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 실내 주차장 벽에 적힌 글. 발광 여전히 같은벽에서 조금 더 나아간 지점에는, 사랑해, 엘자와 If yourchildren are happy they are communists (당신의 아이들이행복하다면 그들은 공산주의자이다). - P11

오늘 저녁, 레 리낭드 단지에서 어떤 여자가 구급대원 둘이 든 들것에 실려 지나갔다. 상체를 받쳐서 거의앉은 자세였고, 차분했으며, 잿빛 머리카락에 쉰 살에서 예순 살 사이로 보였다. 두 다리와 몸의 절반이 모포로 덮여 있었다. 어떤 어린 여자아이가 또 다른 여자아이에게 말했다. 시트에 피가 있었어.」 하지만 여자를덮은 시트는 없었다. 그렇게 그 여자는 슈퍼마켓 프랑프리로 장 보러 가는 사람들과 놀고 있는 아이들 복판을 뚫고, 레 리낭드 단지의 보행자 전용 광장을 가로질러 주차장에 세이1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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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글을 쉽고 재미있게 잘 쓰는 사람이 참으로 많구나. 예상 외로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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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1장 ~~ 3장
오늘 읽은 분량 중에서 집중력과 관련된 중요한 키워드는 깊이, 몰입, 그리고 수면의 중요성이다.


......"속도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자신이 노출되는 정보량의 엄청난 팽창과 정보가 들이닥치는 속도를 아무 대가 없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건 착각이다. 
"점점 진이 빠지게 됩니다." 수네가 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든 차원에서 깊이를 희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깊이는 시간을 요구합니다.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져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 거기에 전념해야 해요. 주의력도 필요하고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물어올리고 있고요." - P52

암벽을 등반하는 사람이 말했다. "암벽 등반의 신비는 암벽을오르는 데 있어요. 정상에 도착하면 다 끝나서 기분이 좋지만 사실은 영원히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암벽 등반을 하는 이유는 오르는 행동에 있어요. 시를 쓰는 이유가 쓰는 행위에
있듯이요. 정복해야 할 존재는 자기 안에 있는 것뿐이에요… 글쓰는 행위가 시의 이유예요. 등반도 마찬가지죠. 내가 흐름 속에 있음을 인식하는 거예요. 흐르는 것의 목표는 계속 흐르는 거예요. 정상이나 유토피아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안에 머무는 거예요.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흐르는 거예요. 그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위로 오르는 거죠." - P85

미하이는 이 사람들이 그때까지 과학자들이 연구하지 않은 인간의 핵심 본능을 묘사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상태에 ‘몰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몰입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뜻한다. 
몰입은 우리가 아는 것 중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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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4-01-0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둑맞은 집중력....이거 의외로 좋은 책이더라구요~
저도 읽으려고 찜해 놨습니다..^^

은하수 2024-01-04 14:47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읽어보니 실제로 그래요
글을 잘 썼는데? 하는 느낌이 듭니다^^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사랑‘에 대해 말하는 문장들 하나, 하나 모두 아름다운데 쓸쓸하다. 왜일까... 독서와 글쓰기를 말하다가 결국 궁극의 ‘사랑‘으로 귀결된다. 천천히 읽고 싶었지만, 문장은 매우 아름답고 세상의 유용한 것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무용의 삶을 지향하는 글들이 날카롭게 마음을 찔러온다.
아름다운 시詩처럼 읽히지만 결코 가볍고 편하게 읽어버릴 글은 아니었다!

그렇게 당신이 여름의 흙먼지 속을 나아가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새하얀 드레스 차림의, 너무도 경쾌한 걸음이었다. - P120

사랑하는 이가 알몸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흰 드레스를 입었다. 
예전에 성당 입구와 무도회장에서 일요일이면 활짝 피어나곤 했던 그녀들처럼. 그래도 그녀는 샛별처럼, 알몸이다. 당신을 보는 순간, 내 눈 안에 빈터가 열렸다. 
푸른 하늘처럼 눈부신, 그 하얀 드레스를 보는 순간. - P120

단순한 시선과 더불어 순수한 힘이 되돌아온다. - P121

내 고독의 물방앗간에 당신은 새벽처럼 들어와 불길처럼 나아갔다. 당신은 내 영혼 속에 범람하는 강물처럼 들어왔고, 당신의 웃음이 내 영토를 흠뻑 적셨다.
내 안으로 돌아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암흑천지에 큰 태양 하나가 돌고 있었다. 만물이 죽은 땅에 옹달샘 하나가 춤추고 있었다. 그토록 가녀린 여자가 그렇게나 큰 자리를 차지하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 P121

사랑 밖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사랑 안에는알 수 없는 것들뿐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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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1-0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4년 1주차 알라딘 키워드 중 하나는 보뱅!^^

은하수 2024-01-03 09:48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글 속에 슬픔과 외로움이 있어요. 폐부를 찔러요. 좋네요^^
 

지친 기자는 별생각 없이, 답변을 기대하지도 않고,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당장에라도 한 호주머니엔 만년필을, 다른 호주머니엔 수첩을 챙길 채비를 하면서. 
엄청난 사랑이, 열정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갑자기 상대방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는다. 
그건, 막을 수 없겠죠. 그 앞에선 완전히 속수무책일 겁니다. 사랑은 우리보다 훨씬 강하니까요, 세상 무엇보다 훨씬 더.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입을 다문다. 기자도 입을 다문다. 두사람을 둘러싼 모든 게 덩달아 입을 다문다. 한마디 말이 발해진 시간, 기만을 떨쳐버린 휴식의 한순간, 거짓을 던져버린 영원의 한순간이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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