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박사 안강입니다 - 수술 없는 만성통증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통증박사 안강입니다 1
안강 지음 / 김영사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응시하는 눈빛에서 고집스러운 신념과 강인함이 느껴졌다. 통증의학계의 명의이자 괴짜 의사라는 별칭도 있는 차병원 안강 박사.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져서 <통증박사 안강입니다>를 집어 들었다.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렸다.

*

*

그는 UC Berkeley의 인류학과 교수 Susan Greenhalgh를 떠올린다. 번역해서 국내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은 그녀의 <Under the Medical Gaze: Facts and Fictions of Choronic Pain>은 '근섬유통'의 병명을 단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한 의료화의 과정을 인류학적 통찰로 분석한 책이다. 안강 박사 역시 통증을 달고 산다. 만성통증의 동반자인 우울까지도 앓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아내와 네 자녀 덕분에 우울증과 잘 싸워가고는 있으나). 그래서 만성통증 환자들의 고통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고, 그 자신이 고백하듯이 스스로의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통증 치료에 적극 매달려 왔는지도 모른다.


*

*

<통증박사 안강입니다>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척추협착증과 후관절증, 척추전방전위증으로 고생하는 장모님에게 안강박사가 드린 말이다. "치료를 한다고 모든 통증이 깨끗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이제 통증을 평생 친구로 생각하며 지내셔야 합니다." 그는 속칭 '뼈주사'라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거의 쓰지 않는다고 했다. 임시방편일뿐 결국조직의 재생을 막아 퇴화의 주범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신 자연으로서의 인간의 자가 회복력을 믿는다. 양방 /한방 밥그릇 싸움하고 경직되어 있는 제도권 의학에 실망해서, 중국의 전통 마사지며,척추 교정, 몰핑,경화 요법 등 생소한 분야에까지 도전하여 만성통증을 이해하려고 애타게 노력해왔던 그가 깨달은 바가 바로 '자연으로서의 인간이 가진 자연치유력을 믿어보자'는 것이기에.

*



*

안강박사가 제안하는 구체적인 치유법 역시 제도권 의학에서 늘 접해왔던 방식과 다르다. 수술은 최후의 선택이다. 음식과 운동으로 통증을 잡는다. 안강박사 자신이 하마터면 눈물을 흘릴 뻔 감동을 받았다는 <동의보감> 허준의 혜안."음식으로 치유할 수 없는 병은 약으로 치유할 수 없고, 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걷기'라는 말에 안강 박사가 지향하는 만성통증 잡기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때 통증은 완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아니라 순한 양으로 길들이는 대상이다. 인간은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

검정고시 출신의 안강 박사는 차갑고 오만한 엘리트 이미지의 의사와는 사뭇 다르다. 50을 넘긴 나이에 유치원에 다니는 늦둥이 아들을 둔 그는 '저 아이를 지켜주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더욱 열심히 아침마다 현미채소김쌈을 먹는 눈물겨운 부정을 드러낸다. 공부와 거리가 멀던 시절에는 아이큐 검사를 해도 100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음을 쿨하게 고백하고, 책 처음 부터 끝까지 아내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감추지않는 가정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국내외 거물급 유명인사들을 숱하게 치료해왔지만, 의사로서의 소신을 가지고 늘 당당하며 올곧다. 매력적인 캐릭터의 헌신적인 명의이다. <통증 박사 안강입니다>의 후속작을 벌써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사가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질투심 섞인 편견을 키웠었다. "미술사, 아무나 못하는구나. 부유층에게 허락된 학문". 이집트의 피라미드, 아테네의 파테온 신전, 피카소의 게르니카, 반 고흐의 해바라기,세계 곳곳을 직접 누비고 방문해서 찍어온 사진 자료들로 수업을 진행하는 미술사가를 보면서, 그가 누리는 문화적 풍요로움이 부러웠음을 고백한다. 프리다 칼로의 평전, 빈센트 반 고흐의 전기, 파블로 피카소의 평전, 샤갈의 전기를 읽으며 아쉬워하지 않았는가. 조금 더 일찍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눈을 떴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어린이가 알아야 할 세계 명화13>을 만나니, 적어도 요즘 세대 꼬마들에게는 명화를 보는 심미안을 일찍 뜨여줄 좋은 책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어린이가 알아야 할 세계 명화13>은 독일 태생의 앙겔라 벤첸이 썼다. 자신이 회화와 소묘를 공부하였으며 미술사, 철학, 역사, 교육학 등 다방면에 이해가 깊은 그는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책을 여러 권 써왔다. <어린이가 알아야 할 세계 명화13>에는 시대 순으로 명화 13점을 작가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작품을 보여주고 작품명을 각인시키는 책이 아니다. 작가에 대한 설명에 아울러,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와 심화학습을 위해 참조할 사이트면 책들도 소개해준다. 그림을 보고 맞출 수 있는 퀴즈로 흥미를 유발시키고, 꼬마 독자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제공해준다. 가히 어린이들에게 미술사 입문서의 기능을 톡톡히 해낸다고 하겠다.


13점의 그림 중 가장 먼저 15세기에 그려진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 소개된다. 미술사 책마다 빠지지 않는 워낙 유명한 그림이다. 볼록 거울 속 인물에 아울러 샹들리에에 꽃힌 촛불의 의미까지 언급한다.



알프레히트 뒤러의 작품세계도 앙겔라 벤첸 덕분에 다시 보게 되었다. '뒤러의 산토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작품이 수채물감과 보디컬러를 함께 사용하는 회화기법으로 완성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산토끼의 눈에 비친 창틀까지 짚어준다. 토끼 동공에 비친 창틀의 의미. 꼬마 독자들이 명화를 세밀하게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알려주는 듯 하다.



*

13점의 명화마다, 그림이 그려지던 당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연표가 예쁜 편집으로 소개된다. 꼬마 독자들이 자연스레 미술사에 입문하도록 도와준다.


큼직하게 페이지를 메우며 명화를 소개하고 이어 작가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그 강인한 정신력과 생의지에 찬탄을 보내온 화가 프리다 칼로의 경우, 숱한 그림중에 원숭이와 함께 있는 자화상을 소개했다. 여러 실존의 고통에도 불고 영혼이 아름답고 자존심이 강한 화가의 모습을 보여주는듯 하다.
*




13점의 그림 중 가장 생소했던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는 깜짝 퀴즈가 제시된다. 그림의 크기가 독특하단다. 마치 영화 스크린을 보듯이. 1940년대 뉴욕, 대도시의 고독과 절망을 담은 이 그림은 히치콕이나 마틴 스콜세지 등의 거장에게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잭슨 폴록은 열정적으로 '액션 패인팅' 작업을 하는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긴 설명 없이도 꼬마 독자들이 위대한 뜨거운 추상미술가의 작업 과정을 짐작케 해주는 컷이다. www.jacksonpollock.org를 방문하면 마우스로도 드리핑 기법의 그림을 직접 시도해볼 수 있다는 친절한 정보고 고맙다.


<어린이가 알아야 할 세계 명화13>은 부제처럼 '그림이 좋아지는 그림책'이다. 보다 많은 꼬마 독자들에게 이 소중한 책을 소개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초등 통합 워크북 학교 1 1-1 - 초등 통합교과서 (바,슬,즐), 2015년용 초등 통합 워크북 2015년
지학사 편집부 엮음 / 지학사(참고서)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지학사 통합워크북
1학년 4월호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면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교과서도 척척 분석해내서 아이 공부 도와주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초등통합 교과서를 들고 오니, ', , ' 세대인지라 당혹감을 느끼네요.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으로 각각 나뉘어 있던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가 주제형 통합교과서로 통일되었답니다. 책줄어든 교과서 수만큼 초등 신입생 꼬마들의 책가방도 가벼워 진셈이지요. 통합교과서는 월별 교과서입니다. 학교, , , 가족 등 친근한 책이름을 달고 매달 한권식 나와요. 이렇게 바뀐 초등교과서, 학습방법에도 당연 변화가 따라야 겠지요. 하지만 , , 세대 학부모들은 여전히 당혹스럽습니다. 지학사에서 펴내준 <초등통합 워크북>에 살짝 기대어 봅니다.
<초등통합 워크북>은 총 16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학년 1학기 4, 2학기에 4권하여 총 8, 다시 2학년도 총 8권 구성입니다. 매달 나오는 월별 교과서에 맞추어 기획 구성되었습니다. 100여쪽 두께이며 정가로 7000원으로 별다방 커피 한잔 값입니다.

이번 4월의 1학년 <초등통합 워크북>을 주제로 삼고 있네요. 10회 구성입니다. 하루 30분씩 20일을 꾸준히 풀어나갈 수 있는 분량으로 구성되었습니다.
, 이거 학교 책이랑 똑같은 그림나오는데요?” 반색하면서 8세 아이는 바로 연필들고 달려듭니다. 아직 연필 쥐는 폼도 어설프지만, 의욕만큼은 AAA를 주고 싶네요. 10개의 주제중 첫 주제 봄맞이 청소를 해요.”를 다 풀었습니다.

첫 주제 “봄맞이 청소를 해요.”를 중심으로 지학사 <초등통합 워크북>을 소개해 볼게요. 먼저 교과서 18~31쪽에 해당하는 “봄맞이 청소를 해요. 의 주제에서 꼭 알아야 할 필수 어휘를 학습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봄 맞이 청소와 관련해 창문” “걸레” “먼지떨이” “구석구석등을 바른 획순의 정자체로 쓰는 연습부터 합니다. 단어의 뜻풀이 및 발음, 반대말과 비슷한 말 등이 함께 기재되어 있어요.

아이가 자음을 자꾸 마음대로 써서 획순 몇 번 연습 시켰어요. 연필도 깎아주어가면서 옆에 앉아 코멘트 날려주는 엄마의 풀 서비스를 받으며 공부하니 능률도 오르나봐요.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던 어휘의 정확한 뜻을 익히고 활용할 수 있다면 시작이 반,’ 벌써 반은 성공입니다. 교과서의 어휘와 개념을 알고 있으면 학교 수업에 능동적이고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겠지요.


한글발음으로만 익히다가 직접 한자어를 써보니 긴장되나 봐요. 연습장에 몇 번이고 연습을 해 본 후에야 직접 쓰네요. '푸를 청'에 '물수 변'이 더해져서 '맑은 청'자를 이뤘다는 설명을 귀기울여 들었어요.
교과서에 나오는 속담도 익혀보았지요. 도랑치고 가재잡는다!
낱말 쑥쑥으로 익힌 어휘에 관한 문제를 풀어보아요. 아직 학습지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인지라 문제이해를 살짝 도와주었답니다. ‘더러운 걸래를 빨았어요에서 잘 못 쓴 부분을 고치라니 빨아서요.”라고 써놓았지만, 이만하면 기특하니 합격점이네요.


엄마 눈에는 무척 쉬워 보이는데, 덜렁덜렁 꼬마에게는 쉽지 않나봐요. 틀린 답이 눈에 훤히 보여도, 공부 습관 들여가는 자세를 기특하게 여기기로 마음을 바꾸었지요. 10회 분량이니 하루 30분씩 20여일이면 한달에 지학사 <통합교과 워크북> 한권을 마무리할 수 있겠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새가 된 깃털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8
이은주 글, 김지현 그림 / 나한기획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새가 된 깃털
통합문학치료연구소의 "예술과 심리 동화시리즈"

추천사, 작가의 말, 출판사 측의 서평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불새가 된 깃털>을 8세 아이와 읽으며 든 생각입니다. 꽃샘추위 꽃바람에도 아이 고집대로 기어이 야외에서 꽃바람 맞으며 <불새가 된 깃털>을 즐겼습니다. 뭔가 해석을 뱉어내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에 잔뜩 목소리에 힘주어 읽는 엄마와는 달리, 아이는 마냥 재미있습니다. 똥묻은 깃털 이야기에는 킬킬거리고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 제비꽃 그림에서는 시선을 한참 멈춥니다. 집에 들어와서도 "또 읽자"고 하는 걸 보니, 꽃바람 속에서 읽은 깃털 불새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나봅니다.
작가의 말이나 추천사에는 '고난' '시련' '주체' '재회' '존재의 거듭남' '주체적 존재' '인간 존재의 양극성' '실재' '균열과 균형' '내면의 세계' '모순' '순리의 철학' '본성' 등등 무게감이 상당한 단어들이 가득합니다. 두터운 철학 사전의 한 페이지를 베어내어 온 듯한 무게감에 눌립니다. 게다가 활짝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검은 불새의 사진과 표지의 글자체는 아무 페이지나 펴고 넘겨 보는 만만한 동화책과 격을 달리하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불새가 된 깃털>에는 무거운 관념적인 언어도, 훈계조의 위압적 어조도 전혀 없습니다. 한폭 한폭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러스트레이션에 쉬운 말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등장인물을 소개하자면 깃털이자 불새, 그리고 제비꽃이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셋은 독자적 존재이지만 결국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워하고 서로를 동경하다가 헤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궁극에서는 별과 불새로서 다시 만납니다. 김지현 그림작가는 그 윤회적 만남을 우주를 유영하는 아름다운 두 여인으로 표현합니다.

김지현 그림작가


땅끝마을의 어느 봄날, 작은 깃털과 제비꽃이 만났습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제비꽃은 저 산 너머, 바다 너머의 세계에서 온 깃털이 부럽습니다. 깃털은 제비꽃으로부터 전해들은 땅의 세계에 찬탄합니다. 이질적인 존재지만 상대가 속한 세계를 인정해주고 동경합니다. 제비꽃과 깃털은 손을 마주 잡습니다. 함께 하고 싶네요. 왠지 같이 있으면 덜 두렵고, 덜 외롭고, 더이상 떠돌지 않아도 될 것 같았습니다.

바람을 따라 흐르는 가벼움. 깃털은 참새 똥의 불쾌함을 감내해가며 자신의 가벼움을 누르고 제비꽃 곁에 머물고자 합니다. 똥과 흙을 일부러 몸에 발랐지요. 함께 하기 위한 자기희생이라 생각했지요. 그러나 깃털은 씁쓸한 배반감을 느낍니다. 몰아치는 폭우 소리에 그 울음을 씻겨 보냅니다. 똥과 흙을 바르고 땅에 머무르고 싶었지만 불새인 자신의 본질을 속일 수는 없었나봅니다. 깃털은 춤추며 날아오르더니 날개를 활짝 편 불새로 치솟습니다. 자신의 가벼움을 '뿌리없음'이라고 한탄했던 깃털은 "난 가벼워서 날려 가는 게 아니야. 나 스스로 춤을 추는 거지"하면서 자신을 긍정합니다. 이 대목은 경건한 기도문인양 마음을 울려서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됩니다.


깃털과 제비꽃은 서로 애닳게 갈망하고 이별을 슬퍼하지 않아도, 사실 "따로 또 하나"의 위대한 공생 관계임을 느낍니다. 그렇게 자기 존재를 긍정하고 확장시키고 '더 큰 우리'로 나아가겠지요. '존재'니 '공생'이니 하는 거창한 단어를 들먹이지 않아도 <불새가 된 깃털>은 꼬마 독자에게도 충분히 감동을 줄 것입니다. 나폴나폴 가벼이 하늘을 유영하는 깃털과 보랏빛 제비꽃의 서정적 그림만으로도 마음에 강렬한 여운을 남겨주니까요. 나한 기획의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는 성인 독자와 꼬마 독자 모두에게 권하고 싶어지는 권권 모두 예술 작품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높이 창의 독서



아이를 1년쯤 지도한 눈높이 수학 방문선생님이 눈높이 창의 독서를 강력히 추천했습니다. 사실 그 외에도 눈높이 영어, 눈높이 한자 등 다양한 눈높이 프로그램을 동시에 권하였기에 딱히 눈높이 창의 독서 프로그램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평소 주중이면 거의 매일 아이와 도서관에 잠시라도 들르고, 집에는 늘 신간 도서가 넘쳐나는 독서환경이므로 소위 '엄마표 독서지도'에 대한 자만심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눈높이 창의 독서를 늦게서야 만나게 된 데는.......
만나보니, 역시 '대교 눈높이!'하는 소리가 절로 나더군요. 무엇보다도 상자 안에 나란히 누워 배송된 4권 도서의 선정에 감탄하였습니다.

∴∵
나란히 온 4권의 책은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 <좋은 일이 생길거야>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짓기>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이었습니다. 판형도 다양하고 소재와 주제 및 작가의 국적, 출판사까지도 다양한 선택이었지요. 평소 신간 어린이 도서에 큰 관심을 두고 모니터링해온지라, 이 4권이 책이 까다롭고도 높은 독서수준을 가진 전문가의 감식안으로 선정되었음을 알 수 있었어요. 평소 좋아하는 책과 콩나무 출판사, 보림 출판사 등의 책이라 더욱 반가웠네요.

눈높이 창의 독서에서 회원들을 위해 선정한 도서는 창의력과 표현력을 길러주는 우수 도서로만 엄선된다고 합니다. 한우리 등 공신력있는 독서 단체와 기관에서 선정해준 우수도서 위주로요. 해외 수상작에만 기대지도 않고 국내의 우수 도서도 고루 주목하고 선정하나봅니다. 눈높이 창의 독서의 공들인 도서 선정 덕분에 책 좋아하는 아이는 책 고르기의 고민이 생겼네요. 4권 모두 재미있어 보이는데 어떤 책 먼저 읽을까 하고요.
처음 읽은 책은 바로 앙증맞은 사이즈의 크레용하우스 책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 글쎄, 책을 읽어보니 제목처럼 대통령 아저씨가 주인공 소년의 집을 방문해서 함께 저녁을 든답니다. 와우, 게다가 그 저녁 식탁에서 소년의 누이는 대통령 아저씨에게 '왜 아프리가 원조를 줄여나가는지' 소년의 형은 '왜 대통령이라고 축구 경기를 공짜로 보는 혜택을 받는지' 당돌하게 묻기까지 합니다. 이에 더해, 식탁에서 고운 말 쓰기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대통령은 초대받은 집에서 설겆이까지 하네요. 양복은 다 젖고 머리위에는 세제 거품까지 묻힌채로.......그래도 대통령은 화를 내기는 커녕 주인공 아르센 가족에게 포옹으로 작별인사와 초청해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하네요. 이야, 엄숙주의와 서열, 형식주의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꿈도 못꿀 일이지요? 박근혜 대통령이 평범한 가정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설겆이까지 선의에서 한다? 역시나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은 프랑스가 배경입니다. 한국이 아니고. 아이는 생각보다 책이 재미있다고 그자리에서 한 번 더 읽습니다.
아이와 두 번 째로 읽은 책은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 짓기>. 평소 애정을 가지고 주목하고 있던 책과 콩나무 출판사 책이네요. 이 출판사는 해외 우수 도서를 번역출간할 뿐 아니라, <별난 아빠의 이상한 집 짓기>처럼 국내 우수 작가를 발굴하여 창작을 내주기도 하지요.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별났네요. 긍정적인 의미에서요. 요즘처럼 화 잘내고 자기 제어의 미덕이라고는 던져버린 사회에서 이 아빠는 화도 안내고, 삿대질도 맞대응도 없이 살아갑니다. 사실 비결은 바로 이상한 집 짓기. 화가 날 때마다 아빠는 혼자서 집을 짓습니다. 독특한 매력과 교훈이 있는 책이었어요.


<좋은 일이 생길거야>는 불교 윤회사상을 아름다운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그림책입니다. 베트남을 배경으로 선행의 의미와 불교식 개념인 업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주지요. 따뜻한 내용만큼이나 일러스트레이션의 주조색도 다홍색과 옅은 노랑색으로 따스한 느낌입니다.


보림 출판사의 솔거나라 <세상을 담은 그림, 지도>는 역시나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수상작 답군요. 일러스트레이션이 압권입니다. 내용도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되어서 흐뭇하고요.




교육계의 대기업 대교 눈높이에서 자신있게 내놓은 눈높이 창의독서 프로그램의 강점은 바로 워크시트. 매달 4권의 도서에 더해 유아 단계에서는 1권, 초등학생 및 중학생 단계에서는 4권의 워크시트가 배송됩니다. 양질의 책을 선별하는 눈과 다독의 습관을 길러줄 뿐 아니라, 생각을 체계화하고 조리있고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길러줍니다. 4권마다의 워크시트 구성을 보니 또 다시 흐뭇합니다. 8세 아이는 사실, 책 읽고 이런 식의 문답법 및 글 쓰기 훈련이 처음인지라 사실 가볍게 저항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엄마가 질문을 여러가지로 돌려서 하고 책 내용에 대해 자꾸 생각하게 하니까, 단답형이나마 워크시트를 채워가는 모습이 기특했습니다.


<대통령 아저씨와 저녁을!> 을 예로 워크시트의 구성을 살펴보면, 먼저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및 정리를 합니다. 어떻게 읽을수 있는지의 방법도 제시하지요. 예를 들면 '주인공처럼 대통령과 저녁식사를 하게 된다면 마음이 어떨지 생각하며 읽어 보세요.' 등으로요. 8세 아이는 '왠지 귀찮고 복잡할 것 같다'는 어른같은 답변을 해서 엄마를 실망시키기는 했어요. 다음으로는 국어 주관식 문제처럼 '책 내용'에 대한 주관식 질문들이 4~6문항 이어집니다. 처음에는 큼직막하게 '모른다!'라고 장난삼아 적어놓앗던 8세 아이, 나중에는 혼자 답을 다 달아놓았더군요. '깊이 생각하기' 코너에서는 '대통령 아저씨와 식사할 수 있다면 대통령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써보라'는 주문을 합니다. '더 알고 가기'에서는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 권한등에 대한 지식을 줍니다. 보너스로는 책속 낱말을 익히는 낱말풀이가 있네요.

http://www.noonnoppi.com/product/reading/reading.aspx 눈높이 창의 독서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니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에도 3가지 차별화를 두었네요. 창의 독서, 창의독서통신, 프리미엄. 이 중 프리미엄 프로그램의 경우 교사가 월 4회 가정에 파견됩니다. 일반 프로그램이 월 1회인데 비해 집중적 책읽기 교육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방식이 있으니 교육 스타일과 아이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