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 시오리코 씨와 끝없는 무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7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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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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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마지막 이야기를 읽었단다. 아빠가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작년 가을이었잖아. 그 때 후다닥 읽어도 상관없었겠지만, 쉬엄쉬엄 읽어도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읽었고 이번에 마지막 7권을 읽었단다. 책 이야기와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즐거움을 주었던 이 시리즈는 예상했던 대로 해피엔딩이었어. 그리고 책을 주제로 이런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에, 작가의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작가 후기에 보니 영화로도 제작이 된다고 하니 기대되는구나. 이번 7권에서 다룬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의 책에 관한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 , 그럼 7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1.

이번에 일곱번째 이야기니까,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는 따로 안 할게. 주인공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잘 알지? 이번 7권은 6권의 끝부분의 이야기와 이어진단다. 6권의 이야기에서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초판본의 행방을 결국 찾았잖아. 구가야마 쇼다이의 부인인 구가야마 마리가 가지고 있었잖아. 그리고 시오리코에게 넘겨 주기로 약속했어. 그래서 찾아갔어. 하지만 구가야마 마리는 이미 그 책을 다른 사람에서 넘겼다고 하는구나. 오래 전에 구가야마 쇼다이 밑에서 일했던 요시와라 기이치한테... 구마야마 쇼다이가 누구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으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의 독서편지를 읽어보렴~^^ 요시와라는 지금은 마이스나 도구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도구점에서는 고서적도 거래를 한다고 해. 그 사람이 잽싸게 <만년>이라는 책을 가지고 간 거야.

..

그 요시와라 기이치가 어느날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아왔어. 그러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시오리코의 엄마 지에코의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았어. 6권의 마지막에서 다이스케가 추리한 것처럼 지에코의 친부는 구가야마 쇼다이라고 이야기했어. 시오리코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주려고 했던 모양인데, 시오리코의 반응은 무덤덤.. 알고 보니 시오리코도 예상을 하고 있었던 거야. 몰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오리코의 동생 아야카만 깜짝 놀랬지. 이 정도면 요시와라 기이치라는 사람이 약간 재수없는 캐릭터라는 것은 감 잡았지? 오시와라가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아온 이유는 <만년>을 팔려고 했던 거야. 그것도 시세보다 8배나 많은 무려 팔백만 엔에 팔겠다는 거야. 요시와라는 이미 시오리코가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매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 약점을 가지고 가격을 크게 부풀린 것이었단다. 시오리코는 고심 끝에 사겠다고 했어. 비싼 가격에 팔아서 기분이 좋았던지 요시와라는 고맙다면서 <인육담보재판>이라는 책도 같이 주었어.

인육담보재판? 책 제목이 좀 무섭기까지 한데, 이 책은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소설 중에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의 번안본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는 <베니스의 상인>이라는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자세히는 몰라. 시오리코는 요시와라가 건네준 <인육담보재판>이라는 책을 보고 이상한 생각이 들었어. 그 사람 성격으로 공짜로 책을 사람이 아닌데왜 주었을까?

2.

익숙지 않은 일본 사람의 이름들이 앞으로 연이어 나올 테니 좀 혼란스럽더라도 잘 읽어줘. 어느날 미즈키 로쿠로라는 사람이 찾아왔어. 미즈키 로쿠로가 어떤 사람이냐고? 미즈키 코쿠로의 부인은 미즈키 에이코라는 사람이야., 미즈키 에이코는 시오리코의 외할머니 되는 사람이야. 그렇다고 미즈크 코쿠로가 시오리코의 외할아버지는 아니야. 앞서 이야기했지만, 시오리코의 엄마 지에코의 친부가 구가야마 쇼다이이니까, 시오리코의 외할아버지는 구가야마 쇼다이가 되는 거지.

다시 정리하면 구가야마 쇼다이가 몰래 바람을 핀 상대가 바로 미즈키 에이코가 되는 거야. 미즈키 로쿠로와 미즈키 에이코는 나중에 재혼한 사이이고미즈키 에이코는 근처에 살면서도 손녀들을 한번도 보러 오지 않았어. 딸 지에코와 인연을 끊고 살았기 때문이야. 시오리코의 엄마 지에코는 참 냉정한 사람인 것 같아. 딸과도 인연을 끊고, 엄마와도 인연은 끊고

그런데, 미즈키 로쿠로가 비블리아 고서당에 찾아온 이유는요시와라가 구가야마 마리로부터 고서들을 매입하면서 어떤 책의 차용증도 같이 받았다는 거야. 그 고서가 미즈키 에이코가 가지고 있으니 차용증을 가져가서 받으면 된다고그러면서 요시와라가 와서 책을 돌려달라고 했다는 거야. 에이코는 그 책은 쇼다이로부터 받은 것이지 빌린 것이 아닌데 말이야. 이 난제를 풀어달라고 부탁하러 온 것이었어.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미즈키 에이코의 집에 찾아갔어. 그리고 초면인줄 알고 인사하려고 했더니 이미 비블리아 고서당을 여러 번 들렀던 단골이었어. 에이코는 딸과 절연을 했지만 손녀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고서당에 여러 번 찾아왔던 거야.

에이코와 시오리코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잘 통한다는 것을 알았어. 에이코 처지에서는 오랜 시절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을 것 같아. 에이코가 이야기를 하기를 요시와와가 차용증에 적혀 있는 책은 그냥 넘겼대. 시오리코는 왜 순순히 넘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이유를 추리해냈어. 에이코에게는 말 못한 비밀이 하나 있었어. 치과의사로 일하는 의붓아들 류지가 동성애자였는데, 그것은 류지의 친아버지인 로쿠로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야. 에이코는 오래 전에 그 사실을 알고 류지의 비밀을 지켜주고 있었던 거야. 그런데 요시와라가 어떻게 그 사실을 알고 협박을 한 거야. 그 책을 넘겨주지 않으면 류지의 비밀을 말하겠다고…. 그래서 류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 책을 넘겨주었단다. 시오리코가 에이코의 이런 마음을 류지에게 이야기하자, 류지는 용기 있게 자신의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하고 용서를 구했어. 이제 더 이상 약점이 없으니, 에이코는 요시와라가 넘긴 책을 다시 찾아달라고 부탁했어. 그런 와중에 요시와라가 경매에 그 책을 내놓는다고 이야기했어.

도대체 그 책이 뭐냐고? 구가야마 다쇼이가 생전에 지에코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셰익스피어의 원본 퍼스트 폴리오를 복제를 했어. 그것을 팩시밀리라고 하는데, 그런 팩시밀리 2개를 만들었단다. 팩시밀리 솜씨가 좋으면 그 팩시밀리도 값을 쳐준대. 그런데 색깔이 다르게 했고, 어떤 것이 진짜 퍼스트 폴리오인지는 알려주지 않고 지에코에게 찾아보라고 했다는 거야. 그 팩시밀리 중에 하나였던 거야. 나머지 팩시밀리와 원본은 외국 시장에 팔았다고 했어. 쇼다이는 지에코에게 그것까지 찾아내라는 것이었어. 셰익스피어는 16세기에서 17세기의 사람그때의 책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니.. 얼마나 비싸겠니. 일본돈으로 수억 엔의 값어치가 있다고 했어. 전세계에 200여권 밖에 없다고 했어.

지에코는 쇼다이가 낸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야 했어.  그래서 지에코는 그 책들을 찾아 나서기 위해서 가족들마저 떠났던 거야. 그동안 시오리코의 엄마 지에코가 10년 전에 집을 나간 이유가 애매모호했는데, 그 이유가 7권에서 밝혀졌구나. 그래도 가족을 버리고 집을 떠난 정도치고는 너무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3.

요시와라는 그 책들을 모두 찾아낸 거야. 그리고 그 책들을 모두 경매에 내 놓은 거야. 세 권 모두 모든 페이지의 끝부분을 풀로 붙였기 때문에 책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책의 각 페이지를 떼어낼 수 없었어. 그러다 보니 어떤 것이 진짜인지 알아내는 방법은 정말 어려웠던 거야. 겉만 보고 원본을 밝혀내라고 쇼다이가 지에코에게 내놓은 과제였던 거야. 시오리코는 엄마 지에코와 연락을 했는데, 지에코는 실력을 겨뤄보자고 했어. 그래서 모두 경매에 참석하기로 했어.

시오리코는 다이스케가 무심코 던진 말을 힌트 삼아, 빨간색 표지가 원본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백퍼센트 확신은 아니었지. 그리고 경매가 시작했지. 어떤 책이 진짜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큰 돈을 지불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었어. 결국 이 경매는 시오리코와 지에코의 둘 만의 경쟁이었어. 그리고 세 권 모두 시오리코에게 낙찰이 되었고, 빨간색 표지는 무려 오천만 엔의 낙찰가였어.

그렇게 경매가 끝나자마자 요시와라는 그 책 세 권의 진위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어. 진위 여부를 의뢰했었는데, 이제야 그 결과가 나왔다고그리고 그 결과는 세 권 모두 복제본이라고하지만 경매는 끝났기 때문에 그 돈은 줘야 한다고 했어. 참 야비한 사람이구나. 얼마나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을까. 이미 그 세 권 모두 복사본이라는 그 전에 알고 있었을 거야.

하지만 소설이 이렇게 허망하게 끝날 것이 아닌 걸 알기에 아빠는 당황하지 말고 다음 페이지를 읽었단다.^^ 경매가 끝나고 시오리코와 지에코가 쏙닥쏙닥…. 그리고 그들은 빨간색 책의 진짜 정체를 밝혀냈단다. 모든 책 페이지의 끝부분을 붙여서 책을 펼 수 없다고 했잖아. 그런데 그것은 책이 아니고 일종의 상자였어. 그 안에 책을 숨겨둔 것이지…. 바로 셰익스피어의 원본 퍼스트 폴리오. 값어치는 수억 엔…. 요시와라는 그 사실을 알고 화를 내지만ㅎㅎ 별 수 있겠니자신이 파놓은 함정이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원본을 알아보지 못하는 자신의 실력을 탓해야지. 아빠가 생각하게 약간 아쉬운 점이 있었어. 지에코와 시오리코가 이미 이런 사실을 알았다면 경매가를 그렇게까지 높게 부리지 말지원래 값보다는 작았지만 오천만엔도 적은 돈은 아닌데 말이야.. 얄미운 요시와라가 더 손해를 봤어야 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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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에코는 시오리코에게 그 진짜 책을 1 5천만 엔에 인수하기로 했단다. 시오리코에는 엄청난 이익을 얻게 되는 거야. 지에코가 시오리코에게 경매 낙찰을 양보했던 것도 모두 일부러 그랬던 것 같아. 시오리코에게 자존심도 지켜주고, 곧 대학을 진학할 아야카의 학비도 우회적으로 지원해주고 말이야. 그렇게 화해를 하는 거겠지.. 지에코의 방식으로시오리코의 방식으로그리고 다이스케와 시오리코의 사이는 어떻게 되었냐고? 다이스케의 청혼에 시오리코는”. 그들의 사랑도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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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재미있었어. 책의 디자인도 예쁘고 말이야. 약간 우연의 일치와 너무 일이 술술 풀리는 감은 있었지만, 이런 책들이 때론 힐링을 더 주기도 한단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는 많은 책들이 소개되었잖아... 그 중에서 몇 권은 읽어볼 생각이란다. 특히 주인공 다이스케의 이름을 따왔다고 하는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이라는 소설언제가는 읽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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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터 킹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1 아서 왕 연대기 1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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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몇 년 전에 아서왕의 전설을 다룬 장 마르칼의 <아발론 연대기>란 책을 읽은 적이 있어. 이번에 읽은 <윈터킹>은 또다른 시각으로 본 아서왕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지은이는 버나드 콘웰이라는 사람으로, 아서 왕 연대기 시리즈로 세 권의 소설을 썼는데, <윈터 킹>, <에너미 오브 갓>, <엑스칼리버>가 바로 그것들이야.

아서 왕에 대한 소설은 많이 쓰여졌는데, 버나드 콘웰이 쓴 소설은 무엇이 다를까? 아서 왕의 전설은 보통 판타지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아빠가 몇 년 전에 읽은 장 마르칼의 <아발론 연대기>도 그랬어. 그런데 버나드 콘웰의 아서 왕 연대기는 그런 판타지 요소를 빼고 리얼리즘에 충실하게 각색했다고 하는구나. 아빠는 그래서 더욱 좋았단다. 버나드 콘웰의 소설은 몇 년 전에 <스톤 헨지>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미지의 스톤 헨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준 소설이었지.

 

1.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시대를 좀 이해해야 해. 아빠가 영국의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소설에서 이야기한 것으로만 당시 상황을 정리해볼게. 로마 제국이 쳐들어와서 영국을 한때 점령을 하고 나서 다시 물러간 땅에는두 개의 민족이 동서로 서로 다툼을 하고 있었어. 서쪽과 남쪽의 넓은 쪽에 브리튼족이 자리를 잡고 있고, 동쪽으로 길쭉하게 색슨족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들은 서로 전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단다.

브리튼족은 여러 부족(나라)들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그들은 서로 간에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었어. 물론 그들 중에도 평화를 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서로 이해관계가 다르다 보니 전쟁이 끊이지 않았어. 그리고 서쪽 바다 건너 아일랜드인들과 전투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었단다. 내부의 적들, 그리고 외부의 적들로 인해 전쟁이 일상인 시절이라고 보면 된단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당시 영국의 지도를 그려주었는데, 아래와 같았단다.

 

위 지도를 보면서 설명을 더 해보면.. 브리튼족 중에 제법 큰 지역을 차지고 있는 둠노니아라는 부족이 있었는데, 둠노니아의 왕인 유서 왕을 둠노니아 왕뿐만 아니라 브리튼 대왕으로도 불렀어. 그런 유서 왕에게는 고민거리가 있었으니, 유일한 적자로 황태자였던 모드레드가 그만 색슨족과 전투 중에 그만 죽고 말았단다. 물론 적자가 아닌 서출도 13녀를 두고 있었지만, 정통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유서 왕은 모드레드의 미망인 노르웨나가 임신한 아이가 아들이기를 바랬어. 그의 서출 1남이 누구였나고? 바로 아서였어.

황태자였던 모드레드의 죽음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을 해줄게. 모드레드는 의붓동생인 아서와 함께 색슨족을 상대로 전투 중이었어. 그런데 영예를 혼자 독차지하려고 아서를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싸우다가 그만 죽고 만 거야. 그 내막을 자세히 모르는 유서 왕은 아서 때문에 모드레드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아서를 미워했단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유서 왕의 바람대로 노르웨나는 아들을 낳았어. 그런데 아기는 왼쪽 발이 비틀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단다. 그래도 왕이 되기에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 손자의 이름은 당연하듯 모드레드라고 지었고, 그 장애를 가진 갓난 아기는 둠노니아 왕의 유일한 후계자가 되었어. 유서 왕은 아기왕과 노르웨나를 자신의 서출 장녀인 모르간에게 보호를 맡겼어. 모르간은 아발론의 군주이자 드루이드인 멀린의 제자이자 드루이드였어. 드루이드가 뭐냐면, 브리튼족에 대대로 내려오는 옛종교의 제사장이라고 생각하면 돼.

앞서 이야기했듯이 로마가 쳐들어왔다가 물러났다고 했잖아. 로마가 점령한 시기에 기독교가 전파되어서, 영국 땅에는 기독교와 드루이드교가 서로 공존을 하면서도 갈등을 하고 있었단다. 아무튼 유서 왕은 아기왕 모드레드와 며느리 노르웨나를 모르간에게 보냈고, 모르간은 그들은 보호해주기 시작했어. 모르간은 아발론 지역의 어니스 우이드린이라는 곳의 토르라는 성에 있었어. 아발론의 군주 멀린은 몇 년째 자리를 비우고 있었지만, 혼란 없이 잘 지내고 있었지. 그 토르에는 멀린의 여제자이자 애인인 니무에라는 사람이 있어. 니무에는 앵글족 사람이고, 니무에는 어릴 적 친구 데르벨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그 데르벨이라는 사람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화자란다. 그리고 데르벨의 후견인 또한 멀린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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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둠노니아의 이웃나라 실루리아의 왕 군들레우스가 토르를 찾아왔어. 군들레우스는 전쟁을 좋아하는 왕이었어. 그는 미망인이 된 노르웨나에게 청혼을 하려고 왔던 거야. 노르웨나와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이 황태자의 아버지가 되는 것이니까 말이야. 이미 노쇠한 유서 왕이 죽고 나면 자신이 브리튼의 대왕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겠지. 그때 니무에가 주술과 속임수로 군들레우스를 겁주어 내쫓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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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튼족의 모든 부족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대부족회의가 열렸어. 둠노니아의 유서 왕, 퀜트의 테우드릭 왕, 아발론은 멀린 대신 모르간과 니무에가 참석했어. 마지막으로 케르노우의 황태자 트리스탄이 참석을 했어. 포위스와 실루리아에서는 참석하지 않았단다. 이 회의는 각 나라 간(부족 간) 최근 동향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했어.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안건은 노르웨나의 새남편이자 브리튼왕국의 대를 이을 사람이었지. 군들레우스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누군가 아서를 외치자 그와 전쟁에 참여했던 전사들이 크게 호응을 했지.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유서 왕이 아서를 싫어했기 때문에 아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어. 결국 노르웨나의 짝은 군들레우스로 결정이 되었어. 그리고 다른 부족들과 특히 멀린의 대리 자격으로 참석한 니무에의 강력 주장으로 모드레드의 수호자로 아서를 지명하였단다. 한편 아서는 바다 건너 그러니까 지금의 프랑스 지역에서 베노익의 왕인 반 왕과 함께 아르모리카에 머물고 있었어.

2.

위태한 평화가 이어지던 어느날, 뜻하지 않게 유서 왕이 죽었단다. 유서 왕은 이미 나이가 많았고 노쇠했기 때문에 그의 죽음에 그리 놀라는 사람은 없었지만, 갑자기 죽었기 때문에 혼란이 생겼어. 군들레우스가 반란을 일으켜 노르웨나를 죽이고, 니무에를 겁탈하고 한쪽 눈을 없애버렸단다.. 데르벨은 그런 니무에와 모르간과 함께 모드레드를 데리고 간신히 도망을 갔단다. 그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아서가 돌아왔어.

잠깐.. 여기서 아서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해줄게. 아서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유서 왕의 서출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그는 태어나자마자 쫓겨난 후 카이르게이의 족장 엑토르가 보살펴 주었고, 엑토르의 아들 케이와 함께 자라났고, 지금은 베노익의 반 왕과 함께 지내고 있었단다.

둠노니아에 돌아온 아서는 군들레우스의 반란을 바로 제압했어. 군들레우스는 포로로 잡았어. 데르벨은 모드레드를 살리는데 공을 세워 아서왕과 인사를 하게 되었고, 아서도 데르벨을 신뢰하게 되었지만, 자신의 부하로는 나중에 부를 것이고 일단은 유서 왕의 수호기사이자 둠노니아의 장군인 오와인의 부하로 있으라고 했어. 오와인은 아서에게 열등감을 느끼면서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었어. 어느날 오와인은 둠노니아의 서쪽 케르노우의 광산을 자신의 이익을 채우기 위해 공격을 했어. 데르벨은 그것이 아무런 이유도 없는 단순 강탈이라고 생각하고 오와인에게 실망했어. 하지만 자신은 부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작전에 따를 수밖에 없었단다.

오와인과 달리 아서는 평화를 중요시했어. 아서가 생각하는 군인이란 이런 사람이라고 했어. 이것은 오늘날 정치인들이 읽어봐도 좋을 법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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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정확히는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을 대신해 싸우는 거다. 브르타뉴에서 배웠지. 이 참혹한 세계는 약하고 무기력하고 굶주리고 슬프고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로 가득하다. 약자를 외면하는 건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일 게야. 특히 네가 군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 전사가 어떤 남자의 딸을 빼앗고 싶으면 그냥 빼앗고, 땅을 원하면 죽이면 되니까. 결국 넌 전사가 아니더냐. 너한테 창과 탈이 있는 반면에 상대는 부러진 쟁기와 병든 소뿐인데, 거칠 게 뭐가 있겠냐?” 물론 대답을 기대한 질문은 아닐 것이다. 그는 그저 조용히 걷기만 했다. 서쪽 성문의 통나무 계단에는 새로 내린 서리가 하얗게 쌓여 있었다. 우리는 나란히 계단을 올랐다. 아서가 입을 연 건 계단 위에 완전히 올라선 후였다. “하지만 데르벨, 우리가 군인이 된 건 바로 그 약자들이 우리를 군인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란다. 그가 곡식을 키워 우리를 먹이고, 가죽을 무두질해 보호해주고, 물푸레나무를 깎아서 창대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 우린 그 사람들한테 봉사할 의무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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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레드의 왕 즉위식이 둠노이아의 수도 어니스 카다른에서 열렸어. 여전히 모드레드는 갓난 아기였어. 그 즉위식에 케르노우의 황태자 트리스탄이 찾아왔어. 오와인의 만행에 진실을 밝히고 배상을 요청했어. 그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약소국이지만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했어. 아서는 고민을 했단다. 현재 브리튼족은 포위스, 궨트, 둠노니아, 실루리아 등 부족간의 전쟁이 끊이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를 유지하고 있던 케르노우와 전쟁…. 물론 케르노우와 전쟁을 하게 되면 이기겠지. 하지만 그들도 피해를 입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북쪽의 부족들이 쳐들어오게 되는 기회를 주는 거야. 그러면 또 전쟁을 하게 되겠지. 이런 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오와인을 처벌하는 것이야. 하지만 오와인은 죄를 인정하고 않고, 오와인의 범죄를 이야기하는 증인은 어린아이로 증인 채택이 될 수 없는 나이였어. 그럴 때 판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검의 재판이지.. 신들이 검을 통해 재판을 해준다는 것이지.. (이건 <왕좌의 게임>에서 많이 보던 장면이 아니던가…)

그런데 트리스탄이 오와인의 상대가 안되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그래서 아서가 트리스탄을 대신하여 오와인과 대결을 하였고, 이 대결에서 아서가 승리하고 오와인은 죽고 말았단다. 오와인과 함께 강탈을 했던 이들은 용서를 해주었어. 트리스탄도 아서의 이런 결정에 동의를 하고 자신의 부족으로 돌아갔단다. 아서는 자신을 질투하는 오와인을 정당하게 죽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구나.

3.

아서는 브리튼 간 부족들간의 전쟁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은 화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아서는 포위스를 찾아갔어. 포위스의 왕은 고르버디드이고, 황태자는 퀴네글라스. 작년에 아서와 전투를 벌여 고르버디드가 부상을 입기도 해서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었지. 그런데 아서는 그 포위스 왕과 화의를 위한 협정을 맺기 위해서 포위스에 왔어. 그들의 평화협정의 전제조건 중에 하나는 포위스의 아름다운 공주 케인윈과 아서의 약혼, 그리고 포로였던 군들레우스의 석방이었어. 포위스와 군들레우스의 부족인 실루리아는 동맹을 맺고 있었거든. 전략적인 결혼이긴 했지만 아서와 케인윈 모두 선남선녀였기 때문에 모든 이들의 부러움을 샀단다. 케인윈의 아버지이자 포위스의 왕 고르버디드도 동의를 했어.

그런데 약혼연회장에서 아서는 운명의 여자를 만나게 되었단다. 아일랜드에 쫓겨 망명중인 헤니스 우이렌의 왕 레오데간의 딸 귀니비어가 그 주인공이야. 아서는 결국 대국의 평화보다 사랑을 선택하게 된단다. 아서도 결국 사람이었고, 남자였어. 아서는 귀니비어와 몰래 도망을 가서 결혼을 하였단다. 계속 아서를 수행하던 데르벨도 아서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어. 더욱이 데르벨이 생각하기에 귀니비어보다 케인윈이 더 아름답고 착했거든. 데르벨은 아서의 이런 사랑을 광기의 사랑이라고 했어.

귀니비어라는 여자는 어떤 여자인가? 예쁘기만 했지, 야심이 많은 여자야. 아서를 사랑한 것보다 아서의 지위를 사랑했어. 그러면서 귀니비어는 아서에게 잃어버린 자신의 왕국을 되찾아달라고 했어. 그리고 사치도 좋아하고 기독교를 싫어했어. 이 아서의 사랑으로 인해 아서가 그렇게 노력했던 브리튼 내 평화도 산산조각이 났단다. 케인윈의 오빠이자 포위스의 황태자인 퀘네글라스가 다시 화의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서는 거절을 했어. 결국 포위스는 얼마 뒤 둠노니라를 공격해왔단다. 그로 인해 사랑하는 귀니비어를 두고 전쟁터로 향했단다.

한편, 바다 건너 베노익의 오르모르카에서 반 왕이 아서에게 지원 요청을 했어. 프랑크 족의 침입이 있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아서가 베노익을 떠나면서 반 왕과 서약하기를 베노익이 위험에 빠지면 다시 돌아와서 도와주기로 했거든. 하지만 아서는 둠노니아에서도 전쟁을 하고 있어서 베노익을 지원해줄 여유가 되지 않았어. 그래서 데르벨에게 군사를 주어 지원하라고 했어. 그리하여 데르벨은 둠노니아를 떠나 베노익에 가게 되었단다.

4.

데르벨은 베노익의 수도 어닉스 트레비스에 도착했어. 반 왕을 만났는데, 반 왕은 무사라기보다 문인에 가까웠어. 반 왕은 시와 문학을 사랑했어. 반 왕이 프랑크의 공격에 가장 걱정하고 있는 것이 수도에 있는 수많은 시가 담긴 두루마리들이었어. 당시 책은 두루마리 형태를 띠고 있었으니까 두루마리라고 하는 것은 책이라고 생각하면 돼.

반 왕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어. 첫째 아들 란슬롯은 아주 잘 생기기는 했지만,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겁쟁이였단다. 그리고 반 왕의 후계자였지. 둘째 아들 갤러해드는 이성적인 전사였지. 데르벨과 마음이 잘 통해 늘 같이 했단다. 데르벨이 베노익에 지낸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고아서는 여전히 이웃부족과 색슨족과 전투로 오지 못하고 있었어. 프랑크 군에 점점 밀린 베노익의 수도 어니스 트레비스는 이제 완전 포위상태가 되었어. 란슬롯는 그의 엄마 일레인과 함께 몰래 탈출을 했고, 함락하는 베노익은 데르벨과 갤러해드가 반 왕과 함께 끝까지 사수했단다.

데르벨은 그곳에서 사제로 위장하고 있던 멀린을 만났어. 그곳에 오랫동안 있으면 자신의 스승이자 후원자인 멀린을 못 알아보다니멀린은 브리튼의 옛 보물들을 찾아 그곳에 와 있었다는 거야. 그리고 그 보물들의 단서가 담긴 두루마리를 찾았다고 했어. 결국 반 왕은 죽고 베노익은 함락되었고, 멀린, 데르벨, 갤러해드는 그곳을 탈출하여 둠노니아로 돌아왔어.

먼저 도착한 란슬롯은 허풍을 한껏 떨어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었단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얼굴은 잘 생겨서 뭇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고그런 뭇여성들 중에는 귀니비어도 있었단다. 둠노니아에 도착한 멀린은 다시 사라졌고, 데르벨은 아서와 다시 만났어. 아서는 데르벨을 장군으로 임명했단다. 데르벨은 니무에의 소식이 궁금했는데, 니무에는 미쳐서 망자의 섬에 갇혀 있다고 했어. 데르벨은 니무에를 구하기 위해 홀로 망자의 섬에 가서 니무에를 간신히 구출해 가지고 왔단다. 망자의 섬은 한번 들어가면 죽어서는 나올 수 없다는 하는 섬인데 데르벨은 그 어려운 것을 해낸 거야. 데르벨은 니무에를 둠노니아로 다시 데리고 와서 잘 보살펴주어 니무에는 빠르게 회복했단다.

데르벨이 없던 2…. 브리튼족의 상황은포위스의 왕 고르버디드와 실루링와 왕 군들레우스가 연합하여 둠노니아를 공격을 앞두고 있었고, 색슨족의 왕 앨레도 화의를 깨고 공격하려고 했어. 백성들은 이 모든 일들이 아서가 귀니비어와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

5.

아서는 포위스와 실루리아의 연합과 색슨을 모두 막기 역부족이라서 색슨족과 다시 화의를 하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지만, 돈이 없었지. 니무에가 말하기를, 산쉼이라는 기독교 주교가 몰래 숨겨둔 돈이 있다고 했어. 아서와 데르벨이 산쉼주교를 찾아가 숨겨둔 돈을 빼앗았단다. 차용이라고 하긴 했지만 말이야.

아서는 색슨 왕을 만났어. 어린 시절 색슨 지방에서 자란 데르벨이 통역을 했어. 금과 포위스 땅 일부를 주는 조건으로 화의가 맺어졌지. 아서는 포위스의 땅에 있는 백성들의 희생에 죄책감을 가졌단다. 그런 사람이 사랑에 눈이 멀어서 평화를 버렸는가? 아서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려주는 대목이 있어서 발췌해 보았단다. 아서는 야망과 야심이 동시에 있는 사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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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6)

“당연히 아니지. 데르벨, 사람들은 아서를 과서평가하고 있어. 그의 선과 친절을 보고, 정의 대한 웅변을 듣지만, 그 안에 정말로 어떤 불이 타오르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데르벨, 자기도 모르긴 마찬가지야.”

“어떤 불입니까?”

“야망.” 그녀가 담담하게 내뱉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덧붙였다.” 그의 영혼은 두 마리 말이 끄는 화차야. 야망과 양심. 하지만 데르벨, 야망의 말이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양심은 그 말에 끌려갈 수밖에 없어. 게다가 그 사람, 능력도 있잖아. 그것도 상상도 못할 능력이.(슬픈 미소) 그 사람을 잘 지켜봐, 데르벨. 모든 것이 파괴되고 절망적인 순간이 되면, 사람들을 정말로 놀래줄 테니까. 전에도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있어. 그 사람은 이겨. 그때마다 양심의 말이 고삐를 빼앗아, 적을 용서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마는 문제지만.”

=============================================

아서는 궨트의 왕과 동맹을 맺고 포위스와 전쟁을 준비하려고 했어. 가장 좋은 것은 전쟁을 안 하는 것이겠지. 마지막 화의를 위해 갤러해드가 자청해서 포위스로 향했어. 이때 데르벨도 하인으로 가장을 해서 동행을 했단다. 포위스의 왕 고르버디드는 아서에 대한 복수는 완강했어. 그런데 하인으로 위장한 데르벨을 알아본 이가 있었어. 고르버디드는 아서의 장군임을 알고서 데르벨을 죽이려고 했어. 일촉즉발의 위기…. 이때 숨어있던 멀린이 나타나서 데르벨을 구해주었어. 멀린이 브리튼의 보물을 찾기 위해 이번에는 이곳에 와 있었던 것이야.

마지막 화의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 결전만이 기다리고 있었어. 안 좋은 소식은 퀜트의 왕 테우드릭은 결국 전쟁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어. 데르벨과 아서는 적은 군사로 포위스와 실루리아의 대군과 맞서 싸우게 되었어. 다행인 것은 싸우는 곳이 길드계곡이라서 지형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었지. 아서는 무슨 작전인지 모르겠지만, 데르벨에게 아서로 위장을 시키고 전투를 하라고 하고 자신을 사라졌어. 데르벨은 최선을 다해 싸웠어. 그야말로 고군분투였어. 뒤늦게 케르노우의 황태자 트리스탄이 지원을 와 주었고, 갤러해드도 합류해서 버티고 있었어. 데르벨은 포위스의 왕 고르버디드 왕을 죽이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수적으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를 눈앞에 두고 있었어. 그 전부터 알고 있었던 포위스의 황태자 퀴네클라스가 항복의 기회를 주었어하지만 데르벨은 아서와 서약을 이유로 그의 제안을 거절했어. 그렇게 패배를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아서가 나타났어. 혼자가 아니고 멀린과 함께였지. 그가 전장에서 사라진 이유는 바로 멀린을 데리고 오기 위함이었던 거야. 멀린은 아일랜드 군을 이끌고 왔어. 원래 아일랜드 군은 포위스 측이었으나, 멀린이 어떻게 설득을 했는지, 둠노니아의 편에 서서 전투에 참여했어. 그로 인해 전세는 역전이 되어 둠노니아가 극적으로 그 전투에서 이겼단다.

.

여기까지가 아서왕 연대기 1 <윈터킹>의 이야기란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아빠는 미드 <왕좌의 게임>이 자꾸 연상이 되었단다. 여러 부족 간의 싸움도 그렇고, 그 부족의 또다른 공통의 적이 있는 것도 그렇고, 권력에 대한 암투도 그렇고, 극적인 반전 등도 <왕좌의 게임>을 연상하게 하더구나. 아서 왕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는 많이 제작되었지만, 버나드 콘웰이 이야기하는 아서 왕을 드라마도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나저나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을 1년 기다렸는데, 올해 방영하지 않고 내년에 한다고 하는구나. 또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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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 시오리코 씨와 운명의 수레바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6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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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비블리아 고서당 여섯번째 이야기를 읽었어. 다섯번째 이야기를 읽고 오랜만에 여섯번째 이야기를 읽었구나. 혹시 기다렸던 것은 아니지?^^ 다섯번째 이야기에서 드디어 고우라 다이스케와 시오카와 시오리코씨가 사귀게 되었잖아. 그렇다고 6권에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로 수놓거나 그런 것은 없어.^^ 그 전과 마찬가지로 책에 관한 이야기로 한 권을 다 채웠단다. 그럼,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권에 대한 이야기를 할게. 6권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3개의 에피소드로 구분이 되었지만, 그 전과 달리 1개의 에피소드로 봐도 될 것 같아. 3개의 에피소드로 구분은 했지만, 모두 하나의 사건으로 이어져 있었거든.

1.

일 년 전 시오리코가 가지고 있던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언컷본을 빼앗으려고 시오리코에게 중상까지 입혀서 형사 입건까지 되었던 다나카 도시오가 다시 나타났어. 시오리코한테는 법적으로 접근을 못하기 때문에, 도시오는 다이스케에게 연락해서 만나자고 했어. 비블리아 고서당에 책에 관한 의뢰를 하겠다는 것이었어. 시오리코가 운영하는 고서당에서 고서적을 판매하는 일 이외에, 책에 대한 사건을 해결해주기도 했잖아.

도시오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 초판본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고 했어. 도시오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시오리코에게 했더니, 시오리코는 예상과 달리 한번 찾아보자고 했어. 찾는 이유는 <만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도시오라는 사람의 정체를 알려주고 조심하라고 이야기하기 위해서라고 했어.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주겠다는 것이었지.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고인이 된 도시오의 할아버지의 지인들을 찾아봤어. 대부분이 돌아가셨어. 도시오 할아버지의 지인인 스기오씨의 아들을 만날 수 있었어. 도시오 할아버지와 스기오씨가 친분이 있었으나, 나중에는 소원해졌다고 했어. 왜 그렇게 소원해졌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 이유에는 <만년> 초판본과 관련이 있다고 했어. 도시오 할아버지(지금부터는 다나카 요시오씨라고 할게..)가 젊은 시절그는 스기오씨, 고타니씨와 함께 로마네스크라는 일종의 다자이 오사무의 팬클럽 같은 모임을 만들었어. 그들의 모임은 다이스케의 외할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 자주 갔어. 그러면서 다이스케의 외할머니와 요시오씨가 불륜의 사랑에 빠졌고, 둘은 몰래 딸을 낳았고, 그 딸이 바로 다이스케의 엄마였어. 그들의 이야기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권에서 나왔었잖아. 기억나니?^^

아무튼… 로마네스크의 멤버들은 다자이 오사무 전문가인 도미자와 교수와도 교류를 했었는데도미자와 교수의 서재에도 가끔 가곤 했어. 그런데 도미자와 교수가 가지고 있던 희귀본이 하나 사라졌어. 도미자와 교수의 서재를 드나들던 사람은 로마네스크 멤버들밖에 없어서 범인은 그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그 사건 이후 로마네스크 멤버들은 서로 관계들이 멀어졌다고 하는구나. 그 희귀본은 <직소>라는 책으로 아주 얇은 책이었어. 다행히 책은 다시 도미자와 교수한테 돌아왔단다. 그 책을 다시 찾아 준 사람이 바로 시오리코의 할아버지였대. 하지만 누가 가져갔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대.

..

한편 다나카씨는 <만년> 초판본을 스기오씨의 가게에서 샀기 때문에, 그가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한 사실이었어. 그런데 지금 그 <만년>의 행방이 어디인지 모르는 거야.

2.

도미자와 교수의 딸 노리코에게 연락을 해서 집에 방문했어. 도미자와 교수는 아직 생존해 계시지만, 그의 서재에는 그 옛날 사건 이후 접근할 수 없는 장소가 되었대. 노리코로부터 당시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어. 노리코의 엄마는 특히 로마네스크 멤버들이 집에 오는 것을 싫어했었대. 그리고 그 즈음 도미자와 교수의 집에 들어왔던 이가 또 있었대. 바로 노리코씨의 친구였던 구가야마 쓰루요라는 사람이었어. 그녀의 아버지 구가야마 쇼다이도 고서당을 운영하고 있었다는구나. 여기까지 읽다 보니, 로마네스크 멤버들뿐만 아니라, 두 명이 더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더구나. 먼저, 로마네스크 멤버들을 싫어했던 노리코의 엄마의 자작극일지도 모른다는 점. 두번째는 구가야마 쇼다이가 딸 쓰루요를 시켜서? 특히 구마야마 쇼다이는 고서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짓이든 하는 걸로 소문이 나 있었거든.

하지만, 시오리코가 추리하여 밝힌 범인은 바로 다나카 요시오씨였어. 분명 도미자와 교수는 서재에서 그들이 책을 가지고 나오는 것을 보지 못 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책을 빼왔을까? 다나카 요시오씨는 메모를 위해 클립 보드를 가지고 다녔는데, 그 클립 보드에는 앞면과 뒷면 사이에 종이 몇 장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대. 그 곳에 <직소>를 한 번에 몇 장씩 빼왔던 거야. 그 책은 실로 묶여 있었고, 책이 얇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야. 나중에 다시 다른 실로 엮었던 것이지..

그런데 왜 요시오씨는 그런 짓을 했을까? 그것은 바로 구가야마 쇼다이의 협박 때문이었단다. 구가야마 쇼다이가 우연히 요시오씨가 유부녀와 사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리고 <직소>를 훔쳐오라고 협박을 했고, 그렇지 않으면 요시오씨의 불륜을 고발하겠다고 했어. 그 협박에 요시오씨가 <직소>책을 빼왔던 것이야. 시오리코의 할아버지가 어떤 수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그 책을 다시 찾아온 것이고 말이야. 구가야마 쇼다이의 협박은 한번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어. 구가야마 쇼다이는 다시 협박해서, 이번에는 요시오씨가 소중이 아끼고 있던 <만년>초판본까지 빼앗았단다. 그럼, 그 책은 구가야마 쇼다이의 집에 있는 것일까?

3.

다이스케가 어느날 집에 왔는데, 다이스케를 공격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다나카 도시오였단다. 감옥에 갔다 와서 정신을 차린 줄 알았으나,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거야. 다이스케를 공격한 이유는 다이스케가 시오리코의 <만년> 언컷본을 보관하고 있었거든. 그것을 빼앗기 위함이었어. 공격을 받은 다이스케는 반격보다 설득을 해보기로 했어. 바로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이야기해주는 것이었지. 도시오와 자신은 사촌지간이라고 말이야. 피는 물보다 진하고 했던가, 도시오는 용서를 빌었어.

도시오는 <만년> 초판본 주인한테 연락이 왔었대. <만년>언컷본을 구하고 있다고그래서 도시오는 <만년> 언컷본을 미끼로 <만년> 초판본을 훔치려고 했대. 그 이야기를 시오리코에게 하자, 시오리코는 그 작전을 써보자고 했어. 그리고 <만년>초판본을 찾게 되면 정식적인 거래를 거쳐서 도시오에게 넘기겠다고 약속을 했어. 갑부집 아들인 도시오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도시오는 <만년> 언컷본을 가지고 <만년> 초판본의 주인을 만났어. <만년> 초판본의 주인은 오히려 전기충격기로 도시오를 공격했단다. 이때 숨어 있던 다이스케가 방어를 했고, 둘이 다투다가 계단에 굴러 떨어지게 되었어. 이 일로 다이스케가 다쳤어..

그런데 놀라운 것은 <만년> 초판본의 주인은 바로 구가야마 쇼다이의 손녀 히로코였던 거야. 히로코도 다이스케와 다투다가 계단에서 굴러 다쳤고, 경찰을 불러 잡혔고, 히로코의 엄마인 쓰루요가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했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일은 히로코의 할머니이자, 구가야마 쇼다이의 부인인 구가야마 마리가 시킨 일이었다고 하는구나. 그 할머니의 소원이 <만년> 언컷본을 한 장씩 뜯으면서 읽는 것이었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셨어.

시노카와 지에코(누군지 알지? 시오리코의 엄마)가 다이스케를 찾아왔어. 그래서 그 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쭉 들려주었어. 그런데 지에코는 구가야마 쇼다이와 친분이 있었다고 하는구나. 그뿐만 아니라 그 성질 더러운 구가야마 쇼다이가 지에코에게는 잘 대해주었다고 했었대그리고 쓰루요씨로부터 들은 이야기들로부터 지에코와 쇼다이 사이는 또다른 비밀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다이스케는 추측을 했단다. 지에코가 구가야마 쇼다이의 숨겨놓은 딸일지도 모른다는

.. 줄거리로 정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집안관계가 서서히 밝혀지는구나. 마치 우리나라의 막장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 , 이제 비블리아 고서당의 이야기를 한 권을 남겨두고 있구나. 또 어떤 출생의 비밀이나 반전이 있을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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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인 2018-06-09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권은 정말 재미있답니다.이 가족들의 막장극은 재미없지만 마지막은 정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어요.책의 로망이 정말 잘 나타난 소설인 것 같습니다,스핀오프도 조만간 나온다는군요.

bookholic 2018-06-10 09:18   좋아요 0 | URL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좋아할 만한 소설인 것 같습니다. 스핀오프도 기대가 되는군요.. 즐거운 일요일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탈핵 학교 - 밥상의 안전부터 에너지 대안까지 방사능 시대에 알아야 할 모든 것
김익중 외 지음 / 반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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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탈핵에 관심이 많아서, 탈핵에 관련된 책들을 읽곤 한단다. 많이 읽은 것은 아닐 수 있지만, 생각해보니 탈핵에 관련된 책은 대여섯 권 정도 읽은 것 같구나. 그리고 정기적으로 보는 녹색평론에서도 탈핵을 자주 다루기 때문에 거기서 읽은 것도 꽤 되는 것 같아. 그런데도 아주 가끔 우연히 누군가와 탈핵에 이야기하게 되어, 탈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다 보면 불분명한 설명에 말이 꼬이는 경우가 있곤 해. 그래서 아빠가 탈핵에 대해서 공부가 부족하구나 싶어 책을 또 찾아보게 되더구나.

이번에 읽은 <탈핵 학교>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에, 탈핵 전문가들이 일반 사람들을 상대로 했던 강연을 모은 책이란다. 모두 12명의 강연을 모은 책이란다. 아빠가 가장 이해하기 쉽게 읽은 <한국탈핵>을 쓰신 김익중님, 녹색평론 편집장으로 반가운 김종철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으로 페이스북에서 자주 보았던 이유진님, 그리고 인문학적 시각을 양념으로 하여 물리학을 강연하여 그 강의를 <최무영의 물리학 강의>로 책으로 내신 최무영님등 지은이들의 라인업도 화려했단다.

이 책만 읽고 내용을 까먹지 않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을 탈핵 찬성자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단다. 아니면 설득하다가 안되면 이 책을 선물로 사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탈핵.. 더 이상 미루어서도 안 된단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수십 년 전 사양길에 들어간 핵발전소 사업인데왜 아직 이 동아시아에서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1.

그 동안 아빠가 탈핵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그 이전에 읽은 책을 읽고 쓴 독서 편지에서 여러 차례 한 것 같구나. 하지만, 탈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몇 번을 이야기해도 지나치지 않단다. 오늘은 전에 이야기해준 것들과 중복이 안 되는 내용을 위주로 해볼게.

최근에 대진침대라는 회사가 만든 침대에서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보다 9배 높게 나왔다는 뉴스를 보았어. 이 충격적인 뉴스도대체 어떻게 검사를 하길래, 저런 침대가 버젓이이름 없는 회사도 아니고 말이야.. 그런데, 기준치보다 9배 높게 나왔다는 말, 이게 벌써 잘못된 것이야. 방사능이라는 것은 안전의 기준치가 없다는 것이 이미 밝혀졌는데, 아직도 기준치를 이야기하고 있구나. 저선량의 방사능도 누적이 되면 몸에 안 좋은 영향을 주거든..

그건 둘째 치고, 기준치라는 것.... 우리나라 연간 방사능 피폭 기준치는 공식적으로는 1mSv(밀리시버트)란다. 그런데 그 1mSv라는 것이 어떻게 결정된 수치인지 알게 되면 더욱 황당하게 돼. 기준치라는 것은 그것을 넘는 경우 몸에 어떤 이상이 온다고들 상식적으로 생각하겠지만, 1mSv라는 것은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고, 나라에서 그 정도 방사능은 관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정한 수치라고 하는구나. 관리용 기준치라는 것이야. ... 알면 알수록 스트레스 지수만 올라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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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더욱 중요한 것은 1mSv라는 기준의 정확한 의미입니다. 이 수치는 어떤 기분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이 선을 넘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이 선 아래면 괜찮다는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자연환경에서 나오는 자연 방사선(혹은 바탕 방사선이라 부르며, 절반 정도는 땅에서 올라오는 라돈으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을 제외하고, 일상적으로 불가피하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인위적은 상사선량을 어느 정도 낮은 수준까지 관리할 수 있는가로 기준을 잡은 것입니다. 건강이 아니라 통제(control) 가능성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1mSv라는 수치는 국가적으로 볼 때 그 이상의 인위적인 초과 노출은 관리할 수 있되, 그보다 더 낮게는 관리하기가 어려운 수준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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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자연 상태에서도 방사능은 피할 수 없다고 하는데, 자연 상태의 방사능은 인류가 생겨난 다음부터 늘 있었던 것이고, 수치가 그리 많지 않다고는 했어. 인위적인 방사능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그렇다면 왜 방사능이 나쁜 것인가? 방사능은 여러 암을 유발한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것인가? 방사능이 암이나 각종 병을 유발한다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인과관계는 정확히 모르고 있었어. 이 책에서 그 인과관계를 알려주어 꼼꼼히 읽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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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방사선의 생물학전 영향은 방사선(에너지)이 사람 몸을 관통하면서 세포 내의 DNA 연기 서열을 끊거나 손상시키면서 시작됩니다. 본래의 염기 서열을 끊거나 손상시키면서 시작됩니다. 본래의 염기 서열이 끊어지거나 훼손되면 생체는 이것을 바로잡기 위해 수리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때 일부 수리 작업이 잘못되면서 비정상적인 세포, 즉 암세포가 발생하게 됩니다. 잘못된 DNA에서부터 암 발생까지의 과정이 짧게는 2(백혈병의 경우)부터 위암, 폐암, 간암 같은 고형 암(딱딱한 덩어리 암)의 경우는 20~30년까지 소요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암 발생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해당 암 세포들이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다른 장기로 퍼지면서 전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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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사능이 몸에 안 좋은 것을 알았으니, 방사능을 줄이는 방법이나 피폭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겠지. 특히 국가적인 차원에서 방사능 피폭을 줄이는 방안으로 정책을 세우는 것이 상식이나, 그 동안 우리나라는 신경 쓰지 않았다는 말이 맞을 것 같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후쿠시마 핵발전소가 일어난 일본보다는 방사능 수치가 낮게 나와야 하는 거 아니겠니? 그런데 우리나라 서울 일부의 방사능 수치가 도쿄보다도 높게 나온다는구나. 그 원인은 바로 방사능 쓰레기로 시멘트도 만들고 철근도 만들어서 그래. 제대로 된 방사능 규제가 없어서, 일본에서 싸구려 방사능 고철 쓰레기가 엄청 들어왔다는구나.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의료기기 등 방사능 고철 쓰레기도 다시 고철 시장에서 특별한 규제 없이 거래가 되어 있어. 건물을 짓는 철근에 온갖 방사능이 가득한 것이지.... 규제는 없다고 해도이건 제조회사의 윤리적인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방사능 쓰레기를 재활용하다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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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

서울의 방사능이 왜 이렇게 도쿄보다 높은지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지만,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님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건축이나 도로 포장에 쓰이는 시멘트와 아스팔트에는 방사능이 섞인 산업 쓰레기와 철근들이 무차별로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한심한 일입니다. 저질 시멘트나 아스팔트도 문제겠지만, 후쿠시마 사고의 영향을 지금 우리나라도 전국적으로 계속 받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저는 한동안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가지고 다니다가 포기했습니다. 방사능이 전국적으로 다 나오니 갖고 다니는 게 의미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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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방사능 문제는 정말 심각한 것 같아. 위 글에서도 본 것처럼 전국적으로 방사능 수치가 다 나온다고 하잖아. 아빠는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서 너희들이 안 놀았으면 한단다. 놀이터 바닥이 폭신폭신 재질로 되어 있거든예전에 녹색평론에서 그런 타일 바닥에 방사능이 많이 검출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든. 아이들이 넘어져서 무릎 깨지는 것을 걱정하면서도, 더 심각하게 영향을 주는 방사능에 무감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보도 블록을 바꾸자는 선거 공약은 보이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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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그럼 왜 포장 인도 위에서 유독 방사선량이 높았던 걸까요? 사실 모니터링 포스트를 세울 때는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합니다. 또 포스트가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에 콘크리트와 철판도 깔지요. 이런 요소들이 방사선을 조금 차단해주기는 할 겁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보도에 깔린 부드러운 타일입니다. 도로에는 눈이 와도 잘 녹도록, 또 걷는 사람들의 무릎에 충격이 덜 가도록 부드러운 타일을 까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통행인을 배려한 것이지요. 하지만 소재가 부드럽다는 건 빗물이 스며들기 쉽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보도블록에는 방사선이 많이 섞인 비가 스며들어 남아 있습니다. 수압이 높은 물 청소기로 씻어내도 다 씻기지 않아요. 그러니 저 보도에서 방사선을 줄이려면 블록을 다 철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철거한다 한들 그 철거한 보도블록을 보관할 장소도 마땅치 않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저런 보도블록은 통학로처럼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길 주변에 많이 채택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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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먹거리를 생각해보자꾸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다양하게 방사능에 피폭하고 있구나. 후쿠시마 이후의 상당량의 방사능이 바다로 유출이 되었고, 해류를 통해 전세계로 퍼졌다고 했어. 그러면 해산물에 대한 방사능 규제가 좀 강화되어야 제대로 된 흐름인데,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산물을 거의 백프로 수입하고 있어. 그들도 잘 안 먹는 수산물을 말이야.. 이유는, 그 수산물을 가지고 와도 우리나라 기준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야., 수입하는 업자들은 일단,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거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아빠도 일본산 수산물의 반입은 무엇인가 규정을 지키지 않는 불법이 있는 줄 알았어. 그러나, 일본산 수산물의 반입은 합법적인 것이라는 거야. 왜냐고? 수산물의 방사능 기준치가 엄청 높기 때문이래.. 어길래야 어길 수가 없는 수치, 엄마가 너희들에게 수산물을 먹이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는구나. 아빠는 그냥 조금은 먹어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충격을 받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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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지금 기준치인 100Bq/kg을 넘은 일본 수산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이 기준치 때문에 통과시키지 않은 일본산 수산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이건 경부고속도로의 속도제한이 시속 1000km로 되어 있는 것과 같아요. 도저히 위반할 수 없는 기준이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피폭량을 줄이는 데 정부의 기준치가 한 번도 제 역할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반만 년 역사에 한 번도 발견되어본 적이 없는 숫자를 기준치로 두고는 그 이하는 모두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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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적인 피폭의 원인.. 건강검진. 아빠도 일 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한단다. 엑스레이는 기본이고, 가끔 CT도 찍곤 하지.. 그래도 건강검진이라는 것이 큰병을 미리 알아볼 수 있으니,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의과 대학 교수이신 김익중 선생님은 건강검진에서 CT, 엑스레이가 큰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구나. 그냥 아파서 병원을 찾았을 때와 미리 검출했을 때랑 완치율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말이야. 오히려 일년에 한번씩 꾸준하게 방사능을 피폭 받고 있는 것이 어쩌면 더 몸에 안 좋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어.

그리고 방사능은 아니지만, 건강검진을 이야기하면서, 위내시경에 대한 불필요성에 대해 역설을 하시는데…. 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아빠는, 약간은 충격을 받은 내용이었단다. 그러면서 다음부터는 위 조영제를 통해 검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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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세계적으로 위 내시경으로 위함 조기 검진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위 내시경 검진 제도는 일본을 따랐던 것인데 일본조차도 현재 이 제도를 포기하려고 검토 중에 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해봤으나 이를 통해 생존율이 높아졌다는 근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 내시경 검사를 열심히 해서 위암을 발견해 치료하는 효과나, ‘아프기 시작할 때 병원에 갈 수만 있다면(즉 의료 이용 접근성이 일정하게 보장만 된다면)’ 병원을 찾아가 그때 치료하는 효과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위 내시경 검사는 종종 부작용까지 수반되는 위험한 검사합니다. 위 속에서 기구가 잘못 움직이다가 위벽에 상처를 내거나 심한 경우 구멍을 뚫게 되어(위장 천공) 결국은 배를 째고 수술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위 내시경 검사 도중에 조직 검사 등을 많이 하는데, 조직을 떼어낸 후 지혈이 잘 안 되어서 계속되는 출혈로 2차 처치를 받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이런 합병증 리스크까지 계산하면, 정책적으로 이러한 제도를 고수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봐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건강검진 항목이나 미국에서 나오는 자료들에는 건강검진으로서 위 내시경 검사는 하지 말라는 권고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위 내시경 검사는 합병증 리스크가 더 높을 수 있고 검진의 효과는 증명된 바 없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의 공식 보고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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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방사능을 피폭하고 있구나.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핵발전소를 그렇게 짓고 있으니이 좁은 땅에 말이야…. 실제로 핵발전소 근처의 여성 갑상선암 비율을 상대적으로 높다고 하지만, 이런 내용은 언론에서는 보도되고 있지 않아.

2.

핵발전소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많은 인재피해가 나는 것은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들은 그런 대형사고가 날 확률은 벼락맞을 확률에 비유하곤 했지. 하지만, 이미 무지막지한 대형사고가 세 번이나 발생했고, 한번 사고가 나면 인류가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어.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 가장 큰 사고는, 체르노빌 사고였는데, 이 사고의 원인은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오는구나. 핵발전소 비상사태를 위해 테스트 중에 관리자의 실수로 발생했다는 것이야. 이렇듯 핵발전소는 관리인의 소홀함으로 큰 사고로 이어지는 거야. 우리나라 핵발전소에도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이 발생했단다.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같은 대형 사고는 없었지만, 작은 사고들은 끊이지 않았어. 이런 것들이 하인리히 법칙에서 이야기하는 증후가 아니길 빈단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시민운동을 하고 있는 요시노 히로유키도 이 책의 지은이와 탈핵학교 강연자로 참여했어. 그에 따르면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는 많은 생활 패턴을 바꿔놓기도 했대. 후쿠시마 근처에는 여전히 높은 방사능 때문에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외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집에서 게임만 하다 보니, 그 나이 또래의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운동량이 적은 또 다른 사회문제를 만들어내기도 한대.

인간적으로 생각해보자. 이제는 핵발전은 범인류적인 차원에서 멈춰야 한단다. 어차피 남아 있는 우라늄도 앞으로 수십 년 밖에 못 쓴대. 그러나 핵발전소에서 나온 핵폐기물은 최소 수백만 년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후세들에게 어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은 쓰지도 않은 쓰레기를 수백만 년 동안 관리를 해야 하다니이로 인해 인류가 망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어쩌면 방사능에 잘 견딜 수 있는 생물이 있다면, 그 생명체가 지구를 점령하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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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62)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물질에 대한 끝없는 탐욕과 에너지 중독의 산물입니다. 인간성 파괴를 부추기는악마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이것은 가장 비민주적인 속성을 지녔지요. 핵발전은 핵무기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지요. 독점적이고 대규모로 집중적으로 반공동체, 반인권, 반생명적이라는 속성도 명백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핵발전은 자연의 질서를 근원적으로 교란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핵에너지란 본질적으로 인간 능력의 한계 밖에 있는 문제입니다. 비유하자면 핵에너지는 현대판 판도라의 상자이자, 기독교 관점으로 보자면 선악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주 달콤해 보이는 에너지원이지만 자손 수천 대에 이르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고 나아가 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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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월성 핵발전소는 어디에 있을까요? 고리 핵발전소는 어디에 있을까요?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 지역이 정확하게 어디인지 잘 모른단다. 월성은 경주에 있고, 고리는 부산이 있어. 그러면 경주 핵발전소, 부산 핵발전소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렇게 안부르고 있지아마 그렇게 불렀다면 경주와 부산에 외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들 거야…. 그리고 영광 핵발전소라고 부르게 되면서, 그 유명했던 영광굴비의 이름은 법성포 굴비로 바꾸었다고 하는구나. 결국 영광 핵발전소의 이름을 한빛 핵발전소로 다시 바꾸었대. 아빠가 계속 핵발전소라는 것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핵발전의 원리를 보면 원자력 발전이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고, 핵발전소라고 해야 맞는 것이기 때문이야. 이미지 세탁을 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라고 부르는 것이지.. 우리나라가 만든 것은 원자력이고, 북한에서 만든 것은 핵이라고 하고ㅎㅎ

핵발전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핵폭탄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자폭하는 핵폭탄. 적국이 핵발전소를 폭파시키면 핵폭탄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그래서 늘 전쟁중인 이스라엘 같은 경우는 핵발전소를 짓지 못하게 한대.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은 비핵화하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진정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있는 핵발전소도 모두 없애는 완전탈핵을 해야 할 수 있는 거야.

완전 탈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독일을 부러워하기도 하지.. 그런데 독일에서 그렇게 쉽게 이루어진 것은 아니야. 오랜 시간 동안 탈핵운동을 통해 얻어낸 것이란다. 몇몇 정치인들의 결정으로 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어. 작년에 우리나라도 공론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공사 재개라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잖아. 그만큼 아직 우리 시민들의 핵발전소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것 같아. 그렇기 때문에 더욱 탈핵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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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탈핵은 거저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를 제기하고, 논증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함께할 사람들을 모아야 합니다. 이런 것이 탈핵을 위한 시민 행동입니다. 법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도 이 일에 함께해야 합니다. 가깝게는 탈핵을 주장하는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일부터, 멀게는 탈핵 프로세스를 짜고 단계별로 국회를 압박하며, 탈핵을 위해 동아시아 시민들이 연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실행에 옳기는 일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많습니다. 브레이크 없는 핵발전 기관차를 멈출 힘은 행동하는 국민만이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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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방 선거가 한 주 남았구나. 선거 때마다 이젠 정책과 비전보다 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이 잘 보이지 않는구나. 공약집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지만, 여당의 공약집에 탈핵정책이 있는지 모르겠구나. 지방 자치체에서는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그리고 소수 정당이긴 하지만 탈핵을 주장하는 녹색당에서도 당선되는 사람이 이번에는 꼭 나왔으면 좋겠구나.

문재인 대통령 취임 1. 아빠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하셨고, 그 일들의 결과도 정말 풍성했다고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이제 공약 중에 하나였던 탈핵에 대해서도 더 늦지 않게 박차를 가했으면 하는구나. 굵직굵직한 공약 중에 아직 손을 대지 않은 것 중에 하나가 탈핵인데 말이야. 물론 작년에 새로운 핵발전소에 대한 찬반을 공론화에 붙였다는 것도 의미 있는 전진이라고 볼 수 있지만, 결국 핵발전소 건설이 찬성으로 결정되었으니 탈핵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물은 없는 것 아닌가 싶어.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참모들 중에도 이성적이고 슬기로운 사람들이 많으므로, 곧 탈핵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내놓지 않을까 싶구나. 기대해 봐야겠어….


(10)



탈핵은 가능하다. 탈핵의 대안이 무어냐고 묻지만,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탈핵은 그 자체로 대안이다. 탈핵이라는 목표를 정해놓고 우리는 길을 닦아야 한다. 우리의 삶과 미래를 핵 마피아들에게 저당 잡힐 수는 없다. 설계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폐쇄할 것인가,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 수명 연장을 할 것인가의 문제를 누가 정해야 할까? ‘우리 원자력계’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관료들이 밀실에서 짬짜미하는 것을 계속 내버려둘 것인가, 아니면 공론의 장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인가? 핵발전소를 더 지을 것인가, 아니면 대체 에너지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할 것인가? 이런 문제는 모두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해결해야 한다. 독일이 탈핵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 문제를 핵발전 전문가들이 아니라 일반인의 상식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탈핵을 결정한 17인의 윤리 위원회에는 소위 말하는 핵발전 전문가는 한 명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민주주의란 결국 일반인의 상식에 의해서, 또 일반인들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 사례이다.

(65)



지금 기준치인 100Bq/kg을 넘은 일본 수산물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이 기준치 때문에 통과시키지 않은 일본산 수산물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이건 경부고속도로의 속도제한이 시속 1000km로 되어 있는 것과 같아요. 도저히 위반할 수 없는 기준이죠. 그래서 우리 국민들의 피폭량을 줄이는 데 정부의 기준치가 한 번도 제 역할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반만 년 역사에 한 번도 발견되어본 적이 없는 숫자를 기준치로 두고는 그 이하는 모두 안전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161-162)



핵발전은 본질적으로 물질에 대한 끝없는 탐욕과 에너지 중독의 산물입니다. 인간성 파괴를 부추기는 ‘악마의 발명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이것은 가장 비민주적인 속성을 지녔지요. 핵발전은 핵무기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라서 공개적으로 운영할 수가 없습니다.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제대로 보도도 되지 않지요. 독점적이고 대규모로 집중적으로 반공동체, 반인권, 반생명적이라는 속성도 명백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핵발전은 자연의 질서를 근원적으로 교란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 자연과 별개로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핵에너지란 본질적으로 인간 능력의 한계 밖에 있는 문제입니다. 비유하자면 핵에너지는 현대판 판도라의 상자이자, 기독교 관점으로 보자면 선악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아주 달콤해 보이는 에너지원이지만 자손 수천 대에 이르는 재앙을 가져올 수 있고 나아가 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89)



사실 친환경 식품이라도 먼 거리에서 온 제품이거나 소비 규모가 크다면 에너지의 관점에서 친환경적이기 어렵습니다. 또 유기농이라고 해도 화학비료를 쓰지 않았을 뿐, 에너지를 투입하는 가온 재배로 얻어낸 것일 수도 있어요. 즉 비닐하우스에서 전기나 석유 등으로 열을 투입해서 채소를 기른다면 재배 과정에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쓰지 않았다고 해서 환경적으로 건전하다고 보기는 어렵지요. 그래서 일부 생활협동조합에서는 가온 재배를 하지 않도록 생산 농가와 따로 계약을 맺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계절과 관계없이 어떤 채소든 1년내내 소비하려 하면 저온 저장 시설을 가동해야 하니 또다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됩니다. 그러니 당장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이 깨끗하다고 해서 친환경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식품 소비에 있어 에너지 문제까지 확장해 고민할 때 본질적으로 친환경적인 내용을 갖추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까지 다다른 사람이 많지 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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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 Z
데이비드 그랜 지음, 박지영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잃어버린 도시 Z>라는 책은 가상 소설인 줄 알았어. 동명의 영화도 개봉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그런데 이 책은 소설적인 요소를 담고 있지만, 실존했었던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르포라고 볼 수 있어지은이는 데이비드 그랜이라는 사람으로 미국의 기자로써, 탐사 추적 전문 작가로 소개가 되어 있더구나. 특히 극지 탐험가들을 비롯한 역사상 특별한 발자취를 남긴 인간과 사건에 대한 글을 많이 썼대.

이 책 <잃어버린 도시 Z>는 아마존의 전설적인 도시를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어쩌면 찾았을지도 모를, 하지만 소식이 끊긴 퍼시 해리슨 포셋이라는 탐험가의 이야기란다. 20세기 최대 탐험 미스터리 중 하나가 (아빠는 몰랐지만…) 바로 잃어버린 도시 Z라고 하는구나. 아마존 밀림 속 어딘가에 거대한 고대 도시가 있다는 거야. 마치 마야 문명이나 아즈텍 문명과 같은…. 많은 사람들이 그 잃어버린 도시 Z 를 찾기 위해 도전을 했다는구나. 지은이 데이비드 그랜은 우연히 퍼시 해리슨 포셋이 잃어버린 도시 Z를 찾으러 갔다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기로 했어.

포셋은 1925 1월 스물한 살의 아들 잭과 잭의 친구 롤리 리멜과 함께 잃어버린 도시 Z를 떠나 아마존 길을 떠났단다.

 

 

1.

포셋은 영국사람으로 원래 군인으로 중위였어. 그는 탐험을 좋아해서, 왕립지리학회에 가입을 하여, 탐험대 수업을 받고, 왕립지리학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시험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어. 참고로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왕립지리학회에 속해 있었다고 하는구나. 진화론의 다윈, 남극 탐험가 스콧도 왕립지리학회 회원이었대.

포셋의 첫 번째 임무는 모로코에서 있었고, 두 번째 임무가 아마존에서의 임무였어. 당시 고무가 전세계적으로 히트를 쳤는데, 아마존이 고무 최대 생산지였던 거야. 그런데 아마존 밀림은 국경이 불분명해서 국가 간의 국경 분쟁이 끊이지 않았어. 국경에 대해 명확히 해달라며 왕립지리학회에 의뢰를 했대.

아마존… 그곳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이야.. 이미 많은 탐험가들이 죽거나 실종된 그런 곳이었어. 식인물고기들도 많고, 아나콘다 같은 무시무시한 뱀들도 있고, 각종 독충과 말리리아 모기 등 생명을 위협하는 생물체들이 많았어. 그것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많은 부족들이 있었어. 식인종도 있었대. 아마존을 탐험한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것이었어. 첫 탐험을 나선 포셋과 그의 탐험대도 예외가 아니었어. 포셋이 비록 임무를 완수하기는 했지만 포셋의 많은 일행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많이 죽었다고 하는구나.

첫 번째 아마존을 다녀온 이후 그는 아마존에 매력을 느끼고, 두 번째 탐험을 계획했어. 그의 탐험을 관심을 가지고, 같이 동행하고자 하는 이가 있었어. 북극탐험을 했었던 머레이라는 사람인데, 그 또한 탐험을 좋아했고, 아마존 탐험에 자원을 한 거야. 그러나, 극 탐험과 아마존의 밀림은 전혀 다른 곳이었어. 머레이가 극 탐험에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아마존 탐험에는 아마추어였던 거야. 포셋과 머레이는 계속 갈등과 대립을 하게 되었어. 더욱이 머레이는 아마존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상을 당했고, 점점 뒤쳐지게 되었어. 부상당한 머레이로 인해 탐험대 전체가 점점 뒤쳐지게 되었고, 위험에 대한 노출도 커져갔어. 결국 포셋은 병든 머레이를 홀로 남겨 두고 탐험을 하기로 결정했단다. 가망이 없다고 판단을 했거든다른 사람들에게 짐만 되었고, 다른 사람도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어. 하지만, 머레이는 극적으로 살아났고, 포셋을 맹비난하기도 했어. 포셋의 냉철하면서, 무서운 결단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단다.

 

 

2.

포셋은 그 이 이후에도 아마존 탐험을 수차례 했고, 자타공인 아마존 최고 전문가가 되었단다. 그러던 어느날 포셋은 도서관에서 엘도라도라는 곳이 있다는 글을 보게 되었어. 그리고 그 엘도라도를 아직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함께포셋은 그 엘도라도가 아마존 밀림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는 그곳을 잃어버린 도시 Z라고 했어. 그리고 그 잃어버린 도시 Z은 그의 목표가 되었어. 이것은 커다란 도전이라고 생각했고, 포셋은 그 모험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해나갔단다.

 

그런데 전쟁이 일어났어. 후에 1차 세계 대전이라고 이름 붙은 큰 전쟁이었어. 군인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그 전쟁에 참여해야만 했어. 오랜 시간이 흐르고 전쟁이 끝나서, 다시 잃어버린 도시를 탐험 준비를 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돈이 문제였어. 전쟁 전에는 왕립지리학회에서 지원을 해주었으나, 전쟁이 끝난 후에는 전쟁으로 정부 재정이 좋지 않아서, 왕립지리학회의 지원이 뚝 끊겼어. 자금도 혼자 마련해야 했어. 이때 미국의 어떤 기자가 미국 신문에 포셋의 탐험기를 실으면 지원을 해준다고 했어. 그렇게 포셋은 지금까지 자신이 한 탐험기를 기고하기도 했단다.

그 사이, 또 다른 안 좋은 소식이 있었어. 잃어버린 도시를 찾고자 길을 나선 사람이 또 있다는 거야. 그것도 돈이 엄청 많은 억만장자로 라이스라는 사람이야. 라이스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규모와 장비로 잃어버린 도시를 찾기 위해 아마존으로 갔어. 포셋은 다급해졌어. 역사는 일등만 기억하거든잃어버린 도시 두번째 발견자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이거든. 마치 남극탐험의 경쟁자였던 아문센과 스콧이 생각나기도 하는구나. 좋은 장비를 갖춘 아문센과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추지 못한 스콧의 대결그리고 장비를 갖춘 아문센의 승리그리고 역사는 아문센만 알아주고, 스콧은 이름없는 영웅이 되었잖아. 이 일이 1911년에 있었던 일이니까 포셋도 알고 있었을지 몰라.

그래서 다급해졌는지도 몰라. 포셋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잃어버린 도시 Z 탐험에 나서게 되었단다. 장기간의 탐험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 그는 최소한의 탐험대를 꾸몄단다. 만능스포츠맨이었던 자신의 첫째 아들 잭과 잭의 친구 리멜이 그렇게 합류한 것이야. 현지에서도 현지인과 가이드도 최소로 꾸몄단다. 당시 브라질 언론에서도 포셋의 이 위대한 도전을 대서특필했다고 하는구나. 이미 포셋은 탐험가로써 많이 유명해진 상태였거든그렇게 탐험을 시작했어, 처음에는 순탄한 탐험이었어하지만, 역시 이번에도 쉽지 않은 탐험이었단다. 리멜이 부상으로 일정이 자꾸 뒤쳐졌어. 그리고 위험지역에 도달하게 되자, 가이드와 현지인들은 더 이상 가지 못하겠다 했어. 그곳에서 포셋, , 리멜만 계속 숲으로 전진하고, 나머지 가이드와 현지인들은 돌아왔다고 하는구나.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모습이었대. 영국에서는 가족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희망의 줄은 점점 가늘어져만 갔지.

 

 

3.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포셋을 찾으려고 길을 나섰어. 소문도 무성했어. 포셋 일행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람.. 포셋 일행이 어떤 부족과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람등등. 그리고 어떤 이들은 포셋이 결국 잃어버린 도시를 찾아서, 그곳 생활에 만족하고 그곳에서 잘 살고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어. 아무튼 공식적으로 그들은 실종 상태이다 보니, 그들을 구출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있었대. 가장 최근에는 1996년까지도 있었다고 하니, 지난 세기 내내 그를 찾으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볼 수 있었어. 하지만, 여전히 그는 실종 상태이고, 그가 찾으려고 했던 잃어버린 도시도 찾은 이 없고, 오히려 그를 찾으려고 아마존에 들어갔다가 죽은 사람은 무지하게 많았다고 했어. 수십 명인가 수백 명인가, 아무튼 엄청 많은 숫자였어.

취재를 하던 지은이 데이비드 그랜은, 그가 찾으려고 했던 잃어버린 도시를 자취를 드디어 볼 수 있었어. 원주민의 안내에 따라 간 곳에서 저 멀리 건축물의 흔적이 보였던 거야. 하지만 그것은 건축물이 아니고, 풍화작용으로 생긴 신기루였다는구나. 그것이 소문을 타고, 화려했던 고대 문명 도시로 알려지게 된 것이야..

하지만, 2006년 하버드대학교 고고학 팀은 일부 아마존 지역에서 원주민들이 돌을 이용해서 건축물을 만들었다는 증거를 찾았대. 그리고 브라질 과학기술연구소에서는 아마존 북부 지역에 거대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천문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대. 그러니까 진짜 아마존에 고대 문명의 유적이 있었다는 것이지…. 아직 아마존은 밝혀지지 않은 곳이 많은 미지의 세계라고 해.

아마존. 지구의 심장이라고 하는 아마존. 그 장대한 밀림은 지구 환경에 아주 중요한 곳이야. 하지만, 신문상에서 보면 그 밀림이 무지막지하게 파괴되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단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밀림은 파괴되고 있어. 지구의 심장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지돈을 위해 자신의 장기를 파는 행위라고 해야 하나아마존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 지구를 위해, 우리 인류를 위해아마존이 잘 보존되었으면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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