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시민이 누구가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 제가 도서관을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런 공간이 활성화되도록 일부러라도 찾아다니며 이용하죠(+이렇게 포스팅도 올립니다). 시민에게 개방된 북까페가 있다기에 찾았습니다.



전망 좋은 좌석입니다. 노트북 작업하기에도 좋고, 모임방에, 프린터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물론 비품들은 모두 새것! 시민을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지만 의외로 이용객이 많지는 않네요! 아쉬워요. 시민분들이 많이 많이 이용하셔서 이런 공공의 열린 책공간도 많아지면 좋겠네요. 저도 한 20분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What a Disaster!!!

그 널찍한 북까페, 그 많은 빈자리 놔두고 하필 제가 앉은 책상에다 한 남성분이 신문과 잡지를 던지시더라고요. 큰 소리가 났습니다. 흠.....도서관에도 저렇게 심하게 박력(?) 넘치는 분도 있군.......그 때 바로 눈치채고 제가 자리를 바꿨어야 했습니다. 후회막급. 

갑자기 침 뱉는 소리가 나는 거예요.... 퉤 퉷....자동반사 고개를 들었더니, 제 맞은편 남성분이 손가락에 침을 뱉고 계셨어요. 손가락이 건조하신가요? 설마설마... 침 묻은 손가락으로 넘기면 신문을 비단 머릿결처럼 넘어가는 줄 아셨나요?

*

편의점보다 도서관을 더 자주 다니는 저 같은 도서관 애호가는 이런 혐오스러운 광경을 처음 보고 경악했습니다. 그분은 아랑곳 않고 도서관에 비치된 신문과 잡지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손가락에 침을 뱉으셨어요. 세상에나 맙소사! 저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토할 것 같았어요. 페이지마다 침 뱉는 데 열중하셔서 어떻게 신문의 내용을 기억할 수가 있죠? 하긴 침 뱉는 속도가 몇 초 간격인 걸 보면, 정말 활자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관심도 없는 분이신 것 같습니다. 토할 것 같았어요. 후회막급. 벌떡 일어날까? 조용히 노려볼까? 아예 여기서 나갈까? 왜 북까페 직원분은 이 광경을 보고도 가만히 계신 거지? 소리만 들어도 역겨운 상상이 되어 제 몸이 반응했습니다.

공공의 물품인데 침을 뱉다니, 코로나 극성수기(?) 땐 도서관 모든 책들을 소독해서 내보내고 비치하곤 했는데, 일부러 침을 뱉는 사람이 있다니!!!! 차마 그만두셔 달라고 말은 못 하겠고, 제가 생각해낸 최대한 예의 바른 항의는 한숨이었어요. 일부러 길게 한숨을 내쉬었죠. 그분이 눈치를 채셨는지, 제가 한숨을 내쉬기 전보다는 작은 소리를 내며 침을 뱉으시더라고요..... 흑흑.... 침 뱉는 걸 멈추지 않았어요....

너무 더러워서, 차마 쳐다보지도 못하겠더라고요. 흑흑..... 자연스러운 자세를 보니 이곳 단골 이용객 같던데, 어쩐대요....이 곳에 혹시라도 오시는 분들은 잡지와 신문 볼 때 주의하세요! 공공 도서관, 남들과 같이 보는 책과 신문, 잡지를 만질 때는 예의를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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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9-25 16: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손에 침 묻혀서 책장 넘기는 습관 때문에 독살당하는 소설이 있지요...ㅋㅋㅋㅋ

미미 2023-09-25 16:41   좋아요 1 | URL
어머ㅋㅋㅋㅋ 자냥님 제목 좀 알려주세요!!

잠자냥 2023-09-25 16:49   좋아요 2 | URL
<장미의 이름>이요! ㅎㅎ

미미 2023-09-25 16:55   좋아요 1 | URL
아앗! 그러네요ㅋㅋㅋㅋ(읽었는데 왜 저는...)

얄라알라 2023-09-26 00:13   좋아요 0 | URL
ㅎㅎ 현장에 있던 저도 떠올리지 못했던 소설을 바로 생각하시다니, 역시!

미미 2023-09-25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작게 침 뱉는 대목에서 ㅋㅋㅋㅋㅋㅋ 역시 신문은 사서 봐야 합니다.
그런데 저 분은 아마 책도?ㅋㅋㅋㅋㅋ 얄라님 그런데 어디예요? 전망 좋은 곳이군요 ^^

2023-09-26 0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23-09-25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악..ㅠㅠ 뭐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너무나 몰상식 ㅠㅠ 상상하기도 싫어요 ㅠㅠ 괴로우셨겠어요 얄라알라님ㅠㅠ

얄라알라 2023-09-26 00:16   좋아요 1 | URL
네 moonnight님 괴로웠어요.....고개 들어 빤히 볼 수도 없고 청각의 고문...

제가 참 평생을 일관되게 소심한 가 봐요...지금 생각해보니, 그 퉤퉤 하는 소리를 계속 참아내느니 그냥 노트북 챙겨 나오면 그만인 것을.....

한숨으로 의사 전달 하다니, 오히려 그 분께서 알게 되시면 다행인데 알려드릴 기회를 날릴 셈^^;;;;; 자책 합니다...^^;;;

moonnight 2023-09-28 04:55   좋아요 1 | URL
자책금지입니다 ㅎㅎ^^ 그런 분들은 지적당하면 도리어 과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니까요(경험도 있-_-;;) 그 자리를 피하시는 것에 한 표 드립니당. 애 쓰셨습니다ㅠㅠ;;

감은빛 2023-09-27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정말 몰지각한 인간이군요.
그냥 손가락 끝에 침을 묻히는 것도 아니고,
침을 뱉다니요!!!!
세상엔 정말 황당한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ㅠㅠ

얄라알라 2023-09-2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각 고문이라는.새로운 장르를.알게되었습니다. 눈으로 안보는데 더 공포스러운^^;;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 - 권정생 선생님이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 평화 발자국 1
권정생 지음, 이담 그림 / 보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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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언니]를 도돌이표 읽기 하면서 70여 년 전 어휘, 정서, 인간관계와 사회상에 이질감을 느끼는 스스로 반성하며 권정생 선생님의 책을 한 권 더 찾아 읽었다. ˝보리˝ 윤구병 선생님께서 그림책으로 내어주셨다니 더더욱 각별하게 아름다운 그림책 안에 처연한 전쟁의 아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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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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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질문을 오래 품고 고민해온 학자가 참고문헌이나 연구노트 옆에 두지 않고 생각의 흐름을 그대로 손자손녀에게 전하는 듯한 문체와 흐름. 명확한 답 내기 어렵다고, 돈이 되지 않는다고 질문을 덮어두는 얉은 이들과 다른 모습. 얇디얇은 책을 편집력으로 불린 김영사와, 번역의 달인 강주헌 번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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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살림 탐구 - 홀가분한 일상을 위한 살림 노하우북
정이숙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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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목이 "삶을 살리는 살림." 간결한 문체로 17년 살림 지혜를 전하는 이 책의 처음과 끝은, 저자가 애정하는 이들에 대한 감사함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다. 그 마음으로 비우고 정리하고 사랑 주는 살림을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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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관심이 컸던지라 간혹 읽었어도,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던 번역 관련 책들. 요즘은 이 책들이 피와 살이 되는 조언으로 새롭게 다가온다. 김우열 번역가가 쓴 [나도 번역 한번 해볼까]를 읽던 중, 우습고도 인상적인 에피소드를 만났다. 다음과 같다.


한여름에 웬 파리 한 마리가 윙윙거리며 귀찮게 굴어서 슬슬 짜증이 나던 차, 녀석이 모니터에 떡 하니 앉아서 기어다니기 시작하더군요. 저는 아무 생각도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마우스를 클릭했죠. 그런데 녀석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가만히 앉아 있는 겁니다. 혼자서 '이상하네 저 놈이 왜 가만이 있는 거야' 하다가 몇 초가 지난 후에야 손으로 쫓지 않고 마우스 화살표로 쫓아내려고 했다는 걸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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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는데, 운전을 하다보면 차체가 자신의 손발의 연장(extension)으로 느껴진다고 했던 지인이 생각났다. 환상사지(phantom limbs)까진 아니지만, 파리 몰아내는 방법으로 얼마나 팬텀스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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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3-09-04 23: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리학에서는 extended recognition이라고 하죠. 연장/확장된 인지…. 의족 의수도 그렇고 자동차나 자전거나 배나 비행기도 그렇고. 작게는 연필이나 붓도 그렇고요.
이 책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을 묶어내서 한때 무료로 볼 수 있기도 했고 번역 공부 시작할 때 스터디한 거라 무지 반갑습니다. ㅎㅎ 거기다 김우열 선생님이 비건이셔서 저도 처음 채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반갑네요.

얄라알라 2023-09-05 00:06   좋아요 1 | URL
persona님, 반가우세요. 제가 많이 게을렀는지
persona님 들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채식의 유혹] 번역하신 이유가, 김우열 번역가님 본인이 채식하셔서인가요?^^

persona님 번역 공부 본격하실 때, 어떤 책 도움 받으셨는지 혹 여쭈어봐도 될까요? 저도 지금 마구마구 담아 3권 찾았어요^^

얄라알라 2023-09-05 00:09   좋아요 1 | URL
˝extended recognition˝^^

요 단어를 썼으면 뜻 전달이 더 빠를 뻔 했어요^^ 감사합니다

2023-09-05 0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5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ersona 2023-09-05 12:53   좋아요 1 | URL
응원드립니다!^^

yamoo 2023-09-07 1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에피소드가 재밌네요..ㅋㅋ

그러나 저러나 <나도 번역한번 해볼까>라는 책도 있네여. 저런 생각을 갖고 번역에 뛰어드니 불량번역이 양산되는 듯합니다. 번역은 일종의 창작입니다. 우리나라는 창작으로 대접해 주지 않으니 불량 번역이 판을 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얄라알라 2023-09-08 00:17   좋아요 1 | URL
yamoo님께서는 누구보다 창작의 고통(?)과 환희를 잘 아실 터인지라 더욱 신뢰가 갑니다. 지금 ˝번역˝관련한 책만 5권이 집에 들어왔습니다. 어렵고 지난한 과정인 듯 해요. 글 다루기를 진정 좋아하는 이가 아니라면 섵불리 손대기 어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