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취록 - 조선 최고의 예언서를 둘러싼 미스터리
조완선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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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조완선 작가의 책이 이번에 세 번째란다. 처음에 읽은 책이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란 책이었는데, 재미있게 읽어서 그의 다른 책들도 찾아 보았어. 그래서 읽었던 것이 <천년을 훔치다>라는 책이었단다. 역사 미스터리라는 장르라는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천년을 훔치다>는 좀 실망을 했었단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비취록>이란 책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책을 들었단다.

결과는… 음, 아쉽게도 좋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겠더구나. 비취록이라는 예언서를 둘러싼 이야기인데, 실존하는 책은 아닌 것 같고, “정감록을 모티브로 했다고 하는구나. “정감록”은 조선시대에 실존했던 예언서로 홍경래의 난의 토대를 마련했던 예언서로 유명한 책이었단다. “정감록”으로 검색해보면 관련된 많은 책들이 조회가 된단다. 이 소설에서 비취록은 홍경래의 난 이후 여러 예언서들을 엮은 신비의 예언서라면서 비취록을 소개했단다.

 

 

1.

그럼 이야기를 해줄게. 강명준이라는 역사학과 교수가 있는데, 어느날 그에게 중절모의 중년 사내가 찾아왔는데 고서 진위를 문의하려고 왔다면서 비취록이라는 책을 보여주었어. 진짜 같았어. 그 사나이는 복사본 10여 장만 두고 사라졌단다. 한번 정밀하게 검토해 보라고 했어. 그 복사본을 통해 비취록에서 예언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알았고 그 책 또한 진짜 같았어. 그렇다면 소문으로만 들었던 비취록의 실체를 보게 된 것이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단다. 연락처를 받아 놓지 않아서 전화를 못하고 있는데, 또다른 사람이 중절모의 사내가 전화했었냐고 물어보는 전화를 걸어왔어. 일단 모르겠다고 했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고 중절모의 사나이로부터 전화가 와서 이틀 뒤에 찾아오겠다고 했어.

그런데 그가 온 것이 아니고 형사 둘이 찾아 왔어. 오재덕 반장과 조두호 형사. 최용만 씨가 실종되었다고.. 최용만 씨가 바로 그 중절모의 사내였단다. 강명준 교수는 최용만씨를 찾아 대전 고서점으로 향했단다. 그리고 최용만과 오랫동안 거래를 했던 안기룡씨도 찾아갔어. 안기룡이 바로 강명준 교수한테 전화해서 최용만을 찾던 사람이란다. 그런데 그 사람도 보름 전부터 집에 없었어. 얼마 뒤, 최용만씨, 안기룡씨는 연이어 살해되어 발견되었어. 그들이 죽기 전에 쌍백사에 자주 들렀다는 점, 어떤 예언서를 찾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었어. 그래서 형사 오재덕 반장과 조두호 형사는 쌍백사에 가 보았단다.

계룡산 쌍백사. 쌍백사라는 절은 실제 있는 절은 아니고 소설 속에서 지은이가 만들어낸 절이란다. 계룡산 쌍백사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소문이 있었어. 그래서 중허 스님은 그 절로 젊은 해광 스님을 보내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어. 해광 스님도 그곳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는 편지를 몇 통 보냈는데, 갑자기 입적했다는 편지를 받게 된 거야. 그래서 해광 스님의 입적과 죽기 전 그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유정 스님을 다시 쌍백사에 보냈단다. 유정 스님은 여러 정황상 해광 스님이 자연사한 것 같지 않다는 결론을 냈단다. 하지만 이미 화장까지 해서 어떤 이의 진술이 아니면 알아낼 수 있는 게 없었어. 이때 나타난 스님이 경운 스님이라는 스님인데, 해광의 죽음에 의문점이 있다면서 따로 만나자고 했어.

 

 

2.

그 즈음에 오재덕 반장과 조두호 형사가 쌍백사에 온 거야. 그들이 와 있을 때 한 스님이 실족사로 죽는 사건이 일어났단다. 경운 스님이 실족사로 죽고 말았어. 이것 또한 의문사였단다. 경찰이 와 있을 때 죽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부검을 하기로 했어. 경운 스님의 식도에 삼족오가 그려진 천 조각이 발견되었단다. 유정 스님은 오재덕 반장에게 따라 만나자고 했어. 그리고 해광 스님과 경운 스님의 죽음을 이야기하고 자신이 쌍백사에 온 이유도 이야기했어.해광 스님이 남긴 수첩 등을 경찰에게 넘겼지. 오재덕 반장은 그 수첩을 들고 강명준 교수를 찾아갔고, 이후부터 강명준 교수는 오재덕 반장의 수사를 본격적으로 돕게 되었단다.

..

도대체 쌍백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던 것일까. 쌍백사의 주지는 형암 스님으로 오래 전 다른 절에서 파계한 스님이었는데, 쌍백사에 와서 쌍백사를 다시 재건한 스님이야. 그런데 예언서를 지나치게 믿고 있고 예언도 잘 한다는 소문이 있어. 그에게 최측근은 어렸을 때부터 보살펴준 백공 스님이었단다. 그들은 백화원이라는 건물에서 몰래 보천교 의식을 벌이고 있었어. 보천교는 일제시대 민족종교로 비취록을 받들어 모시는 종교였어. 일제의 패망과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그런 종교였단다. 해방 이후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암암리에 그 종교가 맥을 이어가고 있었던 거야.

그 맥을 이어가는 곳이 쌍백사와 쌍백사 근처에 터를 잡은 사하촌이었어. 최용만, 안기룡 모두 사하촌에서 4년 동안 생활을 했는데, 아마 그때 비취록의 존재를 알았던 것 같았어. 뒤늦게 조사를 하다 보니 몇 년 전에 사하촌에서도 3건의 의문사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어. 점점 의문의 사건들의 범인들은 쌍백사의 스님들로 향하고 있었어.

간간히 뉴스를 통해서 일왕 방한 소식이 전해졌단다. 그것이 너무 큰 힌트가 되더구나. 갑자기 약간은 뜬금없는 일왕 방한 소식이 나온다는 것은 그것이 이 소설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어. 그것도 일왕이 계룡산 근처인 국립현충원과 독립기념관에 방문한다는 거야. 쌍백사의 스님이 받들고 있다는 비취록의 예언 중에 아직 실행되지 않은 것 중에 하나는 분명 일왕과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읽은 이들이 눈치를 챌 것이야. 그런 것들이 아빠가 이 소설에 대해 실망을 느낀 것이란다. 결말이 좀 뻔히 보였거든. 그리고 그 일왕 타겟으로 삼았던 장소도 국립현충원으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분명 그곳이 아닌 다른 곳일 것이라는 것도 너무 쉽게 눈치챌 수 있었어. 그렇다 보니 미스터리의 중요 요소 중에 하나인 반전에 대한 재미가 없었단다. 쌍백사 스님들의 일왕 기습으로 많은 피해만 남기고 실패로 끝이 났단다.

쌍백사 주지인 형암 스님은 살아 남았고, 이번 실패를 실패로 보지 않았어. 다만 때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또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여전히 비취록의 예언을 굳게 믿었단다.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아쉬웠던 작품이란다. 독자로서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이 옳지는 않지만, 좀더 소설을 다듬었다면 좀더 좋은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PS:

책의 첫 문장 : 내가 <비취록>을 처음 본 것은 1984년 겨울이었다.

책의 끝 문장 : 천운이란, 결코 거저 얻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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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중독 - 새것보다 짜릿한 한국 고전영화 이야기
조선희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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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지난 봄에 재미있게 읽은 책 중에 <세 여자>라는 소설이 있단다. 그 소설을 쓴 지은이는 조선희라는 사람이야. 그래서 그 분께서 쓰신 다른 책들을 검색해 보았단다. 처음부터 소설을 쓰셨던 분이 아니고 기자 생활을 하다가 소설을 쓰기 위해서 기자 생활을 그만두었다고 했어. 기자 시절에 <씨네 21>이라는 영화 관련 잡지 회사의 편집장으로도 일했대. 그런 이력 때문인지 그의 책 중에 영화에 관련된 책이 있더구나.

클래식 중독. 처음에는 이 책이 영화가 아니고 음악에 관한 이야기인줄 알았어. 보통 클래식이라고 하면 고전 음악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야. 아빠도 그런 고전 음악에 관련된 책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또 다른 고전 음악의 책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겠구나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인터넷 서점에서 그 책의 소개를 읽어 보았는데, 음악이 아니라 영화에 관련된 책이더구나. 그것도 우리나라 고전 영화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빠가 영화를 좋아하긴 하지만 우리나라 고전 영화는 거의 본 것이 없었어. 서양의 고전 영화는 명작이라고 소문이 난 영화들을 찾아 본 적이 있는데 한국 고전 영화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본 것이 생각이 나질 않더구나. 아빠가 20대 들어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하던 시절 이후의 한국 영화는 좀 봤지만 말이야. 한국 고전 영화라고 하면 왠지 시대에 뒤떨어지고 촌스러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거의 찾아보지 않았던 것 같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성행을 했던 비디오 가게에서도 한국 고전 영화 코너는 못 봤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구나. 그만큼 보려고 했던 사람도 적었고, 보기도 쉽지 않았던 것 같아. 아무튼 그런 한국고전영화의 이야기야…. 아빠가 영화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도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았어.

 

 

1.

지은이 조선희는 <씨네21> 편집장 경력으로 한국영상자료원장을 맡게 되었고, 3년 임기를 마치던 시기에 이 책을 출간되게 되었다고 하는구나. 우리나라 고전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한 가장 좋은 책이 아닐까 싶구나. 물론 아빠가 이와 관련된 책들을 알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말이야. 영화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나라 고전 영화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도대체 무엇을 봐야 할지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할 것 같아.

그리고 영화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영화와 영화인들 사이에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읽는 것만으로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었어. 다만 아쉬운 것은 세대차이에 따라 이 책에 대한 공감도가 많이 차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빠도 이 책에 나오는 영화들 중에 본 영화가 몇 편 안되어 많은 공감을 하지는 못했단다. 옛날에 이런 영화가 있었구나 하는 정도..

최근까지 활동을 하는 임권택 감독에 관한 이야기 정도가 그나마 아빠가 알고 있는 감독이었어. 임권택 감독이 <춘향전>이라는 영화를 찍었던 것은 알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춘향전>이라는 소재로 찍은 영화가 무려 16편이라고 하는구나. 이 통계는 이 책이 출간된 2009년 기준이니까 그 이후에 더 늘어났을 수도 있고 말이야. 다른 고전에 비해 춘향전이 왜 이렇게 많이 영화로 만들어졌을까? 그것은 서사의 탁월함을 받침으로 사랑, 반전, 코믹 등 영화의 성공 요소를 다 갖추었기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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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우선은 서사의 탁월함이다. <춘향전>은 한 청춘남녀의 러브스토리다. 다만 이 사랑의 행로에 온갖 사회, 정치, 문화적 난관들이 겹겹이 치고 들어오면서 러브스토리가 전투를 방불케 하는 모험의 여정이 된다. 여주인공이 애정다툼으로 인해 투옥되고 고문당하고 살해 위협에 놓이는 이런 살벌한 러브스토리가 어디 흔한가. 이 같은 치명적인 삼각관계가 <춘향전>의 극적 긴장을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이다. 여기에 이별과 재회, 원한과 복수, 억압과 저항, 고난과 극복, 출세와 영락 등 명암이 뚜렷한 이야기의 원형들이 드라마를 종횡으로 얽어나간다. 그러니 이야기 구조가 입체적이고 디테일이 풍부할 수밖에. 강력한 코미디의 매력 또한 <춘향전>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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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검열에 관한 이야기였단다. 요즘에도 검열을 하긴 하지만, 옛날에는 검열이 엄청 심했다고 하는구나. 정부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잘려나갔대. 음악이나 소설 등은 다 만든 다음에 검열을 하지만 영화의 경우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한번, 다 만든 다음에 한번 더 검열을 한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어떤 영화는 3분의 1 이상이 잘려 나가는 경우도 있고, 원작 소설과는 전혀 다른 영화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대.

예전에 아빠도 괜찮게 읽은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라는 소설이 있어. 그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경우도 검열을 피해갈 수 없었다고 하는구나. 원작 소설이 철거민의 약자의 시선에서 다룬 영화로 공권력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어. 이 영화는 시나리오부터 제재를 받기 시작해서 몇 번의 수정을 통해 간신히 통과를 하게 되었는데, 배경도 바뀌는 등 원작과는 전혀 다른 영화로 변질되었으며, 포스터를 보면 에로영화인줄 알 정도로 다른 영화가 되었단다. 원작 소설을 본 사람이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았다면 잘못된 포스터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원작 소설을 보지 않은 사람이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았다면, 야한 영화로 생각하고 영화를 보러 왔다가 실망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구나. 원작 소설의 지은이 조세희님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지금이라도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제대로 영화로 다시 만들어서 원작 소설의 명예를 회복했으면 좋겠구나.

 

 

2.

아빠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옛날 고전 영화는 보기가 참 힘들단다. 그런데 요즘에는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대부분 VOD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는구나. 그래서 아빠도 한번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어. , 그런데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는 안되더구나. 아빠는 당연히 VOD라서 스트리밍 서비스인줄 알았는데, 오프라인으로 직접 영상자료원에 가서 봐야 하는 것이더구나. 관심 있는 사람이야 발품 팔아서 가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쉽지 않을 것 같구나. 좀더 접근하기 쉽게 인터넷에서 스트리밍 등으로 제공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PS:

책의 첫 문장 : 한국영상자료원에 와서 3년 동안 정말이지 한국영화 실컷 보았다.

책의 끝 문장 : 앞으로 내가 문학상 같은 데 응모하게 될 일이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혹여 그런 날이 올 때 김연수 씨가 심사를 맡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88)
그것은 당시 청년문화의 한 아이콘이었다. 그것은 젊은이들의 꿈이되 이룰 수 없는 꿈을 의미했다. 일탈에의 꿈, 현실 저 너머 어떤 곳,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사회로부터 멀리멀리 떠난 곳, 탁 트인 대양과 무한의 자유, 권위적인 아버지를 뛰어넘은 젊은 세대의 미래, 그 모든 것을 통칭했다. 또한, 난숙한 풍요의 후기산업사회로 접어든 서구사회가 달라이라마나 라즈니쉬, 참선 등 동양적 패러다임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듯, 과학문명과 경제개발의 중심인 서울에서 바라보는 동쪽 끝, 바다와 고래가 갖고 있는 어떤 근원의, 원시의 이미지에 대한 동경이었다. 하지만 해외이민이나 입산수도라면 몰라도 ‘동해바다의 고래’는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투지가 안 보이는 이루기를 진즉에 포기한 꿈이다. 청년기의 잠재울 수 없는 갈증과 허기와 객기, 군사정권 아래 숨죽인 병영사회 속에서 폭발할 듯한 대학사회의 스트레스가 거기 담겨 있었다. 그것은 희망인 동시에 좌절의 부호였다. 하시 말해, ‘허공에의 질주’였다.

(114)
일본이 항복하고 조선이 해방됐을 때 부푼 꿈이 깨져 허탈해 하는 지식인들이 있었다는 것은, 믿기 싫지만 진실에 가깝다. 총독부가 손목을 비틀어서 이광수가 <전망>이나 <조선의 학도여> 같은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글들의 저류에 깔리는 필자의 정서는 억압과 굴종이 아니라 낙관과 투지에 들뜬 비상한 흥분 상태다. 다만, 당대 최고의 지식인 이광수가 어찌해서 이처럼 믿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지, 그리고 멀쩡한 조선의 영화인들이 어찌어찌해서 마친내 ‘민족의 죄인’이 되고 말았는지는 연구 대상이다. 그것을 ‘시대적 조울증’과 ‘스톡홀름 신드롬’으로 풀어볼 수 있지 않을까.

(237)
‘꿈’은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잠 속의 환각도 꿈이고, 미래의 소망도 꿈이다. 두 가지는 성질도 다르고 차원도 다른, 전혀 동떨어진 영역에 속해 있는 어떤 것이다. 하지만 놀라운 유사성을 갖고 있다. 모두 마음의 작용이며, 물리적 실체가 없고, 지금 현실과의 관계란 그저 가느다란 끈 정도다. 나는 문득, 그 꿈도 꿈이라 부르고 저 꿈도 꿈이라고 부른 최초의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그리고, 우리말뿐 아니라 다른 언어를 만든 사람들도 똑 같은 발상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영어의 ‘dream’ 역시 두 가지 꿈이다. 중국어의 ‘夢’도 그렇다. 프랑스어의 ‘reve’(레브)나 스페인어의 ‘sueno’(스에뇨)도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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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10-11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음산책 ㅡ 이었네요!^^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태인 2018-10-14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영상원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유튜브에서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회원들한테 문자 보내더라고요.유튜브에도 올리니 보러오라고...

bookholic 2018-10-15 08:1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일단 회원 가입이 우선이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강병융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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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한 사람 밖에 떠오르지 않았단다. 책 앞표지의 간략하게 그린 초상화만 봐도 떠오르는 사람, 책제목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말만 들어도 떠오르는 사람. 하지만 영원히 떠오르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 아빠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된 이후, 아빠는 텔레비전 뉴스를 완전히 끊었단다.

아빠는 그가 나라를 말아먹을 줄 알았지만, 이렇게 대놓고 거덜내면서 말아먹을 줄은 사실 몰랐단다. 그 동안 구축해 놓은 국가 시스템이 그의 권력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오랜 편법과 불법으로 똘똘 뭉친 장사꾼 출신인 그가 대통령의 권력을 잡았는데, 그깟 법이 눈에 보이겠니..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자기 주머니 채우느라 정신 없었지. 정말 싫었단다. 그런 그가 대선 후보 때 했던 말.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세상 최고의 거짓말쟁이가 한 이 말은 짜증 가득 품어내는 말이었단다.

그런데 그것을 제목으로 소설을 만들었다? 소설이 재미없더라도 그냥 읽고 싶었단다. 이 책은 강병융이라는 사람이 쓴 단편소설집이란다. 도대체 강병융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어떤 강심장을 가진 사람인데 이런 소설을 썼을까? 범접할 수 없는 인물을 대놓고 쥐로 의인화한 그림을 책 앞표지에 딱 갖다 놓는 대담함. 작가 프로필을 보았단다. 1975년생 현재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대학교 아시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하는구나. 물론 소설가로도 소설들을 냈고 말이야. 남다른 경력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어. 책날개에 있는 그의 사진을 보아하니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처럼 보이는구나.

 

 

1.

읽으면 속이 시원한 소설이 있을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아빠는 이 책에 나온 소설들 중에 2편을 읽고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을 받았단다. 그 두 소설은 바로 <우라까이>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소설이란다. <우라까이>라는 소설은 쓴 소설이 아니라 만든 소설이라고 해야 옳겠구나. 우라까이라는 말은 원래 기자 세계에서의 은어로기사의 내용이나 핵심을 살짝 돌려쓰는 관행을 이르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그냥기사 베끼기를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이 단편 소설은 신문 기사들을 짜깁기해서 만든 소설이란다. 그가 창작해낸 말은 하나도 없고, 여기저기 신문 기사를 오리고 붙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란다. 소설 만들어내느라 고생을 한 것 같구나. 아래 내용을 보면 너무 자연스러운데 사실은 여러 기사들을 짜깁기한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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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도를 따르면 이 거대 쥐는 예배를 마친 후에는 조용히 찬양을 부르며 활짝 웃었다. 얼굴 표정은 전에 없이 환하고, 웃는 모습은 마치 모든 근심을 털어버린 듯 천진난만하기까지 하고 학생들과 함께 하트를 함께 그리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 성공하고 있는 징표라는 자신감을 보이는 듯한 표정, 자족감이 묻어났다.

(65)

미국 뉴욕주에는 애완동물로 쥐를 기르는 사람이 있다고 미국 매체 뉴욕데일리뉴스가 소개했다. 그녀의 집 거실에는 약 173센티미터의 쥐 조각상이 있으며,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쥐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MB의 추억>.

“다른 동물들이 할 수 없을 정도로 날 정말 행복하게 해준다, “사람들은 내게 왜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않으냐고 묻지만, 난 그냥 쥐가 좋다고 말했다. 괴물 쥐와 자신이부적절한 관계였다고 주장한 내용을 폭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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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책 제목과 같은 단편 소설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그가 대통령이던 시절.. 우리나라는 거짓말 같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그로 인해 선량한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쳤단다. 그 거짓말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라는 것이 가슴 아프구나. 광화문의 평화시위. 그것도 광우병 소고기 반대라는 먹거리와 관련된 평화 시위였는데.. 그 시위에서 물대포를 맞고 실명을 한 사람의 이야기가 있었고, 용산에서 자신의 집과 가게를 지키려다 죽은 사람이 있었어.. 이런 일들로 가족이 풍비박산이 된 어떤 아줌마의 복수극.

힘이 없어서 그 대상에게 복수는 못하고, 얼마 전부터 눈에 나타나서 약올리는 듯 왔다갔다 하는 쥐를 잡아 죽인다는 이야기란다. 읽으면서 아빠는 지은이가 은근히 걱정되기도 했단다. 민주 정권이 들어서고 그가 감옥에 가 있는 세상이지만, 그가 이 소설의 존재를 알게 되면 혹시 지은이에게 나쁜 짓은 아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야. 그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을 보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거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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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이렇게 그에게 헌정하는 소설도 있었지만, 다른 소설도 있었단다. 그리지 못해 쓴 이야기 시리즈도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낼만 했고, 동성애자들이 모여 사는 충청북도의 좆도라는 가상의 섬 이야기를 쓴 <귀뚜라미 보일러가 온다>는 솔직히 약간은 읽기 불편하기도 했단다. 그리고 알퐁스 도데의 <>을 패러디한 <빙글빙글 돌고>라는 소설도 신선했단다. <빙글빙글 돌고>라는 소설은 참신한 시도 같았어. 소설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유명한 소설을 살짝 비틀어서 패러디 소설을 써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오늘은 이렇게 간단히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메시아가 왔다는 2000년래의 구라가 있습니다.

책의 끝 문장 : 세상은 좋아질 겁니다.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니까요! 희망을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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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스 - 세상을 바꾼 다섯 개의 수
EBS <넘버스> 제작팀 지음, 김홍종 감수, EBS MEDIA / 민음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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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는 학창시절 수학을 좋아했단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누군가는 재수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어. 그런데 너희들이니까 솔직히 이야기하는 거야. 아무래도 깔끔하게 답이 나오고,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수수께끼를 푸는 것 같기도 하고, 추리를 해 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그래서 좋아했던 것 같아. 예전에 회사 일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고등학교 수학 문제집을 풀면서 스트레스를 풀 때도 아주 가끔 있었단다. 수학 문제에 집중을 하다 보면 회사 일을 잠시 잊기도 했거든그래서 수학에 관련된 책들을 만나면 은근히 반갑더구나.

지금 와서 수학에 관해 어려운 전공책을 읽는 것은 좀 그렇고, 수학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가는 책들이면 대환영이란다. 그런 책들에서 읽은 이야기를 너희들에게도 해주면 좋고 말이야. 정말 오랜만에 수학에 관한 책을 읽었단다. EBS 다큐프라임으로 방영이 되었던 내용을 책으로 엮은 <넘버스>라는 책이야. EBS 다큐프라임은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질 높은 다큐멘터리로 본 것 중에는 실망한 것이 없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바쁘다는 이유로 많이 보지는 못하는구나. 가끔 다큐프라임을 책으로 엮은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이번에 읽은 <넘버스>도 텔레비전으로는 보지 못하고,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구나.

세상을 바꾼 다섯 개의 수.. π, ∞, x, 0, i

수라고 하면서 너희들이 알고 있는 숫자처럼 보이는 것은 영(0) 하나뿐이구나. 그런데 나머지들도 다 숫자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학교에서 하나씩 배우게 될 숫자들이지

 

 

1.

π. 원주율이라고 하는 π. 원둘레와 원의 지름의 비율. 좀 쉽게 이야기하면 원지름이 1일 때 원둘레의 길이.. 파이. 3.14. 그래서 3 14일을 파이데이라고도 한단다. 누군가에게는 화이트데이이지만

π를 하늘의 수라고 이 책에서는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간단히 3.14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뒤로 숫자가 계속 이어진단다. π는 그리스로 원둘레라는 단어의 앞글자를 따서 표기한 것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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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π는 그리스어로 둘레를 뜻하는 단어인 περιμετροζ의 앞 글자를 따서 부르기 시작한 것으로, 앞서 살펴본 원적문제와 관련이 깊다. 아낙사고라스가 처음 문제를 낸 이후 원적문제는 여전히 인기가 좋았다. 아르키메데스는 여기에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원과 같은 넓이의 정사각형을 자와 컴퍼스만으로 작도하는 데 매달리지 않고 원의 넓이를 구하는 일에 집중한 것이다. 그리스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선지 그에게는 깐깐한 본토들이 보여 주는 자와 컴퍼스에 대한 강박이 없었다. 그는 연구 끝에 다음과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원의 넓이는, 밑변이 원둘레와 같고 높이가 반지름과 같은 직각삼각형의 넓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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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고대에서는 측정장치는 자와 컴퍼스뿐이었는데, 자와 컴퍼스를 이용해서 원의 면적을 재려고 애를 썼지만 정확히 잴 수 없었대. 아무래도 땅의 면적이 중요하니까 말이야. 네모 모양의 면적은 금방 계산이 되는데 원의 면적은 어려웠던 거야. 그러다가 아르키메데스라는 사람이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냈단다. 원의 넓이는 밑변이 원둘레와 같고 높이가 반지름인 직각삼각형의 넓이와 같다고 했어. 이것은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금방 이해가 된단다. 그림은 책에서 참고하렴.

, 이제 원의 둘레만 잴 수 있으면 돼원의 둘레를 재는 방법도 알아낼 수 있었어. 원에 내접하는 다각형과 외접하는 다각형의 면적을 재는 거야. 그러면 원의 면적은 내접하는 다각형의 면적보다 크고, 외접하는 다각형의 면적보다 작게 돼. 그리고 다각형의 꼭지점을 점점 키우면 원의 면적의 범위는 점점 작아지게 되는 거야. 그렇게 해서 아르키메데스는 원에 내접하는 96각형과 외접하는 96각형의 면적을 구해서 원둘레와 원의 지름의 비율이 3.1408 3.1429 사이의 숫자라는 것을 밝혀냈어. 지금도 이 방법으로 원주율을 구하는데, 슈퍼컴퓨터로 1 2000억대자리까지 구했다고 하는구나. 특별히 좀더 쉽게 구하는 방법이 딱히 없어. 하지만 여전히 그 숫자는 반복되지 않는 숫자로 남아있대. 참 신기하구나..

아주 심플해 보이는데 지름과 원둘레의 비율이 무리수라니….  원주율은 왜 무리수일까? 갑자기 이걸 증명한 사람이 있는지 궁금하구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요란 람베르트라는 사람이 18세기에 처음으로 증명했다는구나.

 

 

2.

8자를 눕혀 놓은 모양의 수.. 끝이 없는 수를 표현하는 무한대를 나타내는 수란다. 갈릴레이는 무한을 생각할 때 유한과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했어. 예를 들어 자연수가 홀수와 짝수가 있다고 해서 자연수의 개수가 짝수의 개수보다 많다고 할 수 없다는 거야. 자연수도 무한 개, 짝수도 무한 개그러므로 자연수에 매칭되는 짝수는 반드시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짝수가 자연수보다 더 적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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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짝수는 자연수의 부분일 뿐이라 자연수가 훨씬 더 많을 것 같지만, 자연수 집합 안에서 어떤 큰 수를 가져와도 거기에 대응하는 짝수의 원소가 있다. 다시 말해 일대일 대응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무한을 볼 때는 유한의 세계와 같은 시선으로 보지 말라는 얘기가 바로 이것이다.

살비아티는 말한다.

“어떤 것들의 개수가같다’, ‘많다’, ‘적다고 하는 것은 개수가 유한한 경우에만 할 수 있는 말일세. 무한한 경우에는 이런 말이 성립하지 않네. 유한한 개념들을 가지고 무한에 대해 토론하려니 이런 어려움들이 생기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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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크 칸토어라는 사람은 무한급수를 생각해냈다고 하는구나.. 무한히 많은 수를 더한 값을 찾을 수 있다고 했어. 무한한 수를 더하면 무한한 수가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발산이라고 했고, 무한한 수를 더해서 특정한 값을 구할 수 있는 경우는 수렴이라고 했단다. 고등학교 때 무한급수 단원이 괴롭히기도 했는데, 그때는 그냥 별 생각 없이 공식을 외웠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무한급수를 생각해 낸 칸토어라는 사람 또한 천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그런데 칸토어는 다른 수학자들로부터 무한의 수를 세었다고 무시당하고 압박을 받다가 신경쇠약으로 일찍 세상을 등졌다고 하는구나. 참 안타까운 일이구나.

 

 

3.

그런데 더 안타까운 사람이 있더구나. 갈루아라는 천재 수학자였는데 젊은 시절 사랑을 둔 치정극의 결투로 사망하고 말았단다. 그의 나이 21살이었대. 21살이 무엇을 했길래 천재수학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 그는 자신이 죽을 것을 예감하고 3통의 편지를 남겼는데, 그 중에 한 통이 수학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하는구나. 그가 남긴 것은 5차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내용이었어.

x. 미지수를 나타내는 x. 이것도 숫자로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더구나. 어떤 숫자인지 모르는 숫자를 편의상 대체한 것인데 말이야. 그래도 미지수라고 칭하니 숫자라고 해야 하는지어떤 수도 될 수 있어서 그런지 이 책에서는 x를 상상의 수라고 했단다.

갈루아 이전에 수학자들은 이런저런 노력으로 2차 방정식, 3차 방정식,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구했단다.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이 세상에 출현하는 과정도 재미있는 과정을 거쳤지만 그 이야기는 갈루아의 이야기에 비하면 별로니까 생략할게. 4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발견하고 나서 오랫동안 수학자들은 5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을 푸는데 온 힘을 쏟아 부었단다. 그런데 21살의 젊은 수학자 갈루아가 5차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야. 안타깝게 사랑을 둔 결투에서 죽고 말았지만 말이야. 그가 젊은 나이에 죽지 않았다면 수학에 많은 업적을 세웠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하는구나.

 

 

4.

숫자 0은 생각보다 상당히 늦게 태어났다고 하는구나.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0은 사실 숫자일 필요가 없던 거야. 인도에서는 옛날에 학문이라는 것은 말로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대. 그렇다 보니 간략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어. 숫자도 마찬가지였단다. 로마자의 경우 십의 자리는 다른 문자로 표기를 했는데, 인도에서는 자릿수의 개념을 생각해 냈다는구나. 그렇게 자릿수를 생각하다 보니 중간에 빈 수를 표현해야만 했어.

예를 들어 천의 자리는 9, 백의 자리는 없고, 십의 자리는 4, 일의 자리는 9라는 숫자를 표현할 경우, 백의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생긴 것이란다. 띄어쓰기를 해서 9 49라고 해도 헛갈릴 것 같았어. 그래서 0이 생겨난 것이란다. 9049. 얼마나 편하니이렇게 생겨난 0은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에 전파가 된 것이란다. 피보나치 수열로 유명한 피보나치는 0의 존재를 접하고 너무 편리해서 0을 전파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는구나. 0의 발견은 아주 큰 숫자도 아주 간단하게 쓸 수 있게 한 것으로, 인류문화사의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손꼽힌다고 하는구나. 음… 그런 재미있는 역사를 가지고 있구나.

 

 

5.

두 수를 더하면 10, 곱하면 40인 수를 구해 보시오. 이런 문제를 누군가 냈다고 해보자꾸나. 간단한 연립방정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 하지만, 이 방정식을 풀려고 해보면 x^2=-15라는 수식을 만나게 된단다. 어떤 수를 제곱해서 음수가 나오는 수라니…. 그런 수가 어찌 있을 수 있는가. 이 연립방정식의 답은 없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수학자들은 그런 수를 만들어내게 된단다.

알파벳 i로 표현하는 허수라는 수… i의 제곱은 -1이 된단다. 그러면 아까 위의 방정식 x^2=15의 답도 구할 수 있단다. 숫자는 설명하기 쉽게 하려고 수직선상에 표현하기도 한단다. , 그러면 이 허수는 수직선상에 어디에 놓아야 하는가 고민이 생겼어. 이미 수직선상에는 정수, 유리수, 무리수 등 실수로 가득 차 있었거든

유명한 수학자 가우스는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좌표평면이었단다. 수직선은 좌우로만 길어지는데, 가우스의 좌표평면은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로도 뻗어나가고, 허수의 위치는 바로 그 상하 쪽에 위치하게 했단다. 익숙하게 이야기하면 x축은 실수 축, y축은 허수 축이 되는 거야. 처음에 허수를 발견했을 때는 쓸모 없는 숫자라고 생각들 했어. 하지만 오늘날에 와서는 양자역학, 현대수학, 물리학, 우주를 설명하는데 가장 중요한 수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숫자도 언제 어떻게 운명이 바뀔 지 모를 일이로구나.

.

지금까지 아빠가 이해한 수준에서 간단히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HTML 문서로 수식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고, 아빠가 게을러서 그림들을 갖다 붙이기 하지 않아서 아빠의 글이 쉽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나중에 너희들이 좀더 커서 학교에서 이런 숫자들을 접하게 되면 이 책의 원작인 EBS 다큐프라임 <넘버스>를 찾아 같이 보자꾸나. 오랜만에 수학에 관련된 책을 읽고 나니 수학에 관련된 책들을 더 찾아 읽어보고 싶구나. 우선 집에 있는 책들부터 뒤져 봐야겠구나.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하련다. 안녕.

 

                                                                     

PS:

책의 첫 문장 :.자연을 커다란 책에 비유한다면, 그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거기에 쓰인 언어를 알아야 할 것이다.

책의 끝 문장 : 사실, 보물이 있는 자리는 P=1, Q=1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같은 자리다. 교수대의 위치와 상관없이.


(103)
"내가 유일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이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쩌면 내가 역사상 맨 처음으로 모든 타당한 논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그런 입장을 분명히 취한 사람일 것이다. 한편 나는 알거니와 내가 이런 논의를 하는 마지막 사람은 분명 아니다."

(215)
사람들은 방정식을 들여다보고 각의 3등분 문제와 아폴론 제단 문제도 모두 자와 컴퍼스만으로는 작도할 수 없음을 알게 됐다. 왜냐면 둘 다 3차식으로 표현되기는 하나 x3-1=0의 경우처럼 1차와 2차식으로 인수분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2000여 년이 지나서야 참으로 오랜 난제들이 해결됐다. 그런데 더 중요한 점은, x3-1=0에서 구한 해 중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 문제가 괴물 같은 수인 ‘허수’를 드러냈다는 데 있다.
"허수를 상상의 수라고 부르지만 원래는 마법의 수라고 불렀습니다. 없는 것을 만들었죠. 그러나 사람들은 이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수학에 유용한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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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의 폭풍 2 얼음과 불의 노래 3
조지 R. R. 마틴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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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검의 폭풍 2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이미 드라마로 봐서 줄거리를 알고 있었지만, 소설로 다시 읽어봐도 여전히 재미있더구나. 책에 지도가 나와 있는데, 칠왕국의 지도는 유럽의 지도를 닮은 것 같았어. 그래도 지도 상에 없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고, 수많은 등장인물을 창조해낸 지은이의 머릿속이 궁금하구나.

아빠도 그런 생각을 해봤어. 새로운 세계를 만들라고 하면 어떤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너희들도 한번 새로운 세계를 한번 상상을 해보렴. 지금 세계와는 다른, 새로운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 그럼 이제 검의 폭풍 2권을 이야기해볼게.

 

1.

아리아는 베릭 공에게 붙들려 있으면서도 이런저런 소문을 들었어. 롭과 엄마 캐틀린이 지금은 리버런이 아닌 트윈스에 있을 것이라고 했어. 트윈스는 왈더 프레이의 성이 있는 곳인데, 결혼식 때문에 그곳으로 향했다고 했어. 아리아는 기회를 봐서 도망에 성공을 했단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원수 같은 산도르 클리게인에게 붙잡히고 말았어. 아리나는 산도르 클리게인이 자신을 킹스랜딩으로 데려갈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산도르는 아리아를 트윈스로 데리고 가겠다고 했어. 산도르는 아리아를 롭과 캐틀린에게 보내고 몸값을 받으려고 한다고 했어. 아리아는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캐틀린은 롭과 함께 에드무어 경의 결혼식을 위해 리버런을 떠나 트윈스에 있는 프레이의 성으로 향했어. 캐틀린은 왈더 프레이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이 너무 잘 풀리는 것에 대해 여전히 의심을 버리지 못했단다. 그리고 만약을 대비해서 롭의 후계자를 정해야 한다며 친척 중 어떤 사람을 지목하자, 롭은 자신의 후계자는 존 스노우가 제격이라고 했단다. 서자이긴 하지만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이유였어. 캐틀린은 절대 안된다고 하면서 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단다.

롭과 캐틀린 일행은 왈더 프레이의 성에 도착했단다. 결혼 준비로 바빴어. 그리고 신부 로슬린이 소개되었는데, 예뻤단다. 에드무어는 생각보다 훨씬 미인이다 보니 금방 얼굴표정이 바뀌었단다. 캐틀린이 생각한 것보다 왈더가 결혼 준비를 잘 하고 있어 약간 안심을 했단다. , 그건은 다른 것을 위한 준비였다는 것을 그때 몰랐지. 그 조짐을 알아본 것은 롭의 다이어울프 그레이윈드뿐이었어. 계속 으르렁거렸지만, 다이어울프의 경고를 알아본 이는 아무도 없었어.

아리아와 산도르 클리게인은 트윈스에 도착을 했어. 결혼식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한 것 같았어. 성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연회를 열고 노래 부르고 잔칫집 분위기였어. 그런데 결혼식이 열리는 성 안에는 갑자기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되었단다. 라니스터 집안을 찬양하는 음악이 연주되고갑자기 화살이 여기저기가 날아와 롭의 몸에 꽂혔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기에는 너무 늦었어. 캐틀린이 롭을 살리기 위해서 왈더 프레이의 아내를 인질로 잡았지만, 왈더 프레이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어. 성안에 있는 스타크 사람들을 잔인하게 죽였단다. 그 죽음에는 롭과 캐틀린도 예외가 아니었어. ,, 또다시 주인공 인물들이 죽는 대 반전이 일어나는구나. 1부에서 에다드 스타크의 죽음만큼은 아니지만, 그들의 죽음은 또 다른 주인공들의 퇴장을 의미했단다. 드라마를 통해 그들의 죽음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죽음은 여전히 충격적이구나.

성 밖에 있던 아리아도 결혼식이 난장판으로 바뀐 것을 알았어. 롭과 캐틀린을 만나러 가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지. 산도르가 강제로 아리아를 데리고 그곳에서 도망을 갔단다. 아리아의 정체가 밝혀진다면 아리아도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말이야그렇게 스타크 집안은 무너지고 마는 것인가 

 

2.

아스타포에서 거세병들의 마음을 얻고 그들의 충성까지 얻게 된 대너리스거세병들을 데리고 융카이로 향했단다. 거세병들의 전투력은 소문난 만큼 강력하지만 그들은 보병이었어. 전쟁을 하기 위해서는 보병뿐만 아니라 기병도 필요했지.. 그래서 대너리스를 기병을 구하려 융카이에 갔고, 거세병들의 전투력을 융카이를 차지자하고 노예들을 해방시켜 자유를 주었어. 해방된 노예들은 대너리스를어머니라고 부르면서 칭송했어. 그렇게 금방 대너리스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었단다. 대너리는 거세병들과 융카이 해방 노예들과 함께 미린이라는 도시에 도착했어. 하지만, 미린은 장벽이 높아서 공격하기 쉽지 않았단다.

참모들과 회의를 하는데, 그 중에 자신의 집안의 원수인 로버트 왕의 신하였던 바리스탄 경이 신분을 속이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었어. 바리스탄 경은 대너리스에게 충성을 맹세했지만, 쉽게 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어. 그런데 바리스탄 경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했어. 대너리스의 최측근이자 가장 의지했던 조라 경이 사실은 로버트 왕이 심어놓은 정보원이었다는 거야. 대너리스의 정보를 로버트 왕에게 보내는 임무를 맡았다는 거야대너리스는 충격을 받았고, 조라 경은 처음에는 그 임무를 했지만, 대너리스를 사랑한 후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어. 대너리스는 조라 경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또 꺼내자, 더욱 불쾌해 했어. 조라 경에게 큰 실망을 했어. 어쨌든 대너리스는 미린을 접수했단다. 휘하 장군들의 도움, 특히 자신의 죄를 공으로 덮으려는 조라 경의 역할이 컸어. 그래도 조라 경의 잘못을 용서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 대너리스는 조라 경을 추방했단다. 어려운 결정이었지. 대너리스는 승승장구했단다. 한가지 안 좋은 소식 빼고 말이야. 자신이 해방시켜 준 아스타포와 융카이가 지금은 혼란에 빠졌다고 했어. 그래서 대너리는 한가지 다짐을 하게 된단다. 지금은 땅을 정복할 시기가 아니고, 땅을 다스릴 시기라고 말이야. 그래서 미린을 떠나지 않고 다스리기로 결정했단다.

 

 

3.

트윈스에서 있었던 소식이 킹스랜딩에도 도착을 했단다. 티리온은 충격적인 소식에 놀랐어. 비록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산사가 자신의 아내이잖아. 그 산사의 오빠와 엄마가 잔인하게 죽었잖아. 알고 보니 그 일은 모두 타이윈공의 작전이었단다. 윈터펠과 북부를 차지하기 위한 한 짓이었어. 조프리의 결혼은 일정대로 성대하게 진행이 되었단다. 싸가지 레벨이 만렙인 조프리는 결혼식에서 계속 티리온을 조롱했어. 자신의 삼촌인데 말이야. 티리온은 보는 눈도 있고 해서 조프리의 조롱과 놀림을 참아냈어.

아무도 조프리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았단다. 그런데 조프리가 파이와 포도주를 먹다가 갑자기 목을 잡고 고통스러워 하면 죽었단다. 죽기 전에 손가락으로 티리온을 가리켰어. 세르세이는 아들 조프리가 죽어가는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괴로워했어. 조프리는 독살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파이가 목에 걸렸다는 이야기도 있었어. 그런데 세르세이는 조프리를 죽은 범인으로 티리온을 지목해서 티리온은 감옥에 갇혔단다. 티리온이 준 포도주를 먹다가 죽었으니 세르세이는 그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

그 결혼식 현장에 산사도 있었어. 난리가 난 틈에 돈토스 경은 산사에게 도망가자고 했어. 자신이 고향에 데려가 주겠다고 했지. 산사는 당황하다가 돈토스 경을 따라갔어. 예전부터 돈토스 경은 산사에게 도움 받은 것을 갚고 싶다면서 킹스랜딩을 탈출시켜주겠다고 몇 번씩 이야기를 했었거든. 돈토스 경을 따라간 곳은 커다란 상선이 하나 있었고, 그곳에는 피터 베일리시가 있었단다. 그 모든 것이 피터 공이 시킨 일이고, 돈토스 경은 돈을 준다고 해서 그 일을 했던 거야. 하지만 피터 공은 돈토스 경의 입을 믿지 못했어. 그래서 그를 죽였단다. 산사는 무서웠지만, 지금은 피터 공을 믿는 수밖에 없었어.

이제, 하렌홀에 갇혀 있던 제이미 이야기를 해줄게. 볼턴 공은 제이미를 풀어주었어. 볼턴 공은 콰이번이라는 사람의 보호를 받으면서 킹스랜딩으로 향했어. 그런데 하렌홀에 남겨둔 브리엔느가 눈에 밟혔어. 브리엔느는 괴롭힘을 당할 테고, 그녀의 목숨도 보장받을 수 없었어. 예전에 제이미 같았으면 그냥 갔겠지만, 제이미는 브리엔느와 함께 하면서 의리란 무엇인지, 정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던 거야. 제이미는 다시 발길을 돌려 하렌홀로 향했어. 브리엔느는 결투장에 갇혀서 곰과 결투를 하고 있었어. 깃발 없는 형제단의 오하렌이란 놈의 짓이었어. 그들은 브리엔느에게 조롱을 보내며 구경하고 있었어. 제이미는 그 결투장에 뛰어들어 브리엔느를 도와주었고, 그로 인해 브리엔느는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단다.

브리엔느를 구출하고 그들은 함께 킹스랜딩으로 향했단다. 제이미와 브리엔느는 킹스랜딩을 가는 길에 롭과 캐슬린의 사망 소식을 들었어. 브리엔느는 캐틀린에게 충성을 맹세했었기 때문에 캐틀린의 죽음은 브리엔느에게 커다란 충격과 시련을 주었단다. 제이미가 어떤 위로를 해도 브리엔느의 상실감을 없앨 수는 없었어. 제이미는 그래도 산사를 위해서 킹스랜딩에 가야 하지 않냐고 해서 같이 킹스랜딩에 갔단다. 드디어 킹스랜딩에 도착한 제이미하지만 좋지 않은 소식이 있었단다. 조프리의 사망 소식조프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어. 사실 조프리는 소문대로 자신의 아들이었거든그런데 티리온이 조프리를 죽였다는 소식은 믿을 수 없었어. 제이미는 티리온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기 때문이야. 슬픔은 슬픔이고, 제이미는 세르세이와 해후를 했고 그들은 해서는 안될 사랑을 확인했단다.

..

티리온은 결백을 주장했어. 타이윈 공은 대결심판으로 신의 판결을 받자고 했어. 세르세이의 대전사는 덩치가 엄청 커서 산더미라 부르고, 힘도 장사에, 결투에서는 진 적이 없는 그레고르 클리게인을 내세운다고 했어. 지금 아리아와 함께 있는 산도르 클리게인의 형인데, 산도르보다 더 험악하고 더 나쁜 놈이란다. 산도르는 내면에 착한 본성이라도 있지. 그레고르 클리게인은 잔인무도한 놈이라고 보면 돼. 그러니 그와 싸울 이가 누가 있겠어. 티리온은 이렇게 죽어야 하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자신이 영접한 오베린 공자가 찾아와서 자신이 대전사로 싸워주겠다고 하는 거야. 그레고르에 비해 키도 작고 왜소가 그가 산더미와 결투라니그래서 티리온은 그의 선전을 빌었단다.

티리온의 결투 재판누가 이겼을까. 티리온의 대전사 오베린 공이 빠른 공격으로 그레고르를 압도했단다. 오베린 공이 그레고르와 결투를 하려고 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어. 그레고르가 예전에 오베린의 누이를 강간하고 식구들을 모두 죽인 것에 대한 복수였어. 오베린 공은 복수의 칼을 갈아왔던 거야. 오베린은 창으로 제압해서 산더미에게 중상을 입혔단다. 거의 다 이겼는데, 마지막에 방심을 했단다. 그레고르는 오베린 공을 쓰러뜨리고, 손 힘으로 오베린의 머리를 터트려 잔인하게 죽였단다. 드라마 속의 장면이 떠올랐는데, 그 잔인한 장면 생각으로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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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제이미는 비록 오른손이 없었지만, 킹스가드 지휘를 맡았단다. 킹스가드 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그 중에는 죽은 렌리 왕의 기사이자 마저리의 오빠인 로라스 티렐 경이 있었어. 로라스 티렐 경은 브리엔느가 렌리 왕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제이미는 브리엔느를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브리엔느가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믿었기에, 브리엔느를 변호하고, 로라스 티렐 경에게 브리엔느와 직접 이야기해보라고 했어. 그리고 제이미는 동생 티리온을 변호하려고 세르세이를 찾아갔어. 하지만 세르세이는 말을 들으려 조차 안 했어. 이미 그 결투로 티리온의 죄가 입증한 것이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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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엔느를 만나고 온 로라스 티렐은, 제이미와 브리엔느의 말을 믿기로 했어. 그래서 제이미는 그 동안의 정도 생각해서 브리엔느에게 자신의 명검을 주고 풀어주었단다. 제이미의 위치라면 그냥 브리엔느를 풀어줄 수도 있었는데, 자신의 부하의 마음을 스스로 돌리게 한 다음에 풀어 주는 것을 보고, 제이미에 대한 호감도 또 상승이 되고, 진정한 리더의 자세의 모습도 보았단다. 제이미는 브리엔느에게 산사를 찾아서 보호해 달라고 부탁을 했단다. 제이미, 쫌 멋있어졌네.

결투 심판에서 졌으니 티리온은 유죄이고 이제 사형으로 벌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어. 그런데 제이미가 몰래 와서 티리온을 풀어주었단다. 그리고 제이미는 티리온에게 오래 전 있었던 일을 사과했단다. 티리온이 어렸을 때 서로 사랑한 여자가 있었는데, 그 여자는 사실 제이미 자신이 돈을 주고 연극을 시킨 것이라고 해서 그 사랑이 깨졌단다.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고그 여자는 진정으로 티리온을 사랑했던 것이라고.. 자신은 아버지가 시킨 대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했어. 바리스 경이 티리온의 도망길을 안내하겠다고 했어. 티리온은 떠나기 전 아버지의 침실에 갔어. 방금 전 제이미가 이야기한 것을 따지려고 했을까. 그런데 아버지의 침실에게 샤에를 봤어. 티리온이 두번째 만난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은티리온은 강한 배신감에 마음이 아팠어.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샤에를 죽였단다. 화장실에 있던 아버리 타리온도 죽였단다. 그리고 도망길에 나섰단다.

 

4.

스타니스가 지배하고 있는 협해에도 트윈스 소식이 전해졌단다. 스타니스는 여전히 멜리산드레의 말만 들었어. 멜라산드레가 죽은 로버트 왕의 어린 서출 에드릭 스톰을 제물로 바쳐야 한다고 했어. 그 말을 그대로 듣고, 스타니는 에드릭을 죽이려고 했어. 다보스는 반대를 했지만, 스타니스의 짜증만 들을 뿐이었지. 그 와중에 다보스는 북부 장벽 너머에서 야인들의 침략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 다보스는 어떤 것이 더 다급한지 알았지.

존은 블랙캐슬에 도착해서 방어 준비를 했단다. 야인들이 공격할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얼마 안 있어 야인들이 공격해왔어. 존의 경비대들이 잘 막아냈지만, 화살에 맞고 쓰러진 이그리트를 발견하였단다. 이그리트와 존은 다시 한번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았어. 하지만, 이그리트를 살리기에는 너무 늦었어. 이그리트는 “You Know nothing, John Snow.”라는 말을 남기고 죽었단다. 이그리트가 생전에 늘 존에게넌 아무것도 몰라, 존 스노우.”라는 이야기를 했었거든. 그렇지, 존 스노우는 이그리트가 존 스노우를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몰랐을 거야. 존 스노우와 이그리트의 비극적인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단다.

그런데, 있잖아. 그 존 스노우와 이그리트가 실제로 결혼을 했다고 하더구나. 무슨 이야기냐 하면, 존 스노우 역할을 했던 키트 해링턴과 이그리트 역할을 했던 로즈 레슬리가 드라마 아닌 현실에서 실제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했대. 오호드라마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랑을 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행복하게 오랫동안 사랑하길 아빠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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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책 속의 이야기를 할게. 캐슬블랙은 야인들의 공격을 계속 받았어. 거인과 매머드까지 동원된 공격이었지.. 경비대원들은 야인들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냈단다. 캐슬블랙의 늙은 학사인 아에몬 경은 존에게 사령관이 되라고 했어. 모라몬트 경이 죽고 난 이후 경비대를 제대로 지휘할 사람이 없었거든어느날 하렌홀에서 사람들이 왔어. 하렌홀에서 온 슬린트 공이라는 사람이 캐슬블랙을 접수하고, 존을 반역자라면서 감옥에 가두었단다. 아에몬 학사가 변호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존이 야인들과 함께 생활한 것에 대한 죄를 물은 것이었어.

슬린트 공은 존에게 배신을 하지 않은 것을 증명하라고 했어. 만스 레이더가 협상을 하라고 사람을 보내라고 했는데, 존한테 가라고 했어. 그리고 협상하는 척 하면서 만스를 죽이라고 했어. 적지 한가운데 들어가서 적의 대장을 죽이라는 것을 자신도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지.. 더욱이 만스는 자신을 잠시나마 인정해 준 사람인데존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일단 가보기로 했어. 만스는 존을 달갑지 않게 맞이했어.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 존과 만스는 이야기를 나누었어. 그런데 그것도 잠시누군가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야인들을 공격한 거야.. 만스는 처음에는 밤의 경비대원들인줄 알았어. 그런데 군대는 기병까지 갖춘 스타니스 군대였어. 다보스 경의 조언으로 스타니스가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장벽 너머까지 와서 야인들을 공격해서 무방비 상태에 있던 야인들을 초토화시켰단다.

브랜과 일행들은 탑에 숨어 있었잖아. 그런데 그 탑으로 또 숨어 들은 사람들이 있었으니바로 샘웰과 길리였어. 샘웰과 길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고? 샘웰은 길리와 어린 아이를 데리고 크래스터의 집에서 도망 나왔잖아. 그리고 나서는 무작정 캐슬블랙으로 향하고 있었던 거야. 캐슬블랙에서 여자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지만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 가는 길에 시귀들의 공격을 받았는데, 갑자지 나타나는 엄청난 수의 까마귀들과 이름모를 기사가 나타나서 그를 도와주어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단다.

그 이후에 샘웰은 장벽의 비밀 통로를 알고 있어서 그 통로를 통해서 장벽 안쪽으로 들어온 거야. 샘웰과 브랜.. 그들은 서로 상대방들이 나쁜 이들이 아닌 것을 알고, 이야기를 나눴어. 샘웰은 브랜이 존 스노우의 동생인 것을 알아 보았어. 하지만 존 스노우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단다. 브랜이 장벽 밖으로 간다고 해서 비밀통로를 알려주었을 뿐이야. 샘웰은 브랜 일행과 헤어져서 캐슬블랙에 도착했단다.

아리아와 산도르…. 산도르는 롭이 이제 죽고 나자, 아리아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몰랐어. 아리아의 몸값을 받아내려고 했었잖아.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이어리였단다. 이어리에는 아리아의 이모가 살고 있으니까산도르는 아리아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내면 속에 숨겨두었던 착한 심성이 조금씩 드러났단다. 아리아는 산도르와 함께 어떤 여관을 들렀는데, 그곳에서 옛날 자신의 친구를 죽이고 자신의 검인바늘을 훔친 일행들을 다시 만났어. 그들은 산드로르와 결투가 붙었는데, 아리아도 산도를 도와 결투에 끼어 들었어. 그리고 몇 명을 죽이기도 했어. 산도르와 아리아가 승리를 거두었어. 아리아는 잃어버렸던바늘도 다시 찾았어. 그런데 산도르도 중상을 입어 움직일 수가 없었지. 아리아는 산도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동안 함께 하면서 정이 생긴 것인지 죽이지는 않고 혼자 길을 떠났단다.

솔트 펜스라는 항구 도시에 도착을 했는데, 선원들에게 북부로 가자고 하자,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가 자켄 하자르의 동전을 보여주자, 선원들은 태도가 바뀌고 아리아에게 공손히 대하면서 배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단다. 그래서 아리아는 길을 떠났단다.

피터와 함께 이어리를 가는 산사.. 다른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 피터의 제안대로 피터의 서녀 역할을 하기로 했어. 마중 나온 이모인 라이사 부인을 만났는데, 이모는 자신의 아들 로버트를 산사와 결혼시키려고 했어. 엄마밖에 모르는 지진아 로버트와 결혼은 티리온과 결혼만큼 싫었단다. 이어리에서 감옥 같은 생활을 하는 산사.. 어느날 눈이 와서 눈으로 윈터펠을 만들면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어. 그런데 피터 공이 와서 도와주었어. 그런데 갑자기 산사를 덥석 껴안고 키스를 한 거야. 당황한 산사는 얼른 몸을 떼어냈지만, 이모가 그 장면을 봤어. 나중에 산사를 불러서, 이모는 질투로 산사를 죽이려고 했어. 수 만리 벼랑으로 이어진달의 문을 열고 산사를 떨어뜨리려고 했어. 이때 피터 공이 도착을 했고, 피터는 이모를 설득하면서 오히려 라이사 이모를 밀어서 벼랑으로 떨어뜨렸단다. 피터는 믿지 못할 사람인데, 이제 이어리에는 피터 베일리쉬뿐이구나. 피터는 라이사 이모를 죽여놓고는 주변에 있던 가수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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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스타니스 왕이 장벽 너머 야인들을 초토화하고 나서, 다들 블랙캐슬에 모였어. 야인들의 대장 만스는 감옥에 갇히는 신세였어. 블랙캐슬도 새로운 사령관들을 뽑아야 했지. 블랙캐슬의 사령관은 모든 경비대원들이 후보로 나올 수 있고, 추천할 수 있었어. 다만 2/3 이상의 표를 얻어야 사령관이 될 수 있었단다., 2/3이상의 표를 얻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매일 투표를 했단다. 며칠이 지나도록 2/3이상 표를 받은 사람이 없었어. 샘웰은 존 몰래 존이 사령관이 될 수 있도록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필요하면 속임수까지 썼단다.

한편 존은 스타니스로부터 윈터펠의 영주 자리를 제안 받았단다. 롭이 죽고 난 이후 북부 지역은 무주공산이 된 상태인데, 스타니스는 자신이 협해 뿐만 아니라 북부 전체의 왕이 된 것처럼 이야기했어. 윈터펠을 물려받을 사람들은 이제 거의 다 죽었으니까, 존에게 윈터펠의 영주 자리를 제안한 거야. 밤의 경비대의 사령관은 샘웰의 노력으로 결국 존 스노우가 되었단다. 존 스노우는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이내 받아들이고 밤의 경비대의 사령관이 되었단다. 물론 그를 싫어하는 이들도 있겠지..

여기까지가 3 <검의 폭풍> 2권의 이야기란다. 이제 또다시 기다림이 시작되겠구나. 소설 4부 번역 개정판이 나오길 기다리고, 드라마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을 기다리고, 지은이 조지 R.R. 마틴의 바람과 불의 노래의 남은 시리즈들을 출간해 줄 것을 기다리고바람과 불의 노래 외전도 출간해줄 것을 기다리고, 세월이 빠르다 보니, 곧 다가오겠지그 동안은 드라마를 다시 한번 정주행을 해볼까?

 

 

PS:

책의 첫 문장 : 도트락 정찰병들이 상황을 전해주기는 했지만, 대니는 직접 보고 싶었다..

책의 끝 문장 : 허공에 뜬 그는 경련하며 몸을 비틀고 발길질을 했다. 높이, 높이, 더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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