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아파트형 공장이 틈새다 - 지식산업센터 투자 실천 편
도정국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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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다. 중국집 배달, 때밀이 등을 어린 나이에 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 부동산 자산 규모 100억을 비롯하여 월세 2,000만 원의 임대 수익을 누리고 있다. 그 비결이 궁금하여 책을 빠르게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부동산은 똑똑해야만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고정관념의 틀을 깨는 사고와 강한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부동산 정책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부동산 흐름을 거치며 투기 억제 및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 부동산 규제완화 등을 통한 경기 활성화 대책, 임대주택 확대 등 서민 주거복지 정책 등이 쏟아졌다. 결국 우리나라 부동산 정책은 주기적인 가격 상승과 하락에 대응해 대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 긴급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이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하면 후속 조치를 시행함으로써 가격 안정을 되찾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부동산 정책은 크게 두 가지이다. 바로, 가격 안정 정책과 경기 활성화 정책이다. 앞서 두 정권은 부동산 규제 완화를 통한 경기 부양을 지속해왔다. 그리고 이번 문재인 정권은 여러 규제를 통한 가격 안정 정책을 펴고 있다. 가계 부채를 비롯하여 부동산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여 과열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저자는 아파트 투자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가장 큰 이유는 분양부터 입주까지 3년 내외가 소요되는데 이 기간 안에 시장 분위기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거주를 목적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저자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갭투자도 조심해야 한다. 전세가가 하락하면 비자발적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 될 수도 있다. 즉, 내 돈이 묶이게 되거나 은행에서 빌려서 메꾸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레버리지를 이용하면 상승 시 고수익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하락하게 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자는 제목대로 아파트형 공장을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 적극 추천한다. 아파트형 공장은 2010년 지식산업센터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아파트형 공장은 여러 사무실이 한 건물에 입주하는 다층의 집합건물이다. 아파트형 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대부분의 규제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이다. 아파트형 공장은 분양의 70%에서 최대 9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즉, 레버리지를 극대화하여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기존 임대료를 줄이고 더 넓은 사무실을 쓰려고 하는 회사들은 아파트형 공장을 선호한다. 그래서 판교나 성수동, 가산동, 구로 테크노밸리에 아파트형 공장이 많고 문정 법조 단지, 하남 미사지구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아파트형 공장은 휴게 공간과 근무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더불어 관리비도 저렴하다. 강남 도심권 오피스 관리비가 평당 3만 원을 상회하는데 수도권 아파트형 공장 관리비는 평당 5천 원에서 7천 원 선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가장 궁금한 점은 아무래도 어느 지역 아파트형 공장에 투자할 것인가이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상권 분석이 필수지만 잘 모르겠으면 스타벅스 상권을 따라가라고 조언한다. 스타벅스는 모든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하는데 입지와 상권을 분석하는데 탁월하다. 아파트형 공장은 주요 도로(간선도로, 고속 도로)가 인접해 있는 곳을 선정해야 한다.

 

 

 

 

 

저자는 손절매의 중요성도 언급한다. 모든 투자에 있어서 손절매는 중요하다. 오르겠지 하고 마냥 붙들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목표 수익을 잡는 것도 필요하다. 목표치만큼 오르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리하는 결단과 실행력도 필요하다.

 

저자는 신문을 무려 6개나 구독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신문을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는 것이다. 인터넷보다 종이로 직접 읽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계획은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덧붙인다.

 

'컬쳐300 으로 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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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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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계층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엘리트 제국의 몰락>이다. 저자는 소득과 부의 양극화와 대물림이 점점 심해지며 엘리트와 일반 계층은 아예 출발점이 다르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들은 법 위에 있는 사람들인데, 탈세를 했어도 죄는 짓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탈세를 하다 적발되어도 전혀 뉘우치지 않는다.

 

엘리트는 도시의 부유한 지역에 살고 있다. 그들의 자녀들도 좋은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 엘리트들의 부는 높은 사회적 지위로 인한 고소득도 있지만 상속으로 인한 부의 대물림도 한몫한다. 엘리트의 부만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양질의 교육을 통한 사회적 높은 지위도 자연스럽게 엘리트 자녀들의 차지가 되고 있다.

 

사람은 비슷한 부류의 사람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끌리는 법이다. 대기업과 금융회사 간부들이 면접을 볼 때 자신과 비슷한 사고를 하는 면접자들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비슷한 스펙의 면접자들이라도 부모가 기업 간부인 면접자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탈세를 한다는 것은 돈이 많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탈세하다가 걸리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된다. 문제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엘리트들은 탈세에 적발되어도 전혀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기 말고도 비슷한 방식으로 탈세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자신은 운이 없었다는 식으로 표현한다. 또한, 적발되어 세금을 내면서 자신은 남들과 달리 세금을 나름 떳떳하게 낸다고 자부심을 가지기도 한다. 사고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책에서 주로 언급하는 엘리트는 최고경영자, 언론인, 정부 고위 관료, 국회의원 및 의장, 사무총장, 이사 및 이사회 위원, 각 당의 주요 임원이나 고위 직책의 정치인을 일컫는다. 즉, 이들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경제, 정치, 행정 및 사법 분야에서 중대한 의사 결정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유명한 축구 선수나 지식인, 과학자는 엘리트에서 제외된다. 정치, 경제 엘리트들은 자금과 후원을 통하여 과학 연구 방향과 우선순위에도 강력한 결정권을 갖는다.

 

엘리트는 사회적으로 동질성과 배타성을 지닌다. 원한다고 아무나 엘리트 집단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 2가지는 바로 명문 대학교 출신 여부와 개인적 배경이다. 이 두 요소에서 엘리트의 자녀들이 유리한 것이다. 하버드 대학은 장학금 제도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학생이 상위 4% 계층 출신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더불어 아이비리그의 경우 대학 수업료도 어마어마하다. 슬프게도 엘리트 학교가 엘리트 계층을 더 견고히 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SKY 캐슬 드라마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명문 대학 동문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혜택이 또 있다. 졸업생의 자녀들은 평균 4배에서 6배나 높은 입학률을 보이는데, 이들 대학의 특별 전형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경우 졸업생 특별 전형이 5~6% 내로 주어지는데도 입학생의 30%가 졸업생 자녀다. 기회균등을 보장하겠다는 모든 원칙에도 불구하고, 이는 동문 가운데 재력 있는 기부자를 확보하기 위해 대학들이 포기하지 않는 직접적인 특혜다. 자신이 졸업한 대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단지 이타적인 이유에서가 아니라 내 자녀가 혜택을 받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부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고 그로 인하여 빈곤율이 급증하고 중산층은 붕괴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이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정부는 세금 감면과 시장규제 완화를 통하여 양극화를 조장했다. 세율 인하는 부유층의 순이익을 크게 증가시켰고 규제 완화는 돈 있는 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했지만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엘리트들은 사회복지에 돈을 쓰는 것을 과도히 싫어한다. 세금 인상은 당연히 반대한다. 오히려 가난한 이들이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을 탓한다. 더불어 빈부격차와 소득격차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업 CEO와 일반 직원의 연봉 차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과도하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엘리트와 대중과의 괴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엘리트 계층을 견고히 하는 신자유주의 정책과의 결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정의라는 키워드를 통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국가적, 국제적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진행되어야 새로운 세계가 도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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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와 함께하는 유명 건축물 이야기 : Architecture Inside+Out
John Zukowsky.Robbie Polley 지음, 고세범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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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아키텍처 인사이드 아웃>이다. 고대 건축물 뿐 아니라 현대 건축물도 함께 다루고 있어서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총 50개의 건축물을 다루고 있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축물에 내포되어 있는 문화와 역사, 스토리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책은 공공 생활, 기념물, 예술과 교육, 주거, 예배로 나누어 건축물을 소개한다. 공공 생활에서는 콜로세움을 비롯하여 각 나라 국회 의사당 등을 다루고 있고 기념물은 그 유명한 파르테논 신전, 앙코르와트, 타지마할 등을 다룬다. 예술과 교육은 박물관, 미술관, 학교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 전 세계에서 50개를 선별하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는 점을 밝힌다. 아쉽게도 한국 건축물은 여기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한국에도 12개의 세계문화유산이 있는데 창덕궁, 불국사 같은 건축물을 이 책에서 다루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물론 이런 아쉬움이 책에서 소개하는 50개의 건축물을 하나씩 들여다보는 즐거움을 전혀 감소시키지는 않는다.

 

"이 책은 시각적 설명을 통해 주요 유명 건축물을 살펴보고, 입면 및 마감 뒤에 감추어져 있던 축조의 과정을 설명하고자 했다. 문헌 및 시각적 자료를 토대로 각각의 구조를 살펴보고, 각 건축가와 함께 사고하면서, 설계 뒤에 감추어져 있던 생각과 지식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했다."

 

특히, 책에는 각 건물에 대한 단면 스케치들이 수록되어 있어 건물에 대한 입체적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건물 주요 부분에 대한 자세한 구조를 알 수 있다. 또한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시켜 건축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인 건축물을 소개하면 먼저 콜로세움이다. 사진으로 봐도 엄청난 건축물인데 실제 다녀온 사람에게 물어보니 직접 가보면 사진보다 훨씬 웅장하고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처럼, 책을 읽다 보면 직접 여행을 가서 보고 싶은 건축물이 계속 생겨난다. 콜로세움은 놀랍게도 승강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노예들이 기계로 작동되는 도르래를 이용하여 지하 2층 우리에서 사자를 경기장으로 들어 올렸다고 한다.

 

세계 무역 센터 환승 센터도 꼭 가보고 싶은 건축물이다. 2001년 세계 무역 센터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붕괴되고 새로운 건물이 지어졌다. 그리고 세계 무역 환승 센터도 새로 지어졌는데 위에서 바라보면 비둘기를 날개를 펴고 있는 모양이다. 평화의 비둘기를 상징하는 것이다.

 

숲에 둘러싸여 있는 앙코르와트 사원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경이로움이 느껴진다. 앙코르와트는 외진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2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고 하니 그만큼 불가사의하고 놀라운 건축물임이 분명하다.

 

세계 유명 건축물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빠질 수 없다. 호주를 방문하는 이들이 빠지지 않고 방문해서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책에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내부 공연장 사진도 수록되어 있는데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가서 공연을 관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주거 관련 건축물에서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낙수장이 역시나 인상적이다. 이것보다 더 자연친화적으로 주거 건축물을 지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 놀라운 건물에도 하자가 있었다. 바로, 건물에 처음부터 누수가 발생했고 발코니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더불어 구조적 안전성도 미흡하다고 덧붙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축 분야의 놀라운 업적임은 분명하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건축물은 책에서 소개하는 50개의 건축물 중에 유일하게 직접 방문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성가족 성당)이다.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린다는 안토니 가우디의 대표적 건축물로 140년에 걸쳐 공사가 진행 중인데 아직도 미완공인 상태이다. 2026년에 완공이 예측되는데 그 이후에 다시 한 번 방문해야 될 것 같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앞에 가면 일단 그 거대함과 섬세함에 놀라고 안으로 입장하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의 아름다움과 내부의 조화에 압도당한다.

 

<아키텍처 인사이드 아웃>을 읽으면 마치 내가 그 건축물 앞에 있거나 안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충동도 생긴다. 또한, 나도 스케치 연습을 열심히 해서 여행 갈 때마다 건축물이나 경관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바라기는 <아키텍처 인사이드 아웃 2>도 출간되어 한국 건축물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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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 - 정현채 서울대 의대 교수가 말하는 홀가분한 죽음, 그리고 그 이후
정현채 지음 / 비아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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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내용에는 건강과 즐거움만이 아니라 질병과 슬픔과 늙음과 죽음도 있다. 질병을 통해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죽음을 통해 삶의 귀함을 깨닫게 되는 게 우리네 삶의 본질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모두가 아픔과 슬픔 없이 영원히 이 땅에서 장수하기를 원하지만 그럴 수 없다. 인간은 태어나면 반드시 죽는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현실이다. 저자는 '죽음학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죽음에 대한 강의를 했다. 10여 년에 걸친 죽음학 강의를 보완하여 풀어쓴 것이 바로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 없는가>이다.

 

먼저 현대의학의 발달로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음을 언급한다. 수십 년 전만 해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을 아이들을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지켜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중환자실에서 외롭게 시간을 보내고 죽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의료진도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삶을 마무리하고 정리하는 중요한 단계가 아니라 의료의 패배나 실패로 보는 경향이 짙어지게 되었다.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고통만을 주게 되는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환자나 환자 가족, 의료진이 매달리게 되는 것도 이러한 가치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기, 그리고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말기 암 환자들이 그런 치료를 전혀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마지막 일주일간 삶의 질이 훨씬 나빴다고 한다. 또 그런 환자를 돌봤던 사람들도 환자가 사망한 후 심각한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3배나 높았다고 한다."

 

죽음이 다가오면 체중 감소, 식욕감퇴, 발작, 근육경련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병원에서는 이런 환자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주사를 투여하고 MRI 같은 정밀검사를 하는 것이다. 노쇠와 질병을 구분하여 의료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의학이 진보하면서 인간의 죽음까지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으로 인하여 이러한 구분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심폐소생술은 물에 빠졌다가 구출된 후 숨을 쉬지 않거나 교통사고로 인한 치명상으로 심장이 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응급처치법이다. 그러나 말기 암 환자의 심장 박동이 멈췄다고 하여 소생술을 하는 것은 오히려 편안한 죽음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죽음을 터부시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죽음에 관한 진지한 성찰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단적으로 죽음학의 효시로 알려지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죽음이란 존재하지 않고 그저 다른 차원으로의 이동이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하며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근사체험을 인정하며 여러 사례를 책에서 소개한다. 근사체험이란 자신의 몸을 빠져나와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는 것 등이다. 즉, 체외이탈이 근사체험의 대표적 사례이다. 랜싯에 실린 근사체험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사체험은 다음과 같은 열 가지 요소가 있다고 한다.

 

- 자신이 죽었다는 인식

- 긍정적인 감정

- 체외이탈 경험

- 터널을 통과함

- 밝은 빛과의 교신

- 색깔을 관찰

- 천상의 풍경을 관찰

- 세상을 떠난 가족, 친지와 만남

- 자신의 생을 회고

-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인지

 

근사체험을 경험한 이들은 무경험자에 비해 공감과 이해 수준이 높아졌다고 덧붙인다. 그뿐만 아니라 인생의 목적을 더 잘 이해하며 영적인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사후생에 대한 믿음과 일상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근사체험은 삶에 긍정적은 영향을 미친다.

 

체외이탈의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많고 공통점도 발견된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증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저자는 이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거나 거짓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도 15년 전만 해도 근사체험에 대해 관심도 없었고 신뢰하지도 않았지만 이후 수많은 객관적인 관찰과 연구 결과를 접하며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관점은 남은 삶을 더 값지게 살아내며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의료진도 이런 근사체험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환자와 가족을 위축시키지 않고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다.

 

"우리는 여전히 근사체험이 '환각이나 착각이 아닐까' 혹은 '과학적으로 증명이 가능할까'등의 질문을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는 사이에 선진국에서는 근사체험을 활용해 대중의 영성을 진작시키기 위한 운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저자는 근사체험과 종말체험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관찰된다고 말하며 이는 죽음이 소멸이 아니라 옮겨감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한다.

 

철학자 키케로는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삶 전체가 죽음에 대한 준비이다."라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 죽음을 마주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평소에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준비하며 살아야 한다. 또한, 건강할 때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라고 조언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문이다. 죽음에로의 여행을 위한 사전 준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훌륭한 죽음의 주요 요소는 통증 완화와 조절, 명확한 의사 결정, 죽음 준비, 훌륭한 마무리(갈등해소, 인사), 다른 사람들에 대한 기여, 온전한 인간으로서의 존재감 등이라고 설명한다.

 

죽음을 생각하면 일상이 다르게 보인다. 저자는 말기 암 환자 일부는 특별한 안경을 갖고 사물의 참된 모습과 보다 깊은 가치를 들여다보게 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장례식장에 다녀오면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일상을 새롭게 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저자는 자살과 안락사로 구분한다. 자살은 충동적, 폭력적, 은둔 상태에서 독극물로 이루어지는 반면, 안락사는 온건하고 평온하며 가족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안정제, 근육이완제 등 치료제로 이루어진다고 설명한다.

 

"필자가 주장하는 이야기의 핵심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료하다. 즉 죽음은 꽉 막힌 '벽' 같은 끝이 아니라 열린 '문'이며, '이생'에서 '다른 차원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따라서 문을 통과해서 도착하게 되는 사후세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만 자살 예방에 대한 논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즉, 자살한다고 해서 고통스러운 문제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자살로 모든 것을 끝내려고 하는데, 자살한다고 해서 그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저자 강의를 듣고 자살에 대한 생각이 줄고 반성하게 되는 이들도 있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저자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기증서약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유언장 등은 이미 작성해 놓았다. 영정사진도 준비했다. 아내와 사별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나눈다. 사전장례의향서도 준비 중이다. 수의는 면으로 된 옷을 입으려고 한다. 관도 종이로 만든 관을 사용하려고 한다. 조문객들을 위해 틀 음악을 선정하고 USB에 담아 놓는 일은 이미 4년 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묘비명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우리는 모두

무제한 여권을 가진 시간 여행자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과 즐거움이 함께했던

인생 수업을 마치고

본향으로 복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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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 - 에너지와 공정성에 대하여 이반 일리치 전집
이반 일리히 지음, 신수열 옮김 / 사월의책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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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이반 일리치는 '과도한 에너지 소비가 물리적 환경을 파괴하는 것 못지않게 사회적 관계를 필연적으로 퇴보'시킨다고 분명히 말한다. 에너지가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논점이다.

 

"에너지 사용에 상한선을 두는 것이야말로 높은 수준의 공평성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적 관계를 이룩할 수 있는 길이다."

 

예전에 읽은 책에서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소득의 상한선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이 있었다. 즉, 아무리 뛰어난 기술과 독점력을 소유하고 있어도 상한선 이상의 소득을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반 일리치는 에너지의 분배와 관련해서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반 일리치는 중요한 점을 한 가지 더 언급하는데 바로 에너지와 공평성을 동시에 증대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어느 한계 이상이 되면 에너지 사용량을 늘리기 위하여 공평성을 대가로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내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1인당 소비 에너지가 적정 수준을 넘어서면 어떤 사회의 정치체제나 문화적 환경도 필연적으로 쇠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임계점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관료체제가 정한 추상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이 법적으로 보장되었던 개인의 구체적인 주도권을 빼앗고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이 임계점이야말로 사회 질서가 버텨낼 수 있는 한계이기도 하다."

 

에너지 사용의 한계치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자는 이를 속도의 한계치로 환산한다. 나아가 어떤 대중 수송수단이든 시속 25킬로미터를 넘어서자마자 곧 공평성이 저하되고 시간과 공간의 부족 현상이 현저하게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즉, 동력으로 움직이는 수송수단이 교통을 독점하는 것이다.

 

"빠른 속도 자체야말로 수송이 사회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다. 적절한 정치 체제와 바람직한 사회관계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으려면 우선 속도에 제한을 가해야만 한다. 참여 민주주의는 저에너지 기술을 요구한다. 그리고 자유로운 인간이라면 오직 자전거의 속도로만 생산적인 사회관계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혹자는 아니, 교통의 발달로 먼 거리를 짧은 시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이에 대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더 멀리 빠른 속도로 통근하기를 강요받고 이로 인한 피로가 엄청나다고 지적한다. 1시간씩 출퇴근하는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바로 알 수 있다. 도로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

 

"소수 사람들은 속도 증가에 따른 한계효용을 누리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이로 인해 더 많은 한계비효용을 대가로 치러야 한다."

 

즉, 속도가 임계점을 넘어가면 소수는 빠른 속도의 혜택을 누리지만 반대로 다수는 시간 손실을 강요당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할 시간이 우열이 발생하게 된다. 가난한 나라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대로가 생긴다고 해도 그 대로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소수인 것이다. KTX만 해도 그렇다. 그 비용을 넉넉히 지불할 수 있는 사람만 자주 애용하지만 세금은 모든 국민이 함께 충당해야 한다.

 

"모든 사람에게 빠른 속도를 허용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있어 자신을 위해 쓸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 전체가 보유한 시간 예산 가운데 더 많은 몫을 떼어 사람들을 이동시키는 데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동차, 배, 비행기 같은 수송수단을 자본집약적 교통 방식이라고 분류하며 반대개념으로 자력 이동을 이야기한다. 자력 이동은 모든 인간이 타고난 것으로 이동자의 독립적인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보행이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바로 자력 이동이다.

 

특히 자전거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교통수단이자 운반수단이다. 동시에 더 적은 힘으로 빠른 속도의 이동이 가능하다. 무리하게 도로를 낼 필요도 없다.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곳에선 그저 자전거를 끌고 가면 된다. 이렇게 속도의 한계치를 정하자는 것이다. 자전거는 공간도 거의 차지하지 않는다.

 

"자전거를 탄 사람은 보행자보다 3~4배 더 빨리 갈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5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자전거는 인간의 신진대사 에너지를 이동 시의 저항에 맞춰 바꿔주는 완벽한 변환 장치다."

 

저자는 "교통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라는 주장은 결코 입증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스스로를 제한하게 된다. 이러한 제한은 생활공간과 생활시간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게 된다고 덧붙인다. 즉, 우리가 서 있고 걷고 생활하는 곳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

 

"최고 속도에 제한이 없을 경우, 수송수단의 공유나 통제에 있어 아무리 기술적 개선이 이뤄져도 불평등한 착취를 중단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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