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모든 것을 다 삼켜 버린 공룡 너튜브에 올라온 영화 리뷰를 한 편 보았다. 원래 영화를 볼 생각이라면 이런 리뷰는 보지 말아야 하는데. 하지만 어쩌랴 얄팍한 계산수가 팍팍 작동하여 1시간 40(정확한 러닝타임도 모른다) 투자하느니 그냥 10여분 짜리로 가자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리뷰를 본 다음 결국, 찾아서 영화를 보게 됐다. 그렇게 가는 거지.

 

일단 이놈의 영화 <더헌트>는 이유를 모른 채, 어딘가로 끌려온 11명인가 12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인간사냥을 당하는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고 있다. 영화 리뷰에서 못봤는데, 그들을 실어 날르는 비행기 안에서 이미 잔혹한 킬링 스프리는 시작된다. 그것도 하이힐로! 오마이갓! 어려서는 이런 무서운 장면들은 눈을 가리고도 못 보았는데... 이제는 하도 단련이 돼서 그런지 뭐야 이게 싶다. .

 

그리고 사람들이 입에 재갈을 물린 채, 하나둘씩 깨어나기 시작한다. 벌판에 무슨 커다란 나무상자가 하나 놓여 있고, 어느나라 위대한 국회의원께서 당당하게 국회의사당에서 그 위용한 과시한 노루발이 등장한다. 한 마디로 말해 노루발로 나무상자를 뜯어 보라는 말이렸다. 고 안에는 재갈을 푸는 열쇠와 각종 소화기들이 찬란하게 진열되어 있다. 그 순간, 사방에서 사람들을 향해 총탄이 날아들기 시작한다.

 


비록 소화기들이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된 훈련도 받아 보지 못한 민간인들이 보이지 않는 적들을 상대로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들은 하나둘씩 처참하게 죽어 나가기 시작한다. 함정에 빠져 꼬챙이에 찔려 죽기도 하고,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해서 도망치다가 이번에는 지뢰를 밟아 쾅! 철조망을 넘다가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에 당하기도 한다. 부상을 당해 도망가던 이에게 수류탄이 날아든다. 이건 정말 창의적인데 그래.

 

어느 주유소 옆의 상점으로 가까스로 탈출하는데 성공한 3인조는 전화기로 구조를 요청해 보지만, 그들 역시 인간사냥의 덫으로부터 달아날 수가 없었다. 나이 지긋한 부부 역시 인간사냥팀의 일원이었던 것이다. 한 명은 진열된 음식을 먹고 독살됐고, 또 한 명은 독가스에 그리고 산탄총에 맞아 희생된다. 도대체 이들은 무슨 이유로 이들을 죽이는 걸까?

 

그 순간, <더헌트>의 진짜 주인공 스노볼이라는 별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등장부터 비범하다. 스노볼은 깔끔하게 3인조의 시신을 처리한 부부에게 어디가 어디냐는 질문을 던진다. 아칸소라고 주저하며 대답하는 주인장 노부부. 담배 한 갑을 달라며 20달러 지폐를 내니 10달러와 잔돈을 내준다. 그 순간, 카운터의 할머니를 공격하고 곧바로 할아버지에게 총질을 해대는 스노볼. 아칸소에서는 담배가 6달러라고. 노부부는 준비를 제대로 못한 죄로 그만 스노볼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고 만다.


 


주유소에서 살아남은 희생자 동지는 그들을 추격하는 드론을 총으로 격추시킨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켰다는 스노볼의 핀잔을 먹는 남자. 둘은 달리는 기차 위로 올라 타고, 그 안에서 난민 일행을 만난다. 이 설절은 좀 뜸금 없는데 킬링 스프리를 기획한 이들이 이 정도의 스케일을 구사한다는 말이지. 기차까지 동원해서. 대단하다 대단해.

 

남자는 기차 안에서 만난 아랍계 남자를 의심한다. 처음에는 어느 나라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언어를 말하는데, 남자의 예상대로 게리라고 불리는 남자는 인간사냥팀의 일원이었다. 코네티컷 출신의 남자는 유엔군으로 보이는 이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유창한 영어로 남자와 스노볼을 조롱한다. 결국 그도 수류탄이 바지에 넣어져 산산조각이 되고 만다. 남자는 그 사이에 어디론가 도주한다.

 


스노볼은 난민캠프에서 영화의 초반 나무상자를 뜯지 말라고 경고하던 아저씨 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미국 대사관인지 어디선가 나타난 정장 차림의 남자의 에스코트를 받아 어디론가 떠난다. 이상한 낌새를 챈 스노볼은 정장 차림의 남자에게 일격을 가하고, 참교육을 시전한다. 그리고 그의 트렁크에서 기차 씬에서 도주한 남자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 다음, 스노볼은 처음에 나무상자에서 튀어나왔던 꿀꿀이 오웰을 데리고 인간사냥팀의 본진을 습격해서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계획한 아테나를 찾아나선다. 스노볼에 버금가는 실력을 지닌 엔딩 씨퀀스의 아테나와의 대결은 영화 <킬 빌>의 서두를 장식하는 버니타 그린과 키도와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스노볼의 처절한 복수가 시작된다.

 

아 그리고 보니 첫 장면을 말하지 않았는데, 오래전 단톡방에서 이루어진 킬링 스프리를 암시하는 대화로 인간사냥팀의 선수들이 직장에서 해고되는 일련의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을 온라인으로 격렬하게 비난했던 이들을 끌어 모아 복수전을 감행한다. 그게 바로 이 킬링 스프리의 본질이었던 것이다.

 

상당히 비급 정서로 제작된 영화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더니, 오히려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많은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화보다 어떤 미스터리를 툭 던져두고, 하나씩 풀어 나가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일로 출발한 사건에, 일단의 인간사냥팀이 앙심을 품고 다분히 미국적인 방식인 총기를 사용한 폭력적 방식으로 해결에 나선다는 게 문제의 발단이다. 대화 따위는 필요 없다, 총알이 법이지. 그동안 세계 경찰로 군림해온 미국이라는 국가가 팍스 아메리카를 건설한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다.

 

인간사냥팀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자본의 힘이다. 잘 나가는 그들이 보유한 자본은 바로 권력으로 치환된다. 그들이 소유한 자가용 제트기 승무원은 자신이 서비스하는 고급 와인이나 캐비아는 맛도 보지 못했다. 그들이 자신의 돈줄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인간사냥이 시작되기 전 기내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도 눈을 감는다. 그들이 고문관으로 교육을 담당한 용병 아저씨도 마찬가지다. 고용주에게 살인기술과 전략을 가르쳐 주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별 것 아닌 요소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야말로 소름이 끼친다.

 

완벽하게 진행될 것 같았던 그네들의 계획은 스노볼의 등장으로 무산된다. 타겟을 고를 적에 그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좀 더 세심한 배려를 해야 했던 게 아닐까? 시골 출신 스노볼이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부상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아니 오래전 한 근육질하던 람보나 마동석 같은 이들이라면 아예 리스트에도 올리지 않았겠지. 한 마디로 말해 자본 권력을 지닌 인간사냥팀은 그야말로 손쉬운 먹잇감들만 사냥감으로 고른 것이다. 그들이 진짜 복수를 하고 싶었다면, 온라인상에서 자신들을 비난한 이들이 아니라 자신들을 해고한 이들을 상대로 했어야 했다. 출발부터 어그러진 계획이 성공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았을까.

 

영화 포스터를 유심히 살펴보니, 영화 <퍼지>의 제작자가 만든 영화라고 한다. 그 영화를 떠올려 보니, 어떤 맥락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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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멸 알베르토 모라비아 Alberto Moravia 시리즈 1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본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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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가을에 중고서점에서 알베르토 모라비아라는 전혀 알지 못하는 작가의 <경멸>이라는 책을 살 뻔 했었다. 그런데 왜 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한 6개월 정도 지나, 이 작가가 현대 이탈리아 문학을 대표하는 선수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 이래서 일단 책은 사두어야 한다. 당장 읽지는 않아도 말이다. 그래서 부근의 중고서점을 수배해서 사냥에 나서려고 했다가 귀찮아서 결국 지난 주일날 폐관 5분을 남겨 두고 도서관에 난입해서 책을 빌렸다. 폐관 5분 전이니 빨리 나오셔야 합니다라는 도서관 직원분의 말이 아직도 나의 뒤꼭지를 잡아끄는 듯한 느낌이다.

 

이탈리아 문학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본북스에서 나온 모라비아 시리즈의 서두를 장식하는 <경멸>로 모라비아 선생 읽기를 시작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과연 유대계 이탈리아인인 모라비아의 대표작이라 불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담이지만, 이 소설을 바탕으로 누벨바그의 기수였다는 장 뤽 고다르 연출로 <사랑과 경멸>이라는 영화도 만들어졌다. 어렵사리 영화를 구해서 잠깐 보았는데, 여주를 맡은 당대 최고의 섹스 심볼 브리짓 바르도(맞다, 울나라 사람들이 개고기 먹는 야만이라고 비난한 그 사람이다)는 그야말로 여신이었다. 퇴폐미 넘치는 소설의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에밀리아가 환생하지 않았나 뭐 그런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리카르도 몰티니를 궁지로 몰아넣는 빌런 역의 바티스타를 맡은 잭 팰런스도 인상적이었다.

 

소설 이야기하기 전에 또 삼천포로 간 모양이다. 다시 원대복귀하자.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로마. 27세 몰티니는 2류 저널리스트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그의 꿈은 극작가다. 하지만,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 에밀리아가 집을 사고 싶어 하는 소망 때문에 돈에 영혼을 팔았다.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일로 집 대출금과 자동차 할부금을 갚아야 한다. , 2021년의 한국의 그것과 너무 닮지 않았나 말이다. 이래서 삶이라는 연극은 시공을 초월한다고 작가는 쓴 걸까? 그렇다면 그의 통찰력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소설의 메인 스토리는 아름다운 아내에 대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의처증 때문에 결국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문제적 남자 몰티니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이 지성인이자 개화된 인간을 자처하는 먹물 타입의 인간은 아내의 무학을 깔보고 무시한다. 집안 사정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에밀리아이지만, 그녀는 주관이 뚜렷하고 자신이 할 말은 하는 그런 직선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입만 열면 아내를 죽도록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온갖 망상에 쩔은 착각과 엉뚱한 발상으로 아내를 의심한다.

 

그런데 그 내면에는 쁘띠부르주아로서 자신의 무능력한 남성성, 무엇보다 아내의 욕망을 채워줄 수 없는 경제적 무능력함에서 오는 자신감의 결핍이 파국의 주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의 대척점에 서 있는 소설의 긴장 유발자이자 영화제작자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바티스타가 서 있다. 바티스타는 돈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원하지 않는 몰티니를 꼬셔서 서양 문학의 영원한 고전 호메로스의 <오디세이> 제작에 참여할 것을 종용한다. 물론 원칙주의자 젊은 꼰대 몰티니는 원전 그대로의 해석을 원하지만, 바티스타가 원하는 것은 당시 영화시장을 휩쓸던 할리우드 스타일의 장대한 지중해 스펙터클 영화다. 문제를 바라보는 출발점이 현격하게 다르니, 이 둘의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으리라는 것은 시간문제다.

 

정말 흥미로운 점은 위대한 서사 <오디세이>의 등장인물들이 소설의 세 축을 이루는 몰티니, 에밀리아 그리고 바티스타의 경우에 대입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바티스타가 감독으로 캐스팅한 독일 출신 레인골드가 개입해서 좀 더 명쾌한 해석으로 어리둥절한 독자들을 현란하게 리드한다. 그러니까 고대의 서사 <오디세이>에 등장하는 교활한 율리시즈는 자신처럼 개화되지 못한여자이자 현모양처의 화신 페넬로페에게 트로이 전쟁에 참전하기 전부터 싫증을 내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고향 이타카로의 귀환을 주저했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여전히 아름다운 페넬로페 주변에서 들끓는 구혼자들의 존재도 심각한 문제였다. 물론, 나중에 짜잔하고 등장해서 그들을 모두 학살하는 마초주의의 원형을 보여 주기도 했다. 남녀관계에 대한 프로이트식 접근방식은 언제나 흥미롭기만 하다. 고대판 사랑과 전쟁이라고 해야 할까.

 

고대에 구혼자 무리라는 빌런 그룹이 존재했다면 현재에는 잘 나가는 바티스타라는 가물치가 있었다. 아내를 위한다는 변명으로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원하는 희곡 대신 당시 영화 제작에서 그다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던 시나리오 작가의 삶에 도무지 만족할 수가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사랑하는 아내 에밀리아를 위해 희생한다는 사실을 아내가 알아주었으면 하지만, 이제 결혼한 지 2년 된 아내는 자신에게 무심하기만 하다. 그러니까 결국 쁘띠부르주아 계급의 무능력함과 배우자의 무관심이 사달의 원인이었던 것일까?

 

계속해서 자신의 아내 에밀리아게 접근하는 바티스타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의 제안을 받아 들여 몰티니와 에밀리아 일행은 카프리 섬으로 향한다. 카프리에서 몰티니 부부의 예고된 파국이 되돌아 올 수 없는 선을 넘어 버리고 만다.

 

대서사 <오디세이>의 결말이 해피엔딩이었던가? 읽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고대 그리스 서사를 도입한 <경멸>에서 몰티니가 무엇을 할수록 그의 아내 에밀리아는 그의 기대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간다. 그는 아내가 자신을 경멸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그렇게 하도록 만든다. 쉴 새 없이 아내를 의심하고, 숨이 막히게 만든다. 그 모든 것이 몰티니의 가진 것 없음에서 오는 병이다. 몰티니에게 재력이 있었다면 그렇게 행동했을까? 자신의 고용주 바티스타 앞에서 몰티니는 그가 에밀리아에게 키스를 해도 남자답게 나서서 일전을 벌이는 그런 깡다구를 보여주지 않는다. 아니 대출금 상환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결국 사회적 주종관계에서 오는 위계가 청년 몰티니의 액션을 막아 버린 걸까. 내가 에밀리아라도 숨도 쉬지 못하게 자신을 압박하면서(때로는 목도 조르면서!) 끝없이 사랑타령을 하는 인간이라면 질려 버릴 것 같았다.

 

몰티니는 어떻게 보면 아무 것도 아닌, 삶의 미세한 균열을 망상에 젖어 증폭시켰다. 소설의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몰티니의 망상 그리고 심지어 환상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 요즘말로 하면 찌질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그런 망상과 결단력 부족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포용력의 부족이 진짜 문제였다는 것을 그는 끝까지 알지 못했다. 요즘 살았다면 사랑과 전쟁에 출연이라도 권해 봤을 텐데.

 

권태에 젖어 스스로 무너져 내리고 마는 주인공의 심리묘사는 환상적이었다. 그것은 영화문법으로 말하자면 근거리에서 컷 바이 컷으로 관찰하듯이 주도면밀하게 읽혔다. 이런 멋진 이야깃감을 픽업한 장 뤽 고다르의 혜안에도 감탄했다. 실존의 나를 그리스 서사 <오디세이>에 대입해서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이런 방식을 차용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였다.

 

나는 <경멸> 이 소설 한 편으로 단박에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지난 주말 동안 수배해둔, <권태>를 바로 읽기 시작했다. 보통 한 작가의 책 세 권 정도는 읽어야 감이 잡히는 편인데 연달아 <권태>까지 읽으면서 모라비아 선생이 장끼로 삼는다는 실존에 대한 권태와 무관심이라는 키워드가 의미하는 바를 깨닫게 되었다. 주말에는 영화 <사랑과 경멸>을 볼까 생각 중이다.

 

[뱀다리] 오래 전 고생 끝에 카프리 섬에 갔지만, 시간이 늦어서 그 멋지다는 그린 그로토와 레드 그로토에는 가보지 못했다. 그저 지중해 시퍼런 물에 발 한 번 담았다는 사실 만으로 만족해야했다. 소설에 내가 가본 장소가 등장하니 참 반갑더라.


[뱀다리2] 본북스에서 모라비아 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니 기대 중이다. 지금 절판된 <권태>도 구해서 읽고 있는 중이데 아주 흥미롭다. 책사냥꾼에게 절판된 책들은 하나의 도전이다. 신간도 좋고, 구간도 좋다. 그 다음에는 <로마의 여자>를 읽을 계획이다. 신간이 어서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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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3-19 09: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리즈 준비중이라니 기쁜 소식입니다!!

레삭매냐 2021-03-19 10:02   좋아요 3 | URL
인스타에서 역자 분의 피드를 보니
<아고스티노>하고 <순응주의자>
라는 책이 나올 듯 합니다.

본북스와 문지에서 출격 대기 중...

<권태>는 이현경 교수님이 번역해
주셨는데, 아주우!~ 좋습네다.

scott 2021-03-19 10: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매냐님 책사냥은 이딸리아로 넘어 가셨네요. 시리즈 제발 중단 하지 말고 출간해주길!!

레삭매냐 2021-03-19 10:04   좋아요 5 | URL
게으름뱅이 출판사가 작년에 낸다고
했었는데, 해가 넘어가 부렀네요 에잉 -

이딸리아 띠아모 ~

그러고 보니 월초에 만났던
루이지 피란델로의 책도 좋았습니다.

앗 그리고 보니 디노 부차티도!

얄라알라 2021-03-21 0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띠아모까지는 따라갔는데,
이탈리아 작가 이름들 모두 생소하네요. 발음도^^

레삭매냐님^^ 책을 직접 안 읽은 저로서는, 본격 소설 이야기도 재밌지만
˝삼천포˝라 하신 전반부, 너무 재밌어요. 자주 ˝삼천포˝행 해주시와요

레삭매냐 2021-03-21 08:44   좋아요 1 | URL
이건 여담인데 예전에 대학 시절
경남쪽으로 답사를 갔답니다.

진주로 이동하는 길에 진짜 삼천포로
빠져서 다들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진짜 삼천포로 갈 뻔...
호랭이가 담배 먹던 시절 야그네요.

개인적으로 너무 한국의 번역물이
너무 영미 그리고 일본에 치중된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는 신출내기 작가의 책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거장의 반열에 오른 어느 작가에 대해 이야기해야할 것 같다.

 

나는 이 작가의 책 <네버 렛 미 고>로 그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로 팬이 되어 버렸다. 내가 이 책을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하면서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건강검진을 진행해 주시던 간호사 선생님이 이 책에 관심을 보였지 아마. 나중에 이 책을 영화화한 동명의 작품을 보았는데, 병원복을 입고 수술대에 오르던 주인공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그 다음 순서는? 바로 책 사냥이었다. 그리고 보니 소설집 <녹턴>은 도서정가제 실시에 앞서 저렴한 가격으로 토머스 핀천의 <중력의 무지개>와 함께 마지막으로 샀던 기억이다. 나머지 책들은 중고로 사거나 새책으로 사거나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모두 8권의 소설 중에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다만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7권을 읽었다. 이 정도면 전작이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 <남아 있는 나날>도 좋았다. 영화에서는 영국의 어느 장원의 집사로 등장하는 앤소니 홉킨스 연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보니 이 작가의 작품들은 죄다 영화로 만들어지는건가 보다. 그전에 부커상도 받았지만, 피크는 노벨문학상이었다. 급이 다른 상을 받은 다음, 출판사는 쾌재를 불렀으리라. 8권의 책 중에 7권을 냈으니 말이다. 노벨상을 받고서 중고서점에서 해당 작가의 책들 가격이 치솟는 현상도 목도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근작이라고 할 수 있는 <파묻힌 거인>은 좀 그랬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거장이라고 해서 항상 걸작만 발표하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이 정도는 내가 어떤 작가를 말하고 있는 지 바로 알지 싶다. 그렇다,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가즈오 이시구로다.

 

지난달에 미국에서 이시구로 작가의 신간 <클라라와 태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나라에는 언제나 나올까 싶었는데, 오늘 램프의 요정에서 친절하게도 이달 말 즈음해서 <클라라와 태양>이 나올 거라는 알림을 보내 주었다. 어제도 한 권 질렀는데 오늘도 적립금 1,500원이 날아가지 전에 질러야 한다는 걸까. 사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살거면 1,500원 할인 받아서 사는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라고 자기합리화를 시켜 본다.

 

바로 NYT 사이트로 달려가 리뷰를 찾아본다. 요즘 구글이 좋아져서 좀 엉터리이긴 하지만 한국어 번역도 친절하게 해주더라. 원문과 엉터리 한국 번역을 대조해 가면서 읽는다면 호기심이라는 급한 불길을 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요즘에 NYT가 돈발이 섰는지, 무료 기사에도 제한을 두고 자꾸만 한 주에 1달러씩 내고 무제한으로 기사를 보라고 꼬신다. 개뿔, 내가 무슨 다른 기사에 관심이 있다고 꼴랑 북리뷰 정도만 보면 될 것을. 암튼 제한이 걸릴까봐 잽싸게 PDF 파일로 저장한다. 나중에라도 출력해서 보려는 꼼수다.

 

일단은 여기까지. 3월은 항상 바쁘다. 다시 급한 불 끄러 갔다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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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3-17 13: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아있는 나날>을 읽고 팬이 되었다가 <나를 보내지마>로 더 팬이 되었고, <우리가 고아였을때>를 읽고 조금 시큰둥해졌었죠. <녹턴>은 이상하게 읽기 싫어 책장에 꽂아만두고 있는데 이렇게 신작이 나오니 또 설레이네요. 😁

레삭매냐 2021-03-17 13:56   좋아요 3 | URL
영화 네버 렛 미 고는 정말 끝~장
이었습니다. 소설도 그랬고요.

말씀해 주신 대로 <우리가 고아였을 때>
는 저도 별로였습니다.

이번 소설은 <네버 렛 미 고>처럼 퓨처
디스토피아를 그렸다고 하네요.

클라라는 AF(아튀피셜 프렌드) 스타일의
화자라던가 어쩐자...

유부만두 2021-03-17 14:01   좋아요 4 | URL
전 <녹턴>으로 가즈오 이시구로 소설을 좋아하게 됐어요. 음악을 소재로한 단편집인데 세련되고 우울하게 멋져요. 한 편씩 쓸쓸하게 읽어보세요. (읽어 주세요;;;;;)

잠자냥 2021-03-17 14:08   좋아요 4 | URL
저도 <녹턴>을 좋아합니다. <우리가 고아였을 때>보다는 <녹턴>쪽이 훨씬 좋습니다.

레삭매냐 2021-03-17 14:21   좋아요 3 | URL
[유부만두님] 녹턴 좋습네다...
근데 녹턴은 소설집이라 미쿡에서는
소설로 구분을 하지 않는군요.

왠지 슬로우하게 흘러가는 녹턴,
고저 좋습네다.

레삭매냐 2021-03-17 14:23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왠지 <우리가 고아였을 때>
는 저자의 흑역사가 아닌가 싶은...

전 <네버 렛 미 고>, <남아 있는 나날>
그리고 <녹턴> 순서로 갑니다.

바람돌이 2021-03-17 1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놓은 구간부터 일단 읽어야.... ㅠ.ㅠ
자꾸 다른 책에 밀리고 있는데 순서를 다시 잡아야 할까요? ㅎㅎ

레삭매냐 2021-03-17 14:19   좋아요 4 | URL
책쟁이들에게 독서의 순서는 중요
하지 않다고 봅니다.

일단 당장 읽어야 하는 그런 책들
이 있다면, 손에 든 책들도 내려 놓고
읽게 되지 않을까요.

저도 모라비아 쌤의 <경멸>이랑 페트루
솁스카야의 <시간은 밤>부터 마저 다
읽어야 하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책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니 스텝이 꼬여 버렸
습니다...

청아 2021-03-17 14:4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왠지 괜히 끌렸던 <녹턴> 댓글보고 주섬주섬..<네버렛미고> 영화도 있군요. 아 여기 댓글도 지뢰밭입니다.ㅋㅋㅋㅋㅋ<경멸> 재미나요!

레삭매냐 2021-03-17 16:24   좋아요 2 | URL
녹턴 표지가 참 멋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영화 <네버 렛 미 고>보다 소설이 낫긴
했지만, 그래도 영화 속에서 다뤄지는
비장미가 참 그렇더군요...

Jeremy 2021-03-17 14: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 Amazon chart#10.
NYT Book Review 도 읽어보고 작가가 책 나오기 직전에 interview 한거랑
또 Amazon 에 작가가 직접 책 설명해주는 짧은 Video Clip 듣고
맛보기용으로도 몇 장 읽었는데
거의 ˝Never Let Me Go˝ 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책 가격 좀 떨어졌나 Amazon 들어가봤는데
여전히 2-27-21 에 나온 paperback $23.99.
너무 궁금하지만 전 아무리 늦어도
5월, 6월쯤에는 할 것 같은 book sale 한 번 기다려보려구요.

레삭매냐 2021-03-17 16:25   좋아요 3 | URL
저도 기대 만빵하고 있습니다.

USD 24 정도면 한화로 27,000원
정도인데 국내에서 소설 비용으로
는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드네
요.

이렇게 빨리 번역이 나올 줄은 미
처 몰랐네요. 거북이 민음사가 이번
에는 일 좀 하는가 봅니다.

워싱턴 블랙이랑 마이클 온다치 책
이나 좀 낼 것이지.

Jeremy 2021-03-17 16:59   좋아요 4 | URL
레삭매냐님, 정말 소설 많이 읽고 좋아하시나 봐요.
저도 제가 사는 구역, 소설에 미친 여자.

혹 기다리시고 있는 Michael Ondaatje 책이 ˝Warlight˝ 인가요?
작가가 엄청 많이 친절해져서 이 책 읽고는
새삼 ˝English Patient˝ 까지 사게 만들었는데.
이 책이 예전에 읽기 힘들었던 건 순전히 저의 탓!임을 알았답니다. ​

읽을 책 너무 많아서 신간은 적어도 3-5년 묵힌 다음
그 때까지도 계속 호평을 받으면,
그 만큼이라도 시간의 test 를 견디면,
그 때 읽으려하는데
어떤 책들은 그런 시도를 전혀 불가능하게 만드니까, 문제!에요.

레삭매냐 2021-03-17 19:43   좋아요 2 | URL
이런 고백 멋지네요 :>

저는 소설 읽는 기계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ㅋㅋㅋ 리뷰 머신도 쩜쩜쩜

맞습니다, 기다리는 온다치의 책은
<워라이트>이지요. 재작년부터 민음사
에서 출간할 거라고 구라만 치고 해를
넘겨 버렸네요. 그래서 이번 이시구로
선생의 신간 출간 소식에 깜짝 놀랐답
니다. 역시 노벨 문학상의 아우라가 -
 















가본 적 없는 나라 영국에는 <그랜타>라는 아주 잘난 문학 잡지가 있다. 거의 모든 잡지들이 온라인으로 기사를 송출해서, 전세계 문학에 굶주린 이들에게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하지만 그랜타는 얄짤 없다. 글과 기사를 보고 싶다면, 돈을 내라. 한편으로 동의하면서도 또 왠지 실물이 아닌 온라인 글에 돈을 내기가 꺼려진다. 뭐 그렇다고.

 

그랜타에서는 몇 년 주기로 젊고 유망한 작가들을 소개한다. 최근에 소개한 게 아마 2017년인가 보다. 하루의 일상이 되어 버린 신간 검색찾기를 하다 보니 가나계 미쿡인 야 지야시라는 작가의 <밤불의 딸들>이라는 책이 열린책들에서 나왔다고 한다.

 

야 지야시는 가나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서 앨래배마 헌츠빌에서 자랐다고 한다. 그리고 서부 유수의 대학인 스탠퍼드에서 학사를 그리고 아이오와 작가 워크샵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모양이다. 일단 학벌 하나는 기가 막히게 좋다. 누군가 문창과가 소설 업계를 망쳐 놓는다고 했는데 그건 아마 미국도 예외는 아닌가 보다. 하도 발표되는 글들이 많다 보니, 신예들은 이런 학벌을 들이밀지 않으면 독자들의 눈길을 받기 어려운 현실이니 말이다. 게다가 그랜타의 버프까지 받아 야 지야시는 2016년 발표한 데뷔작 <홈고잉>(이번에 출간된 <밤불의 딸들>)으로 대박이 난다.

 


발표된지 5년 만에 국내에 상륙했다. 하긴 50~60년이 걸리는 알베르토 모라비아 같은 작가의 책들도 있는 마당에 5년이면 껌인가. 국내에서 책 읽는 이들이 점점 줄어 들고, 소수의 책쟁이들만 어렵사리 출간된 책을 찾는다면 점을 고려해 본다면 아무리 그랜타와 스탠퍼드 버프를 받았다고 하지만 신출내기 작가의 데뷔 소설을 내는 건 어쩌면 모험에 가까운 게 아닌가 어쩐가 싶다.

 

1760년대 가나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7대를 거쳐 현대 미국에 도달하는가 보다. NPR 리뷰를 슬쩍 찾아보니 아우슈비츠, 난징, 히로시마 그리고 운디드 니 같은 현대사 비극의 장소들을 언급하고 있는데 그만큼 뿌리 깊은 미국의 노예 제도 그리고 그로 유발된 인종주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말이지 싶다.

 

내가 개인적으로 그랜타가 애정하는 작가들을 추종하는 책쟁이니 또 이런 떡밥을 물지 않을 수가 없다. 읽을 책들이 부지기수지만 또 잘 쌓아둔 적립금과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동원해서 아낌없이 지르련다. , 다른 동네에서 사야 하나. 이런 책은 도서관 희망도서가 아닌 직접 구매해서 밑줄도 좍좍 그으면서 읽어야 또 제 맛이지 않은가.

 


별로 궁금해 하시지 않겠지만... 나는 요즘 이탈리아 작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경멸>에 푹 빠져 있다. 드럽게 재밌더라. 장 뤽 고다르가 연출하고 한창 시절의 브리짓 바르도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 버전인 <사랑과 경멸>도 조금 보았는데... 처음부터 드랍게 야하다. 개고기 먹는다고 한국 사람을 야만인 취급하던 바르도는... 정말 여신이었다. 소설은 너무 재밌고, 영화는 한 술 더 뜬다. 뭐 그랬다고 한다. 모라비아 선생이 무능력한 부르주아의 일상과 권태를 저격하는데 달인이라고 하시던데, 고런 평가가 조금도 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 중고책으로 주문한 <권태><로마의 여인>이 도착한다. <표범 같은 여자>는 구입에 실패했다. 광활한 우주점으로 주문했는데 고새에 누군가 사간 모양이다. 이럴 수가! 덤으로 주문한 이반 부닌의 책은 당장 사지 않아도 되는데... 고놈의 적립금 1,500원 쓰려다가 이게 머선 일이고!

 


야 지야시의 두 번째 소설 <트렌센던트 킹덤>은 작년에 나왔다고 한다. 이 책은 또 언제 나오려나 그래.

 

[뱀다리] 처음에 작가의 이름을 '야 지라시'로 지각한 거슨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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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3-16 11: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경멸이 그렇게 재미있군요. 제가 갖고 있는게 경멸인지 권태인지 늘 헷갈립니다. 제발 경멸이길요. 집에 가서 또 확인해봐아 겠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1-03-16 11:35   좋아요 2 | URL
삶의 비슷한 궤적을 퍼올려서 그런진
몰라도... 모라비아 선생의 <경멸> 너무
재밌네요. 일이고 뭐고 다 때려 치우고,
경멸에 몰빵하고 싶습니다.

올해 최고의 책 중의 하나로 밀겠습니다.

<권태>도 저에게 달려 오고 있습니다.
왜 좋은 책들은 죄다 품절/절판이 되어
버렸는지 고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coolcat329 2021-03-16 18:15   좋아요 2 | URL
아싸! <경멸>입니다! 기쁨의 눈물~~

바람돌이 2021-03-16 11: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밤불의 딸도 경멸도 일단 보관함에 쏙 넣어놓고요. ^^
레삭메냐님 리뷰를 기다립니다. ^^
밤불의 딸 아까 신간소개에서 봤는데 딱 걸리는게 26살 작가, 음악이나 미술은 모르겠는데 문학에서 젊은 나이는 기발함이 아니면 항상 어딘가가 부족하더라구요. 그래서 이거 봐 말아 하면서 음 기다려 했는데 기다리겠습니다. ^^

레삭매냐 2021-03-16 11:41   좋아요 4 | URL
젊은 작가의 책을 읽는 건,
어쩌면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주식 투자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해 봅
니다.

대박이 나면 계속해서 가는 것이고,
아니면 손절하고 다른 사냥감을 찾는.

그랜타 추천의 승률이 좋아 도전해
보렵니다.

바람돌이 2021-03-16 15:22   좋아요 2 | URL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한다는 말에 반성합니다.
저는 지나치게 안정적인 투자만 해왔습니다.
젊은 작가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새로운 걸작도 나올 것을.... ㅠ.ㅠ

2021-03-16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16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3-16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 책들을, 저 영화를 읽고싶게 보고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고다르 영환 거의 없는데 걱정. 영화의 저 장면도 자꾸 보게되네요. 도서관에 있길..밑줄이 저에게도 필요하담 사구요♡ 밀린책들 한 더미인데 ..하..그래두 씐남 흐흐😆

레삭매냐 2021-03-16 13:26   좋아요 1 | URL
야 지야시의 책은 신간이니 아직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모라비아 쌤의 <경멸>은 주구줄창
개역을 하면서 새로 나왔으니 반다시
도서관에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빌렸답니다.

잠깐 스키핑으로 본 영화는 끝장!~입니다.
아 미쵸~

페넬로페 2021-03-16 14: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진짜 머선 일인지 모르겠어요~~
일단 보관함에 담아두겠습니다^^
타타르인의 사막도 읽어야하는데 ㅠㅠ

레삭매냐 2021-03-16 17:17   좋아요 2 | URL
부차티 선생의 <타타르인의 사막>은
훌륭했습니다. 추천해 드리는 바입니다.

전 이달에 새로이 알베르토 모라비아
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흠뻑 빠져
버렸답니다.

세상에 책이 어찌나 많은지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네요...
 
고양이와 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4
귄터 그라스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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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기적인 독자다. 게다가 오독의 달인이기도 하다. 아울러 불가지의 영역에 대해 도전도 마다하는 그런 게으른 독자이기도 하다. 아마 그런 이유로 해서 나의 이번 귄터 그라스 읽기는 처참한 실패였노라고 고백한다. 독일 출신의 저명한 작가 귄터 그라스의 단치히 3부작 가운데 <양철북> 다음이라는 <고양이와 쥐>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의 주인공은 14세 소년 요하임 말케, 때는 1940. 국가사회주의자들이 독일 정권을 잡고 결국에는 전쟁이라는 파국으로 독일 민족을 인도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초반에 나치 전쟁기계들은 동부의 폴란드와 서부의 강국 프랑스를 신속하게 점령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제바스티안 하프너가 기술한 <어느 독일인 이야기>에서 1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소년들이 매일처럼 배달되는 전쟁속보에 열광했듯이, 이제 엄연하게 독일 사람이 된 단치히에 사는 독일 소년들 역시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

 

희한한 목울대(후골?)를 자랑하는 소년 말케는 수영을 배우고 그 다음에는 잠수에 도전하면서 화자(소년 필렌츠)를 포함한 우리들의 영웅으로 부상한다. 단치히 군항 부근에 침몰한 폴란드 소해정과 여러 배들을 영국제 셰필드 드라이버와 성모마리아 펜던트를 지니고 누비는 말케의 모습은 어쩌면 독일 민족이 기다리던 영웅의 그런 게 아니었을까. 소설의 후반 이야기를 먼저 등장시키면 스포일러가 될 지도 모르겠지만, 다니던 김나지움에서 불명예스러운 이유로 전학한 말케는 동부전선을 누비는 전차부대 에이스로 거듭나게 된다.

 

사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도대체 뭐가 쥐고 고양이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러니 제목과 연관성 대신 다른 소소한 것들에 집착하게 되었다. 우선 우리의 주인공 말케는 그들의 위대한 지도자처럼 위험한 과시욕과 유별나게 극성스러운 신앙으로 무장한 캐릭터였다. 신부님은 말케의 마리아 신앙을 이교적 우상숭배에 비유하기까지 했다. 다시 말해 말케는 진정한 신앙인이라기 보다 마리아상을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는 그런 무신론자였다는 점이다.

 

1941년 겨울 모스크바에서 삐끗하기는 했지만, 다음해에도 독일은 전쟁에서 여전히 이기고 있었다. 전쟁의 패색이 짙어지면서 단치히에 사는 소년들은 공군지원병으로 동원되기도 하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모두 전선으로 투입되게 된다. 나중에 이 모든 것을 기록한 화자로 밝혀지는 복사 소년 필렌츠의 형님 클라우스 하사도 쿠반강에서 장렬하게 전사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쥐 같은 소년들의 전쟁놀이와는 다른 세계에 살던 말케는 모교를 방문한 해군 대위의 철십자장을 슬쩍한 게 발각되어 결국 퇴교에 가까운 조처를 당한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도 모호하게 처리되어 정확한가 계속해서 의구심을 품게 됐다. 아니 삶은 그런 모호함 투성이라는 말을 대가는 하고 싶었던 걸까.

 

언제나 관객의 관심을 원했던 순수한 욕망의 덩어리 말케는 원래 학교를 졸업하면서 서커스단의 광대가 되고 싶어했다. 바다를 누비며 갖가지 모험을 하던 말케는 그렇게 흠모하던 철십자장 사건으로 삶의 정상 궤도에서 이탈해서 결국 전사로 거듭나게 된다. 다른 친구들이 기갑척탄병 신세로 전장에 나선 반면, 베어마흐트의 꽃이라 불리는 전차부대원으로 전장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금의환향한 말케는 자신을 억압하고 방해했던 클로제 교장 선생에게 시원한(?) 복수를 감행하지 않았던가.

 

이후의 행적은 역시나 모호하다. 결국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탈영병 신세가 된 말케. 그를 기다리는 운명은 결국 비극이 아니었을까. 그 시대를 살아낸 거의 모든 이들이 비극의 무대에서 허우적거린 것처럼 말이다.

 

아무래도 나는 이 책을 너무 대충 읽은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이다.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그런 나의 기대가 충족되지 않고 너무 많은 암시와 모호함 때문에 정작 저자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고갱이들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뭐 그랬다고 한다. 내가 뭐 전문적인 독서가는 아니니까 말이다.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해야지.


[뱀다리] 책에 대한 내용만 쓰다 보니, 독일 문학의 양심이라는 귄터 그라스 나치 친위대 경력에 대해서는 미처 다루지 못했다. 뭐 그렇게 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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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3-15 12: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음.... 이 책 사 놨는데 별점이 찬란하게 두 개씩이라.... 이 말씀입죠! ㅋㅋㅋ 인생이니까요 뭐.

레삭매냐 2021-03-15 13:03   좋아요 2 | URL
불가지의 덫에 걸린 오독자의
별점이니, 크게 개의치 않으셔도
무방하리라고 생각됩니다.

coolcat329 2021-03-15 12: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가 좀 막연히 두려움을 느끼는 작가가 이분하고 토마스 만입니다.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저기 얻어들은 이야기에 어떤 경외감을 갖고 있네요. <양철북>이 십년 넘게 책장에 꽂혀 있는데 이따 집에 가서 종이가 썪지 않았나 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완독을 하셨다니 멋지십니다. 제목은 참 쉬운데요...😅

Falstaff 2021-03-15 12:47   좋아요 3 | URL
흠. 그라스는 그렇다 치고, 토마스 만한테는 쫄 거 없습니닷!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부터 시작해서, 마의 산 같은 긴 작품들 요리조리 피해가시면 충분히 정 붙일 수 있어요!
부덴브로크 다음에 로테 바이마르에 가다도 쉽고 뭐 하여튼 그러니까, 쫄지 마세요!

레삭매냐 2021-03-15 13:04   좋아요 2 | URL
분량이 적어서 섣불리 들이댔다가
아주 큰 코 다쳤습니다.

어느 분은 논문도 쓰셨다는데 엉터리
로 읽고 투정만 한 게 아닌가 어쩐가
싶습니다.

집에 양파인지 쪽파인지도 있는데...
언제 읽게 될 지 모르겠네요.

작년에 호기롭게 <마의 산>에 올라보겠
다고 나섰다가 여적 하산 못하고 있습니다.

coolcat329 2021-03-15 13:15   좋아요 2 | URL
아! 제가 며칠 전 부덴브로그를 샀습니다! 그리고 로테바이마르도 폴스타프님 리뷰읽고 예전에 사두었지요. 감사합니다 ~~

coolcat329 2021-03-15 13: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순간 양파 쪽파가 뭔지 이해 못하고 ㅋㅋ 찾아보니 양파네요 ㅋㅋ 이 분은 제목이 참 재밌네요. 넙치 양파 고양이 쥐 게걸음 등이요~~

레삭매냐 2021-03-15 15:49   좋아요 2 | URL
제가 이번에 뜨겁게 디어서 그런지
제목은 아주 땡기나... 섣불리 물었
다가는 바로 - 암튼 그렇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