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진짜...
아침부터 시끌시끌 동네가 난리가 났다.
어제의 그 고요하고 상쾌한 공기는 안드로메다행?
ㅋㅋㅋ
근데 웃음난다.
저 앞 초등학교 꼬맹이들 운동회 한다.~~
마이크 소리
다음 조 준비하시고 출발~~~
선생님 목소리 넘넘 경쾌하고 신난다
거기에 더 신나는 음악 근육빵빵 난 슈퍼맨~~~
뭘하는걸까? 궁금하지만 하필 운동회날 아침인데
우리 주택단지 앞 도로 공사 중이라 집에 앉아 있어도 아스콘 냄새 때문에 머리, 코가 어질어질하다.
책도 못 읽겠고 음악도 아무 소용없는 시간이지만
이 소란스러움도 좋은 아침이다.
이런 날 읽기 좋은 책이다!
플링(fling)이란 말도 알게 되네^^
여름의 설렘, 환상.. 여름 한철 사랑하는 거,
휴가지에서 하는 짧은 연애 같은거.
말만 들어도 설렌다.
그렇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다른 바로 옮겨 한참 더 얘기를 나눴다. 역시나 내용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꽤 오래 배시시 웃으며 떠든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그때 우리는 그대로 헤어지기 싫었던 것 같다. 딱히 알맹이도 없는 이야기를 주절거리면서 숙소로 가 혼자가 될 시간을 미루고 있었다. 눈꺼풀이 서서히 무거워질 즈음 그가 말했다. "숙소까지 데려다줄게." "뭘로?" "오토바이로." - P23
그때까지 한 번도 오토바이를 타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직접 운전하는 것도 아닌, 만난 지 얼마안 된 사람이 타국에서 모든 오토바이라니, 당연히겁났다. 하지만 그는 결코 강요하지 않는 부드러운미소로 나의 대답을 기다렸다. 아휴, 뭘 또 저렇게예쁘게 웃어.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뒷자리에 올라타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때 내 가슴은 막 뛰고 있었는데, 무서워서 그러는건지 설레서 그러는 건지 분간이 안 갔다. 분명 날씨는 한 여름인데 몸도 으슬으슬 떨리는 것 같고, 근데 좋고.
**푸훗... 나도 좋다. 나도 이런 연애 경험 있지! 허리를 꽉 끌어안고 오토바이 뒷 자리에 탄 경험. - P23
그날 이후로 우리의 짧은 연애가 시작되었다. 가끔은 함께 가끔은 따로 여행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서로를 그리워했다. 이쯤에서 눈치 빠른 사람은 예상했겠지만, 이 에피소드의 유일한 비극이라면 그에게는 플링이었던 그것이 나에겐 사랑이었다는거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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