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저넌에게 꽃을》
뇌수술 이후 찰리 고든의 두뇌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그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도록 변화를 주고 있다. 맞춤법도 틀리고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없고 기억이라는 것을 갖지 못한 존재였지만, 불과 3개월 정도의 짧은 시간에 IQ 70에서 185라는 놀라운 향상을 보여준다. 맞춤법은 더없이 완벽하다. 이제 찰리는 20여개 언어를 통달하고 다방면으로 이루기 어려운 방대하고 높은 지식 수준을 자랑한다. 멍하고 바보스럽던 얼굴표정은 지성미가 넘치는 젊은이라는 인상을 풍기도록 변화했다.

하지만 찰리 고든은 여전히 고독 속에 홀로 놓여있다.
지능이 낮아서 사람들에게 멸시를 받았는데 이제는 지능이 너무 높아서 사람들에게서 따돌림 당한다. 누구도 그의 마음 속에 어떤 분노가 있는지 돌아봐주지 않으려한다. 사람들은 찰리를 그저 실험실의 발명품 정도로만 생각할 뿐이다.

나는 과학적 연구보고의 증거자료로 왔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 전시될 것은 각오했었다. 하지만 모두들 내가 마치 과학계에 소개할 새로운 발명품인 양 계속 떠들어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 학회장 안의 누구도 나를 사람으로, 그러니까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지 않았다. "앨저넌과 찰리" 그리고 "찰리와 앨저넌"이라고 이름을 나란히부르는 것은 그들이 우리 둘을 실험실 밖에서는 존재감이 없는 한 쌍의 실험동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내 분노와는 별개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 P240

그때, 니머 교수가 정리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비크맨 대학교에서이 프로젝트를 수행한 우리들은 우리의 신기술로 자연이 낳은 오류를 우수한 인간으로 창조해낸 사실을 알게 되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찰리가 우리에게 왔을 때 그는 사회에서 벗어나 있었고, 돌봐줄 친구나 친척도 없이 대도시에서 홀로 지내고 있었으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정신적 능력도 없었습니다. 과거도 기억하지 못했고, 현재와도 동떨어져 있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었습니다. 실험하기 전에는 찰리고든이라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241

사람들이 나를 자기들의 개인금고에 넣어둔 새로운 귀중품처럼 취급할 때 왜 그토록 분노가 치밀어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확신하건대, 우리가 시카고에 도착한 그 순간부터 내 마음 한구석에서 계속 맴돌며 메아리치던 바로 그 생각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모든 사람들에게 니머 교수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나도 사람이에요. 사람, 부모도 있고, 지난 일도 기억하고, 과거도 있어요. 그리고 당신들이 나를 저 수술실로 옮기기 전부터 난 존재했다고요!‘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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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8-05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엘리자베스 문의 [어둠의 속도]와 어떤 면에서 교점이 있는 작품이겠어요. 덕분에 알고 갑니다! 감사드려요

은하수 2023-08-05 10:35   좋아요 0 | URL
오호 그러네요~~
분명 겹치는 부분이 있네요.
전 도서관 가서 빌려보겠습니다~~~^^*
 

찰리가 뇌수술을 받기 전 ˝앨저넌˝이라는 실험쥐를 만나는데 IQ 68에 불과한 찰리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적는 설정이라 그런지 책에서도 맞춤법은 사실 엉망진창이다. 그래서 빨리 읽기가 안된다.

˝미로찾기˝에 뛰어난 실험쥐 ˝앨저넌˝과 IQ 68에 불과한 인간 ˝찰리 고든˝의 이야기가 본격 전개되려나보다.


미로차끼란 게 먼지 이해가 안 가서 우리는 많은 종이를 다 써버려따. 그러자 버트가 말해따 맞아 뭔가 보여줄 게 있어요 시럼실로 갑시다 그럼 이해가 갈 꺼에요. 우리는 5층에 있는 다른 방으로 가따 수많은 동물들이 상자우리 안에 있었고 원숭이와 생쥐도 몇 마리 잇서따.
오래된 쓰래기에서 나는 것 같은 이상한 냄새가 나따. 그리고 하양 가운을 입은 사람드리 동물들과 함께 놀고 있어서 애완동물 가게 갇다고 생가캐찌만 손님은 한 명도 업써따. 버트는 하양 쥐를 상자우리에서 꺼내서 나한테 보여줘따. 버트가 말해따 이 쥐가 바로 앨저넌이고 이 미로차끼를 무척 잘하지. 난 버트에게 말해따 앨저넌이 어떠캐 하는지를 보여주세요. - P19

네 그러캐 할 꺼에요 버트는 앨저넌을 상자 안에 너어꼬, 상자는 커다란 탁자처럼 생겨서 종이에 그려진 것처럼 온갖 길들이 꼬불꼬불 나잇서꼬 여러 모양의 벽들이 잇서꼬 출발점과 도착점이라고 적혀잇서따. 탁자 위에는 덥깨가 잇서따. 그리고 버트는 시계를 꺼내더니 덥깨 문을 들어 올리면서 앨저넌 출발해라고 말해꼬 쥐는 두세 번 킁킁거리더니 달리기 시작해따. 처음에는 긴 통로를 달려 내려가더니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걸 알자 처음에 출발했던 곳으로 되돌아와서 콧수염을 씰룩씰룩 움직이면서 그 자리에 잠깐 서잇서따. 그런 뒤에 앨저넌은 통로로 가보더니 달리기 시작해따. - P19

버트가 내게 출발하라고 해쓸 때 난 앞으로 가려고 해찌만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할찌를 알 쑤업써따. 그때 탁짜에 놓인 상자에서는 앨저넌이 찍찍거리는 소리가 들려고 이미 달리기를 시작한 것처럼 발로 극는 소리가 들려따. 나는 출발해찌만 잘모땐 길로 들어서서 가로마켜꼬 손가락에 찌릿 전기가 쪼금 흘러꼬 그래서 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찌만 내가 딴 길로 들어설 때마다 모두 가로마켜고 전기가 찌릿흘러따. 아프진 아나찌만 난 움찔움찔 놀라꼬 그러자 내가 잘못 갓따는 걸 알려주기 위한 거라고 버트가 말해따. 내가 미로를 반쯤 갓을때 앨저넌이 기분 조을 때 내는 찍찍 소리가 들려꼬 그건 앨저넌이 시합에서 이겻다는 뜻이다. - P21

그 뒤로 시합을 열 번 더 햇는데 앨저넌이 전부 다 이겻다. 난 "도착점"이라고 저킨 곳까지 가는 길을 찾지 못해끼 때문이다. 아주 오래 걸리긴 해찌만 앨저넌을 보면서 미로를 통과하는 법을 배워끼 때문에 기분이 나쁘진 아나따.

난 쥐가 그렇게 똑똑한지를 미처 몰라.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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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우리 아들과 동갑인 이 청년?

빵집에서 일하는 서른 두 살의 청년 찰리 고든은 어렸을 때 앓은 병 때문에 뇌가 손상되어 어린 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살아간다. 지능이 낮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높은 찰리에게 니머 교수가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뇌수술을 권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456쪽, 역자후기 중에서)


《앨저넌에게 꽃을》은 1959년에 출간된 과학소설이다. 뇌수술을 받고 지능을 높일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작품이 쓰여진 1950~60년대는 생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윤리의식이 결여된 많은 실험이 실시되던 시기였다. 미국에서 행해진 이러한 실험의 비윤리성에 대한 정보는 여러 소설이나 칼럼, 책을 통해 자주 접해 보았던 터라 관심있는 주제이기도 해서요즘 같이 책 읽기가 힘든 시간을 슬기롭게 넘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요즘처럼 무지막지한 더운 여름엔 책이 안 읽혔던가? 원래 책은 더워서 더 읽히고 추워서 더 잘 읽히고... 그런거 아녔던가 잠시 반문해보았다.
아무튼 책이 너무 안 읽혀. 이거 잡았다 저거 잡았다 방황하고 있다. ㅠㅠ
방에서 읽었다 거실에서 읽었다... 이 방, 저 방 방황하다 2층 아들방 보고 열나서 다시 내려오고...책을 읽고 있었는데 금방 딴 짓하고 딴 생각하고 있는 내 자신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날이 너무 더우니 혼자 있어도 에어컨을 빵빵 틀 수 밖에 없다. 어젠 평소와 같은 온도로는 더 이상 시원해지지 않아서 온도를 더 낮췄다.


에구구야... 그래도 책이 머리에 안들어오려고 버티길래, 그리고 직장 근처로 이사 나갔다 8개월여 만에 다시 집으로 컴백한 아들램 출근룩 사러 이천 프리미엄 아울렛 갔다왔다. 돈 쓰러 다니니 시간 금방 가고 좋았다. 아들이 나가 있는 사이에 허리 사이즈가 10센티가 넘게 줄었다(개고생 생고생 했나보다. 밥 좋아하는 아들인데...). 옷 사다 입히니 이제야 옷태가 좀 나서 돈 쓴 보람이 있다. 부디 그 몸무게, 사이즈 유지 잘하길 바라는데 이 더위에도 아침부터 육개장에 말아 밥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특히 저녁엔 밥을 먹어도 너무 먹는다. 고만 먹으라니까 자기 점심 쪼금 먹어서 괜찮단다.
아이고 머리야!


이 책 《앨저넌에게 꽃을》의 주인공 찰리 고든이 32살의 청년이라니 우리 아들 생각이... 원래 32살이었는데 생일 안지나서 자긴 아직 30살이라고.. 좋단다!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이 잔뜩 밀려있다.
다 읽을 수 있을까? 원래 책은 산 책 중에 읽는거고 빌려 온 책 중에 골라 읽는 거랬다. 무조건 다 읽는건 아니지!


《감정의 혼란》
슈테판 츠바이크의 이 책도 재미있으려나...
기대를 갖고.


《도롱뇽과의 전쟁》
얼마 전 플친님 서재에서 본 책인데 도서관에 있었다. 요즘은 무조건 도서관 검색부터 실시~~~


《시녀 이야기》
처음 접하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
세상엔 읽어보고 싶은 책이 왜 이리 많은지...
열심히 읽고 읽어도 다 읽지 못하고 가겠지?


《어떤 밤은 식물들에 기대어 울었다》
내가 좋아하는 식물, 그리고 에세이라서...
첫 부분 뒤적이다 덮음.


《한자의 풍경》
재밌다는 설이 있어서..
근데 책 두께 보자마자 호기심 급하락 했다.
역시 첫 부분 읽다 덮음.


***
근데... 이상하네
요즘 북플 프로필에 통계가 자꾸 에러 나던데..
저만 그런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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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속으로
경가보거서 1
3얼 3일 이재부턴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기어카는지 하고 나한태 이러난 이른 전부 다 저거야 한다고 스트라우스 박사님이 그래따. 왜 그런진 나도 몰르개찌만 내가 쓴 게 중요하다고 박사님이 그래꼬 그 사람들이 날 쓸 수 있는지를 알 쑤 이쓸 꺼라고 해따. 그 사람들이 날써주면 조케따. 왜냐면 키니언 선생님이 말한 거처럼 그 사람들이 혹씨 내 머리를 똑똑카개 해줄찌도 몰르기 때문이다. 난 똑똑캐지고 십따. 내 이름은 찰리 고든 도너 빵찌배서 일하고 이꼬 도너 사장님은 일주일에 십일 딸러를 주는 데다가 내가 머꼬 시퍼 하면 빵하고 캐이끄도 준다.  - P10

난 삼십세 사리고 담 딸이 내 셍일이다. 스트라우스 박사님과 니머 교숫님께 내가 글을 잘 모쓴다고 해떠니 박사님이 그건 괜찬타고 해꼬 내가 평소애 말하드시 그대로 쓰야 한다고 해꼬 그러니까 키니언 선생님 장문 수업에서처럼 쓰면 댄다고 해꼬 그거는 비크맨 대하꾜 겨육원에서 열리는 저능한 성이를 위한 수업인데 나는 일주일에 새 번 일이 끝난 디에 배우러 간다. 스트라우스 박사님은 나보고 마니 저그라고 해꼬 내가 생가카는 거 전브 다 나한태 이러난 일도 전부 다 저그라고 해찌만 아무거또 더 쓸 깨 업써서 더 생각나는 개 업꼬 그래서 오늘은 이만 마치개씁니다... 안녕히 개새요 찰리 고든.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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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식물은 숨어 있기 좋은 방이었다. 그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모두 그랬다. 식물은 내가 그렇게 세상으로부터 밀려나거나 단절되었다는 생각으로 외로울 때, 저의 연두를, 저의 연두색 손가락을 건네주었다. 어떤 폐허스러운 마음일지라도, 어떤 외로운 얼굴일지라도 거절하지 않았다. - P5

나의 삶은 근사하지 못했다. 대체로 견디는 쪽에 서 있었다. 나 없이도 세계는 날마다 환했고, 나 없음이 더욱 선명해지는 그런 날들을 자주 바라보았다. - P5

그런 날은 꽃집으로 식물을 보러 갔다. 이름 모르는 식물 앞에서 사는 게 이런 거냐고 물었다. 이런 게 아니지 않느냐고 오래 묻곤 했다. - P5

데려온다는 말
데려오다 (타동사) / [명)이 (명)을 (명)에게/(명) 에][(명)이 (명)을(명)으로 사람이 아랫사람이나 동물을 어디에) 함께 거느리고 오다. (국어사전)

이렇게밖에 쓸 수 없는 걸까? 데려온다는 말에 얹혀 있는 마음이라기에는 너무 단조롭고 건조하다. 뭔가 부족하다. 많이. 우리가 데려오는 것들을 생각해봐도 그렇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것을 자신의 공간 속으로 함께 들여온다는 것은 나의 부분들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이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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