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이멜다
2장은 윌리의 사랑 ‘메리앤‘의 스토리였다. 윌리의 스토리는 우울하고 불행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장 극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운명의 꼭두각시 놀음에 젊은 인생이 망가졌다. 하지만 그에겐 꼭 필요한 일이었다. 가장 사랑했던 아버지를 죽게 만들고 쌍둥이 여동생과, 살아남았지만 결코 그 비극을 극복하지 못했던 어머니, 그리고 퀸턴 家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을 대량학살한 블랙 앤드 텐즈의 밀고자를 그냥 살게 둘 순 없었으니까.
이멜다는 윌리와 메리앤의 딸이다. 윌리가 도망자로서의 시간을 지내는 동안 태어나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생각해보면 너무 비극적이고 가슴 아픈 일들이다.

로언 수녀가 성모 마리아의 기적을 기도해주고, 테레사 셰이가 질투하는 등 모두가 그렇게 법석을 떨어서 이멜다는 아버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아주 파란 눈을 가졌다고 어머니가 말했다. 그리고 가끔, 그저 재미로, 이멜다는 아버지가 드리스콜네 가게 앞에서 버스에 내리면 알아보고 달려가는 상상을 했다. 드리스콜네 가게 밖에서 감초 과자나 무지개 토피 사탕을 먹던 소녀들은 한순간 조용해진다. 그때 스위니 씨가 정비소에서 나오고 스위니 부인이 펍 문간에 나타난다. 그들은 기뻐하며 손을 흔들고, 이멜다는 킬네이까지 아버지와 함께길을 따라 걷고 아버지는 자신이 여행한 곳에 대해 들려준다. - P281
그의 용기와 명예가 그가 행한 일이 필요했다고 역설했기에 그는 영웅이었다. 어머니가 모두 설명해주었다. 아무도, 심지어 테레사 셰이조차 킬네이를 불태운 블랙 앤드 탠즈에게 복수한 것은 잘못이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건 결코 범죄가 될수 없다고, 대량 학살과 희생자들을, 한밤중에 벌어진 퀸턴가에 대한 잔혹한 살인을 생각한다면 죄가 될 수 없다고 어머니는 강조했다. - P281
이멜다는 호기심이 일어서 사진을 보기 위해 자주 어머니의 방으로 갔다. 아주 파란 그 눈동자를 유심히 살폈다. 이멜다는 무엇이 아빠를 미소짓게 했었는지 궁금했다. "아, 너만 했을때 정말로 평범한 어린 소년이었지."피츠유스터스 고모가 말했다. 킬개리프 신부는 그가 라틴어에 소질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 P281
이멜다는 눈을 감았다. 그림들이 흩어졌다. 불길이 아이들의 얼굴과 팔과 다리 살을, 그들의 위장과 등을 집어삼켰다. 뚱뚱한 플린 부인은 방에 갇힌 채 공포에 질려 울었다. 연기가 그녀의 폐를 가득 채웠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테디베어 잠옷 가운을 걸친 남자가 아내를 안고 불타는 계단을 내려와 자녀들을 찾아 나섰다. 발각될까 두려운 군인들이 돌아왔다. 정원에서는 정문 옆집에서 온 정원사들이 죽어나갔고, 래브라도들이, 떠돌이 개들이 죽었다. 텅빈 정문 옆집도 불지옥이 되었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서서히 멀어졌다. - P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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