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두 페소아의 마지막 사흘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김운찬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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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휴가인데 비가 온다고 한다. 이렇게 날이 좋은데 말이다. 회사에 쌓아 놓은 책들을 집으로 운반하던 중에 우연히 안토니오 타부키의 책 세 권을 발견했다. 이건 뭐 거의 팜플렛 수준의 책이다. 요즘처럼 책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때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벗어나지 않았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모두 읽었다.

 

이탈리아 출신 안토니오 타부키는 페소아가 알바루 드 캄푸스라는 다른 이름[異名]으로 발표한 <담배 가게>라는 시를 보고서 평생을 페소아 연구에 바칠 생각을 한 모양이다. 포르투갈로 떠나기 전에 포르투갈 말을 배우고, 리스본으로 이주했다. 나도 얼마 전부터 페소아의 책들을 사 모으기 시작했는데, 페소아가 느꼈던 것 만큼의 강렬한 그 무엇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마 언어 탓을 해야 할까. 청년 페소아는 그럴 만한 의지와 시간이 있었겠지만 지금의 나로서는 언감생심이다. 그저 페소아와 그를 사랑하는 이들이 남긴 글을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싶다. 유럽을 생각하면 스페인에는 가보고 싶지만, 포르투갈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는데 점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솔솔 든다.

 

소설의 시간은 19351128일부터 3일 뒤 페소아가 아케론 강을 건너는 30일까지 3일 간의 여정을 그린다. 소설을 쓰는 작가에게는 자신과 또다른 자아(alter ego)가 필수적인 것일까? 결국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글을 내가 아닌 타자가 읽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이중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전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면서, 또 타자가 읽어 주기를 바란다는.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는 점도 궁금하다.

 

옆구리에 찌릿한 통증을 느낀 페소아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향한다. 앞으로 그는 자신이자 타자인 방문객들과 만나게 된다. 페소아 전문가인 타부키는 사실에 허구를 뒤섞은 퓨전 스타일의 글을 선보인다. 아무래도 우매한 독자는 페소아에게도 그리고 타부키에게도 아는 바가 없어서 어쩔 도리 없이 역자라는 베르길리우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아마 좀 더 그들을 읽게 된다면 이런 생경함이 줄어들 지도 모르겠다.

 

아마 지나친 알콜 섭취가 초래한 간부전이 페소아의 사망 원인이었을 거라는 추정이 등장한다. 고독한 작가 페소아에게 알콜이 해방구였다는 추론에서 기묘한 위로를 느끼기도 했다. 어려서는 음악이 좀 더 나이가 들어서는 알콜이 내 해방구였다. 그렇다면 지금은 책인 모양이다. 책을 통해 내가 가볼 수 없는 리스본으로 그리고 만날 수 없는 페소아와 타부키를 이렇게 대면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평생을 소박하게 살면서 오펠리아에 대한 간절한 사랑을 소망했던 페소아는 이십대에 요절한 알바르투 카에이루를 스승으로 모신다. 우리는 삶을 해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타부키 선생은 과감하게 해독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아 말한다. 이유는, 모든 것이 감추어져 있기 때문이란다. 작가는 어떻게 상상 속의 인물들이 병상에서 죽어가는 대가를 방문해서 이러한 대화를 나눴을 거라는 것을 유추해냈을까? 그만큼 페소아의 삶과 그의 작품들에 대한 이해가 방대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아닐까. 놀랍기만 하다.

 

죽음을 코 앞에 둔 자신을 찾아 자신의 저작 <불안의 책>(물론 이 책도 사두었지만 아직 읽지는 못했다)에 최대의 찬사를 보내는 베르나르두 소아르스나 튜닉 옷을 입고 저승에서 찾아온 안토니우 모라의 경우는 또 어떤가. 처음 들어보는 포르투갈식 투우에 대한 이야기, 바다를 마시는 것 같다는 굴 요리에 이야기는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공략한다. 리스본, 세비야 그리고 환상 같은 사마르칸트가 주는 매혹은 정말 기대이상이었다. 이런 방문객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쩌면 페소아는 죽음에 대해 잠시 잊었을 지도 모르겠다.

 

타부키 선생은 이 책의 부제로 <어떤 정신착란>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생의 마지막 순간, 이런 식의 정신착란이라면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 책의 어딘가에서 만나 소박하고 장엄한 지평선이라는 표현이 그렇게 와 닿을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제대로 페소아와 타부키를 읽어야지 싶다. 이미 <집시와 르네상스>를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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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07-09 1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휴가를 일찍 정하셨네요. 올해 휴가는 여행보다는 책을 읽거나 책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

레삭매냐 2019-07-09 11:30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사람 많은 걸 싫어해서요...

보통 늦게 가거나 하는데 늦게 가니
그동안 시달릴 자신이 없어서 ㅋㅋㅋ

여행 가서 현지 서점 구경하는 재미
도 있더군요. 이번엔 강릉 고래서점
에 가보려구요 :>

2019-07-09 1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19-07-09 13:3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비가 오지 말아야 하는디...
비 구경이나 실컷 할 듯 싶습니다 ㅠㅠ

뒷북소녀 2019-07-09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휴가! 잘 다녀오세요. 매냐님.

레삭매냐 2019-07-09 13:39   좋아요 0 | URL
바닷가 가는데 그동안 좋던
날씨가 낼부터 구리구리해진다니
그것 참...

캄솨 -

서니데이 2019-07-09 17: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일부터 휴가시작하시는군요. 잘 다녀오세요.^^
비 소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더위는 조금 나을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19-07-09 19:33   좋아요 1 | URL
비가 왕창 온다고 하여,
OTL 이랍니다. 이럴 수가 ~!

그래도 뭐 잘 다녀 오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19-07-09 1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매냐님 평점은 좀 짠데요?ㅋ

날씨가 지금부터 구리구리 하지만 작년에 비하면
적어도 아직은 많이 덥지 않으니 다행이지 싶습니다.
이 구리구리한 날 병원에 다녀야 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나참...
암튼 잘 다녀오십시오.^^

레삭매냐 2019-07-09 19:36   좋아요 2 | URL
그거슨... 첨엔 세 개반을 생각했으나 -
전적으로 무식한 독자의 지극히 주관
적인 별이오니 가비얍게 무시해 주시길.

새로 읽기 시작한 <집시와 르네상스>
는 더 좋네요.

오늘 중고서점에 달려가 <수평선 자락>
을 업어 왔습니다. 이러다 타부키빠가
되겠네요 ^^

감사하고 모쪼록 건강하시길.

AgalmA 2019-07-12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인에 대한 기묘한 박대나 은둔적인 면모, 포르투칼에 돌아온 이후 일생을 그 땅에서만 글을 쓴 것, 작품 색깔 등등...카프카와 비슷한 듯도요.
 
한성 프리메이슨 - 서양인 연쇄 살인사건
정명섭 지음 / 마카롱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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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소설의 배경이 병자호란이었다면, 이번에는 구한말이다. 역사 스릴러 장르를 개척 중인 정명섭 작가의 신작 <한성 프리메이슨>은 제목 그대로 1906년 일본의 국권 침탈이 가속화되던 시절, 한국에 상륙한 비밀 결사 프리메이슨 그리고 그와 연관된 연쇄살인을 다룬다. 어때 이 정도만 해도 벌서 염통이 쫄깃해 질 정도의 그런 재미가 있을 것 같지 않아?

 

소설은 한미전기에 다니던 미리견(미국) 사람 마크와 제니 트래비스가 의문의 살인을 당한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유명한 평리원 검사 이준과 실존 인물은 호머 헐버트 박사가 등장해서 팩션의 재미를 더한다. 헐버트 박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외국인으로 사회장을 치른 분이시며 지금은 양화진 묘역에 안장되셨다고 한다. 이거 놀라운 사실이군 그래.

 

이준은 러일전쟁 당시 늑대처럼 한반도를 집어 삼키려는 아라사(러시아)와 맞서 싸운 승냥이 일본이 대한제국의 주권을 지켜 주리라 생각하고 부상당한 일본군을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곧 식민지배의 날카로운 야욕을 드러낸 일본의 본색을 알고 반일주의자로 거듭나게 된다. 어쨌든 이준 검사는 양인척살 사건의 배후를 캐고, 대한제국의 군주 고종은 군부대신 이용익과 합의해서 제물포에서 일본 낭인을 상대로 그야말로 슈퍼히어로급 활약을 펼친 통신원 7호에게 특명을 전달한다. 물론 소설 초반에 그게 무슨 일인지 밝히면 스릴러 특유의 긴장감이 떨어지기에 작가는 적당한 선에서 밀당을 시도한다. 통신원 7호의 과거를 슬쩍 밝히면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떡밥 투척도 등장한다.

 

번사창에서 통신원 7호를 맞이하는 백발노인의 모습은 스파이물 007의 Q와 너무 유사해서 웃음이 났다. Q 할아버지도 더블오쎄븐에게 맞춤형 무기를 제공해 주지 않았던가. 덕국에서 십년 전에 개발된 최신형 무기 마우저 C96가 조선 땅에 흘러 들어왔다는 점도 신박하게 다가왔다. 개머리판을 달 수가 있어서, 당시 조선 사람들은 목갑총이라고도 불렀다고 하더라.

 

나중에 밝혀지게 되지만 통신원 7호는 훗날 실미도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일단의 특수요원들에 버금가는 훈련을 강화도 모처에 극비리에 마련한 장소에서 받는다. 어라, 어느 장면에서는 또 영화 <니키타>가 연상되기도 하네. 통신원 7호의 본명은 고종욱, 거의 슈퍼히어로급에 버금가는 혹은 제이슨 본을 능가하는 실력으로 고종의 밀명을 받고 사건 해결에 나선다. 진고개 아편굴을 습격하는 장면과 응봉산 일대에서 일본 사무라이를 상대로 펼친 활약을 스크린으로 옮긴다면 어떨까 싶을 정도의 재미를 선사한다.

 

살인사건을 배후에서 꾸민 제물포 대아해운의 사장 하야시는 조선에 침투한 프리메이슨 세력이 조선을 집어 삼키려고 한다는 음모론을 제시하는데, 그 부분이 아무래도 소설적 핍진성이 떨어진다고 해야 할까. 한성에 일단의 프리메이슨 세력이 침투했다는 점은 소설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 학파에서 유래하고, 예루살렘 성전 건설 책임자(히람 뭐라더라), 중세 성전 기사단을 거쳐 석공조합(메이슨!) 그리고 프랑스혁명과 미국독립전쟁 등등을 압축한 음모론은 그야말로 절정으로 치닫는다, 놀랍다 놀라워.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발전할 수도 있구나 하고 말이다.

 

지난달 독서 슬럼프에 빠졌었는데 오늘 아침에 잡은 <한성 프리메이슨>으로 말끔하게 슬럼프에서 탈출선언을 할 수 있게 되었지 싶다. 양인척살 사건 과정에서 고종의 신임을 얻은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애국역사 이준이 군주에게 발탁되어 헤이그 특사로 파견되는 장면으로 마무리를 지은 것도 일품이었다. 일본에서 프리메이슨 지부인 롯지가 존재했고, 정한론의 주창자도 프리메이슨이었다나 어쨌다나. 세이난 전쟁과 의화단의 난에서 활약했다는 하야시의 존재감이 통신원 7호의 그것에 비해 너무 작은 것도 좀 아쉬웠다.

 

다른 건 몰라도 읽는 재미 하나는 끝내줬다. 이제 노동 이슈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장강명의 신간을 사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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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리커버 특별판)
필립 K.딕 지음, 박중서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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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저주 받은 걸작으로 알려진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는 미국 출신의 SF 작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1968)를 그 원전으로 하고 있다.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간 SF걸작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 너무나 많은 철학적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책을 읽으면서 과연 원전과는 어떻게 달랐는가를 먼저 살펴보게 되었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구성으로 되어 있다. 하나는 주인공 릭 데커드(경찰 소속의 현상금 사냥꾼)가 화성 식민지를 탈출한 (영화에서는 레플리컨트로 불리는) 안드로이드들을 ‘은퇴’(retire)시키는 과정과 다른 하나는 “특별자”로 전쟁 후 방사능 낙진이 살아 있는 모든 생물들을 침묵시키는 지구에 남아 가짜 동물 수리점에서 일하는 “닭대가리” 존 이지도어가 자신이 대면한 데커드가 찾는 안드로이드들을 돕는 이야기다. 궁극적으로 두 이야기는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마치 현대사회에서 자동차가 개인이 가진 권력과 부의 상징인 것처럼, 핵전쟁으로 거의 모든 동물들이 멸종된 지구에선 남들이 가지지 못한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큰 특권으로 치부된다. 주인공 데커드 역시, 자신이 기르고 있는 ‘전기양’(electric sheep)의 존재를 타인이 눈치 채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사냥을 통해, 언젠간 진짜 동물을 사겠다는 꿈을 꾼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감정마저도 ‘펜필드 기분 전환기’라는 기기를 통해 조작해내는 미래상은 유토피아라기보다는 디스토피아에 더 가깝다. 게다가 하루 23시간 방송되는 인기 쇼프로그램에 중독되어 사람들의 모습은 미래에 미디어의 노예가 될 수 있다는 저자 필립 K. 딕의 무언의 경고처럼 다가온다. 감정 이입기를 통해 지구에 남겨진 자들은 갈 수 없는 외계 체험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자본주의의 병폐인 양극화 현상의 극단화로 인한 자본의 유무에 따른 사회계급화에 대한 묵시록처럼 보인다. 돈이 없는 자들은, 그저 미디어가 보여주는 신기루에 만족하라는.

 

한편 화성식민지에서는 인간보다 더 인간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들을 지구에서 이주해온 이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해주고, 화성에서의 식민 사업에 이용한다. 마치 플라톤의 이데아 세계의 완벽한 형상을 본떠서 만들어진 복제물인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의 처지에 분개해서, 지구로 탈출을 해서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물론 안드로이드들의 지구유입은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다. 바로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화성으로 가려하고, 반면에 화성에 있는 안드로이드들은 지구로 오고 싶어 한다. 이것이 바로 이 소설에 나오는 인간과 안드로이드 간의 중요한 갈등의 근원이다.

 

릭 데커드는 동료 현상금 사냥꾼 데이브 홀든이 처치하지 못한 나머지 6명의 넥서스6 모델, 가장 인간처럼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들의 사냥에 나선다. 그전에 앞서, 그는 넥서스6 안드로이드들의 제조사인 로젠 연합으로 가서 안드로이드 식별을 위한 보이그트 캄프 테스트를 샘플에게 시도하게 된다. 그 첫 번째 대상은 바로 로젠 연합의 총수 엘던 로젠의 조카딸이라는 레이첼 로젠이다. 시장을 지배하는 독점기업인 로젠 연합은 안드로이드에게 기억마저 이식해서 정말 인간 같은 안드로이드를 생산해낸다. 물질생산에 기반을 둔 포디즘(Fordism)의 세계에서, 인간 고유의 영혼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기억마저 이식해낸다는 작가적 상상력은 몸서리쳐지게 두려운 사실의 현현이었다.

 

휴머니즘과 몰개성화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 끝에, 결국 데커드는 레이첼의 정체를 밝혀낸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와는 달리, 필연적으로 감정의 전이 그리고 이입을 경험하게 되는 인간으로써 데커드는 레이첼과 만나면서부터 끊임없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 다시 말해서 안드로이드의 은퇴에 회의를 품게 된다. 러시아에서 온 경찰로 위장한 폴로코프, 경찰조직의 수장으로 꾸민 갈란드 그리고 오페라 가수 역을 훌륭하게 해내던 루바 루프트는 차례로 은퇴 당한다.

 

이 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인정사정없는 필 레시를 안드로이드라고 단정하지만, 그는 인간 현상금 사냥꾼이다. 레이첼과의 만남을 통해 촉발된 데커드의 갈등은, 자신의 신념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증폭되기 시작한다. 이제는 도저히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 굳이 보들리야르의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 이론을 도입하지 않고서도, 복제가 만들어낸 복제의 덫에 걸려 버리게 된다.

 

이지도르가 홀로 사는 아파트 건물 군에 숨어든 나머지 세 명의 안드로이드들인 로이 배티, 임가드 배티 그리고 프리스 스트래튼은 데커드와의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꿈을 꾸는가?>는 필연적으로 영화로 발표된 <블레이드 러너>와 필연적인 비교를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유명한 CF감독 출신의 리들리 스콧이 영화에서 창조해낸 미래상은 소설에서 보다 더 암울한 디스토피아다. 게다가 영화음악을 받은 반젤리스의 신비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전자음향은 필립 K. 딕이 소설을 통해 보여 주려고 했던 것 이상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 릭 데커드와 레플리컨트(안드로이드)들과의 대결은 더욱 박진감 넘치는 각색과정을 통해 재창조되었다. 유니콘의 판타지가 결부된 데커드와 레이첼의 관계는 판타지 그 자체다. 소설에서 윌버 머서가 맡았던 판타지는 거세되고, 데커드를 귀신같이 따라다니는 동료 형사 개프가 만들어 놓는 기호학적 오리가미(origami)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하지만 영화와 소설 모두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질문들은 모두가 의미심장하다. 도대체 무엇이 현실인가? 그리고 인간과 안드로이드들을(이데아와 복제 혹은 복제의 복제) 구분하는 것은 무엇인가? 소설에서 거의 신적 존재로 등장하는 윌버 머서가 말하는 대로, 살인자들이 죽어야 한다면 양이나 염소 같은 동물보다도 못한 처우를 받는, 인간처럼 행동하고 사고하는 안드로이드들을 ‘은퇴’시킨 현상금 사냥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소설의 후반부에서 머서가 주장한 인간을 안드로이드와 구분하는 감정의 융합이라는 것이 모두 조작한 사실이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머서의 선언들은 모두 무효가 되지 않는가 말이다.

 

데커드의 전기양은 진짜 양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전기양은 진짜 양의 본질을 가리고 변질시킨다. 그가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것들의 실재는 허상이다. 하지만 진짜와 가짜가 뒤죽박죽인 알고리즘의 순환 속에서, 데커드가(그런데 그가 만약에 안드로이드라면?) 그 사실을 구분해내기는 요원하기만 하다. 오히려, 그가 차례로 은퇴시키는 안드로이드들은 정신적으로 인간보다 자유롭고, 자신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갖게 자체진화하게 된다.

 

필립 K. 딕은 선사시대 이래 인류의 직업인 사냥꾼 릭 데커드라는 다양성을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조해내고, 암울한 미래상의 가능성을 이 소설을 통해 보여 주었다. 하지만 진짜와 가짜 동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유보한 채, 진짜인 인간이 가짜인 안드로이드들을 은퇴시키는 것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가짜’의 존재 이유를 부정해도 되는걸까? 그리고 머서의 정체가 폭로되었을 때,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에도 작가는 슬쩍 가짜 두꺼비를 등장시켜 빠져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아마도 그에 대한 답은 독자들 각자에게 맡겨 두었으리라.

 

필립 K. 딕의 ‘전기양’은 오늘도 무사한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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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19-07-05 1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ㅎ 저 며칠 전 이 책 샀어요. 근데 멋진 표지가 다 찢어져서 와서 교환했었죠. 저도 읽을거라 매냐님 서평을 띄엄띄엄 읽었지만 이렇게 보니 반가운 마음에 글 남깁니다.

레삭매냐 2019-07-05 13:28   좋아요 3 | URL
그러고 보니 저는 스포일러?
그나저나 책이 찢어져서 오는 정말...

너무 디테일하게 서평을 쓰면 안된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게 잘 안되네요.

영화 <블레이드 러너>는 정말 최고의 SF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9-07-23 19: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2019-08-15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천사는 침묵했다 창비세계문학 69
하인리히 뵐 지음, 임홍배 옮김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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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프리트 게오르크 제발트는 <캄포 산토>에서 독일 문학의 각성을 촉구했다. 시류에 영합한 문학이 아닌 진정한 전쟁에 대한 반성과 ‘문학적 증언’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문학은 기억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런 폐허문학을 실천에 옮기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하인리히 뵐을 꼽았다. 독일 출신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작가지만, 우리에게 소개된 책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렇게 제발트는 나를 뵐의 <천사는 침묵했다>로 인도했다.

 

하인리히 뵐이 죽은 뒤 미발표 원고로 발표된 <천사는 침묵했다>의 주인공 한스 슈니츨러는 탈영병이다. 독일 민족은 물론이고 수많은 유럽의 생명을 앗아간 2차 세계대전은 끝이 났지만 한스는 도망자 신세다. 적어도 한스에게 전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병원에서 의사에게 가짜 신분증을 요구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 의사는 한스에게 가짜 신분증을 주는 대신 돈을 바란다.

 

히틀러와 나치 일당이 통치하는 시간은 끝났지만, 이제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에게 생존이라는 좀 더 엄혹한 시절이 도래했다. 무엇보다 살아남기 위해 빵과 담배가 필요하다. 전자가 삶의 직접적인 실체라고 한다면, 후자는 인간으로서 최소한 누릴 수 있는 욕망을 대변한다고 해야 할까. 하인리히 뵐이 <천사는 침묵했다>에서 구사하는 폐허문학의 정수는 전쟁 자체가 제공한 참혹함이라기 보다, 살아남은 이들의 이런 실상을 세상에 알리는 게 목적이 아니었을까. 모든 게 자신이 당장 먹을 수 있는 빵으로 환산되는 전후 독일에 대한 치밀하고 생생한 묘사야말로 당시를 체험한 작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으리라.

 

소설의 또 다른 주인공 레기나 웅어는 생존을 위해 자신이 보유한 모든 물건들을 내다 판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의 삶의 공간에 스며든 한스 슈니츨러를 위해 귀한 카메라를 판 돈으로 신분증을 마련해 주기도 한다. 한스는 5월의 추위를 덜어내기 위해 석탄을 훔친다. 생존 앞에 수치심 따위는 들어설 틈이 없다. 아마 베를린에 가보지 않은 사람은 5월의 베를린 날씨가 어떤지 모를 것이다. 너무 추워서 아무 매장에나 들어가 5유로하는 싸구려 스웨터를 사 입고 돌아다닐 정도였으니 말이다. 레기나는 매혈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 때 세계를 제패하던 게르만 민족의 자긍심은 어디로 가 버리고, 자국을 점령한 연합군의 호의에 매달려야 하는 신세가 되었단 말인가.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묘사가 넘쳐나는 소설 <천사는 침묵했다>에서 종교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신도 막을 수 없었던 전쟁이 끝난 뒤, 뒤치다꺼리를 맡은 이들이 신이나 천사가 아닌 인간들이었다. 신부와 수녀들이 전쟁에서 돌아온 병사들과 민간인들을 보살피는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번에 새로 나온 <천사는 침묵했다>에는 들어 있지 않지만, 24년 전에 나온 판본에 같이 실린 단편 <하얀 천사>와 <창녀를 위한 세일즈맨 야크>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해 보자. 뻔히 지는 전쟁인 줄 알면서도 상부의 명령에 따라 병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순간에 대해 고민하는 장군의 모습을 보라. 그 명령을 거부하면, 군법에 따라 장군의 목숨이 위태롭다. 그럴 바에야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 스스로 뛰어 드는 게 낫다고 생각한 걸까. 어떤 의미도 없이 총사령부의 명령에 따라 전쟁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그런 전쟁의 부속품 같은 존재인 병사들의 애환이 그대로 드러난다. 하인리히 뵐은 자신이 전장에서 직접 경험한 체험을 바탕으로 강력한 반전 메시지를 전달한다. 도대체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전쟁이냐고 우리에게 묻는다. 말미에 패퇴하는 병사들 앞에 흰옷을 입고 등장해서 포도주와 빵을 나눠주던 여성이야말로 ‘하얀 천사’가 아니냐는 서술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얀 천사>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 <창녀를 위한 세일즈맨 야크>에서는 자신은 아니라고 하지만 어떻게 봐도 포주인 신병 야크가 등장한다. 병사들을 집어삼키는 참호전에 투입된 야크는 베테랑 후베르트의 총탄이 빗발치는 청음초에서 대화가 주를 이룬다. 아무 것도 모른 채 전선에 투입된 신병의 최후는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천사는 침묵했다>의 주인공 한스 슈니츨러는 전쟁 전에 서점직원이었다고 하는데, 야크란 친구는 세 명의 창녀에게 손님들을 끌어 주고,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그런 남자였다. 그런 포주조차 전장에 투입할 정도로 제3제국의 처지가 곤궁했단 말인가. 그렇다고 해서 그런 야크가 전쟁터에서 병사로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결국 의미 없이 소모되는 그런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어느 모로 보나 저자가 구사하는 생생한 반전 메시지는 탁월하다. 사실 내가 기대했던 폐허문학의 리얼리즘에는 좀 미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스는 전쟁 기간 중에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결코 밝히지 않는다. 그에게, 독일 민족에게 과거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표현일까? 과거와 폐허를 딛고, 생존과 번영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완수해야 하나라는 현실적 고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명징하지 않고 모호한 전개에 대해서는 대가가 되기 전인, 아직 삼십대 초반에 쓴 글(1949년/1950년으로 추정)이라 그런 지도 모르겠다. 그가 글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이 1949년이니 거의 초기작에 해당한다. <천사는 침묵했다>는 하인리히 뵐이 죽은 뒤, 1992년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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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가능하다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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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바턴이 돌아왔다. 그런데 내가 읽은 루시 바턴의 이야기가 뭐였더라. 시골 소녀가 대도시 뉴욕으로 가 작가로 성공한다는 이야기였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데뷔한 이래 지난 이십년간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무엇이든 가능하다>를 읽었다. 모두 9개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서로 유기적인 상호연관 작용을 하면서 그야말로 감칠맛 나는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라는 시카고가 자리한 일리노이주 앰개시 타운을 바탕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우리는 모든 가정은 화목하고 행복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절대적 가정은 시작부터 글러 먹었다. 일찍이 톨스토이가 말했듯이 그런 가정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런 행복하고 평안한 가정의 지속을 위해 우리 모두는 무대에 선 마리오네트 배우처럼 우리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러지 못할 땐, 그러니까 감정과잉이나 결핍으로 시달리게 되면 배우가 아닌 본연의 모습이 튀어 나와 격렬하게 싸우게 되는 것이고.

 

내가 보기에 앰개시 타운은 전형적인 쇠락해 가는 중서부 지방의 표본이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도티 블레인에 따르면, 중서부 사람들은 동부 사람들처럼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걸 싫어한단다. 예의가 아니라는 말일까? 그녀의 민박집을 찾아 자신의 치부를 그대로 드러낸 셸리 스몰 부인은 끝도 없는 수다로 자신의 욕망을 타자에게 투사하다가 그만 수치심을 느낀다. 그 다음 결과는 볼 것도 없이 적대적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이다. 올리브 키터리지 못지않은 투사형 인간 도티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모름지기 어떤 외부의 충격으로 발화된 감정을 삭이지 못하면 병이 된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닥터 스몰 부인에게 대거리하는 도티의 모습에서 뒤틀린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고향을 떠날 수 없는 앰개시 타운 사람들에게 가난은 과연 형벌일까? 도티와 에이블 남매는 어려서 쓰레기통을 뒤져 먹음직한 케이크를 찾아야 할 정도로 궁핍했다. 아버지의 부재는 블레인 가족에게 가난과 궁핍 속의 삶을 제공했다. 에어컨 회사 사장으로 성공한 에이블은 가족 연례행사인 <크리스마스 캐럴> 공연 후, 공연장에 두고 온 플라스틱 조랑말 스노볼을 찾으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스크루지 배우 링크 매켄지와 자신의 삶을 반추할 수 있는 귀중한 순간을 체험하기도 한다. 타인들이 보기에 거의 인질로 잡혀 고문 같은 경험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60대 중반의 에이블에게는 색다른 경험이었고, 자신이 진짜 좋은 사람이라는 걸 타인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귀중한 시간이었으리라. 이런 경험이 일상이지 않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모든 에피소드에 어떤 식으로든 언급되는 루시 바턴은 6번째 에피소드에 비로소 등장한다. 기다렸어요, 루시 바턴. 가족을 향한 나의 시선은 과연 올바른 것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같이 자란 형제나 자매들이 있다면, 아마 그들의 시선이 좀 더 객관적이지 않을까. 은둔형 외톨이를 자처하는 피트 오빠와 냉소주의자 언니 비키는 서로에게 신랄한 비판을 퍼붓는다. 어떻게 감정을 다룰 줄 모르는 이들의 흔한 모습이 아닌가. 인격적으로 좀 더 성숙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입장이라면 아마 이런 다툼은 불필요했겠지. 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응어리진 감정의 적절한 해소를 위해 어느 정도의 치열한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어쨌든 촉발은 루시 바턴의 고향 방문이었고, 세 남매는 나름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라고 말하고 싶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소설 <무엇이든 가능하다>의 진짜 재미는 우리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모든 관계가 결국엔 상호 연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 예전에 그래서 이런 관계가 생긴 거였어’라는 깨달음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야말로 스트라우트 작가가 <올리브 키터리지> 이래 자주 사용하는 기법이 아닌가.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진실을 후들겨 패는 작가의 실력은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것 같다. 거창한 이야기 대신, 평범한 삶을 거치면서 부대끼고 생채기난 상처들을 조심스럽게 드러내고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는 장면들에 대한 묘사는 압도적이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들을 사랑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니까. 그러나 저러나 이제 곧 다시 올리브가 돌아올 모양이다. 그런 멋진 캐릭터를 한 번만 쓰고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고 내가 말했었지!

 

지난 번 독서모임에서 어느 동지가 자신의 모습을 타자에게 모두 보여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타자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란 말이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갔다. 나의 연기 점수는 과연 몇 점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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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9-07-03 10: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궁금하던 차에 레삭매냐님 리뷰를 봤으니 곧 데려와야겠어요. ^^
이거 읽기 전에 저자의 <루시 바턴>을 먼저 읽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야말로 연작소설에 탁월한 작가가 아닌가 싶어요!

나의 연기 점수는 얼마나 될까...오늘은 곰곰 그에 대해 생각해봐야겠어요.~

레삭매냐 2019-07-03 10:45   좋아요 1 | URL
일단~ 책은 아주 재밌답니다 -

그리고 이 책 보시기 전에 <루시 바턴>
을 읽어 보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기억이 잘 나지 않아 2년 전
에 쓴 리뷰를 다시 읽어 봤네요.

귀찮으시다면 제 리뷰로 퉁을 ㅋㅋㅋ

전작이 루시 바턴 본인에 대한 이야기에
천착했다면, 이번 책은 루시 바턴의 주변
인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요.

coolcat329 2019-07-05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거 읽어야지...했는데, 루시 바턴을 먼저 읽어야 겠군요ㅠ

레삭매냐 2019-07-05 11:17   좋아요 0 | URL
두 권 모두 만족하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번 책은 타이트하지 않은 느슨한
이음새가 특히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