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자인 1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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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김재훈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리는 그림을 좋아해서, 아마 네이버에서인가 친구 신청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는 받아 주지 않았다. 그 트라우마로 나는 지금까지도 온라인상에서 익명의 누군가에게 먼저 친구 신청을 하지 않는다. 그냥 그랬다고. 그리고 오늘 그가 그리고 쓴 <더 디자인> 첫 번째 이야기를 읽게 되었을 때 바로 그 생각이 떠올랐다.

 

본문도 좋았지만 말미에 그가 쓴 프랑스혁명 이래,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한 법복귀족 혹은 부르주아 계급의 디자인 소비 습성에 대한 분석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대검귀족들이 그렇게 까다롭게 만들어 놓은 궁정 예절은 특권의식의 발로이자, 회원제 클럽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귀족사회에 들어갈 수 있는 하나의 입장권 같은 것이었다. 지금은 혈통귀족의 자리를 대신한 자본귀족이 자본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아방가르드 스타일의 전위적 디자인에 대해서도 저자는 상식과 보편을 엄수하라고 정중하게 요청한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어쩌면 상식과 보편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그 무엇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디자인 혹은 브랜드는 엄밀하게 말해서 커스터머의 주문에 의한 주문제 생산양식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스티브 잡스 같은 괴짜 천재는 실용성을 포기해 가면서까지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고집해서 결국 대중을 설득하는 마성으로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그런 성공담이 모든 케이스에 적용되는 건 아니니 염두에 두도록.

 

덜어낼수록 풍부해진다는 뜻의 “Less is more”라는 명언을 남긴 루트비히 비스 반 데어 로에의 아이디어도 마음에 든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 기능주의야말로 디자이너들을 압박하는 하나의 구호가 아니었을까. 그 어느 때보다도 기술 복제가 용이해지고, 대중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겸하게 된 시대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일은 쉽지가 않게 되었다. 아니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만들 때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낸 것일까? 절대 아니다. 그는 현존하는 요소들을 이용해서 기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그냥 나온 게 아니구나 싶다.

 

한 때 자유와 해방 그리고 섹시의 상징이었던 청바지가 어느새 주류 사회에 편입되어 하나의 패션으로 인정받게 된 점도 아이러니하다. 리바이스 청바지만 해도 감지덕지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디자이너 청바지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뛰어 넘게 된 점을 단순하게 산업적 관점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에도 공감이 간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데님이라는 말도 프랑스 님 지방의 원단에서 왔다고 했던가. 청바지에 리벳을 박아 넣자는 아이디어도 당시로서는 참으로 신박한 아이템이 아니었을까. 아이팟의 경우처럼, 아무리 터무니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라도 상품화하는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 스티브 잡스 같은 혁신적 사업가에게나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내가 전혀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즐거움 중의 하나는 모르는 정보에 대한 습득이다. 추파 춥스 포장지의 디자인을 현대 미술의 거장 살바도르 달리가 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현대 산업 디자인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 디자인의 세계는 또 어떤가. 자동차 산업은 아무래도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브랜드와 기능성이 더 우선이 아닐까.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를 기용해서 디자인을 뽑아도, 정작 자동차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점은 디자인이 갖는 힘의 한계에 대한 방증인가 아니면 자동차 제조 기술이 일류 회사들의 그것보다 못하다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

 

자동차 애호가들이라면 누구나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포르쉐의 개발자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군수지원 차량을 제작하면서 부역했다는 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알게 됐다. 며칠 전 다이소에서 전범기업으로 알려진 모리나가 제과에서 만든 밀크카라멜을 집었다가 도로 내려놓았는데, 삶 가운데 앎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나의 작은 소신을 지킨 것 같아 조금은 뿌듯해졌다.

 


1편도 흥미로웠는데 <더 디자인> 2편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 지 궁금하다. 아, 마지막으로 제주도에 세계적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지니어스 로사이>라는 미로가 있다고 하는데 언젠가 다시 제주도에 가게 되면 한 번 찾아가 보고 싶다. 진짜 가보고 싶은 곳은 오사카의 <빛의 교회>라는 곳이지만 당장 갈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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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5-28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요런 책이!! 소장욕구 뿜뿜이네요 ㅠ0ㅠ (오늘도 장바구니..)

레삭매냐 2019-05-28 22:02   좋아요 1 | URL
아마 예전에 나왔던 책인데 개정판
으로 나온...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제 리뷰를 뒤져보니
9년 전에 <디자인 캐리커처>라는 제목
으로 나왔던 책이네요.

그 때도 리뷰를 썼었구요 ^^

chika 2019-05-30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밀크캬라멜 먹지 말아야겠네요. 반가운 마음에 저도 먹어볼까, 했었는데.

저도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를 보고 싶지만. 유일하게 본태박물관에는 가봤습니다. 좋더라고요 기회되시면 가보길 추천합니다 ^^

레삭매냐 2019-05-30 11:47   좋아요 0 | URL
전범기업 제품은 자발적으로 패스하는
것으로 ㅋㅋㅋ

일본 뭐시기 맥쥬도 먹지 말라던데...

본태박물관은 제주에 있는 것인가요.
당장에라도 가보고 싶네요 :>
 
검은 개
이언 매큐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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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언 매큐언의 읽지 않은 책은 3권이 남았다. 항상 그런 법이지. 전작 읽기를 시작하면 그 작가의 모든 책은 다 구해서 읽게 되는 법. 이언 매큐언의 신작 소설도 올해 출간 예정이라고 하던데, 구간과 신간을 기대하는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이번에 새로 나온 <검은 개>는 내가 읽은 이언 매큐언의 12번째 책이다.

 

소설을 이끌어 가는 화자는 소설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준과 버나드 트리메인 부부의 사위 제러미다. 8살의 나이에 부모를 교통사고로 잃은 제러미는 삼십대 중반에 만난 아내 제니와 가정을 꾸리면서 유년의 상처를 치유하고 비로소 삶의 구원을 얻었다고 했던가. 남들과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린 트리메인 부부에게서 유사 부모라는 감정을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세계대전에서 영국 첩보대의 일원으로 일한 버나드와 통역사로 복무한 준은 전쟁의 폐허에서 새로운 유럽의 재건을 꿈꾸며 공산당에 가입한다. 원래부터 합목적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던 버나드는 냉철한 이성주의자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준은 1946년 직후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떠난 신혼여행 중, 랑그도크 지방에서 “검은 개”를 만나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광채를 만나 신비주의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준과 버나드 부부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출판사 사장이었던 제러미는 장모 준이 병에 걸려 프랑스에서의 은둔 생활을 마치고 영국에 돌아와 요양원에 지내는 동안, 죽음을 대면하게 된 준의 회고록 작성에 돌입한다. 자신의 부모처럼 생각했던 준과 버나드의 삶에 대한 추적은 어쩌면 제러미가 추구했던 구원의 완성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노련한 저자 이언 매큐언은 한 때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젊은 공산주의자 청춘들의 삶에서 실패한 것으로 귀결된 사회 변혁에 대한 이상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준이 요양하던 영국 윌트셔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현장으로 달려간 장인 버나드와 제러미의 일탈적 모험으로 이어진다. 준은 아마추어 곤충학자로 활동하던 버나드는 아름다운 심페트룸 상귀네움(Sympetrum sanguineum: 고추잠자리의 학명)을 잡아 살충병에 포획하는 젊은 신랑에 모습에 경악을 감추지 않는다. 이 젊은 두 부부의 간극은 어쩌면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메울 수가 없었던 게 아닐까. 물론 베르주리 인근에서 준이 경험하게 되는 ‘검은 개’와의 조우에 비하면 고추잠자리 사건은 아무 것도 아니었겠지만 말이다.

 

자신을 다른 새의 둥지를 차지하려는 “뻐꾸기”라고 생각하는 제러미에게 준과 버나드 부부의 미스터리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야기 소재가 아니었을까. 제러미는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장인 장모 부부의 결혼생활에 개입하면 할수록, 미스터리가 증폭되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된다. 사적 관계인 부부 사이의 간극과 갈등도 해소하지 못하는 우리 인간이 어떻게 타인의 물질 조건들을 변화시켜 궁극적으로 거대한 사회적 변혁을 이루겠냐는 작가의 날카로운 지적은 또 어떠한가.

 

장모 준이 살던 랑그도크 베르주리 인근을 하이킹하던 제러미가 대면하게 된 식탁에서의 느닷없는 가정 폭력에 현장은 유럽 대륙에서 행해진 숱한 폭력의 재현이 아니었을까. 나치 독일의 프랑스 점령에 대항하는 마키단의 활약과 폴란드 마이다네크 수용소에서 싹튼 제러미와 제니의 사랑, 1956년 헝가리 사태를 계기로 결국 공산당에 환멸을 느낀 노동당 정치인 버나드 트리메인의 결정 등이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역사적 현실 앞에 귀결되는 장면을 통해 이언 매큐언은 우리 인간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검은 개>는 지금까지 내가 만난 이언 매큐언의 소설 중에서 가장 정치적 색깔을 지닌 책이 아닐까.

 

물론 트리메인 부부가 결정적으로 갈라서게 된 배경에는 그놈의 ‘검은 개’가 있었다. 어쩌면 트리메인 가족에게 검은 개는 금기어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처음에 제러미가 준과 버나드의 회고록을 쓰겠다고 나섰을 때, 괜한 짓을 한다며 트리메인 자녀들이 반대하지 않았던가. 마키단을 수색하기 위해 독일 게슈타포가 마을에 투입한 수색견이라는 시장 엑토르의 추론 앞에서 저자가 구사하는 이야기가 이렇게 다양하고, 얼마나 멀리 나갈 것인지 궁금해졌다. 나 같은 보통 사람에게 역사 앞에 선 개인의 책임에 대해 그리고 도도하게 진행되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가운데 우리가 보고 느낀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라는 질문은 좀 버겁기까지 했다. 과연 미래의 거장다운 풍모가 느껴지는 서사가 아닐 수 없다.

 

대단히 정치적 서사에 개인의 삶과 갈등 그리고 구원이라는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주제를 녹여낸 이언 매큐언의 내러티브는 그 어느 작품보다도 강렬하게 나를 타격했다. 아마 그 후유증은 적잖이 오래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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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9-05-21 16: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언 매큐언...우아 12번째라니!!!! 근데 <여행의 이유>읽으면서 레삭매냐님 생각 났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19-05-21 16:35   좋아요 1 | URL
빈프리트 게오르크 제발트와 더불어
제가 자신 있게 모든 작품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이한 작가 중의 하나랍니다.

그나저마 <캄포 산토>는 다시 읽고 리뷰를
써야할 것 같습니다.

목나무 2019-05-21 17: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넛셀>에 실망하고 나서 이후 나온 <솔라>도 안 읽고 이건 한번 읽어볼까 말까 고민만 하던 중인데... 음~~~ 딱히 빨리 읽어야겠다는 마음은 안드네요. ㅎㅎㅎ;;;;
그래도 자칭 이언 매큐언 빠순이니 언젠가는 읽겠지요. ㅋㅋㅋ

레삭매냐 2019-05-21 17:35   좋아요 1 | URL
<넛셸>은 말씀해 주신 대로 좀 실망
이었지요. 아무래도 연세가 드셔서
패기 혹은 총기가 쩜... ㅋㅋ

그런데 <솔라>는 무척 재밌게 읽었죠.

요 책은 한참 때 나온 책이라 재치와
이언 매큐언 특유의 블랙 유머가 많이
첨가되어 있답니다.

syo 2019-05-21 18: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레삭매냐님 발이 빠르시다....

이 책 최초의 알라딘 리뷰가 레삭매냐님 리뷰가 된 것은, 이 책 입장에서도 정말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레삭매냐 2019-05-21 21:53   좋아요 0 | URL
지나친 상찬이시지만...

너무 기분이 좋삽니다, 감사합니다 시오님.

뒷북소녀 2019-05-23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혹시... 이 글 읽으면 스포 당한건가요?ㅋ
 
마리의 돼지의 낙타
엄우흠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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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엄우흠 작가의 <마리의 돼지의 낙타>를 읽었다. 서사는 강렬했다. 그리고 천명관 작가의 데뷔작 <고래>가 떠올랐다. 판타지와 도시 전설 같은 조금은 황당해 보이는 전개 때문이 아니었을까.

 

수도권 인근의 가상도시 위성시에는 무동(無洞)이라는 이름의 마을이 있었다. 원래 비닐하우스에는 식물이 살아야 하는데, 무동의 검은 비닐하우스에는 사람들이 살았단다. 한문을 전공한 공무원의 발상이긴 했지만. 무동이라... 서사의 중심에는 경수네 가족이 등장한다. 원래 경찰을 하던 경수 아빠는 어떤 이유(이게 킬포다!)에서 경찰을 그만두고 분식집, 문방구, 치킨가게 운영에 나선다.

 

고유의 엠에스지에 중독된 어린이들의 입맛은 좋은 재료를 추구하는 경수 아빠의 경영 철학과 도무지 맞아 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게다가 떡볶이에 영혼에 담기지 않았다는 어느 발칙한 여학생들과 말다툼을 벌이고, 경수 아빠가 변태라는 낙서까지 이어지면서 경수네 가족은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들 경수는 순대를 휘감고 한바탕 난리를 치지 않나. 하긴 곧 이어 등장한 무동 마을의 낙타에 비하면 순대 소동은 애교에 가깝다.

 

10년 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뉴타운타령처럼 재개발과 그에 관련된 재산증식의 욕망을 작가는 정확하게 타격한다. 그놈의 재개발 때문에 결국 무동 마을의 비극이 시작되었고, 경수 아빠가 살해당했으며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고대해 마지않던 재개발은 물 건너갔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손해 보는 게임은 아니었다. 한 때 무동에서 칩거하면서 음악에 정진하던 로큰롤 고(광석 아빠)는 토마토 문 여사를 만나 아들들을 자그마치 12명이나 생산해내지 않았던가. 열 명의 형제가 모두 열사의 땅 중동으로 날아가 토마토 문 여사의 이재에 기반이 된다. 어쩌면 인력이 재산이 되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은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는 초저출산 국가가 된 마당에, 그런 시절이 있나 싶다.

 

다시 판타지 서사로 돌아가 볼까. 집시 출신이라는 민구/마리 패밀리의 낙타는 돼지가 낳았다나. 변호사 찜쪄먹을 만한 구라를 구사하는 민구의 인간 광합성 이야기에 인호와 유미를 비롯한 동네 아이들은 넋을 빼놓을 지경이다. 그나마 좀 영민한 송인호 친구가 민구의 이야기를 반박하지만 마리 누나가 몰고 나타난 낙타의 모습 앞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아니 도대체 이런 이야기들은 나를 위한 맞춤형 이야기가 아닌가. 기본적으로 소설이 지어낸 이야기라는 점에서 현실성 따위는 무관하다는 건가. 왜 이렇게 이야기가 재밌는 거지. 어차피 소설이라는 걸 잘 알고 읽는 데, 판타지 장르로 퉁치면 불가능할 게 없을 것 같다.

 

마리네 돼지가 낳은 낙타가 판타지를 대변한다면, 경수의 삶은 리얼리티 쇼에 가깝다. 요즘 텔레비전에서는 먹방이 대세라는 데 광석이처럼 가난 체험을 파는 장사는 어떨까 싶다. ㅎ하긴 먹방이 가성비 최고의 방송이라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러하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대학 진학해서 잘 나갈 것 같았던 인호는 목욕관리사가 되어 미래의 사우나 사장의 꿈을 꾸다가 동종 업계 진출하려는 동갑내기 수지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디 우리네 삶이 우리의 뜻처럼 진행된 적이 있었던가를 우렁차게 외치는 그의 패기에 감탄했다. 참 경수는 3년 간의 빵살이를 마치고 출소했지 아마. 그 사이의 빈 공간들이 그야말로 신의 한수처럼 다가왔다. 경수 아빠가 죽은 뒤에 그의 삶이 어떻게 흘러 갔는지에 대해 시시콜콜하게 말할 필요는 없다는 거지.

 

자신의 여자친구 유미와 영배의 바람 장면을 목격하고도 분노하지 않는 남자 경수. 후반으로 가면서 엄우흠 작가는 사전에 깔아둔 떡밥들을 하나둘씩 거두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소설 <마리의 돼지의 낙타>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미션을 가지고 있다. 작가가 초반에 모호하게 설정한 설명과 도대체 누가 경수 아빠 한동환 씨를 그렇게 집요하게 따라 다니면서 괴롭혔는지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다. 멋지다!

 

제법 두터운 책이라 이주 전에 받았을 때 좀 놀랐는데, 막상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니 너무 재밌더라. 한 이틀 정도 걸려서 집중적으로 읽었다. 어느 선량한 개인의 비극적 삶의 여정, 무동이라는 공간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에 대한 타격 그리고 마리의 낙타로 대변되는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근사하게 차려진 연회에 배부르게 포식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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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9-05-16 13: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진 독서를 하신 것 같군요. 두꺼운 책을 그것도 흥미롭게 읽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있지요.

레삭매냐 2019-05-16 17:18   좋아요 1 | URL
생각보다 금세 읽을 수가 있어서
말씀해 주신 대로 아주 뿌듯하더라구요 :>

게다가 재밌기까지 하니 더 좋았어요 -
 
치과 의사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3
M. C. 비턴 지음, 문은실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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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관심을 가져 오던 시리즈인데 이번에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서 빌려다 보게 됐다. 이 책 저 책 읽다 보니 근 일주일이나 걸린 것 같다.

 

1936년에 태어 나신 매리온 채스니(M.C.) 비턴 할머니는 우리 나이로 올해 84세인데도 왕성한 집필 활동 중이다. 내가 이번에 만난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 중의 하나인 <치과 의사의 죽음>(1997)은 작년에 발표된 <정직한 남자의 죽음>까지 모두 33편 중의 13번째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스코틀랜드 고지대 그러니까 그 동네 사람들이 하일랜드라고 부르는 곳의 로흐두 마을 순경 해미시 맥베스의 사건에는 항상 죽음이 개입되어 있다는 말인가 보다. 이거 흥미진진하군.

 

매리온 할머니의 경력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처음에 조그만 서점의 판매 직원으로 출발해서 신문사와 잡지사에서 연극비평가, 비서, 패션 에디터 그리고 범죄를 주로 다루는 사회부 기자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미래의 추리소설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진 것으로 추정된다. 해리 스콧 기븐스를 만나 결혼한 뒤에는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초반에 신랑은 레스토랑에서 접시닦이 그리고 매리온은 웨이트리스로 일하다, 루퍼트 머독의 타블로이드 신문 <스타>에 캐스팅이 되었다나. 그후 다수의 로맨스물과 여름마다 서덜랜드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피싱스쿨에서 해미시 맥베스 창조에 대한 영감을 받았단다. 뭐 이 정도면 우리의 주인공 해미시 맥베스에 대한 얼개는 완성되었으니 본격적인 이야기에 들어가 보자.

 

문제의 시작은 치통이었다. 군대에 있을 때, 다른 건 몰라도 이가 아프다고 하면 제깍 병원에 보내 주었다. 그 정도로 이 아픈 건 봐줄 수 있다는 말인가. 해미시 맥베스는 치통 때문에 치과를 찾게 된다. 인근에 치과라고는 이가 아프다고 하면 무조건 발치해 버리는 것으로 악명 높은 길크리스트 밖에 없다. 그의 진료실을 찾은 해미시 순경은 니코틴 중독으로 살해당한 뒤, 드릴로 이가 모두 뚫려 있는 치과 의사를 발견한다.

 

참 그전에 스코츠먼 호텔의 금고에 든 25만 파운드의 거액이 도난당하는 사고도 있었지 아마. 호텔 지배인은 비용을 아낀답시고 나무판자로 된 금고에 돈을 두었다나. 서덜랜드에서는 도무지 비밀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다. 거액의 절도사건과 바람둥이 치과 의사의 죽음이 혀에 혀를 타고 불길처럼 번져 나간다. 게다가 항상 사건의 이면을 조사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는 해미시에게 적대적인 블레어 경감은 초동수사 단계에서부터 해미시를 배제하고 강압적인 방식을 고수한다. 본청으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하고 홀로 고군분투하는 해미시가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네.

 

보통 이런 강력범죄에는 동기가 필요한데,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사 정보와 해미시의 탐문수사만으로는 도저히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해미시는 스코츠먼 호텔 도난 사건과 길크리스트 살해사건이 모종의 관계가 있으리라는 점을 직감으로 알아 차린다. 그렇다 우리의 주인공 해미시 순경은 올드 스쿨 스타일의 경찰이다. 어떤 조력도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하느 순간, 헤어진 여자친구(?) 프리실라의 지인으로 아름다운 외모의 세라 허드슨이 등장해서 해미시를 지원한다. 솜씨 좋은 해커가 되어 해미시가 접근할 수 없는 블레어 경감의 계정을 해킹해서, 블레어가 해미시에게 보여주지 않는 사건 보고서들을 읽는데 성공한다. 어느 순간, 세라가 이 범죄에 가담한 공모자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얼치기 독자의 너무 앞서 나간 설레발이었다.

 

단순해 보이던 사건은 해미시가 치과 의사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니코틴 증류소를 찾던 중, 하일랜드에서는 일상이라는 밀주제조를 해서 대량공급하던 악당 스마일리 형제들에게 납치 감금되어 토탄 숲에서 일생을 마감할 뻔 하기도 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한다. 결국 사단의 원인은 바람둥이 치과 의사의 정도를 넘어선 바람이 문제였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을 꼬시기 위해 자신의 재정 상태를 넘어서는 소비가 필요했고, 지킬 수 없는 약속들을 남발했다. 그에 대한 대가는 바로 자신의 죽음이었다.

 

해미시는 탐문 수사 중에 하나의 비극을 만나게 된다. 그건 바로 자신의 수사를 돕던 프레드 서덜랜드 씨의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었다. 이 동네에서는 도대체 비밀이라고는 없다. 특히 연세 드신 노인분들에게 살인사건만한 자극적인 뉴스거리도 없지 않은가. 해미시 순경의 짧은 로맨스도 거의 실시간으로 로흐두 사람들에게 중계되는 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그만 치과 의사를 죽인 범인이 조여 오는 압박감에 그만 프레드 씨마저 살해한 것이다!

 

양식연어가 아닌 강에서 해미시가 직접 잡은 연어를 원하는 점쟁이 앵거스는 또 어떤가. 그는 자신에게 점을 보러 오는 이들에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기가 막힌 재주를 가지고 있다. 점을 본다고 하지만, 앵거스 역시 동네 사람들이 물어다 주는 정보를 바탕으로 가공 조립하는 역할을 할 따름이다. 세라는 앵거스에게 여행용 앙고라 담요를 전달하고,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 간다. 해미시와 보낸 격정의 밤은 그저 하룻밤의 즐거움이었단 말인가! 역설적으로 프리실라와 다시 잘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는 점을 주목해야할 것 같다.

 

어젯밤에 자기 전에 조금만 보고 자야지 하고 섣불리 덤벼들었다가 모조리 다 읽고 나서 새벽 2시에 잠들 수가 있었다. 이럴 수가 있나 그래. 그 정도로 재미는 있었다. 아무래도 M.C. 비턴의 다른 죽음 시리즈들도 하나씩 구해다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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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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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다시 앤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었다. 처음에 출간되었을 적에는 그렇게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었는데, 아마 어느 방송인지 팟캐에서 소개된 다음에 다시 인기를 끈 모양이다. 내가 8년 전에 읽고 쓴 리뷰가 그렇게 북헌터들의 눈길을 끌었고 그들에게 책을 팔라는 정중한 제안을 이메일로 받기도 했었다. 물론 책은 팔지 않았다. 원래 심리가 그렇지 않은가. 그리고 이번에 새로운 출판사에서 같은 역자로 재출간되었는데 기존의 버전과 어떤 변별력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궁금하다.

 

그 소식을 들은 나는 8년 만에 앤드루 포터의 전설이 되어 버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다시 읽었다. 여기서 킬포는 바로 다시. 그렇게 수도 없이 책을 읽어대는데 8년 전에 읽은 기억이 온전하게 남아 있을까? 전혀 아니올씨다였다.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만나는 책이었다고나 할까. 그것은 마치 장삼봉 선생에게 태극권을 전수받던 장무기가 태극권의 초식을 모두 잊어버리는 것과 같은 그럼 느낌이랄까. 언제나 새 출발은 좋은 법이지.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에는 모두 10개의 삶을 관통하는 단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단편들의 화자들은 모두 1인칭의 나이다. 어디선가는 알렉스로, 폴 아저씨로 불리는 내가 그리는 삶의 궤적은 앤드루 포터 작가의 그것을 따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교외에 사는 중산층 가정의 친구 탈이 구멍에 죽은 사건은 어른으로 성장한 나에게 여전한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기억은 사실마저 왜곡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던가. 어쩌면 나의 실수로 구멍에 빠져 죽은 친구 대신, 자신이 죽었을 수도 있었다라는 냉혹한 사실로부터 는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언뜻언뜻 비치는 미국 서브컬처에 대한 진정성 넘치는 묘사가 생경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을 꿈꾸던 아버지와 변호사 어머니의 예정된 결별을 목격하는 자식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꿈을 추구하는 이와 현실의 견고한 벽과 맞서 싸워야 하는 이가 한 때는 서로 열렬하게 사랑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그 갈등 속에서 나의 자리는 어디였을까, 어머니를 비난하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이었을까? 그 때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있는 법이다.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 그동안 형성된 가치관 때문에 그러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전도유망한 미래의 의사이자 피앙세 리처드와 에스파냐 여행 중에 결혼을 앞두고 결별선언으로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에이미 누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또 어떤가. 자신이 어려서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재는 그 무엇으로도 메워질 수 없었다. 유사 아버지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톰의 모습이 그러니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다. 혼전계약서니 투자실패니 하는 것은 그런 부정적 감정의 당위를 위한 설정으로 읽힌다. 진짜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는 의붓아버지의 존재는 영원한 이방인으로 귀결될 뿐.

 

다양한 형태로 분화 중인 미국 가정의 형태는 <아술>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이 11년 전에 발표된 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모습은 더 다를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가 없는 우리 부부는 아술이라는 벨리즈 출신 교환 학생을 1년간 집에 들인다. 이 아술이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가정에 핵폭탄을 터뜨리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냐는 것 뿐. 녀석은 동성친구 라몬과 기묘한 관계 속으로 빠져 들고, 당시에는 불법이었던 대마초를 피우고(아마 지금은 합법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음주를 꺼리지 않는다. 부모가 아니면서 동시에 외국인 교환 학생 아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 아내 캐런과 나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일까. 모든 가정마다 다 가지고 있는 문제는 극단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머킨>에서도 저자는 평이함 가운데 특별한 무엇을 끄집어낸다. 이웃에 사는 연상녀 린의 가짜 애인 행세를 하는 특수학교 교사 나에게는 호세라는 특별한 학생이 있다. 세상이 알아듣지 못하는 자신만의 언어로 시를 발표하겠다는 호세의 고집만큼이나 린의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가짜 애인 리허설을 하는 장면도 소통이 불가능한 현실을 상징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고 보고 싶은 것만을 원하고, 그걸 아는 이들은 그들에게 그들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보여 주려는 것이다. 아마 그에 대한 좋은 예로는 <굿바이 레닌>만한 영화가 없을 것 같다.

 

이웃집 벤틀리 부인을 사랑했던 나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애인이 있으면서도 빛과 물질에 대한 물리학 강의를 하던 노년의 교수님과 사랑에 빠진 나 헤더의 이야기 등 견고한 일상에 바늘 하나 만큼의 균열을 잡아내는 십년 전 신예 앤드루 포터가 구사하는 서사는 이 방면의 대가 제임스 설터를 자동적으로 떠올리게 한다. 다시 한 번 나는 묻게 된다. 과연 나는 얼마만큼 삶의 진실에 다가가 있는지 그리고 내가 삶의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진실은 아니 믿고 싶은 진실은 진짜냐고. 빛과 물질이 교차하는 혼란스러운 이 순간에 그게 무슨 의미일까에 대해서도.

 

앤드루 포터는 지금까지 딱 두 편의 작품만을 세상에 소개했다. 2008<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그리고 2012<어떤 날들>. 후자는 전자만큼의 아우라를 내지 못하고 입소문도 그만 못한 느낌이다. 정말 오래 전에 사서 아직까지도 읽지 않은 <어떤 날들>을 읽어 보고 싶어졌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언제나 그런 것처럼.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는데. 앤드루 포터 씨, 신간을 좀 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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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19-05-15 20: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절판됐다가 이번에 새로 나온 숨은 명작이군요. 늦게 독서에 눈 떠 읽고싶은 책은 많은데 이렇게 계속 쌓이니 마음만 급하네요 ㅎㅎ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하고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 2019-05-16 17:19   좋아요 1 | URL
입소문이 자자해서 결국 새로운 출판사
에서 나온 모양입니다.

앤드루 포터 작가도 과작하시는 양반이라
책이 많이 없네요.

다시 읽어도 좋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