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향기롭게 - 법정 대표산문선집
법정(法頂) 지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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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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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정말 빠르구나. 법정스님이 입적하신 지도 벌써 7년이 넘어 8년이 다가오고 있구나. 2018년 새해도 어느덧 보름이 훌쩍 지났구나. 너희들은 젊음을 향해 한걸음 또 나아가고, 아빠는 늙음을 향해 한걸음 또 내딛는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빠가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생각해보니 법정스님의 책들을 통해서였던 것 같았어. 법정스님은 주로 산속에서 혼자 지내면서 깨달음의 길을 걷고자 하셨지만, 글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셨어. 아빠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한 명이란다. 법정스님께서 살아계실 때는 법정스님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읽곤 했었어. 그래서 법정스님의 책은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은 <맑고 향기롭게>라는 책은 안 읽었더구나. 아빠는 이 책도 당연히 읽은 줄 알았어. 제목도 익숙하고, 출간 년도를 보니 아빠가 한창 법정스님의 책을 찾아 읽던 시기였거든.. 그런데 독서목록을 확인해보니 읽지 않은 책이더구나. , 아직 법정스님의 책 중에 안 읽은 책이 있다니반갑더구나. 책이 품절이더구나. 중고서점에서 사서 읽었단다. 회사 일이 언제는 어지럽지 않은 적이 있겠냐마는최근에 더욱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머릿속 복잡한 일들이 많아서이 책을 읽으면서 치유를 받고 싶었단다. 법정스님의 글은 언제 읽어도 깨끗한 산바람을 느끼는 글들이란다. 글에서 꽃내음이 나는 듯 하고, 산새소리가 들리는 듯했어.

 

1.

법정스님은 불교 경전에 관한 책도 출간하셨지만, 일반 대중들에게는 산문집이 더 많은 사랑을 받으셨어. 법정스님이 내신 많은 산문집들 중에서 좋은 글들만 선별해서 모은 책이 바로 <맑고 향기롭게>라는 책이야. 법정스님이 직접 가려 뽑은 글들이 책이 출간된 2006년이면 법정스님이 돌아가시기 4년 전이더구나.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방법 중에 하나가 자신의 글들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글을 많이 쓴 사람에게는 더욱 그럴 것 같구나. 법정스님도 그런 심정으로 글을 고르지 않았을까 싶구나. 마치 유서를 쓰는 기분으로 글들을 가려내지 않았을까? 그렇게 모은 법정스님의 글이야말로 그의 삶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법정스님께서 따로 자서전 같은 것은 쓰지 않으셨지만, 이 산문집이 곧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렇게 선별한 글이니 그 글들이 주옥 같은 글들의 향연이었어.

아빠가 법정스님의 다른 책들을 통해서 본 글들이 대부분이지만, 아빠의 기억력으로 그 글들을 다 기억하는 것도 아니고.. 새로 읽고 새로 감동 받았단다. 아빠가 좋은 부분에 대해서는 발췌를 별도로 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하지 않았어. 책 전체가 옮겨 적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법정스님의 다른 책을 읽고 발췌한 놓은 글도 있고 말이야..

책 제목 <맑고 향기롭게>도 잘 지은 듯하구나. 법정스님의 글의 정확하게 표현한 것 같아. 아빠가 법정스님이 돌아가신 이후 법정스님의 글을 많이 읽지 못했어. 읽고 싶은 책들은 쏟아지다 보니, 한번 읽은 책에 손이 가기는 어려웠거든그런데, 앞으로는 일 년에 한두 권은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빠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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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22: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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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미스 함무라비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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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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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출간된 때를 보니 2016년 겨울, 촛불 혁명이 한창일 때더구나. 많은 국민들이 법에 관심이 많을 때, 즉 아빠도 법에 관심이 많을 때. 현직 부장판사가 쓴 소설이라고 하니 관심이 갔었어.. 그렇다고 반드시, , 바로, 읽어봐야겠다는 수준의 관심은 아니고,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 정도였어. 그러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단다.

지은이 문유석. 현재 부장판사로 있으면서, 이미 몇몇 책을 쓴 적도 있어.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말이야. 이 소설은 일간지에 재판이나 조정 사례를 연재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소설의 형식으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신문사에 의견을 주었더니, 신문사에서 오케이하고, 연재를 했다고 하는구나. 그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미스 함무라비>라는 책이야.

함무라비. 아빠가 기억하기로는 함무라비 법전이 세계 최초의 성문법전으로 알고 있어. 구글링으로 찾아보니까, 함무라비는 기원전 무려 1800년경 바빌로니아의 왕이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함무라비 법전은 가장 오래된 성문법전이고 말이야. 그렇게 오래되었다니.. 정말 놀랍구나.

 

1.

이 소설은 에피소드들을 모은, 어찌 보면 연작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구나. 박차오름이라는 신임 판사가 주인공이야. 박차오름 판사는 신임 판사로 합의부의 좌배석 판사로 배정을 받았단다. 합의부는 총 세 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부장판사와 우배석판사, 좌배석 판사로 이루어져 있단다. 박차오름 판사와 같이 일하는 합의부의 부장판사는 한세상 판사, 우배석 판사는 임바른 판사였어. 이름들이 다들 비현실적이구나. 소설이니 지은이 마음이겠지만

임바른 판사는 2~3년 경력의 판사이면서, 박차오름 판사가 중학교 때 도서관에서 알고 지냈던 사이였단다. 우연히 판사가 되어 다시 만난 것이야. 그렇다고 소설에서 그들의 로맨스가 진전되거나 뭐, 그런 것은 없었단다. 서로 위해서고 약간의 이성의 감정은 있었지만, 이야기를 끌어가는 요소는 아니었어. 박차오름 판사는 신임 판사인 만큼 정의에 불타오르고, 신세대 판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단다.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출근하여 부장판사의 호통을 치니 무슬림 의상 중에 하나인 부르고 갈아입고 무언의 저항을 하기도 했어. 불의를 참지 못하고 니킥을 날리기도 하고 그것이 우연히 일반 시민의 스마트폰에 찍혀서 SNS에 올라가고.. 인터넷 상에서는 미스 함부라비라는 별명까지 얻는 유명인사가 되었어. 하지만, 자신이 맡은 일 역시 열심히 하였단다.

합의부에서는 보통 소송에 관련된 민사재판을 많이 다룬다고 하는데, 하나하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더구나. 재판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처럼 말이야. 그 에피소드들을 보면 권력자들의 성희롱 사건, 전직 국회의원이 변호사로 거들먹거리면서 등장하는 사건, 판사 출신들의 전관예우 관련된 이야기, 국민참여재판에 관련된 이야기, 정당 방위의 범위에 관한 이야기 등 법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송사들을 소설의 형식으로 소소하게 이끌어가고 있단다. 그런데, 약간 법원의 입장을 대변하는 느낌도 들었어. 워낙 우리나라 법원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물들어 있고, 국민들 대다수가 중범죄로 생각하는, 예를 들어 성폭행 사건이나 잔혹한 살인 사건 등에 솜망방이 판결을 내리다 보니 신뢰를 많이 잃었잖아. 그런 것에 대한 변명처럼 들리는 이야기도 있었단다. 국가 기관 중에 신뢰 기관 순위가 6위에 차지하고 있다는구나. 간신히 7위인 국회보다 하나 위에 있었던 거야. 그런 떨어진 법원의 신뢰도모든 이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도 하고 싶었던 것 같아.

 

2.

사실 평범하게 법을 지키며 사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법원에 갈 일이 많지 않아. 아빠도 법원이라는 곳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 법원이라는 곳을 접하는 것은 드라마나 영화 속의 법원이 전부가 아닐까 싶구나. 그러다 보니 잘못 알고 있는 상식도 많아. 대표적인 것인 판사로 두들기는 법봉이라는구나. 우리나라 법정에는 법봉이 없대. , 아빠도 이번에야 처음 알게 된 것 같아. 판사의 상징과 같은 법봉이 없다니.. 있어도 나쁠 것 같지 않은데 말이야. 이런 사례처럼 잘 알려진 법원의 이런저런 상식도 알려주고 있단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지은이는 법에 관련된 책들을 쓰셨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책들도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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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4 - 시오리코 씨와 두 개의 얼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4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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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이야기어느덧 4권을 읽었단다. 이번 4권도 책과 사랑에 얽힌 이야기들이 즐거움을 주었단다. 지금까지는 한 권에 서너 명의 작가와 작품들을 다루었는데, 4권에는 에도가와 란포라는 한 명의 작가의 작품들로 이야기를 이끌어갔단다. 에도가와 란포. 지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잠시 이야기되었던 일본의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란다. 아주 유명한 에드거 앨런 포라는 추리소설가의 이름을 따서 필명을 지었다고 하는 에도가와 란포. 그 또한 일본에서 손꼽히는 추리소설가가 되었단다. 우리나라에도 그의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어. 아빠도 추리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의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어. 아무래도 옛날 사람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구나.

그는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추리소설 또는 탐정소설을 많이 썼다고 하는구나. 특히 <소년탐정단>시리즈는 아주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있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의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1.

앞서 1, 2, 3권에서 인물 소개를 했으니 이번에는 따로 안 할게. 다이스케가 혼자 서점을 지키고 있을 때 시오리코의 엄마 시노카와 지에코로부터 전화가 왔어. 외국에 있다가 잠깐 일본에 왔다고 했어. 나중에 시오리코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큰 지진 이후에 고서적이 많이 풀리는데 그것 때문에 왔을 것이라고 했어. 시오리코의 엄마는 가족도 버리고 책밖에 모르는 사람이었거든. 4권의 이야기는 2011년 일본 대지진이 일어나고 얼마 안 지난 시기의 이야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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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엄마를 찾는 손님이 찾아왔어. 고서적을 의뢰하겠다고.. 없다고 하니 시오리코에게 부탁을 했어. 그 손님은 책을 의뢰는 사람은 자신이 아니고 자신의 언니의 책을 의뢰하고 싶다고.. 언니가 지진 때 다쳐서 움직일 수 없고, 대신 집에 와 줄 것을 요청했어. 그 의뢰자의 이름은 기시로 게이코. 지진 때 다친 것뿐만 아니라 후두암까지 걸려서 발음을 제대로 못해서 글로 이야기를 했어. 기시로씨는 가야마 아키라라고 하는 자산가의 내연녀였어. 원래는 가야마 씨의 회사에서 후원하는 장학생이었다가, 가야마 씨의 책을 보관하는 집에서 집과 책을 관리해주는 일을 하다가 정이 들어 연인이 된 거야.

가야마 씨는 책수집을 좋아해서 가족들 몰래 책을 위한 집까지 있었던 거야. 가아마 씨가 죽을 때까지 가족들은 이 집의 존재를 몰랐어. 물론 내연녀 게이코의 존재도 몰랐지. 가야마 씨가 죽고 유서에 게이코의 이름이 적혀 있었어 알게 되었으니,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도 컸을 테고, 게이코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가 없었지.

그 집은 그야말로 에도가와 란포 컬렉션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에도가와 란포의 책으로 가득 차 있었어. 그런데 게이코의 요청은 무엇인고 하니가야마씨가 남긴 금고가 있었는데, 그곳에는 에도가와 란포의 소중한 물건 또는 책이 있다고 했어. 그 금고는 삼중장치로 잠겨 있었고, 비밀번호와 열쇠가 필요한데,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었어.

비밀번호의 답을 풀어달라고 요청했고, 열쇠는 가야마씨의 본가에 있을 텐데.. 그것 좀 얻어달라고 부탁했어. 금고의 문을 열면 가야마씨가 남긴 고서들을 비블리아 고서당에 처분하겠다고 했어. 시오리코는 다이스케와 함께 가야마씨의 본가에 갔어. 그곳에서 가야마 씨의 아들 가야마 요시히코를 만났어. 요시히코가 그들을 만길 이유가 없었어. 아버지의 비밀 서재도 몰랐는데, 열쇠를 가지고 있었겠나. 그래도 암에 걸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이의 부탁이라서 그런지, 마음을 조금 열고 도와주려고도 했어. 하지만, 열쇠의 존재는 모른다고 했어. 오시히코도 어린 시절 소년탐정단을 좋아해서 소년탐정단 놀이도 했었대. 그 놀이에는 여동생 나오미도 같이 했고, 나오미의 친구 이노우에도 함께 했대. 이노우에? 3권에도 나왔던 히토리 서방의 주인 그 이노우에 맞아나오미는 지금 이혼하고 친정집에 와서 같이 살고 있고, 히로히서방에서 일하고 있대.. 이노우에가 시오리코를 싫어해서 만남을 꺼리기는 했지만, 열쇠의 단서를 찾기 위해서는 나오미를 만나야 할 것 같아서 히토리서방을 찾아갔어. 나오미를 만났지만, 나오미는 그 열쇠의 행방을 모른다고 했어.

 

 2.

이노우에는 나중에 비블리아 서당에 찾아왔어. 그리고 이노우에가 시오리코를 싫어한 이유가 시오리코의 엄마를 싫어했기 때문이었는데, 시오리코도 자신의 엄마를 싫어한다고 하니, 이노우에는 마음에 좀 풀렸는지, 시오리코에게 옛 이야기를 하면서 완전 화해를 했다고 볼 수 있어. 어린 시절 소년탐정단 놀이를 나오미와 하면서 친해졌고, 그 친함은 이성으로써 좋아함으로 발전했어. 나중에 이노우에가 고서당을 시작했을 때 많이 힘들었대. 경험이 부족한 그로서는 책가격을 제대로 매기지 못했는데, 그런 걸 노리고 고서당 개업식 때 귀한 책을 쓸어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야. 그런 사람들 중에 시오리코의 엄마 지에코도 있었다는 거야.

그래서 이노우에가 지에코를 싫어했던 거야. 아무튼 그렇게 어려움에 빠졌을 때, 나오미의 아버지 가야마씨의 도움이 있었대. 십오 년 전, 나오미가 별거를 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적이 있는데, 그때 나오미가 히토리 서방의 일을 도와주기도 했대. 여전히 이노우에의 마음에는 나오미가 가득 차 있었겠지. 그런데 나오미는 거의 끌려가다시피 시댁으로 돌아갔어. 그것이 나오미는 아버지 가야마씨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았대. 하지만, 이노우에는 가야마씨와 이야기를 하면서 딸에 대한 애정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나오미가 오해하고 있다는 거야. 이노우에는 시오리코에게 나오미의 오해를 풀어달라고 부탁을 했어.

그리고 일년 전쯤 이번에는 이혼을 하고 다시 친정으로 왔고, 또 다시 히토리 서방에서 일하고 있는 거야. 이야기는 안 했지만, 그들을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있었어. 그리고 이노우에는 한 가지 정보를 주었어. 예전에 가야마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라면서, 오시히코의 집에 가야마씨가 숨겨놓은 <소년탐정단> 전집이 있을 거라고그리고 그 전집과 함께 열쇠가 있을 거라고 했어.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오시히코 씨한테 허락을 받고 다락방에 몰래 숨어 있었어. 그때 나오미씨가 집에 와서 비밀 책장을 능숙하게 여는 것이었어. 그 비밀 책장은 바로 소파였던 거야. 소파에 어떤 장치를 해서 비밀 책장을 숨겨놓은 것이야. 물론 그곳에는 <소년탐정단> 전집이 있었지. 다락방에서 나온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사정을 이야기했어. 이노우에씨가 힌트를 주었고, 부탁했던 이야기도 전해주었어. 나오미도 다행히 이해해 주었어. 그때 이노우에도 나오미의 집에 왔고, 서로 다 이해했어. , 그런데 그 비밀 책장의 <소년탐정단> 전집에 몇 권이 빠져 있었어. 열쇠도 없었고음… 또다른 비밀 책장이 있었던 거야.

시오리코는 문짝에 숨겨진 또 다른 비밀 책장을 찾았어. 그것은 지금껏 나오미 조차 몰랐던 거야. 에도가와 란포를 좋아했던 가야마씨가 소년탐정단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책을 숨기고 그랬던 것이야. 아무튼 그 문짝의 비밀 책장에는 열쇠도 같이 있었어. 그 열쇠를 가지고 다시 게이코의 집에 갔어. 금고문의 열쇠를 넣어보니 딱 맞았어. 하지만, 아직 비밀번호도 몰라서 금고 문을 열 수는 없었지.

...

 

3.

시오리코의 엄마 지에코가 불쑥 나타났어. 시오리코는 싫어했지만, 동생 아야코는 엄마를 극진히 환대했어. 지에코는 가야마씨의 금고의 존재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은 금고의 비밀번호도 알 것 같다고 했어. 그리고 그 금고에는 란포의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의 첫 번째 원고가 있을 것이라고 했어. 옛날에 지에코는 가야마씨와 거래도 했었던 거야. 지에코는 자신은 먼저 나서지 않겠다고 했어. 하루 정도 시오리코에게 시간을 주겠다고.. 그 다음에도 못 찾으면 자신이 그 금고를 열겠다고 했어. 지에코씨는 정말 책밖에 모르는 사람인가

시오리코는 가야마씨의 비밀 책장에서 열쇠만 찾고 너무 급하게 나왔다고 생각했어. 그곳에 비밀번호에 대한 정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시오리코는 가시 가야마씨의 집에 갔어. 그곳에 가니 가야마씨의 손자를 만나게 되었어. 그는 비밀 책장에서 나온 동전들을 중고시장에 팔려고 갔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왔대. 그 동전 좀 보자고 했어. 그 동전들은 동전 안에 종이를 넣을 수 있는 동전인데, 그 동전 안을 보니 종이가 숨겨져 있었어. 란포의 소설처럼 말이야. 시오리코가 그 동전 안을 뒤져본 이유도 란포의 소설에도 그런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야. 란포를 좋아한 가야마씨도 분명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거야. 아무튼 그 종이에 쓰여진 글이 비밀번호의 힌트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결국 그 힌트를 풀어내고 금고의 문을 열었어. 그곳에는오시에와 여행하는 남자가 아닌오시에와 여행하는 여자가 있었어.

게이코 씨는 혼자 생각 좀 하겠다고 했어. 시오리코는 서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문득 깨달은 사실이 하나 있었어. 그동안 게이코씨와 게이코의 동생을 볼 때마다 이상하다고 느낀 점시오리코는 게이코가 혼자 있는 방문을 열었어. 시오리코가 예상했던 것처럼오시에와 여행하는 여자의 원고가 사라졌어. 시오리코는 밖으로 뛰쳐나가 누군가를 쫓아갔어. 그리고 어디론가 바삐 가는 게이코의 동생을 따라 잡았어. ‘오시에와 여행하는 여자원고를 가져가고 있던 그녀. 시오리코는 게이코의 동생을 부를 때 게이코씨라고 불렀어. 무슨 일이냐고? 사실은 게이코씨와 게이코의 동생이 서로 역할을 바꿨던 거야. 시오리코는 그것을 눈치채고 있었던 거야.

아빠가 줄거리만 이야기해서 그렇지만, 소설 중간중간에 그들이 서로 역할을 바꾸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단서들이 있었어. 물론 그냥 읽기만 하면 단서를 알아채기 쉽지 않은 단서들이었지. 게이코씨가 이야기하기를금고문을 열기 위해서는 열쇠가 필요했는데, 암에 걸렸다고 하면 동정심이 생겨서 가야마씨의 집안에서 열쇠를 주지 않을까 싶었대. 그래서 병든 동생과 역할을 바꿨다는 거야. 동생도 자신을 보살펴준 언니를 위해서 기꺼이 동참을 했던 것이고.. 그 원고는 사실 란포의 것이 아니라고 했어. 게이코 한 사람만을 위해 쓴 가야마씨의 유일한 소설원고였다고가야마씨는 란포를 너무 좋아해서 자신도 소설가가 되려고 했던 소설 지망가였대. 게이코는 여전히 가야마씨를 사랑하고 있고그의 원고를 받게 되었으니 혼자 여행을 떠나겠다고 했어. 병든 동생은 조카가 봐주기로 했고

그렇게 일들이 다 해결되는 듯 했어. 엄마 지에코가 다시 나타나 그 원고의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이야기했어. 가야마씨의 원고는 사실 겉에 몇 장뿐이고, 안에 있는 원고는 실제로 란포 것이라는 거야. 그렇게 진귀한 원고를 숨겼다는 것이야. 그리고 엄마는 나중에 다시 오겠다면서 사라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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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흐름과 크게 관련이 없지만, 혹시 5권에서 이어질 수도 있어서 한가지 더 이야기할게. 시다.. 1권에서 처음 등장하여 가끔 등장하는 사람책등빼기이자 걸인인 사람다이스케는 누가 시오리코의 엄마에게 이쪽 소식을 전해줄까 생각해 봤는데, 여러 정황을 봐서 시다인 것 같았어. 그 전까지는 아야코인줄 알았지만 말이야. 다이스케는 시다를 만나 물어봤더니, 시다도 시인을 했어. 아참, 다이스케가 시오리코에게 사랑 고백을 했단다ㅎㅎ 그 사랑은 이루어질까?  5권이 기다려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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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 - 사교육 걱정없이 내 아이 잘 키우기 7대 해결책
구본창 외 지음, 김은남 엮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시사IN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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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엄마가 사달라고 했던 책이 있었어. 그 책이 바로 <잠 못 드는 초등 부모를 위하여>라는 책이야. 또 육아서야?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떤 책인가 검색을 해봤어. 그랬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출판사가시사IN이더구나. .. 그 주진우가 일하는 시사IN? 출판사 하나 믿고, 주문을 했단다. 물론 책 제목도 땡기는 이유 중에 하나였어. 아빠도 사교육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이라서책 앞면에 쓰여 있는사교육 걱정 없이 내 아이 잘 키는 7대 해결책이라는 말도 끌렸단다. 어찌 보면 사교육을 안 하는 것에 대해 합리화하려는 것을 찾으려는 의도도 있었을 거야. 아무튼, 읽어보고 싶었어. 엄마의 책장에 잘 꽂혀 있는 것을 아빠가 허락도 없이 빼와서 읽었단다. 괜찮았어.

일곱 명의 강연자가 강연한 것을 정리한 책이더구나. 다들 유명한 사람들이고, 강연도 재미있게 하는 사람들이라서, 일곱 개의 강연을 들은 기분이었어.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금처럼 사교육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물론 너희들이 배우고 싶은 것까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1.

첫 번째 강사는 구본창이라는 사람의 강연이었는데, 이 사람은 정말 잘 나가던 학원 강사였다는구나. 사교육 현장에서 최고 수입을 벌어 들이던 사람. 그가 자신도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고 사교육을 없애는데 앞장서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사교육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선행교육이라는 거야. 아빠가 학교 다닐 때는 예습과 복습만 잘 하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거든. 예전에 선행교육이 문제라면서 처음 이야기가 나올 때 아빠는 단순히 예습을 하는 것인 줄 알았어. 복습은 혼자 할 수 있어도, 예습은 혼자 버거운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것이 단순히 예습이 아니더구나. 3~5년씩 앞서 배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빠는 깜짝 놀랐어. 초등학교 6학년이 중3이나 고등학교 교과를 배운다는 소리잖아. 그 이유를 모르겠더구나. 그렇게 배우고 나면 정작 고등학교에 가면 무엇을 하지? 그 이후에는 계속 복습만 하는 것인가? 이해가 가지 않는데, 그 선행학습이 없어지지 않고 여전하다는 것도 좀 이해가 가지 않았어.

그런 선행학습을 학원에서 하다 보면 숙제가 엄청 많다고 하고, 그러다 보면 학교에서 배운 내용에 대한 복습을 시간은 없게 돼. 그리고 그런 사교육은 자기 학습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거야. 학원 선생님이 떠주는 밥을 입 벌려 먹는 것이니까 말이야. 그러다 보니 요즘에는 대학에서도 대학 교과목에 대한 과외나 학원을 다니는 이들이 있대.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가? 학원 다닐 시간에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단다. 그렇게 복습을 하다 보면 주도적인 학습 방법을 터득하게 된대. 그것이 나중에 더 도움이 된다는 거야. 1호가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라서, 복습 같은 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3~4학년 되면 복습하는 습관을 들여보도록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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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이쯤 되면 답이 나왔죠? 복습할 시간을 확보하려면 학원에 보내지 말아야 하는 겁니다. 아이가 스스로 자기 학습을 관리하는 능력을 초등학교 때 어느 정도라도 길러줘야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가정에서 복습 지도를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선행학습은 더 말할 것도 없죠.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선행학습이 필요 없고, 또 해서도 안 된다는 점을 세 번째로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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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원 수학의 대부분은 수학과 영어가 차지하잖아. 선행학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수학과 영어고 말이야. 수학의 경우 선행학습을 하다 보면 초등학교 5~6학년 때 중3 이나 고등 수학을 공부한다는 것인데그렇다 보면 초등학교 5~6학년의 수학은 언제 배운다는 것인지초등 5~6학년 학생들이 고등 수학의 개념을 이해할까? 고등 수학을 공부할 때 초등 5~6학년 때 배우는 중요한 수학적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는구나. 초등 5~6학년 때 비, 비율, 부피, 넓이 등에 대한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대. 선행학습으로 고등수학을 하는 것보다 초등5~6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이런 개념들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것이야. 그것이 나중에 미분과 적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미분과 적분을 쉽게 접근하게 되는 거야.

초등 수학은 개념이 중요한 것이고, 개념 학습의 3단계가 있다고 소개해 주었단다. 첫 번째 단계는 핵심적인 정의를 제대로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고, 두 번째 단계는 바깥에 있는 부수적인 공식들과 정의를 연결하는 것이고, 세 번째 단계는 이전에 배운 개념과 새로 배운 개념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이런 것들을 잘 하기 위해서는 선행이 아니라 복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는구나. 그래.. 아빠가 학창시절에도 복습이 중요하다는 많이 들었어. 사실 아빠도 복습을 많이 하지 않았고, 주로 시험 때가 되어서야 벼락치기 하는 경우가 많긴 했어.. 그래도 간혹 아주 간혹 복습을 하면복습을 한 부분에 대한 기억력의 보존 시간이 꽤 길었단다. 그래서 왜 복습을 하라고 하는지 이해가 갔어.. 하지만,,, 많이 하지는 않았단다. 나중에라도 너희들에게 복습이 중요하다고 이야기는 하겠지만, 아빠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너희들에게 강요하지는 못할 것 같구나.^^

그러면 영어는…. 영어는 선행 교육이라는 말보다, 조기 교육이라는 말을 많이 들게 돼. 과연 조기 교육이 좋은가? 아빠가 얼마 전에 읽은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라는 책에 따르면, 영어 교육은 조기 교육이 무척 중요하고, 그 책에서 이야기한 영어 조기 교육은 학원이 아닌 엄마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핵심이었어. 그 책을 읽고 쓴 독서편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약간의 결과론적인 요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잖아. 아무튼, 이번에 읽은 이 책에서는 영어 교육은 조기 교육이 아니라 적기 교육이라고 주장하고 있단다. 그러면서, 모국어가 익숙하지 않았을 때 시작하는 것보다 모국어가 어느 정도 되고, 이해력이 발달한 다음에 시작하는 것이 좋대. 지금 학교과정에서 초등 3학교 때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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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우리나라 같은 영어 환경에서는조기 교육이 아닌적기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게 영어사교육포럼이 내린 결론입니다. 영어를 무조건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모국어가 어느 정도 됐을 때, 이해력이 어느 정도 발달하고 동기 부여도 어느 정도 됐을 때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게 좋다는 거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영어 교육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정도면 적절한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요. 영어사교육포럼이 몇 년째 적기 교육을 주장했더니 조금씩 변화하는 것들도 보입니다. 영어 학습지로 유명한 한 사교육 업체도 요즘에는영어는 조기 교육이 아니라 적기 교육입니다.”라고 광고하고 있더라고요(청중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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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엄마표 영어 17년 보고서라는 책을 읽으면서, 너희들에게 영어 교육에 있어 아빠가 너무 소홀했나 싶어 약간 죄책감을 가지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죄책감이 싹 사라졌단다. 아빠 귀가 너무 얇은가?^^

 

3.

이 책은 초등 부모들이 관심 있는 주제들을 잘 고른 것 같더구나. 독서 또한 많은 부모들이 관심이 많을 거야. 아빠는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지 않았거든.. 주위 환경의 영향이 클 수도 있었지만…. 아무튼 그랬어. 어른이 되고, 그것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너희들에게도 책 읽기에 굳이 강요할 생각은 없었어. 그런데 정말 엄마 아빠가 책 읽는 모습을 보면 따라 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것 때문인지, 너희들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잖아. 그래서 아빠도 너희들에게 책 선물하는 기쁨도 가질 수 있고.. 아빠가 사준 책들을 재미있게 읽어주기도 하고가끔 주말에 거실의 테이블이 앉아서 같이 책을 읽을 때면 기분이 좋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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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 교육은 독서와 상충된다고 하는구나. 나라에서도 독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학교 교육이 바뀌어야 하고, 정답을 찾는 시험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 그럼 바뀌지 않은 학교 교육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냐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하는구나. 독서의 재미를 알게 하기 위해서 아이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아이들끼리 책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하더구나. 강사 자신도 자신의 아이들과 친구들과 독서 모임을 했대.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추천해 주시도 했어. 너희들에게 책 선물할 때 이 추천목록을 참고해야겠구나.

그 외에 “아이와 스마크폰 신경전 끝내는 법”, “초4병이 두려운 부모를 위하여”, “사교육 걱정없이 우리 아이 키우기라는 주제라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내용은 생략할게.

마지막으로 초등학생의 부모의 중요성을 발췌한 부분으로 마무리할게. 아래 글을 아빠도 몇 번 읽고 마음에 새겨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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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자존감 못지않게 중요한 것 한 가지가 자기효능감입니다. ‘나는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어라는 자세를 갖게 하는 게 바로 자기효능감이죠. 이런 자기효능감을 키워주려면 집안일을 돕게 하는 등 어려서부터 가정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앞으로 나아갈 때 불안해하지 않도록,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지 않는 것도 필요하죠.

이렇게 보면 아이가 초등학교 시기 부모라는 존재는 정말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은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야 할 것이고요. 필요할 때는 조언을 하면서, 아이에게 닥칠 수 있는 위험을 줄여야 하겠죠. 무엇보다 감정적으로 아이를 내팽개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고요. 아이가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충분히 기를 수 있게끔 의미 있는 인생 경험도 많이 하게 해줘야 할 것입니다. 물론 초등 시기뿐 아니라 다른 모든 시기에도 이런 부모 역할이 필요하겠습니다만……. 한 가지, 여기서 많은 부모님들이 놓치곤 하는 게 아이에게 내면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는 일인 것 같습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줬다 뺏었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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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반디의 <고발>이라는 책은 책의 사연부터가 관심을 갖기에 충분한 책이었단다. 실제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이 쓴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이야기. 그의 원고가 다른 탈북자에 의해 북한 밖으로 빼돌려 출간한 책. 그래서 실명을 숨기고반디라는 필명으로 출간된 책. 작가의 이름만 들어보면 순정만화의 작가처럼 보이지만, 그가 쓴 이 작품들은 하나하나가 묵직하였고, 읽는 이를 저절로 숙연하게 만들었단다. 이 책은 이미 세계 20개국 18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다고 하는구나. 영국에는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이 번역상을 받기도 했대. 이런 사연에 아빠도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적어두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얼마 전에 읽은 <녹색평론 157>에 이 책에 관해 실려서 읽는데 더 도움이 되기도 했어. 이 책은 단편 7편으로 이루어져 있단다. 그럼 그 이야기들에 대해 하나씩 짧게 이야기해줄게. 이 소설은 대부분 1990년대에 쓴 소설들이란다. 오늘날 권력자들은 바뀌었지만 북한 사회는 변한 것이 별로 없어. 소설이 쓰여진 연대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읽어도 될 것 같더구나.

 

1.

첫 번째 소설은 <탈출기>라는 소설이야. 일철이라는 사람이 탈북을 하면서 친구 상기에게 남긴, 긴 편지 형식의 소설이란다. 일철은 결혼 2년 차. 아직 아이는 없었어. 그래서인지 아내 명옥은 조카 민혁을 끔찍이 잘 대해주었어.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아내 명옥의 피임약을 발견하게 되고, 이후로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었어. 그래서 출근했다가도 뭔가 빠뜨렸다면서 집에 다시 오기도 했는데 그때 명옥은 개죽을 끓이고 있었고, 아무 의심 가는 행동을 하지 않았어. 그도 의심을 접었는데, 어느날 일찍 집에 퇴근한 적이 있는데 그때 검은 그림자가 급히 빠져나가는 걸 보고, 그의 의심이 맞다고 생각하고 피임약을 가져와 다그쳤어.

그리고 명옥의 일기장을 보게 되는데…. 그 안에는 명옥이 왜 피임약을 먹었는지, 조카 민혁을 그렇게 잘 대해주었는지 다 적혀 있었어. 명옥의 출신성분은 좋은데 반해 일철은 좋지 못했어. 일철은 아버지가 반동으로 처단되어 아들들과 손자까지 차별 받고 있었거든. 명옥은 자신의 아이들도 태어나면 차별 받을 것을 생각하여 몰래 피임약을 먹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남편이 당원이 된 다음에 아이를 낳을 생각이었던 것이고, 남편이 당원이 될 수 있도록 자신도 여기저기 알아보았어. 그러던 중 당원을 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부문장비서가 명옥에게 접근을 한 거야. 접근의 정도가 점점 심해져서 추행을 하기에 이르렀고, 그런데도 남편의 당원을 위해서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자주 조카를 불러와 집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조카를 방패 삼았던 거야. 사실 명옥이 끓였다고 했던 개죽도 사실 명옥 자신이 먹기 위함이었어. 집에 먹을 것이 없어서남편이 마음상할까 봐 개죽이라고 이야기했던 거야. 일철은 명옥을 의심했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탈북 계획을 세웠단다. 이곳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형네 가족과 자기 부부, 모두 다섯 명이 탈북을 하기로 했단다. 소설은 여기서 끝이 났어. 과연 일철의 일행은 성공적으로 탈북에 성공을 했을까?

 

2.

<유령의 도시>

한경희의 집은 평양의 광장이 보이는 곳에 있어. 광장에는 국경절을 맞이하여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어. 한경희의 어린 아들 명식이 마르크스의 사진을 보고 경기를 일으키면서 울었어. 그것은 단지 일회성이 아니라 볼 때마다 그렇게 울었어. 어쩔 수 없이 한경희는 그 사진이 보이지 않게 커튼을 칠 수 밖에 없었어. 그러자 신고가 들어왔다며 위에서 찾아왔어. 한경희는 이유를 설명했어. 그런데 왜 커튼이 마르크스 쪽뿐만 아니라 김일성 쪽도 쳐져 있냐고 물어보자, 한경희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지 않겠냐고 이야기했어. 그런데 이 말은 김일성을 솥뚜껑에 비유했다고 또 문제가 되었어. 결국 한경희의 남편도 이 일로 회사에서 짤리고, 그들은 추방을 당하게 되었어. 한경희는 반항을 할 수조차 없었어. 이 도시는 한경희의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것이니까 말이야. 그들이 하라고 하면 해야지, 어쩌겠어. 그들이 평상시 인민의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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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면상이 온통 털 속에 묻힌 마르크스와 매섭게 입을 다문 김일성의 초상화였다. 그 두 붉은유령은 지금 한경희에게 분명 이렇게 호령하고 있었다.

“나가라믄 찍소리 말구 나갈 거지 무슨 허튼 생각이야. 이게 내 도시지 네 도신 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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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북한의 어떤 행사에 많은 일반사람들이 군집해 모습을 보는 경우가 있어. 그 장면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세뇌를 당할 수 있을까? 하곤 했어. 그런데 그것은 그저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어. 도시는 그들 것이니까, 그들 도시에 살고 싶으면 그들의 말을 따라야 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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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7)

한경희는 돌연 우들우들 온몸이 떨려왔다. 9월의 밤 냉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 땅에서 삶을 부지하자면 벌써부터 알고 있어야 했을 무섭고도 무서운 그것이 불시에 가슴에 콱 실려와서였다. 도시에 널려 있던 100만의 인원을 사십오 분 안에 광장으로 끌어들였던 그것이 무엇이었던지도 이제야 깨달을 수가 있었다. 만약 남편이 지금 또당신은 저기 저 마르크스의 모든 이론 중에서 가장 위대한 이론이 뭔지 아오?”하고 물어준다면 한경희는 보다 학술적으로, 그리고 보다 진지하고도 뼈저리게 그에 대한 대답을 해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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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준마의 일생>

설용수는 평생 당에 충성을 하고, 나라에 충성을 한 사람이란다. 전쟁과 노동 현장에서 어디든 그는 최선을 다했고, 훈장 14개를 받기도 했어. 설용수는 이미 저 제상 사람이 된 전영일의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은 사이였어. 그래서 전영일도 설용수를 큰아버지로 모셨어. 그런데 어느날 전영일은 통신감독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설용수가 통신선로를 방해하고 있으니,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어. 설용수의 집에 느티나무가 있는데, 통신선로에 방해되어 베려고 하니 베지 못하고 했고, 그 과정에 도끼까지 들고 설쳤다고전영일이 설용수를 찾아갔어. 훈장 14개나 받은 인민의 영웅인 설용수가 배급이 안되어 땔감이 없어 냉방에서 지내고 있었어. 사실 도끼까지 들 생각은 없었대. 그런데 그들이 오기 전에 아내와 말다툼을 하여 화가 난 상태였는데, 그들이 와서 느티나무를 베겠다고 하자.. 홧김에 그렇게 된 거라고

설용수에게 그 느티나무는 사연 깊은 나무였어. 전영일의 아버지와 함께 젊은 시절을 입당을 할 때 기념으로 심은 나무였거든. 그리고 좋은 일을 있을 때마다 그 나무에 고맙다고 했대. 그런데 그에게 돌아온 것이라고는…. 설용수의 마음속에 담아주었던 생각들을 전영일에게 했어. 전영일이 생각하기에 반동이라고 느껴지는 말들도 있었지만, 설용수의 그런 말들은 틀린 말들이 아니었어. 전영일은 설용수의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다음날 설용수의 죽음 소식을 듣게 되었단다. 심장마비라고 하지만설용수는 도끼로 손수 느티나무를 다 찍어서 쓰러뜨리고 난 후 죽은 채 발견되었다고 하는구나. 설용수도 결국 느티나무를 지키지 못할 것을 알았을 거야. 그리고 그럴 바에야 자신이 직접 느티나무를 자르려고 했고.. 그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베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숙연해지는구나.

 

4.

<지척만리>

명철은 엄마가 위급하다는 전보를 세 번이나 받았어. 그래서 집에 다녀오려고 여행증 신청을 했으나, 세 번 모두 부결 판정을 받았어. 외아들이 자신이 꼭 가야 한다고 사정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명철이 지금 광부로 일하고 있지만, 그것도 그가 원해서 된 것이 아니었어. 군대 제대 후 고향에서 농사를 지내고 싶었지만, 그는 그것도 허락 받지 못하고, 광부로 차출된 것이었어. 명철은 여행증을 받지 못하고, 우연히 만난 친구와 술을 먹고, 술김에 무작정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향했어. 간신히 검열을 수차례 피해서 고향땅에 도착을 했지만, 마지막 검열에서 그만 걸려서 집을 코 앞에 두고 노동단련 20일 벌을 받아야 했어. 집에 와서 새장에 갇혀 있는 종달새가 자신의 처지라고 생각했어. 종달새라도 자유를 주려고 풀어주었는데, 그 종달새는 다시 돌아왔어. 종달새도 바깥 세상에 대한 두려움, 새장 안의 익숙함에 길들여져 있던 거야. 자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명철.. 며칠 뒤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전보를 받았단다. 슬픈 소설들의 연속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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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당신이 놔주고 간 이튿날 아침에 보니 저것들이 다시 날아오지 않았겠어요. 그래 조롱을 다시 달아주었더니 저렇게…”

“길들었구나!... 불쌍한 것들!”

명철은 한마디 한마디 씹어 뱉듯 중얼거렸다.

“삐쫑삐쫑 삐쪼르릉…” 종달새가 다시 우짖었다. 마치 명철에게당신도 길들었기에 그렇게 그냥 돌아왔죠하고 반박이라도 하듯이

‘그래, 나 역시 지척도 천리 밖으로 살아야 하는 조롱 속의 짐승인가보다! 조롱 속의 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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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복마전>

오씨 부부는 북한에서 그래도 상위층이고, 지식인이었어. 지금은 은퇴했지만, 오씨는 력사 선생님이었고, 영감은 수학 선생님이었거든. 오씨 부부는 딸이 둘째를 임신하고 만삭이라서 딸 집에 갔다가 첫째 아이는 자신들의 보살피는 것이 딸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첫째 아이 영순을 데리고 오다가 1호 행사 때문에 역에서 발이 묶였어. 1호 행사 때문에 열차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끊겼거든. 1호 행사라고 함은 최고 권력자에 관한 행사인데, 그가 주변을 지나가기 때문에 모든 교통수단이 중단된 거야. 역에서 32시간이나 있었어. 먹을 것도 구하기 힘들었어.

오씨는 딸이 걱정되어 영감과 영순이를 역에 두고 다시 걸어서 딸 집에 가기로 했어. 가다가 수령동지를 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는데, 김일성 수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오씨는 얼마 전까지 1호 행사에 대한 불만은 접어두고, 침에 발린 찬양을 했고, 차까지 얻어 타게 되었어. 오씨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었지만, 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어. 그런 일이 있을 때 역에서는 기차가 개시되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어 영감과 손녀도 그 인파에 휩쓸려 다치고 말았단다. 영감은 허리를 다치고, 손녀 영순은 다리가 부러진 중상을 입었어. 병원을 거쳐 집에 머물고 있는데, 오씨가 그 둘을 보살펴야 했어.

오씨는 이 일에 크게 죄책감을 느꼈어. 손녀 영순은 날마다 울면서 엄마만 찾고한편, 그날 김일성 수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얻은 탄 일로 방송까지 타게 된 오씨. 그 일은 수령을 찬양하는 용도로 연일 방송에 나왔어. 하지만, 역에서 많은 인민들이 고통을 받은 일은 한번도 나오지 않았지. 오씨의 속마음이 어땠을까? 우는 영순을 달려주면서 들려준복마전이라는 이야기가 그들의 사회를 대변해주는 듯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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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옛날 어느 곳에 열 길 울타리를 빽빽이 둘러친 한 동산이 있었다우. 거기선 늙은 마귀가 수천의 종들을 거느리구 있었구요. 한데 놀라운 건 그 동산의 열 길 울타리 안에선 언제나 웃음소리밖에 들려나오는 것이 없었다는 거였어요. 사시절 하하호호 하고 말이지요. 그건 바로 늙은 마귀가 자기의 종들한테 다 온통 웃는 마술을 걸어놓았기 때문이었다나요. 왜 그런 마술을 걸어놓았냐구요? 그야 물론 종들을 학대하는 자기 죄행을 가리우구 우리 동산 사람들은 이렇게 행복합니다 하는 속임수를 쓰기 위해서였지요. 그러자고 다른 동산 사람들이 넘볼 수도, 드나들 수도 없게 열 길 울타리두 쳤던 거구요. 그러니 글쎄 생각 좀 해보시우. 그 동산 사람들의 입에서는 어디가 아프거나 슬퍼서 엉엉 울어도 그것이 하하호호 하는 웃음소리만 되어 나왔으니 세상에 그처럼 악한 마술이 어디 있고 그처럼 무시무시한 동산이 또 어디 있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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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대>

보위지도원 홍영표. 그는 보위부장으로부터 경고를 받았어. 홍영표의 아들 홍경훈이 김일성 장례식 추도기간에 술 먹고 김숙이라는 여자와 데이트를 했다고 말이야. 특히 김숙은 반동분자의 딸로 이미 전에도 만났다가 반동분자의 딸이라고 해서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아들 홍경훈은 예전에 군복무 중에도 불순한 사상으로 자아비판을 받기도 했었어. 홍영표는 나중에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홍경훈도 억지로 산에 가서 꽃을 땄대. 장례식에 꽃을 바쳐야 하니까 말이야. 그런데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 몸에 메틸알코올을 뿌렸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에게 술을 먹었다고 한 것이라고 했어. 그리고 김숙이 반동분자의 딸이라고 하는데, 김숙의 아버지는 그저 사실을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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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글쎄 제가 부모님 앞에서 다짐했으니 그와 결혼할 생각까지는 안 합니다. 그러나 이성 간이 아닌 인간적인 사랑만은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난 솔직히 말해 모든 면에서 뛰어난 처녀인 그가 기를 못 펴고 사는 데 대한 동정심을 금할 수가 없어요. 그의 아버지의 죄라는 게 뭡니까. 김정일이 후처를 한 사실을 말했다는 그 하나뿐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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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홍경훈은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무대 위에서 연극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어. 홍경훈의 이야기는 반동 수준이 점점 심해지고, 아버지 홍영표도 아들의 말에 격분을 하게 되어 아들에 총까지 겨누게 되었어. 그 순간 정전이 되었어.. 정전 같은 돌발적인 일이 없었다면 정말 죽였을까? 홍영표는 나중에 아들의 말을 곰곰이 생각하고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어. 아들의 말대로 사람들은 전부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어. 모두 연극 배우처럼그리고 생각해보니 자신도 연극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결국 총으로 스스로 자신의 연극을 끝냈단다.

 

7.

<빨간 버섯>

기자인 허윤모에게는 죽마고우 절친인 송명근이 있어. 송명근은 시병원 진료과 의사인데, 송명근의 오촌이모부 고인식이라는 사람이 있어. 고인식은 평생 장을 만들어온 장인이야. 여기서 이야기하는 장은 간장, 된장.. 이런 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란다. 고인식은 장공장 기사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고, 허윤모는 예전에 고인식의 열정에 대해 취재를 하기도 했어. 고인식이 얼마나 장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면아내가 죽고 나서 어린 오누이만 집에 두고, 장을 만드는 일에 모든 열과 성을 다했을 정도로 진정한 장인이었어그런데 그런 고인식이 직무태반으로 묶여갔다는 거야. 된장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로 말이야. 그것은 원료 배급이 줄고 그 해 날씨로 인해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인데 말이야. 그러나 시당청사인 빨간벽돌집에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면 그런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어.

그 뿐만 아니야. 의사인 송명근은 사당청사의 부인이 왕진 요청을 해서 갔더니 아파서 그런 것은 아니고 송명근을 유혹하려고 왕진을 불렀던 것이래. 송명근은 간신히 뿌리치고 나왔는데.. 그것이 혹시 고인식이 잡혀간 것과 연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고인식은 공개재판을 했는데, 며칠 갇혀 있으면서 실성한 듯했어. 그도 더 이상 연기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는 울부짖었어. 다른 사람들이 마음 속에 두고 있던 말을 밖으로 울부짖었지. 빨간 벽돌집을 사람들이 빨간 버섯이라고 불렀는데, 고인식은 빨간 버섯을 뽑아버리라고 외쳤어. 그의 말을 들은 이들은 겉으로는 연기하고 있지만, 속으로 통쾌해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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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8)

으스러지게 주먹을 들어 쥐고 벽돌집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허윤모의 가슴속에서는 고인식의 다 외치고 가지 못한 그 절규가 피타게 울려오고 있었다.

“저 빨간 버섯, 저 독버섯을 뽑아버려라. 이 땅에서, 아니 지구에서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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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의 삶이라는 것은… <무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연극인 것 같구나. 그들은 그저 생존을 위해 주어진 무대에서 연기를 하는 연기자. 그렇게 연기를 잘 함에도 불구하고, 억울함을 당할 때 <준마의 일생>의 설용수나 <빨간 버섯>의 고인식처럼.. 연극 무대에 내려와 실제가 되는 것 같구나. 그렇게 연기를 하지 않으면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 그런 그들은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은 더욱 연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구나. 언젠가는 우리나라와 북한이 통일을 하게 될 텐데. 그 전에 모든 면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구나. 언제 북녘 땅에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쬘까.

...

이 책에는 북한에서 쓰는 순수한 우리말이 많이 소개되었단다. 주석으로 뜻을 모두 적어 주어 읽는 것은 문제없었어. 그런 말들을 보면서, 말과 글도 많은 격차가 생겼구나 싶었단다. 잘못하면 이 상태로 더 가다가는 서로 말도 통하지 않을 수 있겠다 생각했어. 그 전에 하나가 되어야 할 텐데하나가 되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쌓여 있으니휴… 어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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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3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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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4 23: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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