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점에 자주 들르던 어느 때에, 어느 날 음반점의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하나 올라왔다. 질문의 글은 딸을 둔 어느 아버지가 쓴 내용으로 자신의 딸이 아버지에게 묻더라는 것이다. "왜 기차는 8시에 떠나는거에요?" 라고...그런데 막상 자신이 그동안 즐겨듣던 그 노래의 제목인 '기차는 8시에 떠나네'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더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행여나 그 이유를 알고있는 사람이 있을까하여 게시판에 딸의 질문을 했던 것이다. 그 아버지도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 것은 대부분 '글쎄다...나도 그 이유는 잘 모르는데...' 라고 말할 수도 있는 질문을 딸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점이다.
나는 그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 그리하여 되지않는 대답을 게시판에 올려보기로 한 것이다. 물론 나의 대답은 전혀 근거가 없는 그런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시판에 답장을 달게된 것은 그 아버지가 딸에게 정답은 아니지만 대답을 해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아그네스 발차는 이 음반에서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정말 감동적으로 불러주었다. 고전음악의 애호가라면 이 음반을 빼놓았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과신하는 것일까?? 이 노래는 그 애절함이 사무쳐 그 선율이 가슴에 남아 떠나가지 않을 정도이다. 모 티비의 '백야'라는 드라마를 아실 것이다. 그 주제곡이 바로 이 노래이다.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나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0 0 0 님?
아마도 0 0 0 의 막내는 장차 풍부한 학식을 겸비한 선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도 그냥 어쩌다가 8시가 된거겠지....하고 생각하고 만 적이 있거든요 ㅋ
아니면 운율상 발음하기가 좋았을지도 몰라....하는...쿠더덩~
그리고 0 0 0 님도 궁금한 것이 많은 분 맞죠?
왜냐면....제가 그렇거든요..
친구의 행방을 묻는 경찰의 질문이나 돈의 행방을 묻는 아내의 질문은 "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혹은 나는 아는 바가 없다!!!" 로 어찌 해볼 수 있다지만....
기차가 8시에 떠나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왜 하필 8시에 떠나야 하는가......하는 아이들의 질문엔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아이의 질문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는데요....)
7시에도 떠날 수 있고 9시에도 떠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겠어요?
더우기 오전8시냐 오후8시냐도 문제로군요, 갈수록 태산입니다..)
![](http://image.aladin.co.kr/product/102/7/cover150/9217572055_1.jpg)
조수미의 노래를 기억하는 분들이 계실 것입니다. 그녀가 부르는 기차는 8시에 떠나네는 좌측의 두 음반에 각각 소록되어 있습니다.
0 0 0 님의 막내둥이의 가상한 질문에 제가 감동하여 저도 이리저리 뒤져봤지만 결론은 말할 것도 없고 아예 감~도 안오는군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다음과 같은 말도 안되는 글을 드리는 이유는 “기차가 왜 8시에 떠나가?” 에 대답을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면 저는 그 대답을 알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더불어 그 이유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아마도 알려주실거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8이 갖는 의미를 대신 막내에게 전해드렸으면 하는 마음에 인터넷 검색하여 얻은 지식과 제가 알고 있던 내용을 마구마구 섞어서 전해드리면 어떨까...하는 저의 생각에서입니다.
이 모든 저의 무례를 용서하시고 이해해주시면 다음에 뵐 때 차 한 잔 사드릴게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1/0510/pimg_746104135661698.jpg)
그리스인은 인도 유럽어족에 속하는 민족이라고 합니다.
인도에서부터 현재의 유럽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어아까지 이 부류에 속한다고 하니...온갖 언어가 잡다하게 섞여 현재의 언어가 된 영어는 말할 것도 없다 하겠습니다.
잠시 인도로 돌아가보면,
인도에서 숫자 8 이 갖는 의미는 불교의 8정도이고, 팔정도는 열반에 이르기 위한 모든 실천을 포함하고 있는 8가지 올바른 길 이라고 합니다. (이는 인테넛 검색 결과입니다)
서양에서 즐겨 놀이하는 현재의 체스의(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장기로 변모한) 원조 게임격인 인도의 "차투랑가charturanga" 라는 것이 있습니다. 4천년 전에 인도에서 시작 되었다는 이 게임 판의 줄 수는 8*8로 되어있고, 맨 아랫줄에는 양팀 모두 8개의 폰(말馬 8*8)을 포진하고 있습니다.
힌두는 8*8을 천계의 질서라고 여기고 있고, 사원과 만다라는 8*8의 상징을 토대로 건축을 한다고 하고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 신학에는 그 아래에 8명의 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도 유럽어족과 중국은 관련성은 없어보이지만 문화적으로는 관련이 많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의 중국화가 그 대표적인 예일 듯 하군요. 중국인들이 8을 무척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분들께서 아시고 계실것입니다. 오죽하면 베이징의 올림픽 날짜가 8월 8일이며 개막식은 또 8시로 정했을까요...또한 탑의 높이와 다리의 길이를 ***8로 끝내야 직성이 플리는 것이 중국인이기도 합니다.
동양의 인더스와 황하 문명이 유럽으로 전파된 것은 동양 문명이 발생 한지 1.000년 후 에나 있었던 일로, 크레타 섬을 통하여 전파되었으니 그리스가 가장 먼저 문명을 접수했음을 알 수 있겠습니다.
인도가 전세계에 끼친 영향은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한데요 언어, 문화는 물론 수학등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볼수 있고, 흔히 알고 있는 아라비아 숫자도 인도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삼각형의 넓이에 대한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피타고라스가 인도에 방문했을 때 인도 애들도 가지고 놀던 공식 이라는 등의 예가 그러하겠습니다.
11월의 8시에 카테리니로 영원히 떠나가는 기차와 관련지을 내용을 저는 모르는지만 숫자 8 에는 기독교적으로 신생 혹은 재생의 뜻을 가지며, 대개 성수반은 다시 태어남의 상징으로 8각형이라고 하니, 가사 그대로 영원히 오지 못하지만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어떨까....생각합니다..물론 그들이 비록 헤어져야 하는 운명 앞에 서있지만 불멸의 사랑, 영원한 사랑을 기차가 8시에 떠나는 것으로 영원성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뭐 그런^^
카테리니행 기차는 8시에 떠나가네
가슴속에 이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남긴 채 앉아만 있네
가슴속에 11월은 내게 영원히 기억 속에 남으리
내 기억 속에 남으리
카테리니행 기차는 영원히 내게 남으리
함께 나눈 시간들은 밀물처럼 멀어지고
이제는 밤이 되어도 당신은 오지 못하리
당신은 오지 못하리
비밀을 품은 당신은 영원히 오지 못하리
기차는 멀리 떠나고 당신은 역에 홀로 남아
아픔을 남긴 채 앉아만 있네
도움이 되지 못하는 글이라는 점을 알고는 있지만
막내에게 8에 담긴 몇가지 뜻이라도 전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몇자 적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추신: 저는 비록 8시의 이유를 모르지만 아시는 분 계시면 꼭 좀 답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왜냐면...0 0 0 님의 막내둥이와 제가 너무너무 궁금해 하기 때문입니다.. 알려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주의 : 그리스의 Katerini시에서는 죽은 세마리의 백조에서 조류 인플렌자 바이러스가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어 주의 요함을 참고로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