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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계속 걸었다. 이 황량하고 외딴 언덕이 우생학적 몰살의 진원이라 생각하니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이 나라의 정체성을 정의할 때 우리가 반대하는 것이라 간주하는 그 사고방식, 우리가 초등학생에게 나치, 다른 사람들, 나쁜 놈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가르치는 바로 그 악행, 그것을 세계 최초로 국가 정책으로 삼은 나라가 바로 우리였다. - P213

마침내 나는 캐리 벅이 불임화를 당했던 건물에 도착했다. 벽모서리가 서서히 부식되고 있는 낮고 넓은 벽돌 건물이었다. 건물입구 쪽에 튀어나온 포치의 바닥에 널빤지들이 떨어져 덜렁거렸고, 빗물받이 파이프는 완전히 녹이 슬어 떨어져 나갔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부분은 쇠사슬로 가로막혀 있었다. 위험: 들어가지 마시오. 포치 아래에 지하실 창문 하나가 열려 있었다. 몸을 굽히고 그쪽으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니 낡아빠진 벽의 지하 방들이 늘어서 있는 게 보였다. 차가운 공기가 몰려와 내 얼굴을 때렸다. 고개를 들어 제일 위층의 창을 바라보았다. 그중 넉 장의 유리가 깨져서 빠져 있었다. 이제 이 안에는 태양으로부터 보호하고 위로하고 숨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지만, 그것도 모른 채 흰 커튼만 산들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 P213

천천히 그것이 초점 속으로 들어왔다. 서로서로 가라앉지 않도록 띄워주는 이 사람들의 작은 그물망이, 이 모든 작은 주고받음-다정하게 흔들어주는 손, 연필로 그린 스케치, 나일론 실에 꿴 플라스틱 구슬들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그물망이 받쳐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떨까? 그들에게 그것은 모든 것일 수 있고, 그들을 지구라는 이 행성에 단단히 붙잡아두는 힘 자체일 수도 있다. - P226

바로 이런 점들이 내가 우생학자들에 대해 그토록 격노하는이유다. 그들은 이런 그물망의 가능성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그들은 애나와 메리 같은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 수 있고, 자신들이 받은 빛을 더욱 환하게 반사할 수 있는 이 실질적인 방식들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메리는 애나가 없었다면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래, 이런것. 이는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죽는 것과 사는 것의 차이. 그게 아무 가치가 없다고? - P226

바로 그때 그 깨달음이 내 머리를 때렸다. 그게 거짓말이 아니라는 깨달음. 애나가 중요하다는, 메리가 중요하다는 말. 혹은 이책을 읽는 당신(넘어지지 않게 꼭 붙잡으시라)이 중요하다는 말.
그 말은 거짓말이 아니라, 자연을 더욱 정확하게 바라보는 방식이다. 
그것이 민들레 법칙이다!

어떤 사람에게 민들레는 잡초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똑같은 식물이 훨씬 다양한 것일 수 있다. 약초채집가에게 민들레는 약재이고 간을 해독하고 피부를 깨끗이 하며 눈을 건강하게 하는 해법이다. 화가에게 민들레는 염료이며, 히피에게는 화관, 아이에게는 소원을 빌게 해주는 존재다. 나비에게는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며, 벌에게는 짝짓기를 하는 침대이고, 개미에게는 광활한 후각의 아틀라스에서 한 지점이 된다. - P226

그리고 인간들, 우리도 분명 그럴 것이다. 별이나 무한의 관점, 완벽함에 대한 우생학적 비전의 관점에서는 한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지 않아 보일지도 모른다. 금세 사라질 점 위의 점 위의 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무한히 많은 관점 중 단 하나의 관점일 뿐이다. 버지니아주 린치버그에 있는 한 아파트의 관점에서 보면, 바로 그 한 사람은 훨씬 더 많은 의미일 수 있다. 어머니를 대신해주는 존재, 웃음의 원천, 한 사람이 가장 어두운 세월에서 살아남게 해주는 근원 - P227

이것이 바로 다윈이 독자들에게 그토록 열심히 인식시키고자 애썼던 관점이다. 자연에서 생물의 지위를 매기는 단 하나의 방법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계층구조에 매달리는 것은 더 큰 그림을, 자연의, "생명의 전체 조직"의 복잡다단한 진실을놓치는 일이다. 좋은 과학이 할 일은 우리가 자연에 "편리하게" 그어놓은 선들 너머를 보려고 노력하는 것, 당신이 응시하는 모든 생물에게는 당신이 결코 이해하지 못할 복잡성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 P227

우리는 중요해요. 우리는 중요하다고요!
인간이라는 존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이 지구에게, 이 사회에게, 서로에게 중요하다. 이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질척거리는 변명도, 죄도 아니다. 그것은 다윈의 신념이었다! 

반대로, 우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만 하고 그 주장만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거짓이다. 그건 너무 음울하고 너무 경직되어 있고 너무 근시안적이다. 가장 심한 비난의 말로 표현하자면, 비과학적이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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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는......
1921년에 《사이언스》에 발표한 <과학과 사이어소피>라는 글에서 그는 16세기에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믿었다는 이유로 화형당한 천문학자 조르다노 브루노 Giordano Bruno를 영웅으로 칭송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화형을 당하기 전 브루노는 이렇게 일갈했다고 한다.

˝무지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학문이다. 아무런 노동이나 수고 없이도 습득할 수 있으며, 정신에 우울함이 스며들지 못하게 해주니 말이다.˝ (125)

마침내 우리는 성스러운 완모식 표본 앞에 당도했다. 표본 번호 #51444.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Agonomalus jordani.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1904년에 일본 연안에서 발견하여 명명한 것이다. 유리용기 바닥에 놓여 있는 그것은 작고 검은 용 같았다. 
분류학자중 한 사람이 뚜껑을 돌려서 열고, 금속 집게 하나를 용기 안으로 넣더니 그 용을 집어서 공기 중으로 꺼내 들었다. 그녀가 잠시 그렇게 들고 있는 동안 녀석의 검은 비늘이 조명을 받아 희미하게 빛났고, 리놀륨 바닥 타일 위로 에탄올이 뚝뚝 떨어졌다. 이어서 분류학자는 그것을 내 손바닥에 올려주었다. 나는 이렇게 신성한 무언가를 만지는 게 내게 허락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 P98

고요한 오싹함이 나를 덮친다. 데이비드가 만난 수천 가지 물고기 중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이기로 선택한 단 하나가 왜 하필 이것이었을까. 
물론 숨이 멎을 만큼 경이로운 건 분명하지만, 무섭기도 하다. M. C. 에셔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두려움이다. 이 물고기의 형태에는 물리법칙에 어긋나 보이는 뭔가가 있다.
손가락으로 그 윤곽을 따라 짚어가며 기하학이 무너지는 지점이 어디인지 찾아봤지만 아무런 답도 찾지 못했다. 
실제로 그 속명인 아고노말루스 Agonomalus는 "모서리가 없음"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왔다. A(없다) + gonias(각 모서리). - P99

분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종의 물고기들이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고노말루스 요르다니. 모서리가 없는 조던, 뫼비우스 띠처럼 두 개의 면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하나인 면, 두면 사이의 경계는 결코 찾을 수 없다. 데이비드는 왜 하필 이 생물이 자신을 반영한다고 느꼈을까?
이 선택에 일종의 고백이 담겨 있는 것일까? 그토록 능숙하게 사람들의 마음과 일자리와 각종 상을 얻어냈던 친절한 남자의 밑바닥에 도사리고 있는 어떤 어두운 면에 대한 고백일까? 

그때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했다. - P99

1906년 4월 18일 오전 5시 12분, 지구가 어깨를 들썩였다. 
"1분도 안 되는 사이에… 산들이 아무도 가늠할 수 없는 깊이로 갈라져 열렸다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닫혔다!" 
이 말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인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지질학적 감각으로 이해해보고자 한 시도다. 지진의 강도는 리히터 규모 7.9로 추정된다. 
47초만에 샌프란시스코시의 상당 부분이 붕괴했고, 지진으로 인한 붕괴와 뒤이은 폭발과 화재로 3천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 P109

과연 여기에 어떤 단어들이 어울릴까?
당신 삶의 30년이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무엇이든 당신이 매일 하는 일, 무엇이든 당신이 소중히 여기는 일, 그것이 아무 의미 없다고 암시하는 모든 신호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중요한 것이기를 희망하면서 당신이 매일같이 의지를 모아 시도하는 모든 일들을 떠올려보라. 그리고 그 일에서 당신이 이뤄낸 모든 진척이 당신의 발치에서 뭉개지고 내장이 튀어나온 채 널브러져 있는 걸 발견했다고 상상해보라. - P111

여기는 바로 그런 상황에 어울리는 단어들이 올 자리다.
모든 곳에 물고기들이 있었다. 바닥 위 모든 곳에 유리 파편이 흩뿌려져 있었다. 가자미들은 떨어진 돌에 깔려 더 납작하게 뭉개졌다. 장어들은 무너진 선반에 깔려 절단되었다. 복어는 유리 파편에 찔려 살이 터져나왔다. 에탄올과 시체 냄새가 코를 쏘아댔다.
그러나 물고기들의 살집에 발생한 그 어떤 피해보다 훨씬 더 고약한 피해는 실존적 피해였다. 하나도 다치지 않고 멀쩡하게 남은 표본들이 수백 개, 거의 천 개에 달했지만, 그 모든 표본의 신성한 이름표들은 모두 연구실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그 47초 사이에 창세기가 뒤집혔다. 그가 꼼꼼하게 이름을 지어줬던 물고기들이 다시금 형체 없는 미지의 존재들로 돌아갔다. - P111

데이비드는 어떻게 했을까? 우리의 신중한 과학자, 다른 무엇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를 원하는 그는 무엇을 했을까? 그는 그 지진의 명백한 메시지라 여겨지는 것에 귀를 기울였을까?
엔트로피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며, 그 어떤 인간도 결코 엔트로피를 멈출 수 없다는 메시지에?
아니다.
 바로 이때 이 불운한 작자, 이 경이로운 작자는 바늘을꺼내 우리 지배자의 목구멍을 향해 찔러 넣었다.
그런데 대체 그 아이디어는 어디서 온 걸까? 이름을 살갗에 곧바로 꿰매겠다는 아이디어 말이다. 데이비드의 내면 깊숙한 곳어디선가 솟아난 것일까? 소년 시절 해진 천을 꿰매 깔개를 만들던 기억 속에 있던 바늘이 의식의 표면으로 떠오른 것일까? 다른 누군가가 제안한 것일까? 동료? 학생? 아내? - P113

데이비드는 바늘에 실을 꿴 다음 바늘 끝을 파나마 망둥이의 목살에 찔러 넣어 반대쪽으로 뽑아냈을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이름표를 망둥이의 살갗에 곧바로 매달았을 것이고, 그렇게 망둥이는 짠 하고 다시 존재하는 상태로 되돌려졌을 것이다. 
에베르만니아 파나멘시스! 혼돈의 그 작은 덩굴손 하나가 데이비드의 가차없는 끈기 덕분에 다시 질서 속으로 돌아온 것이다. - P118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어떤 말을 속삭였을까? 자기가 평생 해온 작업의 파편들을 쓸어 담을 때, 정체를 밝혀내지 못한 물고기들을 던져버릴 때, 이튿날 밤 작은아들 에릭을 침대에 뉘일 때, (영원히 끝나지 않을, 엄청난 양의) 번개와 세균과 지각변동이 잠복한 채 기다리고 있음을 알면서 이 모든 일을 하고 있을 때, 자신에게 계속 박차를 가하기 위해, 그 모든 일의 허망함에 짓눌려 으스러지지않기 위해 그는 정확히 어떤 말을 자신에게 들려주었을까?
나는 점점 더 필사적으로 알고 싶어졌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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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바질들아~~~

몇 달 만에 이 책 다시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기억이 날까 싶었는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란 이름을 보니 또 생각이 나는게 신기!


˝완모식完模式, holotype˝ 표본, ˝신모식新模式, neptype˝ 표본이란 말을 책을 보지 않으면 내 생전에 어떻게 알수 있을까. 거기다 분류학이라니!
명품 브랜드는 몰라도 하나 아쉽지 않은데 이런 용어를 책으로 알게 된다는건 너무 짜릿하지 않나!

˝확실한 것은 분류학자들도 명명이라는 일에 대해 다소 미신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종을 최초로 명명할 때 그들은 그 최초의 표본을 특별한 명예를 부여한 매우 특별한 유리 단지에 넣어둔다. 그 표본은 공식적인 과학의 기록부에 오를 때 그 종의 유일한 구성원으로 기재된다. 분류학 용어로 모든 표본을 ˝모식模式, type˝이라고 하는데, 최초의 신성한holy 모식은 영광스럽게도 ˝완모식完模式, holytype˝이라 부른다.˝ (96쪽)


˝완모식 표본에 관해서는 아주 중요한 규칙이 하나 있다. 만약 완모식 표본이 소실되어도 새로운 표본은 그 성스러운 유리단지에 대체해서 넣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안 될 말이다. 그러한 상실에 대해서는 경의를 표하고 애도하고 상실되었다는 표시를 남긴다. 이제 이 종의 계통은 영원히 순수성이 훼손된 채, 그 종을 물리적으로 대표할 새로운 표본이 선택될 테지만, 이 표본은 ˝신모식新模式neotype˝이라는 더 낮은 지위를 부여받는다. 신모식 표본은 최초의 완모식 표본이 상실되었거나 파괴된 후에 그 종을 대표하는 표본 역할을 하도록 선택된 표본을 말한다.˝ (96쪽)


딸램에게 선물받은( 선물이라 쓰고 사달라고 우겨서 받은?) 책이라 안읽을 수는 없고...
이번엔 기필코 끝까지 읽어봐야긋다!
초반엔 지루한데 뒤로 가면 한번에 주욱 읽어진다니까 믿어봐야지.


오늘 오랜만에 햇살이 반짝하길래
마당 한켠에 씨 뿌렸던 바질 살펴보러 나가봤다.
근데 올핸 비가 너무 적당히 와서 그런지 벌레가 엄청나게 번식했나보다. 성한 잎이 제대로 없고...
죄 ~~~ 벌레 먹어 구멍이 숭숭 난 잎들을 보니 실망감이 확 올라온다.
오늘 종일 좀 마르면 내일 따서 바질 페스토 만들어 봐야지.


매실나무 아래 심은 넘들은 빛을 잘 받는 위치에 있는데 몰골이 더 형편없다.
소나무 아래 심은 넘들은 대체적으로 반그늘인데 그나마 상태가 나은 편...


여러가지 견과류, 치즈, 올리브유 등등 준비해놓고 바질 자라길 기다리는데 비가 너무 잦으니까 작년에 비해 1/3 밖에 안되는거 같다. 물론 작년엔 퇴비 뿌린 밭에 뿌려서 더 잘 자란 것도 있을거다. 그래도 벌레는 더 많고 못자라는 바질을 보는건 굉장히 아쉽다.
습한건 작물들에겐 최악인듯 하다.


우리 집 바질들아~~
좀 더 쑥쑥 자라주면 안되겠니? 곧 드세질텐데...
꼭 선물하고픈 딸램 친구가 있는데, 몇 병이나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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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7-19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몇 년 전 바질 몇 장 뜯어 바질 페스토 해 먹었는데요. 곧 진딧물이 생겨 바질이 바이바이 했었네요.ㅜㅜ
은하수 님은 부디 성공하시길요^^
장마가 길어지니까 정말 식물들이 비실비실 합니다. 울 집 화분들도...ㅜ
빨리 해가 좀 났음 좋겠네요.

은하수 2023-07-20 08:51   좋아요 1 | URL
약을 안주면 벌레 생기는건 어쩔수가 없더라구요. 노지는 특히 더요... 핀셋 들고 잡다 포기하고 내버려둡니다.~~^^
밭에 심을땐 퇴비덕분인지 벌레가 먹는거보다 엄청나게 잘자라서 괜찮았는데 올핸 그냥 화단에 심어서 그런지 자라질 못하네요.
오늘 조금 따서 잘 만들어보겠습니다!
 

위성에 장착된 카메라는 비단 천연색 사진이나 열 감지 사진만 찍는 게 아니다. 빛의 파장대별로 수천 가지 빛을 구분하여 사진으로 만드는 것도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이크로파 빛에 민감한 카메라는 구름 아래로 떨어진 비나 눈을 탐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마이크로파는 파장이 매우 길어, 큰 방해 없이 미세한 구름방울 사이를 지나갈 수 있다. 강수입자가 뿜어내는 마이크로파 빛이 구름을 통과해 위성카메라에 잡히는 것이다. 그래서 강수 지역이나 강수량을 추정하는 데 유용하다. - P94

대기라는 것은 결국 각종 기체의 모임에 불과하다. 기체가자기 온도에 따라 내뱉는 전자기파를 카메라로 정밀하게 감지하여 분석하면 대기의 기온이나 수증기의 연직 구조를 분석해낼 수있다. 
사람의 감각은 새의 시력이나 뱀의 열 감지 능력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 대신 사람은 인공위성과 카메라를 발명하여 대기의 움직임을 밤낮없이 촘촘하게 들여다보고 대기가 만들어내는 폭풍우와 태풍에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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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물길 따라 젖어드는 여름




북반구 여러 나라의 이례적인 이상 고온 현상은 지구온난화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몇 세대가 지나오는 동안 한파보다는 폭염의 빈도가 배 이상 늘고 범위나 강도도 커지는 추세다. 
지역적으로는 블로킹이 또 다른 변수다. 지구온난화로 열대지방의 기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면 중위도 편서풍대가 강해지고 블로킹 현상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극지방의 얼음이 빠르게 녹아내리면 편서풍대가 약화되고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심하게 사행하여 블로킹 현상이 오히려 증가할 것이다.  - P88

우리나라에서는 때 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릴 때 중국에서는 많은 비가 왔던 것처럼, 온난화가 지역별로 극단적인 날씨를 부채질할 개연성도 있는것이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지구 온도를 높이는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지역적으로는 한 곳에 폭염과 가뭄을 주는동시에 다른 곳에는 홍수를 불러오는 양면성을 지닌다. - P89

독수리와 달리 뱀은 어둠 속에서도 눈 주변에 있는 열 감지센서로 살아 있는 먹잇감을 찾아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는 곳곳에 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되어 고열 환자를 손쉽게 찾아낼 수 있었다.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물체는 각각의 온도에 해당하는 빛을 낸다. 구름도 자기 온도에 맞는 적외선을 방출한다. 태양이나 백열전구만큼 뜨거운 물체가 아니라면 그빛을 우리 눈으로 보지는 못한다. 하지만열감지 카메라를 쓰면구름처럼 온도가 낮은 물체가 내뿜는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다. - P94

위성에 장착된 열 감지 카메라는 야간에도 구름 온도를 식별하고낸다. 한밤중에도 대낮처럼 구름을 보게 된 것이다. 높은 구름은온도가 낮고 낮은 구름은 온도가 높으므로, 구름의 고도를 알아낼 수 있다. 폭풍우는 낮이고 밤이고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다. 여름철에는 특히 새벽녘에 서해상에 머물던 비구름대가 활성을 띠며 호우를 퍼붓곤 한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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