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
우다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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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영‘이라는 작가의 발견! SF소설이라기엔 어색하고 환상소설이라는 말로 대체하기도 애매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오랜만에... 작가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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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공간의 위로 세리프
그레텔 에를리히 지음, 노지양 옮김 / 빛소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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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오밍이라는 거대한 대자연과 평원에서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문장으로 그려진 인디언들과 카우보이, 그리고 척박하고 거대한 평원에서의 목장 일이란 것이 결코 평탄하고 낭만적인 삶이 아니란 걸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작가의 문장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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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 완결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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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심장 쫄깃했지만... 중간엔 너무 지루했다. 이렇게까지 길었어야 했나 의문이...1부의 예원제와 3부의 청신이라는 두 여성의 삶이 마치 평행이론의 표본처럼 느껴지고 파란만장했다. 거대한 우주에서 티끌보다 못한 존재일지 모를 우리의 삶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라는 메세지를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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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3부 : 사신의 영생》 마지막 6장

청신이 물었다.
"5킬로그램만 더 남겨도 될까요?"
우주복을 입고 우주선의 다른 쪽에 떠 있는 그녀의 
손에 환하게 빛나는투명한 공이 들려 있었다. 지름 50센티쯤 되는 공 안에 커다란 물방울 몇개가 떠다니고 있는데 어떤 것은 안에서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쳐 다니고어떤 것은 그 안에서 수초가 자라고 있었다. 파릇파릇한 풀이 자라는 작은육지도 떠다녔다. 투명 공의 천장에 있는 작은 발광체에서 빛이 발산되고있었다. 작은 세계의 태양이었다. 이 투명 공은 완전히 밀폐된 형태의 생태구체로 청신과 지자가 열흘 넘게 매달려서 완성한 것이었다. 작은 태양이빛을 내뿜고 있는 한 생태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었다. 이것을 남겨두고 간다면 적어도 647호 우주가 생명이 없는 암흑의 세계는 아닌 셈이었다. - P796

관이판이 말했다.
"물론이에요. 5킬로그램 때문에 대우주의 빅크런치가 실패할 리는 없으니까."
하지만 그는 대우주가 원자 하나만큼의 질량 차이로도 닫힌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열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자연의 정밀함이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려면 모든 우주의 매개변수가 몇조 분의 1의 정밀도로 정확히 맞물려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 P796

하지만 청신은 그 투명 공을 그곳에 남겼다. 수많은 문명이 만들어낸 수많은 소우주 가운데 상당수가 회귀 운동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대우주는 최소한 수억 톤, 심지어 수억조 톤의 질량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기때문이다.
대우주가 이 오차에 영향받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 P797

청신과 관이판이 우주선에 타고 지자가 마지막으로 탔다. 화려한 기모노를 벗고 위장복으로 갈아입은 그녀는 다시 날렵하고 유능한 전사로 변신해 있었다. 그녀는 여러 가지 무기와 생존 장비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등에 메고 있는 무사도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지자가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제가 살아 있는 한 두 분을 안전하게 지킬 테니까."
핵융합 엔진이 작동하고 추진기가 푸른 불빛을 내뿜자 우주선이 천천히 이동해 우주의 문을 통과했다.
- P797

소우주에는 메시지가 담긴 표류병 하나와 투명 공만 남았다. 표류병은 어둠에 파묻히고  1세제곱킬로미터의 작은 우주에서 투명 공 속 작은  태양만이 가물거리는 빛을 토해냈다. 이 작은 생명의 세계 속에서 물방울이 무중력 유영을 하고 있었다. 물방울에서 뛰쳐나온 작은 물고기가 다른 물방울로 뛰어 들어가 한들거리는 수초 사이를 유유히 헤엄쳐 다녔다. 작은 육지의 풀잎에서 굴러 떨어진 이슬 한 방울이 핑그르르 돌아 날아오르며 우주를 향해 한 가닥 투명한 햇빛을 반사했다. - P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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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년 후의 인류에서는 지금보다 더한 불평등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바로 ‘죽음의 불평등‘...
지구가 다른 외계 행성의 공격을 받는다면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소설이지만 너무도 무서운 세상이라
지금의 세상이 더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삼체세계의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끌려가듯 과학의 발전을 이루었는데 또 다른 위협 앞에 인류는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이루어내야할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진심 소설 속 후대의 인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현재 건설 중인 태양계 경보 시스템의 예보 시간은 최대 24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정말로 암흑의 숲 공격이 닥친다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주선 중 단 한 대도 그 시간 내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벙커인 목성까지 갈 수 없다. 지구는 사실 죽음의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셈이었고, 이 점은 사람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오경보 발령 직후에 나타난광적인 탈출 러시는 모든 걸 압도하는 인간의 생존 욕망이 불러온 집단 광란이었을 뿐, 사실 현실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현재 5만 명 남짓한 사람들이 목성에서 장기간 생활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함대 세계의 목성 기지 소속 우주군이었고, 일부는 벙커 프로젝트의 초기 준비 작업을 위해 파견되어 있는 엔지니어들이었다. 그들에게는 그곳에 있을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으므로 여론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밀리에 건조되고 있는 항성급 우주선들이 완성되면 그 우주선의 소유주인 백만장자들도 목성의 반대편으로 피신할 수 있었다. - P514

법적으로 보면 적어도 현재까지는 특정 단체나 개인이 항성급 우주선을 건조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법도 없고, 거대 행성의 반대편에 숨는 것도 도피주의로 간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큰불평등, 
즉 죽음의 불평등이 생겨났다. - P514

역사적으로 나타난 사회적 불평등은 주로 경제적 부나 사회적 지위에 관한 것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죽음 앞에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했다. - P514

물론 의료 환경의 차이, 빈부격차로 인한 자연재해의 생존률 차이, 전쟁에서 군대와 일반인의 생존률 차이 등등 죽음의 불평등이 존재하기는 했지만, 전체 인구의 1만 분의 1도 안 되는 소수는 안전지대로 피신해 살아남고 나머지 수십억 명은 지구에서 죽음을 기다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주 오래전 고대에도 용인될 수 없는 끔찍한 불평등이므로 현대 사회에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광속 우주선 프로젝트가 반대 여론에 부딪힌 가장 큰 이유였다. - P515

목성이나 토성의 반대편에 떠 있는 우주선에서 사는 것이 암흑의 숲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동경하는 생활은 아니었다. 생태순환 시스템이 아무리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준다 해도 춥고 황량하고 외부와 단절된 태양계의 변두리에서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삼체 제2함대를 관측해보면 곡률 추진 우주선은 순간적으로 광속에 도달할 수 있다. 따라서 광속 우주선을 이용하면 지구에서 출발해 불과 수십 분만에 목성에 도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광속 우주선을 소유한 특권층과 백만장자들은 태양계 경보 시스템의 경보가 울린 후에도 지구에서 여유롭게 머물다가 공격이 임박했을 때 수십억 명을 버려두고 지구를 탈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건 인류 사회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다. - P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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