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슬럿>11장 그래서... 천 년 안에는 여성이
영어를 다스리게 될까?

.... 우리의 일상 대화에 젠더 중립적인 대명사가 당연하게 자리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페미니스트 욕설이란 새로운 어휘를 정말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젊은 여성과 게이 남성이 말하는 방식을 싫어하는 현상을 멈출 수 있을까, 캣콜링과 여성에 대한 모욕이 사라질 수 있을까?

* 아마도 그것은 ˝험난한 길이 예상이 된다˝고 데버라 캐머런은 말한다. ... ˝하지만 여성혐오는 계속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한다. ˝요즘은 안타깝게도 여성혐오가 부상하는 시기이고, 언어 사용은 전반적아 문화적 분위기를 반영하지요. 여성 혐오는 저항하는 흐름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계속될 것 같아요.˝

** 애덤 세텔라 역시도 우리가 가는 길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페미니스트 언어 변화에 대해서라면, 이미 그렇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진보에 대한 백래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보수 우파와 ‘극우 의붓형제‘가 영어에서의 페미니즘적 가치를 막기 위해서 완고한 태도를 취하고 싸움에 임한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몇 년이나 퇴행한 듯한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어떤 영역에서, 한때 괜찮았던 언어들도 문제적아 취급을 받고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권력 있는 사람이 일상적으로 성차별을 하고도 어떤 결과도 감당하지 않고 있지요.˝ ... ˝그러니 트럼프 시대에 젊은 남자들은 그게 바로 여성과 소통하고, 관계 맺는데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방식인가 보다 하게 됩니다.˝
이런 영향력이 진짜 무섭다. 이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걸 인식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 노력하는 젊은 남자들이 얼마나 될지 짐작도 할 수 없다.

긍정적인 방향과 그에 대한 맹렬한 역풍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은어가 바로 리베카 솔닛이 쓴 에세이(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 다행히 나도 이 책을 읽었다!)로 인해 생겨난 ‘맨스플레인‘이다. 지긋지긋하게 설명하려 들고 여자의 말을 가로채면서 침묵을 강요하려는 남성들! 이런 비뚤어진 남성성을 가진 다수의 남자들이 만든, 비뚤어진 상황을 보여주는 맹렬한 역풍이 만들어낸 작품이 바로 ‘어번딕셔너리‘에 나타난다. 이곳에 ‘맨스플레인‘의 원본내용은 반영되어있지 않다.(어이없죠!) 이 사전은 철저히 사용자 중심적이고 누구나 수정할 수 있으며 정의는 사용자들의 투표로 정해진다.

[맨스플레인]
1. 기본적으로는 남자가 여자에게 뭔가를 설명했다가 된통 욕을 처먹는 것. 진짜다. 해봤다면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2. 여자들이 남자에게 오만하게 뭔가를 설명하는 것.
3. 페미니스트가 그냥 남자가 남자라는 이유로 깔보는 투로 말하는 것.

대체적으로 남자들은 정말 처맞아야겠다. 이딴 짓이나 하고 있으니 어떻게 안맞겠냐구! ˝기본적으로는, 오만하게, 그냥..˝ 이런 단어의 사용이 기본적으로 기분이 나쁘다.
남의 나라말이긴 하지만 이런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서 우리 여자들이 연대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좀더 분발하자. 영어를 지배할 필요가 뭐가 있나. 여자들에게 맞는 새로운 언어를 더 많이 만들어 내면 된다.
우리 여자들이 일상에서 책임있게 행동하고 침묵하지 말자. 맹렬한 정치적 반동을 겪으며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지키려는 자들이 저렇게 열심인데 우리라고 가만 있어선 안되겠다.
헤징, 업스피크, 혀짧은소리, 보컬프라이와 같이 지탄받는 발화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행위들이 논리적이고, 힘 있고 입증 가능한 근거를 가지고 존재한다는 지식을 가지고. 누군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죽이려고 한다거나 성차별적인 말을 할 때, 그들로 하여금 어떤 동기가 그런 행위를 하게 됐는지, 그 정보가 잘못된 이유는 뭔지 정확히 알면 그들과 대화를 시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 정보를 말해주면 듣고자 한다.˝ 고 믿으며 전진~~~!
˝낙관적‘이어야만‘ 해요. 그렇게 만들려면.˝..
˝그게 가능하다고 믿어야 해요.˝(334 ~339)

P.S
트럼프가 또 대통령 되는건 아니겠지?
남의 나라 대통령이지만 티비에 너무 자주 노출되니까 기분이 나쁘지!..
그리고 어쩜 말끝마다 차별적 발언을 일삼고..
그가 하는 말마다 기분이 나빠지는 경험을 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거다.
걱정이다! 😭 😭 😭

나는 이 흐름의 양면을 다 경험했다. 긍정적인 언어 개혁과 그에 대한 맹렬한 역풍 모두 말이다. 나는 온라인 속어 목록인 <어번딕셔너리닷컴> 같은 무해한 곳에서 이 양면이 나타나는 걸 보았다. 특히 마음에 들어오는 단어는 ‘맨스플레인‘이다. 

이 유명한 은어는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 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 2008년 쓴 에세이 덕분에 생겨났다. 솔닛은 파티에서 처음 보는 남성이 그에게 잘난 척하며 역사책 내용을 설교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 P334

그러는 중에 솔닛은 사실 그 책을 자신이 썼다는 걸 일깨워 주는 데 실패한다. 그런데 솔닛이 혼자서 
‘맨스플레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낸 건 아니다.
이 단어는 그의 에세이가 발간되고 나서 한 달 뒤, <라이브저널 LiveJournal>이라는 사이트에 댓글로 처음 등장했고, 이후 블로거, 주류 미디어, 일상 대화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맨스플레인‘은 많은 여성들이 익숙한 상황이지만 이를 묘사하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언어의 틈을 완벽하게 메워 준다.
이 단어는 2010년 돌풍을 불러일으켜서, 《뉴욕타임스》는 이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그리고 어번딕셔너리에 들어가게 된다.

~~리베카 솔닛은 실패하지만 함께 있었던 친구가 알려주었다. 니가 봤다고 주장하는 책을 쓴 사람이 내 친구라는 걸!!!
-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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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특별판 5 Chapter 9, 10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몬스터 특별판 5 Chapter 9, 10>
요한과 니나의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된 텐마는 체코로 밀입국한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인 글리머의 도움으로... 글리머도 동독에 있었던 보육원 511 킨더하임의 실험을 쫓고 있다.
체독 다리, 세 마리 개구리... 이 단서를 가지고 있는 텐마, 그리고 이것을 기억해낸 니나 폴트너,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511 킨더하임의 원장이었던, 살해당한 페드로프가 가지고 있던 사물함 열쇠는..?
모든 것이 의문투성이인 채로 텐마, 니나, 글리머, 새로운 인물인 형사 수크, 그리고 다시 사라져버린 요한은 어디서 다시 만나게 될까?
빨리 다음 권으로 넘어가보자!
안 읽고는 못배겨~~ 이제 완결까지 4권..
아껴 읽어야하는데 그게 안된다.
팔아버린 <마스터 키튼> 너무 아쉽다. 심심할 때 읽으면 진짜 좋은데!

다른 책들은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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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3-09-19 16: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를 읽었던 대학 시절이 생각나네요.
만화방에서 이 만화를 제게 권했던 선배가 했던 말이 ˝사회학도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었어요.
당시엔 아마 제가 스스로를 사회학도라고 여겼었나봐요.
이 만화를 열심히 읽었었는데, 마지막 권까지 열심히 읽었어요.
지금은 당시 선배가 왜 저렇게 말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ㅎㅎㅎㅎ

은하수 2023-09-19 20:34   좋아요 0 | URL
사회학도라면.. 읽으면 넘 좋지만..저도 읽고 좋았는걸요. 전 아주 오래된 국문학도거든요. 역사책으로 대할 때보다 더 충격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뇌리에 각인이 되더라구요
그 다음부턴 가끔 보고 있어요^^
그래도 좋은 선배님이신데요
전 책 권하는게 세상 젤 어렵던데 말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동네서점 에디션이 오늘에서야 도착했다.

지난주 내내 눈 빠지게 기다렸건만 목요일까지도 안 오길래 금요일 오후에 전화를 했다. 

망원동에 위치한 '번역가의 서재'

책이 내내 안오다 금요일에 도착해서 발송준비를 하고 있다고... ! ㅠ.ㅠ

실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오늘 도착한 책을 보니 반갑기 그지 없다^^

동네서점 에디션은 책 표지가 다르다. 우리 동넨 주문 받는 곳이 없어서 딸램이 망원동에서 주문해 주었다.

예정보다 늦어서 그런지 엽서 두 세트, 눈부신 안부 노트도 두 권, 그리고 부채, 책갈피, 책모양 메모지....

딸램이 잊고 있다 신청을 늦게 하는 바람에 1차 예약을 놓쳤더니 양장본 노트는 없다!

상관 없음!


그나저나 이름이 춘수春樹 씨였군요! 하루키 씨,,,^^

너무 두꺼운 거 아닙니까... 

잘 읽을 수 있을 거야. <1Q84>도 다 읽었고 <기사 단장 죽이기>도 읽었는데 

이 정도쯤이야 뭐~~~ㅎㅎㅎ  













수전 팔루디의 <백래시>, 앤젤라 데이비스의 <여성,인종,계급>,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어맨다 몬텔의 <워드 슬럿>은 읽고 싶었고 소장도 하고 싶었지만, 책값이 넘 후덜덜해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언뜻 스친 'arte'~~~~ 우와 대박~~~~~ 살았어 살았어~~~ 대~~~~박!!! 이 책들이 아르테 Phillos Feminism  시리즈라는 것을 알게 된 거다. 이런 경사스런 경우가 있나! 이 몸은  그래서 바로 딸램에게 톡으로 부탁해서 직원가로! ~~~~  꽤 저렴하게 구입했다^^  곧 발간되어 나올 도나 해러웨이의 <유인원,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는 예약 구입해 달라고 말해놓았다. 나오면 딸램이 역시 직원가로 구입해서 보내주겠지?!

딸램이 출판사 직원이라서 좋구나 싶은 건 진짜 처음이다. 왜냐하면 딸램은 아르테가 아니고 BOOK 21 어린이책 마케팅 담당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르테에 딱히 구입해야지 싶은 책이 없었다 그동안은.(아르테도 BOOK 21 출판 가족이다!)

그간 여기저기 출판사에 근무하는 딸램 친구들에게 부탁해서 다른 출판사 책들도 저렴하게 구입하기도 하고 Free하게 나에게 오기도 했지만 딸램 회사에서 나온 책을 이렇게 사고 싶었던 건 처음이라 이번엔 기분이 아주아주 짱 무지 좋다.~~~  <임신중지>도 곧 사야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와 <정의란 무엇인가>도 다시 구입했다. 이 책들은 내가 구입을 했으나 콧배기도 못보고 없어졌었다. 한 권은 아들이, 한 권은 남편이.... 대체 읽지도 않은 책을 빌려주는 건 뭔 시추에이션인지... 거기다 자기 책들도 아닌데 물어보지도 않고 빌려주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해서 잃어버린 책이 한 두권이 아니다. 내가 사서 구비해 놓으면 자기들이 우리 집에 있다고 자랑스럽게 빌려주고 자기 책 아니니까 뭘 빌려줬는지도 모르고 그러니 그 책을 다시 받아온단 생각 자체가 없는 거다!  가족들끼리 이렇게 취향이 다르다. 몇 번 당하고 나서는 절대 책 권하지 않는다. 읽으라고 권해줬더니 남한테 빌려주고... 도통 책에 애착이 없다. 아이고 두頭야...!

아차차... <정의란 무엇인가>는 은오님 땡투~~~ 잘 받으셨나 모르겠네.

<프루스트의 화가들>은 늘 읽고 있다고 생각만 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그림들과 화가들 궁금해서 중고로 구입했다. 저렴한데 책 상태도 좋아서 이건 계속 소장할 듯! 이런 중고책 구입하는 거 난 너무 좋다. 상태가 좋다는 전제 하에서이지만!


 
















<지리의 힘>,<등대>는  예약도서, <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는 바로대출이다., <등대>는 예약하고 꽤 오래 기다렸다. 난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이 끌린다. <금수>,<환상의 빛>,<조용한 풀꽃들의 맹세> 등 3 권을 읽었는데 세 작품이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다 좋았다. 이번 <등대>도 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니까 이렇게 오래 기다린거겠지? 마가렛 애트우드의 <글쓰기에 대하여>는 강연내용을 책으로 엮은 거라 어렵지 않고 재미있개 읽힌다. 

아들 아이디까지 이용해서 도서 예약을 하거나 상호대차, 바로대출 등을 이용하고 있는데 좀 정신없긴 하다. 도서관 톡 오면 아들이 토스해주는데 나도 헷갈려서 수시로 도서관 두 아이디 확인하며 반납일자 확인해보고 연장도 하고 각각 관심 도서 예약도 한다. 바로대출은 1개의 아이디 당 한 달 2 권까지만 대출이 되는거라 좀 아쉬웠는데 두 아이디를 이용하니 아쉬움이 좀 해소가 된다. 이 바로대출 제도가 용인시 도서관에서 최초로 시행한 대출 제도라지? 처음 시행될 때부터 뻔질나게 서점 드나들면서 이용했었는데 어느 새 전국 도서관에서 시행중인 거 같다. 



















이런 식으로 읽을 책이 계속 쌓이고 있다. 다 읽을 수나 있을지 그것도 모르겠다. 책상에 앉아 살짝 눈만 들어도 삼면이 지금 책으로 둘러싸일 지경이 되었다. 책상 앞 책꽂이 상판 휘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앞, 뒤 두 줄로 쌓여있고 왼쪽으로 침대 옆 협탁에도 본격적으로 북엔드가 올라앉아 있다. 글 쓰면서 둘러보니 장난 아니다. 큰일인데... 싶은 생각이 든다. 이 책들을 어디다 둬야하나... 다락방 책꽂이는 이미 꽉 차버렸는데...

요즘 틈만 나면 나도 모르게 어느 새 책꽂이, 서가로 꾸밀 물건들 들여다보고 있다. 머릿 속으로 어찌하면 책을 깔끔하게, 그리고 기존의 서가와 어울리게 잘 꾸밀까 그 궁리를 아주 진지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결론은 못내고 머리 아프니까 다시 책 속으로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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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9-18 2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속으로 도망가셔서 즐거이 지내셔요!!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09-19 00:59   좋아요 1 | URL
ㅎㅎㅎ 그뿐이겠습니까~~~
딴 짓도 좀 하다 왔죠^^
별 시답잖은 게임도 좀 했구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니까요!

은오 2023-09-18 23: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 땡투가 은하수님이셨군요! >_< 잘 받았습니다 헤헤헤❤️
은하수님..........ㅠㅠ 아아아ㅏㅏ 어떻게 소중한 책을 그렇게 말도 없이 빌려주고 받아오지도 않고 그러실수가 있죠.....!!!!!!!!!!!!!!!! 읽는 제가 속상합니다..제 두도 아파오네요....아아아....😫
아르테 책 직원가 헐 넘 부러워요ㅋㅋㅋㅋㅋ 아르테 책 비싼데!! ㅋㅋㅋㅋㅋㅋㅋ <백래시>는 저 다 읽었지롱요!! 두꺼운거 완독했다고 자랑자랑 ㅎㅎㅎ

은하수 2023-09-19 01:03   좋아요 1 | URL
그쵸.... 알 수가 없지요 땡투~~~ 궁금하실까 봐~~~ㅎㅎ
책 표지 전 맘에 들어요. 옛날 <정의란 무엇인가> 책 표지 진짜 별로였잖아요...
아르테 직원가하니... 저도 처음 겪어보는 혜택이라 좀 얼떨떨이요~~
그래도 책 받고 꽤 기분이 날아갈 듯 했잖아요~~~ㅎㅎㅎ

아닌게 아니라 <백래시> 다 읽으신거 젤 부럽네요
전 제가 다 읽을 수 있을지 사실 좀 걱정스러워요...ㅠ..ㅠ

새파랑 2023-09-19 12: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신작은 두껍지만 가독성이 정말 좋습니다 ~!!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은하수 2023-09-19 18:25   좋아요 2 | URL
그렇죠 ~~~
하루키 책을 못읽고 남긴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도 책 두께를 보니 살짝 기가 꺾이더라구요.
완독 희망 주셔서 감사해요~~~^^

독서괭 2023-09-19 1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따님이 출판사에!! 따님 찬스!! 넘 좋으시겠습니다.
남편분과 아드님은 책 읽어보라고 주니까 딴 데 빌려줘버리고 기억도 못한다니 ㅋㅋㅋㅋ 빵 터지고 갑니다 ㅋㅋㅋ

은하수 2023-09-19 20:31   좋아요 3 | URL
슬픈 현실이죠 ㅠ
첨엔 빌려줄때 물어봐요
그래서 빌려주라고 하죠
그런데 한참있다 물어보면 그녀석이 자기 친구를 빌려줬대요
그러고서 몇번 옮겨다녀요
그담부턴 다 모른대요
도저히 이해안되지만 이런 패턴이랍니다 ㅠㅠ
남편도 한참 후에 물어보면 기억을 못해요. 왜 책 안받아오냐 그러면 매번 까먹었대요...ㅠ
황당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요 😢 😢 😢
제대로 딸램찬스였죠!
넘 신났죠~~^^

책읽는나무 2023-09-20 07: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따님이 아르테 직원이었다뇨? 와..^^
아르테 좋은 책들 많던데요. 주로 예술서나 인문 쪽에 탐나는 책들 많았어요.
부럽습니다.^^
가족들의 책 빌려주는 습관 때문에 호시탐탐 지켜봐야겠군요?
책 뭐가 없어졌는지요.ㅋㅋㅋㅋ

은하수 2023-09-20 08:26   좋아요 3 | URL
제가 주로 문학 위주로 읽는편이라 예술 인문 잘 안돌아보잖아요 ㅎㅎ
그래서 아르테 검색해보고 책 사야지~~ 이런 생각을 1도 안했다니까요 ㅎ
지금 생각하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있나 싶은데 워드슬럿 사기 전에 왜 생각도 안했을까 싶어져서 넘 아쉽네요.
딸램이 키즈 마케팅 담당이고 아르테가 문학이 약하니까 고전중이란 말을 여러번 들은지라...
이젠 책이 다락방과 제 방에 콕 박혀 있어서 일단 남편과 아들 눈에 안띄거든요 그러니까 빌려준단 생각을 안해요 ㅋㅋㅋ
그만큼 주위에 책 읽는 남자가 없단 뜻으로 읽혀서 안타까운 맘도 있어요. 엄마가 책을 이리 열심히 읽는데 아들은 관심을 안둔다는게요...

얄라알라 2023-09-22 13: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뿌듯하셨겠어요.
따님 찬스를 이렇게 알뜰히 현명히 활용하시다니! ^^ 멋지세요 따님

은하수 2023-09-22 14:27   좋아요 2 | URL
너무너무너무 좋죠~~
왜 이걸 이제야 알았을까요~~
오늘도 도나 해러웨이 책 보냈다니...
넘 멋지쥬~~~^^
 

<워드슬럿>9장 이 책을 조금 더 게이처럼 만들 시간

월요일 아침부터 카페에 나와 이 책 읽고 있다.
#7장 좆까, #8장 ‘암탉‘ 같은 클린턴과 ‘섹시한‘ 스칼렛 읽고 #9장 이 책을 조금 더 게이처럼 만들 시간을 읽고 있었다. 지금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딴짓 중인 거다!^^

읽을수록 어맨다 몬텔 넘 멋지단 생각이 들어서 천천히 아껴 읽어야지 그러게 된다.

아침부터 정말 태어나 처음 우리동네(양지면) 스포츠센타 가서 수영 등록을 했다. 8시에 집을 나서서 등록까지 아주 원우먼쇼를 하고 땀을 한바가지는 흘린거 같다. 그노무 등본 때문에...ㅠ
등본이 필요하대서 스포츠 센타에서 10 분거리 면사무소 걸어갔는데(대체 왜 그랬는지 진짜 후회후회막심...) 지문인식이 안돼서 한 20번은 다시 하고 또 하고 결국 실패. ㅠㅠ
다시 10분 걸어와서 차를 빼고 집으로...집에서 인터넷 발급할랬더니 프린트가 안돼서 다시 면사무소로... 아우~~~ 열받아!
우여곡절 끝에 겨우 3개월 주 2회 등록을 마치고 못마신 커피 마실 겸 카페와서 책 읽으니 월욜 아침부터 진짜 보람찬 하루인거 같아 이리 뿌듯할 수가 없다.

아참, 내가 이해할 수 없을 부분... 앞으로도 그럴거 같아서... 9장의 첫 문장부터 막힌다.

˝데이비드 스로프는 자신의 ‘s‘ 발음 때문에 난감했다.
그는 자신의 ‘o‘와 ‘a‘ 그리고 또 다른 모음들 때문에 난감했다. 그는 자신의 발음이 게이처럼 들린다고 생각했다. 기자인 스로프는 게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기자들처럼 뾰족하게 질문을 던질 줄 알았지만, 왜 게이에게 별도로 게이 목소리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미스터리를 파헤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왜 유달리 이 케이스에 속하는지도 궁금했다.˝(273쪽)

게이 목소리라니...
그게 대체 뭐지? 어떻게 발음이 되는 건지..
넘 궁금한데 알 방법이 없다. 뭐라고 검색해야 알 수 있는건지... 어느 영화인가에는 그런 발음이 있겠지만 ... 그게 뭘까? 매우 궁금!

‘게이 같은 혀짧은 소리‘, 콧소리, 노래하는 듯한 억양을 가지고 있는 스로프인데 게이들은 그런 억양을 싫어하는 거 같다. 그게 게이의 목소리란다.
반면, 레즈비언의 목소리라는 것은 구분되는 특징적인 억양이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레즈비언 여성은 레즈비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리의 퀴어성을 드러내고 싶어요.˝ 라고 말한다.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퀴어성을 드러내는 억양이나 목소리라는 것이 있을 수 있지만 난 그것이 어떤 건지 아무리해도 알지 못할거 같아 좀 아쉽다.
우리와 다른 문화와 인식의 사회라는 미국에 대해 다름을 인지하는 순간이다. 비단 이 9장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6장의 캣콜링하는 미국문화도 우리와는 다르다는 게 확 다가온다.
그렇지만 이런 다름을 다른 책이나 영화, 영상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감안하고 읽어나간다.

완전 재밌는 책이라구요!
많은 플친님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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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 대산세계문학총서 116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유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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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 호프 밀러, 그는 과연 어디에서 멈춰야 했을까?!


어제였나 그제였나???...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 읽다 잠시 쉬고 있던 시간이었는데, 어느 플친 님 글이 눈에 들어오는 거다.  '좋은 책이란 읽는 사람의 마음에서 끊임없이 생각이 솟아나게 해야 한다는, 즉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것... 문장을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이런 취지의 말이었던 거 같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는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책을 읽을 때 나의 뇌 속에서 어떤 반응들이 나타날지! 뇌파 검사를 한다면 아마도 그래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짧은 시간을 주기로 심하게 요동을 치지 않았을까. 어설픈 연민을 주제로 츠바이크가 보여주는 심리의 묘사는 너무나도 탁월해서 결코 짧지 않은 길이의 작품을 결국 순식간에 읽어내게 만드는 힘이 넘쳤다. 역시 하고 감탄을 했지만 읽는 내내 주인공인 호프 밀러에게 끊임없이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제발 그만 둬 그만 두라고. 아 놔 정말 또... 이번엔 제발... 그만, 여기서 멈춰!!  그만 그만....!!! 마음 속에서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 어설픈 연민의 감정으로 실수를 거듭하고 오해하게 만들고 다시 두려움에 물러났다 다시 또 끌려 들어가고 다시 또 물러나고 ... 이런 유유부단한 성격의 남자를 또 옆에서 끊임없이 닥달하면서 끌어들이고 이용하고... 이러는 주위의 주인공들도 용서가 안되고...  난 자꾸만 호프 밀러의 감정에 이입이 됐다가 다시 이해가 안됐다가 하면서 마음이 널을 뛰는데 츠바이크는 일부러 더 그러는 것인지(?), 끝까지 물고 놓아주지를 않는 거다. 아 놔, 정말 츠바이크 님, 존경합니다. 정말 너무하잖아요! 내 맘도 들었다 놨다! 호프 밀러도 들었다 놨다!  물론 난 이 작품의 결말이 비극으로 끝나리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츠바이크의 작품을 여럿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더라는 거다.



"소설의 배경은 제 1차 세계 대전 발발 직전 오스트리아-헝가리 접경지역이다. 헝가리의 주둔지로 발령을 받은 안톤 호프밀러 소위는 무료한 생활을 하던 중, 그곳의 부유한 실업가인 라요스 폰 케케스팔바의 집으로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그는 케케스팔바의 딸 에디트를 만난다. 에디트가 불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는 그녀에게 춤을 청하게 되고, 커다란 소동이 일어난다. 에디트의 사촌인 일로나를 통해 알게 된 그는 죄책감을 느낀 나머지 도망치다시피 그 집을 빠져나간다. 이때부터 호프밀러는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에서 희열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감정은 점차 고조되어 그의 삶을 가득 채우게 된다."(468쪽, 옮긴이 해설 중에서 )



그렇다. 호프밀러는 자신 같은 보잘 것 없는 사람도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쥐꼬리만큼의 재산도 가지지 못한 자신이 부유한 노인과 불구의 소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데서 태어나 처음으로 희열을 경험한다. 어린 시절부터 사관학교의 폐쇄된 공간에서 적은 소득으로 근근이 살아가던 순진한 청년 소위는 이러한 벅찬 경험과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신도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점점 빠져든다. 연민으로 시작한 관계는 점점 꼬이기만 하고, 새로운 치료법으로 그녀의 다리가 곧 낫게 되리라는 헛된 희망을 품게 만들었고, 그리하여 상황은 점점 더 나빠져만 간다. 거기다 호프밀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당황스러운 일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랑.  호프밀러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 에디트는 그의 감정이 연민이라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심한 발작을 일으키고 다시 또 화해를 하는 등의 과정이 이어진다. 격한 감정을 이기지 못한 에디트는 호프밀러에게 격정적인 키스로 자신을 내보이고 이에 호프밀러의 영혼이 위험을 느끼고 뿌리치지만 다시 에디트의 절절한 사랑 고백의 편지가 당도하자 이에 과도한 책임감에 질식할 듯한 반응을 보이면서 친구의 도움을 빌어 멀리 도망가려 한다. 아무튼 그 사랑이 문제인 거다.



이 부분에서 차라리 지금이라도 도망가, 도망가, 하고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른다.  불구의 몸으로 힘겹게 세상의 끈을 놓고 싶어하는 소녀를 돕고 싶어하는 측은지심의 마음 연민....!  그 연민의 감정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을 끝까지 책임져야만 하는 감정이란 말인가!  어째서 호프밀러는 연민의 감정일 뿐이었는데... 사랑한 것이 아닌데 왜 끝까지 에디트를 책임져야만 한다는 말인가!  에디트, 에디트의 아버지 케케스팔바, 그리고 에디트를 돕기 위해 와있는 사촌인 일로나, 그리고 콘도어 박사... 이들은 호프밀러의 마음이 단지 연민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에디트에 대한 사랑의 감정은 1도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았던가! 마음이 약하고 남에게 나쁜 행동을 하거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을 하지 못하는 호프밀러는 심한 갈등을 겪는다. 그런데 그 갈등을 친구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고 케케스팔바네 사람들은 간절히 매달리면서 상황을 자꾸 이용하려 한다. 

이렇게 우왕좌왕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휘둘리는 호프밀러에게 에디트의 담당 의사이며 자신도 눈 먼 여인과 결혼한 콘도어 박사는 여러 차례 조언을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끼고 뒤로 한걸음 물러나려는 호프밀러를 다그치기도 한다. 어설픈 연민으로 에디트를 위험에 빠뜨리지 말라고. 니가 여기서 발을 빼고 멀리 달아난다면 그것은 살인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살인, 살인이라니... 이러니 호프밀러는 얼마나 무서웠을까! 에디트에게 살아갈 희망을 주고 걸을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순수하게 인간적인 감정이었던 것이지 사랑은 결코 아니었던 건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지 호프밀러는 이해할 수 있었을까. 그 사랑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이나 했겠냐구. 그러나... 그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콘도어 박사는 자신이 고치겠다고 약속한 환자는 그 약속을 꼭 지켰고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단 한사람이었던 눈 먼 여인과 결혼을 함으로써 끝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 그 사람이라면 호프밀러에게 연민으로 시작했다 해도 자신의 결정을 끝까지 책임지라고 말할 수 있겠지! 거기다 호프밀러는 경솔하게도 불구의 다리가 곧 낫게 될 것이라고 거짓을 말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말을 한다. 그러니까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판 셈이 되는 거다. 그러니 호프밀러에게 도망가 도망가 지금이라도 도망가 하고 말하고 있지만, 꼬여만 가는 그 상황이 에디트나 콘도어 박사, 케케스팔바의 다그침으로 인한 것만은 아녀서 더 답답해지는 거다. 이러니 츠바이크 선생, 우리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이러면서 끊임없이 이래야하나 저래야하나 이게 맞은가 지금이라도 도망가라고 해야 하나 어느 한 편만을 들지 못하게 만드는 거다. 결국 끝까지 책임지지도 못할 어설픈 연민이 문제가 되는 거다. 그래, 충분히 이해한다. 그것이 문제였다는 거. 어설픈 연민에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또 약한 마음에 약혼을 당하고 다시 또 부인하고 도망치고... 그건 너무너무 비겁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그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젊은 소위의 심정이 다 느껴지는 거다. 내 마음도 이랬다 저랬다... 



하지만, 부유한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원하는 남자라면 누구라도 가질 수 있었을 이 에디트란 소녀는 불의의 사고로 걸을 수 없게 되었고 벌써 몇 년 간을 집안에 갇혀 인생을 허비하고 있었다. 죽으려고 여러 번 시도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실패했지만. 그런데 그런 소녀 앞에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거기다 "훤칠한 키에 젊고 건강해 보이는 얼굴, 관자놀이에 흘러내리는 매혹적인 잿빛 머리카락에 이르기까지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는 모습", "꼿꼿한 자세와 걸음걸이"를 가진, 이런 사람이라니. . .  딱 봐도 젊고 잘생긴 청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런 남자가 갇혀 지내다시피 하는 어린 소녀 앞에 어느 날 떡하니 나타난 거란 말이다. 그런데 그 청년이 자신에게 호의적인 눈빛으로 매일 찾아와 말동무도 해주고 체스도 두고 격려도 해주고 한결같이 행동한다면... 사랑이라곤 해본 적 없는 순진한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을 거다. 소녀의 아버지인 케케스팔바는 어떠한가. 사랑하는 딸이, 하나뿐인 딸이, 자신의 삶의 전부인 딸이 불구가 되어 걷지도 못하고 하루하루 죽어가는데 한껏 마음이 약해져 있는 그 앞에 나타난 마음도 순수하고 넓은 듯한, 이해심 많고 한결 같은 젊은이라니... 오해하고 싶지 않았을까. 연민이라고만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어찌 희망을 가지지 않겠는가! 딸이 저렇게 좋아하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라고 딸 옆에 데려다 놓고 싶었을 것이다. 딸의 병을 낫게 할 수만 있다면 지옥이라도 뛰어들 아버지 앞에 나타난 젊은이가 약해져 있는 그들의 마음을 그저 연민으로만 바라보기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는 말이다. 그것은 아무리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그저 연민의 감정이었고 사랑의 감정이라곤 1도 없고 무거운 책임감으로만 느껴졌다 해도 상황이 악화되는 모든 순간에 일말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너무 무책임하고 또 무책임한 게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호프밀러 소위는 처음부터 그러면 안됐던 거다.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는 있지만 그것을 계속 행동으로 옮기면서 불편한 상황을 끌고 가선 안됐던 거다. 거짓으로 그 관계를 이어가선 안됐던 거다. 대체 자신이 뭐라고 그런 믿음에 반하는 행동을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인가. 호프밀러 소위와 같은 성격의 소유자라면 더더욱! 그러니까 제발 사랑을 줄 것도 아니면서 감정을 함부로 질질 흘리고 다니지 말란 말이다!!! 



호프밀러가 자신의 입으로 작가인 나에게 직접 고백하는 형식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의 결말은 그래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모든 일은 결국 어리석은 행동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는 호프밀러의 첫 고백의 말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감상적인 연민이라고 하는,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초조한 마음,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연민이라는 감정은 처음부터 자라나면 안되는 거였다. 처음이 잘못 되었기 때문에 달리는 말에 올라타고 있는 것처럼 멈추지 못하고 파국을 향하여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사실이 이러할진데 호프밀러가 자신의 죄가 어디서부터 성립되는지 그 경계를 알지 못한다는 그 말이 너무 안타까웠고 그래서 꽤 오래 가슴에 남을 거 같다. 



   "모든 일은 어리석은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아무런 악의가 없는 서투른 행동, 프랑스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프gaffe'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물론 나는 곧바로 내 어리석은 행동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했지만, 고장 난 시계 속 톱니바퀴를 급하게 고치려다 보면 대개 시계 전체를 망가뜨리는 법이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어디까지나 나의 단순한 실수이고 어디서부터 나의 죄가 성립되는지 그 경계를 구분 짓지 못한다. 아마 앞으로도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다." (19쪽) 



   "오전에 동료들과 말을 타고 나가도, 근무수칙에 따라 꼼꼼하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후가 되어서 어쩔 수 없이 케케스팔바 저택으로 향하는 내 어깨는 마치 귀신이 올라타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묵직했다. 그것은 이제부터 내가 짊어지게 될 짐이, 그 책임감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는 것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날 밤 공원에서 노인에게 딸아이가 곧 치료될 거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저 연민에 사로잡혀 진실을 숨긴 것이었다. 그것은 의도적인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내 의지에 반하는 행동이었다." (246쪽)



   "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 (17쪽)



우리는 흔히 츠바이크가 말하는 '진정한 연민',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그 연민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거 아닐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끝까지 한 여인을 책임지는 콘도어 박사가 보여주는 아내에 대한 연민?사랑? 내 눈에는 그것이 그저 연민으로만 보이지 않았다. 결코 꾸며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분명 진정한...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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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9-18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초조한 마음>보다 <감정의 혼란>에 한표~!! 초조한 마음도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ㅋ

한번 시작했다면 멈추기는 쉽지 않은거 같아요 ㅎㅁ

은하수 2023-09-18 16:40   좋아요 2 | URL
전... 음. .. 뭘 선택할지 망설여져요. 두 작품의 개성이 너무 강하니까요. <감정의 혼란>도 말로 표현하기 어렵죠! 츠바이크 소설은 단편, 중편, 장편이 모두 뛰어나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