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유혹》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럴라인처럼 사랑스럽고 모든 남자들이 빠져드는 아름다운 용모에 집안도 좋다면... 나두 한번쯤 그런 삶을 살아보고 싶은데? 이러면 잘못된 건가?
물론 너무 지긋지긋해져서 다만 한 달간이라도 멀리 떠나 홀로 지내는 시간을 갖고 싶을 수 있지. 캐럴라인은 과도한 관심을 받으며 사는 이런 삶에 몹시 지쳐 있으니까... 이런 집안, 이런 뛰어난 용모로 태어났으니 감당하는 것도 어쩔수 없이 본인의 몫일 것이라 생각해 버린다 해도 편안하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고 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누구의 인생을 놓고 함부로 속단하진 말자.
캐럴라인과 같은 삶을 살아보지 못해서 속속들이 알기는 어려우니 힘들 수도 있단걸 이해하기로 하자.
아무튼 코멘트를 달긴 애매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했지만 그런 삶에 대한 궁금증은 남는다!
난 이런 캐럴라인과 같은 상황을 잘 감당하고 살 수 있을지도 모르지!~~^^

피셔 부인은 앞에 있는 사람에 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틀림없이 예쁘고 패링퍼드에 있어도 먹힐 만한 얼굴이었다. 위대한 남자들조차 겉모습에 쉽게 마음이 동하니 참 이상한 노릇이었다. 피셔 부인은 실제로 테니슨이 모두의 눈을 피해, 그에게 경의를 표하려고 모여든 저명한 모든 사람을 저버린 채 아무도 들어본 적 없고 우연히 그곳에 들른, 장점이 있다면 오직 예쁘다는 것밖에 없는 젊은 여자와 창가로 가는 걸 직접 본 적이 있었다. - P140
미녀는 눈앞에 있는 모든 사람을 돌아보게 할 수 있다. 찰나의 순간에 벌어지는 일이라고까지 말할수 있다. 그 상황이 지속되는 동안 미녀는 남자들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아내가 있는 사람들조차 예외가 될 수 없었다. 피셔 씨도 살면서 그런 시기가 있었다..…… - P141
캐럴라인의 목소리는 멋졌다. 그녀는 태어난 지 10년 만에 지성과 재치가 듬뿍 묻어나는 목소리를 가지게 됐다. 덕분에무슨 말을 하든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다. 가수가 돼야 했겠지만 음악에는 젬병이었다. 대신 말하는 목소리가 너무나 매혹적이어서 마치 주문을 거는 것 같았다. 얼굴은 생기발랄했고낯빛은 아름다웠다. 캐럴라인을 보기만 하면 어떤 남자든 지대한 관심을 가졌다. 거기다 목소리까지 들으면 남자의 눈에불꽃이 일었다. 배웠든 안 배웠는, 늙었든 젊었든, 욕망이 있든 없든 모든 남자가 똑같았다. 캐럴라인의 세계에 있는 남자들과 버스 차장들이, 장군들과 전쟁 중에 난감한 시간을 보냈던 영국 병사들이, 교회 관리인들과 주교가 그녀의 견진성사 대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건강이 좋든 안 좋든 부자들 무일푼이든, 똑똑하는 멍청하든, 그들이 누구든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결혼 생활을 유지했든 상관없이 캐럴라인보면 모든 남자의 눈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고, 캐럴라인의 목소리까지 들으면 타오른 불길이 꺼질 줄 몰랐다. - P142
캐럴라인은 이런 상황에 넌더리가 났다. 그건 난관으로 이어질 뿐이었다. 처음에는 캐럴라인도 즐겼다. 흥분했고 승리감에 도취했다. 확실히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허투루 말할 수없었고, 박수와 주목을 받았으며, 어루만져졌고, 어디에 가든 호평을 받았다. 집에서도 너그럽고 기꺼운 대접만 받았다. 퍽 기뻤고, 매우 쉬웠다. 이런 성취에는 아무 준비나 노력, 공부가 필요치 않았다. 아무 수고도 들일 필요가 없었다. 그냥 나타나서 무슨 말이든 하면 됐다. - P143
그러나 점점 경험이 쌓였다. 결국 캐널라인은 애를 써야 했고, 노력을 해야 했다. 놀라움과 분노에 차서 자기방어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외모, 그 잘난 외모는늘 사람들의 집착을 낳았다. 그런 외모를 지닌 사람 중에도특히 어렸을 때는 다른 사람들보다 겸손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여러 능력 덕분에 그들은 모두를 휘어잡았다. 그리고 캐럴라인은 머리를 꼿꼿이 세운 채 유력한 사람의 전적인 신뢰를 받으며 흔쾌히 그 세계에 들어서지만 곧 불신이 싹트고, 다음에는 염증을 느꼈고, 곧 위축됐으며 끝에 가서는 분개하기에 이르렀다. 가끔 캐럴라인은 자기 자신은 없어지고 보편적인 존재가 되어버렸거나 아무 일이나 하는 한낱 미녀처럼 여겨졌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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