에 오른 이가 어떻게 초당적인 화합을 이끌어내고 한국가의 리더로 성장해나가고 있는가를 그리는 이 잘 만든 정치드라마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지금은 수인이 된 ex 대통령의 행태와 비교가 되어 씁쓸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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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시간의 행방을 알 수 없던 ex 대통령에 비해, 얼마나 눈높이의 투명한 대통령이등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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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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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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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의 문제작" 이란 문구는 종종 들어보았지만, 대놓고 하는 홍보 같아서 정작 나는 이 표현을 써본 적이 없다. 하지만 무라타 사야카의『소멸세계 消滅世界』를 읽으니, '충격의 문제작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저출산'을 국가의 잠재적 재앙으로 담론화하는 한국과 일본 사회에서 일반인조차도 막연하게 해보는 상상을 저자 무라타 사야카는 너무도 담담하게, 동시에 대담하게 그려냈으니까.  작가의 대표작이자 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편의점 인간』(2016)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무라타 사야카가 다소곳해 보일지라도 때가 오면 밥상이라도 뒤엎을  '도발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정상 / 비정상'이라는 낡은 공식으로 양념 된 통념을 올린 9첩반상을. 『소멸세계 消滅世界』에서 무라타 사야카가 도전하는 통념은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이 소멸한, 혹은 소멸 중이라는 예언일까? 작가는 답을 숨겨놓지 않았다. 도리어 불편할만큼 명확하게 보여준다. 바로 '낭만적 사랑을 필요조건으로 하는 결혼,' '출산,' '가족애'가 소멸한 '평행세계'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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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아이를 낳으라고 강요받는 여성들, S-less 부부들…… 이런 사람을 위해『소멸세계 消滅世界』 라는 '유토피아'를 만들었단다.  이 세계에서 S는 인간을 저차원에 머무르게 하는 불결하고 고리타분한 '교미'로 폄하된다. 특히 부부간의 S는 근친상간(incest taboo)이자 충분한 이혼 사유가 될 만큼 심각한 범죄로 간주한다.  리차드 도킨스가 듣는다면 웃고 가겠지만, 자식을 통하여 자기 유전자를 불멸하게 하려는 인간 종(種)의 욕망 역시 철저하게 제거되었다. 아이는 인공수정으로만 정해진 날짜, 정해진 난자 정자로 태어난다. 모든 이는 모든 아이의 '엄마'이고, 역으로 모든 아이는 모든 성인의 '아가'가 된다. 모성본능은 사회적 신화(motherhood ideology)라고 주장하는 '입장과 맥을 같이 한다. 이 '평행세계'에서는 남성의 자궁선망(womb envy)조차 생명공학의 발달로 해결했는데, 주인공 '아마네(雨音)'의 둘째 남편 역시 인공자궁을 통해 수정체를 키워서 아이를 출산했다. '아마네'는 이름처럼 비(雨) 내리는 여름날 태어났는데, 엄마아빠의 교미를 통해 수정되었다. 이는 영화 (1997)에서 주인공 빈센트(Vincent)로 상징되는 '태양의 아이'를 연상시킨다. 인공수정 대신 '불결한' 방식으로 자신을 잉태한 엄마에게 애증을 품은 아마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에 저항한다. S가 소멸하는 세계에서 최후의 '아담과 이브'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S로 대변되는 '자연스러움'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몸의 감각, 본능을 따른다.   '가족 시스템'을 부정하고 '에덴 시스템'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실험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남편과 합의하여 자신들만의 유전자로 낳은 아이를 갖기로 결의한다. 인공수정 중에 정자난자를 바꿔치기하는 모험도 강행했다. 그러나 막상 '에덴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사회에서 살다 보니, 아마네의 남편은 옛 개념의 가족주의나 모성, 성본능 등이 추잡하게 느끼는지, 전복을 포기한다. 그는 대신 출산과 육아를 철저히 국가가 통제하는 사회에서 인간 아닌 인간으로 길들기를 선택한다. 이를 두고 아마네는 "이제 다 틀렸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나도, 남편도, 이 세상을 너무 많이 먹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정상적인 '인간'이 되어버렸다. 정상이라는 것만큼 소름 끼치는 광기는 없다. 이미 지쳐있는데도 이렇게 올바르다니." (256) 라고 한탄한다. 그러나 아마네 역시 변해간다. 생명공학과 기반한 생명정치를 거부하며 옛 방식의 사랑, 옛 가족 개념을 고수하려는 자신의 친 엄마를 감금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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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항상 초상화를 그리는 것으로 소설을 시작합니다. 머릿속에 하나의 신(scene)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의 ‘조각’에서 인물의 전체적인 상이 태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신에서 인물이 내뱉는 말, 육체감각, 문득 떠올리는 표정 같은 것이 ‘조각’이죠. 거기에서부터 초상화를 그려서 인물을 선명하게 만들어갑니다."

 

 

 

교보문고 "작가와의 만남" 인터뷰 중에서

http://news.kyobobook.co.kr/people/writerView.ink?sntn_id=12950


저출산 공포에 집단주의는 다시 고개를 든다. 출산을 미루는 커리어 기혼녀를 '이기주의자'로 포장하고, '싱글세 부과'라는 전무후무 아이디어를 내놓고는 '농담이었다'고 덮어버린다. 아무튼, 저출산 사회에서 결혼도, 출산도 거부하는 인간형은 '집단의 존속'이라는 의무를 저버린 배신자로 낙인찍힌다.  '늦어도 30대에는 결혼하고, 40전에는 아이를 낳고 사랑으로 키워라'가 인생 공식이자 정상성으로 통용되는 사회에도 '결혼하기 싫고, S는 더욱 싫고 출산으로 '내 자식' 낳고 키우기를 겁내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消滅世界』는 그런 이들에게 '정상성'에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유토피아를 꿈꿔보라고 부추긴다. 동시에 자신의 딸에게 감금된 아마네의 엄마를 통해서 작은 비명으로나마 '소멸'해가는 가치와 실천을 아쉬워한다. 이처럼 핫한 문제작을 이 정도 수준에서밖에 소개를 못하니 나 또한 아쉽다. 직접 읽어보시라. 그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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