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일본의 참전 목적은 유럽에서 전쟁 중인 서구 열강들이 아시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음을 틈타서 힘의 공백상태에 있는 중국을 침략하려는 것이었다. 일본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중국 안에 있는 독일 조차지(租借地)와 독일령 남양제도에 주둔하고 있는 영세한 규모의 독일군 병력을 공격하여 쉽게 점령함으로써 중국 대륙을 침략을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또한 일본은 유럽에는 군수품을 수출하고 동남아에는 생필품들을 수출하는 거대한 공급기지가 됨으로써 제1차 세계대전이 일으킨 특수경기의 수혜자가 된다.


(130)

윌슨의 민족자결권이든 레닌의 민족자결권이든, 민족자결권에 대한 한반도의 오독은 이념적 경계선을 훌쩍 넘어버린다. 윌슨의 그 유명한 ‘14개조에는 자결이라는 용어는 없다. 그러니 아무리 눈 씻고 찾아도 민족자결권이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영국 수상 로이드 조지(Lloyd George, 1863~1945) 1918 1 5일 영국 노동조합연맹에서의 연설에서 볼셰비키의 자결이라는 용어와 윌슨의 피치자의 동의를 섞어 쓴 이후의 일이었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역사 서술에서 윌슨의 민족자결권은 부동의 상식이자 진리다. ‘레닌의 민족자결권또한 20세기 한반도의 역사에서 해석학적 오류의 생산성을 잘 드러내준다. 마르크스주의로부터의 일탈을 감수하면서까지 레닌은 공식적으로 피억압 민족의 분리, 독립을 승인했다. 그것은 마르크스주의가 중심부의 노동해방에서 주변부의 민족해방 이론으로 전환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레닌의 속내는 피억압 민족의 프롤레타리아트가 분리 독립이 아닌 통합을 스스로 결정, 자결했으면 하는 것이었다.


(158)

신복룡은 세상사를 속속들이 알고나면 우리는 늘 마음이 쓸쓸해진다는 노엄 촘스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3.1운동 지도부의 전략과 당일의 처사를 볼 때 우리는 꼭 같은 심정을 느낀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3.1운동을 영웅사관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1운동을 민중운동의 시각에서 볼 때 그 참된 위대함과 진면목을 이해할 수 있다. 3.1운동의 주역에는 이름 없는 사람이 더 많다. 역사의 조타수(操舵手)는 당대의 지식인들이지만, 역사의 추진세력은 그 시대의 민중일 수밖에 없다.”

33인의 감옥생활은 길어야 3년이었던 데 반해 지방시위를 주도한 농민 지도자의 감옥생활은 15년이나 되었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보는 “33인 개개인을 존경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이들이 마치 민족대표로서 3.1운동을 지도한 것처럼 인식한다면 이것은 오히려 3.1운동에서 표출된 전민족의 숭고한 민족해방의 의지와 정신을 손상해버릴 수 있다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그들을 민족대표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나약하였다고 주장했다.


(180-181)

이완용이 어떻게 하면 기독교를 믿을 수 있느냐?”고 묻자 스코필드는 기독교를 믿으려면 먼저 이천만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일침을 놓았다고 한다. 프로그램을 제작한 김동관 프로듀서는 우리가 모르던 역사적 사실을 담고 싶었다. 독립기념관을 비롯해 공공기관에서도 비무장, 비폭력 만세운동이 있었던 삼일절과 석호필 박사에 대한 만족할 만한 자료를 찾고 보여주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특히 석 박사는 유품으로 지갑과 여권만 남길 정도로 남에게 베풀고 검소한 삶을 살아갔다고 전했다.


(220-221)

일제가 1920년에 <동아일보>의 발행을 허가한 속셈은 무엇이었을까? <조선일보>는 친일단체에게 허가한 것이므로 굳이 그 속셈을 따질 필요가 없다 하더라도 <동아일보>의 경우엔 보다 깊은 뜻이 있었을 것이다. 그 깊은 뜻은 당시 일본 고등경찰과장의 다음과 같은 술회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동아일보>를 한다는 청년들이 장래 조선의 치안을 소란테 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중심인물들임에도 틀림없습니다. 그럴수록 이런 인물들을 항상 한 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적을 알아야 이쪽의 방비책도 쓸 수 있을 줄 압니다. 저의 정보망만으로 그들의 움직임을 완전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신문을 허가함으로써 그들의 동정을 낱낱이 알 수 있을 줄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모아 놓아야만 일조유사시에 일망타진하는 경찰행동을 취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정간이든 발행 중지든 마음대로 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 신문을 허용하는 것은 백 가지 이득이 있을지언정 한 가지 해도 없을 줄 압니다.”


(258-259)

당시 간도에 주재한 캐나다 선교사 마틴은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먼동이 틀 무렵 일본군 보병이 무장하고 기독교 신자가 많은 이 마을을 포위하여, 먼저 노적가리에다 불을 질러 태웠다. 곧 이어 집안에 들어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여, 무릇 남자는 노인과 어린애를 막론하고 그 자리에서 총살하였다. 채 숨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섶에 불을 붙여 그 몸 위로 던지니, 숨이 넘어가려는 사람의 아픔을 못 견뎌 펄펄 뛰며 비명을 질렀다. 그리하여 숨진 뒤에는 그슬려져 누구의 시체인지 알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들은 이처럼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면서도 사망자의 부모처자로 하여금 지켜보게 했다. 동시에 집에 불을 질러 온 마음이 순식간에 초토화되었다. 일병은 또 다른 마을로 가서 기독교들을 박해하였는데, 산골짜리에서 모든 촌락들이 이러한 참변을 당했다. 일병들을 만행을 자행하고 나서 병영으로 돌아가 일본 천황의 탄생일을 축하하였다. 그러한 참변을 당한 마을은 확실히 알고 있는 것만도 36개 마을이며, 어느 마을에서는 양민 145명이 죽었다고 한다. 중국은 국력이 미약해 이에 대항할 힘은 없지만, 이러한 역사상 일찍이 없던 만행을, 대부분이 기독교국으로 구성된 국제연명에 왜 제소하지 않는가.


(345)

우리들의 희망은 오직 한 가지 어린이들을 잘 키우는 데 있을 뿐입니다. 내 아들놈 내 딸년들을 자기의 물건 같이 여기지 말고 자기보다 한결 더 새로운 시대의 인물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어린이를 어른보다 더 높게 대접해주십시오. 어린이를 결코 윽박지르지 마십시오. 어린이는 항상 칭찬해가며 기르십시오.”

방정환의 연설이 끝나자 참석한 천도교, 기독교, 불교단체의 소년회장과 조선소년단장 등이 어린이, 어른들에게 당부하는 말씀을 계속 한다.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보기로 합시다.”

어린이를 책망할 때는 성만 내지 말고 자세하게 타일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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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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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그럼 오늘은 <꿀벌의 예언> 2권을 이야기해보자꾸나. 1권에서 주인공 르네와 르네의 지도교수 알렉상드르가 퇴행최면을 통해서 전생의 삶을 오가는 이야기를 해주었잖아. 2권에서도 비슷한 여정이 진행된단다. 르네는 최면을 통해 자신의 전생인 살뱅에게 미래의 일들을 알려주고, 살뱅은 그것을 받아 적어 <꿀벌의 예언>을 작성하게 된단다. 그런데 경쟁심과 명예욕이 충만한 알렉상드르도 자신의 전생인 가스파르에게 미래의 일들을 이야기해주었단다. 그래서 가스파르도 예언서를 쓰기 시작했어. 살뱅과 가스파르가 몸담고 있는 성전기사단은 두 사람이 예언서를 쓰고 있는 것을 알고 둘 중에 하나만 공식 예언서로 채택하기로 했어.

아무래도 오랫동안 교수를 했던 알렉상드르에게 르네가 문장력이 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 그렇다면 어떻게 이기지? 가스파르가 쓴 예언서가 선정이 된다면 과거가 다 바뀌게 되는 건가? 타임슬립은 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구나. 르네는 문장력에서 뒤지면 다른 방법으로 이기면 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2053년 미래의 르네를 최면을 통해 만나서, 그를 통해서 더 먼 미래까지 살뱅에게 알려주라고 했고, 2053년의 르네는 현시점을 기준으로 더 먼 미래의 일까지 살뱅에게 알려주었단다. 르네가 알렉산드르부터 훨씬 젊다는 것이 예언서 쓰는데 있어 큰 강점이었단다. 알렉산드르가 모르는 미래의 일들까지 알 수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이왕 이렇게 된 거, 알렉상드르가 최면을 통해 다음 생의 자신을 만나고 오면 되지 않나? 최면을 통해 다음생의 자신을 만날 수는 없나?

아무튼 성전기사단의 단장인 위그 드 팽은 더 먼 미래까지 예측한 살뱅의 예언서를 공식 예언서로 채택했단다. , 뭔가 소설이 산으로 가고 있는 기분. 그런데 살뱅이 침입자의 공격으로 예언서는 잃어버리고 쇠뇌를 맞고 죽고 말았어. 르네는 알렉산드르의 전생인 가스파르의 짓이라고 생각했어. 경쟁에서 져서 말이야. 르네는 알렉산드르에게 분풀이를 했지만, 알렉산드르는 결백을 주장했단다. 설령 가스파르가 그랬다고 해서 전생의 책임까지 현생에서 져야 하는 것인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찾아야 하는데, 돌아가야 할 전생이 죽었으니 이를 어쩌지? 그런데 르네의 전생이 살뱅 한 명뿐이었겠니? 르네는 최면을 걸어서 살뱅이 죽고 다음 생에 태어난 사람을 만나러 갔어.

살뱅은 죽고 에브라르로 태어났는데, 르네가 최면을 걸어 만난 에브라르는 17살이었어. 때는 1291. 에브라르도 성전기사단 소속이었는데, 성전기사단 단장으로부터 특별한 임무를 부여 받았는데, 예언서를 지키라는 것이었어. 당시 에브라르가 있는 지역은 아크레라는 지역이었는데, 르네는 그곳에 예언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아크레 지역으로 향했단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굳이 아크레에 갈 필요가 있나 싶구나. 전생을 따라 계속 <꿀벌의 예언>이 마지막에 보관된 장소로 가면 되지… 1291년에 아크레에 그 예언서가 있다고 아직도 그곳에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아빠가 예상했던 것처럼  에브라르는 아크레에서 마지막 기사단의 단원으로 항전하다가 키프로스 섬으로 도망갔단다. 르네 일행은 이번에는 키프로스 섬으로 향했단다. 허허, 답답하구나.

이 즈음의 알렉상드르의 전생은 클로틸데라는 사람인데, 에브라르가 다시 예언서를 찾는데 클로텔데가 도움을 준단다. 에브라르는 파리 성전기사단 단장에게 예언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받고 파리로 행했단다. 이번에는 파리? 르네 일행은 다시 파리로 행했단다. 그렇게 예언서를 쫓아다닌다고 해도 이미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라서 바뀔 일도 없을 텐데, 가만히 앉아서 전생을 쭉 좇아가다 보면 예언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지 모르겠구나. 읽는 아빠가 좀 답답하더구나.


1.

파리에서 메델리크 교수와 오델리아를 만났단다. 예루살렘에서 안내를 해주었던 메델리크 교수와 그의 아내 오델리아 기억나지? 오델리아는 꿀벌 전문가여서, 르네가 지하성전단에서 발견한 밀납 속에 박제된 여왕벌을 오델리아에게 주었었어. 오델리아는 그 여왕벌의 연구결과를 파리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단다. 밀납에서 발견된 여왕벌은 등검은말벌을 처치할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했어. 그래서 그 여왕벌을 회생시키면 등검은말벌에 면역체계를 가진 꿀벌을 번식시킬 수 있어, 꿀벌의 멸종을 막일 수 있다고 했어.

그런데 그 학술대회에서 르네는 뜻밖의 사람을 만났단다. 바로 베스파였어. 1권의 첫 부분에서 인구폭발과 세계3차대전이 일어난 미래를 보고와서 사고를 당한 그 사람이야. 그래서 르네를 고소해서 르네가 더 이상 최면 공연도 못하고 빚을 떠안게 되었잖아. 알고 보니 베스파는 오델리아의 지인이었어.

르네와 알렉상드르는 다시 최면에 빠졌단다. 그리고 1권에서 퇴행최면에 실패했던 알렉상드르의 딸 멜리사도 다시 시도한 끝에 퇴행최면에 성공하여 전생을 탐험할 수 있게 되었단다. 멜리사 역시 르네와 알렉산드르의 주변인물로 등장하여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단다.

 파리로 온 예언서의 행방은 어떻게 되었을까? 르네와 알렉산드르, 멜리사는 그들은 전생을 통해 시대를 거슬러 올라와서 예언서가 3개의 필사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파리의 소르본대학, 그러니까 알렉산드르가 일하고 있는 대학교에도 하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단다.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이 일하고 있는 대학교에 있었구나. 파랑새인가?

그들은 소르본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예언서 한 권을 발견했단다. 그런데 그때 베스파가 나타나 총으로 위협해서 예언서와 여왕벌을 빼앗아갔단다. , 도대체 베스파의 정체는 무엇인가?  베스파는 어벤저스의 타노스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단다. 지구의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그 수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 거야. 베스파는 미래에 가서 인구폭발의 지구의 현실을 보고, 인구의 수를 줄이기 위해 음모를 꾸몄던 거야. 그래서 답을 찾은 것이 등검은말벌이었고, 등검은말벌을 세계에 퍼뜨리고 꿀벌을 멸종위기에 만든 것도 바로 베스파의 음모였던 거야. 그런데 르네 일행이 나타나 그녀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거야.

이제부터는 르네 일행과 베스파의 일전. 결국 르네 일행은 예언서와 여왕벌을 되찾고, 예언서의 내용대로 2053년 이후 다시 여왕벌을 회생시켜서 인류 평화를 되찾게 된단다. 그런데 지금 여왕벌을 되살려서 처음부터 꿀벌을 멸종 안 되도록 하면 되지, 2053년에 가서 세계3차 대전도 다 일어나 사람들이 많이 죽은 다음에 여왕벌을 되살리게 된 거지? 아빠가 뭔가 놓쳤나? 아니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에 적힌 대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기 때문인가?

….

지은이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기후 위기와 지구온난화라는 인류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소설의 소재로 채택한 것은 잘 한 것 같구나. 꿀벌이 사라지고 있고, 그것이 우리 인류에게 큰 위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경각심도 불어넣어주는, 좋은 역할을 한 것 같구나. 하지만, 너무 쉽게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설정이 너무 판타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역사와 과학을 포괄하겠다는 생각을 하셨는지, 노스트라다무스, 프리메이슨 등도 끌어들였는데 적절했는지 의문이 들었어.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을 읽었는데, 이젠 그의 소설을 읽기에는 아빠의 나이가 너무 많아졌나? 이런 생각도 들었단다.

….

소설의 줄거리를 자세히 해주려고 메모도 좀 많이 했는데, 예언서를 쫓아 이 동네, 저 동네 돌아다니는 이야기라서 많이 생략했단다. 밀린 책읽기와 독서편지를 위해서

오늘은 이상.


PS,

책의 첫 문장: 멜리사가 르네의 방갈로 문을 두드린다.

책의 끝 문장: <꿀벌의 예언>.


"키프로스섬은 솔로몬왕 시절에 구리 생산지로 유명했어. <키프로스>라는 이름도 그리스어로 <구리>를 뜻하는 쿠프로스에서 왔지. 이 섬도 이스라엘 못지않게 외세의 각축장이 됐어.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그리스, 로마…… 현대에 들어서는 영국까지 눈독을 들였지. 제2차 세계 대전 직후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유대인들이 엑소더스호를 타고 이스라엘 땅으로 향하던 중 영국군에 의해 유럽으로 강제 송환됐는데, 그들 중 일부는 다른 불법 체류자들과 함께 이 섬에 수용됐지. 이 사건은 나중에 미국 배우 폴 뉴먼이 주연한 영화 <엑소더스>로 만들어지기도 했어." - P134

"등검은말벌의 벌집은 제거하지 않으면 이듬해에 네 개로 늘어납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번식하는 거죠. 2005년, 그러니까 토냉스시에 최초로 등검은말벌 여왕벌이 유입된 지 딱 1년 만에 로트에가론 지방 전체로 등검은말벌이 퍼져 꿀벌 군락의 30퍼센트가 파괴됐어요. 2006년에는 아키텐 지방에까지 피해가 확산되더니, 2009년에는 급기야 프랑스 전역에서 등검은말벌이 발견됐어요. 이때부터 사람의 사망사고도 잇따랐죠. 등검은말벌의 침에 쏘이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혈관 부종으로 이어져요. 침을 한번 박아 넣으면 빼지 못하고 죽는 꿀벌과 달리 등검은말벌은 여러 번 침을 쓸 수 있어요. 그러는 사이 우리 몸에 많은 양의 벌 독이 주입돼 사망에 이르게 되는 거예요. 프랑스에서만 매년 1백여 명이 등검은말벌에 쏘여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어요." - P213

"꿀벌은 개미, 등검은말벌과 함께 말벌에서 분화돼 나왔죠. 고릴라와 침팬지, 인간이 같은 조상을 둔 영장류 동물인 것과 같아요. 원시 말벌을 조상으로 둔 개미와 꿀벌, 등검은말벌은 일종의 <사촌 형제>인 셈인데, 먹이가 이들을 저마다 다르게 진화시켰다고 이해하면 돼요. 꿀벌은 식물성, 등검은말벌은 동물성, 개미는 잡식성이죠. 이 세 막시류 곤충은 여러 가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커다란 공통점이 있어요. 군집 생활을 하며 한 마리의 여왕을 중심으로 계급 체계가 짜여 있죠."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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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이다


모든 꽃나무는

홀로 봄앓이하는 겨울

봉오리를 열어

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


너의 전 생애는

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

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

두 가지일 것이니


꽃이 필 때

그 꽃을 맨 먼저 보는 이는

꽃나무 자신


꽃샘추위에 시달린다면

너는 곧 꽃 필 것이다


(19)

투표용지에 투표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네가 틀릴 수도 있다중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에 투표했다

나는 바다이다라고 노래하는 물방울에게 투표했다


나는 별들이 밤하늘에 쓰는 문장에 투표했다

삶이 나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내가 삶에게 화가 난 것이라는 문장에,

아픔의 시작은 다른 사람에게 있을지라도

그 아픔 끝내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다는 문장에,

오늘은 나의 몫, 내일은 신의 몫이라는 문장에 투표했다


       - <나는 투표했다> 중에서


(21)

한 사람의 진실



한 사람이 진실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 사람이 진실하면 세상이 바뀔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진실한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 사람이 진실한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

모두가 거짓을 말해도

세상에 필요한 것은 단 한 사람의 진실

모든 새가 날아와 창가에서 노래해야만

아침이 오는 것은 아니므로

한 마리 새의 지저귐만으로도

눈꺼풀에 얹힌 어둠 밀어낼 수 있으므로

꽃 하나가 봄 전체는 아닐지라도

꽃 하나만큼의 봄일지라도


(34-35)

흉터의 문장



흉터는 보여 준다

네가 상처보다 더 큰 존재라는 걸

네가 상처를 이겨 냈음을


흉터는 말해 준다

네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그럼에도 네가 살아남았음을


흉터는 물에 지워지지 않는다

네가 한때 상처와 싸웠음을 기억하라고

그러므로 흉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그러므로 몸의 온전한 부분을

잘 보호하라고


흉터는 어쩌면

네가 무엇을 통과했는지 상기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화상 입힌 불의 흔적

네가 네 몸에 새긴 이야기


완벽한 기쁨으로 나아가기 위한

완벽한 고통


흉터는 작은 닿음에도 전율하고

숨이 멎는다

상처받은 일을 잊지 말라고

영혼을 더 이상 아픔에 내어 주지 말라고


너의 흉터를 내게 보여 달라

나는 내 흉터를 보여 줄 테니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우니까


(52-53)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뭇잎의 집합이 나뭇잎들이 아니라

나무라고 말하는 사람

꽃의 집합이 꽃들이 아니라

봄이라는 걸 아는 사람

물방울의 집합이 파도이고

파도의 집합이 바다라고 믿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길의 집합이 길들이 아니라

여행이라는 걸 발견한 사람

절망의 집합이 절망들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도 있음을

슬픔의 집합이 슬픔들이 아니라

힘이 될 수도 있음을 잊지 않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벽의 집합이 벽들이 아니라

감옥임을 깨달은 사람

하지만 문은 벽에 산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

날개의 집합이 날개들이 아니라

비상임을 믿는 사람

그리움의 집합이 사랑임을 아는 사람

(57)

꽃은 무릎 꿇지 않는다

꽃에게서 배운 것

한 가지는

아무리 작은 꽃이라도

무릎 꿇지 않는다는 것

타의에 의해

무릎 꿇어야만 할 때에도

고개를 꼿꼿이 쳐든다는 것

그래서 꽃이라는 것

생명이라는 것


(82-83)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북극의 빙하는 무너지고

시리아 난민들은 영국 해협에서 떠오르고

카불의 여성들은 검은 히잡 속에 숨는다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티베트 승려들은 몸에 불을 붙이고

후쿠시마에서는 원전수가 바다로 흘러가고

멕시코인 밀입국자들은 트럭 안에서 숨이 막힌다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우한에서는 바이러스가 폐를 잠식하고

갠지스강은 성스러운 중금속으로 오염되고

인도의 노동자들은 수천 리 걸어 집으로 간다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바그바드에서는 자살 폭탄 테러가 이어지고

미얀마에서는 시위 군중이 영화처럼 쓰러지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어린이 병원에 미사일을 쏜다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알래스카에서는 신생아가 울음을 터뜨리고

이스탄불에서는 수도승들이 회전춤을 추고

제주 바다에서는 해녀가 숨비소리 내며 자맥질한다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지구는 초속 30킬로미터로 태양 둘레를 내달리고

야생 기러기는 희망의 날갯짓으로 대륙을 건너고

혹등고래는 새끼 업고 북극해로 이동한다


우리가 입맞춤하는 동안

신이 하루를 더 허락하고

맹인 소녀는 점자로 시를 읽고

아이는 나무 아래서 주운 새를 품에 안는다


(114-115)

접촉 결핍



만약 자신이 죽었는데 그 사실을 모른다면

당신이 허기를 느낄 것이다

뱃속 허기가 아니라 피부의 허기를

당신의 피부는 접촉을 원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가벼운 포옹, 어루만짐, 우연한 스침도

봄바람마저 당신의 얼굴을

간지럽힐 수 없다 다가가 손을 내밀지만

뼛속까지 투명한 혼이 되어

누구도 그 손 잡을 수 없고

그 손 또한 다른 손 잡을 수 없다

살아 있을 때 당신은 접촉을 두려워했다

상처 줄까 상처 입을까

그림자 인형으로 살았다

서로 맞닿은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아무 접촉도 하지 않는 그림자놀이 속

인형으로

하지만 육체가 없는 지금

당신이 갈망하는 것

당신이 질투하는 유일한 것은

서로 만지고 입 맞추고 껴안는 행위

그것들 모두 가능했던 때를

그리워하면서

격렬한 통증 같은 접촉 결핍으로

혼이 점점 희미해져 가면서


(122-123)

늦게 출가해 경전 외는 승려가 발견한 구절


어떤 꽃도

거짓으로 꽃을 피우지 않는다


어떤 새도

절반의 마음으로 날갯짓하지 않는다


어떤 번개도

건성으로 파열하지 않는다


어떤 바다도

절실함 없이 파도치지 않는다


이 길에 온 존재 쏟아붓지 않는 것은 없다

자신이 속한 세상과

일체가 되기 위해

다 걸어야 한다

아무리 작은 기회라도

온몸을 던지는 씨앗처럼


(135)

달에 관한 명상



완전해야만 빛나는 것은

아니다

너는 너의 안에 언제나 빛날 수 있는

너를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너보다

더 큰 너를

달을 보라

완전하지 않을 때에도

매 순간 빛나는 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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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스스로 싸우지 않는 자에게 차례질 권리는 없단 말입니다. 말입니다, 김알렉산드라가 했던 말 위로 아주 오래전 다른 한 사람이 내게 했던 말이 메아리처럼 겹치며 귓전에 울렸다. 부디, 당신이 양반과 침략자, 남자의 편에 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조선에서 양반보다 더한 계급이 남자입니다. 양반이나 아니나 다 그 더러운 계급의 혜택을 누린단 말입니다. 말입니다, 백무아가 조선을 떠나며 남긴 그 말을 들은 가을로부터 얼마나 많은 계절이 바뀌고 해가 지나간 다음, 나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 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가. 모든 차별과 억압, 침략에 반대하는 진정한 인민의 권력. 참된 민주공화정……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의 분신과 같은 소총을 꺼내들고 가늠자를 들여다 봤다.


(549)

고려령 1고지를 떠나기 전에 나는 결과 특임분대 여덞 명의 분대장으로 남은 지휘관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나라가 망한 이래로 우리가 의병이 되어 목숨을 내걸고 싸운 것은 반드시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어서는 아니었소. 이기고 지고를 떠나 오직 의로써 싸워왔소. 그렇게 싸우다가, 저격여단의 창설자 김수협과 항일연합포연대의 청년중대장 현창하, 부중대장 이정재,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이 전사했소. 박한과 리범진이 스스로 목숨을 내던지며 항거했고, 허위와 박상진이 장렬하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소. 그들이 싸워왔기에 오늘의 싸움이 있소. 오늘 싸워내야 내일의 싸움도 있소. 이번에 싸우지 않으면 다음 싸움도 없소. 우리가 포기하지 않아야 언젠가, 대한의 누군가가 못다 한 우리의 이 싸움을 이어갈 것이오. 그렇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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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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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단다. 얼마 전에 출간했는데, 인터넷 서점 초기 화면에 별점 가득 채워 노출되어서 계속 마음을 혹하게 했어. 아빠가 예전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이라고 하면 묻지도 않고 읽었는데, 언젠가부터 다소 실망을 하게 되어 망설이는 작가가 되었단다.

이번에 나온 신간의 제목은 <꿀벌의 예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은 누가 뭐라 해도 <개미>라는 작품이란다. 이번에 새로 나온 소설의 제목에 꿀벌이 포함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개미>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되었단다. 아빠가 읽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번째 소설이 <개미>였는데, 놀랍게 재미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었단다. <개미>와 비슷한 곤충인 꿀벌에 관한 이야기이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으려나? 하는 기대도 생겼단다.

꿀벌이라고 하면 오늘날 기후 위기와 아주 밀접한 곤충이란다. 아빠가 오래 전에 <녹색평론>에서 읽은 바에 따르면 꿀벌의 수가 줄어들 수 있고, 꿀벌이 멸종이 되면 인간들도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거든. 지구 온난화로도 이야기하는 기후 위기로 인해 꿀벌의 개체수는 심각하게 줄어들어 있다고 하는구나. 이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이 그런 꿀벌의 멸종을 다루기도 해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오랜만에 집어 들게 되었단다. 꿀벌의 위기를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는지 이야기해줄게.


1.

르네 돌레다노라는 33살의 공연 전문 최면술사가 주인공이란다. 전직 역사교사였는데 지금은 최면술사가 되어 공연을 하면서 객석의 사람들을 최면의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일을 했어. 이 일은 애인이자 동업자인 오팔과 함께 했어. 오팔도 최면술사이기도 하지만 연주도 함께 했어. 공연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 30년 후의 자신과 만나게 해주기도 했어. 물론 최면에 실패한 사람들도 있었어. 어느 날 베스파 로슈푸코라는 사람이 최면을 통해 미래를 가게 되었는데, 좀더 정확히 이야기기하면 2053 12월 파리로 갔는데 한 겨울이지만, 기온이 40도가 넘고 바글바글한 인파로 인해 걷기 힘든 사회를 보았어. 지구의 인구는 150억이나 된다고 했어. 그곳에서 베스파는 거리에서 많은 인파로 인해 넘어졌는데, 그가 최면 상태가 깨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와 현재를 혼동하여 공연장을 뛰쳐나가게 되었고 그만 교통사고를 당해서 다치게 되었단다.

정신을 차린 베스파는 르네와 오팔을 사기죄로 고발하였고 르네와 오팔은 집행유예를 풀려나긴 했지만, 공연은 폐쇄해야 했고, 거금의 배상금을 주어야 했단다. 그들이 거주하고 있던 유람선도 저당 잡히게 되었어. 그리고 얼마 후에는 오팔이 전생의 애인을 만났다면서 헤어지자며 르네를 떠났단다.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르네는 예전 지도교수님이었던 알렉상드로 라주뱅 교수를 찾아가 일자리를 부탁해서 시간 강사 자리를 얻게 되었단다.

르네는 베스파가 본 미래를 보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아 30년 후의 자신, 그러니까 63살의 자신을 만나게 되었어. 63살의 르네가 이야기하기를, 2047년에 꿀벌이 멸종을 하게 되어 세계는 식량 부족 문제에 빠지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져서 2053 12월까지 여전히 전쟁 중이라고 했어. 그런데 흥미로운 이야기는 사실 미래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베스파가 암울한 미래를 보게 되어 다른 가능성의 미래는 사라지고 이런 암울한 한 가지 미래로 정해졌다는 거야.

이것은 마치 양자역학과 비슷한 것으로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었는데 관찰이라는 행동으로 한 가지만 남고 나머지 가능성은 사라진다는 것. 미래 63살의 르네는 그런데 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 한가지 있다고 했어. 1121년에 살뱅 드 비엔이라는 사람이 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에 단서가 있다고 했어. 최면에서 돌아온 르네는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을 찾아보았지만, 그 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어. 1994년에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가 있어 찾아가보니 이 책은 지은이가 가상으로 쓴 예언서로 알고 있었고, 그 지은이는 2010년에 이미 죽었다고 했어. 당시 어떤 유명한 비평가가 이 책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어 책이 나오자마자 절판되었고, 남아 있는 책은 없다고 했어.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르네는 그 책이 처음 만들어졌다고 하는 중세 시절로 퇴행 최면을 걸어보았어. 자신의 전생을 볼 수 있는 최면이었어. 그런데 이 책에서는 전생을 볼 수 있는 최면을 너무 쉽게 하더구나. 나중에 나오겠지만,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말이야. 정말 자신의 전생을 이렇게 쉽게 최면을 통해 만날 수 있다면, 음 세상이 참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정말 지구를 구한 사람도 있을 테고, 최악의 친일파였던 사람도 있을 테고정신적 충격으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무튼 이 소설에서는 르네가 퇴행 최면을 걸어서 1099년 예루살렘으로 가게 되었는데, 당시 그곳에서는 프랑스에서 파견한 십자군이 이슬람 세력과 공성전을 벌이고 있었어. 그곳에 <꿀벌의 예언>의 저자 살뱅 드 비엔이 있었는데 그는 바로 르네의 전생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현실로 돌아왔단다. 르네는 이런 퇴행 최면에 대해서 지도교수 알렉산드르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흥미를 느끼고 자신도 해보고 싶다고 했어. 르네는 이번에는 알렉산드르와 함께 퇴행 최면을 시도했고, 알렉산드르도 1099년의 세계로 갔단다. 그곳에서 알렉산드르는 가스파르 위멜이라는 사람이었어. 가스파르는 산적단으로 온갖 나쁜 짓을 많이 해서 체포되어 사형까지 구형되었는데 수도사들이 그의 검술 실력을 보고 참회를 하게 되면 다시 기회를 준다고 했어. 가스파르는 진심으로 참회를 하고 십자군에 참여하여 예루살렘 공성전에 참여하게 된 거야.

르네의 전생이었던 살뱅 드 비엔의 이야기도 좀 하자면, 살뱅은 부모님에 의해 수도사가 되었지만 지루하고 답답한 생활을 참을 수 없었어. 수도원 밖으로 탈출을 했다가 우연히 십자군 행렬을 만나게 되어 십자군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이후 가스파르를 만나기도 했는데, 가스파르가 살뱅을 구해주기도 했단다. 르네와 알렉상드르 교수는 전생부터 그런 인연을 가지고 있던 거야.


2.

알렉상드르의 딸 멜리사가 있는데, 멜리사도 역사학자였는데, 르네에게 소개해 주었단다. 알렉상드르는 자신의 전생이 살았던 예루살렘에 가보자고 했어. 그곳에서 최면을 걸면 더욱 생생한 기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말이야. 그렇게 르네는 알렉상드르와 예루살렘을 가게 되었고, 딸 멜리사도 같이 갔단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그들은 알렉상드르의 친구 메넬리크 교수가 안내해 주었어.

르네는 다시 퇴행 최면을 걸어서 살뱅이 되었어. 살뱅은 드보라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단다. 소설의 흐름상 드로라가 멜리사일 것 같은데 아직은 밝혀지지 않았단다. 살뱅은 언젠가부터 꿈에 자신의 수호천사가 나타나서 미래를 예언하는 듯한 말을 해주었어. 그런데 그 수호천사는 사실 르네였단다. 최면 속에 들어간 그가 전생의 살뱅에게 지시를 하는 것인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판타지가 점점 과해지는 느낌도 들었단다. 수호천사가 이야기하기를 꿀벌을 따라가라고 했는데, 이것은 상징적인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꿀벌 모양의 하수구를 발견하게 되어 그 하수구를 따라 가다가 당시 성전기사단의 조직은 근거지인 솔로몬 성전의 지하에 있는 지하성전을 발견하게 되었단다. 그곳에 문서를 하나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최면에 빠지는 방법이 적힌 문서였어. 살뱅은 그 문서대로 최면에 빠지게 되고 그곳에서 꿈속에 만났던 수호천사 르네를 만나게 된단다.

, 다시 정리하자면 르네가 최면을 통해 전생의 살뱅을 보게 되고, 살뱅은 최면을 통해서 르네를 만나게 되는 것이란다. 뭔가 돌고 도는 것 같구나. 살뱅은 수호천사 르네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것을 기억했다가 책으로 쓰기 시작했단다. 뭐야, 그러니까 르네가 찾고 있는 살뱅이 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는 결국 르네가 이야기한 것을 살뱅이 받아 적은 거야? 그러면 굳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을 찾을 필요가 있나? 있었어. <꿀벌의 예언>에는 2101년까지의 일들이 적혀 있다고 했어. 르네가 미래에서 만난 것은 2053년의 르네였으므로 2053년 이후의 일들은 어떤 내용이 적혀 있는지 모르는 것이란다. 르네가는 <꿀벌의 예언> 2053년 이후의 내용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었단다. 살뱅의 친구 가스파르도 꿈에서 수호천사를 만나서 미래에 대해 들었다고 했단다. 가스파르의 수호천사는 누군지 알겠지? 알렉산드르 말이야

….

다시 현재의 르네와 일행들은 지하성전에서 <꿀벌의 예언>을 찾으러 갔다가 가지 말아야 이슬람 지역까지 넘어 가게 되어 경비원에 쫓기다가 경찰서에게까지 감금되기도 했어. 역사를 전공하는 사람들인데 실수를 했다고 사정하고 풀려나게 되었어. 그들을 안내해준 메델리크 교수의 아내는 모델리아라는 사람인데 모델리아는 꿀벌 연구학자였어. 르네 일행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예언서를 찾는다고 하니 꿀벌에 대한 학문적 내용을 도와준다고 했어. 그리고 꿀벌이 왜 멸종 위기에 빠졌는지 알려주었는데, 그건 바로 꿀벌의 천적인 등검은말벌이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했어. 겨울에 등검은말벌 개체수가 줄어야 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에도 등검은말벌의 개체수는 줄지 않고 늘어난다고 했어. 그래서 꿀벌은 점점 줄어든다고 말이야.

여기까지가 대충 1권까지의 이야기란다. 아빠가 졸면서 독서편지를 써서 문맥이 안 맞고 오타도 많을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읽어보고 수정 좀 해야 하겠지만 지금 너무 졸려서 패스하련다.

2권도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책의 끝 문장: 그의 나이 서른둘이었다.


우리가 태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 때문이다.
1. 배우기 위해
2. 경험하기 위해
3.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
- P17

저 나무는 시간을 상징한다고 한번 생각해 봐. 뿌리는 과거를, 줄기는 현재를, 가지는 미래에 해당한다고 말이야. 과거는 땅에 묻혀 있어 보이지 않지.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보는 대상이 아니라, 머릿속에만 떠올리는 대상인 거야. 과거는 땅속 깊이 뻗어 있는 긴 뿌리들 속에 흩어져 있어. 이런 과거와 달리 현재는 단단하고 선명하지. 하나의 줄기 속에 들어 있거든. 미래는 나뭇잎이 달린 무수한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실현 가능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무성한 나뭇잎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라나. 그러다가 햇빛과 수액이 부족한 나뭇잎은 말라 죽게 되지. 나뭇가지 전체가 꺾여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이건 어떤 미래의 방향들이 사라지게 된다는 의미지. 하지만 하나뿐인 줄기에서 뻗어 나와 살아남은 다른 나뭇가지들은 눈에 보이는 단단하고 통합된 현재의 연장선에서 계속 자라게 되네. 나무는 계속 자라나. 하지만 이 미래의 나뭇가지들은 굵고 단단해질 수도, 가늘어져 꺾일 수도 있네. - P23

"뭐, 전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군요. 여러분은 그 누구의 말에도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해서는 안 됩니다. 내 말도 예외는 아니에요. 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에요. 세계를 바라보는 내 관점은 부모와 사회로부터 받은 교육의 영향을 받았어요. 내 관점은 당연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요. 이 말은 우리 모두가 그러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절대적인 객관성을 주장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적어도 여기 모인 우리는 이 사실을 알고 있어요. 경계를 늦추지 마세요. 여러분의 생각을 조작해 거짓을 믿게 하려는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 P88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전형적으로 보이는 반응이 어떤지 알아? 이렇게 다섯 단계를 거쳐 반응한대. 1. 조롱한다. 2. 말도 안 되는 가설이라며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고 공격한다. 3. 가능성까지는 인정하지만 여전히 개연성은 낮다고 본다. 4. 진실임을 받아들이고 나서 왜 미처 그런 생각을 못 했는지 궁금해한다. 5. 너무도 명백한 진실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처음엔 그것을 의심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과 인간이 유인원이 후손이라는 것도 이런 단계를 거쳐 받아들여졌어."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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