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식물도감‘
정말 오랜만에 시집을 샀다.
안도현 시인의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수 있게 되었다》이다. 능소화가 피는 계절이라 우리 동네 집들에도 능소화가 흔히 보였었다. 지금은 거의 다 지고 없지만 ...
우리 마당에 능소화 한 그루 심고 싶은 소망이 있어서 눈에 들어왔을지도...
보통 시집의 제목이 표제작인 경우가 많은데 책을 구입하기 전에 책 제목에 해당하는 시가 어디에 있나 찾아서 읽어보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목차를 훑어봐도 제목에 해당하는 시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못 찾은건가 싶었지만 아무튼 목차에서는 보이지 않고 대신 마지막 3부(1,2,3부로 구성되어 있다)는 ‘식물도감‘이라는 시詩 한 편인데 온갖 야생화와 식물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아는 꽃도 있고 이름이 익숙한 꽃도 있고 모르는 꽃도 등장한다. . .
매화꽃, 변산바람꽃, 노루귀, 으아리꽃, 꽃다지, 호박꽃, 개불알꽃, 살구꽃, 산괴불주머니, 앵두꽃, 자운영, 찔레, 화살나무, 제비꽃, 산수유, 벚꽃, 모과꽃, 모란, 오동꽃, 얼레, 귀롱나무 꽃, 인동초, 작약, 함박꽃, 물매화, 꽝꽝나무, ... ...
이름만 들어도 고운 얼굴이 연상되는 꽃들도 있지만 그 고운 얼굴에 왜 저런 이상하고 우스운 이름을 붙인건지 싶어 웃음 난다!
21 쪽에 걸쳐 길게 이어지는 시는 그야말로 식물도감처럼 많은 꽃나무가 등장한다.

* 천안에서 전주를 가려면 차령터널을 통과하면서부터 밤꽃냄새군대의 저지선을 돌파해야 한다 - P77
* 함박꽃 열리기 세 시간 전쯤의 꽃봉오리 주워 와서 빈 참이슬 병에 꽂아두었네 - P77
* 지리산 노고단 가서 물매화 보지 못했다면 하산하지 마시게 - P77
* 꽝꽝나무 그 작은 이파리마다 찰랑찰랑 자지러지는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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