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지바고 - 상 - 양장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박형규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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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닥터 지바고>라는 소설을 예전부터 보고 싶었어.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고등학교 다닐 때 들었던 영화음악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 라라의 테마. 아빠가 고등학교 때 즐겨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 영화음악을 틀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 그 프로그램에서 알려주어 알게 된 영화 <닥터 지바고> OST 라라의 테마’.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음악은 아빠의 영혼 속에 깊이 박혔단다. 특히 눈 오는 겨울날이면 이 노래가 자주 생각이 났어. 나중에 꼭 이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지. 그런데 그런 생각만 하고 있었지, 영화를 보지를 못했어. 그러다가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영화보다 이 소설을 먼저 본 다음에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러시아 소설이 읽기 쉽지 않다는 생각에 차일피일 미뤘지. 그리고 이왕 읽을 거면 <닥터 지바고>란 소설은 겨울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겨울이 오면 읽어야지, 생각하다가 막상 겨울이 오면 겨울이 금방 휙 지나고그렇게 해가 지나고 또 해가 지나고…. 이번 겨울에는 꼭 읽고 말 테야. 시간이 오래 걸려도, 그 내용이 어려워도 꼭 읽어야겠다고 했어. 그리고 책을 드디어 읽었단다.

예상한 것처럼 읽기가 쉽지는 않았어. 길고 긴 러시아 이름.. 그리고 이름도 하나가 아니고, 한 사람인데도 여러 이름으로 부르고앞부분은 정말 읽기 힘들었단다. 그래도 그 이름들에 익숙해지니 읽을 만했어. 우연이 좀 많긴 하지만, 이야기도 괜찮았어지은이는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라는 사람이야. 작품에 비해 많이 유명하지 않은 것 같아. 이유가 그의 작품들 중에 장편소설로는 이것이 유일하다시피해. 그는 러시아에서는 소설가보다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구나. 보리스 빠스떼르나끄하고 해야 더 러시아 이름처럼 들리는 것 같기도 하구나. 그는 시만 쓰다가 1945 <닥터 지바고>의 집필을 시작하였단다. 그리고 9년에 걸쳐 쓰고 마침내 1954년에 끝을 내지만, 조국 러시아, 당시에는 소련이었겠지. 그 소련에서 출판을 못하게 되었단다. 혁명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그렸기 때문에결국 조국에서는 출간하지 못하고 1957년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출간되었고, 그 이후에는 전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 출판하게 되었대. 그리고 1958년에는 노벨문학상으로 선정이 되었지만, 그는 조국을 떠나지 않고는 그 상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 상을 거절했다고 하는구나. 조국의 사상과 자신의 생각에 차이가 있지만, 조국을 사랑했던 보리스 빠스떼르나끄. 그의 이 역작이 1988년이 되어서야 자신의 조국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구나. 이 소설의 주인공 유리 지바고는, 다름아닌 보리스 빠스떼르나끄 자신을 모델로 한 자전적인 소설로 더 유명하단다. 혁명에 어쩔 수 없이 휘말려야 했던 지식인의 모습. 그러면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이야기를 들려줄께.

 

 1.

사실 이 소설은 유명한 영화 때문에 유리 지바고와 라라의 사랑 이야기로 유명하지만, 그보다는 러시아 격변기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간 이들의 이야기라고 하는 게 좋을 듯 싶구나. 이 소설의 시작은 1903년 유리 지바고가 10살 때 이야기가 시작해. 유리 지바고의 집안은 엄청난 부자였는데,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자신의 재산을 탕진하는 바람이 가산은 급격이 기울었고, 어머니마저 유리 지바고가 10살 때 죽고 말았어. 그래서 외삼촌 니꼴라이가 유리 지바고를 데리고 모스크바로 와서 어떤 믿음직한 집안에 양자로 맡기게 된단다.

유리 지바고의 아버지. 그는 술취한 채 기차를 타고 나가다 열차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하고 만단다. 유리 지바고의 아버지를 타락의 길로 이끈 이가 있는데, 변호인 꼬마로프스키란 사람이란다. 이 사람은 나중에 라라와도 엮이는 사람이야. 아참, 소설이 시작하는 1903년 러시아이 시기가 중요한데, 이 때는 절대 봉건주의 말기로써 황제 격인 차르의 부정부패가 심했던 시절인 걸로 아빠는 알고 있단다. 그 이후 지식인과 노동자 중심으로 연이어 혁명이 일어나게 되고 말이야. 아빠가 러시아 역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서 대략 이 정도로만 이야기하고 넘어갈게. 아무튼 유리 지바고는 그렇게 모스크바에서 살게 되었고, 그가 머물고 있는 집에 동갑내기 여자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또냐였어. 나중에 유리와 또냐는 커서 결혼하는 사이가 된단다. ..

, 이제 라라의 이야기를 해줄게. 라라의 집안 형편은 가난했어.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친구가 라라의 엄마한테 도움을 주어 양장점을 운영하게 했어. 그 아버지의 친구가 바로 앞서 이야기했던 꼬마로프스키란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꼬마로프스키가 착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가 그렇게 도움을 준 이유는 라라의 엄마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던 거야. 곧이어 그는 엄마의 애인이 되었어.’ 라라. 그녀는 똑똑하고 예쁘고 당찬 여성이었단다. 학교에서도 공부를 잘했어. 그런 라라에게 꼬마로프스키가 흑심을 품게 되고, 라라의 엄마 몰래 라라의 순결을 그만 빼앗고 말았어. 한편, 러시아에서는 1905년 시위는 더욱 거세졌어. 그리고 경찰들의 총칼도 덩달아 거세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기도 했단다. 라라의 남자 친구가 될 빠샤도 그 시위의 중심에 서 있었어.

 

2.

시간은 흘러 유리는 대학생이 되었어. 유리는 자연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의학을 전공하게 되었어. 또냐와 약혼한 사이가 되어 있었어. 그들은 어떤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를 받아서 갔지. 그런 시기의 크리스마스 파티라면아무래도 자본가들, 즉 부르주아들의 파티였겠지. 그 파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한발의 총성이 울렸단다. 그것은 바로 라라가 꼬마로프스키를 겨냥했던 총알이었단다. 비록 그를 명중시키지 못하고 경상만 입혔지만 말이야. 어떤 일이 있었냐고? 라라도 학교를 졸업하고 꼴로그리보프 씨의 집에서 가정교사로 일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웠어. 오빠의 빚도 대신 갚고, 남자친구 빠샤의 부모님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거든. 그리고 여전히 꼬마로프스키의 손아귀에 있었어. 라라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오빠가 맡겨둔 권총을 들고 꼬마로프스키가 있는 크리스마스 파티장에 가서 그에게 총을 쏜 것이란다. 꼬마로프스키가 자신을 쏜 사람이 라라라는 것을 알고, 그녀가 경찰에게 잡혀갈 것을 걱정해서 자신은 괜찮다면서 오히려 라라를 자신이 데리고 가버렸어. 꼬마로프스키가 나쁜 사람이지만, 라라에게는 지극정성이었어. 자신에게 총을 겨눈 이를 그렇게 보호하려고 하니 말이야. 아니면 자신의 결점이 온 세상에 드러날까 봐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말이야

또 시간이 흐르고, 유리와 또냐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갖게 되었어. 세상은 그들의 행복을 그냥 두고 보지 않았단다. 세계 1차 대전에 러시아가 참전하면서 유리도 참전하게 되었단다. 유리는 의사였기 때문에 군의관으로 참가하게 되었어. 라라와 뺘샤도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았어. 둘은 모두 우랄 지역의 유랴찐이라는 곳에서 학교 선생님이 되었는데, 빠샤는 평범하게 선생님을 하고 가정을 꾸리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급진주의 혁명파였단다. 라라를 비록 사랑하지만, 그에게는 혁명이 먼저였어. 그리고 그 혁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전쟁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빠샤는 지원해서 군대에 들어가게 된단다. 그렇게 갑작스레 군대에 들어간 빠샤. 빠샤에게서 정기적으로 오던 편지가 어느날 끊겼어. 라라는 걱정했어. 그래서 직접 군대로 찾으러 가기로 했어. 여자가 입대할 수 있는 방법은 간호병밖에 없었어. 그래서 그는 간호병이 되기 위해 공부를 했고, 간호병으로 군대에 갔단다. 하지만, 남편 빠샤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어. 병원에서 라라는 부상병들을 치료하는데, 부상당한 군의관을 만나게 되었단다. 그래, 바로 유리야.. 유리가 전투 중에 부상을 당해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어. 그렇게 그들은 처음 만나게 되었고, 유리가 다 나은 다음에는 의사와 간호사로 같이 일하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의연 중에 사랑이 싹텄을 거야. 세상의 모든 사랑이 그렇듯이.. 자신도 모르게 스며드는 사랑전쟁은 끝이 났어. 유리 지바고는 모스크바로.. 라라는 유랴찐으로헤어지게 되었단다. 이제 막 커지려고 했던 사랑의 감정을 품은 채….

  

3.

모스크바에 돌아온 유리. 세상은 변해 있었어. 혁명이 성공해서, 이제 공산주의 사회가 되어 있었어. 사유물은 모두 없었지. 그러다 보니 유리의 집과 재산도 모두 국가의 것이 되었어.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어. 혁명 전 부유층이었던 유리와 또냐 같은 경우는 더더욱 그랬단다. 그들은 모스크바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또냐의 아버지의 별장이 있는 바리끼노로 했단다. 그런데 그곳은 우랄 지역으로 라라가 있는 곳과 멀지 않는 곳이었어. 라라와 재회를 암시하는 이주였단다. 모스크바에서 바리끼노로 가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었어. 눈 내리는 겨울 열차 칸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했어. 가다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며칠 동안 철길에 쌓인 눈을 승객들이 직접 치워야 했어. 그리고 가는 길에 어떤 혁명을 이끌고 있는 리더 스뜨렐리니꼬프라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단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바로 라라의 남편 빠샤였던 거야. 빠샤는 전쟁에 참여했다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시 혁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이때부터 스뜨렐리니꼬프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했던 거야. 유리와 빠샤의 만남 또한 지나친 우연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세상에 일어나지 않는 일이란 없는 것 아니겠니. 그리고 드디어 우랄의 바리끼노에 도착을 했단다.

이렇게 ()권이 끝났단다. 이 소설이 러시아의 장엄한 현대사를 품고 있다고 하지만, 아빠는 그래도 유리와 라라의 애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 읽게 되더구나. 그래서 너희들에게도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더 하게 된 것 같아. 러시아의 역사를 한번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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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비닛 - 제12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언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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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작년에 재미있게 읽은 소설 <뜨거운 피>. 그 소설을 쓴 김언수. 그의 다른 소설을 찾아보았어.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인 <캐비닛>을 이번에 읽었단다. 2006년 문학동네 작품상을 받았단다. 그 당시에도 아빠도 나름 책을 읽었었는데, 이런 책들을 모르고 살았다니.. 정말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는가 보구나. 그리고 분명 아빠가 재미있게 읽을 책들인데, 아직 만나지 못한 책들도 엄청 많을 테고 말이야.

137 1의 경쟁력을 뚫고 공기업 연구소에 들어간 공덕근. 그가 주인공이란다. 137 1의 경쟁력을 뚫고 들어갔으니, 얼마나 엘리트겠어. 하지만 우리의 공덕근은 괴짜였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유산으로 받은 돈으로 캔맥주를 집안 가득 사두고 178일 동안 캔맥주만 마시며 집안에 콕 들어박혀 살기도 했으니 말이야. 그런 그가 공기업 연구소에 신입으로 들어갔어. 그런데, 그가 하는 일이라고는 아침에 10분 정도 자재를 챙기는 것이 하루 일과의 전부였단다. 처음에는 그게 신입이라서 그런 줄 알았어.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여전했어. 그래서 걱정이 되어 상사에게 물어 보니, 그 연구소에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한가한 거야. 각자 알아서 제 일들을 찾아 하거나, 또는 취미들을 찾아 했어. 그러면서 서로 요즘 너무 바빠서 힘들다고들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겠어.. ㅎㅎ 그런 회사가 정말 있다면정말 부럽구나. 우리의 주인공 덕근도 그런 생활에 곧 익숙해졌어. 자연스럽게 업무 시간에 사우나도 가고 그랬어. 그리고 그곳에서 상사를 만나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는 수준에 올랐어.

 

1.

그러던 어느날, 그는 연구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3층의 13호 캐비닛을 발견했어. 자물쇠로 채워져 있었지. 호기심이 생겼어. 비밀번호를 풀어봐야겠다고 했지. 비밀번호는 네 자리. 0000부터 하나씩 전부 맞춰봤어. 회사에 출근해서 특별히 할 일도 없었는데, 이제 생긴 거잖아. ㅎㅎ 시간도 잘 갔지.. 그러다가 비밀번호를 맞췄어. 철커덕 캐비닛 문이 열린 거지. 그리고 그곳에 있는 자료들을 읽어보았어. 그곳의 자료들은 심토머들에 관한 자료였어. 심토머란 변화된 종의 징후를 보여주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래. 심토머들은 생물학과 인류학이 규정한 인간의 정의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는 사람들로, 그들은 현재의 인간과 새로 태어날 미래의 인간 사이. , 종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지. 심토머들 중에는 손가락에서 선인장이나 포도나무가 자라는 사람도 있고, 몸의 일부가 도마뱀의 형질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고, 남자의 성기와 여자의 성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사람, 손가락 끝으로 후각, 시각, 미각을 느끼는 사람 등등 일반 사람들에게는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는 형질을 지닌 사람들이었어. 그런 심토머들의 기록들이 그 13호 캐비닛에 있었어. 캐비닛을 연 다음날부터 그는 그 캐비닛의 자료를 읽어보았어.

그러던 어느날 권 박사라는 사람이 자신을 찾는다는 전화가 왔어. 권 박사. 그 박사도 그 연구소에서 괴짜로 알려져 있었어. 그리고 13호 캐비닛의 주인이었어. 심토머를 연구하는 사람. 13호 캐비닛은 폐쇄회로가 지켜보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폐쇄회로에는 덕근이 캐비닛을 열고 자료를 보는 장면이 모두 찍혀 있었지. 그 일로 권 박사는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고 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덕근에게 중요한 임무 같이 생긴 것도 아니야. 그냥 자료 정리하고, 심토머들의 전화 받는, 아주 지루하면 단순한 일이었어. 그래도 그 전보다는 나았지. 그 이후 소설의 이야기는 여러 심토머들에 관한 이야기로 채워져 나갔어. 읽다 보면 이런 심토머들이 정말 있는 것인가? 하는 착각에 구글링을 해보기도 했어. 장편소설다운 굵직한 사건 같은 없었지만, 여러 심토머들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를 주었단다. 그 심토머들에 관한 이야기는 모두 지은이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거야. 그 기발한 상상력에 감동을 받을 정도란다. 그가 만들어내는 심토머들.. 읽다 보면 과연 그 다음에는 어떤 심토머들이 출현할까? 기대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단다. 그런 것이 이 소설의 매력이고, 그 매력으로 상까지 탄 것이 아닌가 싶구나. 손가락에 은행나무가 자라서 결국 지리산으로 들어가서 은행나무로 변한 사람. 입 속에 도마뱀을 넣어 키우다가 결국 도마뱀이 혀의 일부가 된 사람. 손가락으로 후각과 미각을 느낄 수 있는 사람. 많은 유형의 돌연변이가 등장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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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어떤 대기업에서 공덕근으로부터 심토머들에 관한 유전공학적 기술이 담긴 자료를 요청하고, 자료만 정리를 하던 공덕근은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어떤 사람에 끌려가서 갖은 고문을 당하고 폐인이 되어, 결국 섬에 들어가서 살게 되는 이야기로 끝이 나는데, 소설은 이런 줄거리는 크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았어. 책을 덮고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어.

뭐냐 하면 평범한 사람의 기준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과연 평범한 사람이란 있는 것일까? 모든 사람들은 제각각이란다. 같은 사람은 외모나 성격이나 한 명도 없을 거야. 다른 사람에 비해 독특한 자신만의 무엇이 있어. 누구나. 그러면 우리는 모두 심토머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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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얼마 전에 누군가 아빠한테 우울할 때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어. 곰곰이 생각하다가 몇 권을 알려주었는데, 그 책 목록에 이 책도 포함시켰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주 유쾌하게 읽었기 때문에 말이야. 그리고 아빠는 이 매력적인 지은이의 또 다른 책을 알아봐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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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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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채사장의 책을 마저 들었단다. 그의 앞선 책들에 너무 좋게 읽어서 그의 신간까지 읽었어. 제목은 <열한 계단>. 그의 조금 특별한 성장기라고 소개한 책이었어. 그가 책을 만나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물론 키가 컸다는 소리가 아니고 그의 영혼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공부를 전혀 안 하던, 책을 전혀 보지 않던 고등시절 우연히 읽게 된 <죄와 벌>을 시작으로 그는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 되었대. 심지어 대학교 때는 대학 생활을 적응하지 못해서(그의 겸손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지내면서, 하루 한 권씩 책을 읽었다고 하는구나. 그때 쌓은 지식들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구수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사람이 되었어. 그리고 책도 펴내서 사람들에게 쉽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게 해주기도 했어.

아빠는 그의 팟캐스트나 인터넷을 통해 그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 같이 탄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는 멀쩡하게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단다. 이 책이 그의 성장기를 이야기하는 것이니, 그 이야기도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약간 조마조마한 마음이 들었어. 그가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일 텐데, 어떻게 풀어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애써 내색하지 않고 담담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더구나. 그 사고 이후 정신과 치료도 같이 받았다고 하고 말이야. 그 힘든 시절 그에게 힘이 되어주는 음악을 만나서, 이겨낼 수 있었대. 그 음악은 아르헨티나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라는 가수였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처음 들어보는 가수라서 유튜브에서 찾아서 음악을 들어봤어. 그녀의 목소리를 듣다 보니 채사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마음의 안정을 주는 것 같더구나. 그녀의 노래뿐만 아니라 반정부 시위로 오랜 망명생활을 했다고 하는 이력을 알게 되니, 더욱 그녀의 노래에 어떤 힘이 있어 보였어. 아무튼, 그녀의 노래와 그녀의 삶도 채사장을 한 계단 더 올라가게 해주는 역할을 했대.

...

지은이 채사장뿐만 아니라, 책을 즐겨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영향을 준 책들이 있을 거야. 그리고 그 책들은 알게 모르게 나 자신을 성장시켰을 테고 말이야. 그래서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하면 다들 이야기를 하겠지. 아빠도 그런 책들이 있단다. 아빠도 그런 책들을 통해서 아빠의 영혼이 바뀌었다고 늘 생각하고 있어. 그것이 채사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한 계단 올라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의 삶의 방식과 영혼은 바뀌었다고 생각해. 생각해 보니 아빠도 그런 책들이 꽤 되는 것 같구나. 지금 그 책들을 다 이야기하려면 길어질 것 같고, 아빠도 아빠를 성장하게 한 책들에 대해서 시간을 내서 정리를 한번 해봐야겠구나. 그리고 너희들도 앞으로 자라면서, 많은 책들을 만날 텐데, 어떤 책들이 너희들을 변화시킬지 궁금하구나. 아니면 벌써 그런 책들을 만났을 수도 있고 말이야. 막둥이는 <정글에서 살아남기>란 만화책이 그런 책들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구나. 얼마 전에 그 시리즈가 끝이 나서 대성통곡을 했을 정도니까 말이야.^^

 

1.

채사장은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불편한 책을 읽으라고 권했었어. 그는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어떤 책을 읽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책을 읽을 때 익숙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과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대. 그런데, 자신은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고, 그것이 또다른 지평을 열어준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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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첫 번째는 익숙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세계에 동감하면, 다음에는 그와 관련된 좀 더 심도 있는 책을 선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하나의 분야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사람이 있다. 두 번째는 불편한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책을 읽고 그 세계에 동감하면, 다음에는 그 세계를 무너뜨리는 전혀 다른 세계관의 책을 선택한다. 이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자기 세계의 지평을 점차 넓혀가는 사람이 있다. 두 가지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익숙한 세계의 깊이를 더하는 방법과 불편한 세계의 지평을 넓히는 방법.(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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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런 불편한 책 읽기가 어떤 식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가? 그것은 헤겔의 '정반합'에 의해서 그를 성장시켰다고 했어. 그러면서 아래와 같이 설명을 해 주었는데, 그의 설명으로 아빠는 헤겔의 정반합이 어떤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단다. 사실 그 전에는 헤겔이라는 사람이 정반합을 주장했다고 듣긴 했지만, 그것이 정확하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고 있었거든. 이 책을 통해서 적게나마 헤겔의 정반합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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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상상을 해보자. 방금 하나의 어린 정신이 태어났다. 이 정신은 완벽한 하나의 세계로서 결함 없이 정상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 정신의 이름은()’이다. ‘은 평화롭고 고요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어린 정신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자기 안에서 자라난 질문들, 모순된 결론들과 대면하는 것이다. 이제는 공존할 수 없다. 정상적인 자기 자신과 모순된 자아상을 분리할 때가 되었다. 이러한 반대되는 자아상을 이제부터()’이라 이름 붙이고, 자아로부터 떼어내자. 이제 나이면서 동시에 내가 아닌 것과 대면하게 되었다. 자아와 반자아의 투쟁이 시작된다. 치열한 투쟁 결과 어린 정신은 모순된 자아상을 수용한다. 이제는도 아니고도 아닌 새로운 성숙한 정신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숙한 정신의 이름은()’이다. ‘은 완벽한 하나의 세계로서 결함 없이 정상적으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제은 동시에이 된다. 이 과정은 끝없이 반복되며 하나의 정신을 성장하게 된다.(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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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어떤 책을 읽는 편일까? 생각해 보았어. 익숙한 책을 읽나? 불편한 책을 읽나? 아빠는 그렇게 구분해서 책을 선택해보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구나. 아빠의 책 선택 기준은 재미있는 책.. 또는 지적 욕구를 충족해줄 수 있는 책... 이런 것이 책 고르는 기준이었던 것 같구나.

 

2.

이 책은 아빠에게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단다. 어떻게 생각하면 하찮은 일들인데, 그것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아빠가 힘들 때가 있거든. 그런데 이 책에서 채사장이 인용한 글들과 말들을 통해서 많은 위로를 받기도 했어. 앞서 이야기했던 메르세데스 소사. 그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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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아요. 당신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 잘 알아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이 미운 거죠. 그래서 더 세속적인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거고요. 하지만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반쪽짜리 삶이었지요. 굳이 이상을 저 멀리 내팽개칠 필요는 없었어요. 지금처럼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세요. 동시에 언젠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상도 함께 품고 가세요. 아무도 당신에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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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티벳사자의 서>를 쓴 파드마 삼바바의 말도 큰 위로가 되었단다. <티벳사자의 서>란 책... 아빠가 류시화라는 시인을 좋아해서 예전에 그가 쓴 책들을 검색하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단다. 류시화가 번역한 <티벳사자의 서>가 있었거든. 그때 그래서 이 책을 읽을까 말까 몇 번을 망설이다가 어려울 것 같아서 다음을 기약했었는데... 이번에 읽은 <열한 계단>에서 채사장이 이 책에 대한 설명을 해주어, 이제 읽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팟캐스트에서도 채사장이 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 아빠도 채사장처럼 이 책을 읽고 나서 한 계단 또 올라설 수 있을까. 큰 기대는 안 할래.... 아무튼, <티벳사자의 서>를 쓴 파드마삼바바의 글 또한 큰 위로가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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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이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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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빠는 책을 편단다.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었단다.

비록 바쁜 회사 업무와 너희들과 즐거운 시간 때문에 많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책을 펴면 여행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영혼의 여행 말이야.

그건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 공감할 거야.

모두들 잠자고, 아빠 홀로 깨어 있는 이 밤.

이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여행을 한번 떠나봐야겠구나.^^

 

 

허망해하지 마라. 너는 잘하고 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좋은 행동을 해라. 미련과 아쉬움과 후회를 만들지 마라. 심판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다. 너를 심판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삶과 죽음이 바로 너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359쪽)

네 맞아요. 당신이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걸 잘 알아요. 사회 구조의 문제를 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신이 미운 거죠. 그래서 더 세속적인 사람이 되려고 발버둥 치는 거고요. 하지만 당신은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삶을 용기 있게 살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지만 반쪽짜리 삶이었지요. 굳이 이상을 저 멀리 내팽개칠 필요는 없었어요. 지금처럼 현실을 묵묵히 걸어가세요. 동시에 언젠가 필요할 때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이상도 함께 품고 가세요. 아무도 당신에게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습니다.(3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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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코믹스 -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지음, 전대호 옮김, 알레코스 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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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작년에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사람이 쓴 <행복의 정복>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어. 버트런드 러셀이라는 사람은 수학자이자, 철학자이자, 논리학자 등으로 불리는 사람이었어. 그리고 그가 쓴 책들, 그에 관한 책들을 살펴보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단다.

? 지은이가 아빠가 아는 사람이네. 공저이긴 한데, 그 중에 한 명.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아빠가 아주 예전에 재미있게 읽은 책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를 쓴 사람이었어. 그래서 더 관심이 가더라구.

? 만화책이네.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그런데, 우연히 찾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단다. 그래서 구입해서 읽었단다.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의 전작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아빠가 너무 기대를 했었나? 그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어. 그리고 만화라는 생각에 약간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폈는데, 쉽지 않은 용어와 문장들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했어. 만화이다 보니, 자세함을 담기에는 부족했던 것도 있었단다.

 

1.

버트런드 러셀은 어렸을 때 부모님과 누이를 잃고 혼자가 되었어. 그래서 펨브로크로지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았단다. 할아버지는 존 러셀이라는 유명한 영국 수상이었어. 그런데 그 할아버지도 오래 사시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버트런드 러셀은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할머니는 엄격한 규율로 버트런드 러셀을 키웠어. 러셀은 개인교수로부터 지식을 얻었는데, 유클리스 기하학에서 큰 영향을 받았어. 그때부터 논리학에 대한 큰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수학과 과학에 대한 동경심이 생겨나게 되었단다. 젊은이가 된 러셀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을 했고, 독실한 집안의 앨리스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어.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어. 이 책에는 러셀과 친분을 쌓은 여러 사람들이 나오는데, 당대 최고의 석학들, 철학자들, 수학자들의 이름들이 나온단다. 러셀은 추론계산법이란 것을 접하면서 논리학을 엄밀한 과학으로 설명하려고 했고, 자신을 논리학자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논리학에 푹 빠져있었어.

논리학이란 무엇인가? 아리스토텔레스는논리학이란 새롭고 필연적인 추론이다라고 이야기했대. 러셀은 화이트헤드 교수와 만나게 되는데, 그와 만남은 그의 삶에 아주 중요한 일이었어. 화이트헤드 교수와 함께 논리학 공부를 위해 독일로 여행을 갔어. 그곳에 논리학의 대가인 고틀로프 프레게 교수와 집합론의 창시자인 칸토어 교수를 만났어. 아참, 그 전에 러셀은 앨리스와 결혼을 했는데, 화이트헤드 교수와 여행에 동참을 했단다. 그런데 여행을 하면 할수록 앨리스는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러셀과 사이는 안 좋아지게 되었어. 러셀과 화이트헤드 교수는 파리 박람회도 참석을 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그동안 공부한 것과 연구한 것 등을 정리해서 <수학의 원리>란 책을 써서 유명해지게 되었단다. 그 책은 한마디로 집합론의 역설을 이야기한 책인데, 그것은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모든 집합들의 집합은 자신을 포함할까?”라는 질문의 답은 “만일 포함한다면, 포함하지 않는다. 또 만일 포함하지 않는다면 포함한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쉽게 이해되지는 않더구나.

 

2.

, 이제 러셀은 이 역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한단다. 하지만 쉽지 않았어. 그래서 화이트헤드 교수와 같이 연구하기로 했어. 하지만, 계속 오류가 생겨 다시 시작을 해야만 했어. 아예 화이트헤드 교수의 집에서 생활하게 되었어. 연구에 몰두하면 할수록 아내 앨리스와 사이는 점점 벌어져서 결국 헤어지게 되었지. 그리고 화이트헤드 교수의 젊은 아내인 애벌린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어. 그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는 이 책에서는 자세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진지했던 것 같았어. 러셀과 화이트헤드가 공동 연구를 같이 한 지 10년이 지났어. 아직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그들이 해온 연구를 책으로 내기로 했어. 하지만 출판사에서 거절을 했어. 우여곡절 끝에 책을 출간했지만, 그들의 책은 빛을 보지 못했어. 그리고 완독하기에는 책이 너무 두껍기도 했단다. 2000페이지가 넘었거든. 그런데 그 책을 완독한 이가 나타났어. 괴델이라는 수학자야. 아빠는 괴델이라는 과학자를 대략 알고 있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의 책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에서 나왔었거든.

괴델의 불확정성 원리. 괴델은 러셀과 화이트헤드의 책을 기반으로 더욱 연구를 해서 불확정성 원리를 세상을 발표하게 된단다. 답이 없는 질문이 항상 존재한다고 했어. 당시 학자들은 모든 것에는 진리가 있다고, 그러니까 모든 질문에는 답이 있다고 생각했어. 단지 현시점에 찾지 못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이야. 그런데 괴델은 그것이 아니라 아예 답이 없는 질문이 있다고 했어. , 어떤 진리에 대해서는 증명할 수 없는 진리도 있다는 것이었어. 거기에 하나 더 덧붙였어. 그리고 그것이 증명 가능한 진리인지 아닌지도 모른다고 했어. 그의 정리는 너무 명확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어떤 수학자가 말한 것처럼 수학자에게 괴델의불완전성의 정리는 끝장이었어. 그들이 진리를 위해 탐구하고 있는 것에 답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것이 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것이고그럼 그 연구를 계속 해야 할까? 중단해야 할까? 절대 진리가 있을 거라 믿어왔던 수학자들이 좌절하는 것이 이해가 가더구나. 이 발표 이후 괴델을 일반인들에게도 피습을 받기도 했는데, 결국 광신자에게 피살당하게 되었단다.

솔직히 아빠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핵심적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중에 다시 한번 집중해서 천천히 읽어봐야겠구나. 아참, 이 책에 비트겐슈타인도 등장했었어. 비트겐슈타인은 아빠가 알고 싶어하는 철학자인데, 그의 관한 책들도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선뜻 책을 들지 못하고 있단다. 비트겐슈타인이 러셀의 제자였다는구나. 부잣집 아들인데 가지 않아도 될 전쟁터에 자원에서 갔다가 죽음에 다다르는 경험까지 하고 근원적인 깨달음을 얻었대. 이야기의 큰 줄기와 관련이 없어서 이야기 안 했는데, 나중에 비트겐슈타인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 참고하려고 적어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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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그린 2017-02-04 0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eBook] 시민의 교양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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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지대넓얕. 발음이 재미있어 자꾸 발음하게 되는 네 글자를 만들어 낸 사람 채사장.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채사장과 그의 친구들이 꾸미는 팟캐스트,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줄여서 지대넓얕. 아빠도 그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 사람이 되었지. 그리고 채사장이 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권의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리고는 그의 팬이 되었어. 그래서 집어 든 책이 바로 <시민의 교양>이라는 책이란다. 이 책은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책이란다. 한마디로 좋은 말이 없을까? 생각해봤는데, 책 앞면에 딱 나와 있더구나.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그래, 딱 맞는 말이었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라는 책을 통해 얻게 된 넓고 얕은 지식을 이용해서 우리 현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 것인지 알아보는 것이지. 아빠는 그 전에 읽은 책들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읽은 <시민의 교양>이 더 좋았단다.

지은이 채사장은 보통 사람에 대한 칭호로시민을 사용했단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보통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는 국민, 백성, 인민, 민중 등 많은 단어들이 있지만, 각각의 단어들이 정치색을 띠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러면서시민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대. ‘시민’이라는 단어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좁은 의미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보다 의무를 이행하고 권리를 갖는 주체 모두를 지칭한다는 의미에서시민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대. 그래서 책의 제목을 <시민의 교양>이라고 정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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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를 의미한다. 서울시나 부산시에 살면시민이고 경기도나 충청도에 살면도민인 것이 아니다. 물론 매우 좁은 의미로는 그렇게 쓰이기도 한다. 행정구역상 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시민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민을 언급할 때는 그런 협소한 의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은 의무를 이행하고 권리를 갖는 주체 모두를 지칭하는 점을 기억하자.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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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보통 사람들을 지칭할 때 앞으로시민이라는 말을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다.

 

1.

책의 차례를 보면, 세금에서 시작해서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 이렇게 일곱 개로 나뉘어 있었단다. 처음에는 각각의 개별적인 내용에 대해서 이야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일곱 개의 이야기는 쭉 이어져 있었단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를 대하는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두 가지 자세로 나누어서 설명해 주고 있단다.

세금. 세금은 모든 시민들이 관심을 갖는 예민한 것 중에 하나란다. 나의 세금이 늘어나면 투덜거리면서 욕을 하면서도, 복지에 관한 예산이 줄어들면 또 투덜거린단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듯이 두 개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란다. 또 하지만, 아빠가 세금이 늘어나는 것에 투덜거리는 것은 단순히 늘어나서 투덜거리는 것은 아니란다. 세금이 늘어나고, 그 세금을 나라에서 투명하게 사용하고, 그로 인해 복지가 늘어나면 아빠도 대찬성이란다. 아빠도 언제 어려움을 겪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금이 엉뚱하게 쓰이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게 열 받는 것이란다.

그런 것은 잠시 접어두고 세금에 대하는 두 가지 자세를 이야기해보자꾸나너무 간단하지 뭐.. 하나는 세금을 올리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세금을 내리는 것이란다. 시장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부류는 세금을 낮추려고 할 테고, 정부가 개입하여 세금을 더 걷어서 복지를 중요시하는 부류가 있어. 그리고 또 세금을 거둘 때 어떻게 거두냐에 대해서도 두 가지가 있어. 모든 사람들한테 똑 같은 비율로 걷는 방법이 있을 테고그리고 수입에 따라 차별을 두는 누진세가 있단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차이가 있지만 누진세를 적용하고 있단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누진세도 시장의 자유를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의 누진세는 많다고 할 것이고.. 물론 그들에게는 이유가 있지. 그리고 복지를 중요시하는 사람은 지금의 누진세가 작다고 생각하지. 물론 그들에게도 이유가 있어. 각각의 입장을 들어보면 둘 다 일리가 있어서 선뜻 누가 맞다고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아. , 그들의 입장을 한번 들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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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금의 누진세율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견해부터 알아보자. 이들은 현재의 누진세 제도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보기에 누진세는 국가가 소수의 고소득자들의 권리를 강제로 침해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시장에서 노력하고 투자해서 얻은 성과를 보호해주지 않는 국가는 경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고 윤리적으로 정의롭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현재의 누진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반대로 지금의 누진세율이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견해에 대해 알아보자. 이들이 보기에 누진세는 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빈부격차가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바로 지금이 누진세를 강력하게 적용할 시점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들은 과세표준에서 최고구간에 해당하는 세율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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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지 않지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는 시장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국가로써 누진세가 낮은 편이란다. 현 정부와 전 정부에 들어서면서 부유세를 없애고, 법인세를 낮추고, 간접세를 많이 늘리면서 서민들의 세금을 더욱 걷어갔잖니. 아이러니한 것은 시장의 자유는 자본가에 도움이 되고, 복지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인데, 그런 시민들이 시장의 자유를 부르짖는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이지.

 

2.

세금은 국가 정책에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세금을 어떻게 걷느냐 국가의 모습도 정해진다고 볼 수 있어. 우리나라처럼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나라, 보수가 정권을 잡고 있는 나라는 시장의 자유를 중시하면서, 세금을 적게 걷고, 세금도 온 국민이 균등하게 내게 하는 간접세가 많이 차지하고, 이로 인해 자본가의 이익을 중시하게 된단다. 그리고 시민들에게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려고 한단다. 경찰의 역할만 한다고 해서 야경국가라고도 불러.

그러면 반대 국가는 어떨까? 개인들의 삶을 어느 정도 살 수 있을 만큼 보장해 주려고 하지. 그러려면 정부가 할 일이 많아지게 되는 거야. 정부의 개입이 많다는 것이지. 돈도 많이 필요하니 세금도 많이 걷고, 부유층일수록 많은 세금을 부담시키고, 노동자 계층이 이익 주체가 되는 거야. 그렇게 정부가 할 일이 많아 보니 큰 정부가 되는 거고. 이런 정책을 제대로 하는 나라는 보통 복지 국가로 불리게 된단다. 보수 진영의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는 국가의 경제 체제는 자본주의라는 것을 알 수 있단다.

자본주의. 그것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생산수단의 개인 소유를 인정하는 체제란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본질이라는 거야. 생산수단을 개인이 소유하는 것은 빈부의 격차 등 많은 문제점을 만들어냈단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공산주의로써, 생산 수단을 개인 소유를 거부하는 거야. 생산 수단을 국가가 모두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것이지. 그리고 공산주의가 변형된 사회주의가 북유럽을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단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완벽한 신자유주의를 표방하는 자본주의 국가란다. 자본주의 국가는 생산수단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다고 했단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것을 선택해야 할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의 삶을 선택하게 된단다. 왜냐면, 생산수단을 갖는다는 것은 큰 돈을 벌 수 있는 확률도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단다. 일반 시민들은 보수는 적더라도 리스크가 적은 노동자의 삶을 선택하는 거야.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 년 전 쯤, 이 책이 출간될 쯤, 비정규직 확대 정책이 시행했단다. 이런 비정규직 확대 정책은 노동 시장이라는 유연화라고 보수 진영은 포장하고 있지만, 그것은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의 리스크를 노동자에게 떠 넘기는 제도란다. 보수까지 적은데, 리스크까지 떠넘기는 불공정한 제도라는 거야. 지은이는 이 책이 출간될 쯤 우리나라의 문제가 되었던 비정규직 확대 정책에 한마디 했던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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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까닭에 비정규직의 확대에 대한 논의는 문제가 있다.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는 동시에 리스크까지 높이는 제도는 불공정하다. 따라서 노동자가 비정규직의 확대에 저항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서 매우 상직적이고 합리적인 일이 된다. 만약 특정 정부가 노동자의 임금 인상 없이 규제 완화를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만을 추구한다면, 그 정부는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는 정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그에 대응하는 고용 안정성 정책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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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빠가 아무래도 아빠다 보니, 너희들의 교육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단다. 우리나라의 교육 제도에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별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그 교육 제도에 너희들을 맡겨야 하는 심정. 기분이 아주 좋지 않단다. 교육도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에서 입장이 다르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지은이 채사장 본인은 넓고 얕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지만, 다방면에 정확한 분석력과 훌륭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단다. 그의 독서가 그렇게 만들었나? 싶구나. 그리고 한가지 주제여후려쳐서정리해 주


는 것 또한 대단한 능력이 것 같았어. 그가 쓴 교육 분야에 대해 읽으면서 그런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단다. 그가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한번 읽어보면 다음과 같단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교육의 내용이 아니라는 거야.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교육의 형식이라는 거지. 교육의 내용을 바꾸려는 노력도 중요하시지만, 그보다 교육의 형식을 바꿔야 한다고 그는 주장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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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오랜 기간 동안 객관주의 인식론에 기반한 교육체계를 유지해왔다. 강의식 교육과 전통적인 교실 구조 그리고 객관식 평가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교육 형식이다. 빠른 경제성장과 산업화가 요구되던 시기에 이러한 교육관은 매우 효율적으로 기능했다. 문제는 진리가 실재한다는 절대주의 세계관에 익숙하다. 반대로 고정된 진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대주의와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성에 대한 담론들에 불편해한다.

우리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보수와 진보, 세금과 복지의 문제를 합의와 절충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 선과 악의 이념 대립으로 다루려고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교육의 형식보다 교육의 내용에 집중해오는 동안 한국인은 진리가 실재한다는 이념을 내재화하게 되었다.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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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교육의 형식이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교육에 대한 담론에서 중심이 되는 주제는 교육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 대한 것이다. 어떤 내용을 가르치고, 어떤 교과를 강화할 것인지, 선택과목의 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가르치는 내용에 대한 고민에 집중되어 있다. 거 근본적으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은 교육의 형식인데도 말이다.

학생들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교육의 형식을 통해 학습한다. 특히 진리에 대한 이념과 경쟁의 정당성에 대한 믿음이 발생하는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그 원인은 우선 강의식 수업과 교실 구조 그리고 객관식이라는 평가 형식이었다. 학생들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지라도 절대적이고 고정된 진리가 어딘가 존재할 것이라는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된다. 이것은 성인이 되었을 때 사외 문제를 옳고 그름, 선과 악의 문제로 접근하게 하는 경향성을 높인다. 다음으로 지속적인 교내 평가와 대입시험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경쟁과 그에 따른 결과가 정당하다고 믿게 된다. 문제는 경쟁의 형식이 사회의 책임을 개인의 책임으로 손쉽게 전환한다는 점이다. 어떠한 평가가 되었건 그에 따른 결과가 중간에 위치한 사람이 중간으로서 대우를 받을 수 없는 평가라면, 그 경쟁은 정의롭지 않다.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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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그만큼 소득 격차가 심화될 수 있는 구조일 수 밖에 없잖아. 그렇다 보면 소득상위로 가기 위해서 학생들은 과도한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거야.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이 그렇게 치열한 것이란다. 교육은 경제가 결정한다는 것이지. 우리나라는? 저성장 시대를 돌입했다고 하잖아. 그리고 빈부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말이야. 저성장 시대란 의미는 일자리가 줄어든 이야기야. 일자리는 줄어들고, 빈부격자는 커지니 당연히 경쟁은 더욱 심해지겠지. 이것이 너희들이 자라나서 살아가야 할 우리나라의 미래 모습이란다.

이렇게 미래가 불투명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치가 중요한 것이란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비싼 수업료를 내고 그것을 배운 것 같구나. 아직도 그 비싼 수업료를 계속 내고 있고 말이야. 올해는 비싼 수업료를 낸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 아빠의 바램이란다. 더 이상 우리나라의 뱃머리를 오른쪽으로 가게만 놔둘 수 없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들이 촛불의 힘으로 뱃머리를 왼쪽으로 틀어 놓을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내년 이맘때는 정치 때문에 열 받는 일이 좀 줄어들었으면

 

우선 지금의 누진세율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견해부터 알아보자. 이들은 현재의 누진세 제도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들이 보기에 누진세는 국가가 소수의 고소득자들의 권리를 강제로 침해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시장에서 노력하고 투자해서 얻은 성과를 보호해주지 않는 국가는 경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고 윤리적으로 정의롭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현재의 누진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는 반대로 지금의 누진세율이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견해에 대해 알아보자. 이들이 보기에 누진세는 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빈부격차가 극단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바로 지금이 누진세를 강력하게 적용할 시점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이들은 과세표준에서 최고구간에 해당하는 세율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37쪽)

시민은 ‘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를 의미한다. 서울시나 부산시에 살면 ‘시민’이고 경기도나 충청도에 살면 ‘도민’인 것이 아니다. 물론 매우 좁은 의미로는 그렇게 쓰이기도 한다. 행정구역상 시(市)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시민이라고 칭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시민을 언급할 때는 그런 협소한 의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은 의무를 이행하고 권리를 갖는 주체 모두를 지칭하는 점을 기억하자. (69쪽)

그런 까닭에 비정규직의 확대에 대한 논의는 문제가 있다.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는 동시에 리스크까지 높이는 제도는 불공정하다. 따라서 노동자가 비정규직의 확대에 저항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서 매우 상직적이고 합리적인 일이 된다. 만약 특정 정부가 노동자의 임금 인상 없이 규제 완화를 통한 노동시장의 유연화만을 추구한다면, 그 정부는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않는 정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그에 대응하는 고용 안정성 정책과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1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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