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자기정체성을 만들려는 이 열정은 불안한 현재에 직면해 이미 아는 과거를 지키자는 쪽으로 움직인다. 역사적 전환이라는 사건이나 경험이 기존의 감정이나 자신의 공간 감각에 맞지않으면 그 진리의 가치는 줄어든다. 이런 두려움 때문에 더 편안하고 쉬운 과거의 격언이 최종적인 참조 기준이 된다.(p. 38)
타인과 자신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순수화하려는 이런 욕망 속에는 보수적인 성향이 숨어있다. 이런 정체성의 기획에서는 알려진 것들이 너무나 끈덕지게 참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여기에 들어맞지 않는 새로운 미지의 것들은 배제된다. 여기서 현실은 자신이 뚜렷하게 표명한 자아상과 자신의 세계상에 포함되는 것 말고 다른 게 될 수 없다. (p. 37)
리처드 세넷이 25세에 쓴 `무질서의 효용`(다시 봄 간행) 중에서.
세넷은 이 보수화를 이끄는 순수화의 욕망이 삶의 특정 순간에 만들어지는 감정이라 보고 있으며 주로 청소년기에 만들어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