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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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사피엔스>로 바람을 일으켰던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다음으로 출간된 <호모 데우스>. 이 책 또한 출간된 이후 계속해서 인기를 끌고, 이슈를 만들고 있단다. 아빠도 이번에 읽게 되었어. <사피엔스>가 인류의 과거를 이야기했다면, <호모 데우스>는 인류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책소개가 딱 맞는 내용이었단다. <호모 데우스>라는 책제목 밑에미래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단다. ‘데우스’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구나. 호모 데우스. , 신이 되려고 하는 인간…. 유발 하라리. 그는 미래를 예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는구나. 그저 자신의 지식을 바탕으로 예측하는 것일 뿐. 책이 630페이지나 되는데 그것을 정리하려고 하니 아찔해지는구나. 아빠가 이해한 핵심만 간단히 적는 것으로 독서편지를 대신해야겠구나. 아빠는 <사피엔스>가 좀 더 읽기 편했단다. 이번에 읽은 <호모 데우스>는 집중을 하지 않으면 맥락을 놓치곤 했어.

 

1.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인간의 의제라고 하면 기아, 역병, 전쟁 등으로 할 수 있었어. 왜냐하면 이런 것들은 제어하기 어려운 것인데 이런 것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니까. 그런데 오늘날에는 이 모든 것들이 대부분 통제가 가능해졌어. 아직 기아로 죽는 이가 100만 명이 된다고 하지만, 비만으로 죽는 이가 300만 명이라고 하니기아도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어. 역병도 대부분 극복했다고 볼 수 있어. 어떤 나라에서 역병이 돌게 되면, 그것은 정부의 잘못, 통치자의 무능함을 탓하게 되지. 전쟁도 거의 없어졌다고 볼 수 있어. 현재 전쟁 중인 곳도 중동 등 물질 기반을 둔 지역이야. 지식 기반의 세계가 되면서 전쟁은 무의미해졌다는 거야. 전쟁을 했다고 해서, 이득이 될 것이 별로 없다는 거야. 오랫동안 난제였던, 이런 기아, 역병, 전쟁이 모두 해결되면서, 인류는 이제 어떤 문제점을 탁상 위에 올려야 할까?

그 새로운 의제를 지은이 유발 하라리는 불멸, 행복, 신성(神性)을 뽑은 거야. 첫 번째,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제 죽음은 해결 가능한 기술 문제로 보게 되었어. 실제로 구글은 이미 죽음을 해결하기 위한 회사를 설립했다고 하더구나. 앞으로 인류는 죽지 않는 방법, 불멸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할 것이라는 거야.. 아마 미래에는 인체 구조 과정을 재설계하고, 기관과 조직도 재생할 수 있을 거라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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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행복... 건강이 최고라고 하지만, 불멸을 기술적으로 극복하고, 자신의 몸이 건강을 하다고 하면 분명 행복해지고 싶어할 거야. 그렇게 때문에 인류는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할 거야. 행복의 조건은 심리적 조건과 생물학적 조건이 있을 수 있어. 행복 확보를 위해 쾌락이 영원히 지속하도록 호모 사피엔스가 재설계 되어야 하겠지. 어쩌면 행복을 주는 기술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어. 어떤 이들은 행복을 위해 약을 먹기도 하잖아. 불법적인 것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야. 의학기술은 불행한 사람을 치유해주기도 하잖아.

세 번째 신이 되기를 바라는 것. 신이 되는 방법은 생명공학, 사이보그 공학, 비유기체 합성하게 될 거야. 그것은 호모 사피엔스를 호모 데우스로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것이지. 이런 업그레이드는 한방에 되는 것은 아니고, 조금씩 업그레이드 될 거야. 그래서 수십 년이 지나면, 인류의 모습은 오늘날의 우리가 보면 인류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 말도 안 된다고? 이미 오십 년 전의 사람들도 오늘날 인류를 보면, 자신들과 다르다고 생각할 거라는 거지. 그만큼 우리 인류는 짧은 시간에 많이 변했잖아. 이런 새로운 의제는 그리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 것 같구나. 그렇다고, 이런 의제의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 지은이는 이런 흐름을 막을 수 있는 브레이크는 없다고 이야기 해. 결국 인류는 호모데우스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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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고작 수십 년 뒤를 예측하는 것도 어렵다고 했어. 지식은 아주 빨리 쌓이고, 빠른 경제 변화, 빠른 정치 변화는 예측을 어렵게 하지. 역사를 배우는 것을 미래를 예측하지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 과거에서 해방하여 다른 운명을 상상하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고 하는구나.

 

2.

300년 전부터 인본주의가 세계가 지배를 하고 있다고 했어. 인간 중심의 세상을 이야기하는 거야. 인본주의라는 단어 자체를 보면 사람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어 좋은 뜻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범위를 생태계 전체로 넓혀 보면, 인간만 중요하다는 인간 이기주의의 뜻이 되기도 하는 거야. 다른 동물에 비해 우리 종이 왜 특별한가? 인간이 다른 동물과 어떻게 다른가? 지은이는 지금의 시대를인류세라고 정의했어. 여기서 ''는 시기 또는 시대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40억년 전 생명이 출현되었고, 단일종이 생태계를 변화시킨 첫 번째 종. 사피엔스가 출현하면서 거대동물들 대부분을 멸종시켰으며, 현재 사피엔스와 사피엔스가 길들인 가축이 지구상 대형동물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구나. 동물세계에 있어서 인간은 이미 과 같은 존재인 거야. 인간 덕에 가축들이 많이 번성하였지만, 그들은 전례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단다. 감정은 모든 포유류의 생존과 번식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알고리즘이야. 그래서 어미와 새끼의 유대감은 포유류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지. 하지만, 인간은 가축에게서 그런 유대감을 빼앗아버렸어.

인간은 종교를 이용하여 인간, 즉 사피엔스가 특별한지를 설명해주었어. 농업혁명이 나타난 이후 동식물을 침묵시켰어. 신을 내세워 농업을 정당화 시켰지. 그리고 과학혁명이 나타난 이후, 신을 침묵시켰단다. 오늘날 과학의 신뢰도가 가장 높지 않을까 싶단다. 과학혁명 이후 인간을 내세워 공장식 축산 농장을 정당화하였어. 신의 섭리라고 알았던 많은 영역들은 물리, 화학, 생물의 법칙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단다. 인본주의 종교들이 나타나 자유주의, 공산주의, 나치즘 등의 이름으로 출현했어. 지은이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알아본 이유는그것이 가까운 미래 초인간과 인간의 관계와 비슷해질 거라는 이유에서야. 이제 인간과 동물은 같은 편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어. 무서운 미래로구나. 동물들에게 잘해주어야겠구나.

....

현재 호모 사피엔스가 막강한 존재인 것은 맞아. 그 위대함의 증거는 무엇일까? 사피엔스만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신은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고그리고 다윈의 진화론으로도 영혼은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진화론이 나온 다음부터, 신을 부정하게 되었어. 신을 부정하게 되니 신이 이야기한 영혼의 존재로 우월함을 이야기하기 어려워지자, 인간의 우월성을 마음으로 설명을 해보려고 했어. 하지만, 역시 과학으로 마음을 설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 뇌의 반응은 알지만, 생화학적 반응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의식이 탄생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 상태는 설명이 어렵다는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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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설명할 수도 없고, 가능한지도 모른다면 폐기하면 되지 않을까? 과학에서 에테르라는 개념을 버렸듯이, 신이라는 존재도 점점 취급하지 않듯이 이제 영혼이나 마음도 버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위험한 생각하지 하게 되었단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점점 발전 또는 진화하게 될텐데, 그런 인공지능 중에 자신이 의식이 있다고 한다면 믿어야 할까? 마음이란 무엇인지? 영혼이란 무엇인지? 의식은 무엇인지? 인간은 아직 인간 본연의 모습 중에 밝혀내지 못한 것들이 많이 있단다.

, 그럼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한 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지은이는 소통하는 능력,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단다. 유연히 협력할 수 있는 지구상 유일한 종이라고그런 점으로 인해 지구라는 행성을 지배할 수 있었다고그리고 인류의 역사를 뒤돌아봐도 누가 더 효율적으로 협력했느냐에 따라 세상을 지배를 하게 되었다고 했어. 로마의 그리스 점령이 그렇고, 그 많은 혁명들이 그렇다고 그랬어. 이 부분을 읽다 보니 문득 작년 겨울 주말마다 밝혔단 촛불 혁명이 생각나더구나. 그 촛불 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유연한 협력이 아니었나 싶구나. .

아무튼 인본주의는 세상을 바꾸었어. 그래서 지은이는 인본주의혁명이라고까지 이야기했어.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변한 것무의미한 세계에 의미를 창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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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315)

감정은 우리의 사적인 삶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절차에도 의미를 제공한다. 누가 국가를 통치해야 하는지, 어떤 외교정책이 채택되어야 하고 어떤 경제조치가 취해져야 하는지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성경에서 답을 찾지 않는다. 교황의 명령이나 노벨상 수상자 협회의 결정에 복종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민주적인 투표를 통해 국민들에게 당면 문제에 대한 생각을 묻는다. 우리는 유권자가 가장 잘 알고, 개개인의 자유선택에서 정치권력이 나온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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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본주의 혁명은 많은 것을 변화시켰단다. 미학의 기준도 바뀌었어. 중세만 해도 미의 기준을 따질 때 인간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후에는 미의 기준은 곧 인간의 기준이었잖아. 인본주의에서는 약간 다른 관점이 있기도 해. 인본주의가 사람을 중시하는 것이잖아. 그 사람을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독자성을 중시하는 사람을 자유주의자로 하고, 타인을 고려하고 세계 평화를 더 중시하는 사람은 사회주의자라고 살 수 있대. 오늘날 세상을 조면 자유주의자가 승리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구나. 지은이의 이런 생각에 아빠도 동의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행복을 다들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거든. 아빠도 마찬가지이고그런 자유주의의 승리가 앞서 이야기한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하는 존재로 만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

 

3.

현대는 글자와 문서기록에 대한 대단한 힘을 갖고 있단다. 아빠는 별 생각 없이 살아가는데, 지은이는 그런 점을 꼭 짚어서 이야기하는구나. 글자와 문서 기록의 힘이라….

오늘날에는 실체가 없는 것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단다. , 아빠의 이야기를 잘 들어봐. 중국이 댐을 건설한다.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만든다. 이상한 점 없지? 그런데, 중국과 구글은 실제 존재하는 것이 아니야. 호모 사피엔스가 의미를 부여한 국가와 브랜드라는 허상의 존재야. , 그러면 이건 어떠니? 신이 세상을 만든다. 파라오가 저수지를 만든다. , 어때? 예전에 신과 파라오 등이 오늘날 브랜드와 국가, 연예인 등과 비슷했던 거야.

이런 실체 없음의 힘은 문서의 힘으로 이어지는데, 호모 사피엔스들, 그것도 권력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들의 문서나 기록은 막강한 힘을 갖게 돼. 옛날에 유럽이 아프리카 지도를 보고 대충 선을 그어서 나눠가졌대. 그리고 그 선들이 나중에 그대로 국경선이 된 것이고아프리카 지도를 보면 국경선이 직선으로 되어 있는 이유가 그런 이유야. 그 국경선들은 실제 종족들이 살고 있는 영역과 다르대. 그러다 보니 아프리카에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거야. 그런 문서의 힘은 교육에 들어와서 교육의 목표가 마치 테스트에 있는 것처럼 변해버렸어. 돈도 종이, 학위증서도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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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정기적으로 엄밀한 평점을 매기기 시작한 것은 산업시대의 대중교육제도이다. 공장과 정부 부처가 숫자언어로 사고하는 데 익숙해지자 학교가 그 뒤를 따랐다. 학교는 숫자언어로 사고하는 데 익숙해지자 학교가 그 뒤를 따랐다. 학교는 평균점수에 따라 학생 개개인의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했고, 교사와 교장의 가치는 그 학교의 전체 평균에 따라 평가되었다. 그리고 관료들이 이런 척도를 채택하자마자 실제가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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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서 아빠는 자유주의가 승리를 했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 자유주의도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는구나. 우리 세상은 이제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로 이루어진 세상이라고 볼 수 있어. 빅데이터라는 말이 있는데, 그 빅데이터는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을 해결해줄 수도 있다는 거야. 이미 우리는 맛집이나 여행지를 고를 때 많이 활용하곤 하지. 앞으로는 두 남자 사이에서 배우자를 고르는 고민도 구글이 대신해줄 수 있다고 했어.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선택하는 것보다 나의 데이터들, 내가 고를 남자들의 데이터들을 알고 있다면 구글의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최적의 남자를 골라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래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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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2)

그러면 구글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네가 태어난 날부터 너를 알고 있었어. 네 이메일을 모두 읽었고, 네 통화를 모두 기록했고, 네가 좋아하는 영화들, 네 유전자 정보, 네 심장 기록도 모두 갖고 있어. 네가 데이트한 정확한 날짜도 보관하고 있으니, 존이나 폴과 만날 때마다 네 심장박동, 혈압, 혈당수치를 초 단위로 기록한 그래프를 원한다면 보여줄 수 있어. 필요하다면 네가 그들과 가진 모든 성관계의 정확한 순위도 제공할 수 있어. 그리고 당연히 나는 너를 아는 것만 큼 그들도 잘 알아. 이 모든 정보, 내 뛰어난 알고리즘, 수많은 관계에 대한 수십 년에 걸친 통계자료를 토대로, 나는 너에게 존을 선택하라고 권해. 장기적으로 그와 함께할 때 더 만족스러울 확률이 87퍼센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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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오늘 독서편지는 마쳐야겠구나. 아빠가 정리를 제대로 하질 않아 기억으로만 적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아빠의 기억에 남은 것은 앞으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거야. 그런 내용에 대해 아빠가 일부 발췌한 것이 있는데, 그것으로 나머지 독서편지를 대신하마. 이해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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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

자유주의가 직면한 세 번째 위협은, 일부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되어 필수불가결한 동시에 해독 불가능한 존재로 남아 소규모 특권집단을 이룰 거라는 점이다. 이런 초인간들은 전대미문의 능력과 전례 없는 창의성을 지닐 것이고, 그런 힘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중요한 대다수의 결정들을 계속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담당할 것이고, 시스템은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고 관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업그레이드되지 않을 것이고, 그 결과 컴퓨터 알고리즘과 새로운 초인간 양쪽의 지배를 받는 열등한 계급이 될 것이다.

(497)

마음을 조작하는 기술과 마음의 스펙트럼에 대한 우리의 무지 그리고 정부, 군대, 기업의 편협한 관심이 합쳐질 때, 우리는 틀림없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우리는 몸과 뇌를 업그레이드하는데는 성공한다 해도, 그 과정에서 마음을 잃게 될 것이다. 사실 기술 인본주의는 결국 인간을 다운그레이드할 것이다. 시스템은 다운그레이드된 사람들을 선호할 텐데 그것은 그런 사람들이 가지게 될 초인간의 특성 때문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은 시스템을 방해하고 속도를 떨어뜨리는 성가신 성질을 갖고 있지 않아서이다. 모든 농부들이 알고 있듯이, 염소 무리에서 가장 골치 아픈 존재는 대개 가장 똑똑한 염소이다. 농업혁명 과정에서 동물의 마음 능력을 떨어뜨리는 일이 반드시 필요했던 이유가 이것이다. 기술 인본주의자들이 꿈꾸는 두 번째 인지혁명은 똑 같은 일을 우리에게 할 것이다. 즉 그 어느 때보다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전달하고 처리할 수 있지만, 집중하고 꿈꾸고 의심하지 못하는 인간 톱니를 생산할 것이다. 수백만 년 동안 우리는 성능이 향상된 침팬지로 살았다. 그리고 미래에는 특대형 개미가 될지도 모른다.

(503)

데이터교는 우주가 데이터의 흐름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현상이나 실체의 가치는 데이터 처리에 기여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고 말한다. 이색적인 비주류 개념 같다는 인상을 받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개념은 이미 과학계의 대부분을 정복했다. 데이터교는 두 과학 조류의 격정적 합류에서 탄생했다.

(505)

이렇게 보면 자유시장 자본주의와 국가가 통제하는 공산주의는 서로 경쟁하는 이념, 윤리적 신조, 정치제도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 둘은 경쟁하는 데이터 처리 시스템이다. 자본주의는 데이터를 나누어 처리하는 반면, 공산주의는 중앙에서 모두 처리한다. 자본주의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그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고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이다. 예컨대 자유시장에서 빵 가격은 어떻게 정할까? 우선 모든 빵집이 원하는 만큼 빵을 생산하고, 원하는 만큼 가격을 매길 것이다. 소비자들이 여력이 되는 한 얼마든지 많은 빵을 살 수 있고, 경쟁관계인 빵집에 가서 빵을 사도 된다. 바게트 한 개에 천 달러를 매겨도 불법이 아니지만 아무도 그 빵을 사지 않을 것이다.

(513)

앞으로 몇십 년 동안 우리는 기술이 정치보다 한발 앞서 우위를 점하는, 인터넷 같은 혁명들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은 곧 우리 사회와 경제 그리고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 앞지를 텐데도, 우리의 정치적 레이더망에는 좀처럼 포착되지 않는다. 현재의 민주적 구조들은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빨리 수집해서 처리하지 못하고,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적절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을 만큼 생물학과 사이버네틱스에 대해 잘 모른다. 따라서 전통적인 민주정치는 중요한 사건들을 제어할 수 없고, 미래에 대한 유의미한 비전들을 우리에게 제공하지 못한다.

(537)

21세기에는 더 이상 감정이 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알고리즘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전례 없는 연산력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우월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알고리즘들은 당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정확히 알 뿐 아니라, 당신에 대해 당신은 짐작도 하지 못하는 백만 가지 다른 점들을 알고 있다. 따라서 당신은 이제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을 그만두고, 이런 외부 알고리즘에 귀 기울이기 시작해야 한다.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투표하는 반면 다른 유권자는 공화당에 투표하는 정확한 신경학적 이유까지 안다면, 무엇하러 투표를 하는가? 인본주의의 계명이네 감정에 귀 기울여라!”였다면, 데이터교의 계명은알고리즘에 귀 기울여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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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12-31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어느새 2017년 마지막 날입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리며, 새해 인사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bookholic 2017-12-31 17:4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저야말로 겨울호랑이님 덕분에 지난 일년 좋은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깊이가 있는 책들이라 감히 읽을 엄두는 안나지만요..^^ 예쁜 따님을 포함하여 온가족 모두 행복 가득한 새해 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녹색평론 통권 157호 - 2017년 11월~12월
녹색평론 편집부 지음 / 녹색평론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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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 녹색평론 157호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빠는 다른 것보다 신고리 5, 6호 핵발전소 재개로 결정 난 공론화에 대해 녹색평론이 어떤 의견을 있는지 읽어보았단다. 공론화에 의한 핵발전소 재개 결정이 10월에 있어서 많은 지면에 싣지 못하고, 앞에 몇 페이지에 짧게 의견을 놓았더구나. 핵발전소 공사 재개여부를 공론화로 결정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어. 하지만, 아빠는 사실 이 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단다. 공론화를 한다면 당연히 핵발전소의 해악을 충분히 이해하여 당연히 중단될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대만의 경우는 완공 직전의 핵발전소도 공론화로 중단했다고 하던데 말이야. 공론화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핵발전소 중단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큰 좌절감이었단다. 이런 결정이 난 것에 대해 녹색평론 편집인 김종철님은 우리나라가 경제성장 이데올로기에 너무 빠져 있었고, 핵에 관한 상식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평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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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기는 절대다수의 시민이 일방적인 선전과 프로파간다에 오랫동안 노출돼온 사회에서 핵에 대한 시민적 상식이 선진적 탈핵국가들의 그것과 같을 수는 없다 더욱이 척박한 여건에서 자기희생적으로 활동해온 소수의 탈핵운동가들의 노력만으로 사회 전체의 해묵은 사고습관을 깨트리는 것은 애당초 그 한계가 명백했다. 또 생각해보면, 지금 우리사회의 핵에 관한 상식이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왜곡된 교육과 사이비 언론 때문만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 끊임없이 인간의 이기심과 물질적 욕망을 자극하는 경제성장 이데올로기의 압력 밑에서 우리 자신이 보다 지혜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박탈당해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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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공론화에 대한 긍정적인 면도 평가를 했단다. 우리나라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을 할 때, 이론 공론화를 통해서 결정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었어. 나라다운 나라가 되어 가는 것 같았어. 아빠도 이런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단다.

 

1.

얼마 전에 북한이 또 미사일을 쏘았다는 소식을 들었어. 이젠 이런 소식이 일상이 된 것처럼 느낄 정도로 올 한 해 정말 많은 북핵의 위기가 있었구나. 이번 녹색평론의 권제로 뽑은 것은 <북핵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란다. 누군가 정말 해법을 알고 있다면 좋겠는데, 그것을 풀겠다고 나서는 국가들을 보면, 북핵 문제를 풀고 싶어하지 않다는 느낌이었어. 그들은 모두 북핵을 이용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았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가 미국인데, 북핵의 대한 미국의 선택지가 모두 쉽지 않다는 평가를 내렸어.

먼저, 북한의 핵무기를 무시하는 방법이 있어. 숫적으로 보면 미국의 핵무기 보유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미국의 입장에서는 무시해도 상관이 없어. 그런데, 미국이 북핵을 무시하면, 그것을 대항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정당성을 주게 되어 있고, 그렇다 보면 한국과 일본의 자주성이 높아지니 이것이 미국에 부담이 된다는 거야. 두 번째 방법으로는 북한을 봉쇄하고, 제재하여 붕괴시키는 거야. 이것은 중국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단다. 아무래도 순망치한처럼 북한이 입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중국은 오히려 쌍중단, 쌍궤병행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은 북한은 핵을 중단하고, 미국은 한미군사훈련을 중단을 해야 하는 거야. 그런데 이것은 미국에서 반대를 하지. 세 번째 방법은 북한의 핵시설을 폭격하고 침공하는 방법인데, 이것은 한국, 중국, 러시아 모두 강력하게 반대를 하고 있어 쉽지 않아. 그러면 평화적 협정이 남는데, 이는 정전 협정을 이야기하는 거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이게 가장 나을 것 같은데, 이것은평화를 지킨다고 외치는미국이 반대를 하고 있단다. 왜냐하면 무기 장사에 불리하거든.. 그리고 중국 견제하는 것에도 불리하고, 주한 미군도 철수해야 하고…. 이놈의 세상. 죄다 겉으로만 평화를 외치지. 전부 자기 나라가 돈 벌 생각들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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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떻게 핵기술을 갖게 되었는가? 그것을 알기 위해서 네덜란드 헹크 슬레브스라는 사람의 행적을 알아보았단다. 칸 박사와 헹크 슬레브스는 파키스탄이 핵기술을 갖게 하는데 일등공신이었다고 하는구나. 칸 박사는 파키스탄 국적이었는데, 1974년 인도가 핵실험이 성공한 이후, 서베를린에 머물고 있던 칸 박사는 파키스탄에 도움을 주겠다고 수상에게 편지까지 썼대. 이후, 핵 스파이로 핵기술 핵심인 초원분리기술을 빼돌려 파키스탄에 가지고 갔대. 그렇게 개발한 핵무기에 관련된 기기와 부품을 헹크 슬레브스를 통해 얻어왔다는 거야. 그리고 그 칸박사와 헹크 슬레브스는 북한과 연결고리가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북한에 핵기술을 갖게 되었다고 해.. , 많은 것들이 꼬여 있고, 얽혀 있는 것이 북핵인가 싶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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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시아의 위기와 긴장은 미국도 원하는 바란다. 그것이 미국은 무기 장사를 하는데 도움이 되거든그리고 한국과 일본의 보수우익 정당에게도 안보 장사를 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단다. 북한의 북핵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표출하는 행동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가장 증오한다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란다. 농담으로 김정은과 트럼프가 핫라인으로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이야기하는데, 가끔은 그것은 농담이 아니고 진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트럼프의 존재 이유를 북한에서 제공하고 있는 형세니까 말이야.

전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라는 사람은 완전 골 때리는 사람이구나. 부시 행정부 당시 북한에 대한 자세로 강경파였던 그는 부시 행정부에 들어가기 전에 북한 경수로 매각 업체의 비상근 이사로 수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북핵으로 돈을 억수로 벌었던 그가 미국 국방장관이 되었을 때는 북핵을 비난하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니, 두 얼굴도 이런 두 얼굴이 없구나. 결국 북핵위기로 돈 버는 것은 미국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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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여기에는 의도적으로 아시아의 위기와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사가 국제관계 속에 존재했다고 생각하는 것 말고는 설명할 도리가 없다. 그동안 많은 나라들의 관련 분야 기업들은 합법/불법적으로 무기시스템, 부품, 관련 기기, 소재-말하자면 창을 수출해서 거대한 이익을 얻어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이지스 시스템, 사드 등, 차례차례로 거액의 요격 미사일들과 여러 종류의 통상무기-방패를 이 지역 국가들의 정부에 떠넘기고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의 배후에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국가를 초월한 국제 군산정복합체라고 해야 할 세력이 대두하고 있음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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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래 녹색평론에서는 매번 서너 편의 서평을 통해 책을 추천해준단다. 그 서평 이외에도 책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 이번 호의 권제가 <북핵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여서인지 북한에 관련된 책들도 소개를 해주었어. 그 중에 흥미를 끄는 책들도 있었단다. 외국 사람들이 북한을 취재하고 쓴 책들인데, 그 두 책의 내용이 서로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하는구나. 그 책들의 제목은 <장마당과 선군정치>라는 책과 <조선자본주의 공화국>이라는 책이야. 이 책들의 핵심은 북한 사회가 자본주의가 스며들고 있다는 거야.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아래계층으로 부르는 사람들 사이로부터 말이야. 이 두 책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글이 있어 발췌해 보았단다. 아빠도 이 책들을 읽고 싶은 책목록에 추가해 두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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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피어슨과 튜더는 이 같은 변화가 북한사회 내부의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는 현상들도 포착한다. “도시 외곽에서는 농부들이 여전히 소를 끌고 밭을 간다. 병사들은 묽은 죽으로 연명한다. 심지어 평양시내의 보다 일반적인 주거지역에서도 수십만 시민이 빈곤 속에서 살아간다. 평균적인 북한의 생활수준은 어림잡아 1970년대보다 더 나빠진 상태다.” 그러나 사적 거래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신흥 상업 계급이 떠오르는 것 등은 분명히 이전에 없었던 변화다. 출신성분에 따라 사회적인 지위가 결정되는 등의 전통은 여전하긴 하지만, 과거에 견줘 그 힘을 크게 잃었다. 이제 북한을 움직이는 주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이다. “북한의 새로운 시스템은 불공정하며, 다윈의 적자생존 방식이다. 하지만 적어도 평균적인 시민에게 삶의 주체라는 느낌과, 미미하기는 하나 스스로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연 이것을 자본주의가 아니면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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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빠가 읽으려고 사둔 책도 소개가 되었단다. 그 책은 다름 아닌 반디라는 필명을 쓰는 북한 작가의 <고발>이라는 소설이야. 이 책은 탈북자에 의해 몰래 북한 밖으로 빼돌려 출간한 책으로 북한의 전체주의에 대한 현실을 꼬집는 책으로 많은 나라에서 번역출간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이란다. 아빠도 전부터 알고 있어서 읽으려고 사둔 책인데, 이번 녹색평론에서 이 책을 소개해 주어 반가웠단다. 녹색평론 157호를 읽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고발>이라는 읽었단다. 왜 이 책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는지 알겠더구나. <고발> 책에 관한 이야기는 그 책에 대한 독서편지를 쓸 때 이야기해줄게. 녹색평론 157호에 지은이 반디와 책에 관한 간단히 소개한 글이 있어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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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

작가반디 1900년대 초 북한의 경제난과 1990년대 중반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민중의 노력이 배반당하는 현실을 목도했다. 1900년대 초는 구소련의 해체로 인한 사회주의체제의 위기, 연이은 자연재해, 미국이 주도한 경제봉쇄로 북한이 극심한 체제위기를 맞이했던 때였다. ‘반디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북한이 직면했던 경제위기가 권위주의적 정치체제, 민중을 배제하는 억압적 신분질서, 민중생활을 억압하는 과도한 통제에 있었음을 증언하고 있다. ‘반디’는 내부자의 시선으로 1990년대 초, 중분 북한의 상황을 그려냈다. 그는 민중의 성실한 노력이 배반당하는 북한의 현실에 절망했고, 아래로부터의 세계관으로 북한 체제의 변화와 민주주의를 열망했다. <고발>은 북한에서 보내온 문학적 탄원서이다. 북한 민중의 고통에 대한 증언이며, 그 고통의 발화점이 민중을 배반하는 정치체제에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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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소설을 좋아하는데, 소설도 한 편 소개해주었어. 이규정이라는 분의 장편소설 <사할린>이라는 소설이야.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제시대 때 사할린으로 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책도 꼭 읽어봐야겠구나.

그리고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의 저자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글도 실려 있었어. 아빠도 그 분의 책 중에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번 녹색평론에 실린 글은 바로 체르노빌 핵발전소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3.

녹색평론에서 최근 연재하는 것 중에 <스승과 제자>가 있어. 이번호에서는 순자와 이사의 이야기를 해주었어. 이 두 사람이 스승과 제자 사이인 줄도 몰랐고, 이사라는 사람이 그렇게 흉악한 사랑인지도 몰랐어. 순자의 제자 중 유명한 사람이 둘 있었는데, 그 중에 한 명은 한비자였고, 나머지 한 명이 바로 이사였어. 한비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권모술수를 최고의 가치라고 여긴 것에 비해, 이사는 인의 길을 버리고 폭력의 힘이 국가를 지킨다고 했어. 이사는 스승을 버리고 진나라로 떠났고, 여불위의 식객이 되었어. 그리고 진왕에 눈에 들어 그의 능력을 인정받았고, 나중에 시황제가 위세를 떨칠 때 이사는 진나라의 이인자 자리까지 오르게 돼. 당시 유학 책을 불태우고, 유학자들을 죽인 분서갱유 사건도 이사가 주도했다는구나. 한비가 진나라에 왔을 때 자신보다 똑똑하기 때문에 그를 중용할까 싶어. 이사는 모략을 부려 한비를 죽이고 말았대. 어찌 스승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일 수 있단 말인가. 순자와 이사가 스승이 맞기는 한단 말인가. 글을 쓰신 전호근 님이 잘못 알고 계신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단다. 시황제가 죽고 나서, 이사의 권력도 추풍낙엽. 뿐만 아니라 대역죄로 몰려서 삼족을 멸하는 벌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거 참.. 권력이 무어라고.. 그것에 왜 그렇게 집착을 했단 말인가. 그런 것을 보면 이사는 참 무능한 사람이었던가 싶구나. 그리고 그런 무능한 사람이 권력이 잡으면 세상이 엉망이 되고, 무섭게 된다는 것을 역사에서도 배우게 되는구나. 다른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이야기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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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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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은 먼저 읽은 이들의 끊임없는 극찬의 평가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단다. 이 책은 최은영이라는 작가의 중단편 소설을 모은 책이야. 아빠가 단편소설은 잘 안 읽는 편이라서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끊임없이 이어지는 좋은 평으로 인해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집어 들었단다. 지은이 최은영. 1984년생. 젊은 작가로구나. 아빠가 최은영의 소설을 읽은 것이 딱 한 편인데, 2018년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소설이란다. 이력을 보니 2014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구나. 나름 탄탄하게 자신의 입지를 키워오고 있는 소설가라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는 이 책의 좋은 평들을 최근에 많이 봐서 올해 출가된 책인 줄 알았는데, 작년에 출간된 책이로구나. , 그럼 많은 사람들이 왜 그를 좋게 평가했는지 책을 펴보자꾸나.

 

1.

첫 번째 작품은 책의 제목이기도 한 <쇼코의 미소>. 자매 결혼을 맺은 한국 학교로 견학 온 일본인 학생 쇼코. 한국인 학생 소유의 집에서 일주일 간 머물기로 했어. 소유는 엄마와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어. 쇼코가 집에 왔을 때 엄마와 할아버지는 과도한 환영을 했어. 특히, 할아버지는 평상시 무뚝뚝한 분이었는데, 쇼코가 집에 방문하자, 일제시대 때 배웠던 일본어로 계속 수다를 떨었어. 소유가 지금껏 봐왔던 할아버지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 일주일 내내 그렇게 쇼코에게 환대를 해주었고, 할아버지는 쇼코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단다. 쇼코와 소유는 서툰 영어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의사 소통에는 어려움은 없었어. 쇼코는 일본에서 고모와 할아버지와 시골 해변 마을에서 함께 살고 있다고 했어. 그런 가족 구성에 쇼코는 불만이 많았고, 외로움을 많이 느꼈대. 할아버지에 대한 증오심도 컸다고 하는구나. 쇼코는 일주일 간 소유의 집에서 머물다가 일본으로 돌아갔어. 일본으로 돌아가서도 계속 편지를 주고 받았는데, 편지는 소유뿐만 아니라 할아버지와도 주고 받았단다. 쇼코의 꿈은 도쿄에 있는 대학에 입학해서 집을 떠나는 것이었어. 그런데 대입 시험을 망치고 도쿄를 떠날 수 없다는 편지와 함께 소식이 끊겠어.

소유도 대학에 진학해서 쇼코를 거의 잊고 지냈어. 시간이 한참 흐르고 캐나다 유학을 갔다가 뉴욕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고등학교 때 쇼코와 함께 견학을 왔던 쇼코의 친구를 만났어. 그 친구로부터 쇼코의 소식을 들었는데, 도쿄 와세다 대학을 붙었으나, 할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포기했다는 소식이었어. 그렇게 다시 소유의 삶에 쇼코가 들어왔지. 소유는 대학 4학년 때 무작정 쇼코의 집을 찾아갔어. 그곳에는 할아버지를 증오하면서 할아버지의 병간호 때문에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쇼코가 있었어. 쇼코와 소유는 처음에는 반가워했지만, 쇼코가 할아버지를 막 대하는 모습을 보고 실망을 하고 바로 귀국했어. 그리고 다시 쇼코를 잊었어. 아니 잊기로 했어. 소유는 영화감독의 꿈이었기 때문에 노력했지만, 재능은 없었어. 시간은 흘러 이십 대 끝자락에도 여전히 작은 원룸에서 꿈을 쫓고 있는 신세였어. 어느날 불쑥 찾아온 할아버지의 방문. 쇼코로부터 편지 왔다가 편지를 전달해주었어. 소유는 물리치료사가 되었다고, 소유가 방문했을 때 쇼코는 아팠었다고 했어. 우울증에 자살시도도 하던 시절이었대. 도쿄에 안 간 이유도 사실 자신이 혼자 있으면 자살할 것 같아서였대. 자신이 자살하지 않은 것도 할아버지가 지켜주셨던 것이라고 했어. 지금은 다 나았다고 했어. 그 소식을 전해주려 할아버지가 오셨고, 소식을 전해주고 다시 집으로 가셨어.

그리고 다음날 엄마로부터 전화. 화가 잔뜩 난 목소리. 아프신 할아버지를 빗속에 그냥 보냈다고.. 전화기 멀리서 할아버지가 괜찮다고 하시는 목소리가 들렸어. 할아버지가 불치병으로 2년간 투병 중이셨는데, 소유는 그것조차 모르고 있었던 거야. 그날로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내려갔어. 그때부터 엄마와 할아버지와 생활하면서 할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 소유가 고향에 온지 두 달 만에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어. 할아버지는 40년 동안 혼자 사시고, 엄마는 결혼한 지 4년 만에 남편이 죽고 혼자 소유를 키웠던 거야. 소유는 쇼코에게 편지를 보냈어. 할아버지의 부음 소식과 함께얼마 지나 쇼코가 찾아왔어. 쇼코는 할아버지가 보낸 편지 수백 통을 건네주면서, 다 번역해 주었어. 그들은 다시 화해를 안 할 수 없었지. 함께 할아버지의 납골당에 갔단다. 집안 환경이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한국과 일본의 두 젊은 여인의 우정 이야기. 그들의 앞으로 이어질 우정도 기대가 되지만, 소설은 이렇게 끝을 맺었어.

 

2.

신짜오, 신짜오

1995년 주인공은 십대 초반 어렸을 때 부모님들의 일 때문에 독일에서 생활했어. 주인공의 이름이 안 나왔던 것 같아. 일인칭 시점으로 되어 있거든. 그냥 주인공이라고 이야기할게. 주인공은 같은 반 친구 투이라는 베트남 친구가 있었는데, 같은 아시아계라서 그랬는지 투이의 집안과 함께 무척 친하게 지냈어. 특히 투이의 어머니 응웬 아줌마와

일주일에 한두 번씩 초대를 하고 초대를 받고 하면서 식사도 같이 했어. 주인공도 그런 투이네 식구와 함께 하는 걸 좋아했어. 왜냐하면 엄마와 아빠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투이네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 좀 좋아지는 것 같았거든. 그런데 어느날 아이들이 이야기하다가 베트남 전쟁에 관한 이야기가 식탁 위에 올라왔어. 투이의 할아버지, 고모, 삼촌 등 많은 가족들이 한국군에 의해 죽었다고 했어. 주인공의 아버지 역시 형님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죽었다고 했어. 두 가족 모두 상대방 국가의 군인으로부터 피해를 봤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이 어색해진 분위기. 그 날 이후 두 가족은 멀어지게 되었단다. 몇 달 뒤 주인공은 귀국해야 했어. 그때 엄마는 털실로 뜬 모자, 장갑, 목도리를 투이네 식구들에게 선물로 남겼어.

20여 년이 흐르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회사원이 된 주인공은 다시 독일에 가게 되었어. 그리고 용기를 내어 응웬 아줌마를 만나게 되었단다. 그리고 응웬 아줌마는 반갑게 주인공을 맞아주었단다. 그 동안의 세월이 그 어색함을 모두 지워버렸지. 전쟁이 낳은 상처를 안고 가는 사람들그들의 고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야 아직 이 세상에 전쟁이 남아 있는데, 그 전쟁조차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구나. 이 소설의 제목신짜오는 베트남어인데, “안녕하세요라는 뜻이라고 하는구나.

 

3.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화자의 엄마의 이야기란다. 엄마의 이름은 해옥. 엄마가 어렸을 때 먼 친척언니 순애이모가 집에 와서 집안일을 도와주면서 지냈어. 엄마와 순애 이모는 정말 친하게 지냈어. 순애 이모가 결혼해서 분가를 해서도 친하게 지냈어. 그런데 어느날 순애 이모의 집에 갔더니 순애 이모의 온몸이 멍 투성이에 집은 난장판이었어. 아빠는 순간 이모부한테 맞은 줄 알았어. 그런데 그런 것이 아니었어. 순애 이모부는 경찰에 잡혀간 거야. 당시 많은 사람들이 잡혀갔는데, 모두 간첩이라는 이유였어. 그 경찰들에게 순애 이모도 맞았고, 그 경찰들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거야. ,, 아빠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가 보다 했단다.

혹시 인혁당 사건을 다룬 소설인가 싶었는데,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니 그 사건을 다룬 소설 맞더구나. 엄마는 그 이후에도 순애 이모 집을 찾아갔지만, 순애 이모는 외면을 했고, 심지어 아무 소식 없이 떠났어. 그것은 아마 간첩 가족이라는 굴레로 동생에게도 피해가 갈까 해서였을 거야. 엄마는 형부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어. 목요기도회에 나가고, 정의사제구현단과 함께 구명활동을 했어. 그때가 엄마의 나이 20대였어.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법은 그들에게 사형과 무기징역, 유기징역이 내려졌어. 형부는 그나마 다행으로 유기징역이었어. 소설에서는 당시 사법살인의 현장을 가슴 아프게 그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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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사형은 대법원 판결 열여덟 시간 만에 집행되었다.

사형이 이미 집행된 줄도 모르고, 사형 판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길을 가던 가족들은 그 소식을 듣고 주저앉았다. 내 남편, 내 아빠, 내 아들의 얼굴 한번 만져보지 못하고, 안녕, 잘 가, 한마디도 해보지 못하고, 걱정 말라고, 무서워하지 말라고 말해보지도 못하고, 눈이라도 한번 마음껏 맞춰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렇게 잃었다. 나라에서는 유족들의 허락도 받지 않고 사형수들의 시신을 강제로 화장해서 가족에게 보냈다. 죽은 몸이라도 만져보고 싶었어요. 기진한 사형수의 부인이 겨우겨우 말을 이었다. 엄마는 그 자리에 오래 있지 못하고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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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결혼을 했어. 어느날 순애 이모한테 연락이 왔어. 그런데 엄마와 순애 이모는 서로 배려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었어. 또 세월이 흐르고 형부가 출소했다는 소식도 와서 순애 이모의 집에 찾아갔어. 단칸방에 순애이모와 이모부, 그리고 어린 조카가 살고 있었어. 형부는 감옥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완전 폐인이 되었어. 자신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고 한쪽에 멍한 눈은 초점조차 잡지 못했어. 그런 남편을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순애 이모. 그 방문 이후 엄마는 순애 이모와 연락을 끊고 살았어. 세월이 또 흐르고 엄마도 늙어 병이 생기고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어. 그 병실에 날개를 단 16살짜리 순애이모가 찾아왔었대.

엄마는 분명히 봤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엄마는 순애이모와 화해한 것이었어. 앞선 작품에는 전쟁의 아픔을이번 작품에서는 독재시대에 국가폭력에 쓰러진 힘없는 국민의 아픔을지은이는 시대를 이야기할 줄 아는구나. 그래서 지은이 최은영이 점점 마음에 들게 되더구나.

 

4.

한지와 영주

영주는 스물일곱 살에 다니던 대학원을 중퇴하고 프랑스 한 수도원에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어. 사실은 일주일만 하려고 갔는데, 그곳이 왜 끌리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대학원까지 중퇴를 하고 그곳에 머물게 되었어. 그곳에서 케냐에서 봉사활동을 온 한지라는 남자를 알게 되었어. 영주와 한지는 같은 일을 하다가 친해져서 저녁마다 이야기 꽃을 피웠어. 영주의 일기장에는 한지의 이야기로 가득 차기 시작했어. 한지는 케냐에서 수의사 일을 하다가 왔고, 참 착했어.

하지만,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는 않고 거리감을 두는 그런 사람이었어. 또 하지만, 영주와는 가까이 지내는 것을 보면 그건 사랑인 것 같았어. 그런데 한지가 떠나기 2주 전부터 갑자기 영주를 외면하기 시작했어. 영주도 그 이유를 몰랐어. 다른 친구들과 주변인들은 그들이 싸운 줄로만 알고 있었어. 영주는 한지가 떠나기 전에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다행히 만날 기회가 있어 자신의 생각을 쭉 이야기했는데, 한지는 아무 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예정된 시간에 케냐로 돌아갔단다. 끝내 이유는 알지 못한 채아빠도 답답하더구나. 아빠가 읽다가 무엇인가 빼먹은 줄 알고 페이지를 앞으로 넘겨 찾아봤는데특별한 것이 없었어. 인터넷으로한지와 영주 결말이라는 검색어를 넣고 찾아봤는데, 한지가 갑자기 외면한 이유를 아빠만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더구나. 지은이한테 물어보면 알 수 있으려나 아니면 그냥 이런 의도를 가지고 쓴 것일까?

 

5.

먼 곳에서 온 노래

소은은 페테크부르크에 폴란드인 율랴를 만나러 갔어. 율라는 미진 선배와 3년 동안 함께 살았던 사람이야. 소은과 미진은 대학 때 노래패 동아리 선후배 사이였고.. 당시 노래패 동아리는 경직되고 보수적이고 권위적이고 상하구분이 뚜렷한 그런 동아리였는데, 선배에게 부당하게 혼나고 있는 신입생 소은을 변호하며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던 미진 선배. 그런 일로 소은은 미진 선배를 좋아하고 따랐어.. 졸업 후 러시아로 공부하러 떠난 미진 선배. 그런데, 그곳에서 그만 심장마비로 죽고 만 거야. 소은은 큰 슬픔에 빠지고그때 율랴와 메일을 주고 받기 시작한 거야. 그러면서 조금씩 그 슬픔을 치유하게 된 것이고 결국 율랴를 만나기 위해 러시하행 비행기까지 탔던 것이란다.

 

6.

미카엘라.

수진의 세례명은 미카엘라야.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엄마. 수진의 아빠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감옥에 갔고, 감옥에서 나왔지만 그 후유증 때문인지 일찍 돌아가셨어. 엄마는 혼자 미용실을 하면서 수진을 키웠어.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어린 수진을 데리고 여의도 미사에 참석하기도 했어. 그리고 2014 8 15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시 한번 한국에 방문했어. 아빠도 그때 기억나는구나. 세월호 사건이 있고 얼마 안 있어 교황의 우리나라 방문은 큰 이슈가 되었지.

수진의 엄마는 이 교황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왔어. 서울에 와서 딸 수진의 집에서 잘 생각이었는데딸 수진에게 신세지지 않으려고 먼저 전화는 안 했어. 수진도 엄마의 전화만 기다리다가 안 와서 그냥 내려가셨나 했어. 엄마는 좁은 찜질방에서 하룻밤 잘 자려고 했어. 그 찜질방에서 어떤 할머니를 만났어. 그 할머니는 친구를 찾는다고 했어. 할머니의 친구의 손녀가 세월호 사건 때 죽었다고 했어. 그 사건 이후 할머니의 친구가 사라져서 그 할머니를 찾는다는 거야. 그 죽은 손녀의 세례명도 다름 아닌 미카엘라라는 거야. 수진의 엄마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어서, 다음날 찜질방에서 만난 할머니를 돕겠다고 같이 광화문으로 갔어.

수진은 다음날 엄마한테 전화하니 전원은 꺼져 있고, 엄마의 친구분한테 전화하니 엄마는 딸 집에서 자고 간다고 했대. 그때부터 걱정이 되는 수진우연히 TV 화면 속 광화문에서 엄마를 봤어. 수진을 그 길로 광화문으로 달려가 엄마를 만났단다. 엄마들의 내리사랑은 어떨 때는 미련하기까지 보이는 법이란다. 너희들도 커가면서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거야. 하지만, 그것은 엄마가 미련한 것도, 몰라서 그런 것도 아니야. 그건 그냥 엄마이기 때문인 거야. 그것은 너희들이 알아주었으면 하는구나.

 

7.

비밀

말자 할머니는 딸이 하나 있어. 영숙이라고그리고 영숙과 사위 박서방 사이에는 외동딸 지민이 있어. 말자 할머니는 손녀 지민과 참 각별한 사이였단다. 말자 할머니는 손녀가 어렸을 때 키워주었고, 지민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에는 글자를 모르는 자신에게 지민이가 한글을 가르쳐 주었어. 그렇게 말자 할머니는 글을 깨우쳤어. 한참 전에 말자 할머니가 말기암 판정을 받았는데, 병원에서 시키는 대로 운동하고 식이요법을 열심히 했어. 말자 할머니에게는 암과 싸워 이겨야 할 이유가 있었거든. 지민이. 그렇게 5년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어. 그 때 가장 많이 울어준 사람이 바로 손녀 지민이야. 그런데 6개월 뒤 다시 전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

지민은 학교 선생님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면서, 기간제 선생님으로 일했어. 그래도 말자 할머니는 무척 기뻐했어.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지민이가 공부하려고 중국에 갔다는 거야. 중국에 간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연락도 없고, 오지도 않고. 지민의 생일날 영숙의 집에 찾아갔는데, 영숙과 박서방은 산 사람 같지 않았어. 넋이 빠진 사람들처럼그들 사이에서는 지민이가 중국에 간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말자 할머니도 지민이가 이미 하늘나라에 간 것을 알고 있었어. 지민이는 안산 세월호 사건이 있었던 단원고 기간제 선생님이었던 거야. 말자 할머니도 알고 있었지만, 굳이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어. 달라지는 것은 없잖아.

말자 할머니는 암이 재발되었을 때, 이제는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서 오히려 마음조차 편했어. 이제 지민이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 이 소설은 어찌나 슬프던지

.

지은이 최은영.

이 분은 시대를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소설가라고 생각했어. 그의 이름을 잘 기억했다가 신작이 나오면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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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3 0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3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 - 영어 앞에서 당당한 아이를 만드는 새벽달의
새벽달 지음 / 청림Life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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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은 1년 전쯤 엄마가 산 책이란다. 책제목에 떡 하니엄마표라고 써 있으니, 아빠가 볼 책은 아니겠다 싶었어.. 몇 달 전에 MBC 김민식 PD가 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라는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영어 공부에 대한 급관심이 생겼어. 그래, 맞아. 실제 공부는 안하고 관심만 생긴 거 맞아. 그러다가 북플이라는 책 관련 SNS에 이 책의 리뷰를 읽어보았어. 아참, 이 책이 우리 집에 있었지. 깨닫고서, 엄마한테 이 책 좀 빌려달라고 했어. 비록 책제목에엄마표라고 붙어 있지만, 아빠가 감히 읽어보았단다.

지은이 자신이 17년 동안 스스로 영어를 공부하면서,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친 과정을 이야기해주는 것인데, ,, 이건…..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 이의 이야기가 아닌가. 지은이 새벽달님은 즐기면서 하면 된다고 했지만, 즐기지 않고 억지로 해보겠다는 다짐하고 책을 편 이들도 있을 텐데. 그런 이들에게 좌절을 줄 만큼의 대단한 노력이 있었음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 같구나. 지은이 자신은 기대치가 엄청 낮다고 하는구나. 그러면서, 걱정보다 행동을 먼저 한다고그래서 세상에서 엄마표 영어가 제일 쉽다고 이야기하는 사람그 엄마표 영어의 핵심은 자신이 먼저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란다. 지은이는 중국어 통역번역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중국어에 능통해. 영어는 썩 잘하지 않은 편이라고 하면서 엄마표 영어를 하기 위해 먼저 스스로 엄청 영어공부를 했다고 하는구나. 영어회화 책을 달달 외우고, 필사를 하고,, 이런 꾸준함을 어떻게 따라 한단 말인가. 그것뿐만 아니라, 아이를 관찰하면서 적은 육아일기도 엄청난 분량이더구나. 더욱 놀란 일은 회사를 다니는 워킹맘이었다는 거야. 둘째 아이가 유치원 들어가기 전까지 말이야. 그리고 출퇴근 길에는 언제나 영어 공부를 했고, 퇴근 후에는 직접 교구를 만들기도 해서 늦게까지 아이를 돌보았대. 즐겁게만 생각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타고난 체력이

 

1.

이 책은 영어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야. 17년 동안 아이를 키웠던 육아의 달인의 모습도 보여주었단다. 그렇게 육아를 잘 해야만, 엄마표 영어의 효과가 난다고 이야기하더구나. 그래, 맞는 말이지. 그리고 육아가 힘든 것도 맞는 말이고그것은 아이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자신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는구나. 가끔 너희들과 놀 때, 아빠의 체력이 받혀주지 않아 힘든 경우가 있어. 그러네, 결국 힘든 것은 아빠의 체력.. 즉 아빠 때문이네.. 체력을 키워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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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엄마표 영어가 힘들고 육아가 힘들다면 그건 아이 때문에 힘든 게 아니라때문에 힘든 것이다. 나 자신이 못마땅하고, 내가 처한 상황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육아고 엄마표 영어고 뭐고 다 지겹다. 나와 친정 엄마 사이에서 무의식 중에 쌓인 상처가 만든 어떤 강박, 트라우마가 불행의 이유로 작용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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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우리 아이가 이러저러하다면서 친구들한테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있어. 물론 다른 친구들도 아빠한테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말이야. 그런데 육아 문제는 친구한테 물어봐서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 육아문제는 아이와 부모 사이의 일이니까. 그냥 아이에게 물어보면 된다는 거야. , 그렇구나. 아이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모라면, 엄마표는 저절로 될 거라고 지은이는 이야기하고 있단다. 엄마표 영어를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와 아이들 사이의 유대관계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빠도 너희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만, 아빠의 저질체력으로 쉬 피곤해지다 보니 놀아주지 못할 때도 많잖아. 이해해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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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이게 정답이다. 육아 문제는 자기 아이에게 물어보면 된다. 옆집 아줌마 말고 아이와 이야기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와 엄마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하려면 평소 아이가 엄마한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정도로 관계가 좋아야 할 것이다. 아이와 평소에 이야기를 자주 나눠서 적어도 대화가 어색하지 않아야 한다. 대화가 어색하면 엄마가 먼저 물꼬를 터야 한다. 엄마가 먼저 엄마의 힘든 점, 걱정거리들을 아이에게 구체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대화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이에게 실수할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엄마라면, 즉 대화가 통하는 엄마라면 아이는 솔직하게 속마음을 툭 털어놓을 수 있다. “엄마, 나 이거 안 하면 안 돼? 정말 못하겠어.” 그래도 대화가 시작된다. 엄마와 정말툭 까놓고이야기 나누는 것이 익숙한 아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존중해주는 엄마 밑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아이라면 이게 쉽다. ‘이게 뭐지? 왜 짜증이 나지? 이 억울한 느낌은 뭐지? 이 무기력은 뭐지?’하며 자신의 감정, 상황을 객관화해서 바라보고 말로 표현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 내 아이를 이런 아이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대화가 되는 아들과 엄마의 관계라면 엄마표는 저절로 올바르게 굴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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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번 말해도 지나치질 않구나. 지은이는 책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번 아이들과 소통에 대해 강조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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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두 아들의 엄마표 영어 17년 후에 알았다. 아이와 엄마를 성장하게 하는 건대화였고, 대화가 어렵고 어설펐던 나를 키워준 것은이었다. 대화의 소재가 꼭 책일 필요는 없다. 어떤 엄마에게는 그것이 TV 드라마일 수도 있고, 코미디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 혹은 여행, 게임, 웹툰, 요리, 운동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가능하다. 나는 손을 뻗으면 잡히는 그림책과 소설책, 아침마다 배달되는 신문이 아이와의 대화 소재였다. 아이랑 대화 하는 거 쉽지 않다. 내가 무슨 토크쇼 진행자도 아니고, 이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늘 조잘조잘 이야기를 나눴던 부부는 밤마다 마주 앉아도 또 이야기가 많다. 어제 이야기한 에피소드 후속편이 날마다 이어지기 때문에 보충설명을 해줘야 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그렇다. 대화를 많이 하는 집은 언제나 대화가 넘친다. 반면, 대화가 없는 부부, 대화가 없는 부모와 자식은 도대체 무슨 얘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다. 감당이 안 되어 입을 닫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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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지은이가 한 엄마표 영어를 따라 하기에는 고 난이도란다. 그 정도는 안되더라도 한번 따라는 가보자꾸나. 먼저 엄마 먼저, 아빠 먼저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거야. 전에 작심삼일로 하다 중단했던 영어회화 책 외우기를 다시 시작해야겠구나.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기 전에 필사 한번 하고엄마표 영어는 크게 두 시기로 나눈대. 상반기 10년과 하반기 10. 상반기 10년에는 엄마의 노력이 많이 필요한 시간이야. 엄마가 애써서 아이가 좋은 습관을 만들도록 엄마의 희생이 따르게 되는 시간이야. 10년은 엄마의 희생과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대. 즐기면서 하라는데, 즐기면서 하는 이를 이길 수는 없지. 하반기 10, 즉 아이 10살 이후에는엄마는 아이 뒤에 물러서서 기다리고 지켜봐 주는 10년이래. 상반기 10년을 잘 보내면, 하반기 10년은 그냥 따라 온다고 하는구나.

..

, 상반기 10년이 무척 중요하다고 해. 특히 3세까지 무척 중요한 시기라고 하는구나.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이야기하면서 이 시기에 2가지 언어를 모두 접하면 둘 다 잘하게 된다고 이야기를 하더구나. 영어에 대한 노출을 위해서 팟캐스트, 유튜브 활용도 하라고 했어.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은 영어 관련 유튜브도 많이 정리해 주었어. 전자기파가 나오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은 최대한 늦게 접하게 해야 한다는 아빠의 생각과 상반되는 의견이구나. 그런 것처럼 지은이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모두 동의할 수는 없었어. 지은이의 생각이 모두 옳다고도 생각은 안 해. 지은이는 그렇게 했더니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게 되었다는 거지. 정말 노력을 해서, 지은이처럼 하더라도 결과는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거야. 그리고 지은이와 전혀 다른 방법을 했는데, 아이들이 영어를 잘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 말이야. 아빠의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고무조건 따라 하기에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무리가 따를 테고.. 참고용으로는 참 좋은 책인 것 같구나. 강도를 약하게 해서 아빠가 시도해 볼 수도 있고. 말이야.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은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추천해 주었다는 점이야.

, 지은이가 이야기한 것처럼 딴 거 필요 없고 행동이 중요한 거야. 다시 영어책을 펼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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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 - 시오리코 씨와 사라지지 않는 인연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3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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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3권을 읽었어. 3권도 그 전과 마찬가지로 책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로 금방 읽었단다.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는 이미 1권과 2권 이야기할 때 했었으니까 따로 안할게.

2권의 이야기 때부터 시오리코의 엄마가 이야기로만 등장하잖아. 시오리코 엄마는 10년 전에 가족을 버리고 사랑을 찾아 떠난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 연락이 끊겼고 말이야. 정확하게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시오리코는 그런 엄마를 싫어해서 결혼까지 안 하려고 마음을 먹었지. 3권에 각 에피소드에 조금씩 시오리코의 엄마의 존재감이 보였단다. , 그럼 3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시오리코는 자신의 서점에 절판된 문고판이 적어서, 다이스케와 함께 고서회관에 갔어. 고서회관은 중고서점 주인들끼리 낙찰식으로 책을 사고 파는 곳이었어. 그곳에서 그 전부터 알고 지낸 히토리서방의 사장 이노우에를 만났는데, 적대적인 눈초리로 시오리코를 보는 것을 다이스케는 이상하게 생각했어. 이노우에는 사실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해. 그래서 그 딸을 보는 시선도 그렇게 적대적이었던 거야.

그날 비블리아에서는 책을 내놓지 않고 구입만 하려고 갔었던 것인데, 비블리아의 이름으로 책들이 나왔고, 낙찰에 실패했으니 다시 가져가라는 안내를 받았어. 이 무슨 해괴한 일이누구의 짓이지? 비블리아의 이름을 사칭해서 책을 내놓았다니일단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그 책들을 비블리아 서점으로 가지고 왔어. 이번 고서회관에서 하나도 낙찰을 받지 못한 시오리코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민들레 소녀>를 비롯한 문고판 몇 권을 새로 책방 판매대에 내놓았단다. 아빠는 처음 들어본 책인데, 미국의 로버트 F. 영이라는 작가가 쓴 SF 단편 소설이라는구나.

그런데 시오리코가 <민들레 소녀> 문고판을 내놓자마자 고서회관에서 만났던 다키노 렌조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왔어. 이노우에가 낙찰 받아 산 책들 중에서 <민들레 소녀>라는 책을 잃어버렸다는 거야. 그리고 그 범인을 시오리코로 의심하고 있어서 이노우에가 아마 비블리아를 찾아올 거라고 미리 이야기해주었어. 그 전화가 끊자마자 이노우에가 비블리아 고서당의 문을 열었어, 마침 전시되어 있는 <민들레 소녀>를 보고 자신의 책인 양 집어 들었고, 책을 돌려받고 싶다면 범인을 찾아내라며 이야기하고 돌아갔어. 이런 황당한 일이….

시오리코는 다이스케에게 비밀 하나를 알려주었어. 어머니가 <민들레 소녀>라는 책을 좋아했었다고어머니가 집을 나간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시오리코의 아버지는 <민들레 소녀>를 수 차례 읽었다고 했어. 그리고 그 책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시오리코의 것이 되었어. 물론 팔려고 내놓은 책은 다른 <민들레 소녀>였던 거야. 히토리 사장의 그런 행동을 보고서도 시오리코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범인이 스스로 책을 들고 찾아올 것이라고 이야기했어. , 이미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것인가. 정말 며칠이 안되어 어떤 사람이 왔어. 정확히 이야기하면 고서회관에 가기 전 며칠 전에 왔었던 손님. 그날 왔다가 왜 이렇게 문고판이 적냐면서 불만을 표시하고 그냥 간 손님. 그날 왔던 손님과 나누었던 대화 속에서 단서를 찾아 그가 범인이라는 것을 이미 시오리코는 알고 있었던 거야.

그 남자는 이혼남이었는데, 이혼한 전처에게 선물했던 것 중 하나가 <민들레 소녀>라는 책이었대. 자신을 버린 여인에 화가 나서, 이혼하고 나서 그 책을 팔았는데, 다시 찾으려고 했대. 혹시 그녀가 자신을 버린 이유가 그 책에 써 있나 싶어서그랬다가 고서 시장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전처의 책이 그곳에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곳에 들어가기 위해 몰래 비블리아의 새로운 직원인 적하고 들어갔던 거래. 고서시장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말이야. 그래서 비블리아 고서당 이름으로 책을 내놓은 것도 그였고, 몰래 들어가서 이노우에의 <민들레 소녀>를 훔친 것도 그였대. 시오리코가 이런 것을 추리해서 그에게 미리 전화해서 책을 갖다 달라고 이야기했던 거야. 그 사람도 훔치고 보니 책에 대해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서 시오리코의 전화에 순순히 응하고 책을 가져다 준 것이라고 하는구나.

다음날 다이스케가 <민들레 소녀>를 히토리 사장에게 가져다 주었어. 이노우에는 다이스케에게 시오리코를 믿지 말라고 했어. 시오리코는 최근까지도 그녀의 엄마와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했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다이스케는 생각했어. 이노우에는 최근에 시오리코의 엄마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여주었어. 그 안에는 비블리아 고서당의 최근 사정이 모두 적혀 있었어. 심지어 다이스케 자신이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부터 자신의 책에 대한 취향까지 모두 알고 있었던 거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시오리코가 다이스케에게도 숨겼던 것인가?

 

1.

다이스케가 우연히 길에서 시노부 씨를 만났어. 시노부 씨는 1권에서도 등장했던 아줌마이거든. 그녀에 대해 알고 싶다면 1권의 독서편지를 참고해보렴.. 시노부 씨는 책을 찾고 있었어. 어린 시절에 읽은 책인데 제목도 모르고 지은이도 모르고, 출판사도 모르고, 내용만 대략적으로 기억하고 있었어. 너구리가 나오고, 악어가 나오고 개가 나온다고 했어. 어렸을 때 읽은 책이니 친정 부모님들은 알고 있겠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시노부 씨는 친정 부모님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어. 부모님들이 반대하는 결혼을 했거든. 그래서 혼자 가기 꺼림칙해서, 다이스케와 시오리코에게 같이 가자고 부탁을 했어. 다음날 다이스케는 시노부 씨에게 들은 이야기를 시오리코에게 했어. 시오리코는 책의 내용은 들어봤는데, 자신도 책제목은 잘 모르겠다고 했어. 시노부 씨의 남편 사카구치 마사시 씨가 찾아왔어. 그 또한 1권에서 나왔던 사람이야. 사카구치 씨는 집안 사정을 대략 이야기해주면서, 아내와 장모님이 다투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어. 그러면서 아내는 겉으로는 이야기하지 않지만, 내심 엄마와 화해를 위해 친정에 가려고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어.

친정 집에 가자 시노부 씨는 옛추억이 떠올랐어. 그녀가 키웠던 개 이름을 그 동화 속의 개의 이름인 토비크라고 지었다고 했어.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함께 갔음에도 불구하고 시노부씨와 그녀의 엄마는 심하게 말다툼을 해서 별다른 성과도 없이 돌아오고 말았단다.

고서당으로 돌아온 시오리코와 다이스케. 시오리코의 여동생 아야카가 우연히 최근에 본 만화 영화 이야기를 했는데 그 영화에 나오는 개의 이름이 토비크라는 거야. 그렇게 그 책의 정체를 알게 되었어. 시노부 씨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 너구리는.. 사실 너구리가 아니고 너구리를 닮은 곰이었어. 곰의 이름은 체브라시카. 바로 그렇게 우연히 시노부 씨가 찾던 책의 정체가 밝혀진 거야.

<체브라시카와 친구들>… 일주일 뒤, 시노부 씨와 사마쿠치 씨가 고서당에 찾아왔어. 시노부 씨의 무뚝뚝한 아버지도 미리 와 계셨어. 시노부 씨에게 책 이야기를 했더니 그 책이 맞다고 했어. 시오리코는 대뜸 시노부 씨에게 축하한다고 이야기하며, 책은 축한 선물로 주겠다고 했어. 시노부 씨는 알고 있었냐며 물어봤어.. 시오리코는 시노부 씨가 최근에 술도 끊는 등 행동을 조심하고 그가 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거야. 그리고 그 책을 찾는 이유도 자신의 아이에게 주기 위함이었던 것이고그제서야 시노부 씨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임신 소식을 알렸어. 시노부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전화를 하고, 엄마도 바로 고서당으로 들어왔어. 시노부 씨의 엄마는 주차되어 있는 차 안에 있었던 거야. 시노부 씨의 엄마는 여전히 날이 선 말을 했지만, 마지막으로 나가면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사위와 함께 집에 들르라고 이야기했어. 참 훈훈한 마무리구나.

이번 이야기에 소개되었던 <체브라시카와 친구들>이라는 책을 한번 찾아보았어. 우리나라에서 서점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더구나. 참 귀여운 캐릭터더구나. 원작은 예두아르트 우스펜스키라는 러시아 사람의 작품이고, 만화영화는 우리나라에서도 개봉을 몇 년에 했었더구나. 기회가 되면 같이 보자꾸나.

 

2.

어느날 시오리코의 어머니의 친구라는 분한테 연락이 왔어. 자신의 서재에서 도둑맞은 책이 있는데 있는 찾아달라는 부탁이었어. 미야자와 겐지라는 시인이자 동화작가의 <봄과 아수라>라는 시집인데, 집에 두 권이 있었는데, 한 권이 사라졌다는 거야. 미야자와 겐지는 유명한 사람인가 보구나. 아빠가 검색을 해보니 우리나라에 그의 전집을 비롯하여 많은 책들이 번역 출간되어 있었어. 동화작가 답게 너희들을 위한 책들도 있어.

.

그 친구분이 말하길, 범인은 오빠 아니면 올케라고 했어. 며칠 전 오빠와 올케가 다녀간 이후에 책이 사라졌다고 했어. 어떤 사연이 있었냐면…. 그 친구분이 말씀하시길,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유언을 남기시길아버지의 장서들의 절반을 기부하라고 하셨대. 그래서 그 친구분은 아버지의 유지를 따라 기부를 하려고 했는데, 오빠 부부는 자신들의 사업 사정이 좋지 않아서, 기부를 거부하고 책을 팔자고 했던 거야. 아버지의 장서에는 값이 많이 나가는 책들도 많았거든. 사라진 <봄과 아수라> 책도 그런 책 중에 하나였어. 오빠 부부와 친구분은 그 일로 사이가 틀어지고, 얼마 전에도 그 일로 오빠 부부가 찾아왔었는데, 그들이 다녀간 이후로 책이 사라진 거야.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친구분의 오빠와 올케를 차례로 만났어. 그리고 그들로부터 특별히 책을 훔쳐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 소설이라는 것은 원래 반전이 있어야 재미있는 거잖아. 시오리코는 뜻밖의 한 인물을 의심하게 되는데, 그 사람은 다름아닌 오빠의 아들 시바루라는 학생이야. 이야기하자면 장서를 남기고 죽은 친구분 아버지의 손자이지.. 시바루가 책을 훔친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니었어. 그 책을 무척 좋아했을 뿐이었어. 친구분 아버지는 손자인 시바루와 사이가 각별했었대. 할아버지와 자신의 추억이 깃든 책을 계속 보길 원했던 거야. 사건을 조사하던 시오리코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 사실은 <봄과 아수라>라는 시집을 시바루에게 물려주려고 했었던 거야. 그리고 그 친구분에게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이야기하고, 그 책을 언제든지 시바루가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했어. 그렇지 않으면 그 책의 원래 주인은 시바루였다는 것을 이야기하겠다고 했어.

아빠가 생각하기에는 친구분이라는 사람이 좀 잘못했다고 생각해.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버지도 아들이 그렇게 사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면 생각을 바꾸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아버지의 뜻을 깨달았다면 어려운 가족을 돕기 위해 아버지의 유지를 어기는 것 또한 아버지가 이해하리라 생각하고 오빠를 도와주는 것이 좀더 합리적이고 융통성 있는 대처가 아닐까 생각하는구나.

아빠가 오늘은 짧게 이야기만 한다고 곁들어진 이야기들을 많이 안 했는데, 이번 에피소드에도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엮여 있었단다. 의뢰를 했던 사람이 시오리코의 어머니의 친구분이었고, 친구분의 돌아가신 아버지가 옛날부터 비블리아 고서당의 단골이었으니까 말이야. 이제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등장할 만도 한데, 4권에서 기대를 해보자꾸나. 아참, 히토리서방 사장 이노우에가 시오리코의 어머니로부터 받은 카드 있었잖아. 시오리코의 어머니가 고서당의 사정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 것그것의 정체는 바로시오리코의 동생 아야키였어. 시오리코가 찾고 있는 엄마의 책 <크라크라 일기>를 아야키가 갖고 있었고 그 책에는 엄마의 이메일 주소가 적혀 있었단다. 아야키는 그 책을 언니에게 전해주지 못하고, 자신이 보관하고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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