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낼 수 있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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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창 재테크에 관심이 있어 이런저런 재테크 책 및 경제서를 열독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그 많은 책들 중 인상에 오래 남은 책 중 하나가 바로 보도 섀퍼의 돈이라는 책이었다.

돈의 속성 및 돈을 대하는 가치관을 공부해 경제적 자유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막연히 부자가 된 사람의 경험담이나 어떤 주식을 사서 얼마에 판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는 경험들을 늘어놓은 책들보다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작가가 머니 트레이너를 넘어서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자기 개발 및 인생을 코칭 하는 트레이너가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투자에서든 자기의 일에서든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절제 및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서로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 나는 해낼 수 있다 역시 그런 점에서 보면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만고불변의 원칙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같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사람이 자신의 일에서 경제적 자유와 정서적인 자유를 얻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의식을 강하게 키워야 하고 무엇보다 자의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하고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 또한 강조하고 있다.

책 전체를 아우르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바로 이 세 가지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의식을 키우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은 너무 막연한 것이 주변에서 원하는 걸 하면서 성공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방향을 제시해 줘도 어떻게 따라해야 하는지 막연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저자는 그런 점을 캐치해서 읽기 쉽고 확 와닿을 수 있도록 소설 형식을 빌려 그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한 남자 카를이라는 사람을 내세워 그가 어떻게 스스로를 단련시켜 자의식을 키우고 원하는 걸 얻게 되는지를 보여주면서 독자로 하여금 그 길을 따라 하도록 코칭하고 있는데 마치 현실 속 이야기처럼 생생하기도 하고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에서 오류와 잘못을 지적하고 카를을 통해 우리가 나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카를 역시 자신의 꿈과 다른 공부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어찌 보면 너무 평범한 청년이었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뭔지 제대로 고민하지 않은 채 그저 부모님이 제시해 주는 방향대로 막연히 공부를 하면서 별다른 성취감을 느끼지도 못한 채 살아가던 청년이 우연히 접촉사고가 나서 한 남자를 만나면서 인생의 모든 것이 달라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나는 해낼 수 있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막연하게 느꼈지만 모른 척 외면했거나 혹은 제대로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을 짚어주고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걸 찾기보다 취업이 잘 되거나 혹은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나 권유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고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면 스스로 이 정도면 됐다 하고 그 자리에 머물거나 더 이상의 노력은 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게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결과이거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지배당한 결과...

자의식을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기가 잘하고 원하는 게 뭔지...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와닿았던 부분이다.

그 다음은 누군가가 당신이 그것을 해낼 수 없을거라고 말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한계일 뿐이라는 말 역시 인상적이었다.

책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흔들릴 때마다 카를이 했던 방법... 즉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 컨트롤하는 연습을 하고 매일 잘 해낸 일 다섯 가지 이상을 기록하는 성공일기를 쓰는 것 같은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매일매일 꾸준히 한다는 게 쉽지 많은 않겠지만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고 바꿀 수 있다면 그다지 어려운 방법은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거창하거나 어려운 방법이 아닌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책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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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파리에 가다
카트린 카랑굴라 지음, 김영신 옮김 / 빚은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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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도시에서 살아보기를 꿈꾸는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보고 싶은 도시로 꼽는 곳이 아마도 프랑스 파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여행으로라도 가 본 사람들 중에 파리에 대해 악평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파리라고 하면 왠지 모를 낭만이 느껴지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만큼 프랑스 파리라고 하면 떠올리는 게 낭만 혹은 로맨스가 아닐까...

그런 사람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어본 작품이 바로 이 작품 에밀리, 파리에 가다이고 그런 만큼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이렇게 소설로도 출간되었다.

드라마의 인기를 그대로 소설로 옮겨온 만큼 소설 속 대사나 분위기가 통통 튀는 것이 요즘 트렌드에 맞을 뿐 아니라 주인공인 에밀리가 자신이 살아온 세상과 다른 성향과 분위기를 가진 파리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그려져있다.

에밀리는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파리에서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꿈처럼 느껴진다.

운 좋게도 상사의 임신으로 그녀를 대리해서 파리에 와 머물 집을 둘러봤을 때만 해도 고생스럽지만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꿈은 출근하자마자 와장창 깨졌을 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들의 은근한 따돌림에 외톨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지만 그런 좌절도 잠시뿐...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잘 하는 sns로 홍보하는 일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

그리고 에밀리의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기발한 센스는 이내 마케팅 업무에서 성과를 보이지만 문제는 그녀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상사 실비와의 잦은 마찰이다.

문제는 일적인 면에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지만 연애 면에서는 제대로 되는 게 없다는 것이다.

첫눈에 마음에 들고 점점 볼수록 매력을 느끼는 아랫집 남자 가브리엘은 그에 대한 마음을 인정함과 동시에 알고 보니 프랑스에서 새로 사귄 친구 카미유의 남자친구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좌절감을 안겨주게 된다.

친구의 연인을 마음에 두게 된 에밀리...

이게 웬 고전적인 신파냐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부분 역시 감각적으로 풀어나간다.

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단념시키기 위해 다른 남자를 만나보기도 하고 평소 하던 연애와 달리 처음 만난 남자와 원 나이트를 해보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지만... 문제는 가브리엘이라는 남자의 매력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것

우리의 에밀리는 과연 친구냐 사랑이냐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지... 뒷이야기가 궁금해 찾아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고 누구에게나 당당한 미국 여성의 대표 같은 에밀리와 새침하면서 누구에게 지시받는 걸 싫어하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프랑스 사람들과의 문화 차이에서 오는 삐걱거림... 그리고 그런 모든 걸 이겨낼 수 있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에밀리만의 매력은 어쩌면 정반대의 성향인 파리라서 더 빛나는 건 아닐까 싶다.

엉뚱하면서도 내내 사고를 치지만 사랑스러운 에밀리와 잘 생긴 셰프 가브리엘은 과연 맺어질 수 있을지... 삐걱거리는 상사 실비와는 언제쯤 제대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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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러시 설산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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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 중 한 사람인 히가시노 게이고

수많은 책을 출간했지만 소재 역시 다양해서 일반 범죄물에서부터 힐링 소설 그리고 과학을 전공한 사람답게 과학지식을 토대로 한 소재에다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가미한 작품까지 참으로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 작품을 출간했다.

이 작품 화이트 러시는 설산 시리즈라는 명칭이 따로 붙은 작품으로 기존에 나왔던 작품을 재출간한 작품이지만 책에서 다뤄지는 생화학 무기는 최근 몇 년 새 전 세계에 고통을 줬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겹쳐서 더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작가의 작품답게 가독성 있고 스피디한 전개에 군데 군데에서 앞으로의 전개를 짐작 가능하게 하는 적당한 밑밥까지... 여러 갈래로 꼬이지 않고 복잡하지 않은 전개는 누가 읽어도 오롯이 작품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스키장의 출입 금지 구역에서 나무 밑에다 뭔가를 파묻고는 주변 사진을 찍어대는 의문의 남자

그리고 누군가에게 협박이 담긴 메일을 보낸다.

사실 그가 숨긴 건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되는 탄저균이었고 자신이 근무하던 전 직장에서 훔쳐 와 그걸 빌미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려던 범인은 계획과 달리 협박을 하기도 전에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죽게 되면서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이제 그 탄저균이 숨겨져 있는 위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지만 빠른 시간 안에 회수를 해야 할 처지가 된 연구소는 다급해졌다.

도대체 그게 어디인지 알 수 없고 단지 위치를 알 수 있는 수신기가 테디베어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거기다 범인이 숨긴 탄저균은 온도차에 민감해 자칫하면 한마을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인 무기나 다름없지만 협박 받은 연구소의 소장은 경찰에 알리기를 거부하고 부하직원에게 은밀히 그 장소를 찾아 물건을 회수해올 것을 명령하면서 온갖 소동이 벌어지게 된다.

언젠가부터 사람들의 마음속에 공포심을 자극하는 생화학 무기라는 존재를 탄저균이라 구체화해서 이를 이용해 돈을 뜯으려는 범인과의 한판 승부를 펼치는 화이트 러시는 다루는 소재의 특성상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지만 작가 특유의 힘 빼기로 지나침이 없으면서도 생화학 무기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충분히 각인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눈으로 덮인 겨울산을 스피드 있게 즐길 수 있는 스키와 스노보드의 매력을 군데군데 배치해놓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스키장을 살리기 위한 지방 사람들의 노력과 애환까지 섞어 놓아서 이것만으로도 책을 읽는 재미를 찾을 수 있는데 특유의 미스터리까지 넣어서 독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솔직히 미스터리적인 요소만 본다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달랑 눈 덮인 산과 나무만으로 수많은 스키장 중 한 곳을 특정 짓는 과정에서부터 모두가 합심해 그곳을 찾고 문제의 장소를 찾아가는 과정이 더해져 훨씬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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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야가의 밤 - 각성하는 시스터후드 첩혈쌍녀
오타니 아키라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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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지구를 지키는 건 남자고 위험에 처한 여주인공을 무사히 구출해 내는 남자 영웅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서 히어로가 남자인 걸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래서 때로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면 악독하게 느껴질 만큼 잔인하거나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미친 것처럼 자기 마음대로 사는 이른바 나쁜 년 캐릭터가 나오면 욕하면서도 보게 되고 나중에는 악역임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데에는 어쩌면 이런 남성 중심 사회에 대한 거부감 혹은 반발심이 작용한 게 아닐까 싶다.

이 책 바바야가의 밤은 어떤 내용인지 알지 못한 채 그저 부제로 되어 있는 각성하는 시스터후드라는 것에 끌려 읽기 시작했고 시작하자마자 화끈하게 펼쳐지는 액션신들이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그렇게 내지르는 사람이 여자라는 것도 좋았지만 보통의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나름 남자들의 세계에서도 주먹 자랑 좀 하고 다닌다는 야쿠자를 상대로 일대 일이 아닌 일대 다수로 싸움을 하면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 그 박력에 매력을 느끼게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 싸움에 휘말린 것도 잠시 생각지도 못한 야쿠자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된 요리코

패싸움을 하면서도 조금도 밀리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자신들이 원하던 상대임을 직감한 야쿠자 조직의 행동대장은 그녀를 스카우트해서 두목의 외동딸인 쇼코의 보디가드를 맡긴다.

원치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과 함께하게 된 요리코는 사실 어릴 적부터 남다른 싸움 실력으로 원하는 대로 생활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았지만 쇼코는 그녀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야쿠자 조직 회장의 무남독녀 외동딸이라는 위치도 그렇지만 매일매일 정해진 대로 각종 교양수업을 받고 보호한다는 명목 아래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게 철저히 감시받는 생활을 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답답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쇼코는 그 일상을 묵묵히 수행하는 건 물론이고 아버지의 말에 거역하는 일 따윈 있을 수 없다.

외모도 그렇지만 살아있는 인형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쇼코

당연히 두 사람은 서로 맞지 않는 파트너처럼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어느샌가 서로에게서 조금씩 동질감과 함께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관계까지 가까워질 무렵 결정적인 사건이 모두의 인생을 바꿔버리는 계기가 된다.

단순하게 주먹질과 싸움질에 능한 여자가 우연히 야쿠자 세계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온갖 부조리함에 분연히 일어서서 일망타진하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여지없이 깨부순 작품이었다.

물론 주먹 하나로 남자들의 세계를 깨부수는 장면에서 시원한 마음도 들었고 나름 정의의 심판자 같은 요리코의 모습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자들이 연대해서 남자들에게 맞서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해방감이라고 할지 아니면 어딘지 속 시원함은 플루트가 단순하고 복잡하지 않아 더 강하게 어필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주제가 단순 명쾌하고 복잡하지 않아 더 흡인력 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강력한 반전으로 뒤통수를 때리는 것까지...

남자와 여자의 위치를 살짝 바꾼 것만으로도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새삼 감탄하며 시리즈 다음 편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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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물이 너를 베리라
S. A. 코스비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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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도 그렇고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비장미

이 책을 단 한 줄로 설명하라면 그런 비장미라고 꼽을 수 있을듯하다.

그만큼 내용은 복잡하거나 헷갈릴 만큼 얽혀있지 않다. 단순하고 명쾌하다.

그래서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가독성이 좋은데 그건 작가의 전작인 검은 황무지에서도 느껴지던 작가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복잡하지 않은 주제를 단순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필체로 가독성을 높이고 보통 사람은 할 수 없는 일... 즉 부당한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데서 얻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해주는 것

마치 한편의 범죄 누아르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가 아들을 죽였다.

그것도 잔인할 정도로 난폭한 폭력을 행사해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경찰 수사는 지진부진하다 그마저도 뚜렷한 용의자가 없다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상태... 그런 와중에 누군가가 죽은 아들 부부의 묘비마저 훼손하며 장난질을 한 걸 보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느낀 아이크는 자신에게 먼저 같이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자고 청했던 또 다른 아들의 아버지 버디 리에게 연락을 한다.

비록 자신은 아들이 성 소수자라는 걸 인정할 수 없어 계속 외면해왔지만 그런 아들이라 할지라도 이런 비참하고 억울한 죽음을 맞을 이유는 없다.

그리고 아들의 행적을 쫓다 알게 된 한 여자의 존재

그녀가 이 모든 사건의 중요한 키라는 걸 간파한 두 사람은 그녀의 행적을 찾기 시작한다.

억울한 죽음을 맞은 아들의 복수를 위해 총을 든 아버지의 핏빛 전쟁

주제가 단순한 만큼 그들이 행하는 복수도 단순하고 명쾌하다

하지만 그 밑에 깔린 이야기는 작가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백인이 주류인 세상에서 차별받는 존재인 흑인으로 살아가는 삶의 고단함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경멸 그리고 편견 어린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아들에 대한 복수를 위해 모든 걸 내걸고 싸우지만 두 아버지 아이크와 버디 리 역시 아들들이 생존해 있을 때에는 그들의 성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갈등하고 부정하는 여느 부모의 모습과 같았다.

심지어는 두 사람이 부부로 맺어졌음에도 이를 인정할 수 없어 끝내 외면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아들들을 사랑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는 걸 뒤늦은 후회와 함께 깨달은 두 사람

그들은 아들들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자신들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수많은 편견과 차별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시선들 속에서 굳건하게 두 발로 버티고 섰던 사람이 자신들의 아들들임을 깨닫고 새삼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조금씩 변해간다.

어쩌면 그들이 행하는 복수는 아들들에게 보내는 반성과 후회의 고백이 아니었을지...

철저한 남성 중심의 이야기라 다소 잔인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야기 전체에 흐르는 묵직한 주제와 일관되게 작가가 주장하는 차별과 편견에 관한 메시지는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준다.

영상으로 봐도 재밌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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