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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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여섯 번째 책 <토니오 크뢰거>를 읽었단다.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있어서 언제 다 읽나 싶었는데, 어느덧 여섯 번째구나. <토니오 크뢰거>는 토마스 만이라는 작가의 중편 소설인데, 아빠가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마의 산>이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사람이란다.

지은이 소개를 보니, 1875년 독일에서 태어나서 1955년에 돌아가셨다고 하는구나. 이 시절 독일이면 히틀러를 빼놓을 수 없는데,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했을 때, 외국으로 망명 후 나치 정권을 비판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1929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는구나. 읽을 책들이 많아서 장담은 못하겠지만, 그가 노벨 문학상을 타는데 큰 역할을 한 <마의 산>도 한번 읽어보고 싶구나.


1.

제목 토니오 크뢰거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기도 하단다. 이 소설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읽었어. 토니오 크뢰거는 영사의 아들로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났단다. 학창시절 토니오는 동경하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 한스 한젠라는 친구인데, 아버지가 사업가라서 이 집안도 부유한 집안이었고, 한스는 우등생에 승마도 잘하는 엄친아라고 할 수 있었지. 그에 비해 토니오는 학교 성적도 안 좋았어. 하지만 둘은 절친이었고, 특히 토니오가 한스를 엄청 좋아했어. 그것이 살짝 우정을 넘어서는 느낌도 들어서 잠깐 퀴어 문학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하지만 좀더 자라나 열여섯 살이 된 토니오는 잉에보르크 홀름이라는 여학생을 짝사랑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그저 짝사랑으로 끝이 났어. 토니오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곧바로 재혼해서 집을 떠나면서 집안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고, 토니오도 고향을 떠나야만 했단다.

다시 몇 년이 흐르고 토니오는 등단을 해서 정식 작가가 되었단다. 어렸을 때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책 읽는 것을 엄청 좋아했었는데 결국 작가가 되었구나. 리자베타 이바노브나라는 여자 친구가 있는데, 리자베타는 화가였어. 문학가와 예술가 사이의 깊은 대화는 책이 갑자기 어려운 책으로 만들기도 했단다. 둘 간의 대화를 통해서 문학가로서 지은이 토마스 만이 하고 싶었던, 평소 생각하고 있던 바를 다 들려주는 듯 했단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 책이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던데, 여자 친구와 이런 심오한 대화를 나누었다니그런데 왜 그는 가슴에서 나오는 따듯한 감정이 진부하고 쓸모 없다고 했을까. 너무 평범하게 살지 말라는 소릴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한테 버림받아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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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아시다시피 사람들은 중요한 것에 대해 말하는 법이 없고, 근본적으로 아무래도 상관없는 소재만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미학적 형상물을 만들어 내려면 유희적이면서도 차분한 태도로, 우월한 입장에서 이러한 소재를 짜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당신이 말하려는 내용에 너무 집착해서, 그로 인해 당신의 가슴이 너무 따뜻해진다면 당신은 완전히 실패하고 말 것이 분명합니다. 당신은 격하게 되고 감상적으로 되며, 다듬어지지 않은 것, 아이러니가 결여된 것, 양념이 덜 된 것, 지루하고 진부한 것이 나오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냉담한 반응만을 보일 거고, 결국 당신은 좌절하여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 겁니다…… 세상 이치가 다 그런 거니까요, 리자베타. 감정 말입니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감정은 언제나 진부하고 쓸모없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망가진, 우리의 정교한 신경 조직의 발끈하기 쉬운 예리함과 차가운 황홀함만이 예술적인 것입니다. 우리 예술가들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거나 비인간적으로 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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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을 읽다 보면, 심리적으로 좀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의 말을 다 듣고 난 여자친구가 한마디 명확하게 해주더구나. 당신도 한 명의 시민이다, 그저 길을 잘못 든 시민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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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있을 것 같기도 해요. …… 토니오, 난 당신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들었어요. 그러니 당신이 오늘 오후에 한 모든 말에 알맞은 대답을 해 드리지요. 그리고 그것이 당신을 그토록 불안하게 만드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기도 합니다. , 그럼 말하지요! 그 해답은 지금 이곳에 앉아 있는 당신은 누가 뭐래도 한 사람의 시민이라는 사실입니다.”

내가요?” 그는 이렇게 물으며 약간 주저앉는 듯했다.

그렇지 않아요? 충격이 크겠죠. 또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그러니 형량을 조금 줄여 주려고 합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당신은 <길을 잘못 든 시민>입니다, 토니오 크뢰거-<길을 잃고 헤매는 시민>이지요.”

침묵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그는 단호한 태도로 일어서더니 모자와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고맙습니다. 리자베타 이바노브나. 이젠 안심하고 집에 갈 수 있겠습니다. 난 처리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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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토니오는 글을 쓰기 위해 덴마크 여행을 나섰단다. 가는 길에 고향이 있어서, 오래 전에 자신이 살았던 집도 들러보았단다. 그곳은 공공도서관으로 변해 있었어. 그런데 고향에서 그는 경찰에서 도주자로 의심받고 심문까지 받았단다. 기분 좋게 고향을 들르려고 했으나 자신도 평범한 시민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단다. 자신은 특별하고, 때론 고뇌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은데 말이야. 그리고 덴마크의 한 호텔에서 묵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열리는 무도회에 누가 참석했는지 알아? 자신이 어렸을 때 동경했던 친구 한스 한젠.. 그리고 그 옆에는 자신이 한때 짝사랑했던 잉에보르크 홀름. 둘은 연인 사이가 되어 행복한 커플로 여행 온 듯했어. 반가운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는 척은 하지 않았어. 잉에보르크가 그를 본 것 같았지만 말이야. 그 자리를 뜬 토니오. 그는 자신만의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했단다.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처럼 그리움과 질투와 경멸이 있지만, 충만한 행복도 있다면 말이야.

아빠가 소설가가 아니고 예술가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토니오의 고뇌에 공감할 수는 없지만, 예술가와 소설가도 어차피 이 세상에서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니 경계를 너무 그으려 하지 말았으면 하는구나.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모르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갑갑한 도시의 상공에 겹겹이 낀 구름 뒤에서 겨울 해가 우윳빛으로 희미하게, 애처로운 빛을 내며 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그 속에는 그리움이 들어 있고, 그리고 우울한 질투와 아주 조금의 경멸과 순결하기 짝이 없는 더없이 충만한 행복감이 들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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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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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유튜브의 AI는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아빠의 심리를 잘 파악하는 것 같단다. 예전에 유튜브의 AI가 찾아준 영화 예고편 중에 <레베카>라는 예고편을 보았단다. 예고편들이 다 그렇지만, <레베카> 영화의 예고편도 영화를 보고 싶게 했단다. 그런데 이 영화 제목이 너무 익숙해서 좀 찾아보니, 이 영화는 오래 전에 그 유명한 감독 히치콕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고, 뮤지컬로 각색되어서도 꽤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더구나. 아빠가 뮤지컬에 관심이 적다 보니 잘 몰랐을 뿐이지

그리고 이 영화는 대프니 듀 모리에라는 작가가 1938년에 쓴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어. 아무튼 꽤 유명하다는 작품.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는 왠지 원작 소설을 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 소설 <레베카>을 읽은 것이란다. 지은이 대프니 듀 모리에는 처음 알게 된 작가인데, ‘서스펜스의 여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당대뿐만 아니라 사후에도 유명한 작가였더구나. 그의 소설은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히치콕의 <>라는 영화도 대프니 듀 모리에의 원작소설이라고 하더구나. 나중에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다른 소설들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1.

그럼 이번에 읽은 <레베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데 끝끝내 주인공의 이름이 나오질 않더구나. 아빠가 놓쳤나 싶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역시 주인공의 이름이 소설에서 나오지 않더구나. 나중에 맥시밀리언 드윈터와 결혼을 하게 되어 드윈터 부인이라고 나와 있더구나. 아빠는 그냥 라고 칭해서 이야기를 해볼게.

는 이제 20대 초반의 여상으로 귀부인의 시중을 드는 일을 하고 있단다. 지금은 밴 호퍼 부인의 시중을 들고 있는데, 밴 호퍼 부인을 따라 모나코의 휴양도시 몬테카를로에 와 있었어. 그곳에는 맥시밀리언 드윈터라는 사람도 와 있었는데, 이 사람은 이름이 기니까 맥심이라고 짧게 이야기할게. 맥심은 영국의 유명한 맨덜리 저택의 주인으로 일 년 전에 아내를 잃었단다. 밴 호퍼 부인이 맥심을 알고 있어서 도 맥심과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내 곧 사랑에 빠지게 되었단다. 둘은 곧바로 결혼을 하고 몇 주 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맨덜리 저택으로 돌아왔단다.

맨덜리 저택은 어마어마하게 커서 하인들도 엄청나게 많았어. 그런 하인들 중에 대빵은 댄버스 부인이라는 사람인데, 댄버스 부인은 가 결혼 전에 귀부인의 시중이나 들던 사람이라면서 업신여기고 그랬단다. ‘역시 이렇게 커다란 저택의 안주인이라는 역할이 낯설고 익숙지 않아서 주눅든 생활을 하였단다. 그리고 댄버스 부인은 이전 드윈터 부인이었던 레베카 이야기만 계속 해댔고, 레베카가 정해 놓은 규칙들을 지켜야 한다고 했어. 한마디로 댄버스 부인은 여전히 레베카를 숭배하고 있었지. 레베카가 죽은 지 1년이 되었지만, 저택 곳곳에서는 레베카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었단다. 집기나 방명록 식탁보 등에 레베카의 이니셜인 R이 새겨져 있었지. 맥심의 전 부인 레베카는 1년 전 보트 전복 사고로 죽었다고는 것만 알지, 자세한 내용은 몰랐단다. 맥심은 레베카 이야기를 하는 것을 꺼려했거든

맥심은 사업 때문에 자주 집을 비웠는데 그렇다 보니 는 더욱 댄버스 부인과 불편한 관계가 되었어. 이 저택에서 가장 마음이 맞는 사람은 몸종 클래리스였어. 자라온 성장 배경이 비슷해서 그런 것 같다고 는 생각했단다. 맥심에게는 누나 비어트리스가 있는데, 그 누나와 매형이 찾아와서 인사를 나누었는데, 비어트리스는 다행히 를 살갑게 대해주었단다. ‘가 레베카와 많이 다르다면서 말이야. 모든 사람에게 레베카는 늘씬하고 사랑스럽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단다.


2.

저택 주변을 산책하다가 해변가에서 레베카가 쓰던 오두막 집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곳은 레베카가 쓰던 가구와 집기들이 그대로 있었단다. 그 해변가에서 벤이라는 실성한 사람을 만났는데, 벤이 레베카가 죽은 날 레베카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 것을 목격한 듯한 이야기를 하곤 했단다. 하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웠단다.

잭 파벨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맥심이 저택을 비울 때 몰래 댄버스 부인을 찾아와 예전에 레베카가 사용하던 방에서 만났어. 그 장면을 가 보게 되었고, 호기심이 생긴 는 그들의 만남을 몰래 보다가 들통이 나서 어색하게 인사를 나누었단다. 잭 파벡은 레베카의 사촌이라고 했고, 맥심이 자신을 무척 싫어하니까 자신이 왔다 간 사실을 맥심에게 비밀로 해달라고 했단다. 하지만 이 사실을 맥심이 알게 되고, 댄버스 부인에게 무척 화를 냈단다. 맥심은 다른 경로로 알게 된 것인데, 댄버스 부인은 가 이야기해 준 것이라고 생각했어. 더 살벌해진 댄버스 부인의 눈길

예전에 레베카 생전에는 맨덜리 저택에서 무도회도 많이 열렸다고 했어. 하지만 레베카가 죽은 다음부터는 무도회가 없었지. 맨덜리 저택 주변에 살고 있는 귀부인들은 다시 무도회를 열 것을 종용했고, 맥심과 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단다. ‘는 무도회에 입을 의상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댄버스 부인이 갑자기 친절을 베풀면서 초상화 속 의상을 추천해 주었단다. ‘는 댄버스 부인이 마음을 바꾼 줄 알고 댄버스 부인의 조언에 따라 초상화 속 의상을 입기로 했어. 그 초상화는 드윈터의 조상 중에 한 분이셨는데, 옷도 화려해서 이번 무도회에서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어.

무도회 날, 맥심에게 잘 보이겠다고 입은 드레스는 맥심을 기겁하게 만들었단다. ‘에게 심하게 화를 내면서 그 드레스를 당장 갈아 입으라고 했어. 나중에 비어트리스가 방으로 찾아와 알려주었는데, 그 드레스는 레베카가 죽기 전 마지막 무도회에서 입었던 옷과 똑같다고 했어. , 그제서야 댄버스 부인이 그 옷을 추천해준 이유를 알게 되었단다.


3.

무도회가 열린 다음날, 큰 선박이 해변의 바위에 좌초되는 사건이 발생했단다. 맥심은 그 사건을 도와주려고 해변가로 나갔어. 그런데 경찰이 맨덜리 저택에 찾아왔어. 그 큰 선박 아래에 작은 보트가 걸렸는데 그 보트는 바로 레베카가 일년 전에 타고 나갔던 보트라고 했고, 그 보트에는 시신이 하나 있었다고 했어. 이미 오래 전에 레베카의 시신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발견이 되었는데 이 배에 있는 시신은 뭐지? 그날 밤에 레베카는 혼자가 아니었나? 얼마 후 맥심이 왔어. 경찰이 다녀왔고 보트와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알려주니 맥심은 크게 좌절하면서 결국 레베카가 이겼다고 했어. 큰 좌절감과 함께 이젠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에게 모든 진실을 이야기해주었단다.

레베카는 남들이 보는 것과 달리 사실 무척 음흉하고 계략이 넘치고 사악한 사람으로 결혼 직후부터 맥심을 무시고 조롱했다고 했어. 그들의 부부 생활은 연기였을 뿐이라고가문의 명예 때문에 이혼도 못했다고 했어. 레베카는 사촌인 잭 파벨뿐만 아니라 여러 남자와 어울리는 등 문란한 생활을 했어. 이 사실을 아는 것은 맥심과 비아트리스 등 극소수였단다. 맥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해변가 오두막집에서 레베카를 죽였던 거야. 그리고 보트에 시신을 싣고 배 밑에 구멍을 내서 가라앉게 하여 사고로 위장했던 거지. ‘는 이 진실을 알게 되고 나서 맥심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단다. 그 동안 맥심이 여전히 레베카를 잊지 못하고 자신보다 레베카를 더 사랑하고 있는 것으로 오해를 했거든그런데 그게 아니고 맥심은 만을 사랑하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이 일을 잘 헤쳐나가자고 했어. 그리고 맥심의 사랑이라는 백그라운드를 확인하게 되자 자신감이 생겼고, 댄버스 부인에게도 저항하고 할 말은 했단다.

보트에서 발견된 시신이 레베카로 밝혀지면서 사건에 대한 심리가 열렸단다. 맥심에게 위기가 있었지만, 레베카가 자살한 것으로 종결되었어. 그런데 잭 파벨이 맥심을 찾아왔어. 레베카가 자살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담긴 편지가 있다고 했어. 그러면서 그 증거를 없애는 대신 돈을 달라고 협박했단다. 맥심은 강하게 밀어붙였어. 오히려 잭 파벨을 협박죄로 고소하려고 했어. 그러면서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줄리언 대령을 전화해서 오라고 했단다. 레베카를 숭배하는 댄버스 부인도 찾아와서 맥심에서 불리한 증언을 했단다. 절대로 레베카가 자살할 일이 없다고 말이야. 그런데 죽은 날 레베카가 병원을 다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게 단서가 될 것이라 생각해서 그들은 함께 당시 진료를 했던 베이커라는 의사를 찾아갔어. 그리고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단다. 레베카는 말기 암에 걸린 상태였으며 얼마 살지 못한다고 했어. 이로써 레베카는 충분한 자살 동기가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으므로, 레베카의 죽음은 자살로 최종 종결되었단다.

이제 맥심과 는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되었단다. 다시 집으로 오는 길.. 멀리서부터 불길이 보였는데, 맨덜리 저택에 큰 화재가 발생한 것이었단다. 댄버스 부인의 짓이었어. 맥심과 가 집에 도착했을 때는 수습할 수 없을 정도였단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은 걱정하지 않았어. 레베카라는 커다란 굴레가 벗겨졌으니, 뭐든 새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 말이야.

소설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단다. 그리고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영화를 찾아 봤단다. 영화가 그 두꺼운 소설을 모두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나름 괜찮았단다. 누군가에게 막 추천할 만큼은 되지 않았지만, 소설을 되새기면서 보니 나쁘지 않았단다. 최근에 만들어진 영화 말고, 1940년 히치콕이 만든 <레베카>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지난밤 다시 맨덜리로 가는 꿈을 꾸었다.

책의 끝 문장: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과 함께 불탄 재가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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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4-18 22: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끝까지 여자주인공 이름이 나오질 않아서 무지 궁금해하며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bookholic 2022-04-20 22:48   좋아요 1 | URL
그 두꺼운 소설에 단 한번도 주인공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니...
지은이가 잘못했네요..^^

새파랑 2022-04-19 1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반전을 전혀 예상도 못했습니다 ㅋ 책 읽으면서 재미를 위해 반전이 있을거라는 생각을 잘 안합니다 😅

bookholic 2022-04-20 22:49   좋아요 2 | URL
ㅎㅎ 그렇군요.. 저는 읽으면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거든요...
그래서 반전은 늘 재미를 줍니다...^^

그레이스 2022-04-19 13: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재밌네요

bookholic 2022-04-20 22:50   좋아요 2 | URL
시간을 순삭합니다...^^

새파랑 2022-05-07 08: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이첼 보다는 레베카 아니겠습니까 ㅋ 북홀릭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

mini74 2022-05-07 08:11   좋아요 3 | URL
북홀릭님 ~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2-05-08 04:00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mini74 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십시오~~

이하라 2022-05-07 08: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립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되세요~~

bookholic 2022-05-08 04:01   좋아요 1 | URL
이하라 님, 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휴일 되십시오~~^^

thkang1001 2022-05-07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되시길 기원합니다!

bookholic 2022-05-08 04:02   좋아요 1 | URL
thkang1001 님, 고맙습니다~~
화창한 오월입니다.
늘 즐거운 시간 되시길...^^

서니데이 2022-05-07 17: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bookholic 2022-05-08 04:0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되십시오...^^

러블리땡 2022-05-08 09: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오 영화도 못 봤고 책도 읽어보지 못했는데 원작 책이 있군요 ㅎㅎ 우왕 읽어보고 싶네요 ㅎㅎ

bookholic 2022-05-08 22:18   좋아요 0 | URL
러블리땡 님, 고맙습니다~~
주말이 휘리릭 가버렸어요...ㅠㅠ
즐거운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강나루 2022-05-08 1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편안한 밤 보내세요.

bookholic 2022-05-08 22:19   좋아요 1 | URL
강나루 님, 고맙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한 주, 즐거운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 - 고전문학, 회화, 신화로 만나는 리얼 지옥 가이드
김태권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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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가끔 책 제목에 낚이는 경우가 있단다. 이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로 남을 것 같구나. 살아생전 떠나는 지옥 관광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이 책은 그 내용 또한 무척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읽게 되었단다. 지은이는 김태권이라는 분인데, 아빠는 그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가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알고 있었단다. 너무 기대가 컸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아빠한테는 잘 맞지 않은 책이었단다.

이 책의 요지는 지옥을 소재로 한 미술이나 문학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것이란다. 지옥은 살아서 큰 죄를 지으면 그 벌로 죽어서 가는 곳으로 알고 있단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 지옥에 가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단다. 그리고 죽어서 지옥에 가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본 사람도 단 한 명도 없단다. 지구 상에는 죽음 뒤의 세상이 어떤 세상이 있는지 아는 사람이 단 명도 없으니 말이야. 그러나 오래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지옥 또는 그와 유사한 존재가 있다고 믿어왔단다. 살아서 죄 짓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지옥과 천국이라는 가상 세계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구나.

지옥이라는 가상 세계를 세계 곳곳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상상을 했단다. 그런 지옥의 모습은 오래 전부터 미술의 작품들과 문학작품에서 나온단다. 여러 작품들에 등장하는 지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단다. 지옥을 뜻하는 영어단어 hell은 북유럽 신화에는 저승의 여신 에서 왔다고 하더구나. 서양의 지옥들뿐 아니라 동양의 지옥들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단다. 지옥에 간 지장보살 이야기, 중국 소설 <두자춘전>에 등장하는 지옥 이야기, 인도의 데바닷타라는 사람이 석가모니를 암살하려다가 실패하고 떨어진 지옥 구덩이 이야기 등등도 소개해 주고 있었어.


1.

이 책에는 단테의 <신곡>이라는 작품이 많이 언급되었단다. 아무래도 그 책의 주된 장소 중 하나가 지옥이라고 그런 것 같구나. 단테의 <신곡>을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었다면 더 공감을 하면서 읽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그 밖에 지옥을 다른 문학 작품으로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 등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었단다. 생각보다 참 많은 문학 작품에서 지옥을 다루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지옥을 그린 그림들도 많이 소개되었는데, 그 그림들이 낯이 익은 그림들이 많았단다. 양정무 님의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에서 본 그림들이었거든. 그런데, 양정무 님은 왜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이야기> 7권을 출간을 안하고 있는 거냐^^

정말 지옥이라는 세상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승과 비슷한 모습일까? 어쩌면 이곳이 지옥인지도 모르지. 현실 세계는 또 다른 곳에 있고, 그곳에서 뭔가 잘못을 해서 온, 그들이 이야기하는 지옥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일지도 말이야. 그래서 헬조선이라는 말도 생겨나고 말이야. 최근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 때문에 더욱 삶이 팍팍하게 느껴지는 사람들도 많아서 이 세상이 힘든 지옥 같은 삶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 거야. 그래도 시간이 좀더 지나면 나아지겠지, 이런 생각으로 버텨왔을 텐데, 점점 악화되는 코로나최근에는 다시 하강 곡선으로 접어들었는데, 또 다시 반전이 없길 바래본단다. 오늘은 짧게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지옥 여행에 대한 책을 쓰는 사람이라니, 가이드로서는 실격이다.

책의 끝 문장: 우리가 저승에 가는 대신, 저승 사람이 우리한테 와서 자기들이 겪은 일을 이야기해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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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2-04-15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단테의 신곡중 지옥편 읽고 있는데 이 책이랑 같이 읽으면 좋겠어요.
저도 가고 싶지 않아요^^

bookholic 2022-04-16 01:01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페넬로페 님의 <신곡> 리뷰 기대하겠습니다...^^
천국 같은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외 지음, 황현산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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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어. 그 때는 국민학교라고 불렀지. 학교가 작아서 도서관도 없었고, 어떤 한 교실의 모퉁이에 도서관을 대신한 책장을 두고 책장 안의 책들을 볼 수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아빠가 수업이 끝나고 곧장 집에 안가고 그 교실에 남아서 동화책을 읽었단다. 그날 왜 곧장 집에 안가고 거기서 책을 읽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단다. 단지 그날 읽은 책 한 권만 기억에 남는단다.

책 제목은 <행복한 왕자>. 어린 아빠의 마음을 울린 무척 슬픈 내용의 동화였어. 그래서 그 줄거리가 아직도 아빠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단다. 그런데 아빠가 많은 책들 중에서 왜 그 책을 뽑아 들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어렸을 때의 아름다운 추억의 단편들이 앞뒤 사정이 기억이 나질 않으니 슬프더구나. 그런 아름다운 기억들을 풀스토리로 잘 기억하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런데도 <행복한 왕자>는 그런 기억의 단편에 정확히 남아 있었단다.

이번에 아빠가 일주일에 한 권씩 읽고 있는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NOON 세트의 다섯 번째 책의 제목 <행복한 왕자>을 보고 나서 어린 시절이 떠올랐단다. 지은이를 보니 오스카 와일드. 오스카 와일드라는 사람은 꽤 유명한 사람인데, 아빠는 그 동안 그 그 분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아니었구나. 아주 어렸을 때 이미 그의 책을 읽었구나. 기억력이 좋지 못해 어렸을 때의 기억이 대부분 지어진 아빠에게 그 작은 교실에서 <행복한 왕자>를 읽고 있던 기억을 남기게 해준 것만으로 오스카 와일드 님이 고마워지는구나.


1.

이 책은 오스카 와일드 님의 단편 소설 네 편이 담겨 있단다. <행복한 왕자>, <나이팅게일과 장미>, <어부와 그의 영혼>, <별 아이> 이렇게 네 편이란다. <행복한 왕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들어보는 작품들이란다. 다 단편이라서 짧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어.

<나이팅게일과 장미>나이팅게일은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대학생의 사랑을 이루고 싶었지만, 대학생이 짝사랑하던 여자는 장미보다 보석을 더 좋아해서 대학생을 차버리고 말았단다. 대학생도 그 여학생에 대한 마음을 금방 저버리고 만단다. 사랑을 생명보다 고귀하게 생각하는 나이팅게일에 비해 대학생과 여자는 사랑을 너무 값싸게 생각하는 것 같았단다. 독자들은 대학생과 여자를 욕하면서 사랑의 고귀함을 깨닫지 않을까 싶구나.

<어부와 그의 영혼>인어를 짝사랑하는 어부는 인어의 사랑을 얻기 위해 마녀의 도움을 위해 자신의 영혼을 떼어 내고 된단다. 영혼이 있는 사람은 물 속에 살 수 없다고 해서 말이야. 어부의 마음에서 떨어져 나온 영혼은 세상의 여러 사악함을 배우게 된단다. 다시 어부의 마음으로 들어가려고 어부를 계속 유혹을 하게 되지. 어부는 계속 거부하다가 결국 어부는 영혼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그 영혼과 재결합하게 돼. 다시 인어를 만나러 물 속에 갈 때는 다시 영혼을 떼어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지. 평생 영혼은 딱 한번만 떼어낼 수 있는 것을 말이야. 사랑이 아무리 중요하지만, 영혼까지 팔면서 사랑을 사는 것은 너무한 것 같구나. 영혼은 떼어 놓고 와. 그럼 사랑해줄게. 이런 조건 달린 사랑은 아닌 것 같구나. 그러니 영혼이 그런 사악함을 배워서 복수를 하지

….

<별 아이>용모가 아름다운 한 아이가 이야기인데, 고귀한 신분이라고 믿고 있던 별 아이가 자신을 버린 엄마가 찾아오면서 자신이 버려진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단다. 자신의 신분에 실망한 별 아이는 친엄마는 거부하고 쫓아낸단다. 그 일이 있고 얼굴이 흉측하게 변하게 되는데 잘못을 깨닫고 엄마를 찾아 나섰지만 노예로 잡히게 된단다. 그리고 마법사가 내준 어려운 세가지 과제를 해결하면서 옛 모습을 되찾고 엄마도 되찾고 화해를 하는 그런 이야기란다.

….

<행복한 왕자>는 워낙 유명하고 너희들이 읽는 책에도 있으니 직접 읽어보시길 바란다.^^


PS:

책의 첫 문장: 온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기둥 위에, 행복한 왕자의 조각상이 서 있었습니다.

책의 끝 문장: 그의 뒤를 이은 왕은 악하게 다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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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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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빠르게 알려진 한국 작가를 한 명 뽑으라고 하면 단연 김초엽 님이 아닐까 싶구나. 데뷔작부터 나오는 책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작가 김초엽 님의 첫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을 읽었단다. 아빠는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을 통해서 처음 김초엽 님을 알게 되었고, 그 책에 실린 단편 소설들을 읽어보았단다. 2회 한국과학문학상 대상을 차지했던 <관내분실>과 가작을 받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려 있었지. 그리고 2020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서 만난 <인지 공간>까지 이렇게 총 세 편의 김초엽님의 단편 소설을 읽었단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아주 확 와 닿지는 않았단다. 사람마다 자신들과 맞는 작가들이 있으니까 말이야. 어쩌면 아빠가 장편 소설보다 단편 소설에 흥미가 좀 적은 이유도 있을 수 있었고

그런 김초엽 님께서 처음으로 장편 소설을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어. 앞서 읽었던 세 편의 작품들이 아빠에게는 크게 감동을 주지 못해서 출간 소식은 들었지만, 쉽게 손은 가지 않았단다. 그런데 먼저 읽은 사람들의 평들이 너무들 좋았단다. 아빠가 귀가 얇아서 그런 것에 잘 흔들리잖니. 소재도 환경에 관한 소설이라고 하더구나. 어떻게 이야기를 끌어갈까 궁금했단다. 그래서 읽었단다. 오호, 김초엽 님의 단편을 읽을 때랑은 느낌이 전혀 달랐어. 장편 소설이 처음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가 없는 이야기의 전개, 짜임새 있는 스토리 라인한 마디로 아주 깔끔한 소설이었단다. 앞서 김초엽 님이 소설이 아빠한테 잘 안 맞는다고 했던 말은 취소. 예전에는 우리나라 SF 소설이 좀 취약하다는 생각을 아빠가 갖고 있었는데, 최근에 읽은 우리나라 SF 소설들은 모두 기대를 웃도는 재미를 보여서 이제는 그런 생각을 갖지 않게 되었단다. K-SF라는 말이 나오길


1.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 년 후의 우리나라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단다. 2058년 한 연구소에서 실수로 자가 증식하는 먼지가 만들어졌단다. 그 자가 증식하는 먼지는 더스트라고 불렀어. 그 더스트는 빠른 속도로 온 지구를 휩쓸었고, 그 더스트는 생명체들을 죽이고 위협이 되었어. 그래서 인간들은 더스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돔을 건설하였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돔시티라고 곳에서 생활하게 되었단다. 사람들도 더스트에 노출되면 생명을 잃었거든. 물론 더스트에 내성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어. 사람들은 그들을 내성종이라고 불렀어. 이 더스트을 없애기 많은 과학자들이 노력을 하였고, 디스어셈블러라는 것을 개발하여 더스트를 없앴다고 하는구나. 2064년에 디스어셈블러를 개발했는데, 더스트를 모두 없앤 것은 2070년이었대. 사람들은 그 시절을 더스트 시대라고 불렀단다.

그리고 또 60년이 흐른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단다. 아영은 더스트 생태 연구 센터에서 일했는데, 강원도 해월에 모스바나가 증식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사하러 갔단다. 모스바나는 피부에 닿으면 그 독성으로 피부에 상처를 입게 되어서 악마의 식물이라고도 불렀어. 모스바나는 더스트 시대에 새로 생겨났다가 한창 번식을 한 후에 지금은 거의 사라진 덩굴식물인데 그것이 다시 증식했다고 해서 조사를 간 것이었어. 모스바나가 생각보다 넓은 곳에 증식되었고, 가끔 푸른 빛을 보인다고 했어.

푸른 빛이라는 말에 아영은 어린 시절 이웃에 살던 이희수라는 할머니의 정원이 떠올랐어. 그 때도 어떤 식물에서 푸른 빛이 보였거든. 아영은 푸른 빛을 내는 모스바나에 대한 조사를 했어. 인터넷에서 에티오피아에 살고 있는 어떤 사람이 푸른 빛을 내는 모스바나를 알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줬어. 때마침 에티오피아에서 더스트 시대 재건 60주년 기념 학회가 있었는데, 그때 만나면 되겠다고 생각했단다. 아영은 에티오피아에서 연락을 남긴 나오미를 만나고, 모스바나의 숨겨진 비밀을 듣게 된단다.


2.

더스트 시대. 더스트에 내성을 갖고 있어 죽지 않는 내성종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들은 신변에 위협을 받곤 했어. 그들의 피가 더스트에 내성을 갖게 한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야. 그래서 그런 내성종들을 쫓는 사냥꾼들도 있었어. 아마라와 나오미는 자매인데 그들도 내성종이었어. 그들은 내성종들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그 마을 찾아 떠났단다. 그 마을의 이름은 프림 빌리지라고 했어. 그 마을은 말레이지아의 케퐁 지역에 있었고, 간신히 그 마을 찾은 아마라와 나오미는 그 마을의 일원이 되었단다.

프림 빌리지는 지수라는 사람이 리더였어. 동네 사람들은 지수에게 지수 씨라고 불렀단다. 그는 드론과 기계를 다룰 줄 알았고, 고장 난 것도 잘 고쳤어. 그래서 그것들을 이용해서 외부 침입자들이 오면 공격해서 막아내기도 했단다. 내성종들을 찾아 공격해온 사냥꾼들이었지. 나오미는 하루라는 아이와 마을을 정찰하는 일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우연히 지수 씨와도 친해졌는데, 지수 씨는 온실을 갖고 있었고, 그 온실은 레이첼이라는 사람이 관리를 했단다.

어느날 더스트 폭풍에 예보 되었어. 그들이 아무리 내성종들이었지만, 더스트 폭풍은 강한 바람과 함께 엄청난 먼지를 몰고 오기 때문에 마을이 폐허가 될 수도 있거든이 더스트 폭풍은 돔시티까지 망가뜨려 돔시티 안의 사람들도 죽일 정도로 강력했어. 그러면 이걸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온실에서 식물만 가꾸던 레이첼은 마을 사람들에게 자신이 직접 개량한 식물을 심으라고 했어. 그 식물은 번식력이 엄청 강해서 그 식물을 심었더니 그 식물은 곧바로 마을 주변에 무성해졌단다. 그 식물이 바로 모스바나였어.. 동네를 감싸 안았던 모스바나 덕에 더스트 폭풍을 이겨낼 수 있었단다. 이 모스바나는 더스트를 제거하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었거든. 모스바나는 지수 씨와 레이첼이 처음부터 이걸 목적으로 개량한 식물이었던 거야.

모스바나의 효과를 본 프림 빌리지 사람들은 이제 이 식물이 지구를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 그냥 이곳을 지키자는 사람들도 있어 내분도 있었지만, 그들은 각자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서 모스바나를 전파하기로 했단다. 그들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모스바나를 퍼뜨렸고, 번식력 좋은 모스바나는 금방 온 세상을 뒤덮었단다. 그러니까 더스트 시대를 종식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은 한 것은, 앞서 이야기한 디스어셈블러가 아닌 모스바나였던 거란다. 물론 디스어셈블러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말이야. 아마라와 나오미도 자신의 모국인 에피오피아를 가는 길마다 모스바나를 퍼뜨리기도 했단다. 그것뿐만 아니라 지수 씨가 더스트에 중독된 사람을 치료하는 분해제를 만들었는데 그것도 같이 가지고 가서 더스트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해 주었어.


3.

이야기를 듣는 아영은 이야기 속 지수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웃에 살고 계시던 이희수 할머니를 것을 깨닫게 된단다. 온실에서 모스바나를 키우고, 기계를 잘 다루고, 이름도 비슷하고 말이야. 그래서 어린 시절 살던 마을을 찾아가서 이희수 할머니의 발자취를 쫓았어. 이희수 할머니는 해월 근처 요양소에서 몇 년 전까지 머무르다가 돌아가셨다고 하더구나. 그 요양원에는 이희수 할머니가 남긴 회고기록이 있다고 했어. 아영은 그 회고기록을 봤어. 거기에는 지수 씨가 레이첼이 했던 일들이 기록되어 있었단다. 그리고 레이첼이 사람이 아닌 사이보그 로봇이라는 사실도 알게 돼. 그래서 아영은 수소문 끝에 레이첼을 만나게 되고, 지수 씨와 추억이 깃들어 있는 회고기록이 담긴 칩을 전해주게 된단다.

…..

아빠가 중간중간 이야기들을 빼먹고 이야기를 해서 다소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이해해주렴. 핑계일 수 있지만, 너무 지나친 스포일러는 그렇잖니…^^ 미세먼지가 극성인 우리나라에 모스바나 같은 식물이 있으면 좋겠구나. Shon은 이 책을 읽기에는 아직 어려울 것 같고, Jiny는 이 책을 읽어볼 수 있을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책표지가 너무 예뻐서 딱 너 스타일일 것 같기도 하고 말이야.

김초엽 님의 <지구 끝의 온실> 식물을 주제로 한 SF라서, 읽으면서 천선란 님의 <나인>이라는 SF도 살짝 생각났단다. 그 소설에도 식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잖아. 아빠가 천선란 님의 <나인>을 웹툰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김초엽 님의 <지구 끝의 온실>도 웹툰이나 영화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다음 작품이 무척 기대되는구나.


PS:

책의 첫 문장: 낡은 차가 덜컹거리며 오르막 흙길 앞에 멈춰 섰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그곳에서 밤이 깊도록 유리벽 사이를 오갔을 어떤 온기 어린 이야기들을.


당신은 재건의 역사를 식물들의 관점에서 재구성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그 작업이 수행되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인류는 그간 얼마나 인간 중심적인 역사만을 써온 것일까요. 식물 인지 편향은 동물로서의 인간이 가진 오래된 습성입니다. 우리는 동물을 과대평가하고 식물을 과소평가합니다. 동물들의 개별성에 비해 식물들의 집단적 고유성을 폄하합니다. 식물들의 삶에 가득한 경쟁과 분투를 보지 않습니다. 문질러 지운 듯 흐릿한 식물 풍경을 바라볼 뿐입니다. 우리는 피라미드형 생물관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식물과 미생물, 곤충들은 피라미드를 떠받치는 바닥일 뿐이고, 비인간 동물들이 그 위에 있고, 인간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반대로 알고 있는 셈이지요. 식물들은 동물이 없어도 얼마든지 종의 번영을 추구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은 언제나 지구라는 생태에 잠시 초대된 손님에 불과했습니다. 그마저도 언제든 쫓겨날 수 있는 위태로운 지위였지요. - P364

마음도 감정도 물질적인 것이고, 시간의 물줄기를 맞다보면 그 표면이 점차 깎여나가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어떤 핵심이 남잖아요. 그렇게 남은 건 정말로 당신이 가졌던 마음이라고요. 시간조차 그 마음을 지우지 못한 거예요.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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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22-04-08 01: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라마인가 영화인가 나온대!

bookholic 2022-04-08 21:12   좋아요 0 | URL
오호, 그렇군요~~ 기대됩니다~~^^
야옹이와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