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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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오랜 독서 경험에 의하면, 독서 슬럼프 탈출에는 그래픽 노블이 제격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도서관에 책 반납하러 들른 길에 그래픽 노블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해서 먼저 만난 책이 다비드 칼리의 <인생은 지금>이었고 그 다음이 장자크 상페의 <아름다운 날들>이었다. 3번 타자는 줌파 라히리의 얇은 책 하나. 어쩌면 예전에 이미 읽었는 지도 모르겠다. 그게 무슨 상관이랴. 내가 읽겠다는데.

 

예전에는 6명 혹은 4명 정도 앉던 널따란 책상에 홀로 앉아 책장을 넘긴다. 하긴 요즘 누가 도서관을 찾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처럼 날이 좋은 데, 도서관에 앉아 있는 것도 괴롭지 않을까. 하늘이 너무 파랬다. 곳곳에 있는 밤나무에는 밤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이제 곧 밤을 따러 가야 하나.

 

상페 작가의 그래픽 노블에도 나의 주말 일상 같은 모습들이 오롯하게 스며 있었다. 저자의 신간 사인회가 열린다는 공지가 붙어 있지만, 커다란 서점에는 저자 혼자 덜렁 앉아 있다. 이미 사양길에 접어든 서점과 책을 생산해내는 노동자의 고단한 모습이 왜 그렇게 애처러워 보이던지.

 

어느 글쓰는 이는 자신의 원고 위에 앉아 열심히 손을 비비고 있는 파리를 보며, 자신의 작품이 그 정도로 매력적인가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무리 착각은 자유라고 한다지만, 파리 녀석이 그 작가의 작품을 알아봐줄 정도라고 생각하기에는 좀... 하긴 어떤 부인은 요즘 같은 세상에 차라리 정신병원에 들어가 있는 게 낫다고 말했던가 어쨌던가.

 

상페의 그림들은 보통 한 컷이다. 이 작가는 한 컷 속에 수많은 사연들을 담기 위해 어떤 창작의 고통을 겪었을지 궁금해졌다. 아니 어쩌면 한큐에 쓱쓱싹싹 그려냈을 지도 모르지. 모든 게 그렇지 않은가 말이다. 무언가 짜낼라고 하면 한 줄도 쓰지 못하고, 또 아무 생각 없이 일상을 관찰하다가 아이디어가 샘솟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다시 한 번 이 세상의 모든 종류의 크리에이터들에게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의 글과 그림들을 소비하다 보니 팬데믹 이전의 시절들이 떠올랐다. 그 시절에는 참으로 모든 게 자유로웠지. 모여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둘러 앉아 시시콜콜한 수다를 떠는 게 어찌나 재밌었던지. 그게 내가 삶에서 유일하게 누리던 낙이기도 했었지.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도 아무런 제약이 없었다. 작은 삶의 규제가 있었을 뿐.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달라져 버렸다. 호구를 해결하기 위한 직장생활 외에 모든 행위들은 팬데믹의 전파를 막기 위해 원천적으로 봉쇄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겠지만, 부디 이 엄혹한 시절이 빨리 지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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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04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상페 라니 대단하군요~!! 저도 그래픽 노블 읽어봐야 겠군요. 레삭매냐님은 독서슬럼프가 절대 없으실거 같은데 😆

레삭매냐 2021-09-05 08:31   좋아요 3 | URL
그럴 리가요. 저도 평범한 닝겡
이랍니다 ㅋㅋ
그러니 책 읽기가 귀찮고 뭐
그럴 때도 있는 법이지요.

참 <패주> 마저 다 읽어야 하
는데 그것 참... 귀차니즘으로.

청아 2021-09-04 2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난번에 그레픽 노블 보고나서 극뽁~!했습니당ㅎㅎ
레삭매냐님도 그럴때가 있으시다니 이것참 인간적으로 느껴지네요😳

레삭매냐 2021-09-05 08:32   좋아요 3 | URL
요즘 책보다 더 재밌는
주식에 빠져서리 그만...

이거이 성과와 실적이
바로 바로 튀나오다 보
니 책하고는 또 다른
재미를 ㅋㅋㅋ

주린이가 다 그렇죠 뭐.

붕붕툐툐 2021-09-04 22: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슬럼프 탈출법을 알려주시다니~ 레삭매냐님은 역시 배우신 분~👍
팬데믹 이전의 삶에서 독서모임을 가장 그리워하시는 것도 뭔가 있어보여...흠...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21-09-05 08:33   좋아요 3 | URL
그 시절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랍니다.

한 달에 한 번 동지들과
모여 책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술도 푸면서 수다떠
는 낙에 살았었는데 이놈
의 코로나가 모든 걸 망쳐
놓았습니다.

독서슬럼프 탈출에는 그래
픽 노블과 얇다란 책들이
아주 명약이더군요 ㅋㅋㅋ

막시무스 2021-09-05 10: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픽노블은 한번도 본 적없는데 도전해보고 싶어져요!ㅎ 즐건 휴일되십시요!

레삭매냐 2021-09-05 11:35   좋아요 1 | URL
휴일 시간 한 번 잘가고 있네요.

날도 선선하니, 이런 날엔 밤을
따러 가야 하는데 말이죠 **

그래픽 노블, 도전해 보세요.
좋습니다.

mini74 2021-09-05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상페. 얼굴 빨개지는 아이 정말 좋아해요. 제가 얼굴 빨개지는 아이였거든요. ㅎㅎ

레삭매냐 2021-09-06 09:50   좋아요 1 | URL
저도 얼굴 빨개지는 아이, 정말 오래
전에 만난 책이었는데 그 책으로 상
페 샘의 팬이 되어 버린 듯 :>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 - 세계일주 단독 항해기
알랭 제르보 지음, 정진국 옮김 / 파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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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아버지가 애장하시던 김찬삼 선생의 한자투성이 세계일주 여행기를 보면서(심지어 종서였다!) 세계여행을 꿈을 키웠다. 그 시절만 하더라도, 해외여행은 지금처럼 일상이 아니라 특권이었다. 고물 오토바이로 세계 곳곳을 누비는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콘티키>의 저자(,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의 태평양 항해를 보고서 나도 언젠가 그곳에 가보리라고 다짐했었지. 그리고 9년 전에 누벨 칼레도니에 가면서 꿈의 한 조각을 이루기도 했었다.

 

지금으로부터 백여년 전에 프랑스 사람 알랭 제르보는 피레크레(굴뚝새 혹은 불타는 봉우리)라는 이름의 범선을 타고 세계 일주에 나섰다. 사실 알랭 제르보의 이름은 이번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 지금처럼 통신과 기술이 발달하여 수심을 파악하고 암초를 피하기 위한 소나나 GPS 같은 장비는 물론이고, 위성 통신 장비 하나 없이 도대체 무슨 깡으로 그 넓고 험한 대양 항해에 나섰는지 나는 그게 궁금했다.

 

<폴리네시아, 나의 푸른 영혼>에서는 대서양과 파나마 지협을 건너는 일정은 빠지고 오롯하게 폴리네시아와 멜라네시아 등의 태평양과 인도양으나 프랑스 르아브르로 귀환하는 일정을 다루고 있다. 뒤쪽에 달린 해설에서 태평양 도서지역에 사는 프랑스 사람들의 판단처럼 나도 왠지 저자가 건방지고 무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원주민들을 성가시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들었다. 아무래도 당시 시대를 고려해 볼 때, 사라져 가는 폴리네시아 각지의 문화와 풍습들을 아쉬워 하긴 했지만 서구인의 시선에서 본 오리엔탈리즘의 정취가 물씬 풍겼다고나 할까.

 

알랭 제르보는 이미 전설이 된 그의 항해 덕분에 들르는 곳에서마다 유명인사 대접을 받고, 각지의 유력인사들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하지만 이 고집쟁이 21세기 오디세우스는 육지의 평안한 잠자리 대신 자신의 피레크레의 흔들리는 배 안에서 자는 걸 더 선호했고, 왠지 자신이 도움이 필요할 때만 현지들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의 위대한 항해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어디 세상에 흠결이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말이다. 배가 거의 암초에 걸려 난파되다시피 한 우베아의 환대도 인상적이었다. 섬에 사는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이방인을 환대하는 풍습이 있었던 모양이다. 오히려 개화가 된 곳일수록 이방인들을 경계하고 박대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얼마 전, 프랑스 국민예능인이라는 앙트완 씨가 한국을 방문해서 식당에서 만난 이들과 다짜고짜 쏘주 마시는 장면을 보았는데 해설을 맡은 파비앙은 프랑스 사람들은 어딜 가더라도 현지 음식 먹기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예전에 뮌헨에 갔을 적에 아침으로 미국식 팬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말하던 미국 친구 생각이 났다. 아마 그런 점에서 알랭 제르보는 현지인에게 합격점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자의식이 강하고 타인에게 도움 받는 걸 즐기지 않는 알랭 제르보는 귀향이 다가오면서 고국 프랑스에 도착하는 대로 유명세에 시달릴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도 혐오했는데, 항해하는 동안 외로운 늑대 같은 모습을 보여준 그로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싶었다.

 

조금 삐딱선을 타 보자면, 계속해서 그의 돛배가 좌초되는 위기를 겪게 되었을 때 현지 예인선이나 원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의 세계 일주는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아니 어쩌면 뱃사람들은 자신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타인에게 도움을 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건 지도 모르겠다. 이미 유명인사인 알랭 제르보를 알아본 이들은 테니스 스타였던 그와 함 게임 경기를 하고 그를 저녁식사에 초대해서 자신들이 해보지 못한 돛배 세계일주 경험을 들어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닌가 말이다. 좀 더 현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에서 불편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겨울 바다를 항해하는 건 천하의 21세기 오디세우스라도 버거웠던 모양이다. 알랭 제르보는 캅 베르인가 하는 곳에서 조용하게 겨울을 나서 날이 따뜻해지는 봄날에 물이 차는 돛배를 띄워 귀환에 나선다. 어쩌면 우리네 인생은 알랭 제르보가 그랬던 것처럼 떠남과귀환의 반복이 아니었을까. 아예 떠나서 돌아오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그는 친구들과 지인들이 기다리던 문명세계로 돌아왔다.

 

내 평생에 다시 한 번 남태평양에 가볼 수 있을까? 아무래도 9년 전 누벨 칼레도니에 가본 것으로 만족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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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9 21: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시대에 요트를 타고 폴리네시아를 일주 했다는건 대단하네요~!! 언제쯤 해외에 다시 맘 편하게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ㅜㅜ 전 타히티 가봤었는데 언젠가 꼭 다시 가보고 싶어요~!!

붕붕툐툐 2021-08-29 22:36   좋아요 3 | URL
우와 타히티! 저 너무 가보고 싶은 곳인데요~ <달과 6펜스> 읽고 진짜 꼭 가야지 했는데~!

레삭매냐 2021-08-30 08:35   좋아요 2 | URL
와우 무려 타히티 !!!

그 동네에 무슨 매력이 있는지 가본
사람들은 아예 다 접고 가려고 하
는가 봅니다.

새파랑 2021-08-30 09:06   좋아요 1 | URL
제가 해외를 많이 가본건 아니지만 타히티 완전 좋더라구요~!! 언젠가 은퇴해서 이민갈수 있다면 가서 살고 싶어요 😁

붕붕툐툐 2021-08-29 22: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레삭메냐님 아버님도 책을 좋아하셨나봐요? 역시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용이 되네요~ 알랭 제보르 그 시절에 대단하긴 하네요~ 누벨 칼레도니에 가보신 것도 부러울 따름입니다. 흐엉흐엉~~

레삭매냐 2021-08-30 08:36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 오래 전에 청계천 헌책방
에 가서 헌책을 낑낑 매면서 사가지
고 온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택배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을 텐데 말이죠 :>

2021-08-30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30 08: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대해 마지않던 에밀 졸라의 <패주>가 드디어 도착했다.

두말할 것 없이 바로 읽기 시작했다.

 

사전에 개전의 원인이 되는 엠스 전보사건을 필두로 해서 보불전쟁의 경과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자료를 찾아보고 그랬다. 그래봐야 딱히 알맞은 정보들은 없었지만.

 

영어 자료들의 문제는 역시나 인명과 지명에 대한 부분들이었다. 불어나 독일어에 대한 지식이 없다 보니 좀 어려웠다.

 

어쨌든 프랑스 7군단 2사단 106연대 소속으로 전선에 투입된 장 마카르 하사와 그의 분대원 모리스 르바르쇠가 총 한 방 쏘아 보지 못하고, 기세등등하게 베를린으로 당장에라도 들이닥칠 것 같았던 분위기였지만 전선에서 그들은 프로이센군은 만나 보지도 못하고 패주하기 시작했다.

 

총참모장 폰 몰스케의 지휘 아래 실시된 군제개편을 필두로 해서 잘 훈련된 50만에 달하는 정예 프로이센군들은 라인강을 건너 프랑스군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바댕게(나폴레옹 3) 휘하의 25만에 달하는 프랑스군은 신속하게 라인강을 건너 프로이센의 남과 북을 둘로 나누고 프로이센군 주력을 격멸하는 그런 작전이었는데, 1870719일 선전 포고 이래 뚜렷한 성과 없이 허송세월하면서 개전 초기의 중요한 시간들을 다 날려 먹어 버렸다.

 

젊은 시절 바람둥이로 소문났던 노쇠한 바댕게는 방광염으로 말타기도 어려웠고, 철도로 신속하게 전선으로 이동한 프로이센군에 비해 프랑스군은 전방으로 전진했다가 아군의 패퇴 소식을 듣고 파리를 지키기 위해 후방으로 전진하는 등의 소모적인 행동을 일삼았다. 스스로를 무식한 농사꾼 출신으로 자처했지만, 솔페리노 전투(1859624)에도 참가했던 베테랑이었던 장 마카르 하사(39)는 분대원들을 자극하면서 패주하는 가운데서도 동료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25KG에 달하는 배낭과 소총마저 내버리는 그야말로 당나라 군대 같은 프랑스군의 모습은 패주 그 자체였다.

 

우리의 주인공 장 마카르는 루공-마카르 시리즈 15<대지>(1887)의 주인공으로 전작에서 땅과 사랑하는 아내 프랑수아즈를 잃었다고 한다. 모리스 르바쇠르는 1869년 변호사가 된 엘리트 선수다. 같은 분대 안에서 이 둘의 조합은 저자 에밀 졸라의 조금은 빤한 셋업이 아닌가 싶다.

 

* 78[기갑 부대] : (표준국어대사전) 전차와 장갑차를 주력으로 삼아 기동력과 화력을 높인 지상 작전 부대

 

설마 18708월의 프랑스군에게 기갑 부대가 있었다는 말은 아니겠지. 아마 프랑스군이 운용하던 흉갑기병의 오역으로 보인다.


* 84쪽 : 제피로스 -> 제피르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베를린으로!를 외치며 기세등등하던 프랑스군의 모습은 오랜 적의 추격에 지친 패잔병의 모습 그 자체였다. 제대로 싸움이나 한 번 해보고 지친 것도 아니고, 제 풀에 지친 장과 모리스들의 모습이 몰락해가는 프랑스 제2제정의 그것을 연상시켰다. 소설에서 에밀 졸라가 말했다시피 뿌리까지 썩었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프랑스는 외교 천재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농간에 고립되었다. 우선 크림전쟁으로 척을 진 러시아가 프랑스에 구원을 손길을 내밀 리가 없었다. 4년 전, 보오전쟁으로 7주만에 프로이센에게 무릎을 꿇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패전국에서 치욕스러운 전승 퍼레이드를 벌이겠다는 빌헬름 카이저를 막아낸 비스마르크의 은혜를 잊지 않은 오스트리아 역시 중립을 고수했다. 프랑스의 가장 큰 우방이었던 영국 역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패전은 자연의 법칙처럼 숙명적이었다는 소설의 표현이 보불전쟁 초기 프랑스군이 겪고 있던 혼란상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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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8-25 16:49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윽. 기갑부대요? 보불전쟁 때 말입니까?
유기환 씨, 그렇잖아도 눈 세모로 뜨고 목로주점 쳐다보는 동업자들이 제법 있던데 좀 신중을 기하시지않고... 아쉽네요.
뭐 얘기하신대로 용기병, 총기병, 창기병 기타등등 정도 안 되겠습니까.

레삭매냐 2021-08-25 17:26   좋아요 4 | URL
그러게나 말입니다.

독일군 부대에 대해서는 창기병
이라고 표현했더군요.

뭐 그래도 이렇게라도 번역이
나왔으니 얼매나 다행입니까...
퀄러티에 대해서는 -


coolcat329 2021-08-25 16:5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기갑부대가 뭔지 잘 모르는 저는 아 그렇구나 하고 읽었을거에요. 저 시대엔 있을 수 없는거군요.
근데 정말 빠르세요 ㅋㅋㅋ

레삭매냐 2021-08-25 17:26   좋아요 4 | URL
오늘 받아서 허겁지겁 읽고
있습니다.

시간만 낙낙하다면 바로
다 읽을 기세랍니다.

새파랑 2021-08-25 17: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열독하시는 레삭매냐님 완전 대단~!! 정말 빠르시네요. 책의 두께가 좀 있네요 🙄

레삭매냐 2021-08-25 17:27   좋아요 4 | URL
뒷 부분의 해설 빼고
본문만 706쪽이네요 -

루공마카르 총서 중에서
가장 길다고 하던가 어쩐가.

얄라알라 2021-08-25 17:1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는 우째, ˝방광염으로 말타기가 어려웠고,˝ 요런 부분이 기억 창고에 쏙쏙 바로 들어오는지.

<패주> 지난 번 올려주신 사진에서는 두께감을 못느꼈는데 실물 영접하니, 와우 벽돌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레삭매냐님의 거침없는 진격 독서에 저는 리뷰 기웃거리며 얹혀가는 이 부끄러움!

레삭매냐 2021-08-25 17:28   좋아요 6 | URL
제가 나름 밀덕인지라 이런 부류의
전쟁 소설을 아주 좋아해서요...

아주 제 입맛에 쩍쩍 붙는 그런 소설
입니다. 요 책을 필두로 해서 에밀
졸라 샘의 다른 책들도 시도해 보렵
니다.

이미 <돈>과 <꿈> 그리고 <작품>
시작한 건 안 비밀이랍니다.

114쪽까지 달렸습니다.

청아 2021-08-25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지난번 예약판매길래 잘 참았었는데 풀렸군요! 레삭매냐님 리뷰 써주시는 것 읽고 다음달에 첫구매를 다짐~♡😆

레삭매냐 2021-08-26 07:09   좋아요 1 | URL
저도 예약판매 기다리다가
풀린 거 보고서는 바로 주문 겟~!

다같이 함께 읽어 BoA요.

붕붕툐툐 2021-08-25 19: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 거침 없이 읽어나가고 계시군요! 완독 후 페이퍼도 기대됩니다!!

레삭매냐 2021-08-26 07:09   좋아요 2 | URL
어젯밤에 좀 읽어 보려고
했는데 퓌곤해서 그만 쿨~!
했습니다.

오늘부터 다시 달립니다.

2021-08-25 20: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26 0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엔도 슈사쿠의 동물기
엔도 슈사쿠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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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십자매 한 쌍을 길렀다. 마리당 3천원 씩해서 어머니가 하시는 선생님을 통해 구입했다. 그 샘은 아마 부업으로 새를 기르셨던 모양이다. 어린 마음에 녀석들이 번식해서 알도 낳고 새끼도 낳길 바랬으나 나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먹이는 주로 좁쌀을 주었고, 새똥 가는 게 참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여느 아이들처럼 지극정성으로 보살폈으나, 곧 관심이 시들해지고 물과 먹이 주는 것도 잊어 버렸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마리가 하늘나라로 갔다. 나는 한 마리 남은 녀석을 아파트 뒤뜰로 데려가서 풀어 놔줬다. 그런데 너무 오랫동안 새장에만 갇혀 있어서 그런지 또 내 예상과는 달리 푸른 하늘로 날아가지 않고 땅에만 앉아 있더라. 그 다음부터 내 삶에 애완동물 혹은 반려동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침묵>, <사무라이> 그리고 <깊은 강>처럼 심오한 주제를 장끼로 삼은 엔도 슈사쿠 선생이 동물 애호가였다는 걸, 어제 도서관에서 빌려온 <동물기>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작가는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준다는 걸 새삼 엔도 슈사쿠를 읽으면서 깨닫게 됐다. <깊은 강>에 등장하는 다롄의 검둥이나 구관조 모두 엔도 슈사쿠의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들이었다.

 

어린 나이에 가정불화 때문에 부모님들이 이혼하게 되시면서, 한 시절을 자신과 함께 했던 만주견 검둥이와 강제 이별하게 되었다. 이별은 언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런 것처럼 쉽지 않았으리라. 십대 소년에게는 더더욱. 훗날 선생은 자신의 약함과 비겁함 때문에 검둥이를 내지로 데려 오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은 상처를 입었노라고 고백한다. 그리고 훗날 만나게 되는 흰둥이와 먹보 등등의 다른 반려동물에게 속죄의 마음으로 더 잘했다고 하던가.

 

보통의 경우 댕댕이들을 좋아하는 이들은 야옹이는 별로라고 하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다. 선생은 댕댕이와 야옹이 모두를 사랑하고 또 그 사이에 별스러운 아기가 태어나면 그 녀석들을 이용해서 돈벌이도 하고 싶다는 망상에 가까운 고백도 서슴지 않는다. , 신의 사랑과 인간의 연약함을 문학적으로 표현하시던 작가가 선생이 맞단 말인가요? 놀라울 따름이다. 동시에 유쾌한 생각도 들었다. 작가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라는 점에서 말이다.

 

청년 시절, 전범국의 국민으로 프랑스 리옹 유학시절에는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 주던 리옹 공원의 원숭이도 있었다고 한다. 백인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에서, 보기 드문 동양인 게다가 전범국 출신이니 누구 하나 살갑게 다가와주지 않았으리라. 그곳의 암컷원숭이거 선생을 보고 입술을 살짝 떨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전문가에게 물어 보니 그것은 사랑에 빠진 원숭이의 행동이었다고. 인간 여성에게도 사랑 받지 못한 선생이 원숭이에겐 연모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선생은 오늘날의 아이들이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게 좋다고 강조한다. 아무래도 PC 시절이다 보니 애완이라는 표현보다는 반려가 맞는 말일 듯 싶다. 나도 얼마 전에, 동네 개천에 가서 득시글거리는 다슬기 녀석을 다수 체포해다가 길러 보려 했으나 실패했다. 녀석들의 섭생에 대해 정보가 전무했던 탓으로 돌려야 할까. 지인의 딸이 14마리의 송사리들과 수조 일색을 선물했다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했다. 녀석들은 차례로 용궁으로 가고 단 한 마리 남은 녀석이 힘차세 수조 속을 헤엄치는 장면이라. 아니 그럴려면 일단 물가에 나가 송사리부터 잡아야 하는 건 아니고? 아서라 내 한 몸 챙기기에도 버거운 판에 어떤 생명을 내가 책임진단 말이냐.

 

엔도 슈사쿠 선생은 또한 디즈니 만화를 통해 의인화되고 순화된 동물들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일갈한다. 특히 판다가 그렇다. 내가 듣기로는 판다란 녀석은 옛날 난폭한 짐승의 후예라고 하던데, 그 손발의 모양이 그렇다고 한다. 지금은 지구촌 어디서도 대환영 받는 중국의 특산 동물이 아니던가. 하긴 지난번에 녀석을 알현하기 위해 꿈과 환상의 나라를 방문했더니 존귀하신 몸이 오수를 즐기고 있다고 하여, 방해하지 말라는 문구를 보고는 좀 놀랐다. , 판다가 동물원의 보통 동물과 달리 상전이시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튼 디즈니에서는 동물 본성을 순치하고 의인화해서, 원래 동물의 이미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다. 아무래도 못생긴 두꺼비나 발이 없어 흉측한 모양의 뱀보다는 왠지 푸근해 보이고, 귀염이 폭발하는 판다 같은 녀석들이 인기가 있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게다가 인형으로 만들어도 판다가 훨씬 인기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선생은 거의 모든 동물들을 키워본 경험이 있으신 것 같다. 자신 말고는 가족 중에서 동물을 사랑하는 이들이 없어서 좀 문제가 되긴 했겠지만 말이다. 동물은 물론이고 심지어 식물계에까지 발을 들이는 모습에서는 정말 대단한 양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계절 피고 지는 꽃이 나팔꽃이라는 말에 혹해서 당장 나가서 나팔꽃 씨를 받아와야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번에 받아온 마리골드 씨에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던데 말이지.

 

엔도 슈사쿠 선생의 작품 중에 지금은 절판된 <유모아 극장>이라는 책이 있다고 하던데, 선생이 구사하는 유머는 또 어떠한지 궁금하다. 선생의 동물기는 참 매력적이었다. 읽을 책들이 많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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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21-08-22 14:4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저도 여러 동물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식물과 동물 모두가 소중한 생명이지만, 주는 의미는 다른 듯 합니다. 식물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꽃을 피워내며 살아 있음을 알려준다면, 동물은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나누어주는 듯 합니다..
.

레삭매냐 2021-08-23 10:55   좋아요 1 | URL
저는 아직도 다슬기와 메뚜기
잠자리를 잡으러 다닌답니다.

어제도 메뚜기 5마리를 잡았
습니다. 물론 나중에 다 풀어
주었습니다.

함께 살아감의 즐거움!!!

mini74 2021-08-23 10: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댕댕이도 야옹이도 다 좋아요. 그런데 우리집 댕댕이가 야옹이를 무서워해요 ㅎㅎ 외롭고 쭈구리였던 지금도 그렇지만 ㅠㅠ 그런 시절 나를 태양처럼 봐주던 동물들이 큰 위로가 된 기억이 ㅠㅠ 저는 잘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숩니다. 까칠한 사춘기아이들이 동물앞에선 혀 짧은 소리하며 예뻐하는 거 보면 고마운 존재고 미안한 존재고. 그렇지요 ㅎㅎ

레삭매냐 2021-08-23 10:56   좋아요 1 | URL
오오 댕댕이 야옹스 러버
시로군요.

어제도 공원에 나가서 메뚜기
잡으러 뛰어 다니는데, 댕댕이
들이 신나서 마구 뛰댕기더라
구요.

누군가로부터의 위안 !!!
아이들은 정말 동물들을 좋아
하는 것 같아요.
 
전원 옥쇄하라!
미즈키 시게루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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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서 미즈키 시게루 작가의 <전원 옥쇄하라!>라는 책이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픽 노블로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의 대기지가 있었던 라바울에 파견되었다가 생환한 저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당시 미즈키 시게루 작가는 미군기의 공습으로 왼팔을 잃었다. 구글링으로 검색해 보니 한 팔이 없었다. 그렇다면 모든 작화는 한팔로만 그렸나 보다. 대단하지 않은가.

 

시작은 전세가 일본군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던 1943년 말, 뉴브리튼 섬의 코코포라는 지역에서 출발한다. 그 무렵 징병된 미즈키 시게루는 라바울에서 보고 들은 것들을 그대로 기록했다.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미군의 공격에 앞서 거의 죽음이 예견된 일본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위안소를 찾는다. 작가는 가감 없이 비극을 있는 그대로 독자에게 전달한다. 이거 출발부터 심상치가 않다.

 

제공권을 미군에게 빼앗긴 일본군은 속수무책으로 남양군도로 파견하는 수송선들을 잃고 있었다. 물량전에서 도저히 미군의 생산력을 따라 잡을 수 없었던 일본군의 보급은 열악했다. 오죽했으면 그래픽 노블에 등장하는 일본군이 죽기 전에 실컷 생고구마라도 먹고 죽었으면 하는 말이 나왔을까. 태평양 전쟁 당시 상당수의 일본군들이 보급 부족 때문에 기아로 전선에서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죽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

 

그리고 내무반에서 초년병들에 대한 폭력은 일상적이었다. 선임병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후임병들을 가혹하게 구타했다. 이어 바이엔 지역에 파견된 대대장은 미군의 압도적인 공격 앞에 더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휘하 병사들에게 무모한 반자이 돌격과 옥쇄를 강요한다. 그나마 지각 있는 장교들은 그런 개죽음에 가까운 반자이 돌격보다는 생존을 도모해서 게릴라전을 구사하는 게 라바울에 있는 동료 병사들을 위해서도 좋을 거라는 전략을 제시하지만, 오로지 죽음만 생각하고 있는 지휘부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일 뿐이다.

 

대대장은 센고쿠 시대에나 등장할 법한 고사를 인용해 가며 병사들에게 오로지 옥쇄만이 해결책이라는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말만 하는 앵무새일 뿐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병사들은 물고기를 잡으러 나갔다가 악어밥이 되어 하반신만 돌아오고, 계속해서 출몰하는 미군 비행기의 표적이 되어 죽어 나간다. 말라리아 발병은 일상이 되어 버렸다. 굶주림으로 병에 걸린 병사들은 병을 이겨낼 체력이 없었다. 도대체 전쟁을 책임진 대본영의 우두머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걸까? 그들은 현지 병사들이 겪는 고통에 대해서는 1도 관심이 없었다. 센고쿠 시절의 무사도 타령이나 하면서 압도적 물량으로 일본군을 격파하는 미군에 반자이 돌격만을 강요할 따름이었다.

 

구미의 병사들과는 달리 압도적인 적의 화력 앞에 패배가 뻔한 상황에서도, 포로가 되는 것을 치욕이라며 무모한 반자이 돌격과 옥쇄를 병사들에게만 강요했다. 일본 왕의 패전 선언 당시, 1억 총옥쇄 타령을 하던 전쟁지도부에서 옥쇄를 한 장성들이 얼마나 되었던가. 그 점만 보더라도 그들의 위선과 허위를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평소 주장대로였다면, 모든 장성들은 종전과 동시에 책임을 지고 천국으로 갔어야 했을 것이다. 도조 히데키조차 자결에 실패하지 않았던가.

 

전원 옥쇄 주장을 하던 대대장이 죽자, 생존한 80여명의 병사들은 후방으로 후퇴해서 적에게 타격을 가하기로 결정한다. 한편 라바울에 있던 제8방면군 사령관이었던 이마무라 히토시를 비롯한 지휘부에서는 전원 옥쇄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엔 지대의 잔존 병력이 남아 있다는 걸 알고 키도 중위를 그들이 집결해 있는 세인즈조지곶으로 파견해서 처리할 것을 명령한다. 키도 중위는 여기서 죽음의 사자였다.

 

자신들의 구명을 위해 사령부를 찾았던 선임 군의관은 이미 자결했다. 키도 참모는 바이엔 지대의 두 소위들에게도 자결을 강요해서 결국 관철시켰다. 나머지 병사들에게도 후방의 라바울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락하게 지내던 10만 병력의 사기를 위해 옥쇄 돌격을 명령한다. 그리고 키도 자신은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는 말로 위기를 모면하려다가 결국 적탄에 죽는다. 종전 두 달을 앞둔 19456월에 벌어진 일들이었다.

 

어려서 만난 종군기자 야마오카 소하치(그렇다 그는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저자이기도 하다)가 쓴 5권짜리 <태평양전쟁>에서 그런 일본군들의 어이없는 죽음을 기괴한 방식으로 미화하고 찬미하고 있었다. 러일전쟁 이래, 일본 육군의 지상전 전술을 변화가 1도 없었다. 케케묵은 무사도 타령을 하는 지휘관들은 병사들을 총탄과 포탄이 쏟아지는 사지로 내몰았다. 제대로 된 현지 지도 한 장 없이 남양군도에 도착한 일본군들은 그저 감으로 싸우다가 전장의 원혼이 되었다. 이런 엉터리 전술로 미군을 상대로 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패전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일본군 현장 지휘관들에게 병사들은 귀중한 자원이 아닌 그저 사석(捨石) 취급을 받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았다. 최근에 읽은 엔도 슈사쿠의 <사무라이>에서도 그런 장면을 볼 수가 있었다. 적어도 그런 점에서, 그들이 말하는 버리는 돌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미즈키 시게루의 <전원 옥쇄하라!>는 전언이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아닌, 자신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것들을 극화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시 한 번 어떤 전쟁도 비극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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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23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만화 유명하죠. 해적판으로 돌았는데 안그래도 정발된다고 해서 반가웠어요. 오히려 예전 나이드신 일본 작가나 만화가들에겐 그나마 양심이 있는거 같아요. 도라에몽 작가분도 그렇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왜곡된 교육을 받아서인지 ㅠㅠㅠ

레삭매냐 2021-08-23 11:51   좋아요 1 | URL
네 저는 아예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정발된다는 이야기
듣고는 밀덕으로 바로 주문해서
지난 주말에 읽었답니다.

너무 레알해서 놀랄 정도였습니다.

일본군이 정말 엉망진창이었구나...

아마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와 그렇
지 않은 세대와의 차이가 아닐까 싶
습니다. 교육에서도 계속해서 진실
을 호도와 왜곡하고 있으니까요.

일본 정부가 그런 게 어제 오늘 이
야기가 아니긴 하지만요.

coolcat329 2021-09-10 1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굉장히 땡기네요!
저 도서관에 가봐야겠습니다.

레삭매냐 2021-09-10 13:20   좋아요 1 | URL
이 책이 만화책인지라
도서관에서 비치가 되는지
그것이 궁금하네요.

저도 그래서 희망도서로
신청하는 대신 그냥 사서
읽었습니다.

coolcat329 2021-09-10 13:23   좋아요 2 | URL
아 지금 검색해보니 없네요 ㅠㅜ 이 책 중학생이 읽을 수 있나요?

레삭매냐 2021-09-10 13:54   좋아요 2 | URL
제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중학생
이 소화하기에는 좀... 그런 것
같습니다.

참혹한 전쟁에 대한 극사실주의
적 묘사가 좀 걸리네요.

coolcat329 2021-09-10 17:46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