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의 시대, 브루독 이야기 - 규칙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변화시킨 움직임
제임스 와트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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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07년 브루독은 스코틀랜드 북동부의 외지고 음울한 산업단지에 있는 창고에 자리 잡고, 세상을 외치기 시작했다. 마틴 디키와 나는 하나의 아주 거창한 사명과 함께 작은 양조장을 세웠다. 그 사명은 영국의 맥주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음주 문화를 완전히 뒤바꾼다는 것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태풍을 일으킬 맥주를 빚다

 

책의 저자 제임스 와트는 24살 때인 2007년에 브루독을 만들었다. 맥주잔에 뛰어난 맛과 장인정신을 부어 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뛰어난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열정을 품게 만들고 싶다는 열망으로 브루독을 시작했다. 브루독은 '크래프트 맥주계의 포스트 펑크, 종말론적 이단아'를 자처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식음료 제조사이자 바 및 레스토랑 운영사가 되었다.

 

설립 당시에 2명이던 직원은 580명으로 늘었다. 그리고 영국 전역에 걸쳐 30여 개의 바를 열어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뿐만 아니라 헬싱키, 도쿄, 로마, 상파울로를 비롯한 15개 도시에도 바를 열었

 

 







창업은 무자비할 정도로

 

누구든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 신규 사업체 중 80퍼센트는 18개월 안에 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즉 신설업체 1천 곳 중 8백개, 10곳 중 8개, 5개 중 4개가 망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충격적인 사망률은 오늘날 잔혹한 사업 환경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사업체만 망하는 게 아니다. 당사자의 미래, 자신감, 꿈, 은행 잔고 등도 실패라는 이름의 배와 함께 침몰한다.

 

사업을 일구는 시기에 내리는 결정은 세상에서 당신이 차지할 자리를 정한다. 갓 태어난 사업체를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가장 기념비적인 결정이 된다. 그러니 안전띠를 매고, 손잡이를 꽉 잡은 다음 도전에 나서라. 당신이 가진 아이디어와 그 실현 대상은 멋지지 않으면 안 된다. 가장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경험이 가장 미숙할 때 내리는 결정이 미래를 좌우한다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자신의 방식대로 일하라

 

사업을 시작하면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모르는 것이 없는 전문가가 된다. 그들을 무시하라. 당신의 비전을 고수하고 독자적인 규칙을 만들며 적극적으로 나서라.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고 있으며, 거기까지 어떻게 갈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멍청하게 알은척을 하는 헛똑똑이들은 조용히 있으라고 해라.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른다. 당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고, 분명 당신만큼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바로 사업이 흥하든 망하든, 남의 조언이 아닌 자신만의 결정을 통해 그렇게 되어야 한다. 실수에서 배우는 것은 패자들에게나 해당된다.실수가 교훈을 제공한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으려 애쓰는 것은 자신의 무능을 정당화하려는 멍청한 논리다.

 

 

영원한 애송이가 되는 조건

 

나는 우리가 하는 일을 사업이 아니라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좋은 맥주에 대한 우리의 열정으로 끌어들이는 운동 말이다. 그리고 그 운동을 오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맥주는 나의 자식과 같다. 절대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다. 사랑하는 일인데 왜 버리겠는가? 팔 생각으로 회사를 키우는 사람들은 오래 갈 회사를 만들지 못한다. 단지 최대한의 이득을 바랄 뿐이며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기는지 관심이 없다. 이런 식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소비자는 더 이상 빼앗기고 속지 않는다. 그들은 똑똑하며, 연기 너머 진실을 꿰뚫어본다.

 

"작게 생각하고, 과감해지고, 용감해지고, 계속 모험을 하라"

 

또 다른 조건은 절대 나가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사업이 커지는 가운데에도 계속 배우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실패로 가는 지름길은 전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다. 엄청난 정보 속에서 서로 연결된 오늘의 세상에서 안전하게 가려는 것은 가장 큰 위험이다. 성장을 가능케 해준 요소에서 눈을 떼지마라.

 

 

재무에 관해선 규칙을 잘 따르라

 

"회계는 비즈니스의 언어다"

- 워렌 버핏

 

펑크 사업가의 자세는 오로지 규칙을 깨는 것이다. 그러나 재무에 관해서는 규칙을 깨는 것을 고려하기 전에 규칙을 따르는 장인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고 안정적으로 현금이 흘러들어오면 규칙을 약간 비틀 여지가 생긴다. 지름길, 추월선, 우회로는 없다. 시간을 들여서 회계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과감하게 외줄을 타야 한다. 흔들리지 않고, 재무적 난관에 시달리지 않는다면 한정된 자원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엄청난 위험 속에서 생존하려면 재무를 완전히 통제하고, 모든 결정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한다. 현금흐름과 손익은 우리의 새로운 친구다. 자세를 갖추고 재무를 배워라.



 

 

돈을 잃으면 경영권도 잃는다

 

성장하려면 돈을 잃는 일은 절대로 삼가해야 한다. 물론 당연히 사업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수익성이 있는 방식으로 키워야 한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에도 '돈을 잃지 말라'는 원칙이 있다. 손실을 통해 성장하는 전략은 결코 오래 지속할 수 없으며, 결국엔 경영권을 잃게 된다.

 

수익성과 재정적 안정을 희생하는 성장은 가치가 없다. 매출은 헛되고 이익은 참되다는 오랜 비즈니스 격언은 영원한 진리다. 그럼에도 매출 성장에만 몰두하여 수익성을 등한시하는 기업들이 너무나 많다. 돈을 잃으면서 성장하는 전략을 추구하면 두 가지 결과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나는 파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영권을 잃는 것이다. 둘 다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아니다. 키를 잡지 못하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오늘날의 기업들에게 마케팅은 모든 것이다. 당신과 회사가 하는 모든 일이 마케팅이다. 현대의 브랜드는 기업에 속하지 않고, 고객에게 속한다. 그리고 마케팅과 관련된 소통은 양방향으로 이뤄진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데 고객들도 활발하게 참여한다. 오랜 규칙과 낡은 기법으로 시장을 독점하고 지배하던 브랜드의 시대는 지났다. 그들이 과거의 방식에 절박하게 매달리는 동안 당신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마케팅의 새벽이 밝았다. 세상을 변화시킬 과감하고 상상력 풍부한 사람들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널렸다.

 

가만히 서 있지 말고 앞으로 나서라. 마케팅에 관한 한 안전한 행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안전은 지루하고, 길을 잃게 만든다. 안전을, 무리를 따르지 말라. 선두에 이끌고, 규칙을 깨라. 관습과 대가는 잊어라. 이제는 규칙 없이 제품을 알리고, 펑크의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세상을 급습할 때가 왔다.

 

 

기업 문화는 집단적 가치 체계다

 

기업 문화는 회사의 DNA이자, 유전자 코드이자, 윤리적 나참반이다. 또한 브랜드의 내부적 의미와 외부적 이미지와 맞아야 일관성과 진실성을 확보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이 가슴에 품고 지녔던 게 '신독愼獨'이었듯이, 기업의 문화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을 때 행동에서 드러난다. 요즘에는 항상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지만 말이다.

 

가치관은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당신이 믿는 가치를 열정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핵심은 당신이 적어놓은 내용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실제로 한 일이다. 이는 예언과 같다. 리더가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화를 창출하면 그 문화는 현실이 된다. 훌륭한 기업 문화는 모든 것을 한데 묶는 접착제와 같다. 기업 문화는 조직의 근간으로서 모든 일을 이끌어야 한다. 기업 문화를 유지하고 육성하는 일은 성공에 필수적이다. 기업 문화는 브랜드의 진실에 뿌리를 둬야 한다. 참되고, 솔직하고, 실질적이어야 한다.

 

강력한 문화를 만드는 요소

 

확고한 명확성

일관성이 핵심이다

혁명에 동참하라

직원들에게 권한을 줘라

문화를 기준으로 채용하라

 

 

문제는 결코 문제가 아니다

 

모든 기업에서 많은 파국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 거기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당신의 운명과 세상에서 차지할 자리가 결정된다. 멍청이들이나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걱정하느라 귀중한 시간과 활력을 낭비한다.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의 결과를 내라. 우리는 결코 위험을 회피하지 않았다. 오늘을 사는 사업가들은 그럴 수 없다. 그러니 이 목록과 운명을 함께 하라. 다행히 우리의 맥박은 아직도 뛰고 있다. 읽고, 소화하고, 파란을 일으키고, 당신의 세상을 재창조하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그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상황이 어려울 때, 일이 크게 잘못되었을 때, 진정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 당신은 리더로서 일이 잘못되거나 큰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감사히 여겨야 한다. 팀원들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주도적으로 나서서 일을 이뤄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 뛰어난 사람들은 두각을 드러내고, 자격을 증명하고, 능력을 보여줄 기회로 문제를 본다. 문제는 결코 문제가 아니다. 진정한 문제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태도는 좌절과 모험의 차이를 만든다.

 

 

모든 것은 게임이다

 

"처음부터 열정이 충분치 않다면 결코 버티지 못한다"

- 스티브 잡스/펑크 기업인

 

구식은 잊어라. 기존 체제를 불태워라, 새로운 세계 질서를 창출하라. 몇 가지 기본 원칙만 따르면 누구나 진정한 펑크 사업가가 될 수 있다. 열정과 사명을 당신의 존재와 의미를 정당화하는 증거로 삼아라. 모든 운동이 그렇듯 사명을 달성하는 일에는 시간이 걸리며, 갈고 고통스런 길을 지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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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 미래의 기회 편 - 윤리, 기술, 중국, 교육 편 명견만리 시리즈
KBS '명견만리' 제작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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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우주로 뻗어 나갈 채비를 해나가고 있고, 수명은 30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빅데이터 분석기술이 진화하면서 인공지능은 더욱 빠르게 발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인류의 노동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다. 정치, 경제, 기술 등 모든 영역이 새로운 개념들로 재구성되어 우리는 이제껏 인류 역사에 전례 없는 변화를 겪는 중이다. 바야흐로 변화무쌍의 시대에,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가 넘친다. - '프롤로그' 중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변화를 맞이하는 개인은 불안과 두려움을 느낀다.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지혜가 절실한 시대, 불안과 두려움에 빠진 개인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절박감과 위기감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의 변화 속에서 내일을 꿰뚫어보기 위한 질문과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새로운 형식의 다큐멘터리 <명견만리明見萬里>가 KBS1 TV를 통해 방송되었다. 뛰어난 통찰력을 지난 당대의 지성인들이 매주 출연하여 이 사회가 당면한 미래의 이슈들을 강연을 통해 청중들과 소통하며 함께 공감하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던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맡은 제작진은 강연+다큐, 지식+공감, 전문가+대중이 융합된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의 진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김난도, 김영란, 서태지, 성석제, 장진, 최재천 등 우리 사회 주요 인사들이 출연하여 진정성 있는 강론을 펼쳐왔으며, 여기에 일반인 청중으로 구성된 '미래참여단'의 역할이 더해져 집단지성의 힘으로 인류 공동의 미래를 모색해왔다.

 

책은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등 4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윤리 파트에서는 자본주의 사회가 정글화 되면서 생겨난 의외의 결과물로서 '착한소비'에 주목하였고, 앞으로 '김영란법'이 만들어낼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짚어보고 세계적 트렌드로서의 '반부패'를 조명하였다. 기술 파트에서는 인공지능, 플랫폼 혁명 등 변혁의 물결이 거세질수록 우리에게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중국 파트에서는 전 세계의 가장 큰 소비자였던 중국의 영향이 우리 일상의 풍경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향후 중국 경제의 변화를 예측하면서 우리 사회의 대응책을 고민해보았다. 교육 파트에서는 지식의 폭발 이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융합교육을 살펴보고 그에 반해 아직 과거의 교육 방식에 묶여 있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짚어보았다.

 

 

국가 부도 위기를 경험한 그리스

 

그리스에는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종종 자신이 마신 커피값 외에 한 잔 값을 더 지불하곤 한다. 이른바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다. 커피를 사 마실 돈이 없는 노숙자나 실직자 등 가난한 이웃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맡겨두는 커피'다.

 

누군가를 위해 '힘내세요'라는 응원 쪽지와 함께 커피값을 지불한 것이다. 쪽지가 말하자면 구매 쿠폰인 셈이다. 처음에 4곳에서 시작한 이 카페가 현재는 그리스 전역에 1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 카페 운동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알레판티스다. 그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카페가 자리잡을 것이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 삶에는 생존을 위한 빵뿐 아니라 삶의 아름다움이라는 장미도 필요하다. 힘든 누군가가 생존을 위한 투쟁 속에서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이 모여 서스펜디드 커피라는 착한소비를 가능하게 했다. 그리스에서뿐 아니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곳곳에서 서스펜디드 커피를 만날 수 있으며, 불가리아에서는 150개 이상의 카페가 동참하고 있다.

 

 

김영란법의 의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다소 생소한 나라 보츠와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를 줄 아는 노래가 하나 있다. 아래와 같다.

 

안녕, 안녕, 부패여! 너에게 작별인사를 전해.

우리는 보츠와나에서 태어났어요.

보츠와나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려 있어요.

 

청렴함을 바탕으로 보츠와나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6년 기준 보츠와나의 1인당 명목 GDP는 5897달러로 아프리카 최상위권이다. 더불어 주변국 가운데 국제신용등급 1위를 유지하는 것도 깨끗한 사회가 이룩한 큰 성과다. 부패 없는 사회를 바탕으로 이룬 경제발전은 국민의 신뢰와 자부심으로 이어졌다. 국가 이익이 국민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다 보니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종족 간의 갈등도 없고 정치도 안정되어 있다. 깨끗해야 강해질까, 강해져야 깨끗해질까?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 적용할 김영란법의 의미다.

 

 

 

전기차 기술을 무료로 공개한 이유

 

2014년 6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는 배터리 과열 방지 기술과 급속충전 기술인 슈퍼차저 기술을 포함해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특허기술 1400여 개를 무료로 공개했다. 토요타 또한 2015년 1월 세계가전박람회CES에서 수소차 특허 5680개를 전면 공개했다. 이들이 엄청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자사의 독점기술을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독점적 기술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길이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테슬라가 전기차 시대를 여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의 CEO 

 

공유와 개방 그리고 이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조는 문화 산업에서도 나타난다. 2014년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가인 <렛잇고>의 엄청난 인기에는 '공유'의 힘이 작용했다. 월트디즈니는 기존의 저작권 개념에서 벗어나 <렛잇고>의 리메이크를 이례적으로 허용했던 것이다. 즉 팬들이 음악을 리메이크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이후 유튜브 등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버전으로 퍼지면서 <겨울왕국>의 인기로 선순환되었다.

 

 

 

주문량이 하나라도 만든다

 

독일의 주방가구 1위 업체인 노빌리아는 지금까지 규격화된 제품을 대량생산해왔지만, 이제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주방가구도 생산하고 있다. 과연 대량생산에 적합한 컨베이어벨트식 공장에서 어떻게 개인 하나하나에 맞는 맞춤형 가구를 만들 수 있을까?

 

노빌리아는 2년 전 공장시스템을 고객 맞춤형으로 바꿨다. 가구는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한다. 이 과정은 직원이 필요한 부품에 고객 정보가 적힌 바코드를 붙이는 데서 시작한다. 이미 제조라인의 기계에는 고객의 상품정보와 조립방법이 입력되어 있다. 기계는 바코드의 정보에 따라 부품을 선별하고 조립하므로 컨베이어벨트 위에 다양한 부품이 섞여 있어도 오류 없이 작업할 수 있다.

 

이렇게 시스템을 변경한 덕분에 노빌리아는 2700명의 직원이 하루에 2700개의 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간과 기계가 예전과 다른 방식으로 협ㅈ업하는 것이다. 2016년, 노빌리아는 총 74종의 부엌가구를 출시했으며, 나아가 각각의 부엌가구를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제조할 수 있다. 가구의 색을 바꾸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보고 손잡이 위치를 바꾸거나, 아예 다른 제품의 부품을 결합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여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 대해 노빌리아는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셈이다.

 

 
  

 

중국, 청년 창업이 가장 활발한 나라

 

중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청년 창업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나라다.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의 보고서에 따르면 54개 회원국 중 창업자 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중국이었다. 그리고 이 창업 열풍의 핵심에 주링허우(1990년대 출생) 세대가 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베이징의 중관춘에서 이들의 창업 열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의 꿈이 시작되는 차고카페는 주머니 사정이 좋을 리 없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커피 한 잔 값으로 작은 사무실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전기, 인터넷 사용뿐 아니라 회의실 이용 등 다양한 장소가 제공된다. 이뿐 아니라 이곳을 찾은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또한 이곳은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만남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사랑방' 구실도 하고 있다. 예비 창업 청년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공동 창업을 이뤄가기도 한다. 또 이곳에서 투자자들과의 만남이 성사되기도 하는 등 2011년부터 현재까지 130여 개의 벤처기업이 탄생했다. 그 무엇도 두렵지 않는 2억 명의 중국 젊은이들을 보면서 한국의 미래는 무엇인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교육 강국 핀란드의 새로운 교육 혁신

 

프랑스가 지적 전통을 기반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교육 시스템을 가졌다면 핀란드에서는 다른 방향의 교육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핀란드는 이미 전세계가 인정하는 교육 강국이다. 그럼에도 이 나라는 세계 최초로 융합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서로 다른 과목의 교사들이 하나의 주제를 전해 과목을 통합해서 가르치고 있다. 이것이 현재 핀란드에서 진행되는 교육의 화두다. 

 

'기름으로 오염된 바다를 어떻게 정화할 것인가?'와 같은 주제도 훌륭한 융합 수업의 콘텐츠가 된다. 교사들은 이 주제를 위해 생물, 역사, 수학 등을 융합한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융합 수업은 이론 공부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바다를 만들어 보고, 기름을 제거하는 방법도 실험한다.

 

수업의 내용을 예로 들면 이렇다. 물은 남겨놓고 어떻게 기름만 제거할 것인지, 기름 유출량에 따라 필요한 오일펜스의 길이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과거에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들은 어땠는지 등. 하나의 주제를 풀어가는 과정에 여러 과목이 녹아 있다. 심지어 실제로 바다에 배를 타고 나가 노를 저어보는 체육 활동도 하고, 물고기로 요리하는 가사 활동까지 겸한다.

 

이러한 융합 교육을 통해 실용적이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학생들은 예습이라는 걸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중요한 건 사전에 책에서 미리 얻은 지식이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집중해서 생각하고 즐겁게 몰두하는 사고력이다. 이미 교육제도가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핀란드가 왜 이런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할까? 이는 바로 경계를 허물고 자유롭게 넘나들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 즉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어떠한가? 라는 의문이 당연히 생긴다.

 

 

밝은 지혜로 만 리를 내다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밝은 눈들은 한결같이 기본을 강조합니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무섭게 빨라지고 있는 지금, 변화의 장단에 맞춰 그때그때 헐레벌떡 새로운 스펙을 쌓는 것은 실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변화의 고비마다 버티고 서 있을 모든 문을 다 열려면 마스터키를 깎아야 합니다. 이 책이 마스터키를 깍을 모든 이들에게 밝은 눈을 선사할 것입니다. - 최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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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순, 고귀한 인생 한 그릇 - 평범한 인생을 귀하게 만든 한식 대가의 마음 수업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심영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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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아 요리를 하고, 열심히 먹이고, 사랑했습니다. 남들은 요리 선생이다, 한식의 대가다, 거창하게 불러주지만 나라는 존재는 그냥 누군가를 위해 밥하는 사람, 요리를 통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 대상이 가족에서 이웃으로, 친구에서 제자들로, 그리고 얼굴도 모르는 더 많은 사람들로 점점 넓어진 것은 덤으로 얻은 축복입니다. -'차림에 앞서' 중에서

 

 

한식 대가의 마음수업

 

책의 저자 심영순은 대표적인 한식 연구가로 1970년대 초반부터 요리 강습을 시작했고 1988년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 '심영순 요리 연구원'을 세워 40년 넘게 수업을 이어오고 있다. 스물두 살에 남편에게 시집왔을 땐 그냥 손맛 좋은 주부였다. 결혼 후 집에 온 손님들에게 차려낸 밥상 덕에 요리 솜씨가 소문나기 시작했다. 이웃에 사는 주부들이 찾아와 반찬을 배워 갔고 학교 어머니 교실에서 요리를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입소문이 퍼져 나이 서른

 

 

 

 

 

 

 

 

 

칭찬에 대한 목마름이 요리 욕심으로

 

"그래, 잘했구나" 칭찬치고는 너무나 무심한 한마디. 그러나 그 한마디로 그녀의 세상은 천국이 되었다. 그런 천국을 또 맛보기 위해 그녀는 정말 열심히 배웠다. 나이가 들면서 그녀는 살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잘해내고 싶었다. 어릴 때에는 어머니에게 칭찬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했지만 십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그 이상의 호기심과 자부심이 자랐던 것 같다. 그저 어머니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주인의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갑자기 요리 선생이 되다

 

어느 날 셋째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의 원장이 전화로 연락와서는 어머니 모임에 나와서 반찬 만드는 법을 강의해달라는 것이었다. 간곡한 부탁에 이를 뿌리칠 수가 없어서 도시학 반찬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나물 세 가지, 두부와 달걀 요리 두세 가지, 장아찌 두 가지, 볶음류 ㄷ두세 가지, 조림류 두세 가지 등을 준비해 강의에 임했다. 어머니에게서 배웠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기초부터 쉽게 설명했다. 강의 내용에 대해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어머님들이 강의를 더 해달라고 난리가 났습니다"

 

이번에는 도시락이 아니라 남편을 위한 요리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그래서 남편이 입맛 없을 때 잘 먹는 순두부찌개와 대구탕, 육개장 등을 준비해서 가져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손님 상차림을, 그다음에는 술상을, 그다음에는 제사 음식을 가르쳐달라며 계속 신청이 들어왔다. 어느덧 그녀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큰 책임감이 밀려왔다. 그녀의 요리를 배운 사람들은 그것으로 남편과 아이들을 먹일 것이다. 건강하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음식으로 한 효도엔 후회가 없다

 

어머니가 쓰시던 방 옆방을 시어머니에게 내어드렸다. 그때부터 두 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쭉 그녀 가족들과 함께 살았다. 마음이 잘 맞는 두 분이었지만 식성만큼은 완전히 달랐다. 어머니는 싱싱한 나물과 바삭한 생선구이, 조림류를 좋아하신 반면, 시어머니는 푹 삶아 무친 나물 반찬에 김치를 좋아하셨다.

 

그래서 그녀는 처음부터 두 분의 밥상을 따로 차려드렸다. 사람들은 어떻게 한집에서 두 노인을 모시면서 세끼 밥상을 따로 차려드리는 생활을 그리 오랫동안 했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낳고 남편을 낳아준 두 어머니가 한집에서 오순도순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것도, 두 분에게 그녀의 손으로 밥을 지어드리는 것도 너무나 행복했다.

 

 

요리는 시간과의 싸움

 

요리는 시간을 잘 안배해야 한다.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서너 가지 만들 경우 뭐 하나 너무 빨리 되거나 너무 느리게 되는 것 없이 동시에 모든 요리가 끝나야 한다. 그래서 각각의 요리에 소요되는 시간을 거꾸로 계산해서 무엇을 먼저 하고 무엇을 나중에 할지를 잘 결정해야 한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서 7첩 반상을 차리는 데에 30분도 걸리지 않는다. 밥, 국, 나물무침, 고기나 생선 요리 등 하나씩 다 합치면 한 시간 반이 걸리겠지만 밥을 앉혀놓고 나물을 다듬고, 국을 끓이면서 나물을 데치고, 생선을 구우면서 국에 간을 하고 밥에 뜸을 들인다면 30분 만에 모든 준비가 끝나게 된다. 시간 없어 요리를 못 한다는 말은 핑계이다. 요리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스스로 좌충우돌하는 경험을 쌓아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딸들에게서 배운다

 

그녀는 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다. 딸들이 걸어가는 삶의 행로를 보면 큰 성공과 부를 좇기보다는 항상 의미를 좇아간다. 욕심 앞에서 도리를 선택하는 모습을 늘 보았다. 결혼도 조건 좋은 부잣집 남자가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했다. 금슬 좋게 사는 모습을 보며 저런 게 진짜 행복임을 깨닫는다.

 

딸들은 자식의 부모로서도 처신을 잘한다.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고 강요하는 법이 없다. 요즘 엄마들은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려고 혈안이라지만 그녀의 달들은 그런 욕심이 전혀 없다. 심지어 학교 교육이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홈스쿨링을하고 대안학교에 입학시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손주들이 참 잘 자랐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아들이 없다는 아쉬움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살뜰한 사위가 네 명씩이나 있으니 아들들을 거저 얻었던 셈이다. 게다가 사위들은 하나같이 '아내 바보'들이다. 효도는 다른 게 없다. 자기 인생에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그게 바로 효도인 것이다.

 

 

음식도 마음이 중요하다

 

 

음식을 만들고 연구하고 나누었던 요리 인생 70년을 통해 내가 배운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습니다. 가족을 향한 마음이나 손님을 향한 마음, 또는 내 자신까지도 귀하게 대접할 수 있는 자기애를 포함한 마음이 없다면 음식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지혜로운 선조들이 말했던 '손맛'이라는 것이 결국은 이런 마음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차림 마무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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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
린다 블룸.찰리 블룸 지음, 김옥련 옮김 / 아주좋은날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충만해지기 위해서는 진실과 선입견을 구별하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경험자들에게서 많은 조언을 얻는 일이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힘든 일을 겪어냈거나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 혹은 실수를 해서 구렁텅이에 빠졌다가 마침내 시련을 이겨내고 더 현명해진 사람들의 경험담을 많이 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 '앞으로도 행복하게 잘 살고 싶은 우리 모두를 위하여!' 중에서

 

 

결혼과 사랑에 관한 오해 혹은 진실

 

20세기 이전의 결혼은 인종, 지역, 종교 등 서로 일체성을 갖는 집단들이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을 이어나가기 위한 토대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새로운 목적이 더 추가되었다. 결혼생활을 통해 삶의 의미와 이유를 찾고, 정서적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들은 흔히 자신과 꼭 맞는 천생연분, 열렬한 사랑, 폭넓은 교양과 지식, 안정적인 경제력 등을 갖춘 상태에서 노력만 제대로 한다면 서로에게 헌신하는 부부 관계를 이루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정말 녹록지 않는 일임에도 우리들은 이를 간과한다. 지금껏 맹신해온 사랑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사랑에 대한 33가지의 생각이 왜 잘못된 오해인지를 하나하나 짚어본다. 심리상담사인 린다 블룸과 사회복지사인 찰리 블룸은 1972년에 결혼한 부부이다. 그들은 대인관계 훈련과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한 강의와 세미나 활동을 주로 하는 '블룸워크'의 설립자이자 공동대표이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브라질,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덴마크, 스웨덴 등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통합심리대학교, 존에프케네디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으며, <허핑턴 포스트>와 <사이콜로지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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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치과의사를 만나는 10가지 똑똑한 방법 - 치료비가 목적인 엉터리 의사들이 위험하다
사이토 마사토 지음, 조은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결코 착한 사람인 척하려는 것이 아니다. 장사를 할지, 의술을 펼칠지는 각자의 자유다. 단지 "깎아도 소용없으니, 뽑읍시다"라고 말하는 의사를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치과의사의 기본 이념은 치아를 뽑지 않는 것이다. 의사로서의 철학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는 뛰어난 치과의사다. 실력 좋은 전문가다. 치아를 뽑지 않고 남겨서 내 실력을 보여주겠다'라고 아주 조금은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한다. - '들어가는 말' 중에서

 

 

엉터리 치료가 횡행하는 치과 의료계

 

책의 저자 사이토 마사토1953년생으로 가나가와 치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치과보전학 및 치내요법학 박사다. 현재 사이토 치과의원 원장이며 '함부로 치아를 뽑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환자를 정성껏 치료해 왔다. 그는 <이를 뽑지 않는 치과의사의 혼잣말>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이토 치과의원은 치아 문제로 고통 받는 환자들이 일본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드는 치과병원으로 유명하다.

 

한 마디로 그는 별난 치과의사다. 환갑을 넘어 육십대 중반에 육박하는 고령임에도 그는 지금도 입속을 들여다보고 치아를 만지면서 어떻게 하면 씹는 느낌이 좋을지, 어떻게 하면 보기에도 좋울까를 생각한다. 치과 의료계의 불합리한 현실을 그냥 외면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그는 치과업계에서 왕따 당할 수도 있음을 두려어하지 않고 이 책을 썼다.

 

* 환자의 이야기를 차분히 듣고 고민을 묻는다.
* 고민의 원인을 명확하게 판단한다.
* 알기 쉽게 설명하고 어떤 질문에도 답한다.
* 환자의 경제 상태에 맞는 치료를 제안한다.
* 반드시 환자의 동의를 확인한다.
* 전문 분야에 맞는 다른 치과의사를 소개한다.
* 무리하게 치료하지 않는다.
* 기술이 좋아서 아프지 않다.
* 다른 병원의 환자도 성의 있게 처치해준다.
* 치아 질환 예방과 이 닦기를 강조한다.

 

 

 

 

 


 

치과의사의 야반도주

 

1958년, 일본에 건강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이가 조금만 아파도 국민들은 치과를 찾았고 최전성기에는 의사 한 명이 하루에 60~80명의 충치 환자를 치료했다. 이에 점심 먹을 시간도 부족한 형편의 치과의사가 적당히 환자를 치료하며 진료에 응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1945~1975년 동안 치과의사는 별 것 아닌 충치를 깎고 시멘트로 메우거나 발치하는 등 두 종류의 치료밖에 하지 않았다. 

 

수요와 공급의 관계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대기실에는 충치 환자가 넘쳐났기 때문에 치아를 살리기 위해 귀찮은 치료를 할 시간이 없었다. 더불어 당시에는 보존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치아를 깎거나 뽑는 치료밖에 하지 못하는 치과의사가 대부분이었다. '치조농루'라고 하는 치주 질환은 충치 환자만큼 많지 않았기에 충치 치료가 주를 이루었고, 치과의사는 치아를 깎고 뽑기만 해도 바라는 만큼 큰돈을 모았다. 자식에게 치과를 물려준 아버지가 아들에게 한 말은 이렇다.

 

"하루 진료가 끝나면 접수대 아래에 놓인 과일상자에 지폐가 산처럼 쌓엿지. 게다가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도 됐으니 최고로 좋은 시절이었지"

 

'폭력단 대책법'으로 궁지에 몰린 야쿠자가 일본 치과업계에 침투했다. 겉으론 평범한 의료법인이지만 실제로는 야쿠자가 소유한 법인이다. 이들은 지하 금융계의 정보망을 이용해 주식, 외환 투자, 도박 등으로 큰 손해를 입고서 사채를 이용하는 치과의사 정보를 찾는다. 원하는 정보를 입수하면 치과의사를 야반도주시켜, 다른 먼 곳에서 치과를 개업하게 한다. 야반도주한 치과의사는 의사면허증을 앖수당한 채, 저임금으로 혹사당한다.

 

 

 

 

일본에 임플란트 전문의는 없다

 

일본 치과업계에는 몇 가지 전문의 자격이 있다. 치주 질환 전문의, 구강외과 전문의가 바로 그것이다. 후생노동성에서 인정하는 단체는 일본치주질환학회, 일본구강외과학회 등 5개가 있지만 이중 임플란트학회는 없다. 따라서 광고에 뻐젓이 임플란트 전문의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의사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인증서를 본 환자가 학회의 명성이나 수준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인증서가 곧 실력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임플란트 치료를 합니다'라고 하는 표시일 뿐이다. 임플란트는 최근까지 대학에서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 습득을 위해 임플란트학회나 단체에 의한 연수회가 빈번히 열렸지만, 놀라운 사실은 그중에 하루짜리 연수로 번지르르한 수료증이나 인증서를 발행하는 곳도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쉽게 임플란트 인정의나 연수의의 직함을 신뢰하지 말고, 뒤에 기술한 방법으로 좋은 치과의사인지 어떤지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근관 치료, 치과의사의 실력을 보여준다

 

만약에 치아가 없다면 맛있는 음식을 ㅁ먹을 수 없다. 치아가 있기 때문에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이 있고, 씹을 때마다 활력이 생겨나며, 뇌에 자극을 줌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치아가 없어도 장수하며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치아가 없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운전기사들은 껌을 씹으며 졸음 운전을 예방한다고 한다. 이또한 껌을 씹을 때 신선한 산소가 뇌로 보내져 뇌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치과의사의 실력을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이 근관 치료다. 앞서 말했듯이 근관 치료는 흔히 신경 치료라고 부른다. 치아의 안쪽에는 근관이라고 하는 얇은 관이 있어 신경과 혈관이 흐르는데, 이를 치수라고 부른다. 근관 치료란 충치균에 잠식되어 상한 치수를 뽑아내고 근관을 넓혀 깨끗하게 한 뒤 충전재를 넣고 덮는 치료법이다. 치아를 뽑지 않고 환부만 제거해서 치아 조직을 남기면, 환부도 없어지고 뼈가 재생해서 치아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위험한 치과의사 구별법

 

사전에 설명과 동의 없이 치료하는 치과의사

바로 치아를 뽑자고 권하는 치과의사

이미 늦었다고 하는 치과의사

사랑니는 뽑자고 하는 치과의사

치료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는 치과의사

엑스레이 사진을 보지도 않고 발치하자는 치과의사

밤 8시 넘어서까지 환자를 받는 치과

치과위생사에게 맡긴 채 치과의사가 치료하지 않는 치과

매번 담당 의사가 바뀌고 아르바이트 의사가 진료하는 치과

 

 

 

치료 중에는 실력과 태도에 주목하라

 

치료 후, 불쾌감과 위화감이 없게 처치하는 것이 치과의사의 실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치아를 씌우거나 금속으로 메우거나 브리지를 한 경우, 위화감이나 불쾌감을 느끼지 않는가?

 

무엇보다 많이 언급되는 것이 씹을 때의 위화감으로, 인공 치아나 브리지를 한 치아가 다른 치아보다 먼저 씹게 된다면 의사의 실력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치아에 붙이는 브리지의 금속 부분이 잇몸을 강하게 파고 들어가 아플 때도 있다. 말할 것도 없지만 지금 다니는 치과에서 이러한 문제가 일어난 사람은 주저하지 말고 다른 치과로 옮길 것을 권한다.

 

 

일본 치과업계의 현실을 폭로하다

 

이웃 나라 일본은 편의점만큼이나 치과가 많아 환자를 두고서 쟁탈전이 치열하며 환자에게 과도한 치료비를 요구하는 소위 악덕 의사가 넘친다. 운이 없게 이런 의사에게 걸려들면 목숨가지도 위험할 수 있다. 책에는 좋은 치과의사와 나쁜 치과의사를 구별하는 법, 나이가 들어도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 등을 소개하며 업계의 금기를 깨뜨린 긴급 보고서인 셈이다.  한국의 치과업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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