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dren of Blood and Bone (Paperback, Main Market Ed.)
Tomi Adeyemi / Pan MacMillan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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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우리의 죽음과 함께 묻으려 한 진실
"처음엔 오리샤에선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렸단다.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마자이들은 저 위의 신들로부터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고 이 땅에서 그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지. 물을 주무르는 마자이, 불을 일으키는 마자이,마음을 읽는 마자이, 심지어 미래를 내다보는 마자이도 있었어!"(p29)


제일리가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자 손끝에서 부드러운 연보라색 광채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점점 궁금해진다. 제일리는 또 무얼 볼 수 있을까? 여전히 마법을 생각하면 맥박이 빨라지지만 한편으론 저 기운을 한 번만이라도 경험해 보고 싶다. 빈티의 손에서 퍼져 나가던 그 색색의 빛이 다시 기억 속을 메우기 시작할 무렵 제인의 외침이 들린다. (p184)


"이몰레 아원 오리샤." 그의 입에서 요루바어 주문이 물처럼 흘러나온다."탄 시 미 니 키아 바이. 탄 이몰레 시 이파세 아원 아모 레!"(p204)


제일리는 일어나서 손으로 눈물을 닦는다.
"너 자신을 속이는 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고귀하신 왕자님. 하지만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진 마. 나는 네 아버지가 죗값을 치르게 할 거니까. 그리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 고통을 짓밟아 버리면 너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p394)


"아마리!"
그 매서운 눈초리에 피가 얼어붙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칼을 갖고 있다. 이제는 칼을 내리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용감해지세요.공주님.'
빈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애의 선홍색 피가 기억 속을 파고 든다. 이제 그 애를 위해 복수할 수 있다. 아버지를 벨 수 있다. 마자이들이 저 위병들을 맡아준다면 칼로 아버지의 목을 베는 거다. 아버지가 저지른 그 모든 학살.아버지가 죽인 그 모든 가엾은 영혼을 위해 응징을...(p553)


날렵하게 칼을 휘둘러 그의 허벅지를 찌른다. 그는 괴로워하며 비틀비틀 물러선다. 내 칼이 그렇게 치명적일 거라곤 생각치 못한 탓이다. 나는 그가 아는 어린 소녀가 아니다. 나는 공주다. 여왕이다. 사자너다. 나는 계속 밀어붙여 내 심장을 겨누는 아버지의 칼을 막는다. 이제 그도 내 공격을 경계하며 무자비한 칼부림을 이어간다. (p642)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은 제일리, 이난, 아마리 세사람이 등장하여 전체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제일리는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마법을 쓰는 마자이족의 후손으로 6살 되는 어린 나이에 사란 왕에 의해 죽어야 했던 엄마의 모습을 코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사란왕은 마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마법을 가지고 있는 마자이족에게 혐오감을 느꼈으며, 그들이 마법이 사라지는 그 순간 마자이족을 학살하게 된다. 그로 인해 마자이족 아이들은 사란왕이 있는 왕국에서 최하층민으로서 차별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불안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제일리는 엄마의 죽음 이후 11년이 지난 시점에 마법을 자시 얻을 수 있는 성물 하나를 바닷 속에서 구하게 되는데, 세 개의 성물이 모이게 되면, 제일리는 엄마의 복수를 현실화할 수 있게 되는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질 수 있다.


소설 속 또다른 주인공 이난과 아마리는 왕국의 후계자로서 왕세자와 공주 출신이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란왕이라는 존재는 아버지이지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사랑왕의 권위적이면서, 잔혹한 힘을 마주하게 되는데, 공주 아마리는 마자이족 출신 제일리의 절친이기도 하다. 두루마리를 찾아서 마법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빈타는 그로 인하여 사란왕에게 끔찍한 죽음을 당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아마리는 충격을 받게 되었다. 마마 아그바의 예언은 제일리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이며, 11년간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아야 했던 제일리가 사란왕에게 어떤 방식으로 증오와 복수를 표출할 것인가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한편 이 책을 쓴 작가 토미 아데예미는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인으로 흑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소설 속 주인공 제일리에 투영시켜 나가고 있으며,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판타지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에 고스란히 투영하고자 하였다. 이 소설은 판타지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이며, 사란왕의 죽음 이후, 제일리와 아마리 공주, 이난 왕세자의 앞으로의 변화된 모습이 기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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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뼈의 아이들
토미 아데예미 지음, 박아람 옮김 / 다섯수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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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우리의 죽음과 함께 묻으려 한 진실
"처음엔 오리샤에선 희귀하고 신성한 마자이족이 번영을 누렸단다. 열 개 부족으로 이루어진 마자이들은 저 위의 신들로부터 제각기 다른 재능을 부여받고 이 땅에서 그 힘을 휘두를 수 있게 되었지. 물을 주무르는 마자이, 불을 일으키는 마자이,마음을 읽는 마자이, 심지어 미래를 내다보는 마자이도 있었어!"(p29)


제일리가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시험하고자 손끝에서 부드러운 연보라색 광채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점점 궁금해진다. 제일리는 또 무얼 볼 수 있을까? 여전히 마법을 생각하면 맥박이 빨라지지만 한편으론 저 기운을 한 번만이라도 경험해 보고 싶다. 빈티의 손에서 퍼져 나가던 그 색색의 빛이 다시 기억 속을 메우기 시작할 무렵 제인의 외침이 들린다. (p184)


"이몰레 아원 오리샤." 그의 입에서 요루바어 주문이 물처럼 흘러나온다."탄 시 미 니 키아 바이. 탄 이몰레 시 이파세 아원 아모 레!"(p204)


제일리는 일어나서 손으로 눈물을 닦는다.
"너 자신을 속이는 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고귀하신 왕자님. 하지만 내 앞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진 마. 나는 네 아버지가 죗값을 치르게 할 거니까. 그리고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 고통을 짓밟아 버리면 너도 가만두지 않을 거야."(p394)


"아마리!"
그 매서운 눈초리에 피가 얼어붙는다. 하지만 이제 나는 칼을 갖고 있다. 이제는 칼을 내리치는 것이 두렵지 않다.
'용감해지세요.공주님.'
빈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 애의 선홍색 피가 기억 속을 파고 든다. 이제 그 애를 위해 복수할 수 있다. 아버지를 벨 수 있다. 마자이들이 저 위병들을 맡아준다면 칼로 아버지의 목을 베는 거다. 아버지가 저지른 그 모든 학살.아버지가 죽인 그 모든 가엾은 영혼을 위해 응징을...(p553)


날렵하게 칼을 휘둘러 그의 허벅지를 찌른다. 그는 괴로워하며 비틀비틀 물러선다. 내 칼이 그렇게 치명적일 거라곤 생각치 못한 탓이다. 나는 그가 아는 어린 소녀가 아니다. 나는 공주다. 여왕이다. 사자너다. 나는 계속 밀어붙여 내 심장을 겨누는 아버지의 칼을 막는다. 이제 그도 내 공격을 경계하며 무자비한 칼부림을 이어간다. (p642)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은 제일리, 이난, 아마리 세사람이 등장하여 전체 스토리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제일리는 검은 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는 마법을 쓰는 마자이족의 후손으로 6살 되는 어린 나이에 사란 왕에 의해 죽어야 했던 엄마의 모습을 코앞에서 목격하게 된다. 사란왕은 마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마법을 가지고 있는 마자이족에게 혐오감을 느꼈으며, 그들이 마법이 사라지는 그 순간 마자이족을 학살하게 된다. 그로 인해 마자이족 아이들은 사란왕이 있는 왕국에서 최하층민으로서 차별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불안 속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제일리는 엄마의 죽음 이후 11년이 지난 시점에 마법을 자시 얻을 수 있는 성물 하나를 바닷 속에서 구하게 되는데, 세 개의 성물이 모이게 되면, 제일리는 엄마의 복수를 현실화할 수 있게 되는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질 수 있다.


소설 속 또다른 주인공 이난과 아마리는 왕국의 후계자로서 왕세자와 공주 출신이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란왕이라는 존재는 아버지이지만,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사랑왕의 권위적이면서, 잔혹한 힘을 마주하게 되는데, 공주 아마리는 마자이족 출신 제일리의 절친이기도 하다. 두루마리를 찾아서 마법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된 빈타는 그로 인하여 사란왕에게 끔찍한 죽음을 당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아마리는 충격을 받게 되었다. 마마 아그바의 예언은 제일리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이며, 11년간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아야 했던 제일리가 사란왕에게 어떤 방식으로 증오와 복수를 표출할 것인가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한편 이 책을 쓴 작가 토미 아데예미는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인으로 흑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소설 속 주인공 제일리에 투영시켜 나가고 있으며, 자신의 욕망과 욕구를 판타지 소설 <피와 뼈의 아이들>에 고스란히 투영하고자 하였다. 이 소설은 판타지 3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이며, 사란왕의 죽음 이후, 제일리와 아마리 공주, 이난 왕세자의 앞으로의 변화된 모습이 기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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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소 관리인의 일기
안병직 옮김 / 이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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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월요일 맑음.
버마 페구 시의 카나가와 씨 처소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고 종일 놀다가 저녘을 먹고 잤다. 오늘 밤은 버마의 맑게 갠 하늘에 둥글고 둥근 달이 유난히 밝아서 고향 생각이 더욱 간절하도다. (p63)


카톤 해행사 택시부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다. 오오야마 군에게 부탁하여 흥남복권 15매를 사다. 부겐빌(Bougainville) 섬의 이번 해전에서는 전함과 공모 등 68척 ,비행기 527기의 대전과를 얻었다. 이래도 미국과 영국이 항복을 아니할는지.(p128)


화대는 20~30분에 1.50엔, 하사관이 30~40분에 3엔, 장교가 30~40분에 5엔이었기 때문에 120엔의 수입을 올리려면, 위안부 1명이 하루에 병사 80명, 하사관 40명, 장교 24명을 각각 상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안소의 총수입 2,590엔 중에는 술이나 기타 물품의 판매 수입이 약간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액수는 그다지 많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 (p36)


12월 5일 일요일
오늘부터 11일까지 1주일을 대동아전쟁 2주년 기념 주간으로 정하여 여러 기념 축하행사가 있다. 오늘은 오오야마 군과 아침에 일어나 특별시청 앞에 집합한 방인 800여명과 같이 싱가포르 신사에 까지 1리 반이나 건각의 승리 대행진으로 참배하였다. 행진에 2시간 반의 시간을 요하다. 니시하라 군의 처소에 가서 놀다가 카네다, 토쿠야마 등 버마에서 위안업을 하다가 위안부를 모집하여 다시 버마로 가는 양씨를 만나 고향 소식을 들었다. 밤 11시경 카톤의 숙사로 돌아와 자다. (p133)


7월 12일 수요일
싱가포르 켄힐로드 88호의 키쿠수이 클럽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다 송ㅇ옥에 대한 재류증명 절차를 완료하여 증명서가 내려와 받다. 보안과 영업계에서 카나모토 ㅇ애에 대한 여행증명에 필요한 증명서를 받다. 이번에는 10시경에 급히 경계경보가 나더니 24시경에 공습경보가 났다. 1시반 남짓에 해제되다. 밤 2시 반경에 잤다. (p194)


일본 위안부하면 대한민국 사회는 우선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일본의 만행의 척도가 되었고, 조선의 여성을 붙잡아 일본에 전쟁을 하고 있는 아시아 전역으로 보내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한다는 목적으로 몸을 바쳐왔다. 2019년 현재 위안부 할머니는 구십이 넘은 상태이며 , 20여명 정도 남아있다.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서 일본의 공식적인 사과를 일본에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묵묵부답인 상태에서 답보 상태이다. 이 책에는 실제 일본인 위안부 여성을 관리한 조선인이 위안소에서 직접 쓴 일기를 번역한 책이며, 1942년~1944년까지의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전황을 엿볼 수 있다. 


신가포르와 버마에서 일본인 위안부 여성들은 장교들을 상대로 몸을 바치게 된다. 책에는 버마 랑군 8개소, 모울맨 1개소, 페구 5개소, 프론 6개소, 바톤 1개소, 안판 1개소, 만달레이 1개소, 라시오 1개소, 아캬브 3개소, 싱가포르 10개소에 설치된 일본인 위안소의 직책과 이름, 출신지가 소개되고 있으며, 그들의 직책을 경영자 혹은 쵸우바라고 부르고 있다. 저자는 위안소 관리자로서 해방 후 1979년 사망하였으며, 그가 남겨놓은 일기들은 그 시대의 모습을 자세히 엿볼 수 있는 역사적 사료로 가치가 분명이 있었다. 한편 조선인 위안부 여성에게 자유가 없었다고 생각했던 기존의 통념이 이 책에서 조금씩 무너질 수 있으며, 조선인 위안부 여성은 일본인의 꼬임에 의해서 팔려갔지만, 그곳에서 돈을 벌 수 있으면, 얼마든지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책에는 그때 당시 군인들과 실제 결혼한 조선인 위안부 여성들이 소개되고 있으며, 일본인 위안소와 조선인 위안부 여성의 실태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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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교토의 오래된 가게 이야기 - 세월을 이기고 수백 년간 사랑받는 노포의 비밀
무라야마 도시오 지음, 이자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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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로 만드는 것과 손으로 만드는 것의 차이는 손은 마음과 통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이 좋은 이유는 만드는 사람의 기분과 마음이 손을 통해 상품에 담기기 때문입니다."라고 마쓰이 씨가 말했다. (p114)


프랑수아는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고 정치나 예술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호화 여객선의 객실을 본떠 만든 가게 내부는 언뜻 보면 당시의 시대 상황과는 동떨어진 다른 세계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곳은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던 파시즘과의 싸움으로 이어지는 정신의 통로이기도 하고, 양심을 끝까지 지키려는 최후의 보루이기도 했다. (p178)


미나토야가 있는 마쓰바라 거리는 시내 중심부의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야사카 신사와 기요미즈지 사이에 있는 곳으로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못 보고 지나칠 것 같은 , 동서로 뻗은 좁은 길이다.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엿볼 수 있을 것 같은 골목에는 의외의 가게가 있을 때도 있다. 취재를 부탁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발견한 '고로케 가게'에서는 손님들이 눈앞에서 튀겨주는 고로케를 안주삼아 낮부터 술을 마시기도 하고, 손윽로 쓴 글씨가 요란하게 붙은 채소 가게 앞에는 상자에 담긴 채소가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p217)


엄마 유령이 아이에게 핥아 먹게 했던 시대에는 지금 같은 고형이 아니라 물엿의 형태가 보통이었다. 헤이안 시대 이전부터 엿기름을 원료로 한 것이나 덩굴식물의 즙을 바짝 조린 아마즈라 라고 불리는 것이 궁궐 내에서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사탕이 일반 서민들에게 보급된 것은 에도 시대다. 젖이 나오지 않을 때나 아픈 아이에게 먹였던 아메유는 엿이나 조청을 따뜻한 물에 녹인 것이고 간사이에서 주로 마시는 '히야시아메'의 원류가 이 아메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p221)


일본에는 노포라는 단어가 있다. 여기서 노포 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기업이나 가게를 의미하며, 대대로 가업을 이어가는 일본 특유의 가업 전승방식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교토는 노포기업의 산실이라 부를 정도로 100년 이상의 기업이 첫 개가 넘으며, 가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본업을 접어버리고, 후계자로서 가업을 이어 나가는 후계자 수업을 거쳐가게 된다. 기업으로서 추구하는 본질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일본 길업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으며, 하나의 전문 분야가 100년의 세월을 넘어설 때, 그 기업의 가치는 위대함으로 우리 앞에 다가올 수 있다. 책에는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노포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일본 초밥, 도장, 일본 사탕, 전통요리, 목욕탕, 술도가, 게스트하우스까지 각각의 분야의 노포기업의 특징들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 추구하는 방식을 들여다 보면 우리의 사고방식과 많이 차이가 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 옛것을 소홀히 하는 우리의 정서상 가업을 이어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지역 사회 곳곳에서 잘 나타나고 있었다. 단적으로 내가 사는 곳에서 호미를 생산하는 대장간은 미국 쇼핑몰 아마존에 소개될 정도로 최근에 인기를 얻고 있지만, 후계자를 구하지 못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전망이 있지만, 어려운 일, 힘든 일을 거부하는 대한민국 사회를 비춰보자면 일본 사회의 이러한 모습은 부러움을 넘어서 존경스러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전문분야로서 과거의 본질을 시간을 거슬러 오면서 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으며, 가업을 이어가는 것이 일본 사회에서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일본 사회의 변화 속에서 감지되고 있었다. 저출산으로 인해 대가 끊어지는 상황이 나타나면 후계자를 구하고 싶어도 구하지 못하는 현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 양자를 구해서도 가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돋보이고 있으며, 제4차 산업혁명을 코앞에 두고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재의 형국으로 바춰 보자면, 일본의 노포 기업, 노포 가게가 대한민국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신뢰와 믿음을 기반으로 시간을 넘어서는 그들의 정신을 이 책을 통해서 본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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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철 박사의 그냥 살자
신영철 지음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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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면 우선 36개 줄행랑이 상책이다. 뭘 생각하고 말고 할 틈도 없다. 먼저 몸이 반응하며 일종의 급성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난다. 뇌에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됨과 동시에 아드레날린도 빠른 속도로 분비된다. 길을 걷다 뱀을 만났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호홉은 가빠지고 심장은 두근거린다.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고 엄청난 근육에너지가 순간적으로 생성된다. 온 혈액이 근육으로 몰려 있는 긴급한 상황이다. 이 상화에서 합리적인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이 능력을 발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다. 잠시 뒤로 돌아서라. 심호홉 한번이면 충분하다. 30초면 충분하다. 길어도 3분을 넘지 않는다. 일단 몸을 진정시켜라. 어떻게 반응할지는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P61)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여러가지로 정의할 수 있지만 그중하나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신경성 환자들을 보면, 너무나도 작은 일에 집착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에는 신경도 안 쓰는 경우를 많이 본다. 정신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진짜 중요한 걱정을 회피하기 위해 쓸데없고 작은 신경성 증상에 몰입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정신의학의 대가 카를 융은 신경증을 '마땅히 겪어야 할 고통을 회피하려 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P106)


소통의 기술은 중요하고 사회기술훈련도 좋다. 그러나 언어적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그간 사용했던 비언어적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르치지 못한 것이 문제다. 많은 교육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장조하며 비언어적 대화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물론 이론적으로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다. 비언어적 소통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도 생기고 상대의 마음을 잘못 해석하고 끙끙 앓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비언어적 소통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 우리 문화에서는 말보다 눈빛이나 태도 말투를 통한 소통이 훨씬 더 많다. (P146)


현대인의 일상은 싨시간이며, 자극적이다. 그래서 매 순간 내 앞에 놓여지는 것에 대해서 즉각즉각 반응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반응함으로서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잇고, 그 영향은 좋은 관계로 연결 될 수 있고, 때로는 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날 때도 있다. 행복과 불행이 교차되어서, 온탕과 냉탕이 겹쳐지는 내마음이 자꾸만 나타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내앞에 놓여진 마음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타이밍을 놓침으로서 생겨나는 사건 사고들로 인해 우리가 그동안 마음 고생해왔던 것을 보자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


책 제목 <그냥 살자>를 눈여겨 보면 그냥 단순하다. 단순함 속에 오묘한 행복의 가치가 숨어 있다. <그냥 살자>의 반대말은 <못 살겠다>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매 순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며, 인정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갈등과 반목이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작 내 앞에 놓여진 불행에 대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한채 내 마음을 그냥 황폐화 시켜 놓아버린다. 화가 나는 순간을 그냥 참지 못하고, 들이 박는 사태가 나타남으로서 생겨나는 문제들은 무엇인지 엿볼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크게 세가지이다. 내 안의 분노를 스스로 잠재우는 것이며, 집착에서 내려놓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인간관계를 잘 형성할수 있어야 한다. 이 세가지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는 순간이 반드시 올 때가 있다. 그걸 때 가뿐히 내려 놓는다면, 내 삶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수 있으며, 스트레스에 내몰리지 않고, 행복한 삶,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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