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털리 부인의 연인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5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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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어렸을 때 극장에 걸렸던 영화 중에 ㅇㅇ부인이 제목으로 들어가 있는 영화들이 많았어. 우리나라 영화뿐만 아니라 외국 영화에도 제목에부인이 들어가면 야한 영화라는 인식이 있었지. “차타레 부인의 사랑라는 영화가 있었단다. 그래서 그냥 야한 영화라고만 생각했었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야채털리 부인의 연인이라는 고전 소설이 이 영화의 원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여전히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어. 그러다가 아빠가 몇 년 전에 이현우라는 분이 쓴 <아주 사적인 독서>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어. 그 책에서 <채털리 부인의 연인>를 소개해 주었는데, 이 때부터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단다. 언젠가 읽어야지 그랬는데, 시간이 꽤 흐른 이제서야 이 소설을 읽었단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라는 소설은 고전소설을 시리즈로 출간하는 출판사의 대부분이 꼭 포함하는 책이란다. 그래서 이 책을 조회해보면 유명한 출판사들이 여럿 나온단다. 그 중에 어떤 책을 고를까. 아빠는열린책들출판사를 선택했단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몇 권 읽었는데, 다 괜찮았기 때문에 왠지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는 믿음이 갔거든.

이 책이 처음 출간된 1928년 당시 외설적인 내용으로 지은이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의 고국인 영국에서는 금지 처분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사비를 들여 이탈리아에서 처음 출간했다고 해. 금지가 되었지만 수많은 해적판이 돌았고, 여기저기 삭제된 검열본이 겨우 출간되었대. 1960년이 되어서야 영국에서 무삭제판으로 출간되었다고 하는구나. 하지만 이미 지은이는 로런스는 한참 전인 1930 45살 짧은 삶을 마쳤어.

아빠가 읽어보니, 오늘날 읽어도 외설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더구나. 하지만 이 책은 단지 야한 소설이 아니었어. 아빠는 세가지로 보았단다. 첫째는 계급을 뛰어넘는 열정적인 사랑. 둘째는 사람의 삶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삶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신적인 삶과 육체적인 삶의 조화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업사회에 대한 비판. 그 당시에 이미 자본주의와 산업 사회에 대한 악영향이 나타나고 있었고, 지은이는 이 소설을 통해서 비판의 소리를 높였단다. 이 부분도 상당히 많은 영역을 차지해서 놀랬어. 그 어떤 진보 정치가보다 산업사회의 문제점을 꿰뚫고 있었고, 그것에 대해 고강도 비판을 했단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에서도 이런 점도 잘 부각을 했을지 궁금하구나. 그저 사랑에만 초점을 두고 그린 것이라면 실망이고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여러 편이 있던데, 한번 영화로도 보고 싶구나. 근데 어떤 것을 봐야하지?

 

1.

힐다와 콘스턴스. 둘은 자매란다. 앞으로는 콘스턴스는 애칭인 코니로 부를게. 두 자매는 영국의 부유한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나 자유분방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외국여행을 많이 다녔고, 십대 후반에는 둘이 같이 드레스덴에서 음악 유학을 하기도 했어. 이곳에서 사랑도 하게 되었고, 이미 육체적인 사랑도 나누고 그랬단다. 그러다가 전쟁이 나서 영국으로 돌아와야 했어. 이 전쟁은 나중에 역사들에 의해 제1차 세계대전으로 불렀어. 영국에 돌아와서도 활발한 사교 생활을 했단다. 어머니가 갑자기 병에 걸려 돌아가시고 언니도 결혼을 했어.

시간이 흘러 코니도 23살이 되던 해에 귀족계급의 클리퍼드 채털리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어. 그래서 채털리 부인이 된 것이지. 클리퍼드는 형이 한 명 있었는데, 형은 그만 전쟁에 참가했다가 죽고 말았어. 클리퍼드도 결혼한 지 한달 만에 전쟁터에 나가야만 했어. 그리고 돌아왔을 때는 큰 중상을 입었어. 2년간의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였단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은 완전 마비되어 평생을 휠체어에서만 지내야 했어. 결혼한 지 한달 만에 남편이 전쟁터에 끌려간 것만해도 열이 받았을 텐데, 얼마 안되어 하반신을 전혀 못쓰는 중상에 걸려 돌아오다니... 평생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코니가 열 받을 만한데도 코니는 아내의 역할을 잘 해냈단다.

1920년 클리퍼드와 코니는 클리퍼드의 고향 랙비로 돌아왔고, 클리퍼드는 의자에 앉아서 할 수 있는 가장 건전하다고 할 수 있는 글쓰기에 전념했단다. 그리고 그의 글은 이내 유명해지고 그도 덩달아 유명한 작가가 되었어. 그는 휠체어 생활을 하다 보니 사교활동도 주로 자신의 집에서 해서 많은 그의 친구들이 방문을 했단다. 클리퍼드는 이러는 동안 코니는 무엇을 하고 있겠니. 결혼 전에 그렇게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던 코니인데 말이야. 클리퍼드와 친구들이 나누는, 고상한 척하는 대화를 멀리서 지켜봐야만 했어. 클리퍼드의 하반신 마비 때문에 그들은 평생 잠자리를 같이 할 수 없었어. 이미 육체적 쾌락을 알고 있는 코니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니. 집에 놀러 온 클리퍼드의 친구 중에 한명과 잠깐 썸씽이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어.

클리퍼드는 육체적 사랑에 대해 업신여기며 없어도 된다고 했어. 오직 정신적인 삶만으로도 풍족한 삶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가 그런 생각을 가진 것은 자신의 몸에 장애가 와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 클리퍼드이 친구들과 토론할 때 보면 몸이 멀쩡한 그의 친구들도 그런 생각을 가진 이가 있었거든. 그게 당시 영국의 이른바 상류계급 사회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생각일 수도그러니 이 책이 한동안 출간되지 못했겠지.

 

2.

코니는 최선을 다했어. 클리퍼드의 글쓰기를 도와주기도 하고 그를 보살펴 주기도 했어. 그러다가 우연히 아이 이야기가 나왔어. 클리퍼드는 그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지만 자신은 아기를 낳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런데 자신의 임무는 집안의 유산을 잘 보살펴서 다음 세대에 넘겨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했어. 그래서 코니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해도 된다고 했어.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고 자신은 생각할 수 있다고 했어. 코니가 아이를 낳기 위해 잠시 육체적 사랑에 빠질 수 있지만, 클리퍼드는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정신적 삶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육체적 사랑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어. 코니와 정신적으로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관계를 유지한다면 자기는 코니의 아이를 자기의 아이로 받아들일 수 있고, 자신의 재산을 넘겨 줄 수 있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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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인생이라는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전한 인격을 서서히 쌓아 가는 것이 전부 아니겠소? 온전한 삶을 사는 것이 전부 아니겠소? 온전하지 못한 삶은 아무 의미도 없소. 성관계가 없어 당신의 온전한 삶이 망가지려 한다면 나가서 연애를 하시오. 자식이 없어 당신의 온전한 삶이 망가지려 한다면 당신 능력껏 자식을 낳으시오. 그러나 당신이 이런 일들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조화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요. 그리고 당신과 나는 그 일을 함께할 수 있소.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삶에 꼭 필요한 것들에 우리 자신을 맞춰 나가면서, 동시에 그렇게 맞춰 나가는 행위를 견실하게 살아 나가는 우리의 삶과 함께 엮어 하나로 짜 나간다면 말이오. 내 말에 동의하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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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퍼드는 숲과 사냥터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사냥터를 관리할 관리인으로 올리버 멜러스라는 사람을 고용했어. 그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결혼도 하고 딸도 있는데, 숲에 있는 집에서 혼자 살고, 자신의 딸은 자신의 어머니에게 맡겼어. 집 나간 그의 아내는 감감무소식이었고. 인도 등 외국에서 군대생활을 해서 장교까지 했다가 작년에 제대하고 영국으로 돌아왔던 것이란다. 멜러스는 그동안 만난 여자들로부터 상처만 받아서 진절머리를 내고 혼자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란다. 코니는 클리퍼드와 함께 숲에 산책을 갔다가 멜러스를 만났어. 그것이 코니와 멜러스의 첫만남이었어. 첫만남에 전기가 찌릿하는 그런 만남은 아니었단다. 계급 차이도 있고, 자신도 열 살 이상 많은 남자에게 호감이 가긴 쉽지 않지. 멜러스도 여자와 멀리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코니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을 거야.

.

코니는 클리퍼드와 함께 하는 생활에 갈수록 말라가고 몸이 안 좋아졌단다. 코니의 언니 힐다가 와서 코니의 몸을 보고 깜짝 놀랄 정도로 몸이 안 좋았어. 힐다는 코니를 데리고 병원에 갔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어. 힐다는 클리퍼드의 의견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클리퍼드의 병을 간호해줄 간호사 볼턴 부인을 고용했단다. 클리더드는 처음에는 볼턴 부인을 꺼려했지만, 이내 잘 받아들였어. 볼턴 부인은 암튼 병 간호의 프로였어. 클리퍼드의 마음을 잘 헤아려 잘 해주었지. 볼턴 부인의 비결이 뭐냐고? 그 비결은 사실 ()권에서 나오는데 미리 이야기해줄게 남자들은 다 똑같다고 하더구나. 아기들과 마찬가지라서 칭찬해주고 얼러주면 된다고이 부분을 읽고 아빠도 그런가 하고 한참을 생각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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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9)

“그런가요? 그런데 남자들은 다 똑같아요. 그저 아기들이나 마찬가지예요. 칭찬해 주고 얼러 주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면 돼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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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볼턴 부인이 오고 나서 코니도 조금씩 자신의 시간이 더 생기고 숲으로 산책을 하지고 했어. 그러다가 숲에 오두막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에서 사냥터지기 멜러스를 또 만나게 되었단다. 고독이 마지막이자 최고의 자유라고 생각하고 있는 멜러스에게 주인 마님의 방문은 그리 반가운 것은 아니었어. 오히려 신경 쓸 일이었어. 코니는 오두막 열쇠까지 달라고 했어. 아무도 없을 때 혼자 잠시 쉬다 가겠다면서 말이야. 없다고 했지. 코니는 나중에 클리퍼드에게 이야기해서 기어이 오두막 열쇠를 얻어냈지. 코니의 숲 산책과 오두막 방문으로 하루 일과 중에 하나가 되었고, 멜러스는 점점 코니에 호감을 가지게 되었어. 그러다가 코니와 멜러스는 사랑의 선까지 넘게 되었단다.. 처음에 멜러스는 이 관계를 두려워했지만 코니에게 푹 빠지게 되었어. 하루라도 코니가 오지 않는 날은 안달이 나서 밤 늦게 저택 주변까지 두리번거렸어.

코니도 멜러스와 이런 만남을 갖게 된 이후 활기를 되찾게 되었고, 눈치 빠른 볼턴 부인은 코니가 이내 바람을 피운다는 것을 눈치챘고, 그 상대가 멜러스라는 것도 알게 되어 깜짝 놀랐지만, 볼턴 부인은 입 또한 무거운 사람이라서 클리퍼드에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어. 클리퍼드도 볼턴 부인의 보살핌으로 더 활기를 찾았고, 볼턴 부인과 많은 시간을 가지면서 볼턴 부인에게 이런저런 것을 가르쳐줌으로써 보람을 느끼기도 했어. 그리고 볼턴 부인의 조언으로 클리퍼드는 방치하고 있던 자신 소유의 탄광 관리도 직접 하기 시작했어. 기분이 좋아지니 몸도 좋아졌다고 생각했는지 클리퍼드는 어쩌면 자신의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코니에게 이야기했어. 코니의 속도 모르고 말이야.

  

3.

코니는 아버지와 언니 힐다가 이탈리아 여행을 함께 가자고 했어. 코니가 클리퍼드에게 이야기하니 흔쾌히 가라고 했단다. 클리퍼드에게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삶이라고 했잖아.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코니는 클리퍼드가 싫어졌단다. 그렇게 정신적인 삶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는 생각도 든 것 같아. 코니에게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뿐만이 아니라 육체적인 삶도 중요한데 말이야. 그들의 대화 중에 코니의 날 선 답변이 그들의 관계를 대변해주는 듯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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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그날 저녁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결혼 생활에 뭔가 영원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소?”

그녀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클리퍼드, 영원이라는 말이 마치 뚜껑 같은 것처럼, 아니면 아무리 멀리 가더라도 우리 뒤에서 계속 질질 끌려오는 길고 긴 쇠사슬 같은 것처럼 들리네요.”

그가 짜증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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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영국 산업 사회에 대한 비판도 했다고 했잖아. 산업 발전을 위해 탄광이 들어서면서 영국이 변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들을 했단다. 이제 영국은 새로운 영국이 옛 영국을 몰아내고 자리를 잡을 것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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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317)

영국이여, 내 영국이여! 그러나 무엇이 내 영국인가? 영국의 웅장한 저택들은 근사한 사진감이고 엘리자베스 여왕시대의 영국인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 멋지고 고풍스러운 저택들은 훌륭한 앤 여왕시대와 톰 존스 시대부터 그곳에 존재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에 금빛을 일은 우중충한 벽토 위로 검댕이 떨어져서 점점 더 시커멓게 변해 갔다. 그리고 웅장한 저택들과 마찬가지로 고풍스러운 저택들은 하나씩 버려져서 이제는 헐리고 있었다. 영국의 오두막집들로 말하자면 그것들은 그곳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희망 없는 시골에 회반죽을 덕지덕지 바른 벽돌 주택들의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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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

이것이 역사이다. 하나의 영국이 다른 영국을 지워 버린다. 광산들은 저택들을 부유하게 만들어 주었다. 광산들은 전에 이미 오두막집들을 지워 없애 버린 것처럼 이제는 저택들을 지워 없애고 있었다. 산업사회의 영국이 농업 사회의 영국을 지워 없애고 있었다. 산업사회가 영국이 농업 사회의 영국을 지워 없앤다. 하나의 의미가 다른 의미를 지워 없앤다. 새로운 영국이 옛 영국을 지워 없앤다. 그리고 그것은 유기적인 연속성이 아니라 기계적인 연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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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에서 ()권의 이야기를 마칠까 한다. ()권도 곧 이야기해줄게. 코니는 행복해질 수 있을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얻을 수 있을까?

                               

PS:

책의 첫 문장 :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어서 우리는 그것을 비극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책의 끝 문장 : 그래요, 전 그냥 전 제 생각대로 살래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답니다.


(7)

우리 시대는 본질적으로 비극적이어서 우리는 그것을 비극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대변혁이 일어났고 우리는 폐허 속에 살며 조그만 거주지를 새로 짓고 작은 희망을 새롭게 품기 시작한다. 이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지금은 미래로 가는 평탄한 길이 전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장애물을 비켜서 돌아가거나 기어 넘는다. 하늘이 골백번 무너져도 우리는 살아가야만 한다.

(10-11)

자유! 그것은 멋진 말이었다. 탁 트인 세상으로, 아침 숲으로 나가서 유쾌하고 멋진 목소리를 지닌 젊은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마음대로 행동하는 자유,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대로 말할 수 있는 자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서로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사랑은 단지 사소한 부산물에 지나지 않았다.


(91)

인생이라는 문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완전한 인격을 서서히 쌓아 가는 것이 전부 아니겠소? 온전한 삶을 사는 것이 전부 아니겠소? 온전하지 못한 삶은 아무 의미도 없소. 성관계가 없어 당신의 온전한 삶이 망가지려 한다면 나가서 연애를 하시오. 자식이 없어 당신의 온전한 삶이 망가지려 한다면 당신 능력껏 자식을 낳으시오. 그러나 당신이 이런 일들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 오랫동안 지속되는 조화로운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요. 그리고 당신과 나는 그 일을 함께할 수 있소.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삶에 꼭 필요한 것들에 우리 자신을 맞춰 나가면서, 동시에 그렇게 맞춰 나가는 행위를 견실하게 살아 나가는 우리의 삶과 함께 엮어 하나로 짜 나간다면 말이오. 내 말에 동의하지 않소?

(125)

돈은 어떤가? 아마도 돈에 대해서는 같은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돈은 우리가 항상 원하는 것이다. 돈, 성공 – 토미 듀크스가 헨리 제임스를 따라 고집스럽게 불렀던 것처럼 암케 여신 – 그것들은 우리에게 영원히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마지막 동전을 쓰면서 마지막으로 자, 할 말 끝! 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만약 우리가 10분을 더 살게 되면 우리는 이런저런 것을 사기 위해 동전을 몇 개 더 있으면 좋겠다고 바랄 것이다. 그저 일을 기계적으로 지속시키는데도 돈이 필요하다. 돈이 있어야만 한다. 우리는 돈을 반드시 가져야만 한다. 그 외의 것은 사실 굳이 가질 필요가 없다. 자, 할 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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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마이너스
손아람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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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손아람이라는 젊은 작가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보았단다. 디 마이너스. D –. 예전에 대학교 때 D – 라는 성적이 보이면 아주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아예 펑크 F를 주지, D – 라니어차피 재수강해야 하는데 한동안 학점 평점에서 빼고 계산하게 F를 주지, D – 라니…. 그런데 이 소설에서 D – 는 중요한 역할을 하더구나. 정학을 받냐 안받냐의 기로그런데 그 학생이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된 사람이라면 더욱 절박하겠지참 재미있는 설정이었어.

교수는 수업에 한번도 참석을 하지 못한 해당 학생에게 F를 주었어. 당연한 것이겠지. 그리고 그 교수는 오랫동안 지켜온 자신만의 룰이 있으니까 말이야. 당사자와 친구들이 교수님한테 우르르 몰려가 D-를 달라고 요구했어. 물론 사정을 이야기했지. 이미 선거에서도 압도적으로 총학생회장에 당선이 되었고, 학생회 활동을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출석을 못했다고그러니 D-라도 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정년을 앞둔 교수님은 교수 생활 내내 지켜온 자신의 원칙을 어길 수 없다면서 그 학생에게 F를 주었고, 총학생회장 자격이 박탈되었단다. 그래서 선거에서 2등을 했던 주인공의 친구가 총학생회장에 당선이 되는 에피소드가 있었어. 소설의 제목을 이야기하다 보니 소설 속의 에피소드 하나를 이야기하게 되었구나.

손아람이라는 작가는 아빠가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정말 글을 재미있고 잘 쓰는 것 같더구나. 정말 반했어. 이 책을 누군가에게 추천을 마구 해주고 싶더구나. 그리고 지은이가 쓴 다른 소설들도 검색해 보게 되었어. 영화로 만들어진 <소수의견>이라는 소설도 있는데, 이 소설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1.

이 소설의 주인공 박태의는 1990년대 후반에 대학교에 입학해서 2000년대 초반에 졸업을 하는 그런 세대란다. 이미 민주 정부로 정권교체가 된 시절, 칠팔십년대 활발했던 학생운동은 거의 흔적만 남아 있던 시절, 그는 그런 학생운동 동아리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생활한 이야기를 에피소드 식으로 엮은 것이 바로 이 소설 <디 마이너스>란다. 154개의 에피소드로 구분되어 있는데, 각각의 에피소드는 대학생활이라는 하나의 줄기를 이루고 있었어.

.

서울대 미학과를 입학한 주인공 박태의. 지은이도 서울대 미학과를 나왔기 때문에 아빠는 그 자신을 모델로 삼았을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작가의 말에서 모든 것이 자신의 경험담은 아니라고 이야기했단다. 그와 함께한 이들의 회고록이 아닐까 싶구나. 대학에서 만나는 많은 군상들의 사람들. 그 안에서는 짝사랑 하는 여인도 있고, 짝사랑 하는 여인의 남자친구도 있고, 괴짜 친구들도 있고, 무엇인가 가르쳐 들려고만 하는 선배도 있고, 시간이 흐르면 귀염둥이 후배들도 들어오고, 함께 시위도 하고, 함께 농활도 떠나고그렇게 대학 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숨겨두었던 비밀들도 알게 되고그러면서 더욱 깊은 관계가 되어가고

언제까지나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어느날 문득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 그리고 이 길에 어울리지 않은 사람이 끝까지 이 길을 지키고 있고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곳에는 참 다양한 일들이 늘 우리를 젊음에 두고 있었단다.

이 소설은 이 소설의 배경이 되었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소재로 다루고 있어서 당시의 일들을 떠오르게도 했단다. 마치 드라마응답하라 ~” 시리즈처럼 말이야. 만약응답하라 2000”이라는 드라마를 만든다면 시나리오 작가는 이 소설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어.. 아빠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들의 대학 생활이 아빠의 대학 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 그렇다 보니 소설을 읽는 내내 아빠의 대학 시절도 떠올랐단다.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 그들과 함께 했던 공간들이 떠오르더구나.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고, 그들과 함께 했던 공간은 어떻게 변했을까. 아니면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손만 뻗으면 다시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그 시절.. 이젠 다신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울컥해지는구나.

후회한들 무엇하련만, 그 시절을 이렇게 떠올리는 시기가 올 줄 알았다면 더 신나게 더 마음껏 즐기고 더 많이 도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여자들은 운다. 남자들은 웃는다.

책의 끝 문장 : 12 19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


(10~11)

"세상은 말로 배울 수는 없어."

하나같이 줄담배를 피우던 대학 선배들은 종종 역설의 정수와 같은 설교를 늘어놓곤 했다. 세상을 말로 배울 수 없다는 말. 그것은 말로 배운 말이었다. 말을 부정하는 말이었다. 그들에게 배운 말로 나도 후배를 타일렀던 적이 있다. 그런데 세상을 말로 배울 수 없다는 건 사실인가? 아마 그럴 것이다. 어쩌면 아닐 것이다. 경험보다 말을 많이 가진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리하여 끝없는 말들. 세상보다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이야기. 아마도 세상은 언어가 소멸하는 날에 종말을 맞을 모양이다. 이제 선배들도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는 말과 함께 나이 들었고 나이와 함께 거짓말의 비중을 늘려왔지만 다 지나간 일을 굳이 거짓으로 덮을 필요는 없을 테니까.

자, 묻습니다. 혹시 끊을 날이 올 걸 알면서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습니까?

(111)

"봐, 진보적 자녀는 어떤 경우에나 나타날 수 있지만 보수적 자녀는 보수적 부모에게서만 나올 수 있어. 이 비대칭이 인류의 역사가 야금야금 진보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원리일 거야."

(227)

사실 나는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였다. 인간은 불행이 따르면 믿을 수 없어 하지만, 불행이 닥치지 않는다고 의아함을 느끼지는 않는 법이다. 그리고 불행은 인간이 완전히 방심했을 때, 즉 몸과 마음의 긴장을 홀가분하게 내려놓았을 때, 무장강도처럼 불쑥 찾아와 최악의 피해를 남긴다. 그래서 그것이 불행이라고 불린다.

(254)

마음속에서만 꾹 담아둔 말. 그런 말은 검증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것만이 유일하게 입으로 하기 어려운 말이고, 그것만이 유일하게 입으로 할 가치가 있는 말이라고 느꼈다. 마음속에서만 담아두면 검증할 방법이 없어서였다.

(380)

이름이 없어서 세상을 정처 없이 표류한 사람. 세상은 이름들이 만물을 남김없이 지배하는 곳이다. 부를 수 없는 사물은 존재하지 않는 사물과 같다. 이름 없는 존재는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될 수 있을 뿐. 그를 떠올릴 때마다, 나는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가슴 언저리가 아려오는 슬픔을 느낀다.

(500)

아름다움이 너무나도 드물기에 우리는 그것을 좇는다. 아름다움은 우리를 대번에 홀린다. 세상에 거의 없는 것이기에. 우리는 우주를 부유하는 작은 원소들처럼 그저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갈 뿐이다. 플라톤에 한 표를 던진다. 지상에 완전한 아름다움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이미 다 배운 게 아닌가? 부질없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대학원 진학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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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소녀 2018-11-20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도 나온 것 같던데, 저는 <소수의견> 그 책 괜찮더라구요.

bookholic 2018-11-20 22:10   좋아요 0 | URL
저도 곧 읽어보겠습니다.^^ 소설 읽고 나서 영화도 한번 봐야겠네요~~ 고맙습니다~~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김명남 엮고옮김 / 바다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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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많은 애서가들의 반응이 뜨거웠단다. 드디어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의 책이 출간되었다고 말이야. 그리고 김명남이 번역을 했다면서 기대된다는 반응들이었어. 하나 둘 읽은 이들이 올린 평점들은 별 다섯 개가 기본이었어. 아빠는 처음 보는 작가인데 꽤 유명한 작가인가보다 했어. 그래서 검색해봤더니 우리나라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출간된 책인 것 같았어. 첫 번째 출간된 책도 제법 오래 전에 출간된 책이고 말이야. 그런데도 많은 애서가들의 사랑을 받다니, 꽤 유명한 사람이고 그의 책 또한 꽤 재미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졌어.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단다.

지은이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더구나. 미국 사람인데 1962년에 태어나서 2008 46세 젊은 나이에 죽었다고 하는구나. 이십 대부터 우울증을 앓아와서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치료를 많이 받고, 치료에 효과가 없어서인지 술, 마약 등에도 빠지고 나중에는 항우울제 부작용으로 그만 죽고 말았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힘든 삶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글 쓰는 일은 계속했다고 해. 죽기 직전까지 소설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고 하는구나. 그렇게 내놓은 책들은 미국에서 문제작으로 거론되며 많은 이슈를 받았대.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작가이고, 그의 소설들은 가볍게 읽기는 쉽지 않은 책들이라고 하는구나. 이 책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책은 <이것은 물이다>가 전부인데, 이것도 소설은 아니고 캐니언 대학 졸업 축사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라고 하는구나. 이번에 출간된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은, 그의 여러 산문집들 중에서 옮긴이 김명남님이 골라 엮어서 묶은 책이란다. 그의 유명한 산문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되지만, 사실 아빠는 이런 편집은 별로야. 번역본의 경우 원래 지은이가 출간한 그대로를 번역 출간해야 한다고 생각해. 누군가에 의해서 골라서 새로 엮은 스타일은 별로 안 좋아한단다. 누군가에 의해 선택되지 않은 작품들 중에는 아빠가 좋아할 수도 있는 작품들이 있을 수 있잖아. 그냥 시간이 좀 들어도, 사람들이 좀 적게 찾더라도 원전 그대로 번역해서 출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1.

이 책에는 총 아홉 개의 길고 짧은 에세이가 나온단다. 그 중에 첫 번째 글이 책의 제목으로 따온 <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하지 않을 일>이란다. 지은이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가 잡지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호화 크루즈를 타고 쓴 기행문이라고 볼 수 있어. , 뭐랄까아주 길게 쓴 크루즈 솔직 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크루즈의 이름은 네이디어 호였어. 배에 관한 이야기, 배의 직원들에 관한 이야기, 같이 승선한 손님들의 이야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솔직 후기이다 보니, 흠이 있으면 흠이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어. 그리고 과도한 친절, 프로페셔날한 미소에 대한 비판도 했어. 그들의 과도한 서비스가 오히려 불편했다고 말이지아무튼 일주일 간의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150페이지가 넘는 기행문을 쏟아낼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도 그의 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이 책에 실린 에세이 중에는 책의 서평들도 실려 있었어. <현대 미국 영어 어법 사전>이라는 사전에 대한 서평도 실렸는데, 영어 어법 사전에 대한 서평이니 한국사람인 아빠가 읽기 얼마나 어려웠겠니이 서평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중에 하나가 문법 파괴에 대한 비난이란다. 우리나라에서 문법 파괴에 대해 심심치 않게 문제 삼는 경우가 있어. 말이라는 것이 세대에 따라 변하고 새로운 말이 등장하는 것은 아빠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엄격한 잣대의 문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좀 반댈세.

그리고 조지프 프랭크라는 사람이 쓴 도스토옙스키 전기에 관한 책의 서평도 있었어. 아빠가 도스토옙스키의 책을 많이 읽지 않았지만, 읽은 책들로 인해 강한 인상을 받아서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하는 작가 쪽으로 생각하고 있단다. 그래서 이 에세이를 좀 관심 있게 봤단다. 아빠가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읽었을 때 책 뒷편에 도스토옙스키의 삶에 대해 간략하게 나온 것을 보고 살인 선고를 받았다가 극적으로 살아났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의 삶에 전반적인 것은 모르고 있었거든. 그래서 이 서평을 읽다 보니, 도스토옙스키의 전기에 대해 읽어보고 싶더구나. 이 책에서 소개된 조지프 프랭크의 도스토옙스키 전기는 안타깝게도 출간되지 않은 것 같더구나. 다른 전기라도 한번 볼까? 갑자기 무척 궁금해지네. 지은이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쓴 이유는 지은이 또한 도스토엡스키를 무척 뛰어난 작가로 평가하고 있었기 때문이란다. 지은이가 생각하는 도스토엡스키 소설의 위대함을 잠시 읽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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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그리고 이 점은 틀림없이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어떤 예술은 온갖 장애물을 넘는 추가의 노력을 들이고서라도 감상할 가치가 있으며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은 단연코 그런 노력을 들일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도스토옙스키가 서구 고전문학을 압도하는 거물이라서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고전과 필수 교과로 추앙됨으로써 오히려 가려지는 사실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바로 도스토옙스키가 위대할뿐더러 재미있는 작가라는 사실이다. 그의 소설에는 거의 늘 좋은 플롯이 있다. 강렬하고 복잡하고 철저하게 극적인 플롯이 있다. 살인과 살인 미수와 경찰과 문제 있는 집안의 반목과 스파이가 나오고, 터프 가이와 아름답고 타락한 여인과 간지러운 사기꾼과 소모성 질환과 뜻밖의 유산과 반드르르한 악당과 흉계와 창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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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후기. 어떤 지방의 랍스터 축제 후기. 이번에도 솔직 후기. 랍스터 축제를 다녀오면서 랍스터의 맛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랍스터의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단다. 인간들의 쾌락을 위해서 동물들이 하루에 몇 톤씩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냐우리나라에도 많은 먹거리 축제가 있는데, 랍스터 축제가 주제여서 그런지 대게 축제나 대하 축제가 떠오르긴 하더구나. 그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되면 뭐든 하는 것이 뭐 먹거리 축제뿐이겠냐.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 된 것이 있는데, 예전에는 랍스터가 혐오음식이었다는 사실이야. 오호..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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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9)

랍스터는 그 자체로도 먹기 좋다. 적어도 요즘 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1880년대까지만 해도 랍스터는 말 그대로 하층 계급의 음식이었고, 가난한 사람들이나 시설에 수용된 사람들만 먹었다. 초기 미국의 감옥 환경이 가혹했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식민지는 수감자들에게 랍스터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이는 것을 법으로 금했는데, 왜나하면 그것은 꼭 사람에게 쥐를 먹이는 것처럼 잔인하고 지난친 고문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랍스터의 비천한 지위는 옛 뉴잉글랜드에 랍스터가 엄청나게 많았던 것이 한 가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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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테니스를 보는 것이든, 하는 것이든 좋아하는 편은 아니란다. 하지만 스위스의 천재 테니스 선수 페더러는 알고 있어. 오랫동안 테니스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지. 그리고 올 초에는 메이저대회 4강에서 우리나라의 정현 선수와 맞붙기도 한 테니스 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야. 어느덧 그의 나이 삼십 대 후반이지만, 여전히 많은 우승 트로피는 그의 것이란다. 테니스를 위해 태어난 사람인 것 같아. 이 책에는 그에 대한 찬사로 도배된 에세이가 한편 실려 있단다. 그러나 그 찬사들은 모두가 인정하는 찬사란다. 그 글을 읽다 보면 지은이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도 테니스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았어. 마치 테니스 전문 기자나 해설의원이나 할 수 있는 말들을 쏟아내더구나.

아빠가 비록 테니스에는 관심이 없지만, 페더러라는 사람은 너무나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 이 글이 쏙쏙 눈에 잘 들어오더구나. 그냥 명성만 익히 알던 페더러라는 사람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었어. 운동장뿐만 아니라 운동장 밖에서의 선행도 멋진 선수라는 것을 알았어. 코트의 신사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구나. 지은이가 페더러가 왜 그렇게 뛰어난 선수인지 엄청 길게 적었는데, 일부만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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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페더러의 서브 속도는 세계 정상급이고, 서브의 위치와 다양성은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브를 넣는 움직임은 유연하고 딱히 별난 점은 없는데, (TV로 볼 경우) 특징이라면 공을 때리는 순간 온몸에 뱀장어처럼 스냅이 들어간다는 것 정도다. 페더러는 공을 예상하는 능력과 코트 감각이 비현실적인 수준이고, 발놀림은 이 게임의 역사상 최고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어릴 때 축구 신동이었다. 이 모든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중 어떤 말도 이 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본 경험을, 그의 시합에 담긴 아름다움과 천재성을 직접 목격한 경험을 제대로 묘사하거나 환기시키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미학적인 것에는 비딱하게 접근하는 수밖에 없다. 에둘러 말하는 수밖에 없다. 혹은-아퀴나스가 자신의 형언할 수 없는 주제에 대해 그렇게 했듯이-그것이 무엇이 아닌가를 말함으로써 그것을 정의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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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을 덮고 제목을 다시 보았어. 분명 지은이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다른 작가들과 다른 면이 있는 것은 확실해. 글을 씀에 있어 망설임이 없고, 자유분방을 느낄 수 있으며, 아주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문학적인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다만 아빠의 스타일과는 맞지 않는 것 같구나.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평점 별 다섯 개의 리뷰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평점 별 세 개의 리뷰들에 공감이 가더라구. 그러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 이 책은재밌다고들 하지만 나는 두 번 다시 읽지 않을 책이라고 말이야.


(106)
호화 크루즈 여행에서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절망은 내가 무슨 수를 써도 나의 본질적이고 새삼 불쾌한 미국인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일부 비롯한다. 그리고 이 절망은 항구에서 절정에 달한다. 난간에 서서 내가 어쩔 수 없이 그 안에 속하는 사람들 무리를 내려다볼 때. 이 위에 있든 저 밑에 있든 나는 미국인 관광객이고, 따라서 그 정체성상 크고, 살찌고, 벌겋고, 시끄럽고, 거칠고, 오만하고, 자기 생각뿐이고, 응석꾸러기이고, 외모에 신경 쓰고, 창피해하고, 절망하고, 탐욕스럽다. 우리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솟과 육식동물이다.

(322~323)
이야기를 더 진행하기 전에 이 점부터 인정하고 넘어가자. 동물이 통증을 느낄 줄 아는가. 느낄 줄 안다면 어떤 방식으로 느끼는가, 우리가 그들을 먹기 위해서 그들에게 통증을 가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정당화되다면 어떤 이유로 되는가 하는 질문들은 극도로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들이다. 비교신경해부학은 문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통증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정신적 경험이므로, 우리는 자신 외에 다른 인간이나 다른 동물의 통증을 직접 알아볼 수 없다. 게다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인간도 통증을 경험하고 따라서 그도 통증을 겪지 않으려는 타당한 이해를 갖고 있다고 추론하도록 이끄는 원칙들은 본격적인 철학의-형이상학, 인식론, 가치 이론, 윤리학의-영역이다.

(366)
정보의 억압, 국가의 검열, 특히 그가 소중하게 여기고 글을 쓰고 싶어 했던 자신의 신념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경우가 많았던 계몽주의 이후 유럽 사상이 인기를 끄는 현실. 내가 도스토옙스키에게 정말로 놀랍고 감동적이라고 느끼는 점은 그가 천재였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는 용감하기도 했다. 그는 문학적 평판에 대한 걱정을 한시도 놓지 못했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은 굳게 믿되 세상에서는 인기 없는 신념을 세상에 퍼뜨리는 작업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다. 더구나 자신에게 불친절한 문화적 환경을 무시하는 방식이 아니라(요즘은 이런 방식을 "초월한다"거나 "전복한다"고 표현한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면서 그것에 대항하고 그것에 관여하는 방식으로 해냈다.

(379)
이 윔블던 결승전에는 복수의 내러티브가, 왕 대 제왕 살해의 구도가, 극단적인 인물 대조가 갖춰져 있다. 이것은 남유럽의 열정적인 남성상과 북유럽의 섬세하고 임상적인 예술성의 대결이다. 디오니소스 대 아폴론이다. 식칼 대 메스다. 왼손잡이 대 오른손잡이다. 세계 이인자 대 일인자다. 나달은 현대적인 파워 베이스라인 게임을 최대한 밀어붙인 선수이고… 그 상대는 속도와 발놀림 못지않게 뛰어난 정확도와 다양성으로 이 현대적 게임을 또 다르게 바꿔놓은 인물이지만, 앞의 선수에게만큼은 유난히 맥을 못 추는, 혹은 기가 눌리는 선수다. 영국의 어느 스포츠 기자는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면서 기자단 동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두 번이나. "이 시합은 전쟁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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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ya7676 2018-11-15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주는 독서편지~독서가 편지가 된다는걸 첨 알았습니다. 멋지세요.

bookholic 2018-11-16 16:05   좋아요 1 | U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곰탕 2 - 열두 명이 사라진 밤,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그럼 거두절미하고 곰탕 2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소설의 재미를 잘 살려서 너희들에게 줄거리를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해해 주길 바래.

김화영.

그는 순간이동을 해서 경찰서와 부검장에 나타나서 시신을 확인하고, 이우환이 범인이란 것을 알게 되고 괴로워했어. 이우환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었잖아. 김화영은 다급한 마음에 순간이동을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모두 보게 되었고, 그의 이런 행각은 SNS에도 공개가 되어 유명해지게 되었어.

1권 마지막 부분에서 경찰서에서 신문을 받던 류정훈은 가짜 류정훈으로 밝혀졌잖아. 그래서 양창근은 다시 박종대를 불러왔어. 양창근과 강도영은 그들의 정체를 밝혀보려고 했고, 이제 거의 다 된 것 같았어. 그런데 윗선에서 갑자기 박종대를 풀어주라고 했어. 박종대는 그전에 미래의 대통령이 될 사람인 김주한에게 접근을 해서 친분을 쌓았고, 김주한은 박종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조금씩 믿고 있었어. 김주한은 비록 지금은 지방선거에서 떨어졌지만, 자신이 모시는 국회의원에게 부탁을 해서 박종대를 꺼내줄 수 있었던 거야.

그런데 바로 그때 경찰서로 레이저총이 난사되었어. 경찰서 벽이 뚫리고 사람들이 다치고 난리가 아니었어. 그 중에 하나가 신문을 받던 류정훈의 얼굴을 정확하게 날렸단다. 그렇게 류정훈은 진실을 말하기 전에 죽고 말았어. 이것은 박종대가 사전에 시킨 일이야. 누구한테 시켰냐고? 바로 이순희한테 시켰던 것이야. 아빠는 이순희가 착한 아이로 크길 바랬지만, 이순희는 박종대의 포섭에 넘어갔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레이저 총을 이순희에게 전해준 것이야. 그리고 레이저 총으로 경찰서를 공격한 것이었단다. 이 습격으로 류정훈은 죽고 경찰서장은 오른팔을 잃는 중상을 입었단다. 그리고 박종대는 혐의 없이 풀려나게 되었단다.

 

1.

한편 이우환은 뉴스를 통해서 자신과 같이 배에 탔던 12명을 본의 아니게 죽인 것을 알고 괴로워했어. 심한 죄책감을 가졌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일. 그들의 몫까지 행복하게 살겠다고 다짐을 했어. 

양창근과 강도영은 박종대를 추적하여 물증을 찾으려고 했어. 그리고 최근에 부산지역으로 들어온 이우환도 의심의 눈초리로 보았어. 이우환에게 신분증 확인을 요청을 하자, 이우환은 걸릴 것을 우려하여 박종대에게 도망을 갔어. 박종대가 있는 영진 아파트에 갔다가 그곳에서 순희를 만났어. 그런데 왜 박종대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이순희를 포섭했을까? 그는 과거로 오기 전에 신문을 잔뜩 읽고 왔다고 했잖아. 그래서 이미 이순희가 악명높인 범죄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왔던 거야. 그래서 이순희가 그렇게 무서운 일도 눈 깜박하지 않고 할 거라 생각했어.

.

김화영은 본격적으로 이우환을 쫓기 시작했어. 이우환을 쫓기 위해 순간이동도 서슴지 않았고, 레이저 총도 마구 쏘았단다. 그러다가 어디서 날아온 레이저총에 자신도 맞을 뻔했어. 뭐야! 레이저총이 또 있단 말이야

박종대 역시 레이저총을 쏘고 순간이동을 해서 난리를 핀 김화영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김화영이 몰이꾼이라는 것도 알아봤어. 몰이꾼은 시간여행을 와서 미래를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을 찾아내는 사람이야. 보통 몰이꾼은 순간 이동의 능력은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레이저 총까지 가지고 있다니박종대도 놀랬어. 몰이꾼은 잔류자들의 적이기 때문에 그동안 몰이꾼이 나타나면 박종대가 처치했어. 1권에서 교실 바닥에 갑자기 나타났던, 배에 큰 반원 구멍이 뚫렸던 시신 기억나니? 그 시신도 몰이꾼이었는데, 박종대가 처치했던 것이거든. 그런데 이번에 나타난 몰이꾼은 순간이동에 레이저 총까지자신들보다 더 월등한 능력이 있는 거잖아. 그래서 박종대는 이순희에게도 순간이동의 능력을 주려고 했어. 그래야 동급이 되어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교실 바닥에 갑자기 나타났던, 배에 큰 반원 구멍이 뚫렸던 시신의 머릿속에서 꺼낸 칩을 훔쳐와서 이순희의 뇌에 넣는 수술을 했어. 수술은 성공적이었어. 이제 이순희도 순간 이동도 가능하고 레이저 총이 있었어. 다이다이라고 해야 하나.

 

 

2.

김화영도 이순희의 존재를 알게 되었어. , 이제 김화영과 이순희의 판타스틱한 대결을 벌인단다.. 순간이동을 하면서 레이저 총을 쏘아대는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대결그러다가 어찌저찌하여 그들은 비 내리는 바닷가에서 이우환까지 포함하여 대결구도를 갖게 되었어. 이우환은 과거에 남겠다고 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화영에게 죽음을 당하기로 했어. 하지만, 순희는 이우환을 지키려고 했고, 그렇게 이우환을 지키려고 방어를 하다가 의도치 않게 김화영을 죽이게 되었어.

.

앞서 이순희와 김화영이 난동을 부리면서 싸우다가 영진아파트 403호에 레이저총으로 구멍이 나버렸거든. 그래서 경찰들이 대거 출동했어. 경찰들은 영진아파트 403호에서 놀랍게도 대형냉장고를 발견했고 그 대형냉장고 안에서 더 놀라운 시신들을 무더기로 발견했어. 그리고 그 403호에서 멍하니 있는 도축업자 한 명을 체포했어.

그 도축업자가 한 일은박종대가 잔류자의 얼굴을 바꿔주고 원래 얼굴의 주인을 죽이고 나서 그 주인으로부터 도깨비라고 부르는, (1권에서 이야기했었는데 생각나지?) 전직 성형외과의사가 장기 적출을 해내고, 남은 시신을 절단하는 일을 했던 사람이야. 그 실력이 뛰어나서 그들끼리는 그를 예술가로 불렀어. , 너무 잔인하구나

경찰서에 연행된 예술가는 이제 포기하고 모든 것을 실토하기로 했어. 그런데, 그 순간 부산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단다. 부산경찰청 옆에 고층빌딩이 있었는데 그 빌딩이 고목 쓰러지듯이 넘어져 버린 거야. 그렇게 넘어지면 부산경찰청을 덮쳐서 부산경찰청도 다 무너졌단다. 그런데 그곳에 무엇이 있었냐. 바로 과학수사센터가 있었고, 그곳에 모든 부산시민들의 지문이 있었단다. 과학수사센터가 무너지면서 부산시민들의 지문도 싹 사라져 버린 거야. .. 소설적 설정인가? 실제 그런가? 지문같이 중요한 정보를 다른 곳에 백업을 안 해두었을까? 아무래도 다른 곳에 백업을 해두었을 것 같은데 말이야. 아무튼 이 소설에서는 그렇게 설정을 했단다.

냄새가 나지? 이 일을 벌인 것은 박종대의 지령을 받은 이순희의 짓이야. 순간이동으로 부산경찰청 옆 고층빌딩의 기둥으로 이동하면서 레이저 총으로 쏘아댄 거야. 그렇게 레이저 총으로 미친 듯이 고층빌딩의 기둥을 쏘아대다가 그만 자신도 깔리게 되었고, 뒤늦게 순간이동을 했는데, 중상을 입은 채로 제어가 잘 안되어 바닷속으로 빠져들어갔어. 고층빌딩에는 순희의 신발만 있었어.

그렇게 고층빌딩이 쓰러지고 있던 순간, 양창근이 일하는 경찰서에는 불만 가득한 영진 아파트의 주민들이 와 있었어. 양창근이 영진 아파트 사람들이 모두 박종대, 류정훈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라고 직감하고 영장을 발행하여 경찰서로 소환을 한 거야. 그리고 한 사람씩 지문 조회를 해보려고 했어. 그런데 그 순간에 부산경찰청이 무너지면서 지문조회는 할 수가 없었단다. 왜 박종대가 이순희에게 그런 짓을 시켰는지 알겠지? 지문이 사라진 부산사람들은 주민센터에 가서 다시 지문을 등록을 해야만 했어. 영진 아파트의 주민들도 마찬가지였어. 미래에서 온 그들은 이제 당당하게 지문을 등록할 수 있게 된 거야.

 

 

3.

이우환은 깊은 고민에 빠졌어. 미래로 돌아가지 않고 이곳에서 순희와 강희와 함께 살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신분 세탁즉 안면이식 수술을 해야 하잖아. 그는 한참 고민을 하다가 결국 하기로 했어. 그 대상은 바로 부산곰탕의 주인이자 이순희의 아버지이자, 이우환 자신의 할아버지인 이종인이었어. 이종인에게 미안함이 있었지만, 이우환은 이곳에서 이순희와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어. 수술에서 깨어난 이우환이종인으로 다시 태어난 이우환. 이우환이 깨어나자마자 들은 소식은 무너진 빌딩 속에서 순희가 깔렸다는 것이었어. 이우환은 종인까지 죽이면서 자신이 이곳에 있으려고 했던 이유가 사라진 것이야. 분개했어.

그는 이 일을 시킨 박종대를 찾아갔어. 칼을 들고 말이야. 그런데 그때는 한참 도깨비가 박종대의 안면을 바꾸는 수술을 하고 있던 참이었어. 박종대는 다시 한번 얼굴을 바꾸려고 했어. 누구의 얼굴이냐고? 김주한알지? 몇 년 뒤에 대통령이 되는 그 김주한. 박종대는 얼굴을 바꾸고 자신이 직접 대통령이 되려고 했던 거야. 분노한 이우환에게 보이는 게 없었어. 수술을 하고 있던 도깨비를 그 자리에서 죽었어. 그리고 반쯤 봉합이 끝난 박종대는 그대로 두었어. 마취가 깨어난 후 박종대는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어. 반쯤 봉합된 흉측한 얼굴. 이우환의 짓이란 것을 알고 쫓아갔지만 이우환을 따라잡지는 못했지. 이우환은 후회를 했어. 그리고 다시 미래로 가기로 했어. 이곳에서는 상처만 남았지. 미래로 돌아가면서 미래의 식당주인의 심부름이었던 곰탕재료를 가지고 갔단다.

이우환이 떠나고…. 임신하고 있던 강희는 아이를 낳으려고 오토바이를 타고 병원에 가다가 넘어져 중상을 입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으려다 아이만 낳고 죽고 말았단다. 그 아이의 이름을 이우환, 알겠지? 그리고 바닷속에 빠졌던 순희는 다행히 해변으로 밀려왔어. 간신히 구조되고 나서 순희는 경찰서에 가서 자수를 했단다. 순희는 강희가 자신의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알았어. 그래서인지 순희는 감옥에서 깊이 반성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했어. 무기징역을 복역하고 있다가 칠십 후반이 되어서야 모범수로 출감할 수 있었단다.

 

 

4.

미래로 돌아온 이우환. 자신이 과거로 가기 전의 미래와는 다른 모습이었어. 오른쪽 팔을 잃었던 식당 사장은 두 팔이 온전히 있었어. 그리고 사장은 이우환을 알아보지 못했어. 당연하겠지. 미래로 돌아온 이우환은 이종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잖아. 그 식당 주인은 바로 경찰이었던 양창근이었어. 이우환이 과거로 돌아가기 전에 양창근은 오른팔이 없었다고 했잖아. 그 이유는 악명 높은 범죄자 이순희를 추격하다가 그에게 오른팔을 잃었던 거야. 이순희는 여전히 아수라라는 조직의 두목으로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어. 양창근은 경찰을 은퇴하고 부산곰탕의 곰탕 맛을 잊지 못하고 식당을 차렸던 거야.

그런데 과거로 돌아온 이후의 양창근의 오른팔이 멀쩡했던. 이순희가 공격을 받지 않았던 거야. 이우환이 과거로 돌아가서 곰탕재료만 가지고 온 것이 아니었어. 그곳에서 이순희를 만나면서 본의 아니게 이순희를 변화시켜 놓은 것이지. 그렇게 과거가 변해서 다시 돌아온 미래는 변해 있었던 거야. 이종인의 얼굴을 한 이종인을 양창근은 못 알아보았다고 했지. 그런데 이종인의 얼굴은 알아봤어. 양창근은 그 옛날 실종된 이종인을 못 찾았던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된 거야.

모범수로 석방된 이순희는 이미 칠십 후반이었어. 그리고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서 이순희는 오십 대가 된 이우환을 만나게 되었단다. 그리고 이순희의 마지막 한마디와 함께 소설은 끝이 났단다.

“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

.

곰탕이라는 소설을 읽고 있을 때 너희들이 소설 제목이 곰탕이냐면서 어떤 내용이냐고 물어봤잖아. 그러면서 곰탕 좋아하니까 나중에 이 책을 읽겠다고 했지. 그래, 좀더 크면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구나.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도 들었어. 아빠가 1권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지은이가 영화감독이다 보니 영화 보듯이 읽는다고 했잖아. 지은이도 이 영화를 영화연출을 하는 것처럼 쓰지 않았을까 싶구나. 이 소설이 지은이의 첫 번째 작품인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구나. 그리고 이 소설은 영화에서도 한번 만났으면 좋겠구나. ,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 ‘그 머리카락들, 누구 거죠? 셋이 다 가족이던데.’

책의 끝 문장 : “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모든 게 달라졌다. 니가 태어난 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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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탕 1 - 미래에서 온 살인자, 김영탁 장편소설
김영탁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곰탕>이라는 책은 알라딘 북플을 통해서 알게 된 책이란다. 먼저 읽은 이들의 폭풍과 같은 호응이 있었어. 그래서 눈 여겨보고 있다가 이번에 읽었단다. 지은이는 김영탁이라는 분인데 영화감독이자 작가라고 하는구나. 영화 <헬로우 고스트> <슬로우 비디오>라는 영화를 감독했는데, 아쉽게도 아빠는 두 영화 모두 보지는 못했어. 그리고 소설로는 이번 <곰탕>이 첫번째 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아무래도 지은이가 영화감독이다 보니, 이 소설도 나중에는 영화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영화의 장면을 떠오르게 되더구나. 각각의 소설의 장면을 영화로 만든다면 어떻게 할까? 아빠도 상상을 하면서 소설을 읽었단다.

제목이 독특하게도 곰탕이구나. 곰탕 1권의 부제는 미래에서 온 살인자였어. 곰탕과 미래에서 온 살인자. 참 안 어울린다 싶었고,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궁금했어. 그럼 먼저 곰탕 1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1.

때는 2063년 부산지금보다 40년도 훨씬 지난 미래로구나. 밝은 미래로 그려졌으면 좋겠지만, 미래의 모습은 대개 암울한 모습인 경우가 많지. 디스토피아의 모습. 2063년의 부산은 몇 번의 쓰나미를 겪었고, 조류독감과 구제역이 자주 발생하여 모든 가축들을 죽였단다. 그래서 사람들은 통통한 쥐 모양의 새로운 고기를 만들어냈단다. 고기의 이름도 정하지 않아이것또는그것으로 불렀어.

주인공 이우환은 어렸을 때 고아원에서 자라서 열여덟 살부터 한 식당에서 식당 보조를 하고 있었고, 어느덧 그의 나이 사십 대 중반이 되었어. ‘이것’으로 국을 만들기는 하나, 맛이라는 하나 없는 그런 국이었단다. 식당 주인은 오른쪽 팔이 없는 노친네였는데, 그는 이우환에게 한 가지 미션을 주었어. 시간여행을 해서 곰탕 요리법과 곰탕의 재료인 아롱사태를 가지고 오라고 했어.

2063년은 시간여행이 가능하긴 했는데, 과거로만 갈 수 있었고, 여행 중에 죽는 사람들이 많아서 이를 두고 여행이라 할 수 있는지 모르겠구나. 하지만,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많은 돈을 주고 심부름을 보내는 것으로 시간여행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과거로 실어 나르고 있단다. 이우환은 지금 자신의 삶이라면 죽어도 상관없다면서 가겠다고 했어. 시간여행의 정원은 13명이고 배 같은 것을 타고 바다로 나가서 특정 지점에서 과거로 가게 된단다. 이우환도 13명이 같이 갔는데, 과거 2019년에 살아서 도착한 사람은 2명 뿐이었어.. 이우환과 심부름으로 사람을 죽이러 왔다고 하는 김화영, 둘 뿐이었어. 사실, 김화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것을 이우환이 살려 준 것이란다.

 

 

2.

양창근이라는 사람은 경찰이야. 얼마 전까지 인천에서 일하다가 이번에 부산으로 왔어. 어느날 교실에서 이상한 사고가 일어났다는 접수를 받았어. 학생들끼리 싸우고 있었는데 어떤 사내가 피 흘리고 죽은 상태로 교실바닥에 나타났다는 거야. 아이들의 황당한 이야기를 믿지 못하고 그 죽은 사람 옆에서 싸움질하던 이순희를 용의자로 경찰서로 데리고 왔어. 또 다른 경찰 강도영의 말에 따르면 이순희는 그 전부터 경찰서에 몇 번 들락거렸던 말썽쟁이라고 했어.

교실에서 발견된 시신은 부검을 했는데 시신은 의문투성이였단다. 복부에 큰 반원으로 잘려나갔고, 절단면은 깨끗하고. 잘려나간 부분은 교실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며, 머릿속에는 이상한 칩이 들어있었대. 시신의 지문으로 신원 확인을 해보려고 했으나 검색이 안되었대. 정말 이상한 사건이었어.

 

 

3.

한편 이우환은 식당 사장이 알려준 부산곰탕이라는 식당에 찾아가서 곰탕을 먹어봤는데, 그 맛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단다. 그리고 애원을 해서 그곳에 취직을 하게 되었어. 부산곰탕은 중년의 이종인이라는 남자가 혼자 운영하는데, 얼마 전까지 부인이랑 같이 일했지만, 부인이 병에 걸려 세상을 뜨고 혼자 식당 일을 하고 있어서 우환을 받아들이기로 했단다.

그런데 이종인의 아들이 바로 앞서 이야기했던 이순희였단다. 이순희가 경찰서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종인은 경찰서에 갔단다. 이종인이 이순희의 피묻은 교복을 가지고 왔는데, 이우환이 그 옷을 빨게 되었고, 피 묻은 이순희의 교복을 빨다가 교복의 새겨진 이름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단다. 어렸을 때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이름과 똑같았거든. 이순희. 그저 우연의 일치겠지 하고 생각했어.

...

시신의 부검 결과 이순희의 짓이 아니라고 판단한 경찰은 이순희를 풀어주었어. 이순희는 가끔씩 여자친구를 데리고 식당에 왔는데, 여자친구의 이름을 듣고 이우환은 또다시 한번 놀랬단다. 어렸을 때 자신을 버린 어머니의 이름과 똑같았거든. 유강희. , 이제 확실해졌어. 이우환은 과거로 돌아와서 아직 고등학생인, 자신을 버린 부모를 만나게 된 거야. 이우환은 자신을 버린 이순희와 유강희를 갈라 놓으려고 했어. 그렇게 되어 자신이 없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자신은 인생이 너무 비참했기 때문에 말이야.

 

 

4.

경찰은 여전이 교실의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을 수사했어. 부산 지역의 곳곳의 CCTV를 확인하여 교실에서 시신이 발견된 시간에 강한 빛을 받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한 남자를 CCTV에서 찾아냈단다. 양창근은 그 거리를 찾아가 보았어. 구멍이 난 세 개의 벽을 볼 수 있었고, 그것은 마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레이저 총으로 쏜 것 같았어. 그 세 개의 구멍이 어디서 왔나 보니 영진 아파트에서 온 것처럼 보였고, 양창근은 그 영진 아파트로 가 보았어. 오래된 아파트. 영진 아파트 단지에 있는 영진 부동산에 들러보았단다. 영진 부동산의 사장은 박종대라는 사람이었어. 그와 이야기를 해보면 특별한 것은 없었어. 한 가지만 빼고양쪽 귀 뒤쪽을 자주 긁는 습관이 있었어.

양창근은 주민센터에도 들렀단다. 특이사항이라고 해야 하나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긴 했어. 최근5년 사이에 전입신고가 많아졌는데 모두 외지에서 살던 집주인의 아들들이 들어왔다는 거야. 그리고 그 집의 부모들이 대부분 치매로 정신병원에 요양 중이라는 거야. 작은 아파트 단지 치고는 사람수가 좀 많았단다. 13.

양창근은 박종대와 영진아파트 사이에 무엇인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찾지는 못했단다. 양창근은 치매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소망병원에 가서 13명을 모두 만나봤어. 그리고 폐쇄병동에 갇혀 있는 비교적 젊은 환자도 한 명 만났는데, 그 환자는 흉측하게도 얼굴 가죽이 없었어…. 하지만 여전히 특이한 점은 찾지 못했단다.

 

 

5.

아까 이우환과 함께 과거 여행을 온 남자가 한 명 있었지. 김화영. 그는 어떤 사연으로 과거에 왔는지 이야기해줄게. 그는 가난했는데, 여행사의 제안이 들어왔어. 시간여행 가이드를 해달라고 했어. 가이드는 일반 여행자들과 달리 순간이동이 가능하도록 머릿속에 칩을 넣어서 생존 확률도 높다고 했단다. 머릿속의 칩이라교실에서 죽은 사람도 머릿속에 칩에 있다고 했잖아. 그 칩은 바로 순간이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칩이었던 거야. 아무튼 김화영은 그 가이드 역할을 받아들였단다. 그런데 또 어떤 부자의 제안도 있었어. 과거에 가면 12명을 죽인 살인자가 있을 거라고 했어. 그 살인자를 찾아서 죽이라는 했어. 그러면 큰 돈을 주겠다고 했단다. 이 제안도 김화영은 받아들이고, 과거로 온 것이었단다.

강도영 형사는 장기 적출하는 도깨비라고 부르는 전직 성형외과 의사를 현행범으로 잡아왔단다. 도깨비를 신문하여 윗선을 밝혀내려고 했으나, 모른다고 했고 자신은 스카우터라고 부르는 류정훈이라는 사람만 안다고 했어. 그래서 류정훈을 잡아오고 도깨비는 일단 풀어주었단다. 도깨비는 박종대를 찾아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어.

박종대. 이 사람의 정체를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구나. 이 사람은 첫 번째 시간여행으로 과거로 온 사람이야. 그는 심부름을 받고 왔지만 처음부터 미래로 다시 갈 생각이 없었어. 그래서 그는 과거로 오기 전에 과거의 신문을 모조리 보고 왔단다. 특히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지 알고 왔고, 미래에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접근해서 그의 측근이 되려고 했단다. 그리고 또 하나 정당한 신분을 얻어야 했어. 얼굴을 바꾸는 수술을 받게 되었단다. 무슨 말인지 알겠지. 박종대는 그러니까 본명이 아니야. 박종대라는 사람을 죽이고 그 사람의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이식하고 자신이 박종대로 살아가는 거야.

박종대는 자신처럼 미래로 돌아가지 않고 과거에 머물러 살고 싶어하는 시간여행자에게 얼굴 이식 수술을 알선하는 일도 했어. 도깨비라고 부르는 전직성형외과 의사의 본업은 그러니까 안면이식수술이고, 부업이 장기 적출이었던 것이란다. 너무 잔인하구나. 박종대는 부동산업도 하고 있으니까, 얼굴 이식을 한 시간여행자들을 영진 아파트로 전입을 시킨 것이고, 가족들이 그들을 알아챌까 봐 치매나 정신병으로 몰아서 병원에 입원을 시켰던 것이란다. , 이제 앞뒤 이야기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겠지? 박종대는 첫 번째 얼굴이식 수술을 했을 때, 도깨비가 아닌 다른 사람이 수술을 했어. 실력이 도깨비만큼 훌륭하지 않아서 부작용으로 귀 뒷쪽을 자주 긁는 것이었어.

 

 

6.

이우환은 식당을 하면서 이순희와 유강희를 자주 보았는데, 그들을 갈라 놓으려는 의도와 갈리 점점 그들에게 정이 갔단다. 순희와 강희도 이우환을 점점 따르고 친해졌어. 그들 셋은 오토바이 한 대에 같이 타고 다니기도 했어. 이우환이 온지 한 달이 된 이후에 곰탕 기술을 어느 정도 익히고, 직접 곰탕을 끓이는 수준까지 되었어.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해서 미래로 돌아가려고 했어. 여행사에서 준 시계를 확인하여 돌아가는 배편 시간도 확인했어.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장소에 가보니 모두 13명의 귀환자가 있었어. 그들과 함께 배를 타고 출발을 했어불현듯 이우환은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순희와 강희와 함께 말이야. 그만큼 정도 꽤 들었거든. 그래서 바닷속으로 가라앉던 배에서 뛰어내려 다시 헤엄쳐서 다시 부산곰탕으로 돌아왔단다. 그리고 박종대를 찾아갔어. 과거에 남고 싶다고 그에게 이야기했어.

한편, 부산앞바다에 12개의 시신이 바닷가로 밀려온 사건이 일어났단다. 12개 시신은 지문 조회를 해봐도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어. 경찰은 난리가 났고, 온갖 뉴스는 이 소식으로 도배가 되었어. 김화영도 이 뉴스를 봤단다. 12개의 시신시간여행 가이드인 김화영은 그 시신의 정체를 알았어. 그리고 그 배에 이우환이 타고 있었다는 것도 알았어. 김화영은 순간이동 기술을 이용하여 시신보관소에서 12개의 시신을 모두 확인했어. 이우환만 빼고 모두 있었지. 드디어 자신이 죽여야 할 사람이 나타난 것이야. 그런데 그 사람이 이우환이라니자신을 살려주었던 이우환이라니..

경찰서에서는 류정훈을 신문하고 있지만 증거불충분이었어. 그런데 소망병원에서 연락이 왔어. 양창근이 만났던 얼굴 없는 환자 있었잖아. 그 환자가 엄마를 병원에서 만났다고 했어. 그리고 그 사람 이름이 다름 아닌 류정훈이라고 했어. 뭐라고? 경찰에서 신문 받고 있던 그 류정훈? 아빠가 앞서 박종대 이야기를 하면서 했던 이야기 생각나지? 시간 여행자의 얼굴 바꾸기 수술.. 경찰서에 있던 류정훈도 바로 시간여행자였던 거야.

여기까지 1권의 이야기란다. 지은이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재미있었단다. 이런 실력을 어찌 이제서야 발휘했단 말인가. 아빠가 부지런을 떨어서 조만간에 곧 2권도 해줄게. 오늘은 이만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 가까운 미래에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위험하다.

책의 끝 문장 : 그를 찾아 죽여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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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7 22:1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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