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울의 리듬
호원숙 지음 / 마음의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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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에 쌓인 책을 정리한다. 읽어야 되는 책만 남기고 나머지는 서재로 보낸다. 미안해, 다 훑어보지 못한 것이. 털실로 손녀 목도리를 뜨려 했지만 포기했다. 코바늘을 돌리는 긴장감을 손가락이 견디지 못한다. 사놓은 털실을 어쩌지?

가장 완벽하게 즐거운 샤워 시간. 뜨거운 물이 온몸을 적시면 충분히 행복하다.미용실에서 추천받아 산 헤어 영양크림을 바른다. 힘없는 머리칼에 정성을 들여보자.

택배가 와서 열어보니 핸드크림이 들어 있다. 새 물건을 출시하면서 어머니의 글을 인용한 카드를 넣었나 보다.

수둑수둑 마른 꽃과 잎에다가 백반을 섞어서 곱게 빻아 피마자 잎에 싸 놓는다. (-24-)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글 중에 <행복하게 사는 법> 이라는 글이 있다.거의 마지막으로 쓰신 글이고 나에게 타이르듯이 말하는 목소리가 당겨 자주 꺼내서 읽게 된다. 어쩌면 나를 행복하게 한 것은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책 속에서 아름다운 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배우고 따르고 싶어 했던 순수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남이 나를 알아주길 기다리는 것보다 나 스스로 먼저 알아주고 발견해 갈 때 저절로 행복이 따라오는 것 아니었을까? (-106-)

세상에 이런 걸 소환하다니,그들의 콘셉트는 무엇일까? 20년 가까이 지난, 2004년 어느 날 글을 써야지 생각하면서 ,《아침산책>이란 제목으로 시작한 글.나도 잊어버렸는데,그들은 그 부분을 클로즈업시킨다.

관악산 등산로 입구에 소주병이 잔뜩 너부러진 쓰레기장을 쑤셔 먹이를 찾는 비둘기에게 "비둘기야 비둘기야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속에서 네 먹이를 찾지 말아라. 숲으로 가서 본디 너의 먹이를 찾으려무나 . 손쉽게 쓰레기로 배를 불리지 말아라" 라며 혼잣말을 하고 있다. (-144-)

《문학사상》 에 연재되었던 어머니의 《도시의 흉년》 의 원고를 소장하고 있는 문학관. 그걸 볼 때마다 지금도 서슬이 퍼렇게 빛나는 글씨.

문학과 예술에 대한 사랑과 존중감릏 실천하였던 분.항상 미래를 향해 달려가셨던 분. (-174-)

가을이 깊어가고 있어. 새벽에 마다에 나가면 앞산과 마당의 단풍든 나무들처럼 공기마저 같은 빛깔에 물드는 순간이 있어. 파스텔 색조의 홍차 빛깔이야. 해가 떠오르면 그 빛은 사라지지만 나는 가을 새벽에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 물기 어린대기가 신비로워 한염없이 바라보게 돼. (-239-)

어머니가 쓴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에서 어린 조카들을 데리고 피난을 가는 중 교하라는 곳에서 잠시 평온을 찾는 장면이 떠올라. 기침이 멈추지 않은 어린 조카에게 집주인 마님이 호두를 쩌서 기름을 내어 먹여주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해. 전쟁 중에도 은인이 있어.그 재난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거지.작가가 기록을 하지 않았으면 해. 다 묻혀 사라져갈 장면이겠지. (-268-)

호원진과 작가 박완서 사이에 태어난 호원숙 작가(1954~)는 『아치울의 리듬』을 통해서, 경기도 구리시 아치동, 아치울 마을에서 고인이 된 박완서 작가의 흔적을 담아내고 있었다.

1970년 마흔 소설 『나목』으로 등단한 박완서는 박경리 2008년 고인이 된 대하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 자가와 함께 문단의 쌍두마차를 형성하였다. 박완서 자가의 삶은 우리에게 미래를 위한 위로와 치유, 평화로운 삶을 꿈꾸고 있었다. 삭막한 삶에 대해서 안타까워 했으며, 눈앞에 보이는 행보을 담아내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쓸쓸함 삶을 보면서, 자연 속에 위로를 느끼는 법을 일깨워 주고 있다. 박완서의 작품 중 널리 알려진 책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는 기록되지 않은 우리의 아픈 근현대사가 읽혀진다. 아치울 마을에는 딸 호원숙과 박완서 작가의 마지막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아직 그를 기리는 독자들은 딸 호원숙을 찾아온다. 어머니가 남겨놓은 문학적 유산,그 유산을 기억하고, 기록하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보존해야 하는 삶의 행복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문학으로 이어나가야 하는지, 살펴 보곤 한다. 평범한 일상이기에 누군가 세심하게 살펴보지 않는 이상, 우리의 일상를 박완서 작가의 따스한 시선에 담아내고, 새롭게 해석됨으로서, 후대에 과거를 기억할 수 있는 문학의 힘을 느꼈다.2022년 고인이 된 이어령 자강와 그의 아내 강인숙 영인문학관 관장, 작가 호원숙은 어머니 박완서의 《문학사상 》 에 연재되었던 《도시의 흉년》 의 원고를 소장하고 있는 영인문학관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었으며, 어머니 박완서에 대한 존경심과 배려가 묻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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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기 전에
권용석.노지향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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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석 변호사의 선함이 느껴지는 삶의 유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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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지기 전에
권용석.노지향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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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숭아

복숭아 한 상자 사서 집에 오다가

한성약국 약사님 두개

생선가게 아줌마 두 개

호떡집 아줌마 한 개

도너츠 가게 아저씨 두 개

관리실 경비 아저씨 세개

여기저기 더 떨구니

두 개 남아서

처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22-)

혹덩이

캐비닛 가득 찬 사건 기록

밤새 쓰던 변론요지서

꽁초 가득 찬 재떨이

희미한 불빛과 여인의 향기, 그리고 폭탄주

들끓고, 시렸던 시간들

이제 다 가버리고

턱 밑에 단단한 혹덩이 하나

추억처럼 남아

있다. (-50-)

사랑

웃음이 사랑이다.

눈물이 사랑이다.

애달픔이 사랑이다.

쓸쓸함이 사랑이다.

불구하고가 사랑이다.

거짓말이 사랑이다. 발길을 돌리는 게 사랑이다.

그러다가 뒤돌아보는 게 사랑이다. (-118-)

나는 우리 아들이 평생 '학인'배우는 사람으로 살기를 바라.

누구보다 똑똑한 예철아

늘 겸손하게 배움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삶이 깊어지고 더 넓어질 거야.

보물 같은 아들이 엄마,아빠에게 와서

30년 넘는 세월 참 잘 살았다.

예철이가 해 준 스지와 마음으로 만들어준 음식들도

잊지 못할 거야. (-173-)

권 변호사는 2009년, 극단 '연극공간 - 해'의 대표이기도 한 부인 노지향 씨와 비영리단체 행복공장을 출범, 홍천에 '성찰공간 빈숲'을 만들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비행을 저질러 검찰청에 출석한 아이들한테 부모에 관해 물어보면 이혼했거나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며 "엄한 처벌을 한다고 이런 아이들이 바뀔까. 오히려 더 큰 폭탄'이 되어 우리 사회를 위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취지를 밝혔다. (-222-)

책 『꽃 지기 전에』은 저자 권용석의 유고집이면서, 검사로서, 변호사로서, 행복동장 사장으로서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있었다. 어릴 적 담배를 일찌기 배워서 끝끝내 금연을 하지 못했던 저자, 선한 성정이 감사로서,고마움으로서,나눔으로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죗값을 정해놓는 현실이 힘들었고, 결국 5년이 지나 검사의 직책을 내려놓게 된다.그리고 변호사로서 15년간 일했다.

그의 시선은 언제나 나약하고, 사각지대에 놓여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비행청소년,우범지대, 결손 가정,그들이 어떤 범죄의 늪에 빠져들게 된 것은 여느 이들과 다른 삶과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서, 따스한 밥 대신, 눈칫밥을 먹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는 그것이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다. 소년원에 있는 보호감찰 처분을 방은 아이들,그 아이들이 성장하여,어른이 되어서, 더 나쁜 길로 빠져드는 것을 걱정하였다. 누가 보면 지나친 오지랖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직업에 대한 책임감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법의 본질, 검사의 역할과 변호사의 역할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역할을 수행할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였고, 행복 공장, 성찰을 할 수 있는 장소 '성찰공간 빈숲' 을 만든 이유다. 건강한 사람,건강한 관계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내고, 검사가 필요 없는 사회 판사,변호사가 없는 사회를 꿈꾸는 고인이 된 권용석 변호사가 원하는 아름다운 세상, 사람을 생각하는 세상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번 곳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서,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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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질 것인가 넘어설 것인가 - 이 시대의 대표 리더 8인이 밝히는 반드시 이뤄지는 부와 성공의 법칙
안규호 외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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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도약하여, 영웅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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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질 것인가 넘어설 것인가 - 이 시대의 대표 리더 8인이 밝히는 반드시 이뤄지는 부와 성공의 법칙
안규호 외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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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영웅'이 됐으면 한다. 꼭 세상에 큰 기여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내가 책임져야 할 가정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갖는 것, 존경하는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식사 한 끼라도 더 대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더나아가 소중한 사람과 함께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등 당신 한 사람으로 인해 앞에 나열한 것을 할 수 있다면, 그야 말로 세상에 살아 숨 쉬는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7-)

영업하면서 생긴 습관들이 있다.아침마다 손톱과 코털을 자른다. 행여나 지저분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서 매일 아침 신경쓴다. 출근할 때는 깨끗하게 구두를 닦고 , 항상 빳빳한 셔츠를 입는다. 또 하루에도 수십 번 구강청결제로 입안을 헹군다. 오죽하면 아내가 "그 정도면 중독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향기에 신경을 썼다. (-36-)

이것은 내가 스스로 믿음을 갖게 된 첫 번째 일이었다. 나는 야망을 품었고, 야망은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주는 신호탄이 되었다. 목표를 명확히 하고, 간절함을 지니고, 어떤 기회라도 반드시 잡아서 이뤄내고자 한 내 노력은 내게 많은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최초, 최연소 승진'은 물론 가장 중요한 급여의 변화까지도 말이다. (-140-)

당신이 영업을 하고 있다면, 혹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고 싶다면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찾아내는 연습을 해라. 그리고 그 사람에게 꼭 전달해 주어라. 그 진심이 통하였다면 상대 또한 당신에게 칭찬보다 더 값진 무언가를 꼭 알려줄 것이다. 장점은 더 많은 장점을 찾아주고, 상대와의 대화를 통해 유대감도 깊어지며, 결국 더 행복을 누리도록 도와줄 것이라 확신한다. (-152-)

따라서 일을 선택할 때 먼저 자신의 가치관과 열정,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려 노력하자.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내면의 강인함을 얻을 수 있다. 유연성과 계속해서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나갈 수 있다.인생은 끊임없는 변화의 연속이다. 그러므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부디 당신이 꿈꾸는 이상과 더불어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책임질 수 있는 강인한 존재로 우뚝 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228-)

버킷리스트의 시각화가 중요한 건,누구나 일하다 보면 지치고 피곤한 순간이 온다. 이때 자신의 목표가 머릿속에만 있는 것과 눈앞에 보이게 쓰여 있는 건 큰 차이가 있다. 따라서 다이어리나 노트북 들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것보다 내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에 만들어 놓는 것이 주요하다. (-266-) 


인생에는 반드시 넘을 수 없는 허들이 찾아온다.그 허들은 내 키높이보다 훨씬 높은 허들이 될 수 있고, 한 발자국 다리만 들어서 넘을 수 있는 낮은 허들이 있다. 허들을 넘을 것인가, 아니면 허들을 우회할 것인가는 나의 선택에 달려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놓은 사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어떤 위치에 놓여질 때, 그 사람의 위대함은 빛을 드러낼 수 있다. 바로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것 하나,디테일과 열정이 나의 버킷리스르 시각화하고, 완성해 나갈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넘어질 지언전 포기하지 않는 것에 있다.도약하고,성장함으로서, 새로운 길을 열어나갈 수 있다. 책에서는 특히 놓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이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누구나 새롭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시작하고,끈기와 끊기를 적절하게 배분한다면, 새로운 성공의 법칙을 만들 수 있다. 스스로 영웅이 되어라. 영웅으로서 자질을 갖충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렇다. 우리 스스로 영웅이 되는 기본을 갖추지 못한 채, 도전하고, 크게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서,나를 넘어설 수 있다면, 포기하지 않게 되고,새로운 인새을 열 수 있다. 도전함으로서, 때에 따라서, 깨지고 좌절하고,새롭게 나를 가꿔 나갈 수 있지만, 그것이 남들에겐 인생의 성공으로 비출 수 있고,누군가의 버킷리스트, 누군가에게는 롤모델, 영웅이 될 수 있다.

고기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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