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리커버)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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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지하철도)라는 제목이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제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처음 이 책에 끌린 것은 언뜻 보면 화사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놓은 표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림의 아름다움은 액자에 끼워 집 벽을 장식하고 싶을 정도였지만, 책의 내용을 생각해보면-책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전 지식조차도 없이 도서관에서 빌려 왔다 - 이 책의 표지는 그냥 흑인 노예들의 비참하고 비참하고 비참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하철도'는 사실은 진짜 철도가 아니다. 미국에서 노예 제도가 폐지되기 이전 남부의 도망 노예들을 북부의 자유주나 캐나다로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주던 일종의 점 조직으로 이루어진 지하 단체의 이름이다. 지하 철도가 진짜 철도인 것으로 상상하고 있었다가 점 조직을 비유해서 한 말임을 알고 화가 났다는 작가가 2000년 봄 진짜 지하 철도가 땅 속을 다니는 기차라는 설정의 작품을 구상하였고, 2016년 드디어 작품으로 출간이 된 것이다.


** 주인공 '코라'가 지하철도에 올라타고 남부의 조지아 주를 넘어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를 지나고 테네시를 지나 북부의 인디애나까지의 여정은 차마 머리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인간의 참혹하고 잔인한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이것이 진정 인간이 할 수 있는 짓인지... 자꾸 되묻고 싶어지고 끓어 오르는 화와 눈물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중간에 그만 두고 싶었지만... 이런 악인들에게 맞서 자유를 갈망하는 강한 의지의 소유자 '코라'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인간으로 입은 상처는 인간만이 치유할 수 있기에... 마지막에 서쪽으로 가는 짐마차를 얻어 타고 가는 장면으로 '코라'의 여정은 다시 시작되지만 그것은 희망의 여정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본다.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서두!)


** 흑인 노예 제도가 폐지된 것이 150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백인과 흑인의 지위가 여전히 법에서 명시하는 '평등'한 세상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오늘날의 강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흑인 노예들의 희생이  절대적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지만 대표적인 인종차별 국가 중의 하나가 미국이라는 것도  변함없는 사실이다. 인간 사회에서 차별이 없는 세상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지... 책을 읽고 나서 오늘의 현실을 생각해보면 더 막막해진다. 변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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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스토리가 연결되는 듯해서 좀 읽기가 좋아졌다. 빙빙 에둘러 돌아왔으니 술술 읽어봐야지~~

그러니까 여태 발베크, 베네치아, 피렌체 세 도시를 날아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여행을 간다고 하더니.. 결국 여행 가서는 안된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은 거네.

그토록 고대하던 이탈리아 여행은 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샹젤리제에서 첫사랑의 그녀를 다시 만난다. ‘질베르트 스완‘. 그렇다. 스완과 오데트의 딸!

막다른 골목인줄 알았는데 또 다른 샛길이 열린 것일까...

**19세기에 샹젤리제는 파리지앵들이 즐겨찾던 산책로였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믿어 왔던 것이 "인도양의 암초와도 흡사한 자수정 바위" 사이로 스며 들어가는 듯 느껴졌다. 내 힘을 넘어서는 최상의 운동이, 나를 둘러싼 방의 공기를 내용물 없이 텅 빈 껍질마냥 벗겨 버리면서 나는 그곳을 베네치아의 공기로, 내 상상력이 베네치아라는 이름 안에 가두어 놓았던 꿈의 분위기처럼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바다의 분위기로 채워 놓았고, 그러자 나는 내 영혼이 기적적으로 육체에서 분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 P350

 이 느낌은 목이 심하게 아플 때 느끼는토하고 싶은 막연한 욕구와 겹쳐졌고, 그래서 난 침대로 옮겨져야 했는데,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의사는 지금은 피렌체와 베네치아로 떠나는 것을 단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회복된 후에도 적어도 앞으로 일 년 동안은 여행 계획이나 흥분의 원인이 되는 것은 모두 피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 P351

그리고 슬프게도 의사는 내가 라 베르마를 들으러 극장에 가는 것도 단호히 금지했다. 베르고트가 천재라고 한 그 뛰어난 여배우가 피렌체와 베네치아, 발베크에 가지 못하는 나에게 똑같이 중요하고 똑같이 아름다운 무언가를 일깨워 줘, 그곳에 가지 못하는 나를 위로해 줄 수도 있었으련만, 부모님께서는 매일 나를 샹젤리제에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고, 게다가 내가 피곤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사람을 딸려 보냈는데, 그사람이 바로 레오니 아주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리 집에 일을 하러 오게 된 프랑수아즈였다.  - P351

 잔디밭 저쪽 끝에는 분수가 있었고, 조각상 하나가 분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분수 수반 앞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붉은 머리 소녀에게, 또 다른 소녀가 외투를 걸치고 라켓을 집어 들며 가로수 길에서 빠른 목소리로 외쳤다. "안녕, 질베르트 나갈게. 오늘 저녁 식사 후에 우리가 너희 집으로 가는 거 잊지 마!" 질베르트라는이름이 내 곁을 지나갔다. 그곳에 없는 사람의 이름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해 직접 불러, 이름이 가리키는 사람의 존재를 그만큼 더 환기하면서 지나갔다. 그 이름은 그렇게내 곁을 활동 중인 상태로, 말하자면 내곁을 따라 던져진 이름의 곡선을 따라 이름의 표적인 질베르트의 귀에 가까워지면서 힘이 더 커진 상태로 지나갔다.  - P352

 가장 시급한 일은 우리가, 질베르트와 내가 다시 만나 서로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었고, 말하자면 그때까지 우리 사랑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었다.

 내가 그녀를 보고 싶어서 그렇게 초조해하는 여러 이유들도 틀림없이 성숙한 인간에게는 그토록 절박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훗날 쾌락을 가꾸는 일에 좀 더 능숙해지면, 내가 질베르트를 생각하듯,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이 실제에 부응하는지 어떤지 알려고 초조해하지 않고, 그 여인을 생각하는 기쁨만으로, 또 그녀가 우리를 사랑하는지 어떤지를 확인할 필요 없이 그 여인을사랑하는 기쁨만으로 만족하리라.  - P362

 나는 질베르트의 모습이 여자 가정교사를 따라 조각상 뒤에서 나타날 순간만을 기다렸다. 조각상은 팔에 안은 아이를 앞으로 내밀고 있는 듯했고, 태양의 축복을 받아 빛으로 넘쳐났다.

 《데바>> 애독자인 노부인은 늘 앉던 안락의자에서 정다운 손짓으로 관리인을 부르며 소리쳤다. "정말 좋은 날씨군요!" 그리고 "의자를 빌려 주는 여자"가 안락의자 값을 받으러 오자 온갖 교태를 부리면서자신이 구하고 있는 것이 마치 꽃다발이기라도 한 듯 장갑 아래 트인 부분에 10상팀짜리 표를 끼워 넣었다. 표를 준 사람에 대한 호의의 표시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넣어서 주고 싶었던 것이다. 

**새로운 직업의 발견^^
샹젤리제의 공원에 의자 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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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0편의 중, 단편 중에서 제주 4.3사건과 관련 있는 작품으로는 ‘순이삼촌‘, ‘도령마루의 까마귀‘, 그리고 ‘해룡 이야기‘ 이다. 정희진 선생님의 책을 보고
읽어보자 싶었던 우리 역사 관련 문학작품인데, 문학이지만 사실보다 더 사실적으로 다가와서 처음 ‘순이삼촌‘ 읽고 나서는 한동안 다시 책을 펼치기가 힘들었다.
아무리 무서운 사실도 시간이 지나면 희석이 되고 우리가 기억하지 않는다면 결국 잊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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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편의 제목은 <스완네 집 쪽으로>이고 우리나라에선 2권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다시 1권의 1부는 ‘콩브레‘, 2권은 2부 ‘스완의 사랑‘, 3부 ‘고장의 이름-이름‘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어제 2권의 2부 지리멸렬하게 펼쳐졌다가 갑자기 스러진 듯한 느낌이 드는,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은 아닌 ‘스완의 사랑‘을 다 읽고 오늘은 3부‘고장의 이름-이름‘을 읽고 있다.

발베크와 피렌체라는 고장의 이름에서 연상하게 되는 여러가지 느낌들이 뒤섞이고, 다시 알지 못할 은유와 끝없는 가지치기를 해 나가는 만연체의 문장들 속을 헤매고 있으며 진도는 거의 나가지 못하고 있다. 하...
같은 부분을 읽다 다시 다시 다시.,
하나의 이미지를 이해하려면 끝나지 않는 문장 탓에 다시 한페이지 가까이 돌아가서 읽고 또 읽어야 이해가 가는거다.
어렵다!!!





3부 첫문장

잠이 오지 않는 밤, 내가 가장 많이 떠올린 방들 중에서 발베크의 ‘해변가 그랜드 호텔방만큼이나 콩브레의 오톨도톨하고 꽃가루를 뿌린 것처럼 먹음직스럽고 경건한 분위기가감도는 방과 닮지 않은 방도 없었는데, 리폴린을 칠한 벽에는마치 물이 파랗게 보이는 수영장의 윤기 나는 내벽처럼 하늘색 소금기 어린 맑은 공기가 스며 있었다.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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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오늘은 결말을 볼 수 있겠다.^^
스토리는 너무너무 아프고 아픈데 난 그래도 희망적인? 결말을 볼거라서 기분이 상쾌하다.

날씨도 진짜좋다. 어쩜 이렇게 상쾌할 수 있을까.
햇살이 너무 좋아서 손바닥 텃밭이 있는 부엌쪽 데크에 나와 앉아 마지막을 읽고 있다. 나름 준비를 해서 나왔다. 작은 숄 하나 챙기고 뜨거운 커피!

바람이 왼쪽에서만 불어와서 왼쪽 얼굴이 조금 찬거말곤 걸릴거 하나 없이 책읽기 넘 좋다.

2월은 도서관에서 바로대출 시작하는 달인데
빌려다 놓은 책이 부담스러운 벽돌책 두 권이 같이 있어서 신간을 검색해서 신청할 엄두가 안난다!
용인시 도서관의 대출시스템 백미 중 하나가 ‘바로대출 서비스‘인데... 신간을 바로 받아서 내가 제일 먼저 읽을 수 있다는게 얼마나 짜릿한데 그 기쁨을 누리지를 못하고 있다니 아쉬워 죽겠다.
어쨌든 얼른 읽어야 하는데...
이렇게 쫓기듯 책읽기가 좋은건지 안좋은건지 분간이 안간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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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2-06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바람이 찬데 야외 독서군요. 그래도 감기 조심하세요.
도서관에 대출자들을 위한 좋은 제도들이 자꾸 생겨서 참 좋아요. ^&

은하수 2023-02-06 17:25   좋아요 1 | URL
해 떠 있을 땐 괜찮았는데 갑자기 흐려져서 추워지더라구요
얼른 들어왔어요. 좋은 시간은 참 짧아요
바람돌이님께서도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