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이유 - 얼떨결에 서른 두리번거리다 마흔 내 인생을 찾는 뜨거운 질문
도다 도모히로 지음, 서라미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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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을 졸업하고 3년이 지난 스물일곱 살의 어느 날, 나는 다니던 비철금속 제조회사를 그만두었다. 이유는 한 가지. 일이 재미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맞는 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재미있는 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다. 내가 찾는 답을 주는 책은 없었다. 그리고 마흔다섯 살에 커리어 컨설턴트 자격증을 땄다. 그때 마음속에 들어온 문장이 있었다. - '시작하며' 중에서 

 

 

"일이란 나의 능력과 흥미,

가치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렇지 않은 일은 지루하고 무의미할 뿐이다"

-도널드 E. 슈퍼, 미국의 직업 심리학자

 

 

나만의 천직을 발견하는 법

 

능력을 펼치지 못할 때, 취미와 동떨어진 일을 할 때, 가치관과 다른 일을 할 때 일은 재미없어진다. 저자는는 출발점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 문장을 만나기 전까지 저자는 자신과 맞는 일, 재미있는 일을 발견하기 위한 법칙 따위는 없다고 믿었다. 사람마다 주어진 인생이 다르므로 결국 모든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도 그렇게 물어본 어른들의 90% 이상은 이십 대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고민하기보다 상황에 맞춰 적당히 직업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상황에 맞춰 적당히 '회사'를 골랐다는 게 맞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할지는 회사 인사부서가 정해준다고 생각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

이것은 진짜일까? 


 

취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에 쫓긴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처럼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힘들다.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는 데 지름길은 없다. 시행착오를 겪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쉽게 발견했다면 오히려 조심해야 한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빈센트 반 고흐, <신발>(1887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면 그 일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조사해보는 것이 좋다. 그것의 핵심은 그 일을 직접 할 경우 경험하게 될 힘든 점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는 애로사항이 있고, 특정 일에만 따라오는 힘든 점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을 정했다 해도 그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하기 싫은 일을 거쳐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의 어릴 적 꿈은 두부가게를 차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두부가게를 운영하려면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그래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와 얘기해 보았다. 보좌관으로 일하려면 정치인들에게 끊임없이 머리를 숙여야 한다고 했다. 연말에는 술자리에서 하도 무릎을 꿇고 술을 따르다 보니 바지 무릎이 닳아 해질 정도라고 했다. 이 둘 다 하고 싶은 일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재능이란 무엇일까

 

이삼십 명 중에서 내가 가장 잘 써서 소설가가 되었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그들 중에 나보다 나은 사람이 대여섯 명은 있었다. 당시에는 분명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들 중에서 소설가가 한 명도 나오지 못한 까닭은 일이나 가정문제 등으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는 소설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꿈이 무엇이든 10년만 열정을 유지하면 반드시 성취할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10년 동안 무언가에 열정을 쏟는다는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 해도 쉽지 않다. 바꿔 말하면 10년 동안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대부분 성취할 수 있다. - 다카하시 가쓰히코, <소설가-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의 소설 입문> 중에서 

 

10년 동안 즐기고, 몰두하고, 열심히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힘들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 일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몰두하다 보면 즐거울 때보다 힘들 때가 더 많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고 싶었던 일이므로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된다. 이것은 그 일에 심리적으로 의지하는 상태인지도 모른다.

 

 


 에드가 드가, <무대 위의 무희>(1876년)

 

21세기 직업론

 

보람이나 진지함은 일뿐 아니라 놀이에서도 똑같이 요구된다. 그것을 뺀 놀이는 지루하다. 그러므로 일과 놀이는 내용적으로 구분할 것이 아니라 시간적으로 나누어야만 한다. - 와시다 기요카즈, <누군가를 위한 일> 중에서

 

진지함과 보람의 관계는 작용 - 반작용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작용 - 반작용의 법칙이란 물체 A가 물체 B에 힘을 주면 반드시 B도 A에게 반대 방향으로 같은 힘을 되돌려준다는 법칙이다. 예를 들어 10의 힘으로 벽을 밀면 벽도 나를 10의 힘으로 민다. 3의 힘으로 벽을 밀면 벽도 3의 힘으로 민다.


벽을 미는 힘을 진지함, 벽이 나를 미는 힘을 보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진지하게 몰두할수록 그만큼 보람도 크다. 진지하게 몰두하지 않으면 보람을 느낄 수 없다. 보람이야말로 재미의 핵심이다. 진지함 → 보람 →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진지함이 다르면 보람도 다르다. 일을 하다보면 힘든 점도 많지만 힘들게 노력한 만큼 재미가 있다. 이렇게 '일은 재미없고 노는 것은 재미있다'는 상식은 결코 정갑이 아니다.

 

 


미하일 네스테로프, <외과 의사 세르게이 유딘의 초상화>(1933년)

 

 

'감목중의'를 떠올려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는 일의 가치를 찾는 네 단계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 답을 찾아보라고 충고한다. 즉 1단계로 '이 일에서 감사한 점은 무엇일까?(감사)', 2단계로 '이 일의 목적은 무엇일까?(목적)', 3단계로 '이 일은 왜 나에게 중요할까?(중요성)', 4단계로 '이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의미)'이다.

 

첫 직장을 구하려고 재수, 삼수를 하는 취업준비생부터 이미 직장을 구해 일하지만 이직을 고려하는 사람, 퇴직을 앞두고 일에 대한 고민을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 책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된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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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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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위인과 성공 인사들은 자기 성찰을 통해 인생의 목표를 이루었다. 그래서 자기 성찰을 위한 혼자만의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감한다. 지금 바로 스마트폰에서 손을 내려 놓고 창밖에 펼쳐던 대자연을 느껴며 자신의 내면과 대화를 시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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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라디오
모자 지음, 민효인 그림 / 첫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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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평범해서 더 특별한 일상의 기억들, 잊고 지낸 추억들, 알다가도 모를 마음의 조각들, 무심코 흘려보낸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세상을 향한 독특하고도 날카로운 관찰력이 돋보인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평범해서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일상이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라디오

 

나는 라디오 애청자 세대이다. 공부를 할 때에도 늘 라디오를 켜 놓는 바람에 어머니에게 혼이 많이 나곤 했다. 아무리 혼이 나도 때를 노렸다가 라디오를 켰다. 낮보다 밤엔 더 심했다. 공부방이 안방에서 제법 떨어져 있었지만 어머니의 감시는 더욱 심했다. 제발 불 좀 끄고 자자고 말이다. 사실 나의 공부방은 마당을 가운데 두고 안방과는 정 반대편에 있었다. 이젠 나이가 들어 왜 어머니의 간섭이 그리도 심했는지 나는 안다. 흥흥흥

 

한 밤중에 듣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는 나에게 무척이나 영향을 미쳤다. 친구나 부모로부터 미처 듣지 못한 예민한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 다방의 DJ처럼 애청자의 신청 사연을 들려주는 그 목소리가 정말 귀에 속속 들어왔다. 아마도 학교 공부를 이렇게 했으면 전교 1등은 따논 당상일 것이다. 당연히 그 분위기도 한몫 했다. 신청곡들이 정말 압권이었다. 이런 시간의 연속 속에서 나의 마음은 성장해 갔다. 비록 세월이 제법 흘렀지만 지금 세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지 싶다.    

 

세상을 마음으로 관찰하는 작가. 필명 모자의 의미는 작가의 말로 대신한다. '모자를 좋아합니다. 모자라서 그런 가 봅니다' 조금은 서툴렀던 자신의 지난 과거 속에서 '이렇게 살아도 될 것 같다'고 느낀 것들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점이 매력이다. 꾸밈없이 담백하게 쓴 그의 글이, 진심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울릴 것이다.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서
잠에 들 시간을 계산하고
출근을 하자마자
퇴근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나는
청춘의 하루가
날아가는 것을 아까워하면서도
하루가
빨리 끝나기만을
- '하루' 중에서

 

 

책의 저자는 수십 년 넘게 써온 아버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짜릿한 재미를 즐겼다고 한다. 부모님이 집을 비운 날엔 여지없이 아버지의 일기장을 뒤적거렸다고 술회한다. 뭔가 그 속에서 발견하는 보물이 있었나 보다. 한 번은 일기장에 숨겨진 10만 원짜리 수표를 발견해 어머니에게 이를 고자질하는 약간은 모자란 그런 아이였다. 일기장을 훔쳐본다는 사실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니 말이다.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의 일기장을 방문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 중학생이 되면서부턴 아예 관심을 끊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고등학생 때 방구석에 먼지가 잔뜩 쌓인 이 일기장을 다시 읽고 나서는 더 이상 여기에 손을 댈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왜냐하면 철이 들어 아버지의 고민과 슬픔을 알게 되었고, 이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일기장의 주인인 아버지의 고독과 애환을 이해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별이 빛나는 이유를 과학자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수많은 공식과 이론들을 인용하면서 태양이 붐어내는 빛이 반사되어 별이 빛난다는 걸 밝혀낸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런 공식과 이론에 별 관심이 없다. 단지 별이 빛난다는 사실을 알기만 하면 된다. 별을 함께 바라보는 내 옆의 당신이 아름답다. 굳이 아름다운 이유를 설명해야 할까?

 

 


 

 

예쁜 소품들이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카페에 앉아 있을 때면
'나도 이런 커피숍 하나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한때는 이 생각에 빠져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는 법까지 알아보았다.

커피 용품을 하나 둘 사 모으고
책을 보고 커피 내리는 연습을 하면서
한동안 열정적이었다.

시간이 지나 내 열정은 차츰 시들해졌고,
어느새 내가 모아둔 커피 용품들은
주방 한 구석에서 먼지만 입은 채
매일 나를 기다린다.

생각해 보면 나는 그저
남의 성공을 보면서 부러웠던 것 같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은
아직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가 흔히 성공이란 단어와 연관 짓는
'열정, 도전, 노력' 같은 단어들은
전혀 객관적이지 않다.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일들이
누군가에겐 특별한 노력으로 비치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별로 성공적이지 못한 보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엄청난 성취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

지금 힘들게 살고 있는 내 인생은,
누군가에겐
엄청난 성공 끝에야 만날 수 있는
인생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을 때에야 조건을 따지게 된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만나야 할 이유가 있어야만 만남이 계속될 테니까.

사랑한다면,
공원 벤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행복에 겨워 시간이 가는 줄 모를 것이다.

그러니, 사랑할 수 없는 이유를
상황이나 조건에서 찾으려 하지 말자.

누군가를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테니까.

 

 

 



 

샤워를 하고
내일 할 일을 정리하고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잠들기 편한 모양을 잡기 위해 몇 번을 뒤척인다.
편안한 마음으로 잘 준비를 마친 후에
핸드폰을 들어 SNS에 접속한다.

오늘 하루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하루를 보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든다.

남들의 일상을 보면서
오늘 나는 즐거운 하루를 살았는지,
내가 잘 살고 있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다.

나는 특별해지길 원하면서도
남들의 일상과 다를 바 없이 살고 싶은 걸까.
자랑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던 것이 아니었는데…
- '# Scene 1' 중에서

 

 


 

언제부턴가 여행을 떠나면

사진을 남기는 게 중요한 일이 되었다.

 

기억하고 싶은 장소

추억하고 싶은 사람들

근사한 저녁과 달콤한 군것질

 

잊고 싶지 않아 연신 사진을 남기지만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되는 건

사진에선 볼 수 없는 다른 기억들

 



 

방구석 라디오

 

중학생까지만 하더라도 엄마와 저자는 함께하는 시간이 길었다. 심심할 때면 종종 안방에 찾아가 TV를 보고 있는 엄마 곁에 누워 말을 걸곤 했다. TV를 보는데 흥미가 떨어지면 우리는 라디오를 틀었다. 수신이 잘 되도록 안테나를 길게 뽑아서 감도가 좋은 방향을 찾아 고정한 다음, 채널을 변경하는 작은 원형의 릴을 돌려 괜찮은 노래가 나오는 곳에서 멈추곤 했다.

 

대낮의 라디오에는 신세대 가수의 노래들이 즐비했지만 저자보다 나이가 많은 노래도 종종 나왔다. 저자의 별들이 부르는 노래와 엄마의 별이었던 이들의 노래가 번갈아 흐르는 신기한 음악상자 덕분에 저자는 자연스레 옛날 노래에 익숙해져갔다. 엄마와 저자가 함께 반복하던 하루는 생각보다 빨리 끝이 났다. 고등학교 1학년을 보내는 동안 키 17센티가 훌쩍 자랐다. 키가 크고 학교와 친구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저자는 차츰 바빠지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은 후에도 여전히 라디오를 즐겨 들었지만 라디오의 위치는 어느새 저자의 방 머리맡으로 바뀌었고, 모르는 사이에 엄마와의 대화는 시계 바늘이 돌아가는 딱 그만큼씩 줄어들었다. 대단치 않은 일상의 기억들인 것 같은데, 나이를 먹으면서 저자는 그걸 풍선처럼 마구 부풀려 자신의 중요한 일부인 마냥 소중히 간직하려고 발버둥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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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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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주역을 만난 것은 50세에 이르러서였다. 그동안 공자는 세상의 수많은 것을 이미 터득했지만 천지의 이치를 찾으며 그 근원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알고자 했다. 그래서 그는 삶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道 夕死可矣)"


삶의 목적이 오로지 깨달음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주역은 만물의 근원을 밝힘으로써 깨달음에 이르게 하고, 또한 깨달음을 응용해 인생에 적용함으로써 깨달음 이후에 살아가는 방법까지 밝히고 있다. 공자가 그토록 주역을 좋아했던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 '들어가며' 중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첫걸음

 

세계적인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도 좋아할 정도로 주역은 오랫동안 최고의 경전으로 칭송되며 수많은 학자들이 연구해왔다. 보통 사람들에게 주역은 운세를 보는 책이라거나 읽기 어려운 한문으로 가득한 경전이라고 생각될 뿐이지만 공자는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지도록' 주역을 읽었으며, 노자 역시 주요한 사상을 주역에서 빌려왔다.

 

또한 다산 정약용은 힘든 유배 생활 중에도 수년에 걸쳐 주역에 대한 저서를 남겼다. 서양의 아인슈타인은 주역이 에센스 중의 에센스라고 극찬했으며 정신분석학의 대가 칼 융도 주역을 통해 세상의 거대한 섭리를 찾고자 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공자와 아인슈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주역을 공부하기 시작해 50년 동안 연구에 매진하며 '주역과학'이라는 새로운 체계를 정립했다.

 

저자 김승호에 따르면 주역은 세상과 변화와 세상이 움직이는 이치를 알려주는 지혜의 보고寶庫이므로 우리는 이를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한자와 괘상으로 가득한 주역의 공부는 결코 쉽지 않다. 이에 저자는 보통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역을 풀어낸다. 이 책은 가장 쉽고 명확하게 주역의 기본을 소개하고, 주역 속에 담긴 세상 만물의 변화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지혜란 온 세상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서 비롯되는데, 온 세상의 구조가 이미 범주 속에 포함되어 있다면 멀리에서 찾지 않아도 천지의 운행을 알 수 있다. 대자연은 우연히 마구잡이로 운행하는 것이 아니다. 일정한 섭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범주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의 선각자들은 최고의 범주를 발견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완벽한 범주가 있다면 그것은 지혜의 황금을 만드는 연금술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주역을 공부해야 하는가? 만물의 


공자는 만물의 뜻을 알고자 오랜 세월을 노력했다. 그러다가 주역을 발견하여 크게 기뻐했다. 주역에 바로 만물의 뜻을 규명하는 원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리하여 공자는 평생을 주역에 매달리며 수명이 짧음을 한탄하면서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하늘이 내게 몇 년 더 수명을 빌려준다면 주역을 다 배워 큰 허물을 면할 텐데"

 

인간이 주역을 공부하면 크게 발전하게 된다. 만물의 뜻을 알아가는 것이 주역 공부이니 당연히 발전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만물의 뜻을 공부해 커다란 뜻을 갖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주역을 공부하려면 주역 64괘 괘상의 이름을 정확히 알고 그 이름이 붙은 연유를 아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주역 괘상의 이름은 한 사람의 작품이 아니고 많은 성인(聖人)이 관여해 붙였지만, 그 이름에는 반드시 그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64괘는 만물을 표상한 것으로 이를 다 알면 만물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다.

 

우리들의 마음은 바로 그릇과 같다. 즉 경험과 느낌을 담아놓는 그릇인 것이다. 이 그릇을 좀 더 파고 들어가 보자. 덤벙대는 사람과 침착한 사람이 있다면 이중 어떤 사람이 연못과 닮아 있을까? 연못은 물을 담아놓고 이 물이 밖으로 넘쳐나지 않게 한다. 침착한 사람도 이와 같다. 비록 혼란한 상태에 처하더라도 정신이 무너지지 않고 평정을 유지한다. 침착, 평정은 오랜 수련을 통해 얻어질수 있는 위대한 덕목이다.

 

국민 여동생으로 불렸던 김연아 선수를 떠올려보자. 캐나다에서 열렸던 동계올림픽에서 그녀 앞에서 먼저 연기를 펼친 일본의 마오 선수는 시즌 최고의 경기력에다 최고 점수를 얻었다. 이후 등장한 연아 선수는 놀라울 정도로 흔들림 없이 자신의 최고 기술을 보이며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녀의 스케이팅 기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는 단순히 기술 수련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게 아니다. 이를 익히더라도 시합에서 흔들림 없이 펼쳐내야만 한다. 더구나 수많은 시선들이 자신에게로 모아지는 가운데서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쉽겠는가.

 


    

 

'담겨 있다는 것'의 작용은 매우 놀랍다. 어린아이는 엄마의 품속에 담겨 있을 때 그 마음도 평안해진다. 무술의 달인이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능력은 기술이 아니라 바로 평정이다. 그들은 많은 기술을 연마하지만 가장 갖기 힘든 게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도인들이 벽을 바라보며 명상을 하는 이유도 바로 평정을 기르기 위해서인데, 평정이 없다면 생각도 얕아지는 법이다. 도인은 평정을 수련함으로써 세상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갖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씩은 들떠서 살고 있는데, 이것이 심하면 병을 초래하고 나쁜 운명을 끌어들이게 된다. 넘치지 않는 법,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양이의 태평한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고양이는 유연하고 침착하다. 고양이는 당황하는 법이 없고, 언제나 태평하고 행동을 하는 데는 정밀하고 침착하다. 고양이는 한마디로 침착한 동물인 것이다. 호랑이도 마찬가지다. 옛 사람이 호랑이에 대해 연못의 성질을 가졌다고 말한 것은 정밀하고 탁월한 분석이라 볼 수 있다.


우리 인간은 어떤가? 나 자신부터 침착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곤란한 일을 당했거나 위기에 처했을 때 침착한 자세를 유지하는가? 참 어려운 일이다. 뛰어난 싸움꾼이었던 김두한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러한 싸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침착하지 못한 사람은 적을 마주했을 때 마음이 흔들려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한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된다는 옛말이 있는데, 이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라는 뜻이다.

 

 


 

우리 인간을 살펴보면 어린 시절은 힘이 넘친다. 그것은 하늘로부터 받은 원초적인 힘인데, 나이가 들면서 그 기운이 점점 빠져나간다. 그래서 노인이 되면 의기소침해지고 생명력이 빠져 처져 있게 된다. 이 현상은 이상한 것이 아닌가? 우리 영혼은 늙었다고 변하는 존재가 아닌데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몸이 늙으니 영혼이 그것에 속아서 마음마저 늙게 된 결과다. 우리는 젊을 때조차 병이 나면 의욕이 떨어지는 등 생명력이 감소한다. 주변에서 나쁜 일이 생겨도 마찬가지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서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에 따라 생명력의 부침浮沈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어리석고 부덕不德하다 아니할 수 없다. 어두움을 보면 어두워지고 밝음을 보면 밝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본연의 마음은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으니 외부 일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이것을 깨우쳐주는 것이 바로 주역의 하늘을 상징하는 괘상이다. 우리는 인생의 모든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항상 하늘의 무한한 생명력을 깊게 확인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군자는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 君子以自强不息"

- 공자


주역 공부를 통해 천지의 뜻을 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늘로부터 받은 기운을 스스로 크게 일으키는 것이다. 공자는 주역의 이 괘상을 설명하면서 군자의 길을 가르쳤다. 이는 스스로 보강하면서 영원히 끝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생명력이 넘치는 사람은 반드시 크게 성취할 것이며 남도 사랑할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스스로 일으키면 크게 통하고 크게 성취할 수 있다.

 

 


 

 

공자가 주역을 처음 접하고 크게 좋아했던 이유는 주역이 만물의 유형類型을 보여주기 때문이었다. 이는 만물의 존재형식이 유한하고 모든 것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뜻인데, 이로써 공자는 만물의 뜻에 통달할 수 있었다. 공자는 아직 오지 않은 세상조차도 미리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주역은 영원하나 사람의 삶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택풍대과澤風大過를 살펴보자. 이 괘상은 지나친 행위를 뜻한다. 과도한 욕심, 지나친 행동, 과도한 소유 등을 나타낸다. 옛말에 "오르지도 못할 나무 쳐다보지도 말라"고 했는데 같은 뜻이다. 공무원이 뇌물을 받거나, 당치도 않은 여자를 탐내거나, 술을 많이 마셔 위장에 탈이 나는 것이 바로 이 괘상이다.    

사람은 해서 안 될 일이 분명히 있다. 아무리 궁색해도 남의 재산을 빼앗거나 훔쳐서는 안 된다. 수많은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살펴보면 그 모두 분수를 모르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처럼 욕심이 너무 적으면 의지박약, 너무 많으면 과욕이다.


진시황은 영원히 살고자 했는데, 이는 분명 과욕이다. 어떤 대통령은 법을 고쳐서라도 그 직위에 더 있고자 했는데, 이것도 과욕이었다. 인생은 열심히 목표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지만, 어떤 일에 대해 과감히 체념하는 것도 도전 못지않게 필요하다. 체념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어린아이들은 자기가 한번 하고 싶으면 누가 말려도 고집을 꺾지 못하고 무리한 행동을 한다. 과감한 체념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 수 없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충심으로 타일러 선한 길로 이끌되 하다가 안 되면 그만두어 스스로를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毋自辱焉)"

 

즉 하다가 안 되면 그만둔다는 것이다. 불굴의 신념이란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고 덤비라는 것이지 무작정 마음만 앞서면 이는 시작부터가 옹졸한 것이다. 공자는 맨몸으로 호랑이에게 달려드는 것, 맨몸으로 바다를 건너겠다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체념을 잘하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과욕은 반드시 후회를 낳는 법이다.

 

 

분수에 맞는 삶을 살자

 

우리 모두는 보편적이고 끝없는 저 하늘로부터 각자 태어났다. 그러고는 주어진 숙명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이다. 인생이란 하늘이 만들어낸 세계에 참여하는 행위일 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저 아무렇게나 본능을 따라 즐거운 대로 살면 이는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으므로 인생이 너무 아깝다. 우리는 만물의 영장으로 태어났으므로 그에 걸맞은 삶을 영위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생에 갖추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우선 하늘의 섭리와 함께해야 할 것이다. 그다음은? 세상에 이로운 존재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다음은? 열심히 행복하게 살면 된다. 큰 도리와 합치고, 세상에 참여하여 남을 돕고, 그러고 나서라면 마음껏 살아도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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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나에게 - Q&A a day
포터 스타일 지음, 정지현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막상 펼치고 나면 뭘 써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닫고 마는 평범한 다이어리가 아니다. 지금부터 5년 동안 우리 삶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힌트와 단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제공하는 365개의 질문에 대해 하루에 하나씩, 직접 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안내한다. 즉 같은 질문에 대해 5년간 5개의 답을 기록할 수 있다.

 

 

5년 동안의 궤적을 살펴볼 수 있다

 

2010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영국, 유럽, 전 세계 다이어리북 시장을 석권한 <Q&A a day>가 마침내 한국에 찾아왔다. 기존에 출시된 다이어리북과는 차원이 다른 이 책에는 하루에 하나씩, 1년 동안 그 답을 기록할 수 있는 지혜롭고 영감에 찬 365개의 질문이 담겨 있다. 이 365개의 질문이 곧 전 세계 수백만 독자들이 이 책을 선택한 이유다.

 

'나는 오늘 실존주의자인가, 초현실주의자인가?'와 같은 철학적 질문부터 '머리를 감지 않고 며칠까지 버틸 수 있는가?'와 같은 유쾌한 감정을 불러오는 질문까지, 우리 삶에 가치와 유익, 웃음과 긍정을 불어넣는 물음에 차곡차곡 답을 기록해나가다 보면, 무심코 흘려보낼 뻔했던 우리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마음에 새겨 넣는 놀라운 기회를 만나게 된다.

 



"나를 위해 한 권 사고, 가장 소중한 사람을 위해 한 권 선물했다"는 아마존 독자들의 호평이 줄을 잇는 가운데, 이 책은 2010년 출간 이래 현재까지 250주 연속 영국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를 기록 중이고, 지난 5년간 영미권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다이어리북으로 폭발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해가 바뀌면서 같은 질문에 대해 자신의 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즉 5년 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성장과 변화를 거쳐왔는지, 어떤 순간에 가장 빛나고 행복했는지를 기록함으로써 스스로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간편하게 알려준다.

 

굳이 1월 1일에 시작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1년 중 어느 날에 시작해도 괜찮다. 그저 하루에 하나씩 주어진 지혜로운 질문에 답함으로써, 이 다이어리는 5년 후 자신의 삶에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선물이 되어 줄 것이다. 마치 손때 묻은 추억의 일기장을 들춰보는 선물처럼 말이다. 

 


 

시간이 빠르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그리고 직접 경험해서 더 잘 안다. 평소에 미리미리 공부해 두지 않다가 시험 공부를 새벽 시간에 초읽기 하듯 준비했더니 '혹시나가 역시나'로 끝난 시험 성적표를 받아들고 울상을 지었던 그런 추억을 우리들 모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모두 깨우친 이 다이어리는 마치 선각자답게 우리들이 삶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질문을 한다. 미리 준비하라고 말이다. '내 삶의 목적은 무언인가?', '내일 무엇을 할 계획인가?', '누구와 함께 사는가?', '자서전을 쓴다면 첫 문장을 어떻게 쓰고 싶은가?', '더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나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있다면?' 등등

 


 

 

수없이 많이 읽었던 자기계발 책에서 한결같이 강조하는 내용이 있었다. 가치관을 정립하라, 삶의 방향을 설정하라, 비전을 가져라, 열정이 성공을 좌우한다, 꿈을 가져라 등등은 결국 자신이 살고자하는 목적에 결부된다. 어쩌면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이를 찾고자 마치 숨바꼭질하듯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늦게 찾아도 괜찮다. 남보다 좀 늦게 가면 되니까.

 

자신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

비로소 행복은 시작된다.

 

사소한 행복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

하루 한 시간의 행복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중에서   

 




 

인간은 기록의 동물이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부터 5년 동안 같은 질문에 대해 5개의 답을 기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가 거듭되면서 자신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성장과 변화를 거쳐왔는지, 어떤 순간에 가장 빛나고 행복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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