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기 전에 텔레비전에서, 오늘 그동안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추신수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이마트/신세계와 27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얼마 전, 엠엘비 너튜브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이 추신수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좀 의외다. 사실 이제 미국에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과연 정규 시즌처럼 진행될 지는 의문이다) 스프링 트레이닝을 시작한 타임이다. 각 구단은 1년 농사를 위해 팀 정비를 끝낸 상황이다. 아직까지 계약 소식이 없다는 건, 메이저리그 계약이 물 건너 갔다는 반증이다.

 

과거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에서 맹활약을 보일 때까지만 하더라도, 추신수의 앞날은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성적들과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 사단의 일원으로 텍사스와 713천만 달러 짜리 메가딜을 성공시켰다. 그렇다면 과연 텍사스에서 성적은? 구체적인 몸값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7년 동안 총 WAR 8.5 연평균 1.2 짜리 선수에게 텍사스 구단은 지난 7년 동안, 18,000,000달러를 쓴 것이다. 어떤 단어가 떠오르는데 굳이 그 단어를 쓰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제 아무리 엠엘비 너튜버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칭송한다고 해도, 기록으로 남은 숫자는 어쩔 도리가 없다.

 

내가 구단주라면 이런 계약을 성사시킨 단장을 바로 해고다. 내 판단으로 그동안 넘실대던 엠엘비 너튜브의 뉴스들은 모두 블러핑이었던 것 같다. 이마트와 계약한 27억 원은 오늘자 환율로 계산해 보니 240만 달러 정도다. 작년도 메이저리그 선수 평균 연봉은 443만 달러라고 한다. 그러니까 산술적으로 보면 240만 달러 이상 받을 수 있었다면 무조건 메이저리그에 남는 게 남는 장사라는 거다.

 

한 시절 잘 나가던 선수가 평균 연봉의 54%에 해당하는 연봉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잔류한다는 건 사실 쪽팔리는 것이다. 38세의 나이의 선수에게 투자하고 귀중한 로스터 자리를 차지하게 하느니 차라리 AAA의 유망주에게 투자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메이저리그 구단은 판단하지 않았을까. 결국 본인은 귀국에서 뛰고 싶다는 핑계로 리턴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귀국할 거였으면, 텍사스와 계약이 끝난 시점에서 돌아온다는 말을 했어야 했다. 결론적으로 타이밍과 명분 모두 놓친 셈이다.

 

귀국해서 모국 리그를 평정하시길.

 

[뱀다리] 와이번스를 대신할 이마트를 인천 팬들은 과연 응원하게 될까? SK도 결국 꼴랑(?) 20년을 버티고 청산해 버렸다. 삼미 시절부터 인천 팬인 나로서는 언제 떠날지 모르는 프랜차이즈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1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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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1-02-23 13: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심미에서 청보 핀토스 그리고 태평양 돌핀스 인천은 야구와 인연이 좀 뭐하네요

레삭매냐 2021-02-23 15:37   좋아요 0 | URL
삼미-청보-태평양 모두 암울하다가 그나마
현대에 희망을 걸었는데... 인서울한다고
튀고 - 인천 야구의 흑역사가 계속되네요.

비연 2021-02-23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신수가 오면 또다른 야구붐은 일듯.
이마트가 그걸 노린거 아닌가.. 추신수야 국내복귀하고 싶었을테구요. 메이저에서 자리 차지하기 힘들거라.. 그나저나 인천은 야구 터가 안좋은가봐요 ㅠ

레삭매냐 2021-02-23 15:40   좋아요 0 | URL
이맛트가 아무래도 말씀해 주신 부분을
노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구단 인수 후, 너무 아무런 소리가 없어
서 말이죠.

추신수가 절정의 기량이 아니니, 아무래도
최고의 활약을 기대할 순 없겠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하니... 야구 붐에 일조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천 야구는 참, 노 답이네요.

겨울호랑이 2021-02-23 14: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추신수 선수가 돌아오는군요... 부산고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분들은 롯데에서 뛰기를 많이 바라는 것 같습니다만... 비록, 제가 롯데 팬은 아니지만, 팬들의 마음과는 다르게 KBO 규정에 따라 선수가 움직이는 것 같아 조금은 아쉽게 보여집니다... .

레삭매냐 2021-02-23 15:41   좋아요 1 | URL
그렇죠 아무래도 연고가 부산이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이맛트의 전신인 SK가 예전에
해외파 특별 지명인가 뭔가로 추신수
를 찍어 두어서 다른 곳으로는 갈 수
가 없다고 하네요.

대승적 차원에서 지명을 철회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하지는 않겠죠.
야구도 비즈니스다 보니...

cyrus 2021-02-24 1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신세계가 시작부터 팬심을 확보하려고 열일하네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1-02-24 14:47   좋아요 0 | URL
추추 트레인의 실력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네요.

흥행에 확실히 도움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어느 작가가 그랬다. 책은 사서 읽는 게 아니라 집에 있는 걸 읽는 거라고.

 

그래서 나는 눈여겨 보던 신간이 나오면 일단 사재기에 나선다. 읽는 건... 산 책은 언제고 읽는다는 신념으로.

 

그리고 우리 알라디너들의 삼삼한 소개로 결국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을 집어 들었다. 모름지기 독서에 이런 자극은 바람직한 법이다.

 

모두 12명의 기 쎈 캐릭들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엊저녁에 앰마는 모두 읽었다내친 김에 마구 달리고 싶었으나, 몸이 피로한 관계로 그냥 잠이 들어 버렸다. 다시 읽어났으면 더 읽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다.

 

앰마 편을 읽으면서 작년말에 만났던 제이디 스미스의 <NW>가 생각났다. 아마 여기서는 SW가 등장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영국의 지명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보니 소설에 등장하는 버크셔니 하는 곳들이 런던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 감을 잡을 수가 없더라. 젠트리피케이션은 글로벌한 상황인가 보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생존의 터전과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스페이스가 필요한 데, 도심 공간에서 비용 없이 그런 공간을 만들기란 정말 불가능하다.

 

그 다음에는 앰마의 딸인 야즈가 등장한다. 이 소녀는 정말 야무진 꿈을 꾸고 있는데... 이미 야즈는 세상만사를 모두 알아 버린 것 같은 신세대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생물학적 아버지인 롤런드는 값비싼 정장에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만, 딸의 등록금 지원은 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어허 이것 참.

 

읽을수록 흥미진진해진다. 그 다음에는 앰마의 동료로 미국으로 떠났다고 하던가 하는 도미니크가 등판한다.

 

오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이렇게 책이나 읽으면서 보냈으면 좋겠다고 망상에 빠져 본다



에바리스토는 이번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까지 해서 모두 8편의 소설들을 발표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야 소개가 되었는지, 그것도 부커상 수상의 영예를 업고서 말이다.

 


그러니 역시나 세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우리가 모르는 저자들의 존재 역시 그 세상의 너비만큼이나 가늠할 수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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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1-02-23 10: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주 일요일 달궁 모임에 참석하세요? ^^

레삭매냐 2021-02-23 11:05   좋아요 1 | URL
원시인이라 장비도 없고...

주말에는 차고 넘치는 가사노동으로
평일보다 더 빡세서 참가하기가 어렵답니다.

coolcat329 2021-02-23 13: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주문했답니다 ㅎ

레삭매냐 2021-02-23 13:36   좋아요 2 | URL
우리 같이 달려 BoA요~
 


 

전편인 <죄악>에서 목표물이었던 아기 요다를 구해낸 만도는 이제 갤럭시의 전설적 바운티 헌터에서 타겟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결국 만도를 의뢰인을 물먹인 게 아닌가. 의뢰인은 약속 대로 후하게 베스카르로 보답하지 않았던가. 아기 요다에 대한 만도의 연민이 사단이었다.

 

어느 평화로운 파란색 크릴 새우를 양식하는 마을을 약탈하는 일단의 무리들. 조용하게 지내고 싶었던 만도는 아기 요다와 함께 길드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소건 행성으로 찾아든다. 바에서 전직 반란군 쇼크트루퍼(공수부대?)였던 캐라 듄과 한판 대결을 벌인다. 그리고 크릴 새우 마을의 사람들이 푼돈으로 바운티 헌터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자기네 마을을 약탈하는 습격자들을 물리쳐 달라는 거다.

 


어때? 어디서 많이 본 상황 아닌가? 그렇다 바로 <7인의 사무라이>에서 모티프를 채용한 것이다.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축약과 변용 그리고 조력자라는 공통된 이야기 틀 안에서 시리즈를 진행시킨다. 일단 변용은 만도와 캐라 듄이 협력해서 크릴 새우 마을 사람들을 조직해서 외부의 침입자에 대항한다는 기본 줄거리다.

 

그 다음에는 인원의 구성에서부터 다르다. 원작에서는 7인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랑 만도와 캐라 듄 둘 뿐이다. 워낙 에피소드마다 짧다 보니, 긴 이야기는 어울리지도 않는다. 너튜브에 길들여진 요즘 독자들을 위해 디즈니 플러스는 축약의 미학의 정수를 그대로 뽑아 올린다.

 


다음 순서는 스토리를 보다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조력자들의 등장이다. 이미 전편에서 아르발라7 행성의 우그넛 퀼이 만도를 돕지 않았던가. 전투력이라면 만도에게도 뒤지지 않는 캐라 듄이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실력을 발휘한다. 아마조나스를 연상시키는 여전사로, 어지간한 남자들과의 싸움에서 뒤지지 않을 그런 실력의 소유자가 바로 캐라 듄이다.

 


자 이제 무대의 세팅이 끝났으니 본격적인 침입자들에 대한 대비를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크릴 새우 마을 사람들에게 싸우는 법을 가르치고, 블라스터 건을 사용하는 법도 가르친다. 결국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총으로 대변되는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걸까? 스페이스오페라에도 어김없이 숨어 있는 수정헌법 2조가 연상되기도 했다. 하긴 무기가 만달로리안들에게는 종교와도 같다고 했지 아마.

 

만도는 숲의 침입자들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건 바로 제국군 소속의 전지형 정찰 수송기 AT-ST. 제법 많은 AT-ST가 등장하는 줄 알았는데, 달랑 1기만 등장하더라. 그렇다 하더라도, 크릴 새우 마을 사람들에게는 상대하기 버거운 적수였다. 그래서 만도와 캐라 듄은 AT-ST를 잡기 위해 웅덩이 부근에 함정을 판다. , 이제 모든 준비는 갖추어졌고 마을을 약탈하는 빌런들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우기만 하면 된다.

 

한편, 아기 요다 일행은 당연히 마을의 환대를 받는다. 그 중에는 젊은 과부 오메라가 있다. 그녀는 만도와 아기 요다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전에 무엇을 했는지 다른 마을 사람들과는 달리 사격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다. 아무리 크릴 새우 마을이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 숨은 실력자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 거겠지.

 


조무래기 빌런들을 상대하는 만도와 캐라 듄은 유감없이 실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드디어 등장한 AT-ST의 위용을 보라. AT-ST의 막강한 화력 앞에 크릴 새우 마을 방어진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될 지경에 처한다. 그리고 AT-ST는 덫의 존재를 아는지 쉽사리 함정 부근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어찌어찌해서 결국 AT-ST는 파괴되고, 빌런들은 모두 쫓겨난다.

 

오메라는 만도에게 마을에 머물라고 제안하지만, 아기 요다를 쫓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는 오메라가 만도에게 마을에 머물라고 하면서 그의 생명과도 같은 헬멧을 벗기려고 시도하는 장면이었다. , 그 순간에 저격수가 총탄이 날아올 뻔 했던가. 캐라 듄이 깔끔하게 처리한다.

 

만도는 마치 예전 주말마다 방영되던 서부 드라마의 총잡이처럼 마을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아기 요다와 다시 정처 없는 길에 나선다. 사실 배경이 우주의 광활한 갤럭시라는 점만 제외한다면, 서부극과 전혀 다를 게 없는 구성이다. 그런 점에서 만달로리안 시리즈는 다시 한 번 변용의 전형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알고 있다, 빌런들의 추격은 의뢰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계속될 거라는 것을. 그렇다면 역시 시발점으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사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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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 스타워즈 팬이다. 누구처럼 자동전화 응답기에 "May the force be with you"라고 남길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오리지널 4-6편은 물론이고 다시 돌아온 1-3편도 모두 봤다. 그런데, 디즈니로 넘어간 뒤에 만난 시리즈들은 하도 이질적이어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가 있었다. 극장에서 새로운 시리즈들이 개봉될 때마다, 아 나도 극장에 가서 보고 잡다를 수차례 반복했지만 결국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외전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로그 원> 정도가 봐줄 만했다고나 할까. 루크 스카이워커의 귀환은 아에 보지도 않았다.

 

요즘에는 하도 영화나 미드를 안보다 보니, 소식도 어둡다. 그러다 얼마 전에 스타워즈 외전으로 <만달로리안>이라는 시리즈가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다릴 수가 없더라. 당장 보기 시작했다. 매편당 한 시간도 되지 않는 길지 않은 시리즈라 그런지 잘 넘어가더라.

 

주인공 만도(페드로 파스칼 분)는 우주에서 현상금을 노리는 바운티 헌터다. 업계 최고의 실력자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비기닝에서 살짝 실력을 보여준다. 스타워즈라는 스페이스오페라가 왠지 모르게 미국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시킨다. 결국 유사 이래 새로운 건 하나도 없다는 말로 귀결될 것인가. 모든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용될 뿐, 오리지널리티는 그대로인 걸까. 빌런들이 득시글거리는 바에서 만도는 현상금이 걸린 얼굴 파랑이 녀석을 라이벌들을 간단하게 무력으로 제압하고 차지한다. 물론 우주선을 타고 출발하기 전에, 갑자기 등장한 바다괴물에게 당할 뻔 했지만 말이다. 탈출 시도를 하는 녀석을 냉동시켜 버리는 만도.

 

제국이 망한 지 5년이 지난 시점으로, 제국 화폐로 현상금을 지불하려는 길드 리더 그리프 카가의 제안을 거부하는 만도. 그 대신, 그리프 카가는 만도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적인 미끼를 하나 던진다. 분명 제국과 연관이 있는 사나이는 트래커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행성만 알려주고, 만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베스카르를 선금으로 지불한다. 미션을 성공했을 적에는 상당한 보상을 뒤따를 것이라는 말과 함께. 반드시 타겟을 산 채로 잡아 오라는 오더가 떨어진다.

 

선금으로 받은 베스카르를 들고 만달로르 조직의 제련소에 간 만도는 그것으로 오른쪽 견갑을 하나 만든다. 대장장이가 망치로 견갑을 내려칠 때마다, 자신의 부족(?)이 습격당하던 시절이 연상된다. 부모가 만도를 안전지대에 집어 넣는 장면에서는 왠지 행성 파괴 직전에 슈퍼맨의 부모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왜 이렇게 유사한 장면들이 많은지.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은 마치 게임의 퀘스트처럼 진행된다. 이것 역시 신세대 스페이스 오페라에 합당한 그런 것일까 싶다. 아르발라7 행성에 도착해서 정찰하던 만도를 블러그라는 괴물이 습격한다. 그 때 마침 등장한 원주민 쿠일의 도움으로 블러그를 물리친다. 쿠일의 도움으로 블러그를 길들이고, 타겟이 있을 법한 곳으로 이동하는 만도.

 


그곳에는 숱한 빌런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었다. 단신으로 그 많은 빌런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때 역시나 조력자가 등장하니, 바로 로봇 바운티 헌터였다. 우습게 생긴 녀석의 전투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둘이서 현상금을 반띵하는 조건으로 빌런들을 퇴치하고, 마침내 타겟을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알고 보니 녀석은 바로 아기 요다(편의상 그렇게 부르겠다)가 아닌가. 50세라고 했는데, 너무 아기아기하다. 로봇 바운티 헌터가 녀석을 블래스터 건으로 처리하려고 하자, 서부의 총잡이를 연상시키는 만도가 먼저 총을 뽑아 길드원이자 잠깐이나마 동료였던 로봇 바운티 헌터를 제거한다.

 


자 여기까지가 1편에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21세기 폭스를 집어 삼킨 디즈니에서 발표한 스타워즈 스핀오프 시리즈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리즈가 아닐까 싶다. 일단 1편에 해당하는 미션은 클리어됐다. 그 다음에는 아기 요다를 데리고, 의뢰인에게 전달하는 일이 남아 있겠지.


일단 이야기의 구조가 탄탄하다. 만도는 자신의 부족이 몰살당한 과거의 상처를 지닌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오리지널의 다스 베이더처럼, 선과 악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나중의 에피소드에서 아기 요다 구출 작전에 나서는 걸 보면, 선한 것 같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바운티 헌터라는 직업이 뭐 그렇지 않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한다는 점도 그렇다. 만달로르에게 무기는 종교 같다고 했던가. 일단 충분한 밑밥들이 던져졌다. 왜 과거의 제국 추종 세력은 아기 요다를 찾는 것일까? 만도가 너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베스카르는 오로지 제국만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다. 아마 그런 궁금한 점들을 풀어 나가는 게 앞으로 전개될 사가(saga)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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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8개월 28일 밤
살만 루슈디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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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루슈디의 책들을 주파하고 있는 중이다. 전작읽기가 될 진 모르겠지만... 그의 대표작이라는 <한 밤의 아이들>은 아직도 읽지 못하고 있다. 뭐랄까 주변부부터 공략하고 있다고나 할까. 일단 최근에 나온 <28개월 28일 밤>부터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지 20일 정도 되었는데, 내일이 반납이라 부지런히 읽고 리뷰를 쓴다.

 

고전 다시쓰기는 이제 하나의 현상이 된 모양이다. 루슈디는 셰헤라자데의 <천일야화>에서 모티프를 얻어 자신만의 <28개월 28일 밤>을 발표했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하계에 해당하는 인간계의 과학과 이성이 상계인 마계에 사는 각종 흑마족들의 비이성과 주술의 투쟁인 이계전쟁에 방점을 찍는다. 인간이 그들의 능력을 훨씬 능가하는 흑마족들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인간계에 퍼져 있는 두니아자트의 존재론부터 설명해야 할 것 같다.

 

1195년 안달루시아의 루세나에는 이븐루시드라는 과학과 이성을 신봉하는 철학자가 살고 있었다. 칼리프의 총애를 받던 아리스토텔레스를 신봉하던 주치의이자 철학자인 이븐루시드는 당시 이베리아 반도를 휩쓸던 광신도들의 미움을 받은 결과, 주치의 자리에서 쫓겨나 루세나에서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 이야기의 출발이 광신에 의한 점에 주목하자.

 

그리고 그에게 찾아온 묘령의 여인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두니아. 알고 보니 그녀는 마족인 진니아, 페리스탄 출신의 번개공주였다. 두니아와 이븐루시드는 28개월 28일 동안 수많은 방사를 치르고 많은 자식들을 생산했다. 칼리프로부터 귀양살이가 풀린 이븐루시드는 두니아의 곁을 떠난다. 두니아의 자손들, 그러니까 마족의 후예들은 귓불이 없는 모습으로 두니아자트라 불리게 되었다. 참고로 이성과 과학 그리고 논리를 신봉하는 이븐루시드의 맞수로 투스에 사는 가잘리라는 철학자가 살았다고 한다. 이계전쟁의 단초를 제공하는 이가 바로 가잘리로 흑마족이자 거마 주무루드 샤를 불러낸 이가 바로 가잘리였다.

 

그로부터 800년 정도 지난 뒤, 세계의 중심 뉴욕 시티에서 이계전쟁이 시작된다. 역시 두니아자트인 정원사 제로니모 마네제스라는 독특한 인물이 등장한다. 인도 출신으로 신부의 사생아인 제로니모는 미국으로 건너와 사랑하는 아내와 부족함 없이 살았다. 그러다 아내가 장인처럼 번개를 맞아 죽었던가. 자신이 정원사로 일하던 라 인코에렌차에 억만장자의 상속녀이자 일명 철학녀로 알려진 수재 알렉산드리아 블리스 파리냐의 양해를 구해 그곳에 아내를 묻는다.

 

그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무시로 등장하는데, 일단 나트라지 히어로의 창조주인 지미 카푸르를 필두로 해서 훗날 이계전쟁에서 사악한 네 명의 흑마족들을 상대로 용맹을 떨치는 테리사 사카도 빼놓을 수 없다. 소설의 어느 시점에서, 죽은 지 800년도 더 지난 투스의 가잘리가 흑마족 주무루드를 구해준 대가로 약속한 소원을 지키라고 요청한다. 그것은 인간들에게 신을 경외할 수 있도록 공포심을 심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굳이 흑마족인 주무루드는 이제는 티끌이 되어 버린 인간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었지만, 원래 자신의 본업인 파괴와 살상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가잘리의 소원을 받아 들인다. , 이제 비로소 인간계와 마계 간의 이계전쟁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비행 항아리를 타고 2-300여명에 달하는 마족들이 지구별에 대한 공격을 개시하자,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세상은 그야말로 케이오스에 빠지게 된다. 이미 그전부터 흑마족들의 농간으로 정원사 제로니모는 공중부양을 하기 시작했다지. 그전에도는 시장 로자 패스트에게 배달된 기적의 아기가 부정부패를 일삼는 이들에 대한 진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페르시아에서 유래된 천일야화라는 스토리를 기본축으로 삼아 마블 유니버스의 히어로 영상물에나 등장할 법한 선과 악의 대결, 인간계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연들이 중첩되면서 그야말로 괴사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저자 살만 루슈디는 우리가 사는 인간계가 기본적으로 과학과 이성 그리고 논리로 개화된 시기이고 주무루드 샤를 비롯한 마족들의 세계가 비이성의 세계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중에 이계전쟁의 와중에 독자들이 깨닫게 되는 바는 그들의 세계나 인간계나 다를 게 없다는 점이다. 탐욕과 공포는 주술의 세계를 넘나들며 모든 이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루슈디가 대단한 작가라는 점은 그 경계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허무는 기술자라는 점이라고나 할까. 어쩌면 그는 철저하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원론 신봉론자일 지도 모르겠다.

 

주무루드 샤를 필두로 한 나머지 세 빌런 조력자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발광마 루비, 흡혈마 라임 그리고 주무루드에 버금가는 주술마 자바르다스트는 통제할 수 없는 인간들의 욕망들을 대변하는 빌런의 상징이다. 개인적으로 주무루드가 자신의 봉인을 해제한 가잘리에게도 통속적인 인간들처럼 어마어마한 재산, 큰 성기 그리고 권력으로 대변되는 욕망이야말로 인간의 상상력 없음을 증명이라고 빈정대는 장면은 인간의 오욕칠정을 그대로 저격한 게 아닐까 싶다.

 

어쨌든 페리스탄, 카프산의 주인이 된 여제 번개공주 두니아는 자신의 후손들과 인간에 대한 연민으로 동족인 네 빌런들을 해치우기 위해 본격적인 이계전쟁에 나서게 된다. 엔딩이 어떻게 끝나는 지에 대해 공개하면 아무래도 스포일러겠지? 그 부분은 패스~

 

살만 루슈디는 인간계가 과학과 논리 그리고 이성을 표방하는 곳이라는 세계관으로 출발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마족들의 탐욕을 능가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라.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자신이 믿고 싶은 것들만 취사선택해서 신봉하는 모습이 어디가 이성적인가. 아니 어쩌면 우리 인간들의 본성은 마족에 더 가까워 보일 정도다. 어쩌면 역설적으로 수백년 전에 죽은 철학자가 마족을 불러내어 약속을 이행하라고 따지고, 웜홀을 통해 두 개의 전혀 다른 세상이 서로 적대적 전쟁을 벌인다는 설정 자체부터가 이성적이지 않나라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하긴 우린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얼토당토 않은 히어로 영화에 수많은 비용과 시간을 지불하고 있지 않은가. , 그 히어로 영화들의 원작이 만화라는 점을 깜빡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히어로 나트라지 히어로, 아니 지넨드라 카푸르의 그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내가 짚어낸 루슈디의 보다 심오해 보이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2세기 말, 안달루시아의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유대인처럼 인간과 마족의 이종교배로 태어난 두니아자트 역시 우리 인간 세상을 이루는 한 부분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는 게 아닌가. 그러니 서로 다름을 수용하고, 이성과 관용의 힘으로 조화로운 삶을 살라는 것이다. 역시나 냉소적으로 엔딩에서 이계전쟁 이후, 밤을 지배하던 꿈이 실종되었다는 가설은 의미심장해 보인다. 기술 문명이 발달할수록,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혁신적으로 창조해내겠다는 인간의 꿈은 점점 사라져 가는 모양이다. 바로 그 점을 이 노대가는 지적한 게 아닐까 싶다.

 


<28개월 28일 밤>은 할리우드에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서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른바 꿈의 공장이라는 할리우드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하지 않은가. 아니 정교한 할리우드보다는 좀 엉성하기 하지만 발리우드 스타일이 더 나을까? 마지막으로 표지에도 등장한 1001이라는 네 자리 숫자는 소설 <28개월 28일 밤>을 상징하는 동시에 유한한 인간 존재 소멸에 대한 계시처럼 보인다.


[뱀다리1] 이계전쟁이 한창이던 가운데, 두니아가 주무루드인가를 찾는 장면에서 ZZ Top은 어디에 있지라는 장면은 가히 최고였다. 이런 식의 유머를 구사할 수 있다니, 루슈디는 천재가 분명하다.

 

[뱀다리2]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알게 된 사실인데,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이븐루시드는 실존인물로 라틴명은 아베로에스라고 한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에도 등장하는 인물로 12세기 최고의 아리스토텔레스 학자였다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저작의 주석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했을 정도라고 한다.

 

보라산 투스의 가잘리(이도 실존인물이다!)의 종교지상주의에 맞서, 이성과 합리적 사고를 주장하며 코란에도 오류가 있다는 급진적 주장을 하다가 광신자들에게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자신의 저서가 불살라지기도 했다.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종교적 맹신이 얼마나 위험한 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뱀다리3] 젊은 날의 이븐루시드/아베로에스가 다시 한 번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을 발견해서 주문장을 날렸다. 무려 프랑스 출신의 석학 자크 아탈리가 쓴 드문 소설이라고 한다. 왜 이런 책들은 죄다 절판되는지 모르겠다. 루슈디의 <28>은 이븐루시드 말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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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2-20 10: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발리우드 스타일에 한표! ٩(๑′∀ ‵๑)۶•*♪*•♪.♪♪

레삭매냐 2021-02-20 16:27   좋아요 1 | URL
요즘 발리우드 영화의 퀄이
상당히 좋아져서 기대해 봐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bookholic 2021-02-20 2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 레삭매냐님의 친절한 리뷰가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레삭매냐 2021-02-20 21:43   좋아요 1 | URL
읽는 내내 이런저런 일들이 동시다발적
으로 발생하는 바람에, 제대로 읽지 못
하고 완독에 치중한 듯 합니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리뷰가 북홀릭님의
독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감사합니다.

이뿐호빵 2021-02-20 2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리뷰 보며 또 이 책이 읽고싶어 욕심이 생깁니다

큰일입니다!!

요즘, 읽고 싶은 욕망은 무럭무럭~~
근데 ...

여튼 챙겨 담았습니다~
언젠가는 읽겠지 그러면서 말입니다ㅋ

레삭매냐 2021-02-21 05:46   좋아요 0 | URL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입니다.

자크 아탈리가 쓴 소설,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에도 이븐
루시드/아베로에스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책을 주문했습니다.

루슈디의 신간 만큼이나 기대가 되네요.

12세기 안달루시아로의 초대를 기대해
봅니다.

물론입니다, 사두시면 언젠가는 읽게
됩니다. 반다시.

뒷북소녀 2021-02-22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뱀다리 장인이시네요. 이런 걸 어떻게 찾으셨대요?
일단 너무 판타스틱해서 제 취향은 아니더라구요.

레삭매냐 2021-02-22 13:24   좋아요 0 | URL
후반으로 갈수록 더 흥미진진
해져야 하는데 어째 동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암튼 말미에 가서
는 좀 쉽지 않았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이븐루시드를 찾아 보니
아베로에스까지 도달하게 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