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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린(逆鱗)」의 개봉과 동시에 관람을 했지만 관련 글을 쓰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러버렸다. 늦어도 한참 늦은 북을 치는 중이랄까... 우리 역사의 가장 큰 획을 그은 왕들에 관련하는 도서나 영화 혹은 드리마가 적지 않다. 역린의 주인공 ‘정조’ 역시 그 중 하나여서 수많은 이야기꺼리를 가진 장본인이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몇 있어 나름대로 기록해두고 싶었는데 이제야 하게 되었다.

 

현대의 대중들에게 워낙 잘 알려진 정조는 ‘정조(正祖)’ 라는 묘호(廟號)만이 아니라 ‘산(算 혹은祘)’이라는 휘(諱)까지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게다가 홍재(弘齋)라는 호(號)도 알려진 독특한 인물인데 이는 자신의 문집인 「홍재전서」 덕분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서재에는 홍재(弘齋)라고 쓴 편액을 달았다고 한다. 정조(正祖)라는 묘호만으로도 조선의 22대 임금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정조는 임금이었기 망정이지 학자로서도 당대 모든 신하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학자였고 그의 활은 신궁(神弓)이라 했다. 우리 역사를 통 털어 신궁이 셋이 있는데, 역시 잘 알다시피 1대 신궁은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성왕, 즉 주몽이고 2대 신궁은 조선을 연 태조 이성계, 그리고 마지막이 정조인 것이다. 이러한 역사의 왕에 대놓고 살수를 보내는 역모를 꾸민 사건의 하루를 다룬 영화이니 어찌 궁금증이 생기지 않았겠는가... 임금을 살해하기위해 궁 안으로 살수를 보낸다... 중국에서도 진시황을 죽이기 위해 살수를 보낸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조선의 역사상 유일한, 전무후무한 일이 아니던가..

 

 

이 사건은 조선이 정치적으로 군약신강(君弱臣强)의 전형적인 형태를 가진 나라였다는 점을 명징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한마디로 임금 알기를 우습게 알던 시절의 전설이 아니고서야 발생하기 쉽지 않은 정치적 대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와 같은 이 영화를 보며 정말로 인상적이며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장면은 바로 정조의 친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영화는 사도 세자가 사망하던 당시의 장면을 그야말로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영조 38년, 즉 1762년 음력 5월 13일자로 뒤주 안에 갇힌다. 그 해의 5월은 윤달이었다. 양력으로 치면 1762년 7월 4일이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28세를 일기로 그가 숨을 거둔 날은 양력 7월 12일로 뒤주 안에 갇힌 상태로 사망하기까지 여드레가 걸렸다. 그가 갇힌 뒤주의 크기는 가로세로 약 160cm 의 크기였다. (뒤주 안에 가두어두는 것은 장인은 홍봉한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사도세자의 키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기골이 장대한 무인의 기질을 타고난 인물이라고 역사는 전한다.

 

 

서울대의 해부학 교수들이 조선인(15-19세기)의 키를 연구한 결과 당시 성인 남자의 평균키는 161cm 이고 여성은 150cm 였다. 이는 유골의 넓적다리 뼈를 기준한 것으로 사람의 신장을 추정해내는 해부학적 근거를 가지며 인간의 신장 측정법으로 학계에서 그 정확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당시 일본인들의 키는 우리 선조들의 키 보다 5∼6cm가 작았고 그리하여 왜놈이라고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당시의 평균 키을 기준으로 보아 기골이 장대했다는 증거는 그가 즐겨 사용했다는 월도(月刀)로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의 월도는 그 옛날 촉한의 운장(雲長)이 휘둘렀다는 월도(18kg)보다는 훨씬 더 가벼운 3근 14냥으로 약 2kg 정도이다. 무예도보통지는 정조의 명으로 백동수, 이덕무등이 완성한 조선의 군사 훈련용 병서로 이에 근거하여 월도의 무게를 알수 있다. 그러나 주인에 따라 월도의 무게나 길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는 영조 당시 이인좌의 난을 평정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던 이삼장군의 월도가 그 증거이다. 이삼장군이 난을 평정하는 전투 과정에서 생긴 격검흔이 뚜렷한 월도로 길이는 191.5m, 무게는 2.9kg이다. 이를 근거로 추정해본다면 조선의 월도의 길이는 2∼3m 이고 무게는 2∼3kg 의 무게였을 것이다. 길이가 길고 적잖이 무거운 월도에 능했던 사도세자의 '기골이 장대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사도세자의 키는 평균치보다는 훨씬 웃돌았을 것이다. 비합리적일지는 모르겠으나 사도세자의 키를 170으로 설정해보자. 고려의 무인 척준경의 키가 당시 남달랐던 180cm 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170cm 라는 설정은 과장된 수치는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뒤주의 크기는 160cm 이다. 키가 170cm인 사람이 가로세로 160cm인 뒤주 안에 갇힌다. 물론 대각선이 나오기는 한다. 수학은 이럴 때 필요한 것이다. ㅠㅠ.

 

 

이렇게 비좁은 뒤주 안에 사람이 갇혀 있고, 날씨는 요즘의 날씨를 염두에 두면 된다. 요즘처럼 태양은 뜨겁고 날은 무지무지 덥다. 밖에만 나가면 숨이 턱 막힌다. 뒤주에 몇 개의 구멍을 뚫어 숨구멍은 터주었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그리도 아니 이리도 무덥고 찌는 듯한 날에 비좁은 뒤주 안에 있는 그를 상상해 보시라. 물을 달라고 애원했지만 물 한 모금 가져다 준이는 없었다. 타는 갈증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소변을 받아먹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직접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살려달라는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그 기운을 잃어갔다 (누군가는 그가 살려 달라 애원하지 않았을 것이라 주장하기도 한다). 자신이 정말로 죽어가고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그 누구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의 두려움...그 공포....

 

 

바로 이 한 장면이다. 기골이 컸던 그가 비좁은 뒤주 안에 쪼그린채 누워있다. 세자와 뒤주의 크기를 너무나도  잘 드러내어 그 고통을 리얼하고도 참으로 참담하게 표현했다. 튼튼한 밧줄들이 동서북으로  둘러싸고 있고 한 쪽이 비어있다. 그 비어있는 방향은 남쪽이다. 감독은 세자가 죽어서라도 남면(南面) 하기를 바랐던 것일까. 아니면 사후 그 아들이 아비를 장조(莊祖)로 추존 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던 것일까.... 어째거나 이 한 장면은 세자가 처했던 당시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세자가 뒤주를 발로 차며 반발하자 누군가가 행여 뒤주가 부서질까 대못질을 했다한다. 또 누군가는 목이 타 들어가 애원하는 그 옆에 와서 술을 마시며 놀리기도 했다고 한다. 또 누군가는 세자가 타는 목마름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셨다고도 한다. 세자의 모든 손톱은 뒤주를 긁고 긁어 죄다 망가져있다. 엉덩이 부분의 바지가 더렵혀진 모습도 보인다. 용변을 그대로 본 것이다. 영화를 보며 가슴이 메이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어떤 이들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정치의 희생이라고 하고, 다른 이들은 세자가 미쳐서 살인을 함부로 저질렀던 광인이었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둘 다가 그 이유라 했다. 항간에는 사도세자의 모친인 영빈 이씨가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가는데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다고도 한다. 아마도 그의 죽음이 정신질환으로 인한 결정이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당시 조선에서는 정신질환자를 뒤주에 가두어 죽이는 일은 없었으니 이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어째거나 아비가 자식을 죽이고, 아비가 뒤주 안에 갇혀 죽어가는 모습을 그 자식이 목격하는 비극적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영조는 그렇게 자식을 죽이고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 자식의 비문을 받아쓰도록 했고 그 이름을 서럽고 슬프다는 뜻을 가진 사도(思悼)라 했다. 영빈 이씨 또한 자식의 죽은 2년 뒤 사망하고 만다. 죽을 죄를 지었든 아니었든 자식을 잃은 어미의 마음이 어찌 편했으랴...

 

 

영화의 한 장면이 끝내 잊혀지지 않는 것은 자식도 적(敵)일 수 있다는 왕권의 특수한 상황도 아니요, 세자의 죽음에 대한 의문도 아니며, 현실감 넘치도록 당시 상황을 재현해 내는데 성공한 미술감독의 배치도 아니다. 자식을 죽음으로 몰아간 비정했던 한 아비와 뒤주 안에서 죽음을 강제 당한 한 인간의 겪었던 8일 간의 슬픔, 두려움 그리고 좌절, 그렇게 죽어가는 아비를 목격할 수 밖에 없었던 무기력했던 그 아들의 심경이다. 때는 253년 전 7월의 무덥고 찌던 여름의 일이라 더더욱 가슴이 아프고 슬프다(悼).. 과연 인간은 왜 사는가... 태어났기 때문에 사는 것인가, 누구 말대로 행복을 추구하려고 사는 것인가....

 

 

 

 

 

 

죽음의 원인이 무엇인지 나는 정확히는 알수 없으나 한 인간의 죽음을 깊이 애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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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과정의 논문 원고를 교정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몇일 째 논문과 씨름하느라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워낙 가까운 사람이 부탁한 일이라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그러마하고는 덥석 논문을 받아들인 것이 그만...이거 장난아니게 골치아픈 일이다. 읽고 있던 책도 동작 그만, 일요일인 오늘도 논문을 펼쳐들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뉴스를 보던 안사람이 뜬금없이 '휘트니휘스턴이 죽었다네요??'라고 경악하듯이 말을 전해온다.

이런??  그 사람이 죽을 나이가 아닌데요??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응수했다.

 

나이가 아마 비슷하지요?

그러게.... 휘트니 휘스턴은 나와는 동갑인데...

 

동갑이라고 휘트니휘스턴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냐 하면 절대로 그럴일은 없다. 그저 나는 그녀의 얼굴과 노래를 알지만 그녀는 나을 알지 못한다... 이것이 무명인과 유명인의 차이점이다.

 

갑작스럽게 그녀의 사망소식을 들으니 세월의 무상함이 밀려온다. 아니 유명세의 허망함이 함께 전해온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그동안 많은 마음고생을 해온 듯 하다. 어찌어찌하다가 약물 사용자가 되었다는 소식도 함께 써있다. 그동안 그 어떤 심리적인 고생을 해온 것일까...내가 알리는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녀가 보디가드라는 영화에 출연하여 노래를 부르며 팬들을 열광시키던 해에 나는 안사람과 그 영화를 함께봤다. 영화를 자주 보지 않지데 그 영화는 어쩌다가 보게된 것이다. 마이클 잭슨이 Beat it 으로 세계를, 그리고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을 때 나는 팝을 거의 모르면서 지냈다. 팝보다는 고전음악에 심취하고 있었던 때문이다. 팝을 좋아하지 않아서 듣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고전음악을 듣다보니 팝을 들을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휘트니휘스턴의 보디가드를 보고나서는 그녀의 노래를 즐겨 듣게되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우 색다르게 느껴졌던 탓이다. 흑인들만이 낼 수 있는 쏘울의 창법을 팝에 반영시켜 울리는 음감은 그야말로 혼을 쏙 빼고도 남음이 있었던 것이다. 음역이 풍부하다는 정도의 말로는 그녀의 노래를 평가할 수가 없으며 여전히 팝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사람으로 그저 안타까움만이 남을 뿐이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그래미상을 6회 수상했고, 누적 음반 판매량이 1억 7천 만 장이란다. 그 구매자들 중에 나도 끼어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7개의 곡을 빌보드 싱글차트에 올려놓은 역사를 쓴 사람이라고 써있다. 그러던 그녀가 음주와 약물에 의지하여 생활을 한 것이다. 물론 의지를 가지고 이겨보려고 애쓴 흔적들이 역력하다.

 

참으로 아까운 인재가 이른 나이에 세상과 결별을 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그녀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애도하는 마음으로 그녀의 노래를 한 곡 다시 들어볼 뿐이다.

 

 

저승이 있다면 그때는 그대의 얼굴을 마주하며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있으리...

안녕히... 휘트니 휘스턴, 

그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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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2-12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이런...
얼마 전 tv에서 그녀의 처참한 몰골을 약간은 비아냥거리는 걸 봤는데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그것도 엄밀히 말하면 사생활인데...
그런데 그녀의 삶이 안타깝긴 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간 재기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말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2-02-12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2 18: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재는재로 2012-02-12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로서는 좋아하지만 그녀의 삶은 별로 남편 잘못만나 망한 케이스 그래도 아쉬운 그녀의
노래를 좋아했는데 더이상 들을수 없다니 ..

차트랑 2012-02-12 18:08   좋아요 0 | URL
때 이른 나이에 숨을 거둔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재는재로님

sggw4 2012-02-12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블로그를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사망원인이 궁금하네요.

2012-02-12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2-13 2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12-02-13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트니 휴스튼이 죽었다니 믿어지지 않네요,,,ㅠ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차트랑 2012-02-13 18:35   좋아요 0 | URL
ㅠ.ㅠ

마녀고양이 2012-02-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트니 휴스턴의 보디가드 주제곡을 잊지 못 합니다.
들을 때마다 가슴이 울리잖아요, 그 곡은.

약물로 인한 죽음이라 추정된다니, 더욱 안타까와요...
제가 좋아하는 배우 중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고 있는데, 그 사람도 10년 가까이 약물로 재활센터와 감옥을 들락날락했지요. 요즘 셜록 홈즈와 아이언 맨을 보면, 재기에 성공한거 같아서 기뻤거든요. 오늘 뉴스에, 신기생뎐을 감독한 손문권 PD가 자살했다고 하네요. 임성한 작가의 남편이고, 두사람이 콤비로 많은 드라마를 만들었었는데 말이죠.

직접적인 자살이나, 약물이나 중독 등의 간접적인 자살이나... ㅠㅠ

차트랑 2012-02-13 18:39   좋아요 0 | URL
어구...
마음 아픈 소식들이 연달아 들려오는군요.

오, 그 눈이 참 이쁜 배우가 바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군요??
아이언 맨을 보면서 그 사람 참 눈빛이 좋다~ 했었거든요.
그토록 매력적인 눈을 가진 그도 고생을 많아했나보군요 ㅠ.ㅠ
재기에 완전 성공하기를 빕니다~

순오기 2012-02-14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아닌 그녀의 삶에서는 보디가드가 없었나 봅니다. 안타까워~~~~~ ㅠㅠ
아~ 보디가드의 감동이 되살아납니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안녕 휘트니 휴스턴~~~~~~~ 안녕 안녕 안녕~~~~~~~~~

좋은날 2012-02-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예요. 마약으로 시들어갈땐 안타깝고 재기했을땐 정말 기뻤는데..
이젠 울면서 듣게되는 그녀의 노래예요.

차트랑 2012-02-16 18:14   좋아요 0 | URL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날님~
 

영화를 말할라 치면 지난 해에는 단 1편의 영화를 본 기록을 가진 영화의 젬병인 사람이다. 그동안 어떤 영화를 보았는지 되돌아 봤다. 그런데 매우 오래 전에 보았고 인기 없었던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물론 가장 인상 깊은 영화가 무었이었냐고 누군가가 묻는 다면 단연 '매트릭스'이다. 그러나 매트릭스는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이고 따로이 말할 필요도 없는 영화인데다가 1년에 한 편 보는 간큰 사람이 논할 그런 영화도 아니다.  

 매트릭스의 감동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오죽했으면 폐업하는 비디오 대여점에가서 비디오를 구입해서 보았고, DVD가 나오자마자 그 DVD를 사서 보았을까...매트릭스만 100여번 반복해서 보았다면 이건 쑨 뻥이고, 수십번 반복해서 본 것은 사실이다.

 결국 영화 매트릭스는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라는 책을 구입하게했다. 워소스키 형제의 철학적 사고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매트릭스는 두고두고 볼 일이며, 볼때마다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숨어있는 철학을 깨닫게 한다.

 

 

매트릭스 이외에 가장 인상 깊고, 감동적이며, 여전히 그 음악을 든는 영화가 있으니, 바로 '신과 함께 가라'이다.

 

 

 

비록 처음의 내용이 재미가 없으시더라도

'카스트라토'가 들려올 때까지만 기다려주시면 감동받으실 지도 모릅니다. 물론 장담 할 수는 없습니다.  

 

종교를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영화 '신과 함게 가라'는 종교를 넘어 매우 인상 깊은 영화였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수도사들은 칸토리안들이다. 칸토리안은 대중을 향해 노래부르지 않는다. 다만, 하늘을 향해 찬양을 하는 사람들일 뿐이다. 칸토리안은 '검소함', '침묵' 그리고 오직 '찬양'만으로 신과 만난다. 찬양은 그들의 '생활'이며,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의식'이자, 그들의 '생명'이다.

 

그러나 칸토리안들이 그 입을 열때면, 그 입에서는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나온다. 칸토리안의 화음은 듣는 이로 하여금 화음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깨닫게해준다. 수정같이 맑고 고우며 화사하고 따듯하며 거룩한 노래라는 것이 그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젊은이가 부르는 고음은 카스트라토 창법이다. 흔한 말로 카운터 테너인 것이다.  남자가 카스트라토를 부르기 위해서는 가성을 연습하여 발달시켜야 하는데 그와 관련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서려있다. 고통과 슬픔, 고독 그리고 아름다움이 배어있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정녕 고독과 슬픔 그리고 고통의 동반자인가...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는 중세의 교회가 권위를 중시한 나머지 웃음을 금지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신성하고 거룩한 장소의 교회에서 웃음은 신격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또한 당시 여자들은 교회에서 침묵해야 했다.  중세 교회안에서 여자의 목소리는 결코 들려와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교회에서 여성부에 해당하는 높은 고음을 남성이 부르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그리하여 카스트라토의 창법으로 그 음역을 소화해낼 수 있는 남성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 이름도 유명한 '엔리코 카루소'와 같은 사람이 탄생하고, 슬프디 슬픈 '파리넬리'라는 영화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우리나라에는 정세훈이라는 분이 카운터 테너이다.

 

여하튼 중세의 칸토리안은 오로지 찬양만으로 신을 섬긴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몰렸다. 검색에 의하면 현재는 전 세계에 딱 2곳만의 칸토리안 수도원이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것이다. 시대가 변하여 카톨릭에서는 칸토리안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견이 있었던 모양이다. 이단이라기 보다는 방식은 비록 다르지만 신을 위해 존재하는 다양성이라는 관점을 인정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황청에서는 이를 수락하기가 꽤 곤란한 모양이다.  중세에 이미 이단으로 낙인 찍힌 교단을 이제와서 정통 카돌릭의 한 일파로 인정한다는 것은 과거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들의 노래를 자꾸만 듣고싶어지는 것은 칸토리안이 멸종의 위기에 처해있어가 아니다. 그 무엇이 아닌 오로지 '찬양의 노래'로 신을 섬기는 그들의 노래를 듣고 싶을 뿐...이토록 아름다운 노래를 다만 듣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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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2-01-14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영화 오래 전에 봤어요.
정말 좋은 영화죠. 지루하지도 않고.
하지만 유럽 영화가 그렇듯 잘 안 알려져서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안 될 걸요?
저는 영화를 거듭해서 보질 않아요.
매트릭스는 그래도 두번쯤 본 것 같기도 한데 2편은 또 좀 그닥 그래서
3편은 안 봤던 것 같습니다. 아, 3편까지 있는 거 맞죠?ㅋ
책은 정말 한번 봐야겠네요.^^

차트랑 2012-01-1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걱~ 스텔라님께서 와주셨군요.
2003년에 개봉한 영화였는데 당시 반응이 별로였던 모양입니다.
바로 내려버린 사연있는 영화였습니다 ㅠ.ㅠ

매트릭스를 두 번 보셨다니...
그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메트릭스 2편은 1편에 대한 관객의 반응에 실망한 나머지...
워쇼스키 형제는 영화속에서
"1편을 몰라보다니, 영화의 관객의 수준에 맞도록 난이도를 떨어트려주지"
뭐 이런 메시지를 흘려보냈습니다. (저만의 생각 ㅠ.ㅠ)
저는 그 대목에서 충격먹었습니다 ㅠ.ㅠ 자격지심이었는지...

제가 워낙 소설은 읽지 않는 편인데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 과 '푸코의 진자'는 알라딘에서 구입해 읽었습니다.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ㅠ.ㅠ
리뷰도 쓰지 못했다는 슬픈 사연이 있는 소설입니다 ㅠ.ㅠ
언젠가는 멋진 리뷰를 쓰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 ^^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스텔라님~

재는재로 2012-01-1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볼기는 봣는데 좀 지루해서 보다 말아서 제가 그나마 가장 낫다고 생각한 영화는
베르린 천사의 시인데 고전이지만 볼만해요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 했지만 역시 원작이 더
좋은 헐리우드 제목은 시티오브 엔젤이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이에요 관심이 가시면 한번

차트랑 2012-01-15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는재로님,
이렇게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시티오브 엔젤의 제목을 들어본 것 같습니다.
페이퍼에 적은대로 저는 1년에 겨우 영화 1편 보는,
간큰 영화 무지렁이랍니다 ㅠ.ㅠ

오죽했으면 재는 재로님께서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영화에 감동을 먹고 그러겠습니까^^

찾아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재는재로님

라로 2012-01-16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페이퍼에요~.
장미의 이름은 영화로만 봤어요.
책으로 읽고 싶은데 벌써 주문한 책부터 아직 읽지도 못한 책이 너무 많아
언제 읽게 될지는 모르지만 님의 서재에서 장미의 이름을 보니 양심이 찔려요,,^^;;

차트랑 2012-01-16 14:17   좋아요 0 | URL
읽고 싶은 책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독서의 시대는 다시 박학심문의 시대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
독서의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책 한 권 미처 읽지 않았다고 찔리신다면
저는 이미...빵구가 낫어야 ㅠ.

마녀고양이 2012-01-1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트릭스 1,2,3편을 이어서, 세번 봤습니다! (아주 당당하게!)
그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은유와 이어진 줄거리, 결론을 이해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물론 저는 스타워즈 보고도 운 사람이기도 합니다만.

파리넬리는 정말 미칠 듯한 느낌으로 봤는데, 올려주신 동영상의
카스트라토 음성을 듣자마자 마찬가지의 전율이 오는군요. 그 아름다운 소리에서
한을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요. 저는 그랬답니다. "신과 함께 가라'란 영화 찾아보겠습니다.

좋은 페이퍼 감사합니다.

차트랑 2012-01-17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트릭스의 완결까지 보셨다니요^^
매트릭스는 볼때마다 새로운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그 어떤 장치들이 있는,
정말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제게는 볼때마다 새로운 그 무엇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는
그런 영화였고, 다양한 철학적 사고들을 개입시켰기 때문에
결국 '매트릭스로 철학하기'라는 책을 읽게 되었답니다.
저는 매트릭스 매니아~^^

파리넬리의 카스트라토가 주는 전율은
형용할 수 없는 그 무엇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신과 함께 가라'는 경우에 따라 재미없는 영화 일 수도 있습니다 ㅠ.ㅠ
물론 저는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고,
잊을 수 없는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아름다움 그 안에 배어있는 슬프디 슬픈 한스러움은...ㅠ.ㅠ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님~




잘잘라 2012-01-17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매트릭스 많이 본 영화 중에 하나예요. 가장 여러번 본 영화는 주성치 소림축구랑 쿵푸허슬^^;; 매트릭스랑은 너무 안 어울리는 영화인가요. 흐흣. 생각해보니 매트릭스 등장 인물은 한결같이 철학적이네요. 컴퓨터 프로그램일 뿐인 악당 스미스조차 그러니 말입니다. 매트릭스 3 마지막 스미스와 네오 대결 막판에 스미스가 네오한테 그러쟎아요. 대체 왜 그렇게 자꾸 덤비는거냐고 왜 그렇게 자꾸 일어서는 거냐고 대체 왜 왜 왜! 그때 완전 스미스한테 감정이입되가지고 네오의 대답을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쿵푸허슬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 음.. 쿵푸허슬을 안 보셨을지도 모르니까 이건 패쓰하고요~ ^^;)

아무튼 대답은(질문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황당하고 어이없는 수준인데요. 뭘 그런 사적인 질문을 다 하고 그러냐는 뉘앙스지요. 제 귀에는 이렇게 들렸어요. "그렇게 물어보면 뭐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니가 그렇게도 궁금해하니까 굳이 한마디 하자면 그냥 그러기로 한 거야. 그래 그냥 내가 그러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해두자."

그냥이든 저냥이든 나는 무엇을 그러기로 정하고 살고 있나 생각해보는 아침입니다.

차트랑 2012-01-17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내가 그러기로 결정했기 때문" 이 대목에서 완전 졌습니다 ㅠ.ㅠ
적극 동감이기 때문입니다.^^

소림축구와 쿵푸허슬을 말씀하시니 생각이 납니다.
주성치를 다시 보게된 동기가 소림축구였기 때문입니다.
소림축구 전에는 주성치는 정말 별로야~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소림축구는 주성치, 자신의 철학을 고스란히 담은 영화라고 생각했답니다.
주성치를 멋진 철학자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쿵푸허슬도 보게되었는데요^
소림축구만 못했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하지만 두편의 영화는 주성치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분명한 계기를 제게 주었답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그때만해도 제가 영화좀 보았네요^^
메리 포핀스님 덕분에 소림축구를 되돌아 보게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메리 포핀스님~

혜덕화 2012-01-17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트릭스는 저도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매트릭스에 대한 책도 있군요.
보관함에 담아두었다가 읽어봐야겠어요.

차트랑 2012-01-18 08:46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
저의 서재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매트릭스를 재미있게 보셨군요.
좋은 페이퍼를 써주셔서 잘 읽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 더욱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혜덕화님~

낭만인생 2012-01-20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심장한 글이네요...
기독교의 진짜는 웃음에 있지요. 장미의 이름을 영화로만 봐서 책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차트랑 2012-01-20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낭만인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