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라는 이름의 남자
로버트 프로스트의 서정시에는 거의 항상 뭔가 잘못된것이, 불만족이나 고통이 들어 있다. 시인은 설명하고 바로잡으려 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성공을 거두지 못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평온을 깨뜨리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에 종종 은유적언어로 이름을 붙인다. 그러면서도 그의 시들은 읽거나 듣기에무척이나 유쾌하다. 아주 대단히 유쾌하다. - P78

 그는 습관처럼 들판이나 산허리, 숲가에 멈추어 서서 정확하고 종종 상징적인 묘사를 한다. 프로스트의 모든 시에서는 한 남자가 사물을 보고 생각하고 느낄 시간을 갖는다. 이것은 프로스트의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세상이 멋지거나 매력적이거나 심오한 장소들로 가득하다고 해도프로스트라는 화자는 불편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 P79

 우리는 시인은 소유하지 못하지만 그의 작품은 소유할 수 있다. 프로스트시의 목소리는 그것이 프로스트 자신의 목소리든 그렇지 않든인생을 하나의 시련으로 여기는 사람의 목소리다. 물질계가 아름다우면서도 무상하다는 것을 아는, 현실이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함을 절감하는 고독에 대한 갈망과 공동체에 대한 동경이 쉽게 해결될 수 없음을 느끼는 사랑과 고통을 아는 씁쓸함과 연결되지 않은 달콤함은 없음을 깨달은 그런 사람의 목소리다. - P81


더욱이 프로스트의 작품 전체에서 완전히 빠져 있는 요소가하나 있으니, 그건 바로 희열이다. 초기 시에서도, 이따금 유희와 즐거움이 넘치는 후기 시에서도 우리는 희열을 찾을 수 없다. 넘치는 만족감도, 미칠 듯한 행복감도, 유형이나 무형의 기쁨도 없다. 위트는 있다. 경이, 이성, 짧은 순간의 평온, 무수한희망, 삶의 무게를 늘 꿋꿋이 견디는 자세도 있다. 하지만 절정은 없다. 바람의 휘파람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 등골과 장기가 반응하는 희열이 없다. - P82

대신 그 반대인 절망과 불굴의 용기는 프로스트의 작품 중심에, 그가 그리는 혹독한 뉴잉글랜드 시골 풍경의 중심에 강한 정서로 자리하고 있다. 언덕 아내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양치식물 숲으로 달려 들어가 영영 보이지 않는다. 

~~~언덕 아내???
무슨 뜻인지???? 아무리 생각하고 또 또 읽어봐도
뜻을 모르겠다..ㅠ.ㅠ
누가 설명 좀 해줘요..
오탈자인가? 출판사 전화? 작가한테 멜로 질문?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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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MATATA 2023-02-14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안 읽었지만
메리 올리버 시인이잖아요
언덕 아내 비유~^^?
다음에 전문을 읽어 보겠습니다

은하수 2023-02-14 20:5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메리 올리버 넘 멋진 시인이죠! 한 권 읽고 사랑에 빠지다니... 그래서 또 책을 들이게 하네요
정말 무슨 뜻일지 궁금합니다^^
 




언젠가


 어린 사슴이 철조망 고리에 앞발이 걸려 

울타리에 달려 있고, 사나운 농장 개들이 

그리로 달려갈 때, 

나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았어. 

눈을 가리거나 달리는 것. 그래서 나는 달렸지.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빨리 달렸어. 

사슴에게 몸을 던져 둘이 함께 철조망 울타리에

매달렸고, 개들은 이리저리 날뛰었어. 

하지만 사슴은 내 마음을 모르고, 

아니면 알긴 해도 내가 붙어 있는 걸 

딜 수 없었던 건지 염소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앞발을 홱 빼더니 숲으로 돌진했어.


 며칠 후, 나는 들판에서 그 사슴을 보았어. 

울타리에는 사슴이 앞발을 뺄 때 흘린 핏자국이 

아직도 남아 있었지만, 사슴은 멀쩡했어. 

빠르고 민첩했으며 아름다웠지.


 나는 생각했어. 그 일을 평생 기억하리라. 

그 위험, 달음박질, 개들의 으르렁거림, 숨막힘. 

그리고 행위와 도약 - 그 행복. 초록의 달콤한 거리감. 

그리고 나무들. 주위를 둘러싼 나무의 무성함과 연민.

(56)


내겐 아직도 너무 어려운 시의 이해...

처음 접하는 메리 올리버 시집인데 내 수준에서도 이해가 가능하고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산문시여서 

작가의 다음 책을 기약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출판하기 전에 작가에게 신비주의가 있었나 보다.

30 년이 넘게 함께 살고 있는 연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러니 나의 사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조금이나마 드러 내는 글을 써서 장차 나를 안다고 주장하게 될 

사람들이 참작할 만한 실마리를 제공할 강력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빈 공간으로 남아 있는 

부분을 추측으로 채우려는 성향이 있음을 너무도 잘 안다. 하여 거듭 말하는데. 나 자신이 이 책의 저자이며 

다른 공식적인 화자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내 시집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연대순의 초상이나 나의 직업적 삶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 소중한 마음속 비밀은 기대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그저대화의 한 토막, 길고 천천히 도착하는 편지로 생각해주면 좋겠다. 조금은 어수선하지만 자연스럽고, 기꺼이 미완성인." (서문 중에서)



날씨가 연일 너무 추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수록되어 있는 시들에서 강력하고 따뜻할 것 같은 햇살의 느낌이 난다.

작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읽어도 작가가 숲과 바닷가 근처에 산다는 것을 알만한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육지 가장자리 물의 궁전들, 해안, 해수 소택지, 무더운 여름, 거북이가 사는 연못,

6월의 끝자락, 흰 꽃들, 양귀비 빛깔 부리의 백조, 인동덩굴, 박새, 블랙베리, 이끼, 사슴...


느닷없이 이런 소재들이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면 내가 연일 계속되는 추위에 지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서 어서 따뜻한 날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집 마당에 푸른 잔디가, 푸릇하고 풍성한 텃밭 채소가그리워 죽겠다.

마음도 따뜻하고 몸도 따뜻했으면 좋겠다.

겨울이 싫어!!!

창밖으로 보이는 햇살은 좋은데 쌓인 눈은 이제 너무 싫어!!!



시 <휘파람 부는 사람>은 읽을 수록 너무 마음이 달달해진다.

머릿 속으로 그 광경을 그려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소리를 내어 낭송을 해보았다.

아주 아름다운 시다.


휘파람 부는 사람

.

.

 갑자기 그녀가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어. 

내가 갑자기라고 말하는 건 그녀가 30년 넘게 휘파람을 불지 않았기 때문이지. 

짜릿한 일이었어. 난 처음엔. 집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왔나 했어. 

난 위층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그녀는 아래층에 있었지. 

잡힌 게 아니라 스스로 날아든 새, 야생의 생기 넘치는 그 새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처럼, 

지저귀고 미끄러지고 되돌아오고 희롱하고 솟구치는 소리였어.


이윽고 내가 말했어, 당신이야? 당신이 휘파람 부는 거야? 응, 그녀가 대답했어.

 나 아주 옛날에는 휘파람을 불었지. 지금 보니 아직 불 수 있었어. 

그녀는 휘파람의 리듬에 맞추어 집 안을 돌아다녔어.


나는 그녀를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했어.

팔꿈치며 발목이며, 기분이며 욕망이며, 고통이며 장난기며, 분노까지도, 헌신까지도. 

그런데도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기 시작하긴 한 걸까? 

내가 30년간 함께 살아온 이 사람은 누굴까?


이 맑고 알 수 없고 사랑스러운, 휘파람 부는 사람은?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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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1-28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올리버의 시는 어떨지 좀 궁금하기도 했는데 저 휘파람 부는 사람이란 시는 정말 좋네요. 덕분에 좋은 시를 읽고 토요일 오후 마음이 약간 설레기도 합니다. ^^

은하수 2023-01-28 22:24   좋아요 0 | URL
저두 이 시 읽고나서 마음이 설레더라구요
너무 아름다운 연인들의 언어이기도 하고...정경이 훤히 그려져서요..
메리 올리버 벌써 사랑하게 됐어요^^
정말 책 안늘리고 버티는데 전서 소장각이예요^^
 


3장의 제목 '기억의 숲을 가꾸는 법'에서 이미 유추가 가능한 부분들이 있다.

이 책을 여기까지 읽어 왔으므로 어느 정도는 무엇에 관해 말하고자 하는지 예측이 가능하다. 일단은 뭔가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관심과 주의 집중이 필요하다. "되뇌기, 자가 테스트, 시각과 공간 이미지, 기억술 등을 활용하거나 정보에 의외성, 감정, 의미를 부여할 때 기억은 향상된다."(205) 또한 기억을 떠올릴 때의 맥락이 기억이 생성될 때의 주변의 맥락과 일치할 때 기억을 훨씬 더 많이, 더 빠르게 떠올릴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미래기억, 일화기억, 근육기억, 의미기억 모두에서 나타난다. 

이런 용어들이 이제 제법 익숙해졌다.


스트레스는 기억을 생성할 때 독일까 약일까. 기억을 생성을 촉진하는 급성 스트레스 작용도 있지만 만성 스트레스는 분명 우리의 해마를 공격한다고 한다. 일시적이고 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기억형성에 도움이 되는 반면 기억 회상에는 방해가 될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는 기억에는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해마의 신경세포의 수를 줄어들게 한다. 인간의 신경 생성은 일생에 걸쳐 뇌의 여러 부위에서 일어나고 특히 해마에서 가장 활발하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해마의 신경 생성을 방해한다. 기억을 생성할 해마의 크기가 작아져 새로운 기억을 생성하는 능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다.


'잠이 부족할 때 벌어지는 일'이라... 인간은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각종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억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6시간의 숙면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보다 더 적은 시간을 자고 있는 나는 각종 성인병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에도 굉장히 취약한 수면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현재 내가 가장 무서운 질병은 치매라고 하는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최대 위험 요소는 '나이'이지만 난 이미 50대 후반이고 수면 시간도 적으니까 앞으로 다시 생각을 심각하게 해봐야 할 것 같다. 알츠하이머병 예방법을 참고해서 실천을 해보도록 노력해봐야겠다. 


알츠하이머병 예방법 : 

 1. 우선 먹고 마시는 것으로 지중해식 식단?이 1/3 가량 위험을 줄여준다고 한다.  

 지중해식 식단은 이렇다. 신선한 과일, 채소 통곡물, 견과류, 허브, 올리브유 등은 매일 섭취.  

생선, 해산물은 주 2회 이상 섭취, 

가금류, 달걀, 치즈, 요거트는 일단위, 주단위 적당량만. 

육류, 당류, 인스턴트등은 조금만 섭취. 

적당량의 와인. 

커피는 의외로 알츠하이머병 예방책의 하나로 좋다고 하네... ㅎ~~~ 다행이다!


 2. 걷고 뛰고 배워라.

 북플 하면서도 걷고 캐시워크 하면서도 걷고, 또 토스로도 걷고 삼성화재, 삼성**으로도 걷고...

기본적으로 만보는 걸으려고 한다. 겨울엔 추워서 집안에서 뱅뱅.. 

수면은 정상적인 기억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줄인다. 매일 빠르게 걷기만 해도 위험을 40% 줄인다고 한다. 결코 작지 않은 효과라 꾸준히 실천해야겠단 투지가 솟는다.

정신 활동은 열심히 책 읽는 것으로 대체하자. 

그리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도 좋은데...


 끝으로 작가는 기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16 가지나 제시해 놓았다. 

참고로 여기 제시한 방법들은 이미 각종 연구를 통하여 검증된 방법들이다. 믿고 실천해도 좋다.

이 책을 읽으며 이미 한 번쯤은 본 것이지만 한 번 더 적으면서 한 가지라도 장기 기억으로 넘어가도록 노력해볼까...

 

~~~ 주의를 기울인다. 본다. 의미를 부여한다. 상상력을 동원한다. 공간,공간,공간을 활용한다.  나와 연관시킨다. 극적으로 연출한다. 변화를 준다. 연습하면 완벽하게 잘할 수 있다. 다양한 단서를 활용한다. 긍정적 태도를 갖는다. 보조 장치를 사용한다. 맥락이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충분히 잔다. 사람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면 고유명사를 일반 명사화한다.



내일 거대 제약 회사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신약을 내놓는다면 사겠는가? 얼마까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가? 그런데 사실 그런 약이 이미 있다. 잠이라는 약이다.(224)

수면 중에도 우리는 생물학적으로 분주하게 활동한다. 잠이 부족하면 심장병, 암, 감염병, 정신질환, 알츠하이머병, 기억장애의 위험이 높아진다. 잠이야말로 진정한 슈퍼히어로인 셈이다.
삼은 여러모로 기억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집중하려면 잠을 자야한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전두피질이 맥을 못추고 그러면 집중력이 떨어진다.(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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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올리버의 첫 책.
산문집으로 시작했다. 담백한 문체의 글을 읽으니
뭔가 위안이 된다. 꼭 위안의 글을 읽어야 할만큼 맘이 복잡한게 아녔는데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되었다.

나는 뭐든지 만들 수 있는 청년을 알고 있다. 배, 울타리, 부엌 찬장, 탁자, 헛간 그리고 집까지 못 만드는 게 없다. 일할 때 그는 무척이나 평온하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태도가 반듯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럼에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건, 그야말로 정말로 갈망하는 것은 휴식 시간인 듯하다. 망치소리가 멈춘 그 고요한 시간에 그는 애면글면 마음속으로 들어온 시나 이야기를 적는다. 사실 그는 글을 다루는 일에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나무망치와줄자를 다루는 솜씨에는 훨씬 못미친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글쓰기의 즐거움이 덜한 건 아니다. 더욱이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모든 걸 조심스러운 속도로배운다. 비록 처음엔 아주 느린 걸음으로 시작한다 해도 결국글을 다루는 일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 또한 그는 이 쉼의 시간이 행복하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때의 그는 능숙한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 P19

나는 중서부의 한 도시에서 1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아온 해 봄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여러 달 책임 있는 자리에서차분하고 사려 깊게, 그리고 대부분의 낮 시간을 실내에서 산뒤라 활동하고 싶어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현관에서내 연장들을 들고 때리고 두드려서 단순하고 유용한 물건, 이를테면 책꽂이나 탁자를 만드는 대신 집을 짓기 시작했다. - P22

내 집이 완성되었을 때 친구 스탠리 쿠니츠미국의 계관시인으로 풀리처상과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가 우리 마을 반대쪽 끝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쓰다 버린 노란 문을 주었다. 나는 실내에 반 고흐의풍경화와 블레이크의 시, 그리고 M이 색분필로 그린 그림을 걸었다. 집 모퉁이에는 새들이 둥지를 쳤다. 나는 램프를 켰다. 집짓기가 끝났다.

*여기에서의 M은 작가의 연인 몰리 멀론 쿡? - P28

나는 그 작은 집을 거의 쓰지 않았다. 그래서 그 집은 원예용구와 이런저런 상자들을 보관하는 장소가 되었다. 거기서 시를 한 편이라도 썼을까? 그렇다. 몇 편 썼다. 하지만 그 집의 목적이 생각을 위한 은신처였던 적은 없다. 나는 그 집을 짓기 위해
지었으며 그 집 문지방을 넘어 떠나버렸다. - P29

몇 년 전 나는 휘트니 가문, 그중에서도 특히 뉴욕에 가문의이름을 딴 박물관을 세운 글로리아 밴더빌트 휘트니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사는 휘트니 부인의 손녀로 자신의 가문을 이야기하며 ‘대물림된 책임감‘이라는 근사한 표현을 썼다. 물론상속된 부와 그것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정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 나는 얼른 그 표현을 마음속 주머니에 챙겨두었다!

~~맘에 들어오는 표현을 잊어버릴까봐 얼른 주머니
에 챙겨두었다는 표현 ...

내 맘에도 챙겨둬야지!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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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망각의 예술
기억과 망각은 종이 한장의 차이만큼도 안되는것 같다. 인간의 뇌가 기억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망각을 위한 기관이라면 망각은 너무 자연스럽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의 사례를 읽을 땐 무서워졌다. 잊고 싶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나의 뇌라니... 생각만해도 소름 끼친다.

새로운 용어를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화증confabulation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그것이 내 기억인 것처럼 말하는 기억의 오류 중 하나.

기억은 항상 왜곡되고 변형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설단현상TOT Tip Of the Tongue 기억력이 저하되는 경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 하나. 말막힘. 떠오를듯 말듯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오르지 않고 입안에서만 맴도는 기억. 하지만 분명 뇌 어딘가에 숨어 있다.^^

*신데렐라의 못된 언니 ugly sister 이 못된 훼방꾼 때문에 시험 때마다 잘못된 답을적어서 틀린 기억은 지금도 남아있다!

*미래기억prospective memory 기억해야 한다는걸 기억하는게 어렵다. 메모하고 폰에 알람 설정도 해놓고 옆지기에게 미리 말해놓고.. 할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한다!^^ 좋아

망각이 우리를 살게한다. 차라리 잊고 싶을 때도 있다. 의식적인 망각이 필요한 경우. 오래된 비밀번호, 거슬리는 광고음악, 그리고 트라우마...

그리고 가장 무서운 질병.. 알츠하이머가 남아 있다. 아침에 이 병을 생각하니 눈물이 쪼금 났다. 그토록 사랑하는 내 딸의 얼굴도 이름도 잊어버리게 되는 병. 너무 가혹하지만 기억이 전부는 아니라고 한다.

이처럼 일화기억은 매번 인출될 때마다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기 때문에 매번 우리가 뭔가를 떠올릴 때마다 잘못된 정보가 침투해 기억을 실제 경험과 다르게 왜곡할 수 있다. 일화기억에 거짓 정보가 침투하는 가장 흔하면서도 확실한 경로는 언어, 특히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다.  - P118

특정한 정보를 글로 쓰면서 우리는 글쓰기의 대상으로 선택한정보에 대한 기억을 자세히 되뇌고, 따라서 강화할 수 있다. 반면글쓰기는 대상으로 선택하지 않은 정보를 되뇌고 기억으로 떠올리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감각경험을 언어로 전환하면 경험에대한 원래의 기억은 왜곡되고 축소된다. 작가로서 자괴감이 드는대목이다. - P121

설단현상은 찾고 있는 단어와 연관된 신경세포들이 일부만 활성화되거나 약하게 활성화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 P133

어쩌면 간접적으로 연관된 단어가 떠오를 수도 있다. 내가 간절히 찾아 헤매는 단어와 발음이나 뜻이 비슷한 단어도 여기에속한다. 심리학자들은 이처럼 애매하게 관련된 단어들을 신데렐라의 못된 언니 ugly sistersi라고 부른다. 불행히도 못된 언니에게 다가가면 상황은 뜻하지 않게 악화된다. 이 훼방꾼이 우리의 주의를돌려서 정말로 원하는 단어가 아니라 애매하게 닮은 단어로 향하는 신경경로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찾고 있는 단어를떠올리려고 할 때마다 못된 언니만 떠오르게 된다. - P135

사람들이 무엇을 잘 잊어버리는지 순위를 매겨보면 고유명사가 일반적인 단어보다 설단현상에 훨씬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있다. 사람 이름을 잊는 것은 완전히 정상적이고 빈번한 현상일뿐,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은 아니다. 왜 그런지 설명하겠다 - P140

"누군가 나와 친구에게 어떤 남자의 얼굴 사진을 보여준다고하자. 나에게는 그의 직업이 베이커 baker, 즉 제빵사라는 정보를친구에게는 그의 이름이 베이커Baker 라는 정보를 알려준다. 며칠후에 그 사람은 나와 친구에게 같은 남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남자에 대해 기억나는 대로 말해보라고 한다. 그러면 내 친구가 그의 이름인 베이커를 떠올릴 가능성보다는 내가 제빵사, 즉 베이커라는 직업을 떠올릴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 P140

여기서 잠깐 나와 친구는 분명 같은 사진을 보고 베이커라는같은 단어를 들었다. 그런데 왜 베이커라는 동일한 정보가 이름이 아니라 직업으로 저장되었을 때 더 잘 기억되는 걸까? 이것은베이커/베이커의 역설 Dater/baker paradox 이라고 알려진 현상이다. 주변에 아는 베이커가 없더라도 제빵사라는 직업은 뇌에서 여러 가지 연상, 시냅스 신경회로와 연결되어 있다.

~결국 시각화하여 베이커에 대해 연상작용을 했을때, 즉 일반명사화 되었을 때가 기억이 더 잘 떠오른다는 것이다. 고유명사화된 이름으로서의 베이커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따라서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신경회로가 뻗어나갈 여지를 주지 않으니 기억을 떠올리기 어려워진다. - P140

미래기억ropectivememory 나중에 해야 할 일에 대한 기억이다.
미래기억은 정신적인 시간여행 같다. 미래의 내가 하려는 일을미리 정해두기 때문이다. 뇌가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인 동시에 미래의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 떠올려야 하는 기억이다. 그리고우리가 잘 잊어버리는 기억이기도 하다. 사실 미래기억은 신경회로가 제대로 뒷받침해주지도 않고 너무 잘 잊어버리기 때문에 기억이 아니라 망각의 영역에 속하는 것 같다. - P146

*시간의 힘을 견뎌낼 만큼의미가 있는가

부분적이든 전면적이든,
기억이 궁극적으로 사라지느냐 아니냐는 일단 뇌에 저장된 정보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억을 잠식하는 시간의힘을 거스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즉 반복과 의미부여다. 뇌에 겨우 저장한 정보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면, 계속 활성화하라.
정보를 자꾸자꾸 되뇌는 것이다. 회상하고, 되뇌고, 반복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반복하면 시간에 굴복하는 기억의 양을 크게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자가 테스트에서 100퍼센트를 달성할때까지 외우고 나서도 계속 공부하면 된다. 숙달된 후에도 계속반복한다. 나는 지금도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등장하는 맥베스의 "내일, 내일, 또 내일"이라는 독백을 틀리지 않고 암기할수 있다. 고등학교때 외우고, 외우고, 또 외웠기 때문이다. - P165

그러면 이미 강화되어 장기기억 저장소에 들어간 기억을 잊고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 정보를 인출하는 계기가 될만한 단서와 맥락에 되도록 노출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곳에 가지도 말고, 그런 기억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입에 담지도 않는다. 부지불식간에 그런 기억을 되뇌어서도 안 된다. 나도 모르게거슬리는 광고 음악을 흥얼거리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면 즉시 노래를 멈춰라. 그만, 그만 끝까지 부르면 안 된다. 생각을 전환해라. 원하지 않는 기억의 신경회로가 활성화되지 않도록 저항해라, 완전히 인출해버리면 그때마다 기억은 강해진다. 기억은 내버려둘수록 약해지고 잊힌다. - P176

알츠하이머병은 해마에서 시작된다. 이제는 해마가 우리 뇌에서 의식적으로 저장되는 기억을 새로이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부위라는 점을 알 것이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전형적인첫 증상은 오늘 있었던 일 또는 몇 분 전에 있었던 일을 잊는 것이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같은 이야기나 같은 질문을계속 되풀이한다.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기억을 잃는 것은 정상인이 겪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이미 생성된 오래된 기억들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정상적인 경우라면 해마에 의해 장기기억으로 저장되었다가 필요할 때 인출되어야 할 새로운 정보들이 유실된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한 시간 전에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는 (심지어 점심을 먹었다는 사실조차) 기억 못 하면서 60년전 등굣길에서 있었던 일은 매우 상세하게 기억하기도 한다. - P194

불행히도 알츠하이머병은 해마에서 멈추지 않는다. 자동차를타고 누비며 희생자를 물색하는 살인마처럼 뇌의 다른 부위에 침입한다. 병이 공간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으로 퍼지면 환자들은늘 가던 장소에서 길을 잃는다. 『스틸 앨리스』에는 공간기억을인출하지 못하게 된 앨리스가 25년간 살았던 하버드 스퀘어에서느닷없이 길을 잃는 장면이 나온다(영화에서는 하버드 스퀘어를 뉴욕으로 바꿔서 앨리스가 컬럼비아대학교 캠퍼스에서 길을 잃는다).

알츠하이머병은 또 전전두엽과 전두엽의 신경회로를 손상시킨다. 뇌에서 가장 나중에 발달한 부위들이다. 이 부위들이 손상된 환자는 논리적 사고, 의사결정, 계획 수립, 문제해결능력 등에장애를 겪는다. 그렉이 계획을 바꾸도록 생각을 전환하지 못해
결국 마른 옷 대신 젖은 옷을 입고 나왔을 때 알츠하이머병은 그의 전두엽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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