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역사 - History of Writing History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좋아하는 유시민의 신간 소식에 바로 예약을 걸어 놓고 집에 오자마자 책향기 한번 맡고 읽기 시작했단다. <썰전>, <알쓸신잡> TV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면서, 유시민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단다. 진작에 많은 사람들이 유시민님의 명석함을 알아봐주었다면 또 다른 위치에서 우리 백성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을 텐데

그런 유시민이 얼마 전에 <썰전>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하차했단다. 하차 이유로 정치와 좀더 멀어지기 위해서라고 했어. 그는 극구 부인하지만, 아빠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그가 다시 한번 대한민국 정부에서 일했으면 좋겠구나. 혹시 <썰전>의 하차 이유도 정부에서 일하려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니.

이 책 <역사의 역사>를 읽으면서 그가 예전에 쓴청춘의 독서라는 책이 떠올랐단다. ‘청춘의 독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유시민이 딸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을 모아놓은 것이었는데, 이번에 출간된 <역사의 역사>는 장르를 역사책으로 제한한청춘의 독서라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나라의 역사를 다룬 것도 아닌, 다른 나라의 역사, 그것도 아주 오래 전의 역사, 그것도 아주 오래된 역사가가 쓴 역사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란다. 사전 배경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역사가의 글발에만 의존해서 읽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서, 그저 활자만 읽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단다.

, 저 책정말 훌륭하고 읽어볼 만 하다고 하는데감히 읽지는 못하겠고바라만 보게 되는…. 그런 책들을 유시민이 설명해주는 책이 바로역사의 역사라는 책이란다. 유시민은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어떤 복잡한 사안에 대해서도 후려쳐서 잘 설명해주는 뛰어난 능력이 있는 사람인데, 이번에도 어려운 책들을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었어. 그가 책을 마무리하면서 이 책은 패키지 여행과 같다고 했어. 중요 관광지를 데려다 주는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하면서 말이야. 이 책의 성격을 가장 설명해 주는 것 같았단다. 그리고 덧붙여 말하기를 패키지 여행이 좋았다면 이제 스스로 자유 여행을 떠나 보라고직접 여기서 소개한 역사책을 읽어보라는 거지, 자유 여행 무서워~~

1.

역사학자가 있고, 역사가가 있단다. 분명 그 둘은 차이가 있단다. 역사학자는 역사적인 일을 분석하고, 연구하고 비평하는 사람이고, 역사가가 역사학자와 다른 두드러진 특징은 창작의 요소가 들어간다는 거야. 역사 서술이란 것은 사실을 기록하는 것뿐만 아니라 창작 행위가 들어가게 되고, 유명한 역사가는 아래와 같은 능력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소개된 역사가들은 유시민이 생각하는 그런 능력 있는 역사가가 아닐까 싶구나. 그런 창작의 요소가 있어야 역사책도 재미가 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읽혀지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

(16)

역사 서술은 사실을 기록하는 작업이자 사회 변화의 원인과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활동이며 어떤 대상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 행위이기도 하다. 성실한 역사가는 사실을 수집해 검증하고 평가하며 중요한 역사의 사실을 정확하게 기록한다. 뛰어난 역사가는 사실들 사이에 관계를 탐색해 역사적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혀내며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과 역사 변화의 패턴 또는 역사법칙을 찾아낸다. 위대한 역사가는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로 엮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독자의 내면에 인간과 사회와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과 감정의 물결을 일으킨다.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해 과학을 껴안으며 예술로 완성된다.

=====================================

가장 먼저 소개하는 책은 헤로도토스의 <역사>라는 책이란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이 바로 헤로도토스의 <역사>라는 책이고, 헤로도토스는 키케로가 역사의 아버지라고 불렀더 사람이란다. 유시민이 헤로도토스를 평가하기를, 고대 그리스의 수많은 이야기꾼 가운데 역사가라는 명예로운 이름을 얻은 최초의 인물이라고 했어. 헤로도토스가 BC 5세기 그리스의 이야기꾼이었대.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다가 그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역사>라는 책이야.

이 책에는 페르시아 대제국과 그리스 연합의 전투에 관한 내용이 주 내용이라고 하는구나. 마라톤 전투가 있고, 살라미스 해전의 승리가 있고, 스파르타 300명이 승리로 유명한 테르모필레 전투가 생생히 담겨 있단다. 아빠가 <역사>라는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내용들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이 내용들이 이 책에 기록되어 있었구나. 그러면 이 정도 사전 지식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어서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라는 책을 소개해주었어. 책제목은 들어본 것 같은데, 어려운 지은이의 이름은 기억이 없구나. 투키디데스는 본인이 직접 지휘관으로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참여를 했대.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그리스 도시 연합이 도시 국가 간 패권을 둘러싸고 벌인 내전이야. 많은 피해만 남기고 스파르타의 승리로 끝이 나긴 했지만, 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그리스 전체는 몰락하게 되고, 곧이어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에게 정복을 당하고 그 이후에는 로마의 속국이 되는 굴욕을 맛보게 되었단다.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이 두 사람은 그 옛날에 사료도 변변치 못했을 텐데, 어떻게 역사서를 썼을까. 그들이 쓴 것은 모두 사실일까. 사료의 공백은 역사가의 상상력으로 채울 수 밖에 없단다.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유시민은 이야기한다.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이 기록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문명이 발전한 오늘날에도 전쟁과 내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이 책들은 해명해주고 있단다. 하지만 그 이후의 역사에도 그들의 실패를 거듭 반목하는 것은 왜일까. 지난 세기 초에도 우리는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과 이름만 달랐지, 똑같은 양상의 전쟁을 겼었단다.

=====================================

(52)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역사는, 문명이 발전해도 전쟁과 내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를 해명해준다. 국제전이든 내전이든, 폭력을 동원한 집단적 충돌은 모두 인간의 능력과 사회 조직 사이의 부조화 때문에 일어난다. B.C. 5세기 그리스인들은 과학과 생산 기술, 항해술, 군사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작은 도시 국가에 갇혀 살기에는 너무나 높게 발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느슨한 도시국가 연합을 넘어 남유럽과 지중해 일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국가 질서를 창출했다면 그 능력을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 데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페르시아 전쟁은 생사를 가르는 위기였지만 더 높은 수준의 국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기회를 외면하고 적대적인 두 동맹으로 분열해 내전을 벌이면서 모든 에너지를 소모한 후 함께 멸망하는 길을 걸었다. 20세기 초반과 중반 유럽의 국민국가들도 그 길을 답습해, 유럽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제국을 형성해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길을 외면하고 식민지 쟁탈전과 패권 경쟁에 매달린 끝에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

21세기이런 일이 또 오지 말란 법이 없단다. 이제 역사의 가르침을 오롯이 새겨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2.

서양이 헤로도토스가 있다면 중국에는 사마천이라는 사람이 있었단다. 사마천은 기원전 145년 태어난 기원전 85년경에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와 달리 사마천은 공무원이라서 자료 접근이 쉬웠대. 그래서 사실에 입각한 방대한 양의 역사책을 쓸 수 있었다고 하는구나. 역사책을 쓰던 중간에 전쟁에 패한 이릉 장군을 변호했다가 궁형을 당하고 2년간 감옥생활을 했지만, 그는 끝까지 역사책 <사기>를 집필이 자신의 삶의 임무라고 생각했어.

그렇게 만들어진 <사기> 그 방대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그것이 그저 역사기록일 뿐이라면 일반 사람들은 관심도 없었을 거야. <사기>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어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하는구나. 아빠도 십여 년 전에 <사기> 중에 <열전>만 읽은 적이 있는데, 인물 중심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구나.

=====================================

(70)

<사기>가 그저 가치 있는 역사 기록일 뿐이라면 전문 역사 연구자들이나 들여다보는 책으로 남았을 것이다. 수많은 역사 애호가들이 지금도 <사기>를 읽는 것은 그 안에 인간의 이야기가 있어서다. <사기>에서 우리는 사람답고 훌륭한 삶을 추구하면서도 부질없는 욕망과 야수 같은 충동에 휘둘리는 인간 존재의 모순을 발견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남을 지배하는데 요긴한 처세술을 배우려고 읽으며, 또 어떤 이들은 무엇으로 어떻게 인생의 의미를 만들어 나가야 할지 고민하면서 읽는다.

=====================================

.

다음에는 이븐 할둔이라는 사람이 쓴 <역사서설> <무깟리마>라는 책을 소개했어.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고, 처음 들어보는 책들이란다. 우리나라에 이븐 할둔의 책이 위 두 권이 출간되었는데, 사실은 똑같은 책이라고 하는구나. <역사서설>은 영어 축약본이고, <무깟리마>는 아랍어 완역본이래. 이븐 할둔은 북아프리카 사람으로 1332년에 태어나 1406년에 세상을 등졌다고 하는구나. 그가 쓴 이 역사서는 최초의 인류사를 저술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과학과 역사의 첫만남을 시도한 책이라고 했어. 최근에 쓰여진 역사책은 과학과 역사의 만남이 낯선 것이 아닌데 이븐 할둔이라는 사람이 처음 그렇게 역사를 서술했대. 그가 아랍인이다 보니 이슬람의 역사를 중심으로 썼는데, 이 책을 통해 당시 아랍지식인이 인간과 문명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하는구나.

이븐 할둔은 공직생활을 하다가 마흔 살에 알제리 시골에서 칩거하면서 이 대작을 썼다고 하는구나. 이슬람 역사에 많이 담겨 있었고, <코란>, <하디스> 등의 경전해석도 포함하고 있었대. 무함마드가 메카를 정복하고 아라비안 반도를 통합한 해가 서기 622년인데 이 해를 이슬람력 원력으로 삼았대. 무함마드가 죽고 나서 신도들은 뒤따르는 사람이라는 뜻의칼리프라는 지위를 세웠으나 종파 분쟁은 막을 수 없었대. 그래서 칼리프로 지정된 사람들이 잇달아 암살을 당했고 내분이 일어나고그때 수니파와 시아파로 분리되었고, 폭력에 의한 진리 투쟁을 하기 시작했다는구나. 칼리프 4 30면을 끝으로 혼란이 계속되었고, 12세기 투르크인이 권력을 잡을 때까지 이어졌대. 투르크 황제 메메트2세가 오스만 제국을 세우면서 그들의 리더인 술탄이 칼리프의 칭호까지 차지하였고이런 내용들이 이블 할둔의 책에 나와 있다고 하는데, 유시민이 설명해주어서 그런지 책에 대한 관심이 확 올라가는구나. 그래도 감히 읽어볼 엄두가 나질 않는구나.

2.

레오폴트 폰 랑케(1795~1886)라는 독일 사람이 있었어. 그는 전문역사학자이자 역사가인데, 역사 강의도 많이 했대. 수강생 중 속기사가 있었는데 그 사람이 랑케의 강의록을 썼고, 랑케가 죽은 지 2년 뒤에 그 강의록이 책으로 엮어졌는데, 그 책의 제목은 <근세사의 여러 시기들에 대하여>라는 책이래. 랑케는 이 책을 비롯하여 방대한 역사를 저술했는데 54권이나 썼대. 그런데 아쉽게도 재미는 없다고 하는구나. 왜냐하면 그가 쓴 대부분의 책이 지식인이나 지배층을 대상으로 한 글로 논문이나 학술지가 대부분이래. 그리고 그가 역사서를 많이 쓰기는 했지만, 그는 당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던 군주제를 옹호를 했다는구나. 그래서 신성동맹 막시밀리안 2세가 그를 초대해 강의를 하기도 했대. 즉 그는 권력자들과 친하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일반인은 볼 수 없는 많은 자료 문건들을 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많은 역사책을 쓸 수 있었던 거야.

유시민은 랑케가 오류를 범했다고 했어. 먼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군주제를 옹호했다는 거야. 그가 잘못 생각했다는 것은 그의 강의 이후 70년 이내 군주제는 지구에서 거의 사라졌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었단다. 그리고 그는있었던 그대로쓰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잘못 생각한 것이었어. 아무래도 권력과 빌붙는 성향이다 보니 권력에 치우친 역사 쓰기가 되었대. 또 그는 유럽 밖 사피엔스를 미개인으로 보았고, 여성을 하등하게 생각하는 것 등 오류를 보였어.

=====================================

(139)

게다가 역사는언어의 그물로 길어 올린 과거. 달리 말하면 역사는 문자 텍스트로 재구성한 과거 이야기다. 언어는 말과 글로 이루어지며, 인류는 문자를 발명하기 전에 먼저 말을 했다. 말에 담은 과거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을 견뎌 내지 못하며 압축, 누락, 과장, 왜곡, 각색을 거쳐 입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역사는 인류가 문자를 발명한 후에야 나타났다. 하지만 문자 텍스트도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설령 완전하게 표현했다고 해도 읽는 사람이 쓴 사람의 의도대로 똑같이 해석한다는 보장은 없다.

=====================================

.

3.

유명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 이 책은 유시민의청춘의 독서에서도 소개가 된 책이란다. 마르크스가 이야기하길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로 보았어. 역사를 보는 시각의 대전환이라고 할 수도 있단다. 그동안 역사의 관심 밖에 있었던 노예, 농노, 농민, 노동자를 역사의 주역으로 끌어들인 거야. 그의 등장과 함께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았어. 그 이유는계급 대립과 착취의 역사를 완전히 종식해서 인류에게 완전해방을 줄 거라는 기대를 주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의 이런 사상은 당시 국가권력의 생각과 달라서 수배와 도피와 망명생활을 했어.

그는 유물론을 내세웠는데, 유물론이라는 것은 물질이 먼저이고 인간 정신과 의식은 나중이라는 생각이야 의식은 물질의 산물이라고 주장했어. 그리고 농업혁명 이후 사유 재산이 발생하게 되면서 노예제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국가가 출현했고, 봉건제가 생기면서 영주와 농민, 농노가 출현고,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자본가와 노동자가 생겨났어.. 이 모든 것들이 계급 사회였다는 것이지. 마르크스는 자본주의를 혐오했고, 부르주아지를 경멸했으며, 결국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이 온다고 했어. 그의 예견이 비록 비껴갔지만, 그의 영향은 지대했단다.

유시민이 마르크스를 평하는 게 재미있더구나. 사회적 감수성이 예민한 문과 천재라고 했어. 그리고 그는 다름 사람의 사상과 이론을 빠르게 흡수했고, 글도 잘 쓰고 미래를 바꾸는 데 관심이 많다고 했어. 그런 면에서는 유시민과 비슷한 것 같구나. 유시민도 그런 통찰력에 있어서는 달인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야.

 

4.

우리나라의 역사가들도 소개를 해주었는데,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이 그들이란다. 이 책에서 소개된 박은식의 <한국통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도 아빠가 예전이 읽어보았어. 그런데 백남운이라는 사람은 이름조차 처음 들어본 적 없는 사람이란다. 알고 보니 그는 사회주의자로 나중에 북으로 넘어간 사람이더구나.

박은식. 그는 유학자였지만 민주공화국을 세워야 한다고 했어. 3.1운동 이후 독립투쟁에 초점을 둔 당대사를 새로 써서 <한국독립운동지혈사>를 출간했어. 그리고 소설 <몽배금태조>를 써서 고대사도 새로 써야 한다고 행각했어. 조선이 그동안 자신의 역사가 아닌 중국의 역사를 배운다고 비판했어.

그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가 있었으니 신채호였단다. 신채호는 고대사를 연구하고 고대 우리 민족의 터전은 만리장성 넘어 요동지역까지라고 했어. 그리고 역사라는 것은 아()와 비아(非我) 투쟁의 시간이라고 했어. 그도 유학자 출신이지만, 공산주의와 아나키즘까지 받아들였어. 그리고 무장투쟁 중에 감옥에서 죽고 말았단다.

그가 쓴 <조선상고사>는 미완성의 역사책이었단다. 신채호는 원래 조선시대까지 쓰려고 했으나, 단군왕검에서 백제의 패망까지만 썼어. 시대가 그를 가만히 글로 쓰지 못하게 했던 거야. 비록 <조선상고사>가 미완의 역사책이지만, 그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모두 포함되어 있었어. 사대주의 역사가를 비판하고 특히 김부식을 많이 비판했단다. 그리고 조선 민중이 아()에 대한 인식을 바로 세우고, 민족의 정체성을 심어주려고 노력했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알아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해주려고 했지. 그는 역사서뿐만 아니라, 을지문덕, 최영, 이순신 등 전기도 집필을 하셨는데, 집필의 취지는 역사책을 저술하는 목적과 똑같았어. 아빠가 역사적인 인물 중에서 존경하는 몇 분 안 되는 분 중에 한 명이 바로 신채호라고 너희들한테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또 반갑구나.

그리고 또 한 분 백남운이라는 분은도쿄 유학을 다녀온 후 사회주의 연구 조직을 만들고 항일운동을 하셨대. 그로 인해 2년간 옥살이도 했어. 해방 후 중도좌파정당에 있다가 미군정의 탄압을 받고 1947년 북으로 넘어갔고, 김일성 정권 하에서 숙청 당하지 않고 천수를 누렸다고 하는구나. 그가 쓴 역사책 두 권… <조선사회 경제사> <조선봉건사회경제사> <조선사회 경제사>는 유물사관으로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고대사를 다루었고, <조선봉건사회 경제사>는 통일신라시대 이후부터 조선시대까지 다루려고 했으나 고려시대까지만 썼다고 하는구나. 북에서 그 이후에 썼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것은 거기까지 뿐이래. 마르크스의 역사발전 단계론을 우리 민족 역사에 적용을 했대. 그로 인해 우리 나라는 마르크스의 보편적인 역사 법칙에 의해 발전해왔다고 봤어. 그래서 일본 등 외부의 도움이 필요없다는 주장을 폈단다. 그는 마르크스주의자이자 민족주의자라고 볼 수 있어.

아빠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여기까지란다. 유시민이 소개한 책들 중에는 그 유명한 에드워드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코인비의 <역사의 연구>, 헌팅텅의 <문명의 충돌>,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 , >,,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더 있었단다. 근대에 발표된 책들이라서 아빠도 익히 들어본 책들이구너, 아빠가 읽은 것들도 있고, 아빠가 읽으려고 사 둔 책들도 있고

역사책 읽어주는 남자 유시민은 역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가 이야기하는 역사에 대해 적어 준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오늘 독서편지를 마치련다.

=====================================

(318)

나는 역사를 역사답게 하는 것이서사의 힘또는이야기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의 꿈과 욕망, 사람의 의지와 분투, 사람의 관계와 부딪침, 사람이 개인이나 집단으로 겪은 비극과 이룩한 성취, 사람이 세운 권력의 광휘와 어둠, 사람이 만든 문명의 흥망과 충돌과 융합에 관한 이야기다.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과 본성, 예측할 수 없는 우연, 사회 제도와 자연환경이 뒤엉켜 빚어낸 과거의 사건들 가운데 당대의 역사가들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을 언어로 엮어낸 서사다. 역사의 역사가 드러내 보이는, ‘발전이라고 하는 몇 가지 역사 서술 환경과 내용과 관점과 방법의 변화는 힘 있는 서사로 구현할 때만 독자의 생각과 감정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역사의 역사에 남은 역사서들을 만나 본 소감이다.

=====================================


(48)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가 서구에서 역사의 창시자 대접을 받는 것은 책이 훌륭해서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읽었고 지금도 읽기 때문이기도 하다. 역사의 역사에 남은 역사서를 쓴 서구 역사가들은 거의 예외 없이 그리스 고전에 통달했고, <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들의 책은 왜 그렇게 오래 그리고 널리 읽혔을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은 ‘서사의 힘’이다. 그들은 뚜렷한 목적을 품고, 명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대상에 관하여, 최대한 사실에 토대를 두고, 사람들이 귀 기울여 들으면서 지적 자극을 받고 정서적 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꾸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가 지적 자극을 받고 정서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서사를 만드는 일이다.

(76)
사마천은 국가와 사회는 정치권력과 경제 제도, 사회 제도, 법률, 예술과 문화 양식의 복합체이며 그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그 구조와 양상을 분석했다. 권세와 지위는 없었으나 독특하고 자주적인 인생을 살아 나감으로써 인간의 본성과 삶의 의미를 사유할 실마리를 던진 이들을 망각의 어둠에서 건져냈다. <사기>는 또한 개인사의 치욕을 견뎌 낸 사마천이 역사의 수많은 사실을 마주하면서 느꼈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과 감정도 전해 준다.

(112-3)
"군주가 억압과 폭력을 사용하고 함부로 형벌을 가하고 백성의 잘못을 찾아내어 그 죄를 세기 시작한다면, 백성들은 처벌을 두려워하고, 비천한 마음을 품게 되며, 거짓을 말하고, 사기를 치고, 기만을 일삼게 되어 이런 성질이 백성의 성품이 될 것이다. 이런 백성은 전쟁터에서 군주를 배신하기 쉬우며 급기야 군주를 시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게 된다. 왕조는 쇠퇴하고, 왕조를 보호하는 울타리도 망가진다. 군주가 온후한 정책을 펴고 백성의 결점을 포용하면, 백성은 군주를 신뢰하고 그에게서 안식처를 찾으려 할 것이다. 그들은 진정으로 군주를 사랑하고 전쟁터에서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할 것이다. 선량한 지배권이라 함은 백성에게 친절과 보호를 베푸는 것이다. 왕권의 진정한 의미는 군주가 백성을 보호할 때 실현된다. 백성에게 친절하고 선량하다는 것은 백성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다. 이는 군주가 백성을 보호할 때 실현된다. 백성에게 친절하고 선량하다는 것은 백성의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다. 이는 군주가 백성에게 사랑을 보여주는 근본이다."

(200)
치안유지법 위반과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붙잡혀 법정에 선 신채호는 "민족을 위해서라면 도둑질도 정당하며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1929년 뤼순 감옥 독방에 갇힌 후 영양실조와 고문 후유증, 동상으로 혹심한 고통을 겪다가 뇌일혈로 쓰러져 지켜보는 이가 아무도 없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1936년 2월 21일, 그의 나이 57세였다. 그런 인생이 좋아서 그렇게 살았던 게 아니다. 일제 강점이라는 시대 상황이 그런 삶을 요구했고, 그 요구를 피할 수 없어서 그렇게 살다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가 <조선상고사>를 남겼기에 우리는 그 책을 읽으면서 인간 신채호와 역사가 신채호를 느낄 수 있다. 다행이다.

(199-200)
역사는 사람이 만들지만 모든 사람이 역사에 흔적을 남기지는 않는다. 남다른 성취를 이루거나 빛나는 선행을 한 사람,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잊기 어려운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다. 그러나 역사는 모든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다. 신채호의 삶도 시대 상황에 크게 비틀렸다. 그러나 그는 시대가 비튼 인생을 받아들이고 시대의 요구를 실현하려고 분투함으로써 역사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 신채호는 고대사 연구자로 활동하기에 적합한 재능을 가졌고 그에 필요한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오늘날 태어났다면 작가나 철학자로도 크게 성공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평생 일제 경찰과 헌병의 추적을 받으면서 무장 투쟁을 벌이는 일에 골몰했으니 화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평이 좋은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을 이제서야 읽었단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 코너에 한참 동안 올라와 있었는데, 아빠는 약간 의아해 했단다. 그 어렵다고 하는 라틴어에 관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있다니.. 그래서 그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의 평을 읽어보았어. 인기 있는 대학의 교양 강좌를 책으로 엮은 책이더구나.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대학에서 인기 있는 강좌를 책으로 종종 엮는 경우가 있단다. 아빠도 그런 책들을 몇 권 읽었단다. 그런 대학 강좌를 엮은 책 중에 아빠가 가장 좋게 읽었던 책은 정채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책이란다. 그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했었는데, 다들 너무 좋았다고 했어.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도 <시를 잊은 그대에게>의 재미와 감동을 기대하며 책을 폈단다. 아빠의 기대치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빠의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했어.

<라틴어 수업>은 지은이 한동일 교수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서강대학교에서 진행했던 교양 강좌를 책으로 옮긴 것이래. 당시 한동일 교수의 강의는 입소문을 타고 서강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학교들의 학생과 일반인들까지 청강을 하였다고 하는구나. 그럼, 그 많은 사람들이 그 어려운 라틴어를 배우려고 했냐고? 그건 아니고그 수업은 라틴어 뿐만 아니라 그리스 로마 시대의 사회, 사람들, 문화 등을 이야기해주었어. 그리고 수강생들에게 인생 선배로써 들려주는 진심 어린 조언들을 라틴어 금언을 곁들여서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좋은 인문 강좌라고 보면 돼. 그렇게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수강했던 것 같았어. 그런데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강좌였기 때문인지 눈높이가 20대에 맞춰진 느낌이었단다. 이제 사회를 막 진출하려는, 20대 젊은 영혼들에게 들려주는 등대와 같은 조언들그 시절을 건너온 지 10년이 넘은 아빠는 조금 거리감을 느꼈어. 그런 것들로 인해 아빠가 기대치에 조금 못 미쳤다고 이야기한 거야.

1.

라틴어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언어란다. 하지만 유럽의 모든 언어의 근본이 되는 언어이고, 여전히 라틴어를 여러 유럽 나라에서는 배우고 있단다. 그런데 그 라틴어의 뿌리가 인도어라고 하는구나. 그래서 라틴어는 분포상 인도 유럽어계에 속한대. 그렇지 뭐, 지구가 뭐 크면 얼마나 크다고이웃 동네끼리 서로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는 것이지그럼 인도어는 또 어디서 기원이 될 것일까? 궁금하구나.

===========================================

(39-40)

오늘날 거의 모든 유럽어의 모언어로 알고 라틴어는 세계 언어 분포상 인도 유럽어계에 속합니다. 이 사실을 말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의 눈이 다시 한 번 휘둥그레집니다. 일반적으로대부분의 사람들이 라틴어가 직접적으로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등에 영향을 주었고, 영어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반면 라틴어가 아시아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인도 유럽어계에 속한다는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학생들이 놀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실제로 라틴어는 인도유럽어의 영향을 받았고, 그중에서도 그리스어, 켈트어, 고대 게르만어와 더불어 서구어를 형성하는 이탈리아어군의 영향을 받은 언어에 해당합니다.

===========================================

라틴어가 왜 어렵냐? 라틴어는 명사의 경우 격이 다섯 가지로 변하고, 형용사의 형태도 명사의 성, , 격에 맞게 다 변한다고 하는구나. 그냥 단어 하나를 외워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이지. 동사의 경우는 더 심해한 개 동사가 활용되는 경우가 수십 개가 된다고 하는구나. do”라는 도사의 활용을 예로 들어주었는데, 작은 글씨로 한 페이지가 넘어가더구나. 아무리 규칙적인 변화라고 해도 그걸 어찌 다거기에 불규칙적인 변화를 가진 동사도 있다고 하던데언어가 없어질 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아빠가 고등학교 때 독일어는 배웠었는데, 독일어는 명사가 남성, 여성, 중성이 있고, 각 성에 따라 정관사, 부정관사가 변했기 때문에 그것도 참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라틴어에 비하면 새발의 피로구나. 독일어도 결국 라틴어에서 파생되어 그런 격변화가 있는 것이었단다. 그나마 파생되는 것을 대폭적으로 줄인 것 같더구나. 독일어 뿐만 아니라 유럽 각 나라라나의 말은 라틴어가 변화하여 만들어진 것이란다.. 그래서 영어를 비롯하여 유럽의 언어들이 비슷한 것이고

2.

아빠가 고등학교 때 재미있게 본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유명한 영화가 있단다. 그 영화에 나와서 유명하게 된 라틴어 금언이 있어.

카르페 디엠.

뜻은 오늘을 붙잡으라는 뜻으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라는 뜻이야. 뜻이 좋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라틴어가 되었단다. 아빠도 한때 다이어리 앞면지에 “Carpe diem”을 적어 놓기도 했단다. 이 책에는 여러 라틴어 수업이다 보니 수업을 듣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면서 좋은 라틴어 문구를 많이 소개해 주었단다. 카르페 디엠도 그 중에 하나였어.

===========================================

(161)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카르페 디엠, 쾀 미니뭄 크레둘라 포스테로.

오늘을 붙잡게,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고.

‘카르페(carpe)’란말은카르포(carpo, 덩굴이나 과실을 따다, 추수하다)’라는 동사의 명령형입니다. 과실을 수확하는 과정은 사실 굉장히 고되고 힘들지만, 한 해 동안땀을 흘린 농부에게 추수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일 겁니다. 그래서카르포동사에즐기다, 누리다란 의미가 더해져카르페디엠(carpe diem)’, 오늘 하루를 즐겨라라는 말이 됐습니다. 시의 문맥상내일에너무 큰 기대를 걸지 말고 오늘에 의미를 두고 살라’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숱한 의역을 거쳐오늘을 즐겨라라는 뜻으로 정착되었는데, 주목할 건 이 말이 쾌락주의 사조의 주요표제어가 되었다는 겁니다.

===========================================

그 밖에 또 괜찮은 라틴어 금언을 몇 개 더 소개해주면서 오늘 독서편지는 마치마.

===========================================

(157)

Si vis vitam, para mortem.

시 비스 비탐, 파라 모르템.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준비하라.

===========================================

(266)

Dilige et fac quod vis.

딜리제 에트 팍 쿼드 비스.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

 

아우구스티누스의 <페르시아 사람들을 위한 요한 서간 강해>에 나오는 말입니다. 저는 사막에서의 경험을 통해 어떤 비난을받든 중단했던 공부를 마치기로 결심했고 다시 로마로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국 죽을 뻔했던 타클라마칸사막 한복판에서 제게 가장 절실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던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율리우스 캐사르의이 말이 운명처럼 다가왔습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가라.(Alea iacta est)!”

===========================================

(274)

Hoc quoque transibit!

혹 쿠오퀘 트란시비트!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금의 고통과 절망이 영원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어딘엔가 끝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마침표가 찍히기를 원하지만 야속하게도 그게 언제쯤인지는 알 수 없어요. 다만 분명한 것은 언제가 끝이 날 거라는 겁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그러니 오늘의 절망을, 지금 당장 주저앉거나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끝 모를 분노를 내일로 잠시 미뤄두는 겁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나를 괴롭혔던 그 순간이, 그 일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지나가버렸음을알게 될 겁니다.

===========================================

(282)

Letum nom omnia finit.

레툼 논 옴니아 피니트.

죽음이 모든 것을 끝내지 않는다.

 

Dum vita est, spes est.

툼 비타 에스트, 스페스 에스트.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너미 오브 갓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9-2 아서 왕 연대기 2
버나드 콘웰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은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연대기 시리즈 2 <에너미 오브 갓>이란다. 이 책은 좀 구하기 어려웠단다. 왜냐하면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연대기 시리즈가 모두 3권인데, 아빠가 이 책을 구매할 때 1권과 3권은 팔고 있는데 2권 바로 이 책 <에너미 오브 갓>은 품절 상태였단다. 어찌 시리즈의 가운데에 있는 책이 가장 먼저 품절이 되었는지… 헌책방에도 이 책이 없었어. 그래서 알라딘 중고서점 등록 알림을 걸어놓고 기다렸어. 한참의 기다림에 알림이 떴는데 아빠가 사기 전에 다른 사람이 먼저 사갔단다으… 그리고 또 오랜 기다림…. 다시 알림 문자가 왔고그때는 오자마자 잽싸게 결재를 해서 구입을 했단다. 그런데 아빠가 게을러서 그렇게 어렵게 구해놓고 바로 읽지는 않고, 책장에 잘 묵혀두었다가 이번에 읽게 된 것이란다. 그럼 할 이야기가 많으니까 어두절미하고 바로 이야기를 해줄게…

 

 

1.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니까 정신 없더라도 이해해주고… 1권의 마지막 부분에 대단한 전투가 있었던 거 기억나지? 러그 계곡에서 있었던 혈투에서 아서가 이끈 둠노이아 연합군이 이겼잖아. 이 전투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그 중에 포위스 왕이었던 고르버디드 왕도 죽었어. 그래서 새로운 왕 퀘네글라스가 왕위에 오르게 되었단다. 전투의 승자의 자격으로 아서는 데르벨을 보냈어. 데르벨은 내심 케인윈도 만나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 비록 상대편에서 싸웠지만 퀘네글라스는 데르벨과 친분이 있어서 적대적이지 않았단다. 데르벨은 퀘네글라스와 만난 뒤에 케인윈을 찾아가서 이번에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어. 하지만 이전에 러그 계곡 전투의 결과로 케인윈은 란슬롯과 정략 결혼을 맺기로 되어 있었단다.

란슬롯과 케인윈의 약혼을 위해 아서귀니비어란슬롯멀린 등이 포위스로 왔어. 그럼 여기서 간단하게 러그 계곡의 전투 결과로 일어나는 일을 정리해 볼게. 먼저 포위스는 퀘네글라스가 왕위에 올랐어. 퀘네글라스는 원래 전투보다는 화의를 원했던 사람이고, 그 전부터 아서와 친분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기 때문에 러그 계곡 전투의 패배했더라도 아서에게 반감을 가지지 않았단다. 그리고 실루리아의 왕이었던 군들레우스가 레그계곡 전투에서 죽었기 때문에 그 빈자리를 란슬롯이 통치하기로 되어 있었단다. 그 란슬롯은 퀘네글라스의 동생인 포위스의 공주 케인윈과 결혼하기로 했어. 케인윈을 사랑하고 있던 데르벨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니.

멀린은 데르벨의 그런 마음을 알고 있었어. 그러면서 주술이 담긴 동물뼈를 건네주면서 그것을 부러뜨리면 케인윈과 란슬롯의 관계가 깨지고 데르벨과 케인윈의 사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어. 데르벨은 그것을 믿지 않을뿐더러 믿더라도 란슬롯과 케인윈의 정략결혼은 브리튼의 평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갈등을 했단다.

드디어 란슬롯과 케인윈의 약혼연회가 열렸어. 데르벨은 멀린이 건네 준 동물뼈를 손에 쥐고 망설였어. 그리고 결국 그 동물뼈를 부러뜨렸단다. 그러자 우연인지 모르겠지만케인윈이 행진 도중 걸음을 멈추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그 도착지는 바로 데르벨이 있는 곳이었어. 그리고 데르벨과 케인윈은 함께 그 약혼 연회장을 뛰쳐나갔단다. 그들은 쿤아시브라는 숲속의 작은 집에 숨어 있었어. 이로써그럼 다시 평화는 깨지는 것인가… 둠노니아로 돌아가던 아서가 데르벨을 찾아왔어. 오히려 아서는 화를 안 내고 이해한다고 했어. 사실정략 결혼을 깬 것은 아서 본인도 그랬었으니까 말이야. 1 <윈터킹>에서 케인윈과 정략결혼을 하기로 했는데, 그것을 뿌리치고 귀니비어와 도망을 갔었잖아. 그것이 대규모 전쟁까지 불러오고 말이야.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달랐어. 케인윈의 오빠이자 포위스의 새 왕 퀘네글라스도 그냥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어. 여동생은 자신이 말린다고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서… 케인윈과 결혼하기로 했던 란슬롯도 혼자 실루리아로 했었어… 그렇게 케인윈의 일탈은 다행히 브리튼 평화에 큰 위협을 주지는 않았단다. 데르벨도 그렇게 원하던 사랑도 찾고 말이야.

케인윈은 말린과 니무에의 설득으로 클러드노 에이든의 솥을 찾는 길에 따라 나서기로 했어. 케인윈이 약혼 연회에서 그런 일탈을 하는데 니무에와 멀린이 도와주기도 했거든. 멀린이 이야기하기를 처녀가 가야 그 솥을 찾을 수 있다고 했어. 케인윈은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데르벨과 결혼도 솥을 찾고 나서 하자고 했어. 데르벨도 케인윈의 결정을 존중하였으며, 본인도 같이 솥을 찾으러 가기로 했어. 출발 전에 데르벨과 케인윈은 숲 속의 작은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단다. 브리튼의 마지막 보물 클러드노 에이든의 솥은 북쪽 어니스 몬 지방에 있었고 그 길은 그리 쉬운 길은 아니라고 했어. 데르벨의 친구인 갤러해드가 군사들을 데리고 데르벨을 찾아왔고, 함께 가기로 했단다.

 

2.

멀린니무에데르벨케인윈 등 솥을 찾아가는 일행이 가는 길은 쉽지 않은 길이었어. 왜냐하면 그곳에는 잔인한 아일랜드 왕 디우르나흐가 있었고, 그들은 자신의 영역에 침입한 이들을 그냥 보내주지 않았거든. 전투는 불가피했고수적으로 적어서 도망을 갈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게 도망을 가면서도 솥의 위치도 찾아내야 했어. 어느날 케인윈이 꿈속에서 솥의 위치가 나왔고그곳으로 갔더니 진짜 솥이 있었어. 드디어 솥을 찾기는 했지만 오랜 여정 때문인지 나이가 많은 멀린은 의식을 잃어버렸어…

그리고 그들이 있는 언덕을 중심으로 사방에 디우르나흐의 군대가 포위하고 있었단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이었어. 의식을 잃은 멀린은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체온도 떨어지고… 케인윈은 멀린이 죽었다고 생각했어. 다들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 자리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어. 추위에 배고픔에 지쳐 잠들어 있었을 때 언제 아팠냐는 듯이 멀린이 멀쩡하게 깨어났단다. 그리고는 다른 일행들을 깨우고… 주술로 안개를 잔뜩 끼게 하고… 안개 속에 몰래 다우르나흐의 군대의 포위를 뚫고 빠져나갔단다. 물론 솥도 같이 가져 갔지… 후에 디우르나흐 군은 멀린 일행이 도망간 것을 보지 못해서, 멀린이 주술을 걸어 하늘로 날아서 그들의 포위를 뚫었다는 전설이 만들어졌단다.

.

다시 숲속의 작은 집이 있던 쿤아시브에 도착을 했어. 케인윈과 정식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같이 살게 되었고, 케인윈은 임신도 했어. 둠노니아에서 아서가 찾아왔어. 귀니비어가 아들을 낳았다고 소식도 전해주었고, 그 아들의 이름은 귀드레라고 지었다고 했어.  아서가 이야기하길, 색슨 족과 전투가 있을 예정이니 도와달라고 했어. 아서는 자신이 존경하는 장군이니 데르벨은 당연하다고 했고, 케인윈을 포위스 왕 퀘네글라스에게 보내고 데르벨은 아서와 함께 둠노니아로 향했단다. 란슬롯은 실루리아의 왕이 마음에 안든다면서 둠노니아에 와 머물고 있었는데, 아서는 여선히 란슬롯을 포용하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고, 그런 점에 있어서 데르벨은 반대 의사를 보였단다. 란슬롯과는 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 란슬롯은 산쉼 주교에게 세례를 받았단다.

.

 

 

3.

아서가 전쟁을 하려고 하는 색슨족 상황을 이야기해줄게. 색슨족이 머물고 있는 동쪽의 넓은 땅을 흘로이기르라고 하는데 그곳에는 앨레와 케르디치라는 두 왕이 있었어. 그들은 때론 대립하고 때론 연합하고 그랬단다. 아서의 작전은 앨레를 먼저 공격하는 것이었어. 브리튼 연합군은 앨레를 공격하기 위해 원정을 떠났단다. 포위스의 왕 퀘네글라스궨트의 왕주 메이리그아서데르벨, 케르노우의 왕자 트리스탄갤러해드그리고 멀린이 함께 했단다. 멀린은 런던에 있는 브리튼 보물을 찾기 위해서라고 했어. 그리고 아서는 일부러 란슬롯을 제외시켰단다. 브리튼 연합군은 색슨족 진영으로 공격하여 앨레를 거의 무너뜨리기 직전까지 갔는데 그때 또다른 색슨왕 케르디치가 군대를 데리고 와서 아서를 지원하겠다고 했어. 이게 무슨 상황이지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란슬롯이 케르디치를 찾아가서 동맹을 맺고 전쟁터로 데리고 온 것이었어.

이건 아서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단다. 그들이 오는 시점이 전투의 시작이라면 모를까… 온 힘을 다해 전투가 이기는 것으로 끝나는 시점에 오는 것은 오히려 독이었어. 왜냐하면 지친 그들을 케르디치가 다른 마음을 품고 공격하면 더 큰 희생을 따를 수밖에 없었거든… 란슬롯의 커다란 잘못된 판단이었지… 이런 상황을 알게 된 아서는 크게 분노했어. 하지만 겉으로는 침착하게 대처했어… 케르디치는 영리하게 자신들이 지원을 위해 먼 길을 왔기 때문에 보상이 필요하다고 했어. 앨레의 땅…. 아서는 여기서 자신들의 희생을 줄이는 방법은 케르디치의 요청을 들어주는 것뿐이라고 했어. 그것을 거절하면 또다시 힘겨운 전투를 해야했거든… 케르디치는 앨레 땅 뿐만 아니라 남부 지역의 자신의 영역과 닿은 브리튼의 땅 벨가이 땅도 달라고 했어. 아서는 그것만은 안 된다고 했어.. 그러자 케르디치도 한발 물러나면서대신 란슬롯이 벨가이 땅을 통치하도록 요청했어. 아서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사전에 케르디치와 란슬롯이 다 짠 계획이었던 것 같아. 란슬롯이 나쁜 놈…

한편멀린은 런던에서 브리튼의 보물인 바퀴 모양의 화차를 찾았지만, 그것도 케드리치에게 빼앗기고 말았단다. 그리고 더 불행한 것은 멀린의 성이 있는 토르에 큰 화재가 발생해서 그동안 모아두었던 보물이 모두 다 타버린 거야.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화재를 빙자해서 누군가 다 훔쳐간 것이었단다. 다행히 브리튼의 보물 중에 흐리데리흐의 검은 빼앗기지 않았대. 왜냐하면 그 검은 바로 아서가 가지고 다니는 액스칼리버였거든… 아서는 그것이 브리튼의 보물이라는 것을 모른 채 갖고 다니고 있었어…

 

 

4.

아서는 브리튼의 평화를 위해 브리튼 전우회라는 것을 만들었어… 그들이 앉은 곳이 우연히 원탁이었는데, 후에 사람들은 그들을 원탁의 기사로 불렀단다. 색슨 족과 전쟁을 마친 데르벨은 케인윈과 다시 만나서 둠노니아에 왔어. 그리고 세월이 흘렀어. 데르벨은 아이를 다섯이나 낳았는데 아들 둘은 그만 어려서 죽고 딸만 셋이 있었단다. 그리고 데르벨은 아서의 부탁으로 둠노니아의 왕자 모드레드를 맡아 키웠어. 그런데 그 모드레드는 장난꾸러기를 넘어 사악한 성격을 가진 아이였어. 독사와 독버섯을 가지고 장난을 쳤고, 실제로 하인 한명이 독버섯을 먹고 죽는 사건도 있었어. 모드레드를 가르치는 사람들이 매질을 해도 모드레드는 더욱 대들기만 할 뿐 고쳐지지 않았어. 그런 모드레드가 장래 둠노니아의 왕이 된다니…

브리튼족은 아서에 의해 화의를 하게 되었고그로 인해 평화의 시대가 왔어. 유일한 고민은 사악한 모드레드가 왕위에 오를 나이가 거의 다 되었다는 점이었어. 여기저기서 아서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 앙숙인 기독교도들만 빼고…. 아서는 모드레드가 왕위에 오르면 바뀔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었어.

그런데 한가지 사건이 일어났어. 케르노우의 왕자 트리스탄과 왕비 이죌트가 사랑을 찾아 둠노니아로 피신하는 사건이 있었단다. 케르노우의 왕자 트리스탄은 아서데르벨 등과 친분을 쌓았던 인물로 그동안 아서와 데르벨이 이끈 전투에 자진하여 참석했던 인물이잖아. 그런 그가 왕비그러니까 공식적으로는 어머니와 사랑에 빠져 피신을 하였다고?

사연인즉, 케르노우의 왕 마크는 그동안 왕비를 숱하게 바꾸었단다그것도 젊은 왕비로… 이번에도 15살의 이죌트라는 여인을 새로 왕비로 받아들였어. 그런데 그 이죌트와 트리스탄이 사랑에 빠진 거야. 트리스탄도 이죌트보다 나이가 한참 많기는 하지만 트리스탄은 아직 총각이야. 트리스탄은 이죌트와 함께 케르노우를 탈출하여 둠노니아로 온 것이야.

데르벨은 무조건 트리스탄을 살려주어야 한다고 했지만 아서는 고민을 했어… 트리스탄이 그동안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긴 했지만이건 또다른 문제인 것이야. 트리스탄의 편을 들 경우 케르노우와 적대관계가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어. 다시 브리튼의 평화에 균열이 올 수 있는… 결국 아서는 원칙대로 하기로 했어… 마크왕이 이 일로 둠노니아로 찾아왔는데, 검의 재판으로 하기로 했어. 마크 왕은 최고의 전사가 대신 참석하기로 했어. 데르벨퀠후흐 등 트리스탄과 친분이 있는 이들이 트리스탄 대신 결투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모두 저지당했단다. 그렇게 트리스탄은 결투에 참석을 하게 되었고결국 죽음으로 패배하고 말았어. 그리고 이죌트도 화형을 당했고 말이야… 아…늙은 마크 왕은 이후 일년도 안되고 죽고 말았다고 하던데… 아서의 결정이 옳았던 것일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트리스탄과 이죌트…. 사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로 더 유명하단다. 아빠도 바그너의 오페라로만 알고 있지그 줄거리는 몰랐는데, 이런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였구나.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을 그린 책이나 영화를 한번 봐야겠구나. 아무튼 이 일로 데르벨은 아서에게 큰 실망을 하고 한동안 멀리하였단다.

 

 

5.

일 년 뒤모드레드의 왕위 즉위식이 올렸어. 모드레드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복수의 칼을 뽑았어. 옛날 자신의 어머니가 죽을 때 배신한 리게삭을 잡아오라고 아서와 데르벨에게 명령했어. 리게삭은 이미 늙었고실루리아에 은둔하고 있어서 그를 데리러 가는 것은 창병 몇 명이면 될 텐데… 모드레드는 끝내 아서와 데르벨에게 명령을 내렸단다. 데르벨은 아서와 화해를 하고 같이 리게삭을 잡으러 갔어… 그런데 리게삭의 주변에는 아서와 데르벨이 올 것을 알고 매복해 있던 이들이 있었어. 도대체 이 정보를 누가 흘린 거지? 아서와 데르벨은 갑작스런 기습을 간신히 방어하고 리게삭을 잡을 수 있있어.

임무를 완수하고, 데르벨은 실루리아에 온 김에 소문으로만 듣고 있던 자신의 친어머니를 찾아갔어. 그리고 친어머니를 수십 년 만에 만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단다. 데르벨의 아버지가 다름아닌 색슨 왕인 앨레라는 거야. 데르벨은 다시 둠노니아로 돌아왔어. 그런데 좀 이상한 분위기가 돌았단다. 그래서 몰래 상황을 지켜봤어. 란슬롯이 죽은 모드레드의 엄마의 유골을 꺼내서 결혼식을 여는 거야. 그렇게 몰래 지켜보고 있는 모르간이 나타났어… 그러면서 그동안 둠노니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모르간 기억나니? 1 <윈터킹>에서도 나왔던 사람인데… 아서의 누나였잖아멀린의 후계자이기도 했고… 그런데 지금은 산쉼 주교와 결혼을 했단다. 산쉼 주교는 기독교이고, 모르간은 드루이드였는데모르간도 이제 기독교로 바꾸었단다.

아무튼모르간이 이야기하기를… 모드레즈는 사냥 중에 죽었고아서는 실루리아에서 죽었다는 거야. 데르벨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서와 함께 있었는데아서가 죽다니… 이게 무슨 소리…. 그렇게 아서와 모르레드가 죽어서둠노니아의 실질적 왕이 사라진 마당에, 란슬롯이 둠노니아를 합법적으로 접수하기 위해 노르웨나의 유골과 결혼을 한 거야..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이것은 란슬롯과 산쉼주교의 음모였던 거야. 이쯤 되면 데르벨은 가족들도 위험에 빠졌을 것으로 생각하고가족에게 달려갔어. 이미 란슬롯의 부하들에게 포위를 당한 상태였어. 데르벨은 그들과 결투를 했지만, 막내딸 디안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단다. 란슬롯의 드루이드 디나스라베인도 왔는데 이들은 위험에 빠지자 도망을 갔단다. 막내딸을 잃은 데르벨은 크게 슬퍼하고복수를 다짐했단다.

뒤늦게 실루리아에서 아서가 돌아왔어. 데르벨로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이야기를 들었어. 하지만 란슬롯의 왕위찬탈을 두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을 했어. 이런 상황에서도 아서는 냉정하게 이해득실을 따졌어. 란슬롯과 싸우게 되면 이는 곧 브리튼의 내분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어. 이런 브리튼의 내분은 색슨족에게만 유리한 것이었거든… 그러면서 란슬롯이 모드레드보다 낫지 않냐면서 명분도 없다고 했어. 아서는 늘 그랬어자신은 왕 노릇 하기 싫다면서… 그런데 죽었다고 하는 모드레드를 갤러해드가 데리고 왔어. 아서도 이젠 란슬롯을 공격할 명분이 생겼어. 란슬롯이 왕위를 빼앗은 것이 되잖아왕인 모드레드가 돌아왔는데… 하지만공격은 조심스러웠어. 아서의 아내 귀네비어아들 귀드레가 란슬롯에게 잡혀 있거든..

그리고 또 하나의 방해가 있었어. 아서의 많은 부하들이 모드레드를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거야. 공격에 동참하지 않으려고 했어. 아서는 결국 시대의 부름을 거절하지 못하고한걸음 양보했어. 자신이 아니라 참사회가 왕을 대신한다고 했어. 참사회를 아서가 이끌고 있으니까 사람들은 아서가 둠노니아를 통치한다고 생각했을 거야. 어찌 되었든지 아서를 역사로 만들어갔어.

아서와 데르벨은 먼저 귀니비어와 귀드레가 갇혀 있는 곳에 몰래 침입했어. 그런데 그곳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단다. 귀니비어가 로마의 옛 이교도 이시스의 비밀의식을 주도하고 있었어. 그것도 옷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성행위를 하고 있었어. 그리고 란슬롯을 왕을 기원하고 있었어. 멀린이 잃어버린 브리튼의 보물들도 그곳에 모두 있었어… 브리튼의 보물들도 모두 훔쳐온 것이 바로 귀니비어란슬롯이었던 거야. 아서도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분노의 칼질을 했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배신당하다니… 하지만 그 사랑하는 감정은 여전히 남아서 귀니비어는 죽이지 못했단다. 이런 난리가 난 가운데 영악한 란슬롯은 도망을 갔단다.

여기까지가 아서와 연대기 2 <에너미 오브 갓>의 이야기란다. 길고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늘 쉽지 않구나. 갑자기 튀어나와 앞뒤와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이해해주렴…^^ 조만간에 아서와 연대기 마지막 이야기 <액스칼리버>도 읽고 이야기해줄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 - 노무현 대통령 어록집
노무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지음 /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나이를 먹으면서 아무리 기억력 쇠퇴가 엊그제 기억마저 앗아가더라도 잊지 못할 날의 기억들은 10분 전처럼 생생한 경우가 있단다. 아빠의 그런 기억에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기억도 꽤 있단다. 대통령이 되시기 전 광주 경선에서 승리하던 날. 2002 12 19일 오후 6시 출구 조사 카운트다운을 하던 순간.. 그리고, 2009 5 23.. 믿기지 않은 뉴스 소식…… 노무현 대통령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9년이 흘렀구나.

그가 떠난 직후 우리나라는 오랜 암흑의 시대가 되었단다. 그 오랜 암흑의 시대를 시민들의 촛불로 몰아내고, 화창한 시대를 맞이한 지도 일여 년이 지났구나. 지난 암흑의 시대가 길었기 때문인지 지난 일년은 너무나 금방 휙 지나가 버렸구나. 그리고 올 5월도 또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리워했단다. 그리고 하나의 아쉬움. 그가 꿈꾸었던 대한민국이 만들어지고 있는 이 시점을 그와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하늘에서 김대중 대통령님과 함께 변화된 대한민국을 보시면서 흐뭇하게 웃고 계시길아빠는 매년 5월이면 노무현 대통령님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그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단다. 5월에 읽은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어록집인 <노무현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책이란다. 5월말에 읽었는데, 아빠가 게을러서 이제서야 이야기해주는구나. 이 책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에서 출간된 책인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이었는지 책 가격도 아주 싸게 냈더구나. 그리고 선물로 엽서도 3장이 실려 있었어. 그 중에는 친구이자 동료였던 문재인 대통령님과 함께 한 사진으로 만든 엽서도 있었는데 그 사진을 보고 있으니 울컥하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따뜻함이 느껴지더구나. 이 두 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일년이 또 휙 지나가 내년 5월은 노무현 대통령님이 떠나신 지 10주년이 되겠구나. 아빠는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해서 노무현 대통령님이 계신 곳을 5월에는 가보지 않았는데, 내년에는 10주년 추모하는 자리에 함께 있고 싶더구나.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워하고 불러보고 싶구나.

 

 

1.

이 책은 노무현 대통령님의 어록집이란다. 노무현 대통령님은 정치인 이전에 학자였어. 그것도 대단히 똑똑한 학자.. 천재이셨지. 특히 정치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거의 일인자가 아닐까 싶구나. 다른 정치인들이 그가 지향하는 바를 쫓아오지 못해서, 늘 열등감으로 그를 헐뜯기만 했었지. 언론도 같이 열등감을 가지고 헐뜯었고 말이야. 반대로 아빠처럼 그의 고귀한 영혼과 사상에 감탄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정치? 어렵지… 물론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처럼 하는 것도 정치라면 쉽다고도 할 수 있어. 하지만 제대로 된 정치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누군가 제대로 된 정치를 하고 싶다면 이 얇은 책 한 권을 추천해 주고 싶구나. 이 책 한 권만 완독하고 책에 나온 대로만 하면 그는 금방 인기 있는 정치인이 될 것이고, 대권후보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구나. 그만큼 이 책에는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잘 정리되어 있단다. 문재인 대통령님이 지지도가 높은 이유가 바로 이 책에 있는 내용들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정치인이기도 해서일 거야. 정치한다고 어려운 책 집어 들지 말고 이 책 하나면 될 것 같아.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얼마나 쉽게 말씀을 잘 하시냐그 말씀을 그대로 적은 글들이라서, 눈에 쏙쏙 들어온단다.

읽다 보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어. 그동안 동영상이나 다른 책들을 통해서 익숙한 글들이지만, 다시 한번 그를 추모하는데 잘 정리된 책인 것 같더구나.

 

 

2.

문재인 대통령님이 쓰신 <문재인의 운명>이라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노무현 대통령님이 남긴 숙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이야기했단다. 이 책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님이 문재인 대통령님에게 남긴 숙제가 아닌가 싶구나.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은 숙제를 시작한 지 일년이 지났고그런데 그 숙제를 너무 열심히 하고 너무 잘 하고 계신 것 같구나. 요즘 퇴근길에 마주치는 낯선 우리나라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확실히 몇 년 전과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 좀더 편안해 보이고 여유도 있어 보이고 행복해 보이기도 하고문재인 대통령님이 숙제를 열심히 하고 계시니까, 우리 국민들이 행복해지는구나.

문재인 대통령님 남은 임기 내내 노무현 대통령님이 내준 숙제를 잘 해주실 믿는단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님은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또 다음 대통령에게 숙제를 남기고, 그 숙제를 할만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문재인 대통령님이 내 준 숙제를 또 열심히 하면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싶구나. 미래가 기대되는구나. 통일도 멀지 않을 것 같고, 기차 타고 유럽까지 가는 일은 더욱 가까운 시일에 할 수 있을 것 같구나.

 

 

3.

아빠가 앞서 이 책의 내용들이 정치 교과서라고 했잖아. 모든 내용들이 주옥 같은 글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오늘날 우리나라 상황에도 딱 들어맞는 글들을 발췌해 보았단다. 아빠가 책에서 발췌한 것들만 따로 정리하는데, 오늘은 여기 독서편지에고 그 발췌한 것 모두를 실어보았단다. 몇 번을 보아도 좋은 글이니까 말이야.

=================================

(9)

민주주의는 투쟁으로 쟁취하는 것이지만 성숙한 민주주의는 투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

(16)

민주주의는 공존과 통합의 기술입니다. 민주주의는 사상과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람들 모두 포섭사고 그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제도입니다. 다원적인 가치와 이익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집단을 이루어서 분파를 만들고 투쟁과 타협으로 분열을 극복하여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통합의 기술이다.

=================================

(19-20)

민주주의에 완성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끊임없이 진보합니다. 우리 민주주의도 선진국 수준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성숙한 민주주의를 이뤄 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인 대화와 타협, 관용, 통합을 실천해야 합니다. 미래를 내다보고 민주주의와 완전한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

(21)

민주주의 원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관용입니다. 이것은 상대주의의 귀결이기도 하고, 상대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는 통합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관용이란 무엇인가? 소극적 의미로 보면, 관용은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생각이 다르다 하여 타도하고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민주주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주의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관용이 필요합니다.

=================================

(27)

민주주의 정치에서 진보다 보수도 중도다 하는 노선도 매우 중요한 가치지만 그 가치의 상위에 원칙이란 가치가 있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지킬 수 있는 원칙을 존중할 때 비로소 민주주의 정치가 성립되는 것입니다. 원칙을 파괴하고 반칙하는 사람은 진보든 보수든 관계없이 정치인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선거를 위해서 후보를 위해서 그렇게 하게 됐을 때 우리 정치는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너도 나도 진보를 얘기하고 개혁을 얘기하고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지만 원칙을 지킬 줄 모르면 그 정치는 한발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

(35)

정부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는 힘은 국민입니다. 스스로의 투명한 자세입니다. 잘못이 있으면 국민이게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할 것입니다. 검찰에 의지하다 보면 검찰에게 뭔가 특별한 권력을 주어야 하고, 그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됩니다. 아무도 규제를 할 수가 없습니다.

=================================

(44)

내가 원하는 것은분열구도를 극복하자고 하는 역사적인 과제입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잊어버리고 있지만, 한때에는 이 지역주의라는 것이 전 국민적인 관심사였습니다.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문제 특히 정치의 분열구도만이라도 극복하자는 것입니다. 정치의 분열구도만이라도 좀 해소할 수 있게 선거제도를 고쳐달라는 것이 나의 요구이고 이를 위해 정말 진지하게 논의해보자는 것입니다. 상생의 정치를 하려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있어야 되고,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대화와 타협을 제안하고 있는 것입니다. 협의상의 제안이 대화와 타협의 제안인데, 한두 가지 표현에 집착하지 말고 내용을 가지고 얘기 좀 하자는 뜻입니다.

=================================

(47)

진실을 토대로 하지 않는 정치는 어떤 제도로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자기 말에 가치가 실리지 않고, 일관성이 실리지 않는 정치는 어떤 경우에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어떤 제도로도 이것은 치유할 수 없습니다. 보증해 줄 수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좋은 헌법이 있어도 자기가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 정치를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정치가 가능한 토양, 적어도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의 토양이 갖춰져야 합니다. (개헌은) 그 토양을 갖추자고 하는 제안입니다. 그것을 우습게 생각하는 정치 문화에서 정치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성공하지 못합니다.

=================================

(55)

내가 싸울 상대는 무형의 것이다. 그것은 제도이다. 변화를 필요로 하는 구문화와 관습이 내 싸움의 상대이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은 내 시대와 내게 빛과 영광을 주지 못할 것이다.

=================================

(69)

사회가 발전하려면 언론이 달라져야 합니다. 언론의 수준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깨어 있는 시민의 참여입니다. 더 많은 시민들이 기사의 생산과 유통에 참여하고, 책임 있는 비판으로 언론의 정치권력화를 견제해 나갈 때 언론의 수준과 기사의 품질은 더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시민참여언론 간의 활발한 연대는 전 세계의 민주주의 발전시키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저도 임기를 마치면 시민주권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운동에 적극 참여할 생각입니다.

=================================

(85)

혁신에 성공한 모든 경험에는 반드시 리더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리더가 관심이 없는 혁신이 성공한 사례도 없습니다. 학습 없이 성공한 일도 없지만 리더가 무관심한 혁신은 성공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성패의 관건이고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많은 사람이 비전을 얘기합니다. 그런데 비전으로 비번이 실현되지 않습니다.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전략 없이 목표달성은 없습니다. 전략은 거저 나오지 않고 풍부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합니다. 리더 스스로 대단히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고, 조직 전체에서 활발히 새로운 제안이 나오게 만들어 가야 합니다. 결국 혁신이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단초는 아이디어입니다. 목표만 가지고는 절대 안 됩니다. 아이디어가 나와야 합니다. 그 다음에 필요한 건 열정입니다. 열정 없이는 아이디어도 안 나오고 추진도 안 됩니다.

=================================

(87)

혁신을 새로운 것을 하자는 것보다는 일을 제대로 하자는 것입니다. 무슨 대단한 진보를 이루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시스템을 제대로 정비하자는 것입니다.

=================================

(105)

큰 틀의 원칙을 지키되 구체적인 외교행위는 융통성을 가져야 합니다. 외교는 현실입니다. 외교는 일방적인 행위가 아니라 쌍방적인 행위입니다. 따질 것은 따지더라도 상대를 존중할 것은 존중해야 합니다. 균형외교이든 자주국방이든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기존의 관계를 갑자기 바꾸려고 하면 마음이 상하기 쉽습니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됩니다. ,미 관계를 비롯한 주변국과의 외교관계를 옛날대로 가자고 하는 주장은 원칙에 맞지 않고 일거에 바꾸자고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습니다.

=================================

(119)

한반도에 냉전체제가 계속되는 한 동북아시아의 대립과 긴장은 해소되기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를 여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불안과 경계의 시선을 거둘 수 있도록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들 가슴속에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게 해야 합니다. 저는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 시대야말로 역내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이야기해야 할 공동의 미래라고 확신합니다.

=================================

(144)

민주주의 발전은 순조롭게 가고 있습니다. 독재는 없어지고 특권과 권력의 횡포도 어느 정도 해소됐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수준이 더 높은 수준으로 향상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민주주의라는 것이 바로 사회적 자본이라고 말하는 신뢰와 통합, 그리고 갈등의 극복, 이런 것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지도 우리가 그동안에 그저 생산성 없는 분배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생산과 분배는 서로 배치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은 별도의 것이라는 생각도 많았습니다. 이제 이것은 맞지 않다는 이론이 이미 세계적으로 확립돼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성숙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 국가 전략이고, 그 다음에 사회 복지 투자를 훨씬 더 늘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 이것이 국가 발전의 중요한 전략입니다.

=================================

(161)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인간이 소망하는 희망의 들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이상이란 것은 더디지만, 그것이 역사에서 실현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가는 것이다.

=================================

(165)

우리가 미래에 추구해야 될 가장 적절한 민주주의 형태를 저는 진보적 시민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여 보았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간다운 삶이라고 하는 가치를 어떻게 실현해나가느냐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독선과 부패의 역사, 분열의 역사, 패배의 역사, 굴욕의 역사 여기에서부터 비롯돼 왔던 패배주의와 기회주의 문화를 오늘날 민주주의 시민사회의 시민문화로 변화시켜나가야 합니다. 물려받은 역사의 오염된 찌꺼기들을 해소해나가야 합니다. 결국 우리 한국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민적 주체 세력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

(176)

정치지도자는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투명해야 한다. 공정해야 한다. 그리고 통찰력이다. 통찰력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한 철학적 이해다. 꼭 필요하다. 그래야 세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통찰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30년 전의 낡은 이념에 매달려서 현실에 맞지 않는 교조적인 주장을 한다. 변화된 사실, 역사의 변화를 통찰력 있게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 다음에 정직하고 성실하고 인간적 신의가 있어야 한다.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어야 한다.

=================================

(193)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 땀 흘린 만큼 잘 사는 사회, 바로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이제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나갑시다.

=================================

(249)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협상을 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는 것은 그냥 모순이지요. 실제로 남북 간 협상에서는 정통성에 관련되는 발언 시비로 항상 협상 자체가 무산되거나 시간만 낭비하는 날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감정과 비난을 일삼는 일도 역시 삼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랩 걸 - 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사이언스 걸스
호프 자렌 지음, 김희정 옮김 / 알마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은 아빠가 예전부터 읽어보고 싶어하던 책이야. 그러던 중 작년 하반기에 <알쓸신잡>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 유시민님이 추천을 하고 나서 더욱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단다. 유시민님의 영향력으로 인해 베스트셀러에도 오랫동안 상위랭크 되었었어.

랩 걸. 왜 제목이 랩 걸일까 싶었었단다. 보통 Lab이라고 하면 실험실이라는 뜻이거든.. 이 책을 읽은 지 얼마 안되어 왜 제목이 랩 걸인지 바로 알겠더구나. 지은이가 평생을 실험실에 살았던 여자 과학자였기 때문이야. 호프 자런이라고 하는 과학자란다. 당연히 아빠는 이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았지만, 미국에서는 꽤 유명한 과학자인가 봐. 2016년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도 선정이 되었대. 1969년생이니까 아직도 현역으로 열심히 연구하고 있겠구나.

1.

호프 자런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실험실에서 살았어. 그의 아버지는 미네소타 대학교의 물리학, 천문학 교수였거든. 호프 자런에게 실험실은 놀이터였어.

호프 자런에게 실험실이라 어떤 곳이었냐 하면

불이 항상 켜져 있는 곳.

내가 하지 않을 일에 대한 죄책감이 내가 해내고 있는 일들로 대체되는 곳.

교회와 같은 곳. 내가 믿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곤 하기 때문에

글을 쓰는 곳. 글에는 내가 써야 하는 이야기와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했어.

이 책은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고 보면 돼. 그냥 누군가에게는 실험실은 그저 실험만 하는 곳인데, 그에게 있어 실험실은 이런 다양한 모습으로 보였던 것 같구나.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 그것은 과학자로서 좋은 능력인 것 같아. 그리고 과학에 관련된 글을 쓰면서도 인문적인 시선과 감성적인 문체도 들어 있었어. 예전에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 진짜 유명한 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글도 잘 써야 한다고 말이야. 아무리 연구 실적이 좋아도 글을 잘 못쓰면 좁은 범위에 국한될 수 밖에 없지만 글을 잘 써서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잘 포장까지 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영역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라고 말이야. 현대에 와서 유명한 과학자로 부르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 하나같이 글들도 작가만큼 잘 쓴단다.

이 책의 지은이 호프 자런이 평생에 걸쳐 한 연구는 나무에 관련된 내용이란다. 나무에 관한 연구를 한 사람들이 뭐, 한두 명이겠니. 하지만 이렇게 일반 대중에게까지 알려진 과학자들은 그리 많을 거야. 호프 자런도 이 책을 쓰지 않았다면 그렇게 유명해지지 않았겠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연구를 했는지도 알지 못했을 거야. 물론 그의 글쓰기가 자신의 업적과 노력을 알리는데 목적만 있었던 것은 아닐 거야. 그는 이 책을 통해 일반 대중들이 나무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져주길 바랬을 거야. 그리고 신비한 나무의 삶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을 것이고또 누군가는 그의 연구하는 자세를 보고, 자신도 그런 과학자가 되어야겠다고 꿈을 심는 사람도 있겠지과학에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이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은 좋은 습관인 것 같아. 너희들도 그런 습관을 가지면 좋겠지만, 기대는 안 할래^^

아빠는 이 책을 통해서 나무의 신비한 삶을 많이 알게 되어 먼저 좋았단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빠가 발췌한 부분을 직접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

(50)

씨앗은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안다. 대부분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하기 전 적어도 1년은 기다린다. 체리 씨앗은 아무 문제없이 100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각각의 씨앗이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그 씨앗만이 안다. 씨앗이 성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 그 기회를 타고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 듯 싹을 틔우려면 그 씨앗이 기다리고 있던 온도와 수분, 빛의 적절한 조합과 다른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졌다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

=============================

(81)

첫 뿌리가 감수하는 위험만큼 더 두려운 것은 없다. 운이 좋은 뿌리는 결국 물을 찾겠지만 첫 뿌리의 첫 임무는 닻을 내리는 것이다. 닻을 내려 떡잎을 한곳에 고정시키는 순간부터 그때까지 누리던 수동적인 이동 생활에 영원히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일단 첫 뿌리를 뻗고 나면 그 식물은 덜 추운 곳으로, 덜 건조한 곳으로, 덜 위험한 곳으로 옮길 희망(그 희망이 아무리 미약한 것이었다 할지라도)을 포기해야 한다. 서리와 가뭄과 굶주린 입이 찾아와도 그로부터 도망갈 가능성 없이 모든 것을 직면해야 한다. 그 작은 뿌리는 자기가 앉아 있는 그 장소에 몇 년,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를 점칠 기회를 딱 한 번 가진다. 뿌리는 그 순간의 빛과 습도를 감지하고 자기 속에 내재된 프로그램으로 정보를 점검한 다음 글자 그대로 몸을 던져 뛰어든다.

=============================

(96)

배아 안에는 떡잎이 들어 있다. 이미 만들어진 두 개의 적은 이파리인 떡잎은 구명용 보트처럼 비상시 부풀려서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생명 유지 장치다. 가장 가까운 자동차 수리점 정도까지만 갈 수 있게 만들어진 스페어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떡잎도 작고 빈약하다. 수액이 들어가 팽창이 되면 겨우 초록빛 물이 조금 든 이 떡잎들은 겨울날 고물차에 시동을 걸 듯 광합성을 시작한다. 조잡한 구조의 떡잎은 절뚝거리면서도 진짜 이파리를 만들어낼 준비가 될 때까지 식물 전체를 지탱하다가 시들어서 떨어진다. 식물이 만들어낼 이파리 모양과도 전혀 다른 모양을 띤 채로.

=============================

(115)

목재는 강하고, 가볍고, 유연하고, 무독성이며, 날씨의 변화에 강하다. 수천 년 동안 발전한 인류 문명에도 우리는 이보다 더 나은 다목적 건축재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같은 면적이라면 목재 기둥은 강철만큼 강하고, 신축성은 열 배이면서도 무게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 고도의 기술을 적용한 인공 물질이 많이 나왔음에도 주택을 지을 때 가장 인기 있는 자재는 목재다. 미국에서만 지난 20년 사이에 사용된 나무 판자를 나열하면 지구에서 화성까지 다리를 놓을 수 있다.

=============================

(182)

살지 않아야 할 곳에서 사는 식물은 골칫덩어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살지 않아야 할 곳에서 번창하는 식물이 잡초다. 우리는 잡초의 대담성에 화를 내지는 않는다. 모든 씨앗은 대담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화를 내는 것은 잡초들의 눈부신 성공이다. 인간들은 잡초밖에 살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놓고 잡초가 많이 자란 것을 보면 충격을 받은 척, 화가 나는 척한다. 우리가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행동을 하는 것은 사실 아무 상관이 없다. 식물의 세계에서는 이미 혁명이 일어나서 인간이 개입한 모든 공간에서는 침입자들이 쉽게 원주민들을 내쫓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가 아무 힘도 없이 그저 입으로만 잡초를 욕해봤자 이 혁명을 멈추지는 못한다. 지금 목격하고 있는 혁명은 우리가 원한 것이 아니라 촉발한 것일 뿐이다.

=============================

(274)

눈 속에서 사는 식물들에게 겨울은 여행이다. 식물은 우리처럼 공간을 이동하면서 여행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장소를 이동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사건을 하나하나 경험하고 견뎌내면서 시간을 통한 여행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은 특히 긴 여행이다. 나무들은 오지를 긴 시간 여행하는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조언과 똑 같은 조언을 따른다. 짐을 단단히 싸라는 조언 말이다.

=============================

(327-8)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을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비유한다면, 흙속에서 식물들이 취할 수 있는 물의 양은 청량음료 병 하나를 채우지도 못하는 양이다. 나무들은 너무도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이파리 한 줌 만들어내는 데에도 1 갤런 이상이 필요하다) 뿌리가 능동적으로 흙을 빨아대는 상상을 하고 싶어질 정도다. 그러나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나무의 뿐리는 전적으로 수동적이다. 물은 낮 동안 수동적으로 뿌리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밤 동안 수동적으로 뿌리 밖으로 흘러나온다. 달의 영향을 받아 벌어지는 바다의 조수간만만큼이나 정확하다. 뿌리 조직은 스펀지처럼 작동한다. 엎지른 우유에 마른 스펀지를 대면 자동적으로 부피가 커지면서 액체를 빨아들인다. 그 축축한 스펀지를 건조한 시멘트에 올려놓으면 얼마 가지 않아 액체가 흘러나와 시멘트 위에 얼룩이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디서 땅을 파더라도 기반암에 가까워질수록 흙은 더 축축해진다.

=============================

2.

호프 자런은 과학자라고 했잖아. 그렇게 과학자라고 하면 끝인데, 우리 세상은 여자인 경우에는 앞에 여성을 붙여서 여성 과학자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단다. 과학계에서는 아직 여성에 대한 편견이 많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 호프 자런이 1969년이면 지금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인데, 자신이 오늘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받은 차별 등이 많이 있었대. 지난 세기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업적을 가로채기 당했다는 이야기는 이제 비밀도 아닌 것 같구나.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그런 것이 존재하다니.. 그것도 스스로 선진국이라고 이야기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말이야

=============================

(396-7)

나는 남의 말을 듣는 데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을 잘 한다. 나는 똑똑하다는 말을 들었고, 단순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해낸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내가 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나는 영생을 얻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일찍 죽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너무 여성적이라는 꾸지람을 들었는가 하면 너무 남성적이어서 못 믿겠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비정하고 무감각하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여성 과학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대체 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따라서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인지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값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동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충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음 두 문장을 되뇐다. 이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할 때를 빼고.

=============================

3.

이 책의 또 다른 큰 줄기는 호프 자런의 지금까지의 살아온 이야기란다. 아직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그의 삶의 전반전까지 정리한 자서전이라고 할까. 그리고 자신의 성장을 식물의 성장에 빗대어 설명한 것 같았어. 그래서 책을 시작하면서 사람은 식물과 같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

=============================

(33)

사람은 식물과 같다. 빛을 향해 자라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과학을 선택한 것은 과학이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미의 집, 다시 말해 안전함을 느끼는 장소를 내게 제공해준 것이 과학이었다.

=============================

..

호프 자런의 업적에 지대한 업적은 파트너 과학자가 있으니 빌이라는 사람이란다. 호프가 대학원 조교를 하던 시절에 만난 사람인데, 그에게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었어. 과학자가 갖추어야 할 끈기와 열정이 있었단다. 이후 그들은 줄곧 같이 연구를 하였단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가졌어. 그리고 많은 업적도 냈단다. 아빠는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 그들이 과학자의 동료뿐만 아니라 인생의 반려자로 사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들의 성격도 잘 맞았고, 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도 가장 먼저 찾곤 했거든. 아빠의 편견이었나?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친구가 될 수가 없다는…. 그런 것 치고는 너무나 오랫동안, 그리고 너무 가까이 지냈는데…. 호프 자런이 클린트라는 다른 과학자와 사랑에 빠졌을 때 아빠는 지은이에게 좀 실망을 했단다.

아빠가 빌과 호프 사이가 어떤 사이인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이야기한 것으로만 보면 빌은 호프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했던 빌이 아니라 클린트라니그러면서 클린트와 사랑은 금방 깨지고 결국은 빌과 함께 할 거라는 예측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갔지만 결국은…. 클린트와 결혼을 하고 아기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게 된단다. 그리고 빌과는 여전히 절친 동료로써 같이 연구를 했어. 더욱이 빌은 결혼도 안하고 연구에만 몰두를 하는데…. 이 책이 출간된 이후라도 빌도 진정한 사랑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드는구나. 혹시 빌은 과학과 결혼한 것일까?^^

이런아빠가 과학 교양 서적을 읽으면서 사랑 타령이나 하고 있구나.^^ 호프 자런이 생각하는 과학 이야기를 해볼까. 호프에게 과학이란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고 했어. 그래서 그렇게 평생 과학과 함께 했던 거야.

=============================

(49)

시간은, , 내 나무에 대한 나의 눈, 그리고 내 나무가 자신을 보는 눈에 대한 나의 눈을 변화시켰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든 중요한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도 것도 가르쳐줬다. 나보다 더 오래 살았어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내 나무도 그중 하나이다.

=============================

나무를 연구하는 과학자. 아무래도 지구의 환경도 연관 지어 생각하는 사람이었어. 지구의 녹색은 점점 줄어들고우리 자손들에게 황폐한 폐허만 남기고 떠날 것에 대한 두려움그런 것은 호프 자런도 느끼고 있어. 녹색…. 녹색이라는 단어는자란다라는 동사와 어원을 같이 한다고 하는구나. 원문은 영어로 썼을 테니, 녹색은 green, ‘자란다 grow…. 일 것 같구나. 녹색이라고 하면 편안함과 평화, 자연 등 좋은 것들만 연상이 되잖아. 그런 녹색이 지구에서 줄어들고 있으니많은 사람들이 그 걱정을 같이 하고 어떻게 하면 녹색을 늘릴 수 있을 수 같이 고민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구나. 이제 6월만 되어도 찌는 더위가 시작되곤 하는구나. 정말 지구는 점점 불타오르는 기분이야. 이런 문제점에 대해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에서 심각하게 걱정을 했으면 좋겠는데아직도 성장과 경쟁만 찾고 있으니안타깝구나.

=============================

(400)

전 세계 어디를 가나녹색이라는 단어는자란다라는 동사와 어원을 같이한다. 자유 연상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녹색이라는 단어와 자연, 휴식, 평화, 긍정이라는 개념을 연관 지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녹색을 잠시 스쳐 지나가는 식으로라도 접하면 단순한 임무를 수행하는 데서도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우주에서 본 지구는 해마다 조금씩 녹색이 줄어가고 있다. 컨디션이 나쁜 날이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 전 지구적인 문제들이 악화되고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 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자손들을 황폐한 폐허에 남겨두고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더 병들고, 굶주리고, 전쟁에 시달리고, 심지어 녹색이 주는 소박한 위안마저도 박탈당한 채 사는 세상을 남기고 떠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이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