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맛
그레이스 M. 조 지음, 주해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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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같은 맛> 간단 리뷰
지극히 개인적인 가족사 안에서 식민지배, 한국전쟁, 인종차별이 드러나고 젠더화된 불평등 노동과 폭력이 난무하고, 그 속에서 조현병을 않으며 세상과 자신을 단절시키면서 서서히 무너지는 이민자이자 ‘양공주‘였던, 엄마 군자의 삶을 살아 숨쉬게 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에 이끌려 강박적으로 답을 찾아 써 내려간 글쓰기이다! 그 속엔 강렬한 생명력을 뿜어내며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폭력에 맞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자 애썼던, 활력이 넘치고 매력적이었던 엄마, 그리고 한국 음식을 해 먹으며 관계를 회복하려 애쓰는 엄마와 딸의 모습들이 슬프면서도 처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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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특별판 9 Chapter 17, 18 -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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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특별판 9 Chapter 17, 18>
남부 독일의 평화롭던 작은 마을, 루엔 하임.
룽게 경감과 글리머는 산으로 둘러싸인 이 아름다운 마을에 가장 먼저 나타난다. 요한의 부탁으로, 마을의 호텔 주인으로 숨어살던 프란츠 보나파르타에 대한 감시를 하고 엽서로 정보를 보내던 노부부, 그리고 요한의 심복 로베르트는 마을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인다. 룽게와 글리머는 마을 사람들을 살리려 애쓰고 텐마도 마을에 들어오다 마을 사람들을 마을 밖으로 피신시킨다. 요한의 메세지를 받은 니나도 루엔 하임으로 온다.

마침내 모든 사람이 모였다. 텐마, 요한, 니나, 룽게, 글리머... 요한은 괴물에 대해 아는 모든 사람을 죽이고 완전한 자살을 꾀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다시 한번 머리에 총상을 입게 된다. 텐마는 다시 그를 살려낸다.
마침내 경찰이 마을에 진입하고 평화를 되찾은 마을.
니나는 법학부 수석으로, 변호사가 되기로 하고 텐마는 쌍둥이들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이름이 있단걸 알게 되고, 그가 아이들을 사랑했단 걸...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에
입원 중인 요한을 찾아간다.
국경없는 의사회에 소속되어 활동하게 된 텐마... 그에겐 잘 어울리는 결말이지만 ... 요한, 그는 자신 속의 괴물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었을지 ... 사라진 요한은 어디로?
끝이라는게 믿기지 않아... 아쉬움 마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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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하강 - 죽은 자와 협상하기

그런 뒤 죽음의 배를 지어라.
망각으로 가는 가장 긴 여행을 떠나야 하니.
그리고 죽음을 죽어라,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을과거의 나와 새로운 나 사이에 놓인 (・・・)

오 죽음의 배를 지어라, 너의 작은 방주에음식과 작은 케이크와 포도주를 채워 넣어라망각으로 내려가는 어두운 항해를 위해. - D. H. 로런스, <죽음의 배> - P217

같은 공간을 차지하고서
움직이고 살아 있는 것
그들을 건드린 것을 만지는 것은
그들 덕분이니 (…)

영이 된 뼈들과 하나가 된 흙에
무릎까지 박고 서서
고고학의 태양을 받는다 (・・・)

해질녘마을,
교차하는 어둠의 강물에
가슴까지 담그고 서 있으니,
말 없는 사냥꾼들과
어두운 불 위로 몸을 숙인 여자들,
나는 그들의 낡은 자음을 듣는다 (…)
- 알 퍼디, <인디언 마을의 유적> - P217

내양 손바닥에서 기쁨을 취하라
약간의 꿀과 햇빛을,
페르세포네의 벌이 우리에게 명한 것처럼,
- 오시프 만델슈탐, <내 양 손바닥에서 기쁨을 취하라>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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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특별판 8 Chapter 15, 16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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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특별판 8 Chapter 15, 16>
뮌헨에서 요한 암살에 실패한 텐마는 목숨을 구해준 슈바르트를 통해 요한 출생의 비밀이 프라하에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프라하로 간다. 룽게 경감도 긴 휴가 중에 프라하에 있었고 개별적인 조사를 계속한 끝에 프란츠 보나파르타가 ‘이름 없는 괴물‘이라는 그림책 작가이며, 필명으로 ‘에밀 쉐버‘라는 이름을 사용했음을 밝혀낸다. 그러나 텐마는 체코 경찰에 갑작스레 구속이 되는데, 전 약혼녀였던 에바가 목숨이 위험에 처한걸 알게 되고 탈옥을 강행해 성공한다.

프라하에 온 니나도 혼란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다 ‘붉은 장미 저택‘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수많은 죽음이 있었음을 기억해낸다. 에바는 마르틴이란 사람의 경호를 받다가 요한과 ‘안경 낀 남자‘의 가교 역할을 맡게 되고, 그 역할을 마친 그녀는 자신이 곧 죽임을 당할 것임을 알게 된다. 에바를 경호하다 죽이라는 명령을 받게 된 마르틴은 자신이 죽음으로써 그녀를 구한다. 니나는 악마적인 극우파 조직의 보스인 페테르 차페크와 대면한다. 탄생조차 철저한 예정 속에 이뤄진 니나와 요한, 이러한 계획을 알게된 니나는 결국 요한과 만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죽게 만든 요한에게 총을 겨눈다. 탈옥에 성공한 텐마는 니나와 요한에게 달려오고 있다. 부디 온전히 닿기를...

이제 대망의 마지막 완결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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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사형 집행 레시피 -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이석용 지음 / &(앤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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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발하고 있는 강력 사건들을 뉴스로 접할 때마다 사형제도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이미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흉악무도한 저들에게 인권이란 것이 아직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을지, 인간의 존엄이라는 명제를 그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속된 말로 인간 같지도 않은데 국민의 세금을 써가면서 계속 살려두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회의감이 들곤 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유가족은 오히려 늘 그렇듯이 보호받지 못하는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고통은 외면 받아 마땅한 것일까. 



그래서 작가는 이 작품으로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작가는 사형 찬성인지, 반대인지, 아니면 사형은 언도하면서 집행은 하지 않고 있는 이 '어정쩡한 경계'에 머무는 현실을 고발하고 공론화하고 싶은 것인지... (그런데 작품의 내용은 진지하고 심각한데 왜인지 제목은 '맛있는'이라네! 차라리 '마지막'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지 않았을까 싶어진다.)



작품 속에서는 실제로 두 명의 사형수의 사형이 집행된다. 사실이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사형 집행 과정이 세세하고 적나라하게, 그리고 사형수의 행동, 그가 느끼는 두려움까지도 하나하나 느껴지도록 한다. 

사실 그 장면을 읽을 땐 내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한 순간 내가 그 상황에 처해 있는 것처럼 두렵고 떨리고 무서웠다. 감정이입이 너무 잘돼서 아무튼 문제다. 솔직히 책을 놓고 잠시 자리를 피했었다.



그리고 나도 평소 흉악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면서 저런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상황에 잠깐 글로써만 맞닥뜨린 것인데도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너무도 쉽게 드는 거여서 순간 놀랐다.  

어떠한 경우라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법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서 행하는 사형이라는 제도도 따지고 보면 사회적 살인이 아닐까 하고... 나도 그 살인에 가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합의된 법 테두리 내에서 이루어진다 해도 침묵하고 있는 나를 비롯해서 우리 모두가 그 살인에 동조한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



이 작품에서는 사형수가 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식사를 준비하는 '요리사 X'와 마지막 사형 집행을 앞두고 있는 '재형'의 개인사가 얽히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사형 제도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었다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뻔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장면을 보면서 그 동안 우리가 사형을 언도받은 사람들과 집행된 사람들이 모두 정당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좀 더 신중히 결정해야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지금 잠깐일 뿐이고 또 다른 흉악범을 접하게 된다면... 그것이 나의 현실이 된다면...

그때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피해자 유가족들은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가해자는 죽음으로 그 벌을 다하는 것이 너무 쉽게 느껴질까, 살려 놓고 좀 더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두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이게 가장 정당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 어떻게 변할지 사실 알 수 없다! 아니 내가 만약 피해자나 유가족이 된다면? 가해자의 인권 따위 결코 생각하지 않을 거 같다. 나는 죽을 거 같은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누군가는 가해자의 손에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겼는데(빼앗겼다는 말로도 부족하다!) 어떻게 인권 따위를 논할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작가가 말하는 '내가 선택한 중도'에 대해서 이해도 안되고 수긍이 잘 안된다. 공권력을 가진 정부, 사법체계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을 거 같은 회의감... 생각만 해도 무기력해진다...



   "이 소설도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 먼저 머릴 맞대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 먹고사는 문제에 매몰되어가는 동안 한쪽에선 고약한 냄새를 풍기며 썩어 들어가는 사회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형은 선고되지만, 집행은 하지 않는 '어정쩡한 경계'에 머무는 게 아니라, 떳떳하게 적극적으로 '내가 선택한 중도'라면 결과가 사뭇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석용.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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