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전2권
앤서니 도어 지음, 최세희 옮김 / 민음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쟁 속에서 이뤄진 소년과 소녀의 운명적 만남

 

 

전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을까? 전쟁으로 인해 진정으로 행복해진 사람이 있을까?? 의문은 끝없이 일어난다. 아직도 지구촌 어느 곳에서는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그것도 스무 살도 되지 않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총을 들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비극... 그 끝없는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소년과 소녀가 흔들리고 있다.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얽히게 되는 것일까?

 

책 1권의 표지에는 소녀가, 2권의 표지에는 소년이 있다. 그들은 책 표지에서와 마찬가지로 흑과 백으로 대립되어 있다. 남녀로, 인종적으로, 서로 대립하는 적으로서, 대척점에 서 있는 그들은 서로 어떻게 만나게 되는 것일까? 그 혼란스러운 전쟁통 속에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계속 물어보던 질문이었다. 전쟁 속에서 만나게 되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그 기다림에 대한 글이라는 줄거리 소개글을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문은 2권에 가서도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단 한순간의 만남을 위해 삶을 살아나간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서로 전혀 몰랐던 두 아이가 우연한 계기로 서로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소년은 베르너 페닝으로 전쟁이 일어났을 때 18살이 되지 않은 앳되고 몸집이 작은 남자아이였다. 그는 독일의 졸페라인 '아이들의 집'이라는 고아원에서 여동생 유타와 함께 지내고 있었다. 그곳은 광산지대로서 고아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대부분 광산에서 일하게 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베르너 또한 아버지가 무너진 광산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광산지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베르너는 꽤 똑똑한 편으로 독학으로 어려운 수학 계산을 해내고 라디오를 분해하고 고쳐낼 정도였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런 베르너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곳을 벗어나려는 꿈을 꾸는 베르너를 짓밟는다.

 

소녀인 마리로르 르블랑은 전쟁 시기에 16살로 앞이 보이지 않는 여자아이였다. 그녀의 엄마는 자신을 낳다가 죽었고 그 이후에는 아빠와 생활했다. 눈이 백내장으로 보이지 않자, 아빠는 마리로르에게 마을 모형을 만들어 주면서 길을 익힐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빠는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자물쇠 장인이었는데, 다양한 트릭이 들어간 상자를 만들어 낼 정도로 손재주가 좋았다.

 

자연사 박물관에는 '불꽃의 바다'라는 비극적인 사연을 가진 133캐럿 다이아몬드가 존재했다. 다이아몬드의 가치도 높았지만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불멸의 존재가 되어 죽지 않는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서 '불꽃의 바다'를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이아몬드는 소유한 사람은 죽지 않지만 그 주변인들은 아프거나 죽게 되는 저주가 걸린 물건이었다. 하지만 그러한 저주도 사람들이 '불꽃의 바다'를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

 

이처럼 나름대로의 사연을 가진 소년과 소녀는 결국 프랑스 생말로라는 해변가 마을로 모이게 된다. 이 책 속에서 중요한 소재로 쓰이고 있는 '라디오'로 인해서 소년은 소녀를 알아보게 된다. 그것은 베르너가 어렸을 적에 유타와 듣던 한 라디오 방송이 계기가 되었다. 마리로르는 아버지가 실종되고 작은할아버지인 에티엔과 독일의 정보를 라디오 방송으로 송신하는데, 그것을 잡아내는 사람이 바로 베르너였기 때문에 베르너가 마리로를 잡아낼지 걱정이 되었다.

 

"네 인생은 늘 기다림뿐이었어. 그런데 지금 기회가 온 거야. 그래, 준비됐니?" (364쪽)

 

베르너는 마리로르를 지키기 위해 몸을 움직인다. 베르너는 마리로르를 지켜주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삶을 살아온 것 같았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유년 시절에 위안을 주었던 그 라디오 목소리를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아직은 어린 소년과 소녀들에게는 너무나 비극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무엇을 위해서? 그들은 무엇때문에, 누구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는 지에 대한 인식이 없다. 어른들에 의해서 자신들의 운명이 바뀌어 갈 뿐인 것이다. 어른들도 자신들의 목숨만을 구하기 위해 급급했지만 말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 마리로르는 자신만의 눈으로 바깥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였다. 전쟁 속에서 아빠가 실종되어 다시 찾을 수 없게 되었어도 마리로르는 절망하지 않고 교육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절망에 빠져서 무너져 내려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였어도 마리로르는 세상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을 잃어버리지 않는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로 그녀의 곁에는 자신을 사랑해 준 아빠와 에티엔 할아버지 등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베르너는... 그의 결말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진다. 아직도 너무 어린 나이인데,,, 그에게는 더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는데,,, 모든 건 '순간'일 뿐이다. 참고 이겨내는 것, 그리고 기다리는 것,,,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 소설을 읽기가 조금 힘들었다. 1944년 8월 7일 프랑스 생말로에 폭격이 시작되는 모습을 단편적으로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의 가장 핵심인 부분이기는 하지만, 소설 내용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을 경우에는 소년과 소녀의 단편적인 모습에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그 다음에 나오는 부분들은 이제 과거로 돌아가서 소년과 소녀의 살아온 모습들을 각자 보여주면서 그들이 어떻게 해서 현재 프랑스 생말로에 있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었다.

 

며칠 전 보게 된 <우먼 인 골드>라는 영화와 함께 이 소설은 나치와 전쟁, 예술품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었다. 전쟁의 비극성과 함께 그렇게 뺐긴 예술품들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는 모습들이 일본에 뺐긴 우리의 문화재를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왜 돌려달라고 말을 못해??

 

그리고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녀가 바라본 세상은 무척 반짝거렸다. 그리고 전파들의 세상을 잡아내는 소년이 바라본 세상도 눈에 보이지 않는 수신호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순수의 세계였을 것이다. 작가는 책 마지막에 라디오 전파의 시대와 무수한 전파들이 난립하고 있는 오늘날을 비교하고 있는데, 장정일의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이라는 시와 함께 보면 제법 흥미로울 것 같았다.

 

영혼을 실은 그 거대한 셔틀이 주변을 날아다닐지도 모르며, 희미하지만 귀를 바짝 가져다대고 들으면 들을 수 잇다는 것을? 그들은 굴뚝 위를 날아 다니고, 보도를 미끄러지고, 우리 재킷과 셔츠와 흉골과 폐 틈새를 스르르 통과해 반대편으로 빠져나가고, 도서관과 모든 생명의 기록이 담긴 공기, 내뱉어진 모든 말, 전송된 모든 단어가 여전히 그 안에서 울리고 있다. (459쪽)

 

 

* 인터파크 민음사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사의 제자들 밀리언셀러 클럽 140
이노우에 유메히토 지음, 김아영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전염병으로 인한 지구 종말 시나리오

 

 

인간은 '불멸의 존재'를 꿈꾼다. 영원히 살아가고 싶은 욕구는 드랴큐라나 늑대인간, 마법사, 신과 같은 존재를 창조해 내었다. 이러한 존재들이 실제로 있을지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만큼 인간은 영원히 살기를 바란다. 유한한 존재로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지만, 인간은 수명 연장의 꿈을 아직도 놓지 않고 있다. 의학 기술의 발달로 옛날과 비교해서 비약적으로 연장된 수명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80세 시대에서 이제는 100세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의 위험성도 나타나고 있는데, 늘어나는 수명만큼 경제적인 독립 문제와 함께 그때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100살 이상 살고 있는데, 돈이 없어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데다가 몸도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면 오래 사는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돈'과 '건강'은 우리 삶의 최고의 가치로 급부상하게 된다.

 

얼마 전에 우리 사회를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메르스 사태'는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거의 종식된 상태이지만, 최초 감염자의 발병으로부터 몇 주 만에 1000명 이상의 격리자가 발생하게 된 일련의 과정은 아직도 전염병에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메르스가 조금 더 치사율이 높고 감당할 수 없는 지경으로 퍼지게 된다면 국가 마비 상태도 충분히 예상할 정도로 혼란을 초래했던 것이다. 그 당시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초기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했고, 사람들은 집 밖을 돌아다니지 않거나 여행을 취소할 정도로 전염병에 대해서 엄청난 공포를 드러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피해를 입었는데, 전염이 된 곳이 병원 진료실이나 쇼핑몰 등으로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두 달 간의 한국 사회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이 책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야마나시 고후시에 있는 류오대학 의학부속병원에서 원내감염이 발생하여 병원 폐쇄가 실시되었다. 감염된 사람들은 빨갛게 발진이 일어나고 열과 기침, 구토를 하면서 환각 등의 의식 장애를 겪게 되었다. 초기에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이틀 만에 죽음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살아난 사람이 있었는데, 최후의 용자 4인이었다. 맨 처음에 이 병에 걸린 사람은 고바타 고조였다. 그리고 그의 약혼자였던 오치아이 메구미가 전염되어 병원 밖으로 바이러스를 옮긴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고바타 고조가 오치아이 메구미와 함께 문병을 가서 만났던 개인 환자 93세 노인 오키쓰 시게루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치아이 메구미에게서 전염된 언론인 나카야 쿄스케가 바로 그들이었다.

 

이 중에서 고바타 고조는 최초의 발병 이후, 쓰러지고 나서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죽은 건 아니었다. 그리고 오치아이 메구미, 나카야 쿄스케, 오키쓰 시게루가 정신을 차리고 자신들의 몸에 드래건바이러스의 항체를 가지고 살아남은 사람이 되었다. 이들의 항체를 가지고 백신을 만들게 되었고 그만큼 치사율이 낮아지게 되었다. 보통 이 병에 살아남은 사람에게는 환각이나 두통 등의 후유증이 남았는데, 이 세 사람에게는 특수한 능력이 생기고 말았다. 먼저, 오치아이 메구미는 염동력이라 할 수 있는 것으로 세상의 모든 걸 자기 마음 먹은대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나카야 쿄스케는 세상 모든 것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에 대한 투시능력이었다. 그리고 오키쓰 시게루는 점점 젊어지는 것에다가 다른 몸에 빙의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그들은 처음엔 자신들의 능력을 무서워 하지만, 바이러스 연구소의 도움으로 바이러스를 분석하고 능력들을 더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세상 사람들 속으로 섞여 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처음에는 그들에 대한 TV 프로그램도 만들어지면서 그렇게 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드래건바이러스의 또 다른 능력이 발견되었다. 그것은 드래건바이러스가 그들 각자의 몸으로 완전히 융합되면서 완전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완전체로서의 드래건바이러스는 스스로도 어떤 침입, 피해를 막는 방위시스템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방위시스템은 세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여러 사건·사고가 발생하게 만들었다.

 

보통은 이러한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무슨 일이든지 마음 먹은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돈도 어렵지 않게 벌면서 살아갈 수 있고, 어디든 맘대로 갈 수 있고 하늘도 날 수 있다니 말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좀처럼 세상이 만만치 않게 다가왔는데. 무슨 일을 하려면 할수록, 오해를 풀려고 하면 할수록 깊은 수렁에 빠진 듯이 안 좋은 일이 겹쳐서 일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능력이 있어도 쉽게 써먹지 못하는 답답한 현실이,,, 아마 진짜 그럴 것 같아서 더 현실적이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스파이더맨 등의 영웅들이 애인과의 관계에서 고민하거나 세상 사람들을 구하는 데에 정의감 외에 다른 감정으로 고민하는 것처럼,,, 영웅 노릇도 쉽지만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오치아이 메구미는 세상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랐고, 나카야 쿄스케는 사람들의 불행한 미래를 볼까 두려웠고, 오키쓰 시게루는 얼마나 젊어질지 몰라서,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다는 데에서 많은 불안감을 가지고 잠을 자지 못했다.

 

상상도 못할 능력이지만,,, 누구나 나름대로 고민하고 불행할 수 있다... 그리고 인류의 미래는 작은 병, 즉 생각지도 못한 전염볌으로 멸망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이 꽤 두꺼운 편인데, 빨리 읽는 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몇 가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는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리고 제목인 '마법사의 제자들'에서 '마법사'가 누구일까 고민해 보았다. 처음에는 고바타 고조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드래건바이러스'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떤 것이든 이름만 다를 뿐, 결국 마법사는 인류의 운명을 쥐고 있는 어떤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게 공포심에서 비롯하고 있네. 폭력 사태는 공포를 강하게 느끼는 쪽이 먼저 손을 들어 시작하는 거니까. 궁지에 몰린 쥐는 고양이를 무는 법이지. 말다툼만이 아니야. 분쟁도 전쟁도, 힘으로 남을 억누르려는 건 공포심이 있기 때문이지." (356쪽)

 

 

* 네이버 블로클 황금가지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라 다이어 1
미셸 호드킨 지음, 이혜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자신이 병원 침상에 누워 있었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와중에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다고 한다. 대체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난 거지? 하지만 그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의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이 소설은 시작하고 있다. 마라 다이어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라온 레이첼에게 클레어라는 친구가 생긴 게 반갑지 않다. 하지만 레이첼과 떨어지는 게 싫어서 꾹 참고 그들과 어울린다. 무서운 게 싫지만 귀신의 집으로 유명했던 정신병원에 함께 가자고 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다. 클레어의 오빠 주드와 두달 째 사귀고 있는 마라는 레이첼과 클레어와 정신병원을 체험하려고 하지만 그 병원이 무너져서 그들이 깔려서 죽었다고 한다. 마라 다이어는 그 당시 기억을 잃어버리고 결국 그 동네를 떠나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로 이사온다.

 

마라 다이어는 크로이든 인문계 사립고를 다니면서 최고 인기남이라고 하는 노아를 만나게 된다. 노아가 마라에게 관심을 쏟으면서 그녀는 학교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다. 마이애미에서 지내면서 마라는 조금씩 환각을 보게 되는데, 교실이 무너진다거나 죽은 친구들이 보이는 등의 현상을 경험하며 힘들어 한다. 하지만 정신치료를 받으면 학교를 제때 졸업하지 못하게 될 것 같아 꾹꾹 참으며 숨기는데, 급기야 노아 앞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마라는 노아에게 그런 모습을 더 이상 보이고 싶지 않아서 상담도 받고 항우울제 약도 복용하게 된다.

 

혼란한 와중에 마라 다이어는 몇 번의 죽음을 접하게 되는데, 어린 강아지를 함부로 대하는 남자의 죽음과 자신에게 낙제를 준 스페인 선생님의 죽음 등이 바로 그것이다. 머지않아 그 죽음들이 자신과 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마라는 자신의 기억이 맞는지 그게 환상인지 헷갈려 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라고 치부한다. 그러다 노아와 함께 자신에게 일어나는 비밀을 깨닫게 되는데...

 

이 책의 핵심은 마라 다이어의 혼란스러운 환각 증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상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겪으며 정신병원 건물이 무너졌을 때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조금씩 그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학교 최고의 인기남인 노아와의 관계가 친밀해지면서 그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마라와 노아 사이의 관계가 제법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는데, 그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마지막에 가서는 좀 황당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넘어가고자 한다.

 

어쨌든 이 책을 마지막까지 읽은 후의 생각은 빨리 다음 권을 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이런!!! 이 소설은 이 한 권이 끝이 아니었다. 책 소개에서 '마라 다이어 3부작'이라고 되어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절묘한 순간에 끝나 있다니... 소리를 지를 뻔 했다. 그런데 작가에게 이게 첫 번째 소설이라니,,, 빨리 다음 권을 읽고 싶었다. 대체 어떻게 되어 가고 있는 것일까??

 

책 뒷부분을 말할 수 없어서 마라와 노아의 관계를 더 말해보자면,,, 노아는 잘생기고 공부와 싸움도 잘하며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여기에다가 엄청난 부자이다. 우리나라 청소년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학교 짱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다가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고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특이한 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인기짱인 노아는 마라에게 조금씩 다가가며 서로 썸을 타는데,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노아는 옷은 부시시하게 입고 다니지만 매너는 좋았다. 그리고 자신의 여자를 지키려는 마음까지 든든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마라와 노아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 지는 모르겠지만, 둘의 사이가 더 돈독해지고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이 책에는 무수한 비밀들이 숨겨져 있다. 정신병원에서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리고 노아와 마라는 왜 만나게 되었는지, 또 마라에게 일어나는 환각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한 내용이 끊이지 않았다. 어쨌든 마라 다이어의 세계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시작으로 한 발짝 더 들어오라고 소개하고 싶다.

 

 

* 네이버 책좋사 한스미디어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맨스 푸어 소담 한국 현대 소설 5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좀비 시대 로맨스에 대한 블랙코미디

 

 

갑자기 무슨 이유에선지 서울 강북 쪽에 좀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5년 전 여름 중부지방을 강타하고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유언비어처럼 소문만 떠돌던 좀비의 존재가 순식간에 사람이 많은 중심권을 덥치면서 다리로 연결된 도시는 폐쇄되고 만다. 그 속에 한 여자와 남자가 갇히게 된다. 여자는 강남의 대형 은행에 7년 간 근무하지만 후배가 자신보다 먼저 승진하고 전염병에 좋다는 비타민 주사를 맞다가 경찰에 걸려서 징역 6월, 사회봉사 5백 시간이라는 판결을 받는다. 여자는 사회봉사를 갔다가 잘생긴 우현을 만나게 된다. 그와 술을 마시고 헤어지려는 찰나에 좀비에게 쫓기다 밤을 지새게 된다. 그 이후, 강북 쪽은 좀비들 때문에 폐쇄되고 여자인 다영은 우현과 좀비들의 위협을 함께 헤쳐 나가게 된다...

 

좀비들을 소재로 한 영화나 문학은 많이 있어 왔다. 좀비들은 시각적으로 주는 자극이 크기 때문에 문학보다는 영화로 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좀비들이 나오는 책은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좀비들이 창궐하는 시기에 로맨스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은 예전에 좀비도 사랑할 줄 안다는 <웜바디스>가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화제를 모았던 것으로 안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로맨틱하게 다가가서 좀비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즐겨봤다고 한다.

 

이 <로맨스 푸어>도 좀비들이 창궐하는 시기의 사랑을 주제로 하였다. '목숨이 위협 받으며 쫓기는 상황에서 무슨 사랑 타령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우리가 예상하고 상상하는 로맨틱 소설은 아니다. 사랑은 사랑이지만,,, 미니시리즈 드라마처럼 삼각 관계에 빠진 전형적인 로맨스의 틀을 보여주고 있었다. 잘생기고 잘 챙겨주고 이상적인 꿈을 꾸는 남자지만 생활력과 지식은 조금 빠지는 우현과 못생겼지만 돈과 권력을 가지고 편한 생활을 하게 만들어주는 이성욱 사이에서 고민하는 다영이라는 여자...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연애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요즘에 하우스푸어나 워킹푸어, 실버푸어 등의 접미사 '-푸어'가 붙어 신조어가 많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 '삼포세대'로 결혼, 출산, 연애를 포기했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연애를 하면 돈이 많이 드는데, 돈이 없으면 연애도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나 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좀비들이 튀어나오고 도망쳐 다니면서 상상했던 것과는 다른 내용이 나오고 있었다.

 

어찌보면, 결론은 같을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좀비가 창궐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이유가 의문스러웠다. 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를 더 극명하게 보여주려는 것이었을까? 하지만 이 책은 다양한 주제들을 너무 많이 끌어안으려 해서 그 정체가 불분명해진 점이 있었다. 좀비 떼에게 습격 받으면서도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생존력이 주제인가, 아니면 자신만 살아남기 위해서 잔인한 짓도 서슴지 않는 인간의 비인간성이 주제인가, 아니면 좀비가 나타나는 비상시국에 정부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인가, 아니면 빈부격차에 의한 가진 자들이 누리는 특권에 대한 비판인가, 아니면 삼각관계에서 고민하는 현대 여성의 모습이 주제인가... 이처럼 다양한 주제 중에서 작가는 '삼각관계 로맨스'를 중심으로 잡았다.

 

이 소설은 그 삼각관계 로맨스가 미니시리즈나 연애 소설의 큰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고 있어서 유치하게 느껴졌다. 남자의 대립이 돈과 외모라는 외형적인 대결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었다. 그 둘의 사이에서 여자는 갈팡질팡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여자가 그 둘의 사랑에서 고민하는 걸로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인 여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결국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최신식 아파트'였다. 마지막에 다른 모든 걸 포기하고 우현을 택했다고 하더라도 별로 그 마음이 절실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만약 우현이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다영은 다른 선택을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좀비가 창궐하는 극단적인 시대에 우현이 모든 사람을 구하겠다는 이상적인 목표를 위해 목숨을 거는데, 다영은 우현의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결국 그를 돕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현이 목숨이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렇게 이상을 쫓기 위해 자신을 내던진다면, 그때도 다영이 그의 뒷바라지를 하며 도울 것인가? 하는 데에는 의문이 들었다. 다영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만들기 위해서 좀비들은 나타나야 했던 것일까? 이런 생각까지 들었던 만큼 좀비들은 그들의 사랑의 완성을 위한 부수적인 인물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비현실적이었고 그저 로맨스를 열망하는 여성을 위한 상상의 산물로만 느껴졌다. 현실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SNS의 위력이나 경찰이나 군대 등의 정부 역할이 나오지 않았고, 비타민제를 맞는 모습이나 아파트의 생활 모습 등에서 말이 안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영이는 좀비를 대할 때 여전사의 이미지를 풍겼다. 처음에는 바퀴벌레 한 마리에도 놀라던 다영이는 나중에 최신식 아파트,,, 따뜻한 물과 음식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 남기 위해서 좀비들을 과감하게 때려잡고 아이볼을 수집한다. 좀비들을 죽일 때의 인간적인 고뇌나 잔인함에 눈을 찡그리는 일도 없이 하나라도 더 모으기 위해 혈안이 된다. 좀비는 사람이 아니고 주인공 자신은 따뜻한 물에 씻고 편안하게 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다영이는 높은 자리에 올라 강남으로 넘어가려는 꿈을 꾸기도 하는데,,, 여전사에 비해서는 참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아이볼을 수집해서 그 아파트에 남아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래보다는 현재를 택하고 있는 다영이는 좋게 말하면 능력에 비해서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여자였다. 다영이는 과감하게 행동하고 사람들을 통솔하는 능력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 속에 나오는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스스로 상황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새로운 여성상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좀비가 이렇게 안 무섭기는 또 처음이었다. 그만큼 무서운 상황 속에서 웃기는 상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누군가는 유치하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 결말을 보면 작가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랑'이 승리한다는 로맨스의 정석을 전달하고 싶은 듯 했다. 그것에 동의를 하든 안하든,,, 현대는 로맨스를 꿈꿀 수는 있지만 연애하기는 힘든 시대가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네이버 책좋사 소담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무녀굴 - 밀리언 셀러 클럽 한국편 17 - 영화 [퇴마 : 무녀굴] 원작 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7
신진오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 토속신앙에서 느껴지는 공포

 

 

원혼에 의한 복수나 빙의 현상은 그동안 수많은 문학과 영화 등으로 창작되어 왔다. 특히, 고전 중의 고전인 <엑소시스트>는 지금 봐도 심연의 공포심을 건드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그 중에서도 악령에 빙의된 인물이 계단을 기이한 몸으로 내려오는 장면은 가장 압권이라 할 수 있다. 감독의 꿈에 나타난 악령이 그런 모습으로 다가와 영화 속 장면으로 집어넣지 말라고 위협했다는 일화는 이 영화와 관련해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일 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와 관련된 스텝과 배우들이 그 후에 불행한 일들이 겹치면서 악령 영화 중에서 바이블처럼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양의 공포 영화는 악령과 살인자나 괴물, 최근에는 좀비에게 쫓기는 종류가 많은 것 같다. 동양의 공포 영화는 일본의 <링>을 필두로 귀신의 복수나 전염병 등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여고괴담> 이후에 학교나 특정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포 영화가 많이 나왔다. 최근의 공포 영화는 많이 보지 않아서 무슨 경향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중에서 우리나라의 토속 신앙과 관련한 공포물은 많이 접해보지 못한 것 같다. 특히, 무속신앙은 공포물보다는 <만신> 등의 다규멘터리로 만들어져서 무속인의 애환을 많이 그려온 게 사실이다. 그러던 와중에 한국 전통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공포물을 접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산악자전거 동호회 팀인 '매드맥스' 회원 7명이 라이딩 중 제주도의 동굴을 탐험하다 실종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 그 이후 9개월이 지난 어느 날, 주인공 진명은 친한 선배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에 가게 된다. 진명은 원래 의사가 되려고 했는데, 레지던트 때 약혼녀인 수혜에게 생긴 비극적인 사건으로 퇴마사인 법사가 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진명은 김주열 선배의 죽음을 조사하던 중 원한을 가진 귀신이 관련된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선배는 진명에게 자신의 아내인 금주와 딸 세연을 부탁한다. 선배를 저주로 죽인 원혼이 바로 영력이 센 무녀였던 것이다. 이렇게 영력이 세고 원한에 사무쳐 있으면 그 저주는 쉽게 풀리지 않고 그 주변인에게까지 피해가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얘기를 들은 금주는 화를 내지만 자신의 주변에서 생긴 불행한 사고로 진명에게 의지하게 된다. 그리고 백발의 무녀 정체를 조사하던 중 소록도에 있는 엄마를 찾아가 금주 자신과 그 백발의 무녀에 대한 상관 관계를 듣게 된다. 그 백발의 무녀가 묻힌 곳이 바로 제주도의 '김녕굴'이었다. 진명과 금주는 무녀의 저주를 풀기 위해 그 동굴로 향하게 되는데...

 

책 자체는 430쪽 이상의 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꽤 두꺼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용이 긴장감 있고 재미있어서 쉽고 빨리 읽혔다. 특히, 백발의 무녀가 괴기스럽게 나타나는 장면은 꽤 공포스러웠기 때문에 공포물을 좋아하거나 한여름 밤에 오싹한 한기를 느끼고 싶다면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영화 <퇴마: 무녀굴>로 8월 20일에 개봉한다고 하니, 얼마나 공포스럽게 만들어졌을지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나오는 장면들을 상상해 보았는데,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사람의 심장이 두근두근 할 정도로 공포스럽고 오싹하게 해줄 것 같았다.

 

어쨌든 한국의 토속신앙인 무녀를 소재로 이만큼 공포스러운 작품을 만들어 낸 것이 꽤 성공적으로 느껴졌다. 중간에 <엑소시스트>의 정화 의식과 같은 장면이 나오는데, 이 책에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부분이었다. 특히, 조금(?)은 잔인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도 있는데, 마음이 약하거나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조심히 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비일상적이고 전에 보지 못한 낯선 공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백발의 무녀가 저주하는 대상이 금주보다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끼친 자들의 자손을 향하는 게 내용 흐름 상 더 낫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에 대한 복수는 생각(?)보다 약했기 때문에 조금 의아한 점이 있었다. 이것 외에도 제주 김녕굴에 얽힌 설화나 뱀 신앙, 샤머니즘에 대한 전설 등을 다루고 있어서 책의 내용이 더 풍부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공포를 주는 소재로 '방울'과 '뱀'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예능 프로그램인 <런닝맨>에서 술래가 발목에 방울을 달고 사람들을 쫓아다닐 때를 떠올리면 그 공포심이 얼마나 심할 지 쉽게 상상이 갈 것이다. 특히, 무속의 방울은 무령으로서 악귀를 쫓고 신령을 부르는 무구로 사용되는데, 악귀인 백발의 무녀는 자신의 영력으로 뱀들을 부리는 사술을 부리고 저주를 내리기 위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저주를 받는 당사자는 이 방울 소리가 더 공포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어쨌든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라고 하니, 이후에 들고 나올 작품들이 기대가 되었다. 우리나라만의 공포·호러·스릴러 등의 장르문학의 세계를 그 나름대로  형성해 나갈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신진오 작가가 장르 작가 사관학교라 불리는 '매드클럽'에서 소설작법을 익히고 도움을 받았다니, 매드클럽이라는 곳이 궁금해졌다. 앞으로 신진오 작가의 정진을 기대해 본다.

 

 

* 황금가지 서평단으로서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영화 <퇴마: 무녀굴>에 대한 정보 소개※

☞ 책의 내용과는 다른 점이 있다. 진명이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로 나오고 그의 조수와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고 한다. 책과는 다른 영화만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개봉하면 빨리 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 결말이 책과 똑같을지, 아니면 다르게 될지도 궁금하다.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선정 영화 <퇴마: 무녀굴>


김휘 감독 사단과 김성균, 유선, 차예련, 천호진, 김혜성 등 최고의 배우들이 만났다,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플롯과 감각적인 연출이 만들어낸 한국 공포영화의 걸작!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과 그의 조수인 지광은 기이한 현상에 시달리는

금주를 치료하던 중 그녀 안에 있는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절대 비극의 산물인 강력한 존재의 실체는 계속해서 대물림되며 주변 사람들을 극단의 공포로 몰아간다.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김휘 감독의 <퇴마: 무녀굴>은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플롯과 현대적으로 감각적인 연출이 만들어낸

한국 공포영화의 걸작으로 평가함에 모자람이 없다.


공포영화 같은 스릴러인 데뷔작 <이웃사람>으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린 김휘 감독은

마치 어린 시절에 듣던 무서운 이야기의 잔상들을 상기시키듯 감성적이며

충격적인 영상들로 관객들을 얼어붙게 만들며 퇴마사로 변신한 김성균과

강력한 존재를 품고 있는 비밀의 여인으로 돌아온 유선의 고품격 연기가 영화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

폐막작 <퇴마: 무녀굴>은 판타스틱영화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정통 공포영화라는 점과 더불어

근래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 공포영화계에 큰 활력을 불 어넣을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출처: 부천국제영화제 작품 소개)


▶ 영화 <퇴마: 무녀굴> 영화 정보: http://goo.gl/Rvl3oy 

종말은 없다. 영혼에는 출생도 죽음도 없다. 한번 생겨난 존재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태어나지도 않고 영원하며, 항상 존재하며 죽지 않는 태고의 존재자. -힌두교 경전 `바가바드 기다` 중에서 (43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