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바이크는 해설자처럼 독자에게 자세한 목록을 펼치기까지하죠.
머리말에서요?
아뇨, 스토리가 전체적으로 진행되면서요.
그 점이 츠바이크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저는 느꼈어요. 츠바이크는 목록의 장인이죠.

재밌네요. 예를 들어보세요.
어제의 세계에서는, 인류학적 탐방이라고 할 만한 것을 보여주는데, 그걸 예로 삼을 수 있겠군요. 빈의 커피숍들에 대해서 한 장을 다 할애하죠. 츠바이크는 커피숍이 커피 한 잔 값으로 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형태의 교육 기관‘이자 ‘정치 클럽‘이라고 말합니다. 그 다음에는 커피숍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나열합니다. 대화, 글쓰기, 카드놀이, 편지 받기, 커피숍에 있는 신문과 정기 간행물 읽기. 츠바이크는 이렇게 썼죠. "빈에 있는 좋은 커피숍에는 빈에서 나오는 신문들이 모두 갖춰져 있다. 그뿐아니라 독일 제국 전체를 비롯해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미국 신문들도 있다. 그리고 문예지와 예술 잡지도 있다."
그리고 다음 장에서는 빈 커피숍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지적인 경쟁들을 나열합니다. 그리고 가장 저평가되었거나 묻힌 철학자로 누구를 생각하는지 이야기하며 경쟁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맞아요.
츠바이크는 분류 학자 같아요. - P186

네, 저는 감정의 혼란에서 츠바이크의 화자가 학식이 많고 매력적인 나이 든 남자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묘사하는 것에 정말 큰 감명을 받았어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구조도 이렇게 스토리가 전달되는것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영화를 못 봤더라도 저는 [감정의 혼란]의 이야기에 빨려들었을 겁니다. - P191

더 젊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이 든 사람.

츠바이크는 이렇게 썼죠. "이 시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종일 기다렸다. 오후가 되자, 나의 참을성 없는 정신에 무겁고 불쾌한 초조가 따갑게 내려앉았다. 저녁이 올 때까지 시간을 견딜 수 없었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그의 서재로 곧장 올라갔다. 나는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책상에 앉아 있고, 그는 방을 계속 어슬렁거렸다.
그러다가 리듬을 찾았다. 즉, 목소리를 높여서 전주를 시작했다. 이 놀라운 사람은 감정의 음악성에서 모든 것을 만들기 때문이었다. 그는 생생한 음표가 있어야만 생각을 끄집어냈다. 대개 그것은 이미지, 강렬한 은유, 극적인 장면으로 시각을 확장한 3차원의 배경으로, 그는 빠르게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부지불식간에 그것을 떠올렸다. 이 즉흥 이야기에서는 아주 자연스러운 창의력의 결정체라 할 만한 것이 흔들리며 빛나곤 했다."

그 부분은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을 묘사한 거죠. 하지만 사실, 교수가 하고 있는 것은, 자기 연구를 리프연주하고 자기 생각과 개념을 소설 속 화자에게 전하는 것뿐이죠. 그렇죠? - P191

 늙은 제로가 작가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할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죠. 연극에서 배우의 얼굴을 비추는 조명이 바뀌는 것처럼, 제로의 얼굴에 비치는 조명도 달라져요. 츠바이크의 글 전체에는 그런 분위기가있어요. 젊음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분위기요. 피상적인 아름다움으로 육체의 젊음을 이상화하는 데에 그치지 않죠. 젊은 사회라는 개념도 이상화합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사회, 혹은 어떤 면에서는, 시작될 수 있는 사회죠. 새로 시작해서 자신을 바꾸는 것. 그게 츠바이크의 글에서 중요하고, 츠바이크 자신에게도 중요했어요. - P191

츠바이크가 브라질에 관한 책을 썼는데 거기에도 그런 생각이 들어 있는 것 같아요. 아직 읽지는 않았는데 제목이 [미래의 나라]죠. 제가 생각하기에는 열정과 가능성과 순수를 간직한 젊은 사회에 관한 책 같아요.

츠바이크가 묘사하는 1920년대 유럽 모습 중에서 시사하는 바가 가장 큰 것은, 당시 유럽에 여권이 없었다는 점이죠. 여권 발부가 없었어요. 필요가 없었죠.
츠바이크에게 여권은 최악을 상징하는 것이었어요.
갑자기 자신의 정체를 증명해야 하고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해야 했죠.
  ‘너는 선을 넘어갈 수 없어. 우리가통제해‘ 같은 말을 하는 권력이 나타난 거죠. 그게 끝이 아니었죠.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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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을 분량 클리어!
III. 기독교
IV. 게르만족
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고 가볍게, 그리고 개략적인 사실만 짧게 챕터별로 되어 있어 읽기는 매우 쉽다.

유대교와 기독교가 언제부터, 어떻게 갈라지게 되었는지 왜 서로를 미워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로마 정부는 항상 모든 일에 공정하려 했다. 하지만 재판을 내릴 행정관들조차 기독교도들을 싫어했다. 그들이 범죄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그들이 정부를 적대하기 때문이었다. 
로마는 가장의 의지를 신성시하는 사회였다. 로마의 모든 권위가 그것에 근거를 두고 있었다. 만약 기독교도가 된 아들이나 딸이 다신교 축제에 참석하라는 아버지의 명령을 조용히 거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로마 사람들에게는 경악할 만한 사건이었다. 다신교 신전까지 수행해달라는 주인의 요구를 노예인 기독교도가 거절하는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 P72

기독교인은 국가에 기여하는 어떤 일이든 참여사건하기를 거부했다. 병사들은 무기를 버렸고, 장교들은 칼과 투구를 집어던졌다. 그리고 예수만이 유일한 신이며, 영혼이 지옥에 떨어질 다신교도 상관은 섬기지 않겠다고 큰소리로 외쳤다.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이런 군인들은 즉시 군법 재판에 회부되어 처형되었다. 로마인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행정관들은 비밀에 싸인 다수의 인물들이 제국을 뒤흔들어 폐허로 만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위기를 감지했는데, 이 위기는 말 그대로 진짜 위기였다. 의심할 여지없이, 거대한 다신교 세계를 완전히 매장시킨 것이 바로 기독교라는 종교였기 때문이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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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jsdirtjdwjs 2023-11-04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천국을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http://godnara.egreef.kr/bbs/board.php?bo_table=03_01&wr_id=119

http://www.godnara.co.kr/bbs/board.php?bo_table=03_01

믿음 소망 사랑 이란 ~^^

http://godnara.egreef.kr/bbs/board.php?bo_table=07_01&wr_id=72&page=39

한국 기독교 피해자모임 한피모까페

https://cafe.naver.com/hanpimo1

하나님의교회의 실체( 총정리)

http://godnara.egreef.kr/bbs/board.php?bo_table=cs_notice&wr_id=142
 

연민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하나가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하며, 함께 고통을 나누는 대신 남의 고통으로부터 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한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으로,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연민을 말한다.(17쪽)




이처럼 오지랖 넓은 그 지인에 대해서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을것이라 생각한다. 누구나 이런 부류의 사람을 알고 있고, 거칠게 밀어내지 않고서는 결코 이들의 정성 어린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체념하고 그의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 P8

그러나 나의 이러한 무심한 태도가 그를 더욱 자극했는지 그는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조심스럽게 나에게 속삭이는 것이었다. "저 사람, 군사행정부장 호프밀러 씨잖아요. 아시죠? 전쟁에서 마리아 테레지아 훈장을 받은 사람이요." 나에게서 기대한 만큼의 놀라운 반응이 보이지 않자 그는 애국독본을 읽듯이 열정적으로 호프밀러 기병중대장이 전쟁에서 세운 공적에 대해 떠들기 시작했다. 

기병대에서 장교로 있다가 전쟁터에서 피아베 강상공을 정찰하던 중 혼자서 세 대의 비행기를 격추시키는 공을 세웠고, 기관총부대에서는 사흘 동안 일부 전선을 사수해냈다는 이야기를 (여기에서는 생략하겠지만) 온갖 세세한 내용까지 덧붙여가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어째서 내가 카를 대제가 손수 오스트리아 최고의 훈장을 수여한 이 대단한 인물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는지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옆 테이블로 시선을 돌렸다. - P9

그게 전부였다. 한 번의 눈빛 교환. 곧 잊혔을 일이지만, 우연찮게나는 바로 그다음 날 작은 모임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턱시도를차려입은 그의 모습은 어제의 편안한 차림보다도 더 눈에 띄고 기품 있어 보였다. 

우리 두 사람은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애써 참았다. 여러 사람들 틈에서 비밀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만이 교환할 수 있는 그런 미묘한 미소였다. 내가 그를 알아본 것처럼 그도 나를 알아보았고, 우리는 둘 다 어제 헛물을 켠 오지랖 넓은 친구에 대해 똑같이 불쾌해하면서도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처음에는 서로에게 말을 거는 것을 피했지만, 주위에서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서로를 계속 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 P10

나는 그가 말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에게 다가서려던찰나, 여주인이 만찬이 준비되었다고 알려왔고, 반찬 중에는 자리가 멀찍이 떨어져 있어서 그와 대화를 나눌 기회조차 없었다. 모두들 돌아갈 채비를 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현관에서 그와 다시 마주치게 되었다.
"우린 이미 같은 친구로부터 간접적으로 소개를 받은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며 그가 미소를 건넸다.
나도 미소로 답했다. "아주 자세하게 받았습니다."
"내가 아킬레우스 같은 대단한 영웅이라고 허풍 떨지 않던가요? 내 훈장을 가지고도 한참 자랑했겠죠?"
"비슷했습니다."
"그러게요, 내 훈장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여기더라고요. 당신의 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특이한 친구예요! 하지만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참 괜찮으시다면, 함께 좀 걸을까요?"
우리는 함께 걸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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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역사 읽기.
이번엔 D.H.로렌스가 쓴 <유럽사 이야기>이다.
로마의 건국으로 시작해서 19세기 독일의 통일까지를 다루고 있는 통사이다. 총 1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자랑하고 있어 금방 읽긴 힘들거 같아 은오 님 서재에서 본 방법을 적용해 보기로 했다. 하루 읽을 분량을 인덱스를 미리 붙여두고 분량을 다 읽고 나면 인덱스를 떼는거다. 뗄 때마다 짜릿, 뿌듯하겠지?^^
40~60여 페이지 정도씩 분류하면 될거 같다.
오늘은 I. 로마/ II 콘스탄티노플 까지 읽었다.
역시., 정복전쟁으로 시작하고 수많은 집정관, 황제가 등장한다. 아무리해도 기억하지 못하는 옛 지명들도 다수 등장한다. 난 왜 이런 지명들이 익숙해지지 않는걸까 ㅠㅠ
갈리아, 소아시아, 카르타고, 페니키아인, 칼레도니아인, 비잔티움, ....
악!!! 지도 찾아가며 검색하며 읽었는데
또 까묵ㅠㅠ


제국 후기의 황제들은 대부분 로마를 싫어했다.이 황제들은 변방에서 태어난 이방인들이었고, 지지 기반도 먼 변방에 파견된 군대들이었다. 그리고 로마인들이 자기중심적이고 교만하며 골칫거리라고 느끼고 있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로마에 살기를거부했다. 심지어 로마가 아닌 밀라노를 택했다. 그가 가장 좋아한 도시는 바로 아시아에 있는 니코메디아였다. 그는 나중에 아드리아 해에서 멀지 않은 달마티아로 은퇴했다가 거기서 생애를 마쳤다. - P38

콘스탄티누스는 새 수도를 건설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니 더는 로마 때문에 골치를 썩일 필요가 없었다. 좀 더 평화롭고, 좀 더 마음에 드는, 훨씬 덜 오만한 곳,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자신만의 도시를 세우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수도가 될만한 터를 사방으로 물색하기 시작했다. 눈부시게 밝은 자기만의 새 도시를 세운다는 생각이 그의 가슴을 기쁨으로 타오르게 했다.

그는 제국을 끝에서 끝까지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는 드디어 보스포루스 해협에 있는, 유럽과 아시아의 관문인 비잔티움‘을 선택했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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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뇌과학자> 7장 ~ 10장 밑줄 & 정리
















   사이코패스의 요건에 대한 신경학적, 유전학적 요인을 설명하기 위한 부분들은 너무 어렵다. 읽기는 했어도 기억하는 건 굉장히 미미한 수준이겠지만, 팰런 박사의 장애 요인에 가장 많은 관여를 하는 신경전달 물질은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모노아민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로토닌은 태아의 뇌가 발달하는 동안 가장 먼저 발달하는 신경전달물질계의 하나이다.  세로토닌이 다량으로 생산되는 유전자 변이의 패턴은 쾌락주의자나 파티광의 그것처럼 과도한 흥분 상태를 뜻한다. 그리고 매력적이고 다가가기 쉽고, 친절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다. 주위 사람들에게 팰런 박사는 어떤 사람인지 평가한 말들을 들어보면 앞의 말들이 정말이라고 믿어야할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 


   박사의 친구들은 이렇게 묘사한다.

   "사람을 교묘하게 조종한다." "매력적이지만 교활하다." "지능적으로 약자를 들볶는다." "중요한 순간이 오면 신뢰할 수 없다." "자아도취적이다." "자기중심적이다." "깊이 사랑할 줄 모른다." "피상적이다." "필요할 때 기댈 수 없다." "수치를 모른다." " 양심의 가책이 눈곱만치도 없다." "약삭빠른 거짓말쟁이다." " 선택적 도덕률에 따라 산다." "무책임하다." "무정하다." "차갑다." "공감할 줄 모른다." " 자기만 잘났다." "병적인 거짓말쟁이다." "자만심이 하늘을 찌른다." '끊임없이 지루해한다." "자신과 더불어 남들을 커다란 위험에 빠뜨린다." "무슨 짓을 하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250쪽)  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성격유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사는 사람들의 평가에 깊이 공감하지 못하였고 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런 평가를 내리는 것인지 알지 못했다. 결국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공감하지 않는 그를 이해하지 못한 주의의 친구들은 그를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으로 양분되었다. 




   이해하기 힘든 그의 행동들은 그의 성격에 기인한다기 보다 오히려 그가 가진 유전적 변이, 그리고 신경전달 물질의 과도한 분비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경조증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그의 뇌파를 측정해 본 결과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라는 진단을 받는다. 


   '양극성 장애'란 기분이 매우 좋고 들뜬 기간과 우울한 기간이 교차하는 증세를 말하는데 조증과 우울증의 주기가 매우 빠를 수도 있고 뚜렷한 원인도 없이 조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며 조증 국면은 며칠에서 몇 달까지도 지속된다.

경조증 기간 동안 거의 자지도 않고 무모한 행동을 일삼고 광란의 파티광이 되어 날뛰고 우울한 기간에는 슬픔, 집중 곤란, 피로 낮은 자존감, 절망을 경험한다고 한다.


   팰런 박사는 거의 만성적이고도 과도하게 긍정적인 기분을 경험한다. 의기양양한 상태에서는 햇살을 받아 끊임없이 약동하는 느낌이 들고 여러 날 동안 또는 연달아 여러 주 동안이나 이 상태에 빠지곤 한다. "이는 그 누구도 낫고 싶어하지 않는 유형의 병이다. 그 느낌이 굉장해서 시종일관 기분이 끝내준다. 아마 주변 사람들에게는 내가 상당히 역겹겠지만 말이다. 나도 이 충만감이 양극성 장애와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이론적으로는 인정할 수 있었다. 양극성 장애는 우울증의 발현보다 발작적인 조증이나 경조증에 의해 정의된다는 점 역시 알고 있었다."(226)  


   정신 장애는 증상, 원인이 되는 뇌 영역, 관련 전달 물질 면에서 여러 장애가 중복되어 나타나며, 이러한 정신 장애는 흔히 동반이환 현상을 동반하는데 양극성장애나 조현병을 진단 받은 사람은 흔히 경계선 인격장애 같은 진단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이면서 이러한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PCL-R(사이코패시 진단표 - 개정판) 검사는 사이코패스 검사 또는 그 개발자인 캐나다의 정신과 의사인 로버트 헤어의 이름을 따서 헤어 진단표라고 한다.  "전체 20개 항목별로 사이코패스 특성이 존재하지 않는다(0점), 부분적으로 존재한다(1점), 확실히 존재한다(2점)로 점수를 매긴다. 검사에서 40점 만점을 받은 사람은 명백한 사이코패스다. 30점이 진단을 내리는 경계선이지만, 25점을 기준으로 할 때도 있다. " ... "사이코패시 특성은 네 가지 범주 또는 '요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인관계 요인에는 피상성, 과대 망상증, 사기성의 특성이 포함된다. 정서 요인에는 가책의 부재, 공감의 부재, 행동에 대한 무책임이 포함된다. 행동 요인에는 충동성, 목표의 부재, 낮은 신뢰도가 포함된다. 반사회 요인에는 성급함, 청소년 비행 전력, 전과가 포함된다. 반사회적인격장애는 사이코패시와 관계는 있지만 그보다 훨씬 흔하고 성격에 근거한 문제보다는 밖으로 드러나는 파괴적 행동을 재는 척도다. 사이코패시 점수는 범죄의 상습성, 심각성, 고의성을 더 잘 예측한다."(22~23쪽)  팰런 박사는 네 가지 요인 중에서 세 요인이 있고(대인관계가 피상적이고, 정서적으로 냉담하고, 행동은 무책임하다) 반사회적 성향만 없다.  반사회적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폭력 전과는 없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출구로 공격성을 배출한다. 특히 소소하지만 개인적으로 당한 만큼 꼭 갚아준다는, 그것도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시점에 복수를 한다는 것, 끝끝내 보복을 한다는 것, 사람들이 자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를 깨닫지 못하도록 세심한 복수를 하면서 쾌감을 만끽한다는 것,  복수를 전략적으로 지연하는 이러한 능력이야말로 사이코패스로서의 으뜸가는 능력이라고 말하는 걸 보니 ... 떠난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 ㅠ.ㅠ


   사이코패스로서의 박사는 바뀔 수 있을까?  자신이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었으며 이러한 사실을 뇌파 사진과 여러 전문가들의 검사를 통하여 알게 되었고, 비로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동안 자신의 과도한 행적들로 인하여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었던 주위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말하는 자신의 참 모습을 오랜 시간이 경과한 후에 깨닫게 된 그는 의식적으로 변화하기를 시도한다. 남들이 경험하는 사람들 사이의 유대감, 단순하고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공감과 공존의 쾌감, 유전 요소와 후성 유전학적 요소의 명령에 맞서서 자신을 개조할 수 있을까?  


   "사이코패스 성향은 유달리 난적이라 치료를 해봐야 별다른 차도가 없을 것이다. 물론 모노아민 신경전달물질계에 영향을 주는 약물로 충동성과 공격성을 얼마간 낮출 수 있고, 식이요법과 약물 요법을 포함한 조기 갸입으로 행동 문재를 줄일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공감과 가책을 없애는 핵심인 신경생리 결함은 그대로 남는다. 특효약은 없다."(268)


   그럼에도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팰런 박사의 말.  공감도 안되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감정이 이해가 아직도 안된다니... 계속 노력해야 할 거 같다)




   어느 집단이든 2퍼센트는 사이코패스다. 얼마 전 권일용 프로파일러도 방송 프로그렘에서 말했다. 통상 남자가 3퍼센트, 여자가 1퍼센트 정도. 그래서 평균 2퍼센트 정도로 유지가 된다고 하더라는...

폭력, 잔학함, 탐욕, 전쟁이 판치는 인간의 역사에서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상대의 경계를 풀게 거짓말을 하면서도 냉정을 유지하는데 도사인 사이코패스들은 자기 도취증이 심하고, 엄청난 거짓말을 한 뒤에도 가책을 느끼지 않고 자책감의 기미를 내보이지 않으면서 승리를 쟁취하는데 능숙하다.  금융계와 경제계에도 많은 사이코패스들이 있을 수 있고 이들은 가장 효과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일 수 있다. "불확실한 시기라도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거나 군대를 움직이거나 부족을 데리고 산을 넘을 것이다.(한니발, 나폴레옹, 히틀러 등등도 사이코패스의 범주에??? - 이건 내 생각)  그 결과로 그가 맡은 집단은 잘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집단에 모험을 시키는 것이 문명적으로는 이롭다. 그런 도박 중 일부는 성공해서 문명을 진보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돌연변이의 대부분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어떤 돌연변이는 커다란 이익을 주는 것과 같다.(284쪽)  

한편으론 지도자가 되기 위해 매혹적으로 자기를 포장하고 사람들을 허풍 섞인 말로 유혹할 수도 있다.  ... 흠, 이런 사람이 왜 사이코패스여야만 하는가....  사이코패스가 아닐 때 우리에게 더 좋은 거 아닌지...


   팰런 박사의 이러한 주장 -'사이코패스가 인류를 존속시킨다'는? -은 다분히 의심의 여지가 있고 수긍하기 힘든 주장이기도 하다. 역시 박사 자신도 허풍이 있고 자기 도취적이며, 자기가 가장 잘난 지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인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네!  친사회적, 경계성 사이코패스가 맞는 거 같다.  어린 아들의 이상함을 일찍 간파하시고 무던히 정서적, 감정적, 친사회적 인간으로 키워주신 부모님이 계셨다는 건 정말 복 중에 복!!!


  처음엔 밑줄도, 요점 정리도 하는데 항상 뒤에선 마무리가 안되더라.  용두사미꼴 날까봐 아등바등 애썼더니 머리가 어지러워. 얼른 도서관에 반납해버려야지. 공부 너무 많이 했다. 보람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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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8-27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하수님! 저번 페이퍼부터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이 책 보관함에 있었는데 은하수님 리뷰 읽으니까 더 궁금하네요. 재밌어보이는군.... 다른 백자평에 저자 자기도취적인거 보기 힘들다고하던데 진짜 그런거같네요 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08-27 22:00   좋아요 1 | URL
은오 님 반가워요^^
3,4장만 조금 어렵긴 했는데 읽을만 했어요. 그 뒤는 일사천리로 재밌게 잘 읽었더랬죠!
읽다보면 이 사람은 정말 자기도취가 심한 자기애, 남성성 만렙인걸 하고 생각이 들 정도인걸 바로 알게 돼요.
따지고 보면 그럴만도 하단 생각이 들어서 그냥 수긍해주기로 한거죠~~~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