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참 예쁘다 단비청소년 문학
심은경 지음 / 단비청소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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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말한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남모르는 아픔은 하나쯤 가지고 있다. 가끔은 그 아픔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책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아픔을 들쳐내고 싶지 않다. 그들과 함께 아파하며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엄마, 참 예쁘다>는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진 아픔을 보면서 나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들이 가진 아픔을 보면서 우리의 이웃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다.  



 

<엄마, 참 예쁘다>에서는 네 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집을 나간 아빠를 기다리는 민준이, 외로이 삶을 마감한 할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유라, 학교 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정우, 노란 리본의 슬픔을 간직하고 있는 한별이의 가족.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아픔이다.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아픔을 우리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아픔은 어둠으로 다가오고 살아가는 힘을 잃게 한다. 그들에게 빛이 되어 주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과 사건들이 있어 '희망'이라는 것을 갖게 한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위하고 있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간혹 오해로 서로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서로의 진심을 알고 있기에 아픔을 보듬어 주고 있다. 민준이는 엄마를 오해하고 유라는 할머니의 진심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가족이지만 상처를 주었다. 하지만 오해가 풀리고 할머니의 진심을 알았을 때 그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위로를 준다.

 

"지난번에 도와줘서 고마웠다."

언제든지 내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라. 이 말은 가슴으로 했다. - p.91

 

정우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마음이 아프기보다 화가 난다.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뉴스를 통해 자주 들리는 일들이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정우의 곁에는 이수하 순경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이수하 순경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살아가는데 힘을 얻는다. 책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혼자 외롭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있기에 힘든 시간들을 버틸수 있다. 그들의 아픔을 보면서 우리들이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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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 인어 멜로디 단비어린이 문학
윤미경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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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슬픈 동화를 꼽으라고 하면 '인어공주'이다. 어릴 적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슬픈 이야기로 기억이 된다. 물거품이 된 인어공주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고 그런 선택을 한 것에 공감하기 어려웠다. 어린 시절 처음 만난 인어공주는 웃음보다는 울음을 가져다 인물이라 늘 마음 한편이 아린다. 



 

이번에 만나게 된 인어는 조금 다르다.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며 이전의 슬픔을 잊게 한다. 슬프고 아픈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인어가 아니라 운명을 스스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운명은 정해져 있으나 또한 움직이는 것이다. 자기의 노력에 따라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법이지. - p.163

 



인어 멜로디와 화수는 만나서는 안되지만 만날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일까. 화수는 조금 특별한 아이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무엇이든 잘한다. 영어, 그림, 노래, 체육 등을 잘해서 아이들은 화수를 '이상한 천재'라고 부른다. 뭐든지 잘하는 비법을 사람들이 물어보지만 대답을 할 수 없다.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그냥 잘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몸이 다른 사람보다 뜨겁다는 것도 특별하다. 그래서 엄마는 항상이 걱정이 앞선다. 병원에 가도 몸에서 나는 열의 원인을 알 수 없다. 이런 미스터리한 일들은 멜로디를 만나면서 이유를 알게 된다.

 

"전 자신을 사랑해요. 누구를 위해 저를 버리고 싶지 않아요. 전 인어고 저를 지키기 위해 왔어요." - p. 156

 

다리가 갖고 싶었던 인어가 아니라 꼬리지느러미를 갖고 싶은 인어 멜로디.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멜로디의 바람처럼 꼬리지느러미를 가지고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 

 

특별함을 가진 아이 화수는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언젠가 꿈같은 사건이 일어난 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조금 혼란스럽다. 지구인이 아니며 우주 행성 어딘가가 고향일 거라는 생각하는 화수는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찾게 될까.



멜로디와 화수의 만남을 통해 책을 읽으며 궁금했던 것들이 하나씩 해결된다. 환상적인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것이 진짜 나의 모습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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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들려줄게 단비어린이 문학
조연화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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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춘천의 에디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을 가지 않았다면 이 책을 만나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곳에서 알게 된 사실을 바탕으로 쓴 <내 이름을 들려줄게>를 보면서 우리들도 에디오피아의 강뉴부대에 대해서 알게 된다. 몰랐던 것을 아는 것에서 나아가 우리가 가진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강뉴는 이름 대신 푸들, 티뱅이라 불린다. 머리가 푸들처럼 꼬불거려서 푸들이라는 별명을 가졌고 티뱅은 에디오피아 가난뱅이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같은 반 채리도 다문화 가정이지만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하지만 강뉴는 까만 얼굴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다. 그건 따뜻한 시선이 아니라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가정의 달 숙제인 '우리 가족 자랑거리 조사해 오기'로 강뉴는 마음이 불편하다. 병든 할아버지와 늦게까지 일을 하는 엄마, 집을 떠난 아빠로 숙제를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현실에서도 이런 숙제는 아이들이 자주 한다. 누군가에게는 별 느낌이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또다른 상처를 주는 숙제이기도 하다. 숙제 때문인지, 같은 반 아이들에게 불리고 싶지 않은 별명으로 불려서인지 강뉴는 집에 들어가 할아버지에게 화를 낸다.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를 믿을 수 없어 직접 알아보기로 한다. 같은 반 친구 해준이와 참전기념관에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들에게도 뭉클함을 전해준다. '강뉴'라는 이름의 의미와 할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알게 된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 친구들에게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라고 말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이름은 이강뉴야! 티뱅이 아니야."

(중략)

"놀림 받아도 되는 나라는 없어!" - p.95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 까만 피부를 가진 것은 다를 뿐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한국전쟁에 참여했지만 할아버지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그들의 자손들까지도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관심이 아닐까. 우리들이 관심을 가진다면 어두운 방에 있는 할아버지가 아니라 강뉴와 함께 햇살을 받으며 당당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말 고마운 사람은 해준이다. 우리 주변에 해준이 같은 친구들이 있다면 힘든 일이 다가와도 문제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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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어진 날 단비어린이 문학
조영서 지음, 이여희 그림 / 단비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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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주는 힘은 크다. 어려운 일과 마주할 때 응원의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난다. 하지만 어떨 때는 가족이기에 작은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는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영원한 내 편 일것 같은 가족의 말과 행동으로 오히려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내가 없어진 ><에서는 가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작가는 가족 중에서도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작가의 이야기처럼 다양한 모습의 '아빠'를 만날 수 있다.



 

'아빠'의 이미지는 엄마와는 많이 다르다. 엄마라는 단어는 우리를 늘 따뜻하고 울컥하게 만들지만 아빠는 엄마보다 조금 덤덤한 감정으로 마주한다. 네 편의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아빠는 조금 특별한 모습을 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보고 싶은 아빠지만 누군가에게는 보고 싶지 아빠일 수도 있다. 가족의 모습이 다양해지고 있기에 아빠는 어떤 사람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 

 

마리는 아직 아빠가 새로운 가족이 되는 것이 어색한데 동생까지 생긴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빠를 옛날 목욕탕에서 만나게 되는 시우, 아빠와 헤어지기 싫은 홍지, 폭력적인 아빠와 함께 사는 유로 등 네 친구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아빠를 만난다. 나를 낳아주고 한 집에 사는 아빠의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항상 함께 있고 싶은 아빠지만 유로는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두렵다. 

 

로봇이 나가면 안 돼! 아빠와 둘이 남는 건 죽기보다 싫으니까. - p.105

 

가족이지만 늘 웃으며 지낼 수는 없다. 가끔은 의견 차이로 다툼도 있고 서로에게 크고 작은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이기에 이런 상황들을 지혜롭게 함께 헤쳐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아빠'의 존재는 클 것이다. 그렇기에 빈자리도 크지 않을까. 빈자리로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그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다. 

 

책을 보며 미소 짓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화가 나는 장면들을 마주하면서 '아빠'와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의 아빠는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처럼 늘 인자하고 친구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서로 부족함을 채워가며 하루하루 살아가며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한다. 책 속에서 만나는 다른 친구들보다 유로가 가장 마음이 쓰이는 것은 가족에게 너무 큰 상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로 곁에 대디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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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엄마 단비어린이 문학
신은영 지음, 안병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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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이 내 곁을 떠난다는 상상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젠가는 이별을 한다. 미리 그 이별의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들을 보면 언젠가 이별을 하겠지만 아직은 그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생각만으로도 슬퍼지는 일이라 우리들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에 대한 생각은 일부러 멀리하고 있지 않을까.

 



이별을 하는 나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어느 정도 시간의 삶을 살아간 사람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생각한다. 이제 겨우 12살인 랑이에게 찾아온 이별. 그 슬픔을 감당할 힘이 있을까. 아직은 그 이별을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열두 번째 생일을 앞두고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그 아픔을 감히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엄마의 손길을 많이 받아야 할 랑이의 곁에 이제 엄마는 없다. 

 

우리가 계속 사랑하기만 한다면,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지 않을까? 저렇게 멀리 떨어진 별들도 우리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말이야. - p.41

 

가끔 환생이라는 말을 들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사랑하는 누군가를 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은 남아있지 않을까. 엄마가 떠난 날 만난 고양이 얼룩소는 인연이라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이다. 걱정이 되어 랑이와 솔이의 곁에 남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이 아닐까. 



 

읽는 내내 울컥하게 만드는 이야기이다. 엄마를 잃은 랑이의 가족에게 반려동물 고양이는 새로운 가족이 된다. 엄마의 빈자리를 고양이 얼룩소가 지키고 있는 것이다. 얼룩소의 눈을 보면 그 누구도 지나치지 못할 것 같다. 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은 책임이 필요한 일이다. 아빠가 처음에 반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감정적으로만 대할 수 없는 존재이다.

 

늘 다니는 골목길에서 길고양이 한 마리를 자주 만난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야옹'소리를 내고 개냥이처럼 살갑게 다가온다. 자주 지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따뜻한 손길을 건네거나 먹이를 준다. 하지만 아직도 길고양이로 살아간다. 누군가의 가족이 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우리들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어렵다. 랑이 아빠의 말처럼 책임감 없이 감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얼룩소가 랑이의 가족들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엄마의 사랑이 크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는 사람의 마음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이해되는 시간이다. 웃음을 잃었던 랑이의 가족에게 얼룩소는 다시 웃음을 찾아준다. 책을 덮으며 랑이의 가족이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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