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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는 악의적인 능력이지만, 많은 숫자가 모여 협동을 하려면 사실상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 사피엔스가 약 7만 년 전 획득한 능력은 이들로 하여금 몇 시간이고 계속해서 수다를 떨 수 있개 해주었다. 누가 신뢰할 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가 있으면 작은 무리는 더 큰 무리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사피엔스가 더욱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 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뒷담화이론은 농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무수히 많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의사소통의 대다수가 남얘기다. 이메일이든 전화든 신문 칼럼이든 마찬가지다.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우리의 언어가 바로 이런 목적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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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혁명 이후 생물학과 역사의 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생물학은 호모 사피엔스의 행동과 능력의 기본 한계를 결정한다. 모든 역사는 이런 생물학적 영역의 구속 내에서 일어난다.

2. 하지만 이 영역은 극도로 넓기 때문에, 사피엔스는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할 수 있다. 사피엔스는 픽션을 창조하는 능력 덕분에 점점 더 복잡한 게임을 만들었고, 이 게임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더더욱 발전하고 정교해진다.

3. 결과적으로, 사피엔스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우리는 이들의 행동이 역사적으로 진화해온 경로를 서술해야 한다. 우리가 생물학적 속박만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면서 선수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기보다는 운동장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는 라디오 아나운서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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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기 대부분의 장소에서 수렵채집은 가장 이상적인 영양소를 제공했다.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간은 이런 식단을 수십만 년 동안 먹어왔고, 신체 역시 여기에 잘 적응했다. 고대 수렵채집인은 후손인 농부들보다 굶어 죽거나 영양실조에 걸리는 일이 적었으며, 화석 뼈에 나타난 증거가 시사하는 바에 따르면 키가 더 크고 신체도 건강했을 가능성이 많다. 다만 평균 기대수명은 30~40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것은 주로 어린이 사망률이 높은 탓이었다. 출생 1년 이내의 영아 사망률이 가장 높았으며, 이 시기를 지난 아이는 60세까지 살 가능성이 높았고 일부는 80세까지 살았다. 현대 수렵채집인의 경우 45세인 여성은 향후 20년 더 살 것으로 기대되며 구성원의 5~8페센트는 60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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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채집인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1의 물경 다음에는 농부들의 확산과 함께 벌어졌던 멸종의 제2의 물결이 왔고, 이사실은 오늘날 산업활동이 일으키고 있는 멸종의 제3의 물결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우리 조상들이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았다는 급진적 환경보호운동가의 말은 믿지 마라. 산업혁명 훨씬 이전부터 호모 사피엔스는 모든 생물들을 아울러 가장 많은 동물과 식물을 멸종으로 몰아넣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는 생물학의 연대기에서 단연코 가장 치명적인 종이라는 불명예를 갖고 있다. 만일 좀 더 많은 사람이 멸종의 제1의 물결과 제2의 물결에 대해 안다면, 스스로가 책임이 있는 얼마나 많은 종을 절멸시켰는지를 한다면, 아직 살아남은 종들을 보호하려는 의욕이 좀 더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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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몇 안 되는 철칙 가운데 하나는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사치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 다음에는 의존하기 시작한다. 마침내는 그것 없이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우리 시대의 친숙한 예를 또 하나 들어보자. 지난 몇십 년간 우리는 시간을 절약하는 기계를 무수히 발명했다. 세탁기, 진공청소기, 식기세척기, 전화, 휴대전화, 컴퓨터, 이메일…… 이들 기계는 삶을 더 여유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과거엔 편지를 쓰고 주소를 적고 봉투를 우표에 붙이고 우편함에 가져가는 데 몇 날 몇 주가 걸렸다. 답장을 받는 데는 며칠, 몇 주, 심지어 몇 개월이 걸렸다. 요즘 나는 이메일을 휘갈려 쓰고 지구 반대편으로 전송한 다음 몇 분 후에 답장을 받을 수 있다. 과거의 모든 수고와 시간을 절약했다. 하지만 내가 좀 더 느긋한 삶을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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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집트의 파라오 제국이나 중국의 진 제국에서 운영했던 대량 협력망에 대해 장밋빛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 “협력이란 말은 매우 이타적으로 들리지만 항상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평등주의적인 경우는 드물었다. 인간의 협력망은 대부분 압제와 착취에 적합하도록 맞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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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별보배고동이나 달러, 혹은 전자 데이터를 믿는다는 사실은 우리 또한 그것들을 믿게 만들기 충분하다. 설령 다른 사람들을 우리가 미워하고, 경멸하고, 조롱하더라도 말이다. 서로의 신앙에 동의할 수 없는 기독교인과 무슬림은 돈에 대한 믿음에는 동의할 수 있었다. 종교는 우리에게 무언가를 믿으라고 요구하는 반면에, 돈은 다른 사람들이 뭔가를 믿는다는 사실을 믿으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철학자와 사상가와 예언자는 수천 년에 걸쳐 돈을 흉보면서 돈이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매도했다. 물론 그렇기도 하지만, 한편 돈은 인류가 지닌 관용성의 정점이다. 돈은 언어나 국법, 문화코드, 종교 신앙, 사회적 관습보다 더욱 마음이 열려 있다. 인간이 창조한 신뢰 시스템 중 유일하게 거의 모든 문화적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종교냐 사회적 성별, 인종, 연령, 성적 지향을 근거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유일한 신뢰 시스템이기도 한다. 돈 덕분에 서로 알지도 못하고 심지어 신뢰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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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종교전쟁은 특히 악명 높다. 관련자 모두가 예수의 신성 그리고 관용과 사랑이라는 그의 복음을 믿었지만, 그 사랑의 성격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신교도들은 하느님의 사랑이 워낙 크기에 성육신하여 세상에 화신해 기꺼이 고문과 십자가형을 받았으며 그로써 그 분을 믿는 모든 사람을 원죄로부터 구원하고 천국의 문을 열어주었다고 믿었다. 가톨릭은 신앙이 필수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천국에 입장하려면 신자들이 교회의 의례에 참석하고 선행을 해야만 했다. 개신교도들은 보상으로 주어지는 천국행은 하느님의 위대함과 사랑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톨릭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천국행의 스스로의 선행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중요성을 과장하는 것이고,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인류에 대한 신의 사랑만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암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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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왜 역사를 연구하는가? 물리학이나 경제학과 달리, 역사는 정확한 예측을 하는 수단이 아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우리의 현재 상황이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앞에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가령 유럽인이 어떻게 아프리카인을 지배하게 되었을까를 연구하면, 인종의 계층은 자연스러운 것도 필연적인 것도 아니며 세계는 달리 배열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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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백 년간 진보라는 아이디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를 점점 더 신뢰하게 만들었다. 신뢰는 신용을 창조했고, 신용은 현실 경제를 성장시켰으며, 성장은 미래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더 많은 신용을 향한 길을 열었다.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경제는 풍선이라기보다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다. 하지만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오르락내리락거림이 평탄해지면서 전반적인 방향은 오해의 여지가 없이 분명해졌다. 오늘날의 세상에는 신용이 넘쳐난다. 그 덕분에 정부, 기업, 개인은 현재 수입을 크게 넘어서는 큰돈을 장기 저리로 쉽게 빌린다. 지구의 파이가 커지고 있다는 믿음을 결국 혁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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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상사의 존재라는 자신의 속성을 숨기려 최선을 다한다. 대부분의 국가는 자신이 자연적이며 영원한 실체라고, 어떤 시원적 시기에 모국의 흙과 사람들의 피가 섞여서 창조된 존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보통 과장된 것이다. 오랜 옛날에도 민족은 존재했지만 그 중요성은 오늘날보다 훨씬 적었다. 국가의 중요성이 오늘날보다 훨씬 떨어졌기 때문이다. 중세 뉘를베르크의 주민이 국가 독일에 대해 뭔가 충성심을 느꼈을 수는 있지만 자신의 욕구 대부분을 채워주는 가족과 지역 공동체에 대한 충성심과 비교하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게다가 고대에서 국가가 어떤 중요성을 지녔든 간에, 지금껏 살아남은 국가는 거의 없다. 현존하는 국가대부분은 산업혁명 이후에야 진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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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결론적으로, 지금 미국이 보여주고 있는 기묘하게 코믹한 선거 상황은 오늘날 정치라는 것이 다수 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거나 외면해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 민중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치다운 정치가 사실상 실종됐다는 뜻이다. 그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것은 단지 기득권층 엘리트들끼리의 자리바꿈 유희를 위한 요식행위일 뿐이다.

여론조사의 추이가 이대로 간다면, 몇 달 후 미국 대통령 선거는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치다운 정치의 부재 혹은 1%만을 위한 정치 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11)

지금 개헌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필요합니다. 하나는 1987년 개정 당시와 현재, 이 나라가 처한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당시는 세계화도, 지식정보화도, 또 위험사회도 거론되지 않던 시대입니다. 30년 동안 시대가 빠르게 변했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에 맞는 헌법질서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사람이 바뀌었습니다. 30년 전에 헌법 제정에 참여했던 사람은 한 세대 전의 사람입니다. 이후의 세대는 지금 헌법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지금 우리 국민 다수가 현재의 헌법을 우리의 헌법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예요. 그래서 미국 3대 대통령 제퍼슨은 19년마다 헌법의 효력을 상실시키고 새로운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지금 우리가 경청해야 할 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56)

그렇다면 중국이나 시진핑에 관해 모르는 게 아니라 외교나 국제관계의 본질에 무지한 것이다.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분명히 반대한다. 미국이 일본과 남한을 아무리 감싸고 지지해도 두 나라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빌미로 중국 주위에 군사력을 증강시키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전혀 지지할 수 없다. 이와 아울러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느 정도 경제제재를 가할 수는 있어도 북한 붕괴까지 방치하거나 추구할 수는 없다. 북한 붕괴는 중국 안보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북한 체제가 마음에 들거나 북한 지도자들이 좋아서가 아니라 중국 자국의 안보를 위해 북한이 붕괴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뜻이다. 남한의 존재가 태평양 건너 10,000km나 떨어진 미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북한의 존재가 압록강과 두만강을 끼고 1,500km나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라도 할 수 있겠는가.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이와 입술처럼 뗄 수 없는 관계(脣齒關係)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이런 터에 중국이 북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경제제재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불만과 오기를 표출한다면 국제관계에 대한 무지와 억지다.

 

(78)

현 정부는 통일을 지향하는 정책을 수립하기는커녕 입으로만 통일대박론을 외치며 통일로 가는 길과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헌법에 대한민국 정부는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 추진하라고 분명히 못 박고 있음에도, 북의 동포가 굶어 죽든 말든 국제적 경제봉쇄를 통해 체제 붕괴를 기도하고,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척살 훈련까지 공공연히 하는 모습을 보면 이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어둡다고 느껴집니다. 북한의 인권을 언급하면서 북한 주민이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제봉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을 떠나 인륜적, 도덕적 패악이라고 생각합니다.

 

 

(105)

대한민국이 기술로 먹고산다고 했는데 GMO기술은 때늦은 기술이고, 죽음의 기술이지 먹고사는 기술이 아니다. GMO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항생, 제초제 성분이자 1급 발암물질인 글리포세이트를 뒤집어씌워 키운 독성 식품이다. 모든 생명을 다 죽이는 독성에도 홀로 죽지 않고 오히려 다수확을 낸다는 괴물이 GMO 농산물이다. 이 독약의 종착지가 어디인가? 게다가 자연선택과 공진화 대신 종()이 다른, 아니 식물과 동물로 자연교잡이 불가능한 서로 다른 생명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괴물 식품이 GMO. 먹은 자리에서 당장 피 토하고 죽지 않는다고 안전이 검증된 식품인가?

 

 

(120)

셰리 터클은 자신이 인터뷰한 많은 10대들을 이렇게 묘사한다.

10대들은 자신들을 놀이터에 데려다 주면서도 휴대폰으로 통화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부모에게서 성장한다. 부모들은 학교로 운전 중이거나 아이들과 디즈니 영화를 보는 중에도 계속 휴대폰에 열중하고, 10대들은 그런 부모들과 어린 시절을 보낸다. 주말에 교외에 나가서도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서둘러 돌아온다. 10대들은 아주 일찍부터 분열된 관심 속에서 디지털 기기들과 연결된다. 그들은 부모의 관심을 두고 이런 기기들과 경쟁해야만 하고, 자신들이 충분한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127)

백인의 중위 가계소득이 흑인의 중위 가계소득보다 13배가 많고, 1,600만 명이 넘는 아이들(미국 전체 아동의 22%, 흑인 아동의 38%)이 연방정부가 정한 빈곤선(그것도 부적절하게 정해졌다고 악명 높은) 이하에서 살고 있는 나라. 공영 상수도시스템이 유독성 납으로 가득 차 있고, 인프라시스템이 무너지고 있으며, 오염이 만연돼 있는 나라. 학교는 재정도 부족한 데다가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있고, 시민적 담론은 절망적으로 열등한 수준이 되어 있는 나라. 인종적 격리와 빈곤과 실업이 인종적으로 집중(흑인 게토, 아메리카 토착인 보호구역, 라틴계 사람들의 빈민촌에)되어 있는 나라. 3명 중 1명의 흑인 남성은 중죄 전과로 평생을 낙인 속에서 살아야 하는 나라. 정치가와 별로 공적이지도 않은 공공정책이 상품처럼 사고팔리는 나라. 지금 보듯이, 대통령 선거라는 게 끊임없이 다수 민중을 소외시키면서 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혐오하는 두 사람’(호전적인 강경파 힐러리 클린턴과 미디어 광대, 부동산 재벌이자 의사(擬似) 파시스트 도널드 트럼프) 사이의 경쟁이 돼 있는 나라. 대다수는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역사와 현재의 사태들과 기타 문제에 대해서 위험할 정도로 무지하거나 어리석은 편견에 갇혀 있는 나라. 폭력적인 죽음(타살, 자살을 포함해서)이 만연돼 있고, 살인 무기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나라. 정신적 질환이 증폭되고 있는 나라. 자연자원들이 규칙적으로 제거되고 파괴되는 나라.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가능케 하는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가 대량으로 사라지고, 상업화된 대중적 소회 현성과 영혼 없는 아노미 현상이 확산되는 나라. (알코올 및 마약) 중독과 비만이 유행병처럼 퍼지고 있는 나라. 경제적 불안정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인구 중 절반 이상이 빈곤 혹은 빈곤에 준하는 상태에서 살고 있는 나라. 식품은 밭에서부터 공장, 기업의 실험실, 운송 수단, 트랙터 트레일러, 창고, 식당, 식품가게를 거치는 동안 체계적으로 오염되고 불순한 물질들과 섞여버리는 나라. 농사는 범죄적이라 할 만큼 그릇된 방식으로, 지역을 무시하고 이루어지는 나라. 상수도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나라. 연방정부 재량의 지출비용의 절반 이상이 거대한 전쟁기계와 제국을 위해서 사용되고, 그리하여 세계 전체 군사비의 반을 지출하는 나라. 텔레비전으로 대학 농구 시합의 마지막 3분을 보는 데도 10분에 걸쳐 쏟아지는 상업광고의 폭격을 받아야만 하는 나라.

 

(148)

페르난데스는 쿠바가 의료 부문에서 세계의 모범이 되는 것은 피델 카스트로의 비전이었다고 말했다. “피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제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진 빚을 인류에게 갚는 것을 의미한다.’”

 

 

(149)

그녀는 쿠바의 의료 종사들은 의료문제를 창조적으로 해결하는데 능숙하고, 무상으로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의료진은 대안을 찾도록 훈련을 받았습니다. 그건 우리 본성이에요.”라고 메히코는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것에 대해 준비가 되어 있고, (임무를) 완수할 방법을 찾아냅니다.”

 

 

(160)

오거스트의 책의 근저에 있는 결론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의 정치시스템이 아무리 민주적이라 할지라도, 오직 풀뿌리 민중의 적극적인 개입만이 살아 있는 참여민주주의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책이 새로운 세계는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이미 라틴아메리카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세계는 기업의 이익보다 민중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먼저 고려하고, 민중이 그저 소외된 구경꾼이 아니라 활발한 참여를 통해서 그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우리는 지금 이곳에서 그런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투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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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후 그는 ''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피력한다.

"말은 한 사람이 지닌 사상의 표현이다. 사상이 빈곤하면 말도 빈곤하다. 결국 말은 지적 능력의 표현이다."

 

 

(22)

말하기의 기본

1. 언제 어디서든 생각을 당당하게 주장하려면 확고한 소신을 가져야 한다.

주장의 옳고 그름이나 그 객관적 타당성을 떠나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데 주저함이 없으려면, 반드시 원칙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이야기를 하고 있기는 한데 들을수록 입장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사람을 가끔 접한다. 소신. 즉 입장이 없는데 어쩔 수 없이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매모호한 말보다는 차라리 침묵이 나올 수도 있다.

2. 문제의 핵심이나 본질을 회피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말만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질문은 외면하면 안 된다.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소신에 찬 발언에 단기적으로는 작은 논란과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긴 안목으로 보면 결코 나쁘지 않다. 두렵고 힘들더라도 문제의 본질에 마주서야 한다.

 

 

(29)

진실을 말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도자의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32)

솔직함은 어떻게 전략이 되는가

1. ‘형식보다 내용으로 승부하라

살아온 내력의 진솔한 토로가 가공의 이야기보다 더 진한 감동을 준다. 감동은 표현에 있지 않다. 사실, 즉 팩트에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억지로 꾸며낼 필요가 없다. 말하기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일부터 시작해보자. 지금은 표현 방법보다는 메시지의 내용으로 차별화가 되는 세상이다.

2. 양해를 구하려거든 가장 빠른 시점에 해야 한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사과했다면 갈등이 커지지 않을 수 있는데, 급한 마음에 거짓말을 둘러대다가 사태를 키울 수 있다. 엄연한 사실을 은폐하거나 고의로 누락하려다가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 오히려 더 크고 거센 역풍을 맞게 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는 그것을 즉시 외부에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시간을 끌지 않는 것이 좋다.

3. ‘못한 일도 감동이 될 수 있는 법

솔직함은 최고의 감동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당연히 그 내용에는 잘한 일만 포함되어선 안 된다. 실패의 사례도 있어야 하고, 부끄럽거나 쑥스러웠던 경험도 담겨야 한다. 자신의 허물조차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화자의 생각에 공감하기 시작한다.

 

(72)

편지 100통을 써도 배달부가 전달을 안 한다.”

(안보관련 오찬 중 언론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며)

역사에는 흑백이 없다. 그러나 쓰는 사람은 흑백으로 쓰려고 한다.”

(KTX로 상경 중 참모들과의 오찬에서)

비단옷을 잘 차려입었는데, 조명이 없다.”

(이정우 정책기획위원과의 조찬, ‘정책내용이 중요한데 정치적 게임에서 지고 있다)

송판에 화살 꽂히는 듯싶은 감동이 없다.”

(광복절 경축사 관련 오찬에서 준비된 연설문에 대해)

조기 하선(下船)을 각오하고 정치적 게임을 해나가는 것이다. 칼만 던져주는 게 아니고 옷까지 남겨주고..”

(비서관들과의 조찬에서)

아무도 안 보는 밤중에 축국하는 것이다.”

(중앙언론사 논설 해설 책임자 오찬 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제기하지 않는 국민투표 방안에 대해)

 

 

(111)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통치한다.’ 그의 지론이다. 이 말처럼 민주주의 시대의 대통령은 독재자처럼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열린 마당에서의 대화와 토론으로 국정을 이끌어간다. 결국 말은 대통령의 통치수단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말하지 않는 대통령이란 성립할 수 없다. 참여정부 시절 사나흘 동안 대통령의 언급이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적이 가끔 있었다. 대부분 공개 일정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럴 때면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왜 침묵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이 말이 많다고 비판하던 언론도 다르지 않았다. 이렇듯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24시간 365, 언론의 기사 속에 살아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매개 수단은 물론 말이다. 대통령의 생각과 지향, 관심은 모두 말로써 표현된다. ‘말이 많은 대통령이란 국정 전반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159)

두괄식 화법의 강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이야기하는 사람이 대화의 주제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둘째, 주제에 대해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역으로 말하면 확실한 지식과 소신이 있어야 두괄식 화법이 가능하다는 뜻이 된다. 서두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면, 듣는 이는 저 사람이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알고 있군하는 인상을 갖게 된다. 반대로 이야기의 시작부터 전제와 단서를 남발하거나 상황을 애매모호하게 설명하면 초점이 분산되고 장황스러워진다. 듣는 이도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좋은 내용조차도 초점 없는 이야기로 오해할 수 있다. 핵심을 첫머리에 배치하는 일은 그만큼 중요하다

 

 

(224~225)

게가 구멍이 크면 죽는다.”

(외국 순방 시 엄청나게 큰 숙소 호텔을 보며)

안방이 단결하면 머슴이 괴롭다.”

(제천지역혁신토론회 환담)

젖만 짜도 될 텐데, 소를 잡자는 것이다.”

(오찬, 단기투기자본규제 문제에 대해)

쇠를 잘 치는 사람이 장구도 잘 친다

(정문수 신임 경제보좌관 조찬)

엉뚱한 길목에서 토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가?”

(정문수 신임 경제보좌관 조찬)

저의 어머니는 모개(모과) 세 덩어리를 헤아리지 못하더라도 가장은 가장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이제 노무현은 대통령입니다.”

(전국 세무서장 초청 특장 연설)

혼삿말 하면 장삿말 하고, 장삿말 하는데 혼삿말 한다.”

(원내대표단 만찬)

돈 있으면 형님이고 돈 떨어지면 거지 대접 받는다.”

(개헌특위 오찬)

형님 떡도 싸고 맛있어야 사먹는다.”

(프놈펜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캄보디아에 한국의 전력 관련 기업들이 들어오면 싸고 좋은 전력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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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영국의 정치가이며 저술가이기도 한 처칠은 독서예찬이 아닌 책의 예찬을 쓴 적이 있다. 그는 그 글에서 설령 당신이 갖고 있는 책의 전부를 읽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가의 책을 한 권 빼어들고 쓰다듬거나 아무데나 닥치는 대로 펴서 눈에 띈 최초의 문장부터 읽어보라. 그리고 설사 그 책을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책이 서가 어디에 꽂혀 있는가를 기억해두라. 그러면 책은 당신의 친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1)

책은 소년의 음식이 되고 노년을 즐겁게 하며, 번영과 장식과 위급한 때의 도피처가 되고 위로가 된다. 집에서는 쾌락의 종자가 되며, 밖에서는 방해물이 되지 않고, 여행할 때는 야간의 반려가 된다는 키케로의 지적처럼 책에 대한 효능을 정의해 주는 말도 드물 것이다.

 

(25)

김시습만큼 책 사랑이 남달랐던 선비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는 <도서명(도서銘)>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내 도서만이

 오직 나의 벗이라네

 옛것을 읽혀 새것을 알고

 정밀하게 연구해서 굳게 지키리

 도리에 어긋나는 그런 글이야

 (꾀일) 물리쳐 유혹당하지 말아야 하리

 성리에 관한 책을

 극진하게 미루고 분석하기

 이것이 군자가 도서를 사랑하는

 참 뜻이라 이르는 것이네

 

(49)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는 인간 존재의 가치와 평가에 대해 단호하게 말한다.

 “한 인간의 존재를 결정짓는 것은 그가 읽은 책과 그가 쓴 글이다.”

 

(61)

45세의 나이로 고독하게 운명하기 전에 남긴 <지성개조론>의 서두에 스피노자는 이렇게 썼다.

세상 사람들은 부와 명예와 쾌락을 인생의 최고선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추구한다. 나도 그런한 것에 끌렸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인생의 최고선이 아님을 깨달았다. 부와 명예와 쾌락은 인간의 정신을 질식시키거나 교란시키거나 우둔케 하거나 적지 않은 후회를 남긴다. 쾌락의 추구에는 회오(悔悟)가 따른다. 그러면 무엇이 인간에게 최고의 생활인가. 그것은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생활이다.”

 

 

(74)

인간이 상용하는 여러 가지 도구들 가운데 가장 놀랄 만한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책이다. 다른 것들은 신체의 확장이다. 현미경과 망원경은 시각을 확장한 것이고, 전화는 목소리의 확장이고, 칼과 쟁기는 팔의 확장이다. 그러나 책은 다른 것이다. , 책은 기억의 확장이며 상상력의 확자이다.” – (보르헤스 <허구들>)

 

(86)

당나라 시인 백낙천은 시(문장)는 마땅히 세 가지가 쉬워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알기 쉬워야 하고 둘째, 글자는 어렵지 않게 써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읽기 쉬워야 한다.

 

(103-104)

몽테뉴의 <수상록>에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이 잘 나타나 있다.

 “책은 언제나 나를 환영해 준다. 내가 책을 원하는데 책이 나를 거절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다. 어디까지나 내가 가는 길에 동행을 한다. 내가 노년과 고독 속에 있을 때도 변함없이 나를 위로해 준다. 대개의 경우 나는 구체적이고 자극이 강한 즐거움이 없을 때만 책을 찾는데, 책은 그런 줄 알면서도 조금도 성을 내지 않으며 언제나 똑 같은 얼굴로 나를 맞아준다.

나의 독서실은 3층에 있다. 나는 이 독서실에서 인생의 대부분을 지내고, 하루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다. 겨울철에는 난방을 할 수가 있고, 채광과 통풍을 위해서 적당하게 창이 나 있으며, 세 방향을 내다볼 수가 있다. 벽이 원형으로 되어 있으므로 다섯 층으로 늘어선 책꽂이를 한 눈으로 쭉 살필 수 있다. 방의 지름은 16보쯤 된다. 여기가 인생에 있어, 또 우주에 있어서의 나의 위치다.

나는 젊은 시절에 남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공부를 했다. 그 이후에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은 기분을 조화시키기 위해서 독서를 한다. 그러나 책에는 한 가지 중요한 문제점이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정신은 활동을 하는데 신체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신이 활동하지 않으면 졸음이 오는 것처럼 신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생명이 위축을 한다.

 

 

(115-116)

책에 대한 예찬은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 파울 에픔스트의 말은 걸작이다.

좋은 책은 어디에서든지 우리에게 무엇이든 제공한다. 그러나 자신은 어떠한 것도 우리로부터 요구하지 않으며, 우리가 듣고 싶어할 때 말해주고, 우리가 피로를 느낄 때 침묵을 지켜주며, 몇 달이든 몇 해든 간에 참을성 있게 우리가 오기를 기다린다. 설사 우리가 다시 그것을 손데 든 때라도 책은 결코 우리의 감정을 상하는 일을 하지 않고, 마치 최초의 그날과 같이 친절하게 말해준다.”

 

(132)

다시 오가이의 말이다.

 “사람의 얼굴은 변한다. 사람들의 얼굴은 그 사람의 마음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스무 살 정도까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얼굴로 통할 수 있다. 또 그렇게 행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무 살이 넘으면 조금씩 그 사람의 마음과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가 나타난다.

그것은 책을 읽으면 말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보다 많은 책을 읽으면 많은 말을 알게 되고 보다 깊은 인생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깊이 있는 생활에서 깊이 있는 얼굴이 나타난다.

또 책을 읽는 생활을 하면 자신과 대화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내 생활이 제대로 된 것인가 아니면 잘못된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자답하는 작업이 이루어진다.” (하이부로 무사시, <삶을 향상시키는 독서철학>)

 

(270)

이옥의 소품중에서 놓치기 아까운 내용을 빌려온다.

이상하다! 먹은 누룩이 아니고, 책에는 술그릇이 담겨 있지 않는데, 글이 어찌 나를 취하게 할 수 있겠는가? 장차 단지를 덮게 되고 말 것이 아닌가! 그런데 글을 읽고 또다시 읽어, 읽기를 삼일 동안 오래 했더니, 꽃이 눈에서 생겨나고 향기가 입에서 풍겨나와, 위장 속에 있는 비릿한 피를 맑게 하고 마음속의 쌓인 때를 씻어내어 사람으로 하여금 정신을 즐겁게 하고 몸을 편안하게 하여, 자신도 모르게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에 들어가게 한다.” (<묵취향>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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