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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장 코번트리여 안녕
사상자들이 병원에 도착하기 시작했다. 윈터 박사 등 외과의사들은 3곳으로 나눠 수술실에 투입되었다. 팔다리를 크게 다쳤거나 심각한 열상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폭발로 인한 열상의 합병증은 표면의 상처는 작지만 그 밑에 파열된 부위는 범위가 넓다." 윈터 박사는 나중에 그렇게 썼다. "조직이 전부 펄프처럼 풀어져버린다. 안쪽 깊숙이크게 절개하지 않고 표면의 상처만 치료해서는 아무 소용도 없다."

다른 병원에서 있던 어떤 수습간호사는 오래전부터 우려했던 공포와 마주했다. 수습기간 중에 나는 절단한 환자의 사지를 손에 들고있어야 할 일이 생길까 늘 겁냈었다. 지금까지는 절단 수술이 있을 때마다 용케 비번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썼다. 그 공습은 "나를 싹 다 바꿔놓았다. 더는 징징거릴 겨를이 없었다." - P418

그 도시는 많은 사람에게 엄청난 트라우마를 안겨주었다. 소이탄은 이 도시의 명물인 성미카엘 성당의 지붕과 바닥을 불로 지져놓았다. 소이탄이 성당에 처음 쏟아진 것은 8시경이었다. 그중 하나가 납으로 만들어진 지붕에 떨어졌다. 이불로 금속이 타면서 녹은 납이 아래쪽 나무로 된 내부로 떨어져 불이 붙었다. 목격자들은 소방차를 불렀지만 모두 도시 전역에서 화재와 싸우고 있었다. 

소방차가 성당에 도착한 것은 불이 붙은 지 1시간30분 지난 뒤였다. 23킬로미터 떨어진 솔리헐 마을에서 온 소방차였다. 소방대원들은 지켜만 볼 뿐 손을 쓸 수없었다. 폭탄이 주요 수도관을 산산조각냈기 때문이었다. 

*소이탄...소이탄.. - P418

그날 밤 내내 11시간 동안 폭격기가 밀려왔고 소이탄과 폭탄이 떨어졌다. 목격자들은 화염으로 인한 익숙한 냄새를 얘기하면서 그런 이유만 아니라면 사실 정겨운 냄새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배 가게를 집어삼킨 불로 시가향과 파이프 담배 타는 냄새가 주변을 가득 메웠다.
불타는 정육점에서 나는 냄새는 전통적인 일요일 만찬용 ‘고기‘를 굽는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 P419

그리고 끔찍한 장면들이 목격되었다. 애시워스 박사는 "어린이의팔을 입에 물고" 거리를 달리는 개를 보았다고 했다. E. A. 콕스 A. Cox라는 남자는 폭탄 분화구 옆에서 머리가 없는 사람의 시체를 보았다.
다른 곳에서는 폭발한 기뢰에 까맣게 탄 몸통들이 널려있었다. 임시 영안실엔 시간당 60구에 이르는 속도로 시신들이 들어왔고, 장의사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 시신은 시신이라고 할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다. 40~50퍼센트는 ‘신원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의 훼손‘으로 분류됐다. - P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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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브라질 산타 루시아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신맛 싫어하는 나에게는 딱 좋은 커피다.
고소... 다크...
바로바로 갈아서 내려 마시기 딱 좋은데
하루 한 잔씩만, 그래서 아침에만 내려 마셨는데 원두 갈때마다 줄어드는게 눈에 너무 잘 들어온다. 양이 좀더 많으면 좋겠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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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9월 7일 토요일, 런던 공습 시작되다!

런던 시민들은 일상을 지속함으로써 공습에 대항했다.










44장 조용하고 푸르른 날에

날은 무덥고 고요했고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위로 하늘이 푸르렀다. 오후 기온은 런던 날씨로는 드물게 30도를 넘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이드 파크로 몰려들었고 서펜타인 호수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 일광욕을 즐겼다. 옥스퍼드 스트리트와 피카딜리의 상점도 쇼핑객들로 가득했다. 머리 위에 떠있는 탄막풍선이 거리에 거대한 그림자를드리웠다. 

런던에 정말로 폭탄이 처음 떨어졌던 8월의 공습 이후 런던은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는 꿈속에 다시 빠졌지만, 간혹 울리는 허위경보가 그 꿈을 깨우곤 했다. 처음에는 무섭고 낯선 경험이었지만 폭격기가 나타나지 않자 경보도 시들해졌다.

 늦여름 더위가 나른한 안도감을 더해주었다. 웨스트엔드의 극장가에선 24개의 작품이 공연되었는데 그중에는 연극 <레베카Rebecca >도 있었다. 대프니 듀 모리에 Daphnedu Maurier 의 소설을 작가가 직접 각색한 연극이었다.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와 조운 폰테인 Joan Fontaine 이 주연한 알프레드 히치콕AlfredHitchcock 의 영화 버전도 상영 중이었고, 그 외에 <그림자 없는 남자TheThin Man)와 장기 상영 중인 <가스등Gaslight>도 있었다.

상쾌한 초록의 시골에서 보내기 좋은 날씨였다. - P303

같은 토요일 아침 베를린에서 요제프 괴벨스는 부관들에게 그날이 끝날 즈음에 벌어질 일을 대비하도록 일러두었다. 곧 닥칠 런던의파멸은 "아마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그는 그 공격을 독일의 민간인을 노린 영국의 폭격에 대한 응당한 대응으로 포장하여 세계의 비난을 잠재울 생각이었지만, 사실 전날 밤 폭격을포함하여 그때까지 이루어진 영국의 폭격은 그런 대규모 보복을 정당화시킬 만큼의 사상자와 피해를 내지 못했다. - P304

루프트바페는 티타임에 왔다.

폭격기는 3차례로 나눠 파상 공격을 했다. 첫 번째는 폭격기348 대와 전투기 617 대로 이루어진 편대였다. 특수 장비를 갖춘 KGr 100 ‘파트핀더(패스파인더)‘ 비행대의 힝켈 폭격기 8대가 표준형 고폭탄과 소이탄과 지연 도화선으로 작동하는 폭탄을 투하해가며 길을 안내했다. 지연 도화선은 소방대원들의 진화 재업을 방해하기 위한 장치였다. 대낮이고 날씨도 맑았지만 그들은 X-빔 시스템을 사용했다.

오후 4시43군, 런던에 첫 사이렌이 울렸다. - P306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RAF 전투기들은 적의 실제 목표물이 런던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들은 즉시 독일 침략군을 향해 집결하기 시작했다. 침략자를 발견한 RAF 조종사는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 "그렇게 많은 항공기는 본 적이 없다." 그는 그렇게 썼다. "약 5,000미터 상공까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다."

"안개를 뚫고 나갔지만 믿어지지 않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밀려오는 독일 항공기들뿐이었다. 끝도 없이 밀려오고 있었다."

지상에서 바라본 광경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18세의 콜린 페리 Colin Perry 는 자전거를 탄 채 첫 번째 파도가 머리 위를 지나는 모습을 보았다. "굉장하고 인상적인, 그 자리에서 얼어붙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페리는 나중에 그렇게 썼다. "머리 바로 위에 문자 그대로 수백대의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다. 독일 비행기였다! 독일 비행기가 온통 하늘을 덮고 있었다." 전투기들은 서로 가까이 붙어있었다. "여왕벌주변을 지키는 벌떼같았다." 그는 그렇게 회상했다.
- P307

강인했다. 그렇다. 하지만 처칠은 참담한 모습과 사람들의 놀라운 복원력에 압도되어 남들이 보는 데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한손에 든 커다란 흰 손수건으로 눈을 닦았고 다른 손으로는 지팡이 손잡이를 잡았다.
"봐요. 그가 우리를 걱정해줘요. 울고 있다고요." 나이 든 여성이 소리쳤다.

낙담한 얼굴로 집에 남은 것들이 없는지 살펴보는 사람들을 찾았을 때 한 여성이 소리쳤다. "베를린은 언제 폭격할 건가요. 위니?"
처칠은 몸을 획 돌리더니 주먹을 흔들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호령했다.
 "나한테 맡겨요!"

그러자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하게 바뀌었다. 새뮤얼 배터스비samuel Battersby 라는 공무원은 이렇게 썼다. "갑자기 사기가 충천했다. 사람들은 흡족해했고 안심했다." 그 순간에 더없이 완벽한 답변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때 그렇게 절박한 상황에서 총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못나게 부적절하지도 않았고 노골적으로 위험하지도 않았다. 배터스비가 보기에 그것은 처칠이라는 예측할수 없는 특이한 마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답변이었다.
 "의기소침할 수밖에 없는 참혹한 재난을 궁극적인 승리를 향해 나아갈 굳건하고 확실한 디딤돌로 바꿔놓은 그의 능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 P315

그날 밤과 그다음 날인 9월 9일 월요일에 폭격기들이 런던에 다시나타났다.

 폭탄 하나가 블룸스베리에 있는 작가 버지니아 울프VirginiaWoolf의 집에 떨어졌다. 그곳은 그녀의 출판사 ‘호가드프레스 HogarthPress‘의 본사이기도 했다. 두 번째 폭탄도 집을 강타했지만 그 자리에서폭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폭탄은 일주일 후에 폭발했고 집은 완전히 주저앉았다.
- P321


독일의 야간 공습으로 런던의 생활은 낮의 몇 시간으로 압축되었고, 가을이 깊어지고 도시의 위도가 높기 때문에 그 낮 시간도 무서울정도로 빠르게 줄어들었다. 공습은 역설을 낳았다. 어떤 사람이 하룻밤사이에 죽을 확률은 희박하지만 런던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죽을 확률은 100퍼센트였다. 안전은 오로지 운에 달린 문제였다. 한 어린 소년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나온 답은 소방관이나 조종사같은 것이 아니었다.
"살아있고 싶어요."

주민들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 밤이 되면 두려움도 같이 시작됐지만 낮에는 이상할 정도로 평범한 생활이 이어졌다. 피카딜리와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상점들은 여전히 손님들이 가득했고 하이드 파크에는 곳곳에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땅거미가 질 때가 되어야 독일 폭격기가 머리 위에 나타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피아니스트 마이라 헤스Myra Hess 는 야간 공습을 피해 매일 점심시간에 트라팔가 광장을 바라보는 내셔널갤러리 National Gallery에서 콘서트를 열었다. 홀은 만원이었고 참석자들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방독면을 들고 바닥에 앉았다. 관객들은 "엄청나고 감동적인" 박수갈채와함께 눈물을 글썽였다고 <뉴요커>의 기고가 몰리 팬터-다운스는 썼다.
- P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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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JTBC 세계다크투어 킬링필드 보다 폭풍오열했다. 처음 보는 게 아니었는데도 눈물이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저게 정말 인간이 한짓이 맞는지 한없이 한없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 요즘 보는 책들에 이런 비인간적임! 참혹함! 이 너무 많아 힘들다.
오히려 동물들 사회가 훨씬 훨씬 ...
뭐라고 해야하지
우리가 인간 같지 않은 행동을 하면
‘니가 짐승이냐‘ 아니 ‘이 짐승만도 못한 놈아!‘
이렇게 말을 하는데 그럼 동물들 사회를 인간적이라고 해야하나 아님 인간  사회를 동물적?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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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가꾸는 사람의 3월
~~3월에 정원을 가꾸는 건 어렵다는 말을 해주는건데 하나하나 정말 실감나고, 또 참 재미나게 써 놓으셨다. 정원을 가꾸어본 내공이 상당하신거 같다. 카렐 아저씨!
그렇다. 정말 정원 가꾸기란 참 쉽지가 않더라!




하지만 둘째로 넘어가서, 실제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하면 말입니다. 땅이 아직 얼었다고, 아니면 녹았다가 다시 얼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눈 덮인 정원을 바라보며 우리에 갇힌사자처럼 분노에 차서 집안을 서성거리게 됩니다. 

모닥불 옆에서 감기 기운을 달래고, 치과에 가고, 법원에 출두하고, 숙모나 손자나 악마의 할머니가 찾아오면 접대도 해야 하고, 아무튼 하루하루를 잃게 됩니다.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악천후가찾아오고 운명의 장난에 놀아나고, 아무튼 꼭 3월이면 해야일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정이 발목을 잡는다니까요. 

그러니 조심하세요. "3월은 정원 일이 가장 바쁜 달로 다가오는봄 준비를 해야 한다."라니까요. - P36

정말 그렇습니다, 사람은 정원을 가꾸어 봐야만 비로소쓰라린 추위라든가 무자비한 북풍이라든가 된서리 같은 시적인 표현들의 참뜻을 깨닫게 되지요. 심지어 올해의 추위는 썩어 빠졌다든가 저주받을 추위라든가 날씨가 악마처럼 지독하다든가 야만적이라거나 엿 같다든가 이처럼 한술 더 떠서 몹시 시적인 어휘를 참으로 자연스럽게 구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시인들과는 달리, 정원 가꾸는 사람은 북풍은 물론 사악한 동풍에게도 욕을 퍼붓거니와, 진눈깨비보다는 교활하고 음흉한 까막 서리를 더 살벌하게 저주합니다. 그리고 "겨울이 봄의 진격을 저지하는군." 같은 회화적인 묘사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 P37

그래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3월 중순인데 언 땅에 눈이 덮여 있어요. 
우리 정원의 작은 꽃들에게,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 P39

시계가 멈추면 분해해서 시계 수리공에게 가지고 가지요. 차가 멈추면 코트 자락을 걷고 기계장치를 살펴본 후 정비소에 보냅니다. 세상 만물에는 이처럼 무엇이든 대책이 있기 마련인데, 날씨만큼은 도무지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열정도 야망도 최신 기술도 오지랖 넓은 참견이나 험한 욕설도 하나같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때가 되면 씨앗이 발아하고 싹이 납니다. 섭리대로지요. 이렇게 겸허히 인간의 무력함을 깨닫게되는 겁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인내심이 지혜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실감하실 겁니다! - P39

어쨌든 날씨 앞에서는 대책이 없어요, 전혀.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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