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명절 대비 한국소설 3권을 대출해왔다. 정신없는 명절엔 가장 읽기 편한 책이 한국문학, 그 중에서 소설이 최고다!
한국문학 서가를 아무리 둘러봐도 눈에 들어오는 책이 별로 없어서(작은 도서관이라 책도 별로 많지 않다) 겨우 3권으로 만족해야했다. 최은영 작가의 <애쓰지 않아도>와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 그리고 김혜진 작가의 <딸에 대하여>다.
명절은 코 앞인데... 할 일은 많은데 꼼짝하기 싫다. 핏물 빼려고 갈비 담가놓고 다시 내방으로...
일은 하기 싫지만 우리 딸램은 빨리 왔음 좋겠다^^

종업원이 뜨거운 우동 두 그릇을 내온다. 수저통을 뒤져 숟가락과 젓가락을 꺼내는 딸애의 얼굴은 조금 지친 것 같기도, 마른 것 같기도, 늙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내 문자 못 봤어?
딸애가 묻는다.
그래. 전화를 해야지 하면서도 자꾸 잊어버리는구나.
나는 다만 그렇게 말한다. 그건 거짓말이다. 오히려 주말내내 딸애의 문제를 생각하느라 진이 다 빠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다시금 이렇게 아무런 대안도, 방법도 없이 딸애와 마주앉아 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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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2-0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은 하기 싫지만 우리 딸램은 빨리 왔음 좋겠다˝ 이게 우리 엄마 심정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4-02-07 15:01   좋아요 1 | URL
ㅎㅎ
아마도?... 그러실걸요???
딸램하고 일은 상관이 없지만... 딸램이 안와도 일은 남지만 딸램을 못보면 맴이 영~~~~~~~ 허전하겄쥬???
그래도 딸램이 온다니 기운내서 일합니다^^

독서괭 2024-02-0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절 노동 많이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푹 쉬시길요!!

은하수 2024-02-08 11:28   좋아요 1 | URL
ㅎㅎ
적당히만 하려 노력중인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괭님도 편안한 명절이시길 요~~
 

<애쓰지 않아도> 中 ‘무급휴가‘

미리의 마음이 어떨지 너무 잘 알겠어서 나도 같이 답답함을 느꼈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서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니까.˝
그럼에도 현주가 미리를 조건없이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진심으로 믿어주어 감사한 마음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미리는 현주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벽에 부딪친 기분을 느꼈으니까. 그래서 결국 이해받기를 포기하게 되었으니까.
누구나 생각하듯 무조건적으로 엄마가 딸을 사랑한다는 착각을 한다.
미리는 끝까지 어머니에게 이해받지 못했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맘이 아픈데... 이럴 때의 위로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거 같다.

미리는 어머니의 말투, 표정, 몸짓에서 자식 사랑하지않는 부모는 없다는 그 당연한 진실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주인의 식탁 밑에서 부스러기라도 주워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는개처럼 노력했다. 어머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작은 증거라도찾으면 그 자그마한 것을 잡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게라도 그런 믿음의 공동체에 속하고 싶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말하는 어머니의 사랑조차 받지 못한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 태도가 습관이 되어서 그녀는 사람들의 말투나 표정에 민감한 어른이 됐다. - P220

미리는 현주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엄연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그 모든 사실을 알려준 건 현주였다. 현주와 함께 있을 때면 미리는 안전함을 느꼈다. 현주는 미리에게 미리의 존재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지 않았다. - P221

그런 현주가 미리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아니었다. 자신의 경험을 넘어서서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하는것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니까. 무엇보다도 현주는 미리가조건 없이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었기에 미리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을 넘어서 불쾌함까지 느끼는 것같았다. - P221

현주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미리는 벽에 부딪힌 기분을 느꼈다. 왜 자신의 마음을 현주가 정확히 알아주기를 바랐던 걸까. 왜 그토록 현주에게 이해받고 싶었던 걸까. 그러면서도 미리는 한 번씩 다시 그 이야기를 꺼냈고 현주는 그런 미리의 이야기를 어린애의 투정처럼 받아들였다. 그래서 미리는 어느 순간 현주로부터 자신의 한 부분을 이해받는 것을 포기했다. 최악의 인정 욕구는 자기 아픔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일지도 몰랐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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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GIRL>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디아 무라드의 전쟁, 폭력 그리고 여성 이야기

나디아 무라드는 2018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다. 종교적으로 여러 종파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 이라크에서 종교로 인정 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구전 종교인 야지디는 종교이자 소수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그녀가 속한 부족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야지디: 이라크 모술, 터키 디야르바키르, 이란 일부지역, 아르메니아 등지에 분포된 종파.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유대교, 네스토리우스파의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적인 요소가 혼합된 종교.

*ISIS(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2003년국제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이라크 하부 조직에서 출발해,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시리아로 거점을 옮겨 활동하였으며 세력을 넓혔다. ISIS는 IS(ISIslamic State)가 그들 스스로 국가 수립을 선언하기 이전의 이름이다. 2019년 현재 IS는 대부분 와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코초는 이라크 북쪽 지역에 있는 작은 야지디 마을로,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이고 최근까지 평생 살 줄 알았던 곳이다. 2014년 초여름 내가 고교 졸업반 준비로 바쁠 때, 농부 두 사람이 코초 외곽의 밭에서 사라졌다. 집에서 만든 까칠한 방수포 그늘에서 빈둥대던 농부 둘이 다음날 수니파 아랍족이 사는 인근 마을의 작은 방에 갇힌 것이다. 그들이 두 농부를 납치하는 동시에 닭 한 마리와 병아리 몇 마리를 훔쳐 가자 우린 어리둥절했다. ‘그냥 배가 고팠나 보네.‘ 우리는 납치범들을 두고 이렇게들 말하면서도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 P15

서문

내게 나디아 무라드는 일개 의뢰인이 아니라 친구다. 런던에서 나디아는 나에게 변호사 역할을 해 주겠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여기 드는 비용을 마련할 수 없을 테고,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데다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결정하기 전에 제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 P9

2014년 ISIS가 나디아의 고향인 이라크 마을을 공격했고, 21세 학생이던 그녀의 삶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녀는 어머니와 형제들이 끌려가 처형되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그런 다음 ISIS 대원에서 대원에게로 넘겨졌다. 그들은 강간할 준비로, 나디아에게 강제로 기도하게 하고, 옷을 갈아입혔으며, 화장하게 했다.  - P9

어느 밤에 그녀는 한 무리의 사내들에게 잔인하게 
유린당해 결국 의식을 잃었다. 나디아는 담뱃불로
지져지고 구타당한 흉터들을 내게 보여 주었다. 시련을 당하는 내내 ISIS에게 ‘더러운 불신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들은 야지디(이라크 모술, 터키 디야르바키르, 이란 일부 지역, 아르메니아 등지에 분포된 종파.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유대교, 네스토리우스파의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적인 요소가 혼합된 종교:옮긴이) 여자들을 정복하고 지구에서 야지디를 쓸어 내겠다며 우쭐댔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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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엄마는 내가 중학교 3학년을 마친 겨울에 기도원에 들어갔다. 말이 기도원이지 사이비종교 공동체에 몸을 담기로 한 거였다. 그 일이 있었던 직후 아빠는 나를 데리고,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P시를 떠나서 할머니의 집이 있는 서울로 이사했다. 나는 연합고사를 치러 애써 합격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아는 얼굴 하나 없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사한지 이틀 후의 일이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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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3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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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지만 온전히 마리 앙투아네트 한 사람에게만 집중한 소설이라는 점. 프랑스 혁명의 빌미를 제공한 당사자로서 희생당할 수 밖에 없었지만, 왕비로서 국민들의 비참한 고통과 실상을 알려하지 않았던 그녀의 무지와 무관심은 단죄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츠바이크의 문장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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