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읽는 건, 보기 위해서예요. 삶의 반짝이는 고통을, 현실에서보다 더 잘 보기 위해서예요. 위안을 받자고 책을 읽는 게 아닙니다. 난 위로받을 길 없는사람이니까.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책을 
읽는 것도 아니에요 이해해야 할 건 하나도 없으니까 내가 책을 읽는 건 내 삶 속에서 괴로워하는 생명을 보기 위해섭니다. 그저 보려는 겁니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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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크리스티앙 보뱅.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엔 보뱅의 책이 딱 한 종, 한 권 있었다.
선택의 여지없이 시작할 밖에...^^

그런데 서문부터 맘에 들어서 고개 끄덕끄덕
독서에 송두리째 마음을 빼앗긴 가난한 사람(나다.), 난 죽은 사람 아니고 산 사람..(보뱅에 의하면)

˝하지만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자신의 삶을 버리고. 대신 몽상의 영(靈)과 불길 같은 바람을 들여놓는다.˝

책은 읽지 않는 돈이 있는 사람들의 흰 손, 몽상하는 사람들의 섬세한 손...
그러나 그는 손이라고는 아예 없는 사람들, 황금도 잉크도 박탈당한 사람들, 오직 그들을 위해 글을 쓴다고 말한다.

˝요컨대 타자를 지향하는 글이 아니라면 흥미로운 글일 수 없다. 글쓰기는 분열된 세상과 끝장을 보기 위한 것이며, 계급체제에 등을 돌림으로써 건드릴 수 없는 것들을 건드리기 위한 것이다. 그 사람들은 결코 읽지 않을 한 권의 책을 바로 그들에게 바치기 위해서이다.˝

빛바랜 원고다. 마지막 페이지에 날짜가 적혀 있다. 5년. 5년 전에 쓴 원고다. 원고는 당신에게 우편으로 배달된다. 당신은 그걸 탁자 한쪽에 놓아둔 채 잊어버린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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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1-02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23년 마지막 주차와 24년 첫 주 얼마나 많은 보뱅의 책 표지가 올라오는지^^ 황홀합니다
정작 저는 아직 1권과 1/2만 읽었지만^^;;; 괜히 fandom에 묻어가고 싶은 마음이 쓰멀쓰멀

은하수 2024-01-02 21:35   좋아요 1 | URL
ㅎㅎ 그러시군요 쓰멀쓰멀~~
우리동네 작은 도서관엔 책이 별로 없는데... 이 책이 들어오더라구요. 저도 이웃님들 보뱅 사랑에 감화되어 이렇게~~^^
전 기꺼이 팬덤 묻어 가겠어요~~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 소멸을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들
유디트 샬란스키 지음, 박경희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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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되거나 잊혀진 사물과 유산에 관한 12 개의 기록들. 잊혀지거나 묻혀있게 두지 않기 위해 발로 찾아가고 또 가고, 찾아내려는 노력을 더하고, 다시 거기에 상상력을 보태 이루어낸 아름다운 기록물들을 읽는 즐거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살아있다는 것은 상실을 경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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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다섯이라니 뿌듯합니다. (왜 내가 ㅋㅋㅋ)

은하수 2024-01-02 12:32   좋아요 1 | URL
별다섯을 줄 수 밖에 없는 문장들입니닷~~~^^
작가의 노력도 대단하고
글도 멋지고.. 그랬어요.
쫌 지루하기도 했지만요~~^^
 

숲 속의 백과사전 - 스위스 온세르노네 계곡

내일은 다 읽을 수 있을까?




여기로 오는 사람들은 함석판을 읽지만 제대로 읽지 않는다. 그들은 전혀 읽을 줄을 모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신적 자극과 감정적 흥분을 주는 것만 읽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무릇 정리하기 위해 읽어야 한다. 그리고 정리하기 전에 어떤 것이든 우선 한번 베껴 적어야 한다. 오직 그렇게 해야만 질서가 잡힌다. 나의 기준은 같은 것을한 범주에 넣는 것이다.  - P233

당신이 계속 그 길을 따라가면, 다시 건물부지와 만나고 동쪽 합각머리에 있는 하늘 원반, 즉 황도대道를 보게 될 것이다. 나는 하늘, 인간의 운명, 거대한 인과 속의우연, 사람을 위협하고 이른 죽음을 부르는 사건의 역학에관심이 있다. 생년월일과 행운의 
날에 관한 정교한 사례들을 수집해, 이를 분석하고 그로부터 규칙을 만들어내야 한다. 더 많은 사례를 연구할수록 결과는 더 견고해질 것이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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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얼거리듯이 "사실 어딘가에 악이 존재한다면,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는 조금씩의 책임이 있는 거야."라고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휘청거리며 자기 집으로 향했다.  - P172

우리는 굴복해서 패배했다. 점차 수위를 높여가던 권력의 폭압이얼마나 더 극에 달할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했기에 패배했다. 그 나무들이 잘려 나갔을 때, 그리고 구멍가게 아들이 얻어맞았을 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 저항했어야 했다. 우리는 그러지않았다.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모든 것들을 너무나 순진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갈매기들은 저항했고, 타협하지 않았기에 승리했다. - P286

우리는 이곳 감옥에 갇혀있고, 우리가 저지른 원죄의 값을 치르는 중이다. 한 인간의 유혹에 넘어갔고, 눈을 감은 채 그 인간의 뒤를따라나섰던 원죄 말이다. 인간은 저항한다는 정의를 망각한 것, 이기주의, 예측 부재, 외면, 독재에 굴복, 작은 것에 대한 탐닉과 같은 죄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 글은 우리 일상에서의 작은 굴복들이 만들어낸 작은 원죄들에 관한 이야기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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