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뽑았다 - 스티브 잡스의 유일한 상사, 아타리의 창업자에게 직접 듣는 괴짜 인재 경영법
놀란 부쉬넬 & 진 스톤 지음, 한상임 옮김, 한근태 감수 / 미래의창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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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 인재, 창의적인 기업이라면 스스로 찾아온다

 

 

1974년 가을 수염투성이에 장발을 한 히피 청년이 세계적인 게임 벤처기업 아타리의 문을 두들겼다. 경비원은 더럽고 냄새나는 부랑자라며 쫓아내려 했지만 이 청년은 무작정 아타리에 취직하고 싶다며 높은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떼를 쓰며 버텼다.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아타리의 경영자는 이 청년을 불러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청년이 HP에서 일한 적 있고, 생각보다 기술적으로 해박하다는 것을 알고, 아케이드 게임기를 고치는 일에 투입할 요량으로 즉석에서 5달러 시급을 주는 조건으로 채용했다. 당시 세계 최초로 상업용 게임인 퐁PONG의 대성공으로 당시 실리콘밸리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게임기업 아타리에 취직한 더럽고 냄새나는 히피 청년은 바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였다. 

   누구에게나 나를 이끌어준 상사가 있다.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애플 CEO 스티브 잡스에게도 그를 채용한 탁월한 안목을 가진 상사 놀란 부쉬넬이 있다. 과연 그는 잡스의 어떤 면을 보고 뽑았을까. <나는 스티브 잡스를 이렇게 뽑았다>는 당시 히피 청년을 채용한 사람이자 아타리의 창업자인 놀란 부쉬넬이 창조적인 인재를 채용하는 방법과 창조적이지만 괴짜인 그들과 동료가 되어 함께 일하는 인재경영법을 담고 있다.

  

 

   기업이 창의적인 재능에 목말라 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더욱 치열해진 경쟁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사들은 모두 앞 다투어 제품이며 서비스, 그리고 콘셉트를 개선하려고 애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이용 절감을 위해 공정을 다듬고 좀 더 능률적인 회사를 만들려고 한다.”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단 한 가지 원천은 경쟁 상대보다 더 빨리 배우는 능력이다.“라고 말한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창의성은 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케 하는 핵심이다. 

“과거에 비해 아이디어는 빠르게 나오고 지식은 곧바로 퍼지며 경쟁사들은 신속하게 대처한다. 당신이나 당신의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무슨 일을 하든 당신은 끊임없이 변해야만 한다. 비누를 파는 회사라면 이런 경쟁에서 비교적 자유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소비자는 항상 비누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용기, 향, 그리고 용도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비누의 종류는 계속 바뀔 것이다.

당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사회가 오고 있는 이상, 회사 전체가 그 새로운 형태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다듬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라. 이 세계에서 살아남는 핵심은 창조성에 있다.“ 18쪽

   저자는 우선 창의적인 인재를 뽑고 싶다면 먼저 그들에게 매력이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타리는 마치 영안실처럼 차갑고 어색한 분위기의 회사 로비를 전자게임 아케이드처럼 꾸몄다. 로비 전체를 우스꽝스럽게 삼나무와 양치류들로 꾸며 회사가 아니라 마치 정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회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아타리라는 회사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아, 나도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러자 아타리는 곧 재미있는 일터로 소문이 났다. 잡스도 아타리를 알아보고 찾아갔다. 좋은 회사라는 것 자체가 구인 광고가 된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아타리에서 퇴근을 하지 않고 숙식을 해결했다. 대신 HP에서 근무하는 ‘스티브 워즈니악’을 밤마다 불러 회사에서 함께 밤을 새워 놀듯 일하며 어려운 기술부분을 함께 해결했다. 워즈니악은 아타리 게임의 광팬,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개선하는 일에 돈을 받을 이유는 없었다. 잡스의 이러한 기행(奇行)은 회사의 야간 보안규칙에 어긋났다. 동료들은 반발했지만 아타리의 경영진은 고민 끝에 보안용 경보 장치 대신 보안 직원만 배치하는 것으로 창의적인 두 청년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엄격한 규칙이 있는 기업에서 창의성은 발휘될 수 없다. 저자는 ‘'창의적인 인재들을 관리한다는 것은 고양이를 길들이는 것과 같다‘며 통제하는 대신 좋은 업무 환경과 융통성 있는 가이드라인이 그들로부터 탁월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언제나 맨발로 돌아다니고 다른 직원들의 일에 간섭하며 이상한 말만 하던 잡스는 아타리에서 6개월 정도 일하던 어느 날 회사 수뇌부에 인도로 여행을 보내 줄 것을 요구했다. 당돌한 신입 사원의 요구에 놀란 부쉬넬은 당황했지만, 때마침 독일에서 터진 게임기 문제를 현지에 가서 해결하는 조건으로 인도여행을 허락했다. 잡스는 바로 짐을 싸서 독일로 날아가 단 2시간 만에 문제를 해결하고 홀가분하게 인도 여행을 했다. 여행을 통해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6개월 만에 복직한 잡스는 히피 스타일을 버리고 삭발과 면도를 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후부터 잡스는 기업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자격증을 무시하라, 스펙이 똑같은 복제 인간은 피하라, 비호감이라도 뽑아라 왕따를 찾아라, 잠복자를 찾아라, 등잔 밑을 잘 살펴라 등 본문에 소개된 창의적인 인재를 찾는 법 20 가지는 정교한 서류전형 필터링과 공채 시스템으로 사회에 적당히 길들여진 고만고만한 사람들만 뽑는 틀에 박혔던 기존의 인재 채용 방법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창의적인 인재를 뽑았다고 해서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놔야 한다. 애플의 모토는 ‘Think different‘는 ’다르게 생각하라‘는 뜻이 아니다. 아예 판을 뒤집어 ’다른 것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그러려면 기존의 직원관리 방식도 변화해야 한다.  

   형편없는 아이디어도 지지하라, 실패를 기념하라, 위험을 감수하라, 실패해도 상을 줘라, 자기만의 창조공간을 마련해 주라, ADHD(주의력결핍장애)를 권장하라, 장난감을 활용하라, 잠을 권하라 등 저자의 파격적인 관리방식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자포스와 같은 선도적 혁신기업의 직원(괴짜지만 창의적인 제 2의 스티브 잡스)들이 마음껏 일을 할 수 있고,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근무환경임을 알려준다. 저자는 ‘사람이 곧 재산’인 기업일수록 앞으로 사람을 뽑으러 다니기보다는 그들이 기업의 진가를 알아보고 먼저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지난 13일 삼성그룹 상반기 신입 사원 공개 채용의 1차 관문이자 이른바 '삼성고시(考試)'인 '삼성직무능력검사(SSAT)'가 전국 85개 고사장과 미국 뉴욕·LA, 캐나다 토론토에서 치러졌다. 2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 시험은 기존 언어·수리·추리·상식 등 4개 영역에 공간 지각 능력 영역을 추가해서 총 160 문제의 5지 선다형이다.  

   만약 청년시절의 스티브 잡스가 삼성에 지원했다면 어땠을까?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회사라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을 잡스겠지만, 설령 지원해서 시험에 붙었다고 해도 더럽고 냄새나는 히피라면 제 아무리 초롱초롱한 눈을 가진 잡스라도 면접에서 떨어뜨릴 것이다.

   십분 접어줘서 ‘소 뒷다리로 쥐 잡듯’ 잡스가 취직된다고 쳐도 조직은 그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 규칙을 따르지 않고, 동료들을 무시하며, 다른 부서와 갈등을 일으키는 꼴통은 ‘눈의 가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잡스는 자신이 펩시콜라에서 모셔와 CEO로 앉힌 존 스컬리에게 조직에 어울리지 않는 몽상가라며 애플로부터 해고되지 않았던가. 

   의욕만 넘치던 괴짜 히피 청년 잡스를 직원으로 채용하고 그가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응원했던 저자의 조언은 잡스 같은 인물이 이 땅에 없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만든 프레임에 갇혀 정작 인물을 볼 줄 모르고 있음을 말해준다. 매년 안경 도수를 높일 것이 아니라, 아예 안경을 벗어야 할 때가 지금이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66호) 경제경영 전문가 리뷰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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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착하게 벌 수는 없는가 - 깨어있는 자본주의에서 답을 찾다
존 매키 & 라젠드라 시소디어 지음, 유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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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다!

 

 

 

 

   2008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뒤이어 닥친 대불황으로 세계의 자산은 1/3 토막이 났다. 하지만 많은 교훈을 남겼다. 우선 대마불사(大馬不死) 할 것만 같았던 리먼 브라더스, 페니메이, 프레디맥 등의 몰락을 통해 '거짓 자본주의'는 지속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울러 소비자의 대기업들에 대한 불신은 더욱 높아졌고, 비즈니스 리더들에 대한 신뢰 상실도 극심해졌다. 혹자들은 '자본주의는 죽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토록 사악한 자본주의를 낳은 원인을 이해하려면 프리드먼이 말한 이론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자본주의의 작동방식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이윤을 늘리는 것이다'며 주주가치 창출에 집중했다. 그의 이론은 그의 철학을 추종해온 여러 경제학자와 CEO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주식시장이 점차 단기화 되어 평균 주식보유기간이 8년에서 6개월로 줄어드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돈 착하게 벌수는 없는가>저자이자 유기농 자연식품 대형판매점 홀푸드마켓의 창업자인 존 매키프리드먼의 이론에 반대하며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먼은 고객이 직원에 대한 배려 그리고 자선활동에 대한 관심이 투자자의 수익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정반대 의견을 지니고 있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은 홀푸드 마켓의 핵심 미션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다. 우리는 질 좋고, 영양가 높은 식품을 제공함으로써 모든 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하고자 한다. 그러나 수익을 많이 내지 못하는 한 우리는 이러한 미션을 실천할 수 없다. 사람이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듯이 기업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지속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람이 먹기 위해 살지 않듯이 기업 또한 수익을 내기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된다." 21쪽

 

 

 

 

 

 

 

   저자는 이른바 '깨어있는 자본주의'라고 해서 윤리와 공동체 의식에 기반한 새로운 자본주의를 실천,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기업가다. 깨어있는 자본주의Concious Capitalism는 '깨어있는 기업'에서 비롯된다. 깨어있는 기업이란 모든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높은 차원의 목적을 추구하는 기업, 그러한 기업의 목적에 헌신하며 기업에 관련된 사람들과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깨어있는 리더가 있는 기업, 즐거움과 성취감의 원천인 활기차고 배려 넘치는 문화가 있는 기업을 말한다. 얼핏 듣기에 '이렇게 이상적인 기업은 상상 속에서나 있지 않을까' 싶겠다만 본문에서만 홀푸드마켓을 비롯해서 컨테이너스토어, 파타고니아, 이튼, 타타그룹, 구글, 사우스웨스트항공, 스타벅스, 코스트코, 웨그먼스, 트위터 등 귀에 익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저자가 창업한 홀푸드 마켓은 16년 연속 '포춘'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꼽히는 유기농 자연식품 대형판매점으로 1991년에는 매장 10개에 매출액이 9천2백만 달러에서 2011년에는 300개의 매장에서 90억 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거대기업이다. '건강한 음식, 건강한 사람들, 건강한 지구'를 모토로 한 홀푸드 마켓이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공급자는 물론 지역사회가 존경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다.

 

   1981년 5월 텍사스 주 오스틴에 70년 만의 최악의 홍수가 덮쳤을 때 이 지역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홀푸드마켓도 매장 전체가 물에 잠기고 말았다. 피해액은 40만 달러. 당시 27살 이었던 창업자 존 매키는 저축해놓은 자금이나 가입해놓은 보험도 없는 재기불능 상태로 낙담했다. 그 때 양동이와 물걸레를 든 작업복 차림의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객과 이웃이었다. 하나둘 찾아와 “그만 징징대고 매장을 치웁시다. 다시 영업 준비를 해야죠. 우리는 이 매장이 없어지도록 보고만 있진 않을 겁니다,”라며 독려했다. 직원들은 다시 임금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복구 작업에 적극 나섰고, 공급업자들은 외상으로 납품을 약속했다. 투자자들도 외면하지 않고 추가로 자금을 제공했다. 그 덕분에 홍수에 사라질 뻔했던 홀푸드마켓은 고객과 이웃, 직원, 공급자, 투자자의 도움으로 단 28일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났고, 6개월 후 모든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사업을 대하는 존 매키의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즉 사업은 어느 누군가 이득을 챙기면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제로섬게임이 아니라 기업의 모든 이해당사자가 서로 챙겨주고, 헌신하며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위대한 작업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이다.

 

 

 

 

 

 

 

   홀푸드마켓은 기업의 이익과 소비자 만족을 살폈던 '윈윈'을 넘어 ‘윈6’를 주장한다. 즉 고객, 직원, 투자자, 협력업체, 공동체, 환경이라는 6자의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해답을 내놓는 것이 자본가의 본래적 역할이라는 것이다.

홀푸드마켓의 임원 연봉은 사원평균연봉의 19배를 넘지 못한다. 동료간의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창업자인 존 매키는 자신의 주식을 풀어 스톡옵션의 무려 93%가 일반직원들에게 분산돼 있다. 그래서 단기적 이익추구는 의미가 없다(보통 상장기업에서는 최고경영진 달랑 5명에게 스톡옵션의 75%가 집중돼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실적도 좋다. 예를 들어 지난 15년 동안 시장 평균 수익률은 150%를 조금 넘은 반면, '깨어있는 기업'들은 1,600% 이상 수익률을 달성하며 전체 주식시장보다 10.5배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깨어있는 기업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에 주안점을 두었다. 본문에 소개된 깨어있는 기업들은 모두 고객 가치 창출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에 매우 높은 매출을 달성한다. 깨어있는 기업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평판이 더 좋아져서 더욱 빠르게 성장한다. 아울러 충성도 높은 고객, 헌신적인 직원, 우수한 공급자 덕분에 더 많은 돈을 벌고, 수익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게 된다. 그래서 '깨어있는 기업'은 따로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다.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그의 역작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통해 인생을 살면서 행복을 좇으면 얻지 못하고, 대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좇으면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존 매키는 기업도 수익을 주된 목적으로 삼지 않는 것이 수익을 달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프랭클의 원칙을 기업에 적용하면 높은 차원의 목적을 추구하고, 두려움과 스트레스 대신 사랑과 배려로 기업을 운영하며,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할 때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99쪽

 

 

 

 

 

   경제 분야에서 역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중에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는 80년치 상장기업의 자료를 분석해서 15년간 시장대비 최소 3배 이상의 누적수익률을 달성한 11개 기업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실상은 11개 기업 중 서킷시티는 파산 전 경력직을 해고하고 인건비 낮은 신입을 채용했고, 패니메이는 최근 금융위기 사태의 주인공이다. 웰스파고는 2008년 250억 달러에 해당하는 구제금융을 미국정부로부터 받았고, 알트리아는 세계 최대의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의 전신이었다. 주주이익 극대화가 낳은 위대한 기업의 말로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지는 한 가지.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깨어있는 자본주의를 경험할 수 있을까? 최근 SK, 한화, 효성, CJ, 태광 등 굵직한 대기업 총수들이 소비자는 뒷전인 채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 결과 경제사범이 되어 아예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작금의 뉴스들은 '매의 눈'으로 변한 소비자를 의식한 거대한 변화의 시작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 생전에는 보기 어려울 듯싶다. 선대의 피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오십보 백보짜리 후임자가 나설테니 말이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64호) 전문가 리뷰에 기고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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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노후는 당신의 부모와 다르다 - 강창희 소장의 100세 시대를 위한 인생설계
강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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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 제 2 인생을 위한 해법 제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빈곤층 비율은 45%로 OECD 가입국가 중에서 가장 높다(보건사회연구원의 정책보고서 참고). OECD 30개국의 평균인 13%보다 3.4배나 많은 수준, 게다가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노인의 빈곤율은 무려 76%다. 유럽 선진국 노인 1명이 자살할 때 우리나라 노인은 5명 꼴로 자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빈곤국이 아니면서도 노인자살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노인 빈곤율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외롭고 가난한 노인이 병이라도 걸리면 쉬이 우울해지게 되고 결국 기댈 곳이 없는 노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는 수순을 밟게 되는 것이다. 몰라서 더 두려운 노후 준비, 어떻게 할까?

 

   이 책은 노후설계 전문가이자 미래와 금융 연구포럼 대표 강창희가 100세 시대를 맞아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과 진심 어린 조언을 담고 있다. 우선 저자는 요즘 노후준비라고 하면 재무적인 부분에만 편중되어 있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한다.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는 데 경제적 안정이 절대적인 건 맞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노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즉, 노후자금으로 얼마를 모아야 한다는 식의 준비가 아니라, 종합적인 인생설계가 필요하다. 그 점에서 본문 내용을 건강, 일, 자녀, 자산, 인플레이션을 행복한 100세 시대를 가로막는 5가지 리스크로 놓고 풍요롭고 가치 있는 후반 인생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가 60세에 정년퇴직을 하고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은퇴한 내가 보내는 하루 여유시간은 최소 11시간. 여기에 20년을 곱하면 거의 80,000시간이나 된다. 이 엄청난 ‘은퇴 후 여유시간’을 별다른 무리 없이 살아가려면 지금 제대로 인생설계를 세워야지, 무작정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자세로는 결코 정신적,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후반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연령대별로 노후 대비 자산관리 방법을 달리 조언한다.

   우선 20, 30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장 먼저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저자는 이른바 3층 연금이라 불렀다)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 그러면 노년 최저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다. 40대는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자녀 교육비를 줄여야 한다. 특히 자녀교육비에 대해서는 부부가 자녀교육에 대해 올바른 소신을 갖는다면, 교육비를 줄이고 그 비용을 노후 대비에 써야 한다. 50대는 가계부채를 줄이고 퇴직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60대는 출구관리에 힘써야 한다. 즉 모아둔 재산에 맞추어 살고, 체면을 버리고 허드렛일이라 해도 생활비를 벌겠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현명한 노후 설계다.

 

   본문 중에 ‘고독력을 키우라’ 는 저자의 주문은 특히 인상적이다. 장수시대에는 자신의 의지나 바람과 상관없이 혼자 사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에 다른 사람과 친화력을 키우는 것도 좋지만,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취미생활을 즐기는 등 혼자서도 당당하게 살아갈 정신적 힘을 키우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 책에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바로 ‘자녀에 대한 지원‘이다. 노후 대비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언제까지, 얼마나 자녀를 도와주어야하는가 하는 문제다. 자녀에 대한 투자 범위를 정하는 것이 노후 준비의 제 1 순위라며 주변에 자녀의 교육에 ’가난한 집 맏아들 출세시키기 식‘으로 올인 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저자는 교육과 노후준비는 엄연히 다르다며 노후 대비를 위한 교육비 조절에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밖에도 저자는 현역 시절 자산을 관리하는 법에서부터 자신의 직업과 인적자산에 맞추어 노후를 설계하는 법, 퇴직 후 소득공백을 메우는 법, 혼자 사는 이들의 노후준비까지, 막연한 숙제처럼 여겨왔던 노후 대비의 원칙들을 짚어주고 있다.

 

이 리뷰는 한전사보 KEPCO TODAY 북섹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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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
박종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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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형평성 확보가 살 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비결은 첨단 금융기법이나 경제학의 발전이 아닌, 단지 현 세대가 떠안아야 할 고통스러운 빚더미를 일시적으로 다음 세대로 미루었기 때문인 셈이다. (중략) 하지만 감당할 수 없이 커져가는 천문학적인 부채는 앞으로 이 돈을 갚아야 할 미래세대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BS 경제 전문기자이자 경제학박사인 박종훈은 이 책 <지상 최대의 경제 사기극, 세대전쟁>에서 이대로 가다가는 젊은 세대와 은퇴 세대가 서로 싸우는 잔혹한 세대 전쟁이 시작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한다. 저자는 수많은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세대전쟁을 불러온 세계 경제의 거대한 변화와 세계 각국의 대응을 분석했다. 특히 세대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경제의 상황을 분석하고 우리 경제의 파국을 막을 방법을 제시했다.

 

   지금 고령화 추세는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인 현상. 지금의 세대갈등은 단순히 정치적인 이념이나 가치관의 충돌이 아닌 경제위기에 있다. 저자가 내다보는 밥그릇을 둘러싼 세대갈등의 시나리오는 이렇다. 청년층 인구와 소득 감소는 우리 노후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지금 같은 청년층의 소득 감소는 내수시장의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기업 투자와 산업경쟁력, 경제 전체의 성장력을 악화시킨다. 또한 돈 없는 젊은 세대의 저축률이 하락함에 따라 채권시장은 국민연금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채권시장은 외국계 거대 투자자들의 먹잇감이 될 것이다.

   또한 다른 세대전쟁의 여파는 젊은 세대의 ‘출산 파업’에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비용에 짓눌린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다면, 기성세대의 노후복지를 지탱해줄 젊은 세대 자체가 줄어들어 재원 확보조차 어려워진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베이비부머들이 의지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의 전망도 어둡다는 점. 집을 팔아 은퇴자금을 만들려는 고령층보다 소득이 적어 집살 엄두가 나지 않는 집을 새로 사려는 청년층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대 전쟁은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결국 공멸하게 될 거라고 저자는 경고한다.

 

 

 

 

 

   그렇다면 세대갈등이 불러일으킬 악순환을 막기 위한 대안은 뭘까? 핵심은 청년의 가치를 깨닫는 나라만이 살아남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선 먼저 젊은 세대의 주거안정을 위해 부동산 정책의 개혁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 부동산 부양책의 핵심은 집 없는 청년들에게는 빚을 져서라도 집을 사라고 유도하고, 기존 주택 소유자인 베이비부머들에게는 떨어지는 집값을 정책으로 떠받쳐서라도 집을 팔지 않게 하는데 있다.

  둘째는 현재의 과도한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시급하다. 에듀푸어 즉 공부하기 위해 빚을 지는 세대가 있는 한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기 때문이다. 현재 독일은 2009년 이후 모든 독일대학의 등록금을 폐지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이 비싼 등록금을 피해 독일로 몰리게 되었다. 아울러 독일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비용을 줄이고자 노동자를 해고하는 신자유주의식 구조조정 대신 노동시간 단축 프로그램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벌여 해고 없이 구조조정이 가능케 했다. 그 결과 지금 EU를 이끄는 나라는 독일이다.

   셋째는 청년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지금처럼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보면 특화된 숙련도를 높이기가 어려워 전문가가 양성될 수 없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세대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청년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노년층을 위한 복지정책은 분명 중요하지만 그 복지수준은 청년복지의 수준에 맞춰 진행되어야 한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 세대전쟁을 넘어설 수 있는 시간은 5년도 채 남지 않았다. 우리가 변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이 리뷰는 한전사보 KEPCO TODAY 북섹션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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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 빈센트 스탠리 지음, 박찬웅 외 옮김 / 틔움출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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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윤이 아닌 대의를 생각할 때

 

 

   잘 나가는 어느 아웃도어 업체의 CEO는 어느 날, 한 실험에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면이 환경에 치명적으로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면섬유를 만드는 목화 재배를 위해 땅속과 그 위에 사는 모든 생물을 죽여야 하고, 여기에 목화를 심기 위해 엄청난 양의 인공비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자 이 CEO는 엄청난 비용과 수고를 감수하고 100센트 유기농 목화를 이용하여 모든 아웃도어 제품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노력을 누가 알아주겠냐 싶었지만 CEO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신고 입을 제품이 정작 자연과 환경을 해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고 밀어붙였다. 이 사건은 업계는 물론 세상에 큰 화제가 되었고, 아웃도어 업체 파타고니아(patagonia)와 CEO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는 전 세계 수많은 소비자의 러브마크를 받았다.

 

 

 

 

 

   <리스판서블 컴퍼니 파타고니아>(틔움)전 세계 소비자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미국 아웃도어 의류 전문기업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과 경영 전략을 담은 책이다. 저자이자 파타고니아의 창업자인 이본 쉬나드는 천연섬유 목화솜이 얼마나 유독한지를 안 순간부터 파타고니아를 이윤이 아닌 환경 보호를 위한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생각했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일을 한다. 그런데 이 먹고사는 일 자체가 자연과 인간의 기본적인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자연의 가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자연의 훼손을 계속해서 방조한다면 인간의 육체적, 경제적 웰빙은 보장될 수 없다.”(9 쪽)

 

 

   목화솜 사건 이후 이본 쉬나드는 파타고니아의 레종데르뜨(존재의 이유)를 이윤이 아닌 ‘환경 위기 극복‘으로 삼았다. 그리고 “필요한 제품을 최고의 품질로 만들고, 제품 생산으로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으며, 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찾아 널리 알리고 실천한다.”는 파타고니아의 경영 철학이 되었다. 이본 쉬나드는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연을 훼손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파타고니아는 소비자에게 ‘꼭 필요하지 않은 옷을 새로 구매하지 말아달라 (Don't buy what you don't need)'고 부탁한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 요구는 자사의 최고 인기상품인 점퍼 사진을 걸고 ’우리 점퍼는 사지 말아 주세요‘(DON'T BUY THIS JACKET)하고 광고까지 했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첫째, 이 점퍼를 만들기 위해 135리터의 물이 소비된다. 이 양은 45명이 하루 3컵씩 마실 수 있는 양이다. 둘째, 본 제품의 60%는 재활용되어 생산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20파운드의 탄소배출이 되었는데 이는 완제품무게의 24배나 되는 양이다. 셋째, 이 제품은 완성품의 2/3만큼의 쓰레기를 남긴다.

 

   파타고니아는 이처럼 '자사 상품'이 환경에 얼마나 큰 해악을 주고 있는지 만천하에 공개하며 마케팅 대신 반짇고리(sewing kit)를 내 놓았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새 옷 대신 중고재킷을 수선해 입으라는 뜻인데, 단추를 다는 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수선에 대한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이토록 별난 회사가 얼마나 벌겠냐 싶겠지만 지난 8월 미국 아웃도어 의류 시장에서 노스페이스에 이어 12.7 퍼센트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한편 지난 2007년 미국 경제지 포춘은 파타고니아를 지구에서 가장 쿨(cool)한 회사로 꼽기도 했다. 이 놀라운 결과의 주원인는 뭘까? 바로 깨어난 소비자가 있어서 가능했다.

 

   이본 쉬나드는 현재를 포스트컨슈머리스트(post-consumerist) 즉, 소비지상주의를 반대하는 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보았다. 인구증가와 도시화로 소비가 늘었고, 늘어난 소비만큼 지구 자원은 점점 고갈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소비자들은 소비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업에게 제품 생산과정에서 직원 혹은 지역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는 않았는지, 제품이 사회적, 환경적 비용을 상쇄시킬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 질문하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시대적 요구를 간파한 파타고니아는 최상의 품질을 가진 상품만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죽을 때까지 제품을 보증해주는 평생 보증(lifetime warranty)제도도 만들었다. 튼튼하고 안전하게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자연과 소비자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파타고니아의 생각은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어필되었다. 소비자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는 파타고니아가 직원들의 신뢰와 헌신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

 

 

 

   “직장에서 일하는 것에 만족하는 직원은 많지 않다. 그러나 직원 대부분은 회사에서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며, 더 나아가 자신이 하는 일로 인해 세상이 밝고 흥미롭게 변하기를 바란다. 어떤 직원도 자신이 일하고 있는 회사가 부끄럽게 행동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출근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집에 두고 나오는 사람은 없다.”(27 쪽)

 

 

   저자는 책임기업이라면 직원들이 좋아하는 일을 동료들과 더불어 이뤄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누구나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의미 있는 일이란 일을 사랑하는 것 뿐 아니라 그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는 것, 바로 파타고니아가 하고 있는 일이다. 파타고니아 사람들이 부러워지는 대목이다.

 

   한편 저자는 기업이 나아갈 바에 대해 모든 직원의 지적 능력과 창의력을 제대로 활용하여 환경 피해를 줄여나가는 기업은 앞으로 큰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환경에 대한 애정과 지구 생태계 보호를 위해 앞장 선 파타고니아라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다양한 환경 보호 활동, 인권 보호, 투명 경영, 지속가능한 경영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 이유는 인간과 자연을 향한 ‘책임경영’만이 미래 지속가능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확신 때문이다. 그 확신은 현실이 되어 2008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매출 성장률 50퍼센트를 달성했다.

   파타고니아는 현재 한 해 매출 1퍼센트와 한 해 이익 10퍼센트 중 많은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 첫째는 그냥 돕고 싶어서, 둘째는 기부금을 기업 활동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발생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세금으로 생각해서다. 이익에 대하여 “서로를 이용함으로써 생기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문제를 이해하고 서로의 욕구를 충족시켜 줌으로써 얻어지는 효율의 대가다.”라고 말한 이본 쉬나드 다운 인상적인 기부관이다.

 

 

   ‘자연과 인간’을 책임지는 책임기업 파타고니아는 ‘험한 세상 착하기만 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철저하게 깨부순다. 오히려 소비지상주의에 반대하는 오늘날 소비자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책 말미에 있는 '책임기업을 위한 자가 진단 점검표'는 책임기업을 꿈꾸는 기업에게 파타고니아가 주는 선물이 될 것이다. 반갑게도 파타고니아 코리아가 올해 11월 국내에 론칭 했으니 직접 찾아가 보자. 존경스러운 기업의 제품을 애용하는 것은 현명한 소비자의 의무이다.

 

 

 

 

이 리뷰는 출판전문 저널 기획회의 (358호) 전문가 리뷰 에 소개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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