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에 올랐다  

 

대모산에 올랐다.
어디선가 뻐꾸기소리가 들렸다.

논밭을 지나는데,
"으악!!" 하고 여자애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주위를 살펴보니 다친 여자애는 없었다.

그럼 그렇지~
으악새가 낸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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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아이들의 일기장을 들여다보지 못해
슬쩍 열어보니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의 일기장에서는
으악새가 울고 있었다.

아이들의 일기장을 열어보는 것은
사생활 침해인가...
신문에 난 기사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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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2, 남들은 그렇게 말했다 -1 

 

황순원의 소나기처럼 그날은

그렇게 비가 억수로 쏟아진 것은 아닙니다.

모처럼 

기억조차 나지 않는 몇 년 만인지

나는 먼 길을 떠나는 행인이 되어 

아직은 어린, 콩콩 뛰는 가슴을 짖 누르며

엄마의 손을 잡고

읍내에서 가장 높다하는 백화산아래

나즈막히 자리 잡은 이모댁에 나들이 갑니다.




몇날 며칠을 기다렸던가요.

이 날이 오기를..

딱히 어딜 가려한다기 보다는

다만 

집을 떠나

버스를 타고

먼 어느 곳으로 가게 된다는 기대감과

아무래도 전기가 들어오는

그 도회지는 왠지 마냥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또 가보고 싶던 곳..

그 곳이 늘 그리웠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고등학생인 형의

모자 한 가운데서 반짝이는

누런 색갈의 글씨를 잊지 못하는지도 모릅니다.




태워줄 버스가 딱히 언제 올거라는 것 보다는

버스 정거장 옆,

그 구멍가게의 한 입에 넣기가 힘든 누깔사탕과

멋진 야수 모습의 해태가 그려져 있는

흰 종이 껍질속의 하얀 껌가락 하나.

굳이 말하지 않아도

껌 한가락을 작은 내 손에 쥐어주실

나의 어머니.




왜냐면 

시장에 가시는 어머니를 따라

버스정류장 앞 구멍가게 앞에서

땅바닦에 데굴데굴 굴러가며 떼쓰고 울먹이며 따라가는 날은

꼭 껌 한가락을 얻어가지고 왔으니까요.


그러나 오늘 나는

땅바닥을 뒹굴며 따라온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태워줄 버스가 나에게 기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나는 갈 곳을 찾아

여기에 와 있습니다.




이런 날은

평소보다 들에 핀 꽃들이

유난히도 이쁩니다.
 

가을 녘이니..

밥풀을 두어개 입에 물고 있는  꽃며느리 밥풀은

세상에서 가장 이쁜 분홍입니다. 

부드러운 달뿌리풀은 종아리를 간지럽히고

하얀 자신의 꽃잎 속에 푸르름을 머금은 해국은 그 빛이 참 예지만

마음을 시리게도 합니다.

갈대, 억새풀, 실새풀은 보기에도 아마도 영원한 기억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위를 스치듯 지나치곤 하는

고추잠자리, 나 만큼이나 장난꾸러기입니다.

“너희는 어대 갈데가 없나, 왜 자꾸 나만 따라오는 건데?”

소리도 질러봅니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바다도 보입니다.

저 먼 곳엔 누가 살고 있을까요.

고무신을 벗어

귓가에 대면

찡-- 하고 귀를 간지르는 그 소리는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아마도 세상이 돌아가는 소리겠지요.

드디어 버스가 오면

실실 실소를 머금으며

참을수 없는 기쁨이 나의 얼굴에서 터져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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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침묵    


                너...

                불빛 吐하며

                겨울이 온몸으로 일어서고

                삭풍 내달리는 저 끝없는 들판에서는

                다만 그렇게 침묵이 흐른다.




                남 모르게 너는

                긴 어둠 삼키는 장승이 되어

                말없이 눕고 말았지




                삭풍 소스라쳐 멀리 내달리는 싸늘한 들녘에 앉아

                꿈틀거리는 입술로

                왜 그래야  하는지 나는 너에게 차마 물을 수는 없었어




                내 풀섶 손가락 떨며

                너의 슬픈 목줄기를 더듬거릴 때도

                다만,

                절절이 끓는 몸짖으로

                다시는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네 이름을 애끓도록 불렀을 뿐.


                아...

               무리 짖는 겨울의 푸른 새벽 月光앞에 서성이다

                홀로 떠 가는 네가

                멀리 하늘로 날 때,

                끝내 너와 함께 묻어버렸을 言語가 있다.

                

                지난 날

                내 어깨를 덮어 주던 영혼의 목소리로

                한 웅큼 각혈하는 너의 금빛 언어들이 터진다.

                그러나 그 금빛 언어들로

                大地에 부딪혀 내가 쓰러진다 해도

                나는 좋을 것이다




                白雪이 되리라

                白雪이 되리라

                이리저리 휘 날다가

                네가 있을 그 곳에서 한없이 녹아 내리는

                白雪이 되리라




                白雪이 되리라

                白雪이 되리라

                서리 서리 저 들판에 누운 이름,  

                영원한 나의 그 이름을 부르며

                겨울 침묵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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