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독이다
에비사와 야스히사 지음, 오경화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도서관에는 보통 특정한 책을 빌리러 간다. 그런데 가끔 예상하지 못했던 책을 만나게 된다. 어젯밤과 오늘 아침 이틀 사이에 죽어라 읽은 에비사와 야스히사 작가의 <나는 감독이다>가 그런 책이었다. 소설의 원제는 감독(일본말로는 간토쿠라고 하더라)’. 제목부터 간결하다. 그리고 책은 드럽게 재밌었다. 내가 아마 야구를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나에게 스포츠는 오로지 야구뿐이다. 나는 축구도 농구도 보지 않는다. 오로지 나에게는 야구뿐이다.

 

그런 야구도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 때문에 시들해져 버렸다. 아니 예전에 가지고 있던 열정은 내가 열렬하게 응원하던 보스턴 레드삭스가 십 수 년 전에 그 놈의 지긋지긋한 소위 밤비노의 저주를 깨면서 사라졌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에 춘수 씨의 책을 읽었는데 그 책에 만년 꼴찌팀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열심히도 응원하던 춘수 씨의 기억이 났다. 그랬지. 그런데 <나는 감독이다>는 바로 그 야쿠르트 스왈로즈를 실제 모델로 한 소설이라고 한다. 지지리도 야구를 못하는 팀, 엔젤스의 신임감독으로 부임한 사람은 바로 교진(요미우리 자이언츠) 유격수 출신의 히로오카 타츠로다. 전임 감독은 라인업을 짜기 위해 점쟁이를 찾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뭘 해도 안 되는 팀인 것이다. 구단주인 올림픽건설의 사장 오사카 사부로 씨는 아무리 팀이 꼴찌를 해도 인화를 중시하는 호걸이었다. 매년 팀에 투입되는 2억 엔이라는 거금은 어차피 세금으로 나갈 돈이라며 퉁친다고 했던가.

 

팀의 독소로는 수비 코치이자 왕년의 엔젤스 스타 타카야나기가 있는데, 다음 감독 자리는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굴러온 돌인 히로오카가 감독에 선임되자 에이스 오타키를 비롯한 선수들을 선동해서 쿠데타에 나선다. 시즌 도중에 감독 자리를 물려받은 내부의 격렬한 반발에 직면한다. 철저한 관리야구를 신봉하는 히로오카에 대항해서, 기존의 느슨한 팀플레이를 선호하는 선수들은 자기들 멋대로 야구를 계속하겠다는 거다. 팀의 기강은 바닥에 떨어지고, 아예 술에 취한 채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고 했던가.

 

이건 뭐 프로야구 선수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오합지졸 팀이 따로 없다. 이렇게 각자도생하는 팀이 어떻게 천하의 교진을 상대로 센트럴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단 말인가. 타카야나기 일당의 쿠데타가 보기 좋게 실패하고, 도박에 나선 히로오카는 대망의 대권을 접수한다. 그리고 바로 팀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안 되는 팀일수록 문제가 많은 법이다. 중견수 타카하라를 팀의 리더로 세우고, 포수 이치카와를 더해서 팀에 새로운 면모를 갖출 채비를 마친다.

 

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은 시즌만 관심 있게 보지만, 고수들은 오히려 핫스토브라 불리는 오프시즌과 스프링 트레이닝에 주목한다. 교진 같은 강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당대 최고의 선수이자 감독으로 추앙받은 나가시마 시게오 같은 명감독을 필두로 해서, 오 사다하루(왕정치), 하리모토 이사오(장훈) 그리고 니우라 히사오(김일융) 같은 훌륭한 자원들을 아낌없이 투입할 수 있는 프런트 오피스의 든든한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마디로 말해 교진 시절 동료였던 나가시마 감독이 하지 않아도 될 그런 걱정을 히로오카는 해야 한다는것이었다. 현역 시절 3루수였던 나가시마는 유격수에게 날아가는 공조차 자신이 잡는 허슬 플레이로 히로오카를 맥 빠지게 만들곤 했다지 않은가. 현역 시절이나 감독 시절 모두, 나가시마는 히로오카의 장애물인 셈이다. 게다가 그는 교진 현역 시절, 야신이라 불리던 카와카미 테츠하루 감독과의 불화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으니 타도 교진은 비슷한 처지에서 코치로 영입한 절친 와타라이 요이치도 공유하는 공통의 모토가 되었다.

 

구단주 오사카 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히로오카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자신의 관리야구와는 거리가 먼 외국인 용병 1루수 허드슨을 트레이드시켜 버린다. 그의 면모에서 당장 나는 SK 와이번스 왕조를 건설했던 야신 김성근 감독이 떠올랐다. 하긴 그도 일본 출신 야구인이었지. 메이저리그에서는 절대 번트를 대지 않는 것이 불문율인데, 일본 야구에서는 짜내는 야구가 기본이지 않았던가. 그러니 메이저리그 야구 맛을 본 팬들에게 일본 야구나 일본 야구를 계승한 한국 김성근 감독 스타일의 야구가 재밌을 리가 있나 그래.

 

어떻게 보면 필드에 나가서 뛰는 선수들은 모두 히로오카 감독이 조종하는 로봇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결론은 하나다, 이기는 야구를 하라는 명령이다. 야구의 기본은 간단하다. 27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고 상대보다 점수를 더 내라는 것. 그런데 히로오카 감독은 공격보다 수비를 더 중시한다. 교진 야구가 그러하듯이. 공격으로 점수 내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잘 단련된 수비로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히로오카 감독의 지론이었다. 하긴 10개의 공 중에서 3개의 공을 안타로 만들어도 강타자로 인정받는 것이 야구의 세계가 아니었던가. 농구 선수의 야투율이 30%라고 한다면, 당장 방출될 게 분명하다. 그만큼 타격의 기술은 쉽지 않다는 말이 아닐까.

 

히로오카 감독은 엉망진창인 엔젤스의 규율부터 세우는 일에 매진한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이기는 야구의 재미를 알게 만든다. 패배주의에 물든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알게 되자, 개막전에서 교진을 상대로 연승을 내달리면서 그야말로 꿈같은 봄을 보낸다. 하지만, 130경기나 치르는 야구는 단기전이 아니다. 단기전은 포스트시즌이란 이름으로 각 리그의 승리자들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경기다. 장장 6개월이나 되는 장기전을 치르다 보면 별의별 일들이 다 벌어진다. 그것은 마치 우리네 삶과도 비슷하다.

 

또 야구 승부의 세계에서는 얼마나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가. 다 이긴 경기도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가 뒤집히기도 하고,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기도 선수들이 투지를 다잡아 엄청난 역전에 성공하기도 한다. 우리 야구팬들이 야구를 끊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 게 아닌가.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명언도 다 있지 않은가.

 

주전 유격수 카노를 2루수로 이동하고, 2군에서 강철 어깨를 가진 우고를 끌어 올려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유격수에 히로오카 감독은 배치한다. 연봉협상에서 치욕을 당한 오타키는 새로 영입된 메이저리그 출신 찰리 헤밍웨이와 더불어 원투펀치로 마운드를 책임지게 된다. 물론 타카야나기라는 놈은 코치 자리를 유지하면서 호시탐탐 쿠데타를 도모한다. 아무 것도 입증되지 않은 신생 팀 같은 상황에서 히로오카 호는 우승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한다. 시즌이 긴 만큼, 슬럼프며 주전 선수의 부상 같은 일들은 다반사다. 주전 중견수 타카하라가 수비 도중에 중상을 당하면서 엔젤스 호는 침몰하기 시작한다.

 

이런 극도의 슬럼프 시기에는 감독도, 구단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저 슬럼프가 지나가길 바랄 뿐. 우리가 코로나 시절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저 속수무책처럼 이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저절로 사라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손 놓고 있다는 건 아니겠지만.

 

결국 엔젤스는 그야말로 드라마처럼 반등을 일구어내는데 성공했다. 경기는 어디까지나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그러니 예의 슬럼프도 선수들이 알아서 극복해야 하는 것이다. 타카하라가 복구하고,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감각을 스스로 깨우쳐 나가면서 엔젤스는 다시 한 번 우승 레이스를 달린다. 하지만 정규 시즌 레이스는 길고 험난했다. 막판에 팀의 에이스 오타키와 타카야나기의 승부 조작 혐의가 부상하면서 다시 한 번 팀은 위기에 처한다. , 엔젤스와 히로오카는 이 마지막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야알못 분들에게 <나는 감독이다>는 엄청 지루하고 재미없는 그런 소설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 같이 야구에 미친 사람들에게 <나는 감독이다>는 그야말로 독서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한 한줄기 빛자락 같은 존재였다. 어찌나 재밌던지, 여차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읽을 판이었다. 게다가 한 때 일본 야구를 주름 잡았던 왕년의 대스타들인 왕정치와 장훈 그리고 김일융 아저씨들이 나오니 이 어찌 반갑지 않을쏘냐 말이다.

 

게다가 에비사와 야스히사 작가는 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현장 중계를 하는 듯한, 생생한 라이브 중계로 독자의 혼을 쏙 빼놓는다. 아니 이거 라디오 중계를 글로 풀어놓은 것 아냐 싶을 정도다. 나도 오래 전에 야구 중계를 들으며, 실제로 그 짓을 해보아서 잘 아는 바다.

 

간만에 야구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기분이 째지는구나. 그럼 다음번엔 <유니버설 야구협회>에 다시 도전해야 하나 어쩌나.


[뱀다리] 그리고 보니 오케스트라 마에스트로와 야구 감독은 누구나 꿈꾸는 그런 직업이라 했던가. 마에스트로는 몰라도, 야구 감독은 바로 눈에 보이는 성적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라, 팀 전체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 받는 스트레스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았다. 그런 스트레스를 감당하면서도 타카나야기처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야구 감독이 되고자 하는 걸 보면 그만한 매력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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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 2020-12-03 16: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의 인물은 꼭 허구연씨 닮은듯 하네요!ㅎ 엘지 때문에 거의 20년 가까이 가슴앓이하는 1인입니다!ㅠ

레삭매냐 2020-12-03 16:35   좋아요 1 | URL
아~ 그리고 보니 한국에는 엘지
가 있었네요.

90년대 신바람 트리오가 활동
하던 시절의 엘지가 생각나네요.

stella.K 2020-12-03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자도 원작을 밤새워 읽었다던데 정말 재밌나 봅니다.
저는 야구에 대해선 1도 모르는데 올초던가? 스토브리근가 하는
야구 드라마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이 책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설명에 의하면 처세와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던네요? ㅋ

근데 표지가 만화로 오해하겠어요.

레삭매냐 2020-12-03 16:40   좋아요 1 | URL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야구에 대해
잘 모르신다면... 홀딱 반해 버리실
것 같지는 않습니다.

번트 앤 런, 히트 앤 런 같은 야구
작전 용어들하며 6-4-3 병살타 같은
표현들이 어쩌면 진입장벽이 될 수도...

전 아주 재미지게 읽었답니다 :>

처세/자기계발은 쌩구라입니다 무신.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서도 그런
스타일의 광고를 본 것 같은데, 일본
책들을 일반화시키는 광고문안 같네요.

coolcat329 2020-12-04 07: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중학생이 읽어도 될까요? 야구 지식은 어른 수준입니다.

레삭매냐 2020-12-04 09:08   좋아요 1 | URL
야구 지식만 볼 때는 갠춘해 보입니다.

다만 왕정치-나가시마, 장훈 그리고
김일융 아저씨에 대해 좀 더 알고
있다면 더더욱 좋은 독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무위키 검색을 참조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coolcat329 2020-12-04 11: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감사합니다^^

scott 2020-12-04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존 그리샴도 야구 감독이 꿈이였었데요.
지금은 글로 돈 왕창 벌어서 고향 야구팀 사버렸으 ㅎㅎ 구단주 됨 ^.^

레삭매냐 2020-12-05 08:1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

그야말로 드림 컴 트루네요.
책 써서 돈을 벌어 구단주가
되나니...
 


지난달에는 총 8권의 책들을 만났다.


1. 가해자들 / 정소현

2. 침묵 / 돈 드릴로

3. 아리랑 / 님 웨일즈, 김산, 박건웅

4.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 / 윌라 캐더

5. 독립혁명가 김원봉 / 허영만

6.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 이연주

7.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8. 나의 안토니아 / 윌라 캐더

 

작정하고 만난 작가는 바로 버지니아/네브래스카 출신의 미국 작가 윌라 캐더.

저자가 쓴 <나의 안토니아>로 시작해서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로 끝났다고 하더라고 과언이 아닐 듯.

 

내가 꼽은 올해의 책으로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는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잉클러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올 한 해 만난 책들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윌라 캐더 여사의 <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를 단연 최고로 꼽고자 한다.

신간 <우리 중 하나>는 일단 수집은 해두었으나 읽지는 못했다.

 

그래픽 노블로는 김산 장지락과 약산 김원봉 의백을 만났다.

님 웨일즈 여사가 쓴 <아리랑>부터 읽어야 하는데...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그 책 역시 상당 부분 읽다 말았다네.

내년에는 꼭 완독해야지 싶다. 너튜브를 통해 다큐멘터리도 보고 그랬다.

독립운동사에 한 축을 차지하는 무정부주의자들 그리고 사회주의자들의 독립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가해자들>은 현대문학 리뷰대회에 참전하기 위해 읽었다. 어제 연락이 왔다. 우수상으로 선정되어, 랜덤픽으로 현대문학 핀 소설을 한 권 랜덤으로 보내 준다고 한다. 고맙습니다.


춘수 씨의 책은 발매 당일날, 독립서점에 달려가 사다가 읽었다.

만날 하는 말이지만, 난 춘수 씨의 팬도 아닌데...

암튼 글 하나는 잘 쓴다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다. 그의 능력과 수입 그리고 명성이 참 부럽다. 그나저나 재즈를 많이 들으면 좋아할 수 있을까?

재즈는 잘 모르겠던데.

 

검찰 출신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는 지난주에 바로 다 읽었는데 아직 리뷰를 쓰지 못했다. 어제 새벽까지 <다시, 올리브>를 다 읽었다. 역시나 재밌군 그래.

 

이달에는 9권을 더 읽어서 150권 채우러 가즈아~

얍삽하게 얇은 책들과 그래픽 노블 위주로 쉽게 목표 달성을 하자꾸나.



짜잔, 리뷰 대회 상품이 오늘(12월 6일 월요일) 잘 도착했습니다.


바로 읽기 시작합니다. 부담도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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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2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0-12-02 19: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뭔 책이 올지 궁금하네요.

stella.K 2020-12-02 18: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전...?!ㅎㅎㅎㅎ
근데 우수상이라니 축하합니다.^^

레삭매냐 2020-12-03 16:40   좋아요 3 | URL
1등은 도서상품권 10만원! 1명
2등은 핀 문학 시리즈 랜덤도서 한 권! 10명
3등은 별다방 아메리카노 한 잔 20명

부디 안 읽은 책으로 오길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stella.K 2020-12-02 19:20   좋아요 2 | URL
헉, 핀 문학 그거 얇은 책 아닙니까?
꼴랑 한 권요? 너무했다. 못해도 3~5권쯤은 보내줘야지...
3등은 좀 더 한 것 같군요.
요즘 참 리뷰대회가 그래요. 하는 김에 좀 더 쓰지.ㅉ

레삭매냐 2020-12-02 21:23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출판계가 불황이다
보니, 예전처럼 그런 후한
인심을 기대하기가...

scott 2020-12-02 19: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1등이 10만원이면 2등은 1만원 랜덤 도서 한권 이렇게 줘야지 이벤트 응모 독자들을 찐팬으로 만드는법도 모르나봐요.ㅋㅋ

레삭매냐 2020-12-02 21:24   좋아요 1 | URL
거창한 리뷰대회가 아니라 소소한
리뷰대회라 그런 게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물론 의견에 대해서는 격하게 동의
하는 바입니다.

coolcat329 2020-12-02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당선 축하드려요. 근데 2등이면 상품권 5만정도는 해야하는데요. ㅜ 더 놀란건 3등 아메리카노 한 잔이라뇨!

레삭매냐 2020-12-02 21:26   좋아요 0 | URL
아숩지만 뭐 상품은 개최 측이
정하는 거라 ㅋㅋ 받아 들일랍니다.

단발머리 2020-12-02 20: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등인데 상품이 너무 소박하네요. 5만원 정도 해야되는거 아닙니까?
그래도 2등 수상 축하드려요.
레삭매냐님 덕분에 저도 <가해자들> 읽었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0-12-02 21:26   좋아요 2 | URL
리뷰 올리신 거 봤습니다 -
제가 요즘 그놈의 층간 소음의 폐해
를 직접 겪다 보니... 아주 공감이 가
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소소하게 만족해 보렵니다.

han22598 2020-12-03 0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립니다. 레삭매냐님! 근데...이연주 변호사님..매불쇼의 이변이신가...ㅎ

레삭매냐 2020-12-03 10:12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 분입니다 :>

숨은 매불쇼 팬이신가요? 여기 한 명 추가요 ~~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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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난 춘수 씨의 팬이 아니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해서 그의 책들을 섭렵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일인칭 단수>도 발매 당일날, 동네서점 에디션을 사기 위해 찬바람을 무릅쓰고 사냥에 나섰다. 덤으로 무슨 다이어리도 받아왔다.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동네책방에서 거저 나눠주는 책갈피들이었다. 감사하게 잘 쓰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춘수 씨는 장편보다 단편 혹은 에세이에 더 능한 작가가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해봤다. 나는 너무 늦게 <노르웨의 숲>을 만나서 그런지 책이 나왔을 당시의 감흥이 잘 느껴지지 않더라. 책은 어떤 시절에 만나느냐에 따라 그에 대한 감상이 달라지는 법이니까. 그런 점에서 춘수 씨의 모두 8편의 단편이 담긴 <일인칭 단수>는 가을의 끝자락에 잘 어울리는 그런 책이 아닐까. 어제 같아서는 초겨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지만.

 

춘수 씨의 소설들을 읽다 보면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말라는 어머니의 엄한 교육을 받고 자란 티가 팍팍 난다. 뭐 그렇다고. 춘수 씨가 재즈와 마라톤에 미친 사람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또 야구팬인 줄은 또 몰랐네. 당연히 야구팬인 나의 원픽은 바로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집>이었다. 일본에는 미국의 뉴욕 양키즈 같은 사악한 팀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네들 사이에서는 교진이라 불리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였다. 단카이 세대라고 말하는 춘수 씨가 한창 야구를 보던 시절에 교진에는 ON포로 유명했던 오 사다하루(왕정치)와 나가시마 시게오가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지 아마.

 

오래전 삼미 슈퍼스타즈의 꼬마 야구팬으로, 약팀의 설움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약체팀이었던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대한 춘수 씨의 애정에 격하게 공감할 수가 있었다.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던 시절에 대한 아스라한 향수가 저 구석탱이에서 마구 피어 올랐다. 춘수 씨는 텔레비전 중계로 보는 야구보다 직관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 그렇지 야구는 모름지기 직관이지. 이 양반이 뭘 좀 아는구만 그래. 일본 야구장에서는 라거 뿐만 아니라 흑맥주도 파는 모양이지? 야구와 코히 비루의 조합이란 정말! 어쨌든 누가 야구장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지는 걸 보러 가냐고 말하겠지만, 꼴찌팀의 비애란 바로 그런 것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춘수 씨는 인생철학을 등장시킨다. 인생이 항상 승리로 점철된 것은 아니라고. 아니 어쩌면 행복한 순간은 손에 꼽을 정도고 그 반대는 차고 넘치는 법. 그러니 지더라도 좀 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겨내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패배는 야구나 인생에서나 사양하고 싶다.

 

고희를 지나 망팔에 도달한 능구렁이 작가는 고대사에서 비틀즈와 자신의 전문 분야라고도 할 수 있는 재즈 알토색소폰의 대가 찰리 파커를 소환한다. 나도 한 때 춘수 씨 마냥 좋아했던 비틀즈 이야기에서는 18년의 세월이 지나 중년의 나이에 알게 된 첫사랑 소녀가 등장한다. 자신보다 네 살 많은 그녀의 오빠가 느닷없이 출현해서 그녀가 3년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오래 전, 그녀의 집을 방문했다가 그녀의 오빠 앞에서 얼굴을 붉히며 일본 국어독본에 나오는 역시 자살한 유명 소설가의 작품을 읽었던 추억들을 부지런히 들려준다. 춘수 씨는 어쩌면 그렇게 적재적소에 꼭 필요한 부사들을 배치하는 지 놀라울 따름이다. 솔직히 그의 능력이 부럽다. 나는 점잔빼는 양복 입은 비틀즈 스타일보다는 반항기 넘치는 깡패 같은 롤링스톤즈의 <새티스팩션>을 더 좋아했더랬다. 그의 경우처럼 파나소닉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청춘 배경음악이 그 시절에는 나에게는 무엇이었나 문득 궁금해졌다. 내 경우에는 조지 마이클, 인엑에스 그리고 건즈 앤 로지즈 정도가 되겠다.

 

주술처럼 어긋나 버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자 친구의 집을 방문해서 그녀의 부재에 놀라는 일인칭 단수 시점의 나. 그녀의 오빠는 계속해서 토스트와 커피를 권하지만, 예절 바른 젊은이는 점잔을 빼며 극구 사양한다. 점심시간이 가까워 오자 식사시간에는 다른 사람의 집을 방문하는 게 아니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물러 나오려는 모습이 왜 그렇게 내 마음에 잔상을 남기는지 모르겠다.

 

재즈와 클래식 음악에 정통한 춘수 씨는 이번 작품집 속에서도 자신의 장끼를 아랑곳하지 않고 발산한다. 나도 한 시절 클래식 CD를 격렬하게 사 모아서 그런지 그의 궤적을 따라가는데 제법 도움이 되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정도야 껌이고, 안토니오 베네데티 미켈란젤리나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 그리고 마르타 아르헤리치 같은 연주자의 이름은 참 반가웠다. 아니 자신의 작품을 읽는 독자라면 이 정도는 알아 두어야 한다는 고수의 기백이랄까. 슈만의 사육제라는 음악적 아름다움의 추구를 베이스를 깔고, 그 음악을 논하는 파트너가 세상에 둘도 없는 아름다움과는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도 역설적이지 않은가. 예의 아름다움을 커버하는 매력이라는 점에 춘수 씨는 포인트를 둔 걸까.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복잡스러움 만큼이나 춘수 씨의 글쓰기가 지향하는 바는 참으로 광활하구나 싶다.

 



보사 노바를 연주하는 찰리 파커에 대한 이야기는 또 어떤가. 결국 재즈에 대해 문외한인 나는 찰리 파커의 음악을 들어 보고 싶다는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너튜브를 돌렸다. 아니 그랬더니만 진짜 그런 제목의 음반이 있지 않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음반에 대한 리뷰로 원고료를 챙겼다는 춘수 씨의 감언이설에 넘어간 걸까. 나중에 꿈에서 그랬다더라는 식의 전개는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바로 이거지 이런 게 문학의 힘이 아니겠어라고 이해하게 된다. 문학에서 이 정도의 상상력조차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문학이겠냐고 묻는 것 같이 느껴졌다. 조금은 뻔뻔스러운 우리의 춘수 씨 같으니라구. 어쨌든 그렇게 너튜브 연관검색으로 듣게 된 안토니오 카를루스 조빔의 <걸 프롬 이파네마>는 끝장이었다.

 

군마 현의 당장이라도 무너질 듯한 료칸에서 만난 시나가와 원숭이 사연은 또 어떤가. 나홀로 즐기는 여행을 하다가 화자는 허름한 료칸의 온천탕에서 말하는 시나가와 원숭이를 만나게 된다. 원숭이가 말하는 것도 놀라울 판에, 료칸에서 일하는 원숭이가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서비스가 아주 좋은 원숭이다. 그리하야 화자는 코히 비루 두 병을 청해 시나가와 원숭이와 대작을 하면서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다. 있을 법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현혹하는 기술에 그만 감탄해 버렸다. 역시 춘수 씨야 그래.

 

, 너무 아쉽다.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었었는데. 달랑 8개의 이야기들만으로는 너무 부족하다. 그렇게 춘수 씨의 신간 소설집을 다 읽어 버렸다. 쩝쩝 아쉽다. 고수는 자신의 소설에서 무언가 교훈과 주제 그런 걸 기대하지 말라고 점잖게 조언을 날린다. 그리고 소설 같은 문학에서 작가의 의도를 읽어내라는 국어 시간에나 등장할 법한 질문들의 무용성에 대해서도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 사살시켜 주었다. 아니 오독까지도 포함한 내맘대로 독서의 즐거움이 얼마나 큰데 그걸 정형된 틀로 분석하라는 게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지금까지도 그래 왔지만, 앞으로도 내맘대로 읽을 테다. 춘수 씨, 어쨌든 즐거운 시간을 주어서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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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0-11-28 08: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팬 맞으신데요? ;;;
하긴 저도 하루키 끊으려다 레삭매냐 님 글에 주문하고 있습니다. 아, 왜 이러세요 ㅠ ㅠ

레삭매냐 2020-11-28 09:03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도 끊을라고 하는데 그게 또 마음대로 안되네요 :>

scott 2020-11-28 08: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춘수옹 찐팬 인증 ^.~

레삭매냐 2020-11-28 09:03   좋아요 2 | URL
저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찐팬 돌입 시츄 !

blanca 2020-11-28 08: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런데 왜 춘수씨인 거예요? 아이구, 감질 나네요. 왜 이리 찔끔 찔끔 아주 거한 소설이나 에세이 최소 육백 페이지는 내주셔야. 저 후회중입니다. 예상 배송일이 늦어 이번 주에 안 시켰는데 주말에 읽을 책 떨어지고...

그 동네 책방 한번 부럽네요. 이게 동네책방버전이 동네책방에 있는 게 아니라 지정 서점에만 있는 거더라고요.

레삭매냐 2020-11-28 09:06   좋아요 2 | URL
하루키의 한자 표기가 春樹 여서
우리식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600쪽까지는 아니어도
분량이 넘 적어서 아쉽긴 하더라구요...

읽을 책이 떨어지시다니... 그게 더
놀랍습니다 ㅋㅋㅋ

맞습니다, 아무 동네책방이 아니라
지정서점 몇 곳에만 있더라구요.
다행히 저희 동네 한 곳이 있어서
어제 냉큼 다녀왔습니다.

blanca 2020-11-28 09:07   좋아요 2 | URL
저도 지금 충격이에요.--;; 손이 떨립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0-11-28 1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동네서점 에디션이 훨씬 더 이쁘네요. 보는 즐거움에 한 몫 했어요^^

레삭매냐 2020-11-28 15:18   좋아요 1 | URL
아마 이 맛에 동네서점 에디션
을 사는 게 아닌가 싶네요...

소설집이 너무 짧아서 아쉬웠습니다.

2020-11-28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1-29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rystal 2020-12-05 1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오더하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다음주 화요일 도착 예정이라는데..이게 뭐라고 살짝 설레네요. 저도 하루키 팬은 아닌데.. 뭔가... 책 나올때마다 꼬박꼬박 찾아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네요;; 이게 팬인건가요?? ㅋㅋ

레삭매냐 2020-12-05 10:43   좋아요 1 | URL
저하고 아주 비슷하시네요...

저도 말로는 춘수 씨 팬이 아니라고
하는데... 다른 이웃분들이 팬이라고
인증해 주셨네요 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0-12-09 19: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춘수씨의 팬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작품 제게도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춘수씨의 단편집 중 최고라고 할 정도?

즐거운 독서였습니다^^

레삭매냐 2020-12-10 17:39   좋아요 2 | URL
저도 아주 즐겁게 읽은 기억이네요.

역시나 대단하신 양반인 것 같습니다.
 


나는 춘수씨 팬도 아닌데...

 

인간은 때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판단을 할 때가 있다.

아니 가끔이 아니라 아주 많이? 모르겠다.

 

나는 춘수씨 팬이 아니다.

그런데도 춘수씨 책이 나온다고 하면 자꾸만 기웃거리게 된다.

이런 걸 밴드왜건 효과라고 하나? 아니어도 그만이고. 그냥 왠지 추세에 편승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게다가 동네서점 에디션이라고 하니 더더욱 갖고 싶다.

아까 낮에 도서관에 가서 델핀 드 비강의 책도 두권이나 빌렸는데. 뭐 그건 그거고.

 

이제 거의 끝을 바라 보고 있는 검찰 출신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도 마저 읽어야 하는데... 이달의 작가로 내가 꼽은 윌라 캐더 여사의 <나의 안토니아>도 마지막 장만을 앞두고 있다. 고로 읽어야 할 책들이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 팀 오브라이언의 신간이랑 러시아 작가의 신간도 주문했지.

 

여러권의 책을 읽는다는 건 마치 여러 개의 공을 허공으로 날려 저글링하는 고런 기분이라고나 할까. 물론 저글링은 하지 못한다. 하지만 책 읽기에는 자신이 있다. 제법 읽는 편이다.

 

이번 주말에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하니... 그런 핑계로 이런 저런 책들을 마구 사제끼는 걸 합리화하고 있는 중이다.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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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11-27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예요 저 표지는 휘둥그레...........

레삭매냐 2020-11-27 17:55   좋아요 2 | URL
구리구리한 레귤러 표지
대신, 동네 에디션에서는
요러코롬 상큼한 표지로 깔았더라구요.

그래서 추위를 뚫고 나가 사왔답니다 냐하~

blanca 2020-11-27 17: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우... 레삭매냐님 표지 보니까 그냥 표지는.... 흑. 저는 다음 주에 주문할랍니다. 표지만 예뻤어도..

레삭매냐 2020-11-27 19:24   좋아요 0 | URL
제가 춘수 씨 팬이 아니라는 게
킬포가 아닐까 합니다 ㅋㅋ

그러면서도 꾸역 꾸역 읽어대는.
문득 줄리언 반스 생각이 나네요.

chika 2020-11-27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책인가했습니다! 이건 반드시 동네서점에서 구입해야하는거네요.
문동에서 동네서점 살리기,에 큰 힘을 보태는걸까요? ;;;;

레삭매냐 2020-11-27 19:25   좋아요 1 | URL
제가 갔던 서점에는 디피용 책 하고
요렇게 비닐로 쌓인 거 하나만 있더라구요.

다 팔리면 다시 나오지 않는다고 하니
모쪼록 고고씽~ 추천합니다.

대세가 온라인 서점으로 기운지라
아무래도 동네 서점의 소멸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chika 2020-11-27 21:23   좋아요 1 | URL
가까운 동네에 책이 있을만한 동네서점이 있을지...확인해봐야겠네요.
아, 근데 생각해보니 저는 에세이파인지라 소설은 안읽어봤는데...표지때문에 혹 했네요? ^^;;;

scott 2020-11-27 1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른분에 에세이인줄 알았어요. 이번에 문동은 차라리 다이어리 표지와 색감을 잘뽑았더군요 ㅎㅎ

레삭매냐 2020-11-28 00:03   좋아요 1 | URL
8편의 단편 중에서 2개를 우선
읽었는데, 이거이 에세이인지
소설인지 헷갈리네요.

말씀 대로 같이 달려온
다이어리도 살펴 봐야겠네요.

서니데이 2020-11-27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이지만 표지가 다르니까 다른 책 같아요.
요즘은 리커버가 나온 이후로는 온라인 서점에서도 표지가 다른 에디션이 있지만
동네 서점에서 나온 책은 그보다 수량이 더 적을 것 같아요.
사진 잘 봤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0-11-28 00:0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이제 날이 바뀌어
주말이 되었네요. 코로나 땜시
아무데도 가지 못하는 주말이지만요.

그렇죠, 아무래도 표지가 다르니
다른 책처럼 보이는 것이.

이뿐호빵 2020-11-27 2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네 서점 에디션
소장하는 즐거움이 제법 있더라고요ㅋ

레삭매냐 2020-11-28 00:06   좋아요 1 | URL
왠지 살 거면 동네 서점 에디션
으로 가자~하고 샀답니다.

덤으로 서점에서
책갈피 얻어온 게 성공이었네요.

han22598 2020-11-28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과거에만 춘수씨 팬이었는데 ㅋㅋㅋ 저 책은 이뻐서 팬인척 하고 싶네요 ^^

레삭매냐 2020-11-29 19:48   좋아요 1 | URL
과거에도 팬이 아니었었는데...
저희 동생이 예전에 죽어라 읽어서
뭐가 그리 재밌었나 싶었는데 말이죠.

고수다운 필력이 돋보이는 소설집
이었습니다.
 
가해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31
정소현 지음 / 현대문학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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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위층에서 들려오는 발망치 소리와 수시로 구슬프게 짖어대는 멍멍이 울음소리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그런데 또 그전에 살던 집에서 밤 11시만 되면 시작되던 진공청소기가 돌아가는 소리(그들은 왜 그 시간에 항상 청소를 했을까 궁금하다) 그리고 모자간의 다툼 소리에 비하면 양반이지 싶다. 인간은 언제나 그렇듯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이가 보다. 그 시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도, 생활소음이 거슬린다.

 

21세기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2019년 여름, 처음으로 아파트 거주 가구 비율이 50%를 돌파했다. 그만큼 아파트는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주거 환경이라는 방증일 게다. 그런데 아파트라는 공동 주거 형태가 과연 모두에게 이로운 것일까? 아파트 주거는 살아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다는 치명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내가 이웃을 고를 수는 없지 않은가.

 

정소현 작가의 <가해자들>은 바로 그런 오늘날 이상적 주거 형태로 꼽히는 아파트에서 소음 때문에 벌어지는 소동을 정밀하게 타격한다. 소리와 냄새만 없다면, 이웃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이웃의 저녁 메뉴가 자반 고등어인지 구수한 청국장인지 달달한 불고기전골인지 후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우리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는 요소가 냄새보다 소리일 가능성이 더 농후하다. 냄새는 대개의 경우 끼니 때를 전후해서 발생하고 소멸하지만, 생활소음으로 알려진 사운드는 그렇지 않다.

 

시계의 초침이 돌아가는 소리까지 들리는 조용한 나만의 시간에 발망치로 찧듯 쿵쿵 거리며 거실을 돌아다니는 소리, 화장실에서 변기물 내리는 소리, 저녁을 준비하기 위해 도마에 칼질하는 소리들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견딜 수 없는 소음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정소현 작가는 정말 소설의 주인공들을 통해 리얼하게 재현해낸다.

 

누구에게나 사연이 있듯 소설의 1111호 윤서 엄마도 마찬가지다. 아이 딸린 홀아비에게 시집와서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살아야 했던 주인공은 자신의 아이를 낳은 뒤 수년 뒤에 산후풍에 시달리기 시작하면서 그 옛날 드라마에 나오는 소머즈 같은 청각의 소유자로 변신한다. 다른 이들은 무심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그런 생활소음들이 그녀에게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소리의 무거움으로 다가온다. 아무 소리 하지 않고 견딜 것인가 아니면 네 이웃과 전쟁에 나설 것인가. 주인공의 선택은 후자였다.

 

이것은 단지 성격상의 예민함이 문제가 아닌 심리치료가 필요한 영역의 문제였다. 시어머니와의 불화로 상처 받은 자신의 내면세계는 끓어 오르는 투쟁의 대상을 이웃의 타자로 삼았고, 그게 문제의 핵심이었다. 1211호 아줌마는 자신의 눈앞에서 토악질을 하며 뒹구는 윤서 엄마의 증상을 시어머니 알레르기라고 진단한다.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의 본질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상호간의 불신에서 비롯된 혐오가 아니었을까. 이후 첨예하게 벌어지는 대결 구조에서 이웃 간의 보일만한 양보의 미덕은 점점 침몰의 수순을 밟는다.

 

인내와 양보가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것은 강력한 우퍼와 브릿니 스피어즈의 히트곡 <TOXIC> 환청이었다. 이웃을 징벌하기 위한 미영 씨(윤서 엄마)의 노력은 대단했다. 천정에 우퍼를 달 정도라니. 아니 그건 광기라고 봐야 할까? 실제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홈파티 열기를 좋아하던 내 친구의 아랫집에 살던 부부는 파티가 벌어질 때마다 빗자루인지 장대를 가지고 따라 다니면서 천정을 쿵쿵대면서 치곤 했다고 한다. 나도 그 파티의 일원이었으니 할 말이 없다. 그렇다, 그런 식으로 나도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던 것이다.

 

억압받은 한 영혼이 폭발시킨 광기의 전염성을 대단했다. 전선은 위층 아래층 그리고 심지어 옆집 가리지 않고 마구 퍼져나갔다. 중재에 나선 관리소장 아저씨는 또 무슨 죄란 말인가. 이해와 타협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공간을 파국이 채우게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다만 어떤 형태로 오는가가 관건일 뿐.

 

정소현 작가의 <가해자들>을 스피디하게 다 읽고 나서, 성경에도 나오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나도 시시각각 변하고 회의하는 내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기 힘든 마당에, 타자인 이웃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묻게 된다. 소설 <가해자들>은 아파트 거주란 공동 거주 양식이 모든 이들의 선망이 되었지만, 내가 아닌 타인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었다. 소시민적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얄궂은 경계선에 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게 아닌지 싶기도 하다.

 

이웃의 멍멍이 울음소리에 대해서는 다른 주민이 엘리베이터 거울에 멍멍이 울음소리로 다른 이들을 학대하지 말라는 취지의 노란색 포스트잇을 붙였다. 그리고 얼마 뒤, 멍멍이 주인이 멍멍이가 피부병에 걸려 약을 복용 중인데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어 자주 흥분하고, 분리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는 사연을 덧붙이며 양해를 구하고 아파트 주민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했다. 마침 <가해자들>을 읽고 나서인지 어쩐지 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기로 했다. 그리고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을 멍멍이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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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11-26 0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층간소음이라면 저도 할 말 많은 사람이지만요 ㅎㅎㅎㅎ 이 책은 정말 우리의 일상의 가장 가까운 일을 그리고 있네요. 그저께 신간도서칸에서 봤던 책인데 제목이 눈길을 끌어 자세히 보다가 권수 때문에 탈락했거든요. 아쉽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0-11-26 09:07   좋아요 0 | URL
가비얍게 일상을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고런 책이었답니다.

요즘 층간소음에 시달려서 그런
진 몰라도 더더욱 와 닿더군요.
역으로 제가 누군가에게 가해자
가 될 수 있다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