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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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아빠가 좋아하는 류시화의 책이란다. 류시화 본인도 그렇게 이야기하듯, 이름과 긴 머리 때문에 자신을 여자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대. 얼마 전에 아빠의 회사 선배 한 분이, 류시화가 지금까지 여자인줄 알았다고 하니, 그런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구나. 더욱이 류시화의 감성 가득한 글들만 접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사실, 아빠도 맨 처음 류시화를 알게 되었을 때는 그랬어. 류시화에 대해서 찾아보고 나서야, 남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아빠가 류시화의 책을 처음 읽은 것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라는 인도 여행기였어. 그 책에 나왔던 글들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나고, 그 이후 류시화의 여러 산문집, 여러 시집들, 여러 번역서들을 읽었는데도 가장 첫 번째로 뽑는 것은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이었어. 그런데,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란 책을 읽고 어쩌면 이제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 정도로 이번에 읽은 책이 너무 좋았단다. 아빠는 책을 읽을 때 책에 낙서를 하거나, 접거나, 줄을 긋는 행위를 절대 하지 않는데, 딱 한가지 하는 것이 있어. 인상 깊은 구절의 페이지를 책 앞면지에 적어물론 아주 약하게 연필로…. 그런데, 이번에 읽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의 책 앞면지에는 무려 38개의 페이지를 적었단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지인을 얼마 전에 만날 일이 있었는데, 그 분 역시 이 책의 내용이 너무 좋다면서 천천히 아껴 읽고 있다고 하는구나.

 

1.

그럼 이 책을 아빠가 왜 그렇게 좋게 읽었을까. 책을 덮고 생각해 봤어. 책의 내용이 무적 좋았던 것도 있었지만, 아빠 개인적인 것도 더 더해진 것 같았어. 요즘 아빠가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어. 이 광활한 우주에, 길고 긴 우주의 역사 속에서 한낱 인간이 찰나를 살다 가는데, 뭘 그리 고민하고 힘들어하느냐는 것, 아빠도 잘 알아. 아빠도 늘 머릿속에 그런 것을 새기면서 살아. 하지만, 어떤 신경 쓰이는 일이나 생각이 생기면, 머릿속 한 구석에 자리잡는데, 그것 참 떼어내기 힘든 것 같구나. 아빠가 요즘 좀 그런 시기였거든. 그때 이 책을 읽어서 많은 위로가 되었어. 지은이 류시화가 지금 아빠의 심정을 알고, 옆에서 위로해주는 기분이었단다. 특히 나 자신에 대해 화살을 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밖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피하기도 벅찬데, 왜 화살은 자기 자신에게 쏘냐고.. 그래서 더욱 힘들게 하냐고.. 그러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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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정신에 가장 해로운 일이되새김이다. 마음속에 되새김은 독화살과 같다. ‘문제를 느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 문제 때문에 쓰러지지는 말라.’라는 말이 있다. 첫 번째 화살을 맞는 것은 사실 큰일이 아니다. 그 화살은 우리의 선택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 번째 화살 때문에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쏘는 것이 더 큰일이다. 이 두 번째 화살을 피하는 것은 마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외부의 일에 자신의 삶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이다. 자신이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날 때마다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나는 나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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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것이 혼자는 살 수 없는 법이잖아. 그러다 보면 서로 언쟁이 붙기도 하고, 서로 상처가 되는 말도 하고, 그러다 보면 목소리가 커지게 되고그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제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그것은 회사 생활이나 가정 생활이나 마찬가지야. 그런 상황에 대해서 류시화는 이렇게 이야기하더구나.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생각한다고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크게 한다고그래서 논쟁을 할 때나 화가 날 때, 서로 가슴이 멀어지지 않게,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고 말이야. 그러면서 화가 반대의 경우, 즉 둘이 사랑에 빠지는 경우와 빗대어 이야기해주었어. 둘이 사랑에 빠지면 가슴이 가까워져서 속삭인다고, 어떨 때는 바라만 본다고 말이야. 아빠가 깊이 공감하면서도 반성하게 되는 구절이었단다. 앞으로 누군가 논쟁을 하는 일이 있어도 절대로 목소리를 높이지 말아야지아참, 너희들도 싸울 때 목소리가 높아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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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마침내 스승이 설명했다.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화가 많이 날수록 더 크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소리를 지를수록 상대방은 더 화가 나고, 그럴수록 둘의 가슴은 더 멀어진다. 그래서 갈수록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25)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사랑을 가면 부드럽게 속삭인다. 두 가슴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에게 큰소리로 외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사랑이 깊어지면 두 가슴의 거리가 사라져서 아무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두 영혼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그때는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말 없이도 이해하는 것이 이것이 사람들이 화를 낼 때와 사랑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스승은 제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논쟁을 할 때 서로의 가슴이 멀어지게 하지 말아야 한다. 화가 난다고 소리를 질러 서로의 가슴을 밀어내서는 안 된다. 계속 소리를 지르면 그 거리를 회복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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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말 하기에는 너무 좋은 구절들이 많구나. 앞서 이야기했던 책면지에 적혀 있는 페이지를 찾아서 다시 한번 읽어보았어. 그리고 천천히 컴퓨터 자판을 따라 치면서 발췌해 보았어. 나중에 커서 너희들도 힘이 들거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어. 너희들에게도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돼. 아빠도 가끔씩 이 책을 펼쳐봐야겠다고 생각했어.

가까운 시일에 혹시 책 선물을 할 기회가 있다면 꼭 이 책을 해 줄 것 같구나.

 

2.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명언과 책들이 인용해 주었어. 아빠가 읽은 책들도 있어, 그런 책들이 나오면 반갑더구나. 이 책을 중간쯤 읽을 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리스트로 정리해서 나중에 기회 될 때 읽어보겠다는 생각. 다 읽고, 앞 페이지부터 다시 들쳐보면서 리스트를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책 뒤편에참고서적이라면서 인용한 책들 제목을 적어주었어. 이 책들을 아빠가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추가해야겠구나. 이 책들은 또 언제 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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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헤밍웨이 <오후의 죽음>

조애나 메이시 <내가 사랑한 세상>

짐 코벳 <정글 이야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미셸 투르니에 <예찬>

에드먼드 화이트 <마르셀 프루스트의 생애>

페마 초드론 <모든 것이 산산이 무너질 때>

이청준 <소문의 벽>

아잔 브라흐마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앤드류 하비 <숨은 여행>

파트룰 린포체 <완벽한 스승의 가르침>

소걀 린포체 <깨달음 뒤의 깨달음>

에크하르트 톨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데이비드 케슬러 <인생 수업>

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축복>

어니스트 커츠, 캐서린 케첨 공저 <불완전함의 영성>

안드레아 조이 코헨 <가면을 쓴 축복>

J.R.R. 톨킨 <니글의 잎새>

파블로 네루다 <추억>

마르틴 부버 <나와 너>

콘스탄틴 카바피 <카파피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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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
알렉산더 즈본킨 지음, 박병하 옮김 / 양철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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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육아서를 잘 안 읽잖아. 엄마가 아빠한테 가끔씩 육아서를 읽으라고 할 때는 아빠가 너무 좋아하는 책만 읽었나 싶기도 하더구나. 책에 있는 내용이 다 맞는 것도 아닌데, 꼭 육아서를 읽어야 하나? 이런 생각도 하면서 말이야. 아빠는 너희들과 함께 마음 가는 대로 놀고 싶은데 말이야. 그러다가 얼마 전에 읽은 조국 교수의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에 소개된 책 한 권을 알게 되었어. 알렉산더 즈본킨이라는 러시아 사람이 쓴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일기>. 조국 교수님이 소개한 육아서라면 믿을 만 할거야.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이란다.

지은이가 자신의 아이들과 그 친구들을 모아놓고 수학을 가르치면서 있었던 일을 적은 책인데, 그 아이들이 나이가 너희 또래와 비슷해서 책을 적당한 시기에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지은이 알렉산더 즈본킨. 이 사람은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 그는 자신과 아이들과 활동을 기록한 육아일기를 썼을 뿐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니까 책으로 출간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대. 그리고 그는 아이들과 함께 한 수학 동아리를 통해 논문도 쓰고, 이 활동이 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고 하는구나. 책날개에 보니, 당시 러시아에서는 그가 쓴 일기는 유아 수학 교육의 고전으로 불릴만하다는 극찬을 받았고, 그의 이런 동아리 활동에 영감을 받아 다른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실험을 하기도 했대. 지은이 자신도 교육적인 일에 하게 되고그 길로 전향을 해서 지금은 프랑스 보르도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교수로 있다고 하는구나. 이 책은 아이들이 다 크고 난 후 아이들의 당시 기억을 더하고, 지은이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모아서 출간한 것이라고 하는구나.

 

1.

너희들이 태어나기 전에 사실 아빠도 지은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졌어. 나중에 아이들이 생기면,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잘 가르쳐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주기적으로 시간을 잡고, 너희들의 눈높이에 맞게 놀면서 공부하는, 그런 것을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 물론 지은이처럼 일기로 남길 생각까지 한 것은 아니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더구나. 생각이 실천으로 가기까지는 얼마나 먼 지 새삼 깨닫게 되었어. 그래서 지은이가 더욱 대단해 보이기도 해. 아빠는 평일에는 늦게 퇴근하기 일쑤고, 일찍 퇴근하는 날이 있어도 힘들다고, ",우리 각자 놀자" 이런 소리나 하고... 주말도 공부보다는 여기저기 놀러 다니고, 밖에 나갔다 오면 지치고... 너희들이 마법천자문을 좋아하면서 전에는 그래도 잠깐 한자 공부를 했었는데... 너희들이 아빠와 함께 하는 한자 공부를 즐거워 했는데.. 그 한자 공부를 한 지도 무척 오래되었구나. 지난 주말에도 너희가 한자 공부하고 싶다고 했는데, 아빠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다음에 하자고 했지.

요즘 우리 막둥이가 바둑 공부를 같이 하자고 해서, - 사실 아빠가 누군가에게 바둑을 가르쳐줄 실력이 못되잖아. - 어린이들을 위해 이세돌이 쓴 바둑책을 들고, 같이 하곤 했는데, 그것도 꾸준함을 잃어버렸지.. 생각해보니, 아빠가 좀 잘못했네^^ 그리고 1호는 좋아하는 학습만화 <놓지마 과학>을 보면서 같이 읽고 과학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는데, 그것도 한두 번 하고 말았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한번 해볼까? 이번에는 시간표를 짜서, 좀 꾸준하게... 일이 있어서 못하면, 보강하는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2.

지은이 알렉산더 즈본킨은 1980년에 첫째 아이와 친구들을 대상으로 처음 수학동아리를 시작했고, 19813월부터 수학일기를 쓰기 시작했대. 처음 시작할 때 아이들의 나이가 만 4세에서 만 5세 정도 되었다고 하는데.. 그의 목적은 먼저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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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 조금 이상하긴 해. , 어쩌겠는가, 내가 자꾸 말하는 걸 또 반복하자면 이렇다. “그래도 괜찮다. 이미 정해져 버린 진리를 알려주려고 내가 수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고, 내가해야 할 건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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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고, 어린 아이들을 이해시키려고 하지만, 잘 안될 때 혼자 화를 삭히는 모습도 그대로 기록되어 있어. 논리적인 것에 대한 답을 물어볼 때, 아이들은 논리가 아닌 자신의 경험에 의해 답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이런 부분을 읽을 때면 아빠도 고개를 끄덕였단다. 어른의 사고방식과 기준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거나 생각하면 안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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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고 적음의 크기에 대한 정의도 그랬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생각했어. 누군가 많고 적음을 정확하게 설명해주지 않고, 그들이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면, 그들은 많고 적음에 대한 정의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거야. 예를 들고, 길고 짧음을 많고 적음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거야. 이렇게 지은이의 수학동아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뿐만 아니라, 하나 둘 아이들을 이해해 나가는 계기도 되었어.

...

수학동아리에 참가하는 아이들이 4명이라서, 일반화하기는 힘들지만, 내성적인 아이는 논리적 사고를 잘하고, 외향적인 아이는 기하를 잘한다는 의견도 내놓았어.

...

 

3.

너희들 같은 어린이에게 수학을 가르치라고 하면, 보통 더하기 빼기가 전부라고 생각했어. 가끔씩 더하기 빼기 공부를 같이 했잖아.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왜 다른 분야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지은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수학의 전반적인 분야를 다루었고, 그 수단으로는 게임이나 놀이를 이용했어. 집합, 확률, 조합, 순서도, 명제, 암호까지... 아빠도 지난 주말에는 이 책에서 확률에 관련 것을 너희들에게 해보라고 했어. 주사위 2개를 던졌을 때 두 주사위의 합이 어떤 게 많이 나오는지 해보는 거야. 1부터15까지 쓰고... 그래, 너희들도 몇 번 던지더니,, 1, 13, 14, 15는 나올 수가 없다면서.... 지우개로 지우려고 했잖아. 그리고 또 몇 번 굴리다가 12는 나오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이유까지 정확하게 설명을 하면서 주사위를 굴렸어. 가장 먼저 20번이 나오는 숫자가 어떤 거냐고... 한번 해보라고 했는데... 아빠는 당연히 7이 먼저 스무 번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7이 먼저 도달했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 10이 먼저 스무 번에 도달을 했어.... 대략 난감... 이론과 실전은 역시 다른가 보구나. 그래도 이 게임의 원리를 설명해주어야겠다고 했는데, 너희들이 모두 배고프다면서, 식탁으로 가버렸어... 나중에 다시 설명을 해주어야겠구나...

아빠는 혼자 남아서 가만히 생각해봤어. 7이 나올 확률은 6/36. 10이 나올 확률은 3/36. 주사위의 합이 10이 나오는 개수가 7이 나오는 개수보다 먼저 20개에 도달할 확률은 얼마나 되지? , 머리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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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확률에 대해서만 너희들과 함께 해보았는데, 너희들도 좋아하는구나. 이 책에 나온 다른 것들도 한번 해봐야겠구나. 너희들에게 확률이라는 지식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고, 호기심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말이야.

...

그리고 마방진 게임도 했다고 하는데... 마방진을 하기에는 아이들이 너무 어린 것 아닌가 싶은데.. 너희들에게도 한번 문제로 내봐야겠다... 너무 어려우면 가운데 들어가는 숫자는 힌트로 주어도 될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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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를 설명하는데 그렇게 신기한 방법이 있는 줄 몰랐어. 우리집에 바둑돌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더구나. 이것도 한번 너희들과 해봐야겠구나. 그러니까, 바둑돌 여러 개로 직사각형을 만들지 못하는 개수를 찾는 거야... 10개는 5개씩 2열을 만들면 직사각형을 만들 수 있고, 12개는 4개씩 3열을 만들면 되고, 15개는 5개씩 3열을 만들면 되지. 이런 숫자들은 소수가 아닌 거야. 하지만, 13이나 17 이런 건 정확하게 직사각형을 못 만들어. 바둑돌이 부족하거나 남게 되지. 이런 숫자들은 소수가 되는 거야.. 소수를 찾는 좋은 방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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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거듭될수록 난이도도 조금씩 올라가고아이들의 학습능력도 부쩍부쩍 늘었어. 두 배인 도형 만들기... 도형을 하나 그려 넣고, 그것에 각 변의 길이가 두 배인 닮음꼴 도형을 그리는 법,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꼭 기억해 두었다가 해봐야지... 그리고 15퍼즐도 아이들에게 해보라고 했어. 15퍼즐은 작은 퍼즐판인데 숫자가 1부터 15까지 써있는 정사각형이 있고, 칸은 16개가 있어서 그 안에서 그 정사각형 조각을 움직일 수 있는 거야. 그래서 숫자를 1부터 15까지 차례대로 정렬시키는 거.. 아빠도 어렸을 때 그거 많이 했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숫자로 된 것도 있지만, 그림으로 된 것도 있었어.. 이 부분을 읽고, 이 퍼즐을 너희들에게 사주면 너희들이 재미있게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이 퍼즐을 어디서 사지?

..

순서도에 대한 것도 그래.. 아빠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순서도를 처음 본 게 고등학교 때인 것 같은데 말이야. 그것을 애들한테 가르쳐 주는 게 가능할까? 그는 그 순서도를 통해서 아이들이 문제 해결하는 절차를 배우게도 하고, 나아가 설계도도 작성할 수 있게 했어. 그런 것을 보면서, 너희들을 비롯한 아이들의 잠재능력을 아빠와 같은 어른들이 너무 과소평가한 것은 아닌가 싶구나.

아빠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책에서 보고 너희들과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을 더 적어봐야겠구나. 스피로그래프란 것이 있어. 지름이 다른 톱니바퀴들에 작은 구멍을 넣고 거기에 연필을 넣고 큰 톱니 안에 작은 톱니를 굴리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그림들이 나와. 아빠도 어렸을 때 이런 놀이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놀이를 스피로그래프라고 하는구나. 이것도 어디서 사고 싶은데, 어디서 사야 하지? 이 책을 통해 아빠가 잊고 있었던 옛 기억들도 떠오르게 되는 계기가 되어 좋구나.

 

4.

이 책에는 재미있는 퀴즈들도 많이 나왔어. 이 책에서 본 8x8 면적의 네모가 13x5 면적의 네모로 변하는 놀라운 문제이건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것 같은데, 그 비밀을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답이 있었단다. 아빠가 이 문제를 회사 사람들한테 내봤더니, 다들 신기해 하더구나.

그리고 21층에 사는 어린 아이가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내려갈 때는 1층까지 내려가는데, 올라올 때는 18층까지만 올라오고 나머지 세 개 층은 걸어 올라온다. 왜 그럴까?

그리고 어떤 아이가 1층에서 5층까지 올라왔는데, 그만큼 다시 올라가면 몇 층일까?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10층이라고 할 텐데, 신중함을 키우는 문제가 아닐까 싶구나.

..

지은이의 아이들이 수학만 한 것은 아니래.. 이렇게 영어도 하고, 다른 놀이도 했었어. 사실 아빠도 예전에 공동육아라든가, 재능기부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것을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었어. 그래서 책소개를 보고 이 책을 더 보고 싶었고, 읽으면서 계속 공감을 했었던 것 같아. 그러나 경제활동과 아빠의 내성적인 성격. 그리고 주변 환경공동육아가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책을 덮고, 아빠는 반성을 많이 했어. 공동육아는 둘째치고, 너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적었다는 반성. 너희들이 무엇인가 하자고 하면, 자꾸 다음으로 미룰 핑계를 대고 말이야. 이 책을 읽고 아빠가 다짐을 했어. 일 년 일 년이 금방 지나가는 것을 보면, 너희들이 곧 커서, 아빠를 찾지 않은 나이가 될 텐데, 지금이라도 열심히 너희들과 몸을 부딪혀 놀고 공부하고 그래야겠다고다시 한동안 하지 않았던 한자공부부터 다시 해 볼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기대하지 말고, 놀 듯 공부하듯 새로운 분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함께 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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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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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비블리아 고서당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단다. 이번에도 지난번 1권과 마찬가지로 책과 얽혀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이 되어 있었어. 아빠는 앞으로 이 시리즈를 가끔씩 차례대로, 완간이 된 7권까지 읽어볼 생각이란다. 지난번 너희들과 아빠 친구들 식구들과 다 함께 캠핑을 갔었잖아. 그때 읽으려고 이 책을 가지고 갔는데오랜만에 만남에, 오랜만에 여행이라 그런지 첫날은 다들 수다 떨고 노느라고 책 볼 틈이 없었고,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산속의 신선한 가을 공기를 마시며 읽으려고 했으나, 너희들도 산의 향기와 계곡물 물소리에 일찍 일어나서, 너희들과 함께 자연을 읽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이 책은 그냥 덮었단다. 그곳에서는 딱 한 페이지만 읽었어. 그래도 그 짧은 시간은 추억으로 남은 것 같구나. 나머지는 일상에 돌아와서 읽었고 말이야. 2권에서는 세가지 이야기가 나와. 거두절미하고 어떤 이야기들이었는지 이야기해줄게.

 

1.

고우라 다이스케는 다시 고서당에서 일하게 되었고, 고서당 주인 시노카와 시오리코는 아직 몸이 완쾌되지 않았지만, 퇴원을 했어. 어느 날 -1편에서도 나왔던- 여고생 고스가 나오가 찾아와서 중 1 동생 고스가 유이가 쓴 독후감을 봐 달라고 했어. 그 독후감은 앤소니 버제스의 <시계태엽 오렌지>라는 소설인데, 아빠는 읽어보지는 않았고, 제목만 들어본 그런 소설이야.

이 소설은 1962년 영국 작품으로 반항아 주인공의 성장소설이고, 유명한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이 영화로 만들어져 더 유명해진 소설이래. 국가권력의 의해 주인공은 세뇌 당하고, 나중에 자신이 세뇌 당한 것을 깨닫는다는 그런 내용이래. 그 책은 나오가 동생을 위해 인터넷 서점에서 구입해서 주었다고 했어. 그런데 시오리코는 그 독후감을 보고, 곧바로 유이는 이 책을 읽지 않았다고 이야기했어. 시오리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어떤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까?

궁금해서 빨리 다음 페이지를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단다. 시오리코 부탁으로 어렵게 유이와 자리를 마련했지. 1962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이, 미국에서는 마지막 장이 빠진 상태에서 출간되었어. 주인공이 자신이 세뇌 당한 것을 깨닫는 부분.. 그 부분을 삭제하고 출간했대. 일본에서도 한동안 마지막 장이 빠진 미국판을 번역 출판하게 되었고..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에도 미국판으로 영화를 만들었대. 그러다가 한때 미국의 불완전판과 영국의 완전판이 공존하던 시기가 있었고, 일본에서는 2008년부터 불완전판은 안나오고, 완전판만 출간한다는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어. 그런데 유이의 독후감은 마지막장이 빠진 불완전판 <시계태엽 오렌지>에 대한 독후감이었던 거야.

이런 이야기를 시오리코가 하자, 유이는 자신은 마지막 장이 마음에 안 들어 그렇게 했다고 했어. 하지만 그 책을 읽지 않은 또 다른 근거를 이야기하니까, 그제서야 유이는 사실을 인정하고, 초등학교의 문집들 중에서 잘 쓴 독후감을 베꼈다고 했어. 1이라면 그런 정도의 유혹은 있지 않을까. 숙제 하기 싫을 때는 말이야. 유이의 심정을 충분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시오리코는 언니 나오한테 솔직히 이야기하라고 했어. 언니는 유이를 아끼기 때문에 다 이해해줄 거라고 하면서..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독후감은 시오리코가 초등학교 4학교 때 썼던 독후감이었더구나. 시오리코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유이도 다녔던 거야.. 시오리코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그 불완전판이 있었던 것이야..

 

2.

두 번째 책은 후쿠다 데이치라는 사람의 <명언수필 샐러리 맨>이라는 책이란다. 아빠가 일본 작가들의 책을 많이 읽지 않았지만, 1권에 나온 책들은 그래도 지은이 또는 책 제목은 들어보기라도 했었는데, 이 책은 지은이, 책제목 모두 처음 들어보는구나. 그런데,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시바 료타료라는, 들어본 이름의 작가 소개가 있더구나. 왜 그렇지? 그 이유가 바로 두 번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알게 된단다.

다이스케는 고등학교 친구 사와모토와 술 한 잔 하다가 그 친구가 옛 고등학교 친구를 한 명 불러냈어.. 그 친구는 고사카 아키호라는 여자였는데, 사실 고우라 다이스케와 고등학교 때 사귀다가 대학교에 올라가서 헤어진 사람이야. 그 이후 처음 만나는 것이라서 서먹서먹했는데, 고사카 아키호는 편하게 대하려고 했어. 다이스케의 친구들은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사귀고 있는 줄 알고 있었어. 그렇게 소문이 돌았다는 구나. 그 소문이 싫지는 않았지만, 사실은 아니니까, 다이스케는 그 소문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어. 고사카 아키호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고서들을 매입해달라고 부탁했어.

그래서 며칠 뒤, 다이스케와 시오리코는 아키호 집에 갔어. 어떤 중년 아줌마가 그들을 맞이했어.. 고사카의 언니였어. 그 아줌마와 아키호 사이의 오가는 날 선 대화를 들어보니 단 번에 배다른 엄마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그 이유로 그 집안에서 아키호는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어. 서재에서 다이스케와 시오리코는 책 분류를 했는데, 아키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다이스케는 아키호와 예전에 사귀었다는 이야기를 했어. 나중에 다른 경로로 알게 되는 것보다 그것이 낫겠다 싶었어. 그런데 시오리코는 깜짝 놀래는 거야. 사실 시오리코도 대충 짐작을 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정말 책에 관련된 내용 이외에는 시오리코는 관심이 없고, 눈치도 느렸단다.

아키호의 아버지는 고향이 간사이여서 그런지, 같은 고향의 시바 료타로의 책들이 많았어매입할 가치가 없는 책들을 따로 정리해서 아키호에게 전해주고, 나머지 책들은 정리해서 차에 실었어. 그런데 시오리코는 한가지 의문이 들었어. 아키호의 아버지는 주로 도쿄에 있는 고서당을 이용했는데, 왜 이 책을 비블리아 고서당에 넘기라고 유언을 남겼을까 하고….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가치가 없던 책으로 분류했던 책 속에 한 권의 책이 생각났어. 그 책들은 이미 아키호가 다른 중고서점에 넘기려고 차를 싣고 출발했단다. 그들도 얼른 뒤따라 갔어. 그러나 이미 중고서점에서 나오는 아키호, 늦었나? 그런데 아키호는 아무래도 아버지의 마지막 남긴 물건인데 그냥 중고서점에 넘기기 뭐해서 가지고 있겠다고 했어.

시오리코는 그 책들 중에 한 권후쿠다 데이치라는 사람의 <명언수필 샐리러맨>이라는 책을 찾아냈어. 아무 특징 없는 평범한 책으로 보였어. 그런데 그 책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단다. 그리고 그 책은 적어도 20만에서 30만엔의 가치가 있다는 거야. 그 이유는후쿠다 데이치는 시바 료타로의 본명이었던 거야. 그가 정식 데뷔한 이후에는 필명인 시바 료타로를 썼대. 그러니까 이 책은 그가 정식 데뷔하기 전에 쓴 책으로, 희귀본이었던 거야. 거기에 저자 싸인까지 있었어.. 아버지는 돌아가시면서 그 책을 아키호에 남기고 싶었던 거야. 다른 가족들이 눈치 못 채게 그 책을 아키호에게 넘겨주려고 했던 거지.. 아키호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비블리아 고서당에 전화를 했었는데, 다이스케가 전화를 받았는데, 그가 책에 대해 잘 모른다고 생각해서 비블리아 고서당에 책을 넘기면 그 책이 팔리지도 않고, 아키호가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한 거야. 뒤늦게 시오리코의 추리에 의해 이야기가 드러났지만, 아키호는 그 책을 자신이 보관하겠다고 했으니, 아키호의 아버지의 바람대로 되어서 참 다행이구나.

그날 일을 마치고 고서당으로 돌아왔는데, 시오리코가 정신을 제대로 못 차릴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어.. 그날 사실 시오리코 몸에 열이 엄청났어. 다이스케가 안아서 방까지 데려다 주었는데, 시오리코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묘하면서 좋은 기분이 들었어시오리코를 데려다 주면서 안채에 오게 되었는데, 그곳에도 책이 엄청 많았어. 그리고 책들 사이에 그림 한 편을 보았는데, 시오리코와 무척 닮은 여인이 그려져 있었는데, 한 눈에 보아도 시오리코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 시오리코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도 한 적이 없었어. 어떤 사연이 있을까?

 

3.

, 이제 세 번째 이야기를 해줄게. 어느날 어떤 사십 대 전후 남자가 책 감정을 하러 왔다가 자신의 책을 두고 사라지는 일이 있었어. 그런데 그는 사라지기 전에 아시즈카 후지오의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이라는 만화책에 대해 물어봤단다. 아시즈카 후지오는 후지코 후지오의 데뷔 당시 필명인데, 후지코 후지오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많겠지만, , 아니 그들의 유명한 작품 도라에몽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야. 너희들도 알고 있잖아. 후지코 후지오는 도라에몽의 공동 필명이라고 하는구나.

그런데 그 사리진 남자가 물어본 아시즈카 후지오의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는 백만엔의 고가에 거래되는, 아주 희귀본에 속하는 고서라고 하는구나. 시오리코는 그 남자의 책들을 돌려 주어야 한다면서 그가 중간까지만 남겨 놓은 주소를 들고 길을 나섰어. 다이스케도 함께시오리코는 그가 남기고 간 책들에서음식 냄새가 나고 책이 바랜 모양을 보고, 집안의 구조를 추측하고, 바로 그런 구조의 집을 찾아냈어. 그리고 초인종을 눌렀지. 역시.. 그 남자의 집이 맞았어.

그 남자의 이름은 스자키 씨. 그는 일부러 그랬다고 했어. 그러면서, 아주 예전에 시오리코 어머니도 똑 같은 방식으로 찾아왔다고 이야기했어. , 여기에는 또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걸까. 스자키 씨의 어버지는 얼마 전에 돌아가셨대. 스자키 씨의 아버지는 만화책 마니아로 특히, 후지코 후지오의 책들을 모았다고 하는구나. 30년 전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우연히 갔다가 그곳에서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라는 책을 2천 엔에 사왔다고 했어. 당시 스자키 씨의 아버지는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을 찾아 방방곡곡 돌아다녔는데, 그 책을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우연히 보게 되어 기쁜 나머지 그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만 계산을 하고 자신이 가지고 갔던 책들을 두고 왔던 일이 있었대.

그때 고서당에 시오리코의 엄마가 일하고 있었는데, 그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나중에 적다만 주소만 보고 스자키 씨 집을 찾아왔다는 거야. 그때 스자키 씨 아버지는 부재중이었고, 어린 스자키 씨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그 책을 무척 찾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어. 나중에 스자키 씨 아버지가 오고, 스자키 씨 아버지와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어. 그리고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 책에 대한 고마움으로 자신의 고서 몇 편을 주었다고 했어. 그런 사연이 있었던 거구나.

그런데, 반전이 더 있었어. 스자키 씨에 집에서 나온 다이스테와 시오리코다이스케는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무척 궁금했어. 조심스럽게 물어봤지. 그러자, 시오리코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어. 그리고… 스자키 씨가 이야기한 내용 속에 숨겨진 진실을 추측해서 이야기해주었어. 사실 스자키 씨의 아버지는 그 책을 다른 고서당에서 훔친 것이라고 했어. 이미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가 도난 당했다는 소문은 고서당 사이에서 소문이 났을 테고그런데 그의 어린 아들 스자키 씨가 실수로 비블리아 고서당에 팔려고 분류한 책에 그 책을 같이 껴 넣은 거야. 그것을 고서당에 가서야 알게 된 스자키 씨의 아버지는 깜짝 놀라서 그 책만 들고 집으로 돌아왔던 거야. 시오리코의 어머니는 중간까지만 적은 주소와 책상태를 보고 스자키 씨 집을 찾아낸 것이고, 어린 시즈카 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스자키 씨의 아버지가 <UTOPIA 최후의 세계대전>을 훔친 것에 확신하게 된 거야. 시오리코의 어머니는 시오리코보다 더 책에 대해 아는 것이 많고, 더 욕심도 많다고 했어. 시오리코의 어머니는 책에 대한 욕심 때문에 스자키 씨 아버지와 협상을 했어. 모른 척 할 테니, 더 나아가 그 책을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산 것으로 해주어 나중에 들켜도 문제가 되지 않게 해줄 테니, 가지고 있는 다른 고서를 넘기라는 것이었어. 스자키 씨가 말했던 아버지가 고맙다며 준 책들이 사실은 시오리코 어머니의 협박에 의해 준 책들이었던 거야.

이 일로 시오리코는 엄마에 대한 깊은 원망이 하나 더 추가되었어. 10년 전에 시오리코의 엄마는 책 한 권만 두고 떠났다고 했어. 그 책은 <크라크라 일기>라는 책인데,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라고 했어. 그 책을 두고 갔다는 이야기는 시오리코 엄마도 그 책의 주인공과 같은 이유로 떠났다는 거야. 시오리코는 자신이 엄마는 똑 닮았다는 것을 알고 잘 알고 있어서 자신도 결혼하면 엄마처럼 가족들을 떠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은 결코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했어. , 이 한마디에 시오리코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다이스케에게는 가슴이 무너지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구나

여기까지가 2권의 이야기란다. 바로 3권을 읽고 싶지만, 천천히 아껴가며 읽어야겠구나. 나중에 3권에서도 다이스케와 시오리코의 사랑에 진전이 있을까? 시오리코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도 또 나올 것 같고… 3권에는 어떤 책들이 또 소개가 될까? 기대가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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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
제러미 시프먼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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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클래식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모차르트는 좋아한단다. 예전에 한때 모차르트만 들었을 때도 있었어. 짧은 삶을 살았지만, 수많은 주옥 같은 음악을 남긴 모차르트. 그는 천재였거나 외계인이었을 거야. 그렇지 않고서, 그 짧은 삶에 그런 훌륭한 음악들을 그렇게 많이 남길 수 있었겠니. 그래서 예전부터 모차르트의 삶에 어땠을까? 관심이 많았단다. 영화 <아마데우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영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가 모차르트의 이미지를 각인되어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리고 예전에람세스의 작가로 유명한 크리스티앙 자크가 소설로 쓴 모차르트( 4)도 읽었단다. 모두 4권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지은이의 상상력까지 가미되어 재미있게 읽었던 생각이 나는구나.

그리고 필립 솔레르스라는 사람의 <모차르트 평전>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 책은 평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어. 지은이의 철학적 지식과 수필이 어우러져 있는 기행문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 당시 그 책을 읽고 나서, 실망을 하고 모차르트의 다른 책을 읽어볼까 찾아봤던 기억이 나더구나. 그런데, 맘에 드는 책이 없었던 걸로 기억해. 이번에 읽은 책도 의도적으로 구입한 것은 아니냐. 인터넷 중고서점을 둘러보다가 모차르트라서 살펴보았던 것이란다. 지은이 제러미 시프먼이라는 사람은 음악가 평전 전문 작가인가 싶을 정도로 음악가의 전기에 대한 책들을 많이 썼더구나. 베토벤, 차이콥스키 등등지은이에 대해 좀더 알아보니,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작가 겸 음악가 겸 교사 겸 방송인 겸 음악 잡지 편집자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읽어보겠다고 구입했어.

 

1.

이 책의 제목을 잘 뜯어보면, 책의 구성을 알 수 있단다. 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책의 제목에 맞게 모차르트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모차르트의 음악을 장르별로 설명해 주었단다. 소년 시절의 음악, 건반악기를 위한 음악, 교향곡과 합주곡, 극음악, 실내악곡, 합장 음악으로 구분하여 그의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어. 음악은 설명도 좋지만, 감상하는 것만 하겠니? 아빠는 집에서 이 책을 읽을 때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서 읽었단다. 오랜만에 모차르트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도 참 좋구나. 지금 너희들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을 때도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어.

모차르트의 삶을 이야기해 볼게. 시현이는 얼마 전에 <모차르트> 위인전을 읽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을 수도 있겠구나. 모차르트의 짧은 삶 동안 유럽 세계를 그리 평화로운 시기는 아니었다고 하는구나. 모차르트가 태어났을 때 시작한 7년 전쟁을 비롯하여 3번의 큰 전쟁이 있었대. 그리고 시대로 개혁과 변화의 시대였어. 로마신성제국의 요제프 2세의 개혁의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로 끝났다고 하는구나. 이런 전쟁들과 시대상이 모차르트의 짧은 삶을 살게 했을 수도 있다고 지은이는 생각하더구나.

모차르트는 여러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는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이란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교육열을 가지고 있었어. 음악적 재능이 있다 싶은 두 아이, 모차르트와 누나 난네를을 데리고 음악 여행을 했어. 모차르트가 신동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인데, 동시대 사람들은 어떤 평가를 했을까?  어떤 한 남작이 그를 평가한 것을 한 번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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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이를 테면 프리드리히 멜키오르 폰 그림 남작도 다른 사람들이나 마찬가지로 이렇게 그 어린 영혼에게 정복당했다.

“어디서 이런 아이를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싶을 만큼 기가 막히게 매력적인 아이입니다. 그 아이의 말씨와 행동은 동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풋풋함이 어우러져 찬란한 생명력과 원기가 넘쳐 흘렀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그 쾌활함은 그 아이가 제대로 영글기도 전에 시들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적정조차 떨쳐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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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먼 길을 여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병에 걸리기도 했어. 어렸을 때 이런 무리한 여행이 허약체질로 갖게 한 것은 아닌가 싶구나. 잠시 잘츠부르크에 돌아왔다가 육 개월 만에 다시 여행을 떠났어. 이번에는 3년 반이라는 긴 기간 동안의 여행이었어. 독일 남부 지역,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네덜란드 등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콘서트를 했단다. 이번에도 어린 아이들에게 무리한 여행 일정이라서 병에 많이 걸렸대. 누나 난네를은 향수병까지 걸렸어. 아버지 레오폴트는 아이들을 부려먹고 돈만 긁어 모은다고 비난을 받았어. 3년 반 만에 고향에 돌아와보니 모차르트는 유명인사가 되어 있었어. 고향에 돌아온 지 9개월 만에 다시 빈에 갔다가 1년 만에 집에 왔단다. 이 때 나이가 고작 13살이었어. 그리고 이미 이때 많은 곡들을 작곡을 했단다. 그 어린 소년에게 여기저기 작곡 의뢰가 들어왔는데, 이탈리아 여행에서 오페라 작곡을 의뢰 받기도 했어. 이탈리아 여행에서 교황도 만났고, 14살에 황금박차 훈장을 받기도 했단다.

그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 통제하의 생활이었어. 물론 그의 재능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도 그의 아버지였지만, 모차르트 본인은 행복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되더구나.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통제와 간섭을 여전히 받게 돼.

 

2.

모차르트가 커 가면서 이성에 눈을 뜨기도 했고, 그것으로 아버지와 갈등을 겪기도 했어. 아버지와 여행을 가지 못하게 되면,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엄마를 시켜서 동행하기도 했어. 엄마의 역할은 모차르트를 감시하는 것이었지만, 그것은 엄마의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은 것이었단다. 모차르트와 그의 엄마는 아버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일과를 자세히 써서 편지로 보내야 했단다. 모차르트는 여행 중 만하임에서 알로이지아 베버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고, 이를 편지에 썼더니, 아버지는 경악을 했어. 그래서 만하임을 떠나서 파리로 가라고 했어.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 베버와 헤어져 파리로 가게 되었어.

파리에서 모차르트와 엄마는 불행한 생활을 했단다. 그 와중에 병이 생긴 엄마는 병을 이기지 못하고 파리에서 죽고 말았어. 그때 모차르트의 마음은 어땠을까? 엄마가 돌아가시고 쓴 편지가 있는데, 모차르트의 상실한 마음이 절절히 적혀 있었단다. 편지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그런데 아버지는 엄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모차르트에게 돌렸어.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했어.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궁중 악사들을 흉보면서, 거기서 그런 궁중악사는 하기 싫다고 했어. 아버지는 모차르트의 의견을 무시하고 반협박을 해서 결국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로 돌아왔단다. 오는 길에 만하임에 들렀지만, 사랑했던 알로이지아는 이미 뮌헨으로 떠났고, 다른 이와 결혼했다는 소식이었어. 쓸쓸한 귀향길이었단다.

모차르트의 아버지는 너무 무책임한 것 같고, 아이들에게 모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모차르트 엄마의 죽음은 아버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 그런데, 자신은 옳고, 다른 이는 잘못이라는 생각.. .. 위험하고 무책임한 생각이야. 잘츠부르크에 돌아온 이후 18개월의 생활은 무미건조한 생활이었대. 이때 모차르트의 관심은 극음악이었던, 그것은 잘츠부르크에서는 없었어.. 이때 빈의 대주교로부터 연락이 와서 빈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대주교와 갈등으로 해고되었어. 아버지는 다시 복직을 하라고 했지만, 모차르트는 거절했어. 이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로 했어. 그만한 나이도 되었고. 모차르트는 여러 가지 음악활동을 하기 시작했단다.

모차르트가 있는 빈에서 예전에 사랑했던 알로이지아를 만났는데, 알로이지아는 이미 결혼을 했고, 그들은 친구로 다시 만났어. 모차르트는 알로이지아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알로이지아의 여동생 콘스탄체에 끌리게 되고, 그녀와 결혼하게 된단다. 아버지와 갈등은 있지만, 그래도 아버지에게 편지를 계속 썼고, 아버지는 무응답.. 결혼도 아버지의 허락 없이 했어.

오페라를 작곡하면서 <후궁 탈출> 등 성공적인 작품도 많았어. 모차르트와 콘스탄체는 아이를 낳았어. 이제 그에게도 행복한 시간이 찾아오는 것일까? 모차르트는 그제서야 가족들을 데리고 잘츠부르크에 갔어. 아버지와 화해하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그 손길을 받지 않았어. 그런 사랑을 받지 못해서였는지, 모차르트의 아들은 태어난 지 9주 만에 죽고 말았단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사이에는 네 아이가 있었지만, 모두 죽고 한 아이만 살았대.

빈에서 계속 생활했어. 어느 날 아버지의 죽음 소식이 전해졌어. 끝내 아버지와 화해를 하지 못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 모차르트와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 사이의 갈등은 레오폴트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해. 그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통제와 책임을 강요했던 거야. 이 책의 지은이의 아래와 같은 평가에 공감이 가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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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13)

언제나 그는가족이라는 단위에 방점을 찍었다. 어린 모차르트를 데리고 연주 여행을 돌아다니던 시절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듯이, 자기는 오로지 아들의 성공을 위해 헌신적으로 돈을 쏟아 부었으며, 그 결과 경제적으로 말할 수 없이 쪼들리게 되었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모차르트에게는 죄의식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실은 레오폴트는 자식들 덕에 한 재산을 벌었으며 그 대부분을 여기저기에 빼돌렸고, 그러면서도 남들에게는 쉬지 않고 돈이 없다고 불평을 해댔던 것이다. 레오폴트는 심리전의 명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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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활동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경우도 있는데, 콘스탄체가 임신을 하고 있거나 몸이 안 좋을 때도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어. 당시의 유럽 환경이 그리 위생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 모차르트 본인도 늘 크고 작은 병에 시달렸어. 가족과 자신의 건강 등으로 오페라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어. 그리고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레퀴엠>. 어떤 귀족의 익명으로 의뢰하여 만들게 된 작품. <레퀴엠>은 진혼곡으로 보통 해석이 되고,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을 말해. 이 때 모차르트는 병을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이 곡을 결국 마치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자신의 <레퀴엠>이 된 것이지. 마지막 작품이 <레퀴엠>이다 보니, 그의 인생은 더욱 극적인 것 같구나. 그리고 그 레퀴엠이 의뢰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다 보니, 그의 사후 독살설이라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돌았대. 그리고 그의 죽음의 수수께끼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나 소설 등에서 다루고 있었어. 모차르트가 미완성한 레퀴엠은 다른 사람이 나머지 부분을 완성했다고 하는구나.

 

4.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빠가 너희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잘 안 들려 주었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래서 일상에서 들어 귀에 익숙한 음악들을 들려주었더니 너희들도 좋아하는구나. 그 노래 속에는 모차르트의 음악도 포함되어 있었지.. 앞으로는 너희들에게 클래식음악을 더욱 자주 접할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그리고 아빠도 그동안 모차르트 음악을 안 들었는데, 다시 모차르트와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희들도 모차르트를 좋아했으면 좋겠구나.

 

(29)
모차르트는 알았을 리가 없지만 트럼펫은 이 세상 어느 인간 집단에서나 강력한 남성, 더 나아가 남근을 상징했다.(아직도 그런 지역이 많이 남아 있다) 다시 말해 꿰뚫는, 공격적인 독재적이고 위협적인 속성의 상징이었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은 것이, 트럼펫은 어느 나라에서나 군대를 집합시키거나 적을 위협하기 위해 고안된 군악기이다. 18세기 유럽 음악, 특히 바로크 음악에서는 왕의 영광을 찬양하는 음악에서 가장 도드라진 악기로 쓰였다. 모차르트의 트럼펫 공포와 아버지에 대한 공포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다면? 그의 어린 시절 모토는 ‘하느님 다음은 아빠’였다. 성인이 된 뒤에도 스트레스로 힘겨울 때면 종종 그 모토를 읊조리곤 했다. 하느님이 그러하듯이 아버지도 베풀기도 하고 거두기도 하는 존재였다. 그게 아버지의 주요한 교육 기법 중 하나였다. 모차르트에게 스승이라고는 오로지 아버지 한 사람밖에 없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는 아이들을 학교 문전에도 데려가지 않고, 또래와의 우정을 거의 박탈한 채로 키웠다.

(134)
모차르트는 헨델 이래로 후원자라는 족쇄 대신에 자유를 선택한 첫 위대한 작곡가였다. 그는 오케스트라와 독주자를 함께 해방시켜 그들이 서로 끊임없이 대화하게 만든 첫 작곡가로 불려 마땅하다. K.271에 나오는 대화는 그 수준과 내용이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것이다. 관악 파트(오보에와 호른)를 음악적 대화의 일선에 내세운 것도 마찬가지이다.(첫 악장 알레그로에서 오보에와 피아노가 나누는 대화는 이런 매력적인 자리바꿈의 첫 시도이다.) 이때부터 그는 협주곡에서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관악 밴드에게 이중의 역할을 주었다. 그 하나는 오케스트라라는 팔레트 위에서 색조를 혼합하는 마법의 중개자 역할이고, 또 하나는 독주자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조정자 역할이다. 다수에 둘러싸인 독주자를 아우르고 각 파트를 하나의 위대한 전체로 연합해나간 것이 모차르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이다.

(169)
이 헌정의 편지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 가지 특징은 모차르트의 ‘힘든 고생’에 대한 언급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은 모차르트가 그 어떤 일에도 힘들여 고생할 필요가 없었으며, 그저 음악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고 여겼다. 마치 모차르트는 하느님의 물길을 열어준 도랑이나 도구적인 존재였다는 듯이(언제나 악전고투하며 창작에 임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베토벤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이기도 했지만 비범하게 조직적인 두뇌의 소유자이기도 했으며, 따라서 사실상 모든 작곡 행위가 머릿속에서 완성되었다는 것이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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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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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정치인 중에 한 명 노회찬 님께서 청와대 방문 시 대통령 내외분께 선물도 드린 책이 있단다. 문재인 대통령께는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을, 김정숙 여사께는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을 드렸어.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은 이미 읽었고,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란 책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노회찬이 추천하는 책이니 당연히 읽어봐야지. 황현산이라는 분은 아빠가 처음 알게 된 분인데, 오랫동안 문학평론을 해오셨고, 불문학자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는구나. 그런 황현산 님이 지난 시간 여기저기에 기고했던 그들 중에 오늘날에 읽어도 좋은 글들을 모은 글이 바로 <밤이 선생이다>라는 책이란다.

<밤이 선생이다>일까라는 생각을 가졌어. 지은이 황현산 님은 주로 밤에 일하신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그 밤에 많은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에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구나. 사실 아빠도 늦은 밤 시간을 이용하여 책도 읽고, 너희들에게 이렇게 독서편지도 쓰고.. 그렇게 생각하면 아빠에게도 밤이 선생님이 아닐까 싶구나. 이 책의 글은 80년대의 글도 포함되어 있어.. 30년간의 지은이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시대의 불의에 분노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그의 글은 30년간 일관성을 가지면서도 점점 더 깊이가 있어 가는 것처럼 보였어. 경험 많은 어른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1.

이 책에 실린 그들은 시의성을 띠고 있어서, 각각의 글을 쓴 년도를 적어두고 있단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지난 30년 간의 글들이 실려 있었어. 30년 사이에는 민주정부 10년의 시간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처음 맞는 민주정부였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을 거야. 하지만 당시 시대는 상당히 합리적이고 정의로운 사회였다고 생각해. 그 외의 시간은 몰상식의 시대, 불의의 시대가 계속이었어. 그리고 국가라는 권력의 불법행동은 정당화되는 시대... 이 책을 통해서 예전에 진짜 군대를 두 번 갔다왔다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에 놀랐어. 그냥 술자리에 농담으로만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것도 지역 유지의 아들을 대신한 것이라고 하는데, 당사자는 아무리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국가는 그 약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대. 군대 속에 이루어지는 비민주주의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단다. 군대에서 죽음과 사건사고는 특히 그 투명성이 상당히 부족하여, 군 당국의 발표에는 늘 불신이 따르고 있단다. 30년 전 제대를 앞둔 병장의 죽음을 탈영 처리한 일화를 이야기해주었는데, 오늘날까지도 방산비리와 함께 군대 내의 사건사고의 불투명성은 빨리 청산해야 할 적폐라고 생각한단다.

...

지은이가 이렇게 대한민국의 부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이것은 어떤 개인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하는 것만 아니라고 생각해. 광복 이후 조급하게 만들어진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 그 시스템의 엉성함, 모순,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노회찬이 이 책을 김정숙 여사께 추천한 것도 대한민국의 시스템에 고쳐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드리고, 대통령님께 좋은 조언을 해주시라는 뜻이 아닐까 싶구나.

...

 

2.

이 책의 2부는 1, 3부와 성격이 조금 다르단다. 1부와 3부는 당시 시대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을 적은 글이라면, 2부는 강운구, 구본창이라는 사진작가의 사진을 평한 글이라고 할 수 있어. 아빠가 보기에는 빛 바랜 옛사진에 불과하지만, 지은이는 그 사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있단다. 그리고 지은이의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된단다. 그리고 추억에 잠기게 되더구나.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대부분 옛사진이다보니 더 그런 것 같아. 그 사진들의 풍경이 아빠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어. 특이 아빠의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은 자신은 눈발이 막 내리기 시작한 시골길은 아이와 엄마가 바삐 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란다.

 


 

그 사진을 한참을 쳐다보면서, 아빠의 어린 시절을 한참 생각해 보았단다. 최근에 너희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아빠의 어린 시절이 자주 떠오르게 되는데, 이런 사진을 보니, 더욱 자세히 떠오르는 것 같구나. 나중에 본가에 가면, 아빠의 어린 시절 찍은 빛 바랜 사진을 오랜만에 꺼내봐야겠구나. 그리고 당시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또다른 이야기는 없는지 찾아봐야겠구나. 그리고 너희들도 나중에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더 많은 사진을 찍어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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