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TV <역전다방>의 최근 에피인 과달카날 전투에 대한 영상을 보게 됐다. 이미 그전부터 너튜브에서 열심히 보고 있는 닥터 제이의 시리즈가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지만, 과달카날 전투에 대해서는 나름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 맥아더의 반격이 시작된 1943630일 카트휠 작전 초반의 뉴조지아 문다를 공략하기 위한 렌도바 상륙작전은 금시초문이었다. 이런 걸 보면 진짜 밀덕의 세계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다.

 

국방TV에서 많이 본 MC 허준과 나머지 네 명의 동지들이 벌이는 밀덕 대토론은 흥미진진했다. 기존에 내가 알고 있던 부분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확신할 수가 있었고, 독일에 이어 일본도 뛰어들었다는 석유 액화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새로운 발견이 아닐 수 없었다. 그것도 북한의 아오지 탄광을 거점으로 삼았었다고. 당시 아오지 탄광은 동북아시아의 패자로 군림하던 일본의 최첨단 산업의 시험장이었던 것이다.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맞짱뜬 태평양전쟁의 출발점은 1931년 만주사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내항 이후 강제개국과 극심한 내전의 과정을 거쳐 250년 동안 일본을 지배해 오던 에도의 도쿠가와 막부를 끝장내고, 대정봉환으로 일본국왕에게 다시 대권을 넘겨주게 되었다. 메이지 국왕의 출현으로 시작된 유신을 거치면서 일본은 군국주의 국가의 길을 걷게 된다. 류큐 왕국의 복속부터 시작해서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통해 이웃 조선을 식민지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다음 목표는 만주였다.

 

영국은 백년 이상 세계 곳곳에서 북국의 강자 러시아와 벌인 그레이트 게임의 최종전을 동맹국 일본과의 전쟁을 통해 마무리지었다. 대신 동양에서 일본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영국과 미국이 전 세계의 패자로 등장하는 마당에 그들이라고 해서 안될 게 없겠냐는 자부심이 치솟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본은 계속된 전쟁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가장 대표적인 전쟁이 바로 단기결전으로 끝낸 청일전쟁이었다. 대만과 랴오둥 반도를 할양받고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받아내면서 군국주의 일본의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그 다음에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러일전쟁의 승리는 좀 달랐다.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먹을 게 거의 없었다. 남부 사할린 정도가 고작이었다. 전쟁배상금은 한 푼도 얻지 못했다. 만주 전역에서 막대한 인적 피해와 상상을 초월하는 전쟁비용을 치렀지만, 패전국 러시아로부터 단돈 1엔도 받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정도는 일본 전쟁지도부에게 틀림없이 멘붕이었으리라.

 

한편 각종 전쟁을 치르면서 일본 군부의 영향력은 점차 강화되어 갔다. 사무라이 후예를 자처하는 일본 군부는 걸핏 하면 무력을 동원해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을 암살하고 쿠데타를 도모했다. 1931년의 만주사변도 관동군 소속의 참모 이시하라 간지와 일단의 장교들이 저지른 하극상이었다. 그런데 일본 군부에서는 그런 관동군 장교들을 처벌하지 않고 승진시키면서 침략전쟁을 부추겼다.

 

소위 황도파로 알려진 일단의 청년 장교들이 19362-26사건을 일으키면서 일본 군부의 발호는 더 이상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나게 됐다. 그 결과, 주동자 16명이 처형되고 숱한 청년 장교들이 변방의 만주로 쫓겨나게 됐다. 그런데 자신들의 모국 일본에서 자신들이 꿈꾸던 이상향의 꿈을 펼칠 수가 없게 된 청년 장교들에게 새롭게 일본의 영역으로 포함된 만주는 엘도라도였다. 일본 육대 출신의 엘리트 장교들은 만주에서 새로운 모험에 나서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1937년 중국과의 전면전이었던 중일전쟁이었다.

 

언제나 단기결전을 선호하던 일본군은 전쟁 초기, 중국의 주요 도시들을 석권하면서 임진왜란 이래 그들의 염원이었던 중국 정복에 성공하는가 싶었다. 2년이면 전 중국을 석권할 거라는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꿈은 장제스가 이끄는 중국의 완강한 저항에 무산되어 버렸다. 바로 그 순간부터 중국은 일본에게 수렁이 되어 버렸다. 거대한 중국을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한정된 일본이 점령하는 건 그야말로 미션 임파서블이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본은 현상 유지를 원했으나, 태평양 건너의 큰형님 미국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제국을 석권한 서구 열강제국의 마지막 목표는 바로 중국이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일본이 집어 삼키려는 것을 한 시절 동맹국이었던 영국 그리고 새롭게 세계 패권국으로 부상한 미국이 허용할 리가 없었다는 점을 일본은 간과하고 있었다. 미국과 영국은 일본에게 밀리는 중국을 쿤밍 루트와 불인 루트를 통해 공공연하게 지원하고 있었다.

 

어쩌면 일본은 그 시점부터 미국/영국을 미래의 적국으로 가상하고 제압해야 할 상대로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우려는 조금도 틀리지 않고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미국이 19418월 전략물자인 석유 금수 조치를 취하자, 코너에 몰린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그런데 과연 그들은 자신들보다 100배나 많은 생산력을 가진 미국을 상대로 승리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걸까?

 


당연히 연합함대 사령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 같은 지미파들은 개전에 반대했다. 개전하면 엄청난 물량전이 벌어질 텐데, 과연 일본이 그런 보급 중심의 물량전을 지탱할 수 있을 것인가? 히로히토 국왕 역시 대본영 회의에서 미국의 석유 금수 조치로 개시하게 될 남방작전에 보급부터 물었다고 하지 않은가.

 

하지만 계속된 전쟁으로 재미를 봤다고 오판한 일본 군부에서는 이번에도 미국을 상대로 한 도박이 성공할 거라는 wishful thinking에 사로 잡혀 전쟁에 나서게 된다. 194111, 미국 국무장관 헐이 일본에게 보낸 최후통첩으로 알려진 헐 노트에서 미국은 아무런 조건 없이 일본이 그동안 침략해서 점령한 중국으로부터 물러나라는 강압적 요구를 전달했다. 이것은 일본 군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사항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 전선에 숱한 인력과 물자를 투입했는데 아무런 성과 없이 물러나라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일본 군부에서는 강요된 전쟁이라는 미명 아래, 개전 준비에 나서게 된다.

 

중일전쟁이 조슈 군벌 육군이 치른 전쟁이었다면, 태평양전쟁은 사쓰마 번 중심의 해군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그런 전쟁이었다. 육군은 그전부터 북방의 소련을 주적으로 삼았고, 해군은 해양 강국 미국을 주적으로 상정하고 있었다. 일본 최정예로 알려진 관동군 역시 소련을 상대로 한 전쟁을 치를 목적으로 구성된 군대였다.

 

석유 금수 조치에 맞서 일본에서는 석탄에서 인조석유를 만들어내는 석유 액화 산업에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역전다방 선수들에 의하면, 100이라는 석탄을 집어넣으면 각종 단계를 거쳐 20 정도의 석유 밖에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사업이란 말인가. 그럴 바에야, 동남아 최대의 산유지인 네덜란드령 바타비아 수마트라섬에 있는 팔렘방 유전을 집어 삼키자는 복안이 등장했다. 결국 전쟁으로 이 난국을 타개하자는 전통적 방식이 아닐 수 없다.

 


일본은 진주만 기습으로 미국의 태평양함대를 두들겨 부수고, 시간을 벌어 그동안 남방작전을 성공시키고 절대 방위선을 구축해서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다는 기본 전쟁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실제로 일본은 영국령 말레이-싱가폴, 네덜란드령 바타비아(지금의 인도네시아) 그리고 미국령 필리핀을 차례로 정복하면서 남방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여기서 역전다방 선수들은 진주만 공격에 나선 나구모 주이치의 기동함대가 두 차례 공중공격으로 8척의 미국 전함을 침몰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한 번 더 공격에 나서 유류저장고와 도크를 완파했다면 어땠을까라는 what if 상황에 묻는다. 진주만 기습에 일본에서는 귀중한 4척의 항모전단을 파견했었는데 이어지는 남방작전과 다른 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더 이상의 손실을 막기 위해 철수했다고 한다. 일본군이 좀 더 진주만을 철저하게 파괴했다면, 미국은 태평양함대의 전진기지를 서부 해안으로 옮겨야 할 지도 몰랐다. 그랬다면 일본은 더 시간을 벌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역사의 가정이다.

 

[뱀다리] 지난달과 이달 들어 신나게 너튜브의 세계에 빠져 드는 통에 책 읽기도 소홀해져 버렸다. 스웨덴 러시아 덴마크 등지에 사는 이들의 솔로캠핑 아니 거의 생존훈련에 가까운 솔캠 영상도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내가 캠핑에 나설 수가 없으니 다른 이들의 캠핑을 보고 대신 즐거움을 얻는 걸까?

 


탁탁거리며 타 들어가는 야외에서 구한 장작타는 소리들은 정말 예술이다. 어떤 이들은 영하 17도의 혹한에서도 판초 우의로 얼기설기 엮은 초막 같은 집에서 하루를 난다. 대단하지 않은가? 대개의 영상들이 나무로 티피 천막 같은 걸 만들고, 그 다음에는 불을 피운 다음 온갖 베리들을 주워 먹는 아주 간단한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낚시를 해서 잡은 물고기들은 솔캠러들에게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이들은 자연에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캠핑이며 불 피운 자리까지 원상복귀하고 자리를 뜬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캠퍼들이 그렇구나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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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10-18 22:0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읽어나가며 일본역사에 관심이 생겨 몇 권 역사책을 읽고 메이지유신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 레삭매냐님의 설명이 이해가 쏙쏙됩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게 왜 그들이 메이지개혁을 하고 나서 그렇게 군국주의자들이 되었는가 였는데 이 글로 잘 알게 되었습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 승리가 그 밑바탕이 된거군요^^
전쟁은 불행한거지만 전쟁이야기는 매우 재미있습니다^^

레삭매냐 2021-10-18 23:17   좋아요 4 | URL
저는 2002년 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일본에 처음 갔었는데...

그 때 고베 근처의 타쿠미라는 곳의
숙소에서 만난 일본인 교수님과
밤에 비루를 신나게 들이켜면서, 일
본 근대사에 대해 이야기한 계기로
일본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
었네요.

제가 세이난 워 보신 워 어쩌구
저쩌구 하니 그 교수님이 깜딱 놀
라시더라구요. 니가 그런 걸 워찌
안다니 하는 ㅋㅋㅋ

제가 그때만 하더라도 아는 건 고작
<루로우니 켄신>을 통해 알고 있었
던 게 전부였는데 말이죠. 지금 다시
만난다면 좀 더 흥미진진하고 깊은
이바구를 털 수 있지 않을까...

제가 어려서부터 나름밀덕이라 고
분야의 책들을 제법 읽다 보니 여적
까지 읽게 되네요.

붕붕툐툐 2021-10-18 23: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국방 티비를 보시는 분을 실제로 알게 되다니욧~ 국방TV는 국회TV와 쌍벽을 이루는 채널인 줄 알았는데용~ 역시 레삭매냐님은 역사와 전쟁에 관심이 많으시네용~
체력 길러 백패킹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레삭매냐님도 애기 좀 크면 가능하시지 않을까용??ㅎㅎ

레삭매냐 2021-10-18 23:19   좋아요 3 | URL
아니 제가 국방TV를 보는 것은
아니구요... 그냥 그짝에서 제작
한 태평양전쟁 관련 동영상을
너튜브로 보았다는 거입니다.

전 백패킹은 소싯적에 겁나게
스케일도 크게 한 지라 이제는
휴양을 ㅋㅋㅋ

붕붕툐툐 2021-10-18 23:47   좋아요 2 | URL
우와~ 레삭매냐님 백패킹도 하셨었군요!! 경험이 진짜 많고 다양하신 거 같아요~👍👍

coolcat329 2021-10-18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전쟁사에 관심이 생겨서 영화 책 찾아보고 있는데 웬 전쟁영화가 그리많은지 놀랐습니다. 국방티비 저도 찾아봐야겠네요 .
근데 저도 들은건데 일본이 진주만 3차 공격만 했어도 전쟁에 훨씬 유리했을거라는 얘기 들은적있어요. 얘네들이 전함만 침몰시키고 군항만시절 유류저장탱크 이런건 그대로 놔뒀다네요.

레삭매냐 2021-10-18 23:22   좋아요 5 | URL
요즘은 서부영화와 전쟁영화의
인기가 덜 한데...
예전에는 정말 끝장이었더랬죠.

지적해 주신 대로, 나구모 주이치
가 해군 항공대를 한 번 더 파견해
서 진주만의 유류저장과 도크를
완파했다면, 태평양 바다에서 일본
해군들이 신나게 뛰놀았을 거라고
역전다방 선수들이 분석하더라구요.

해군의 전쟁 목적은 오로지 적 함대
격멸이기 때문에, 대국적 차원에서
의 적의 전쟁 의지와 전략 목표 달성
을 간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2차 항공대 공격에서 피해가
발행하기 시작해서, 3차는 좀 어렵지
않을까라는 나구모의 판단이 패착이
었지요.

2021-10-19 0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1-10-19 08:57   좋아요 2 | URL
저도 전국시대 마니아라
그 분야 쪽의 영상과 책들을
찾아서 보고 있답니다.

참으로 재미지지요.

새파랑 2021-10-19 0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쟁사는 비극적이긴 하지만 항상 흥미롭더라구요. 만약이라는 가정은 없겠지만 가정해서 생각도 해보고 ^^
<퍼시픽> 미드가 생각나네요~!!

레삭매냐 2021-10-19 08:58   좋아요 4 | URL
오오 <퍼시픽>! 거기에 과달카날
에서 람보의 모델이 된 존 바실론
중사가 나오지요 아마.

여직까지 BOB 만한 전쟁드라마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고대해 마지 않던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부커 인터내셔널 최종심 후보작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가 도착했다.

 

전날 기다리지 못하고 첫 번째 인스톨을 아마 읽었지. 그리고 안드레 애시먼의 신간도 따라 오듯이 도착했다. 고마워요 알라딘, 적립금으로 요런 책들을 땡길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


지금까지 총 열두 개의 에피 중에서 세 개를 읽었는데, 작가의 전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호러 판타지(?) 장르인 것 같은데 아주 노골적인 하드고어를 구사하지는 않는다. 다만, 계속해서 뒷골을 땡기고 자려고 누으면 생각나게 만들 것 같은 고런 서사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어떻게 됐다는 말이지? 사실 실체적 공포보다도 그런 지평 너머의 상상이 유발하는 공포가 더 무서운 게 아닌가. 그리고 보면 상상력이 매력적인 동시에, 아주 상상을 초월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울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것은 마치 불량식품을 몰래 꺼내 먹는 것 같은 즐거움이라고나 할까. 끊을 수 없는 그런 중독스러운 맛이 나는.



그리고 보니 기대작으로 올린 <라스트 듀얼>도 다다음주 정도면 받아서 읽어볼 수 있을 것 같다. , <할렘 셔플>도 도착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왠지 엔리케스 작가의 책이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 주말엔 이 책을 읽어야지 싶다.



도서관에 신청한 희망도서 두 권도 도착했다고 하던데. 항상 하는 말이지만 읽을 책들은 넘치고 해야할 일들 역시 비슷하니 경중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침에 인나서는 바로 화장실 청소를 했다. 확실히 가을이 좋은 것이 여름처럼 습하고 덥지 않아 화장실 청소하기가 쉽다.

 

지금은 ALCS 1차전이 시작되어서 엠엘비닷컴의 게임데이로 보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으로 중계하는 곳도 있던가. 예전에는 안달내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 팬이 아니어서. 그리고 보니 휴스턴이나 보스턴 모두 그전에 치터스(cheaters!)라고 놀림 받던 팀들이 아니었던가. 치터스들의 대결의 장인가. 보스턴은 1회초에 안타와 볼넷 두 개를 얻고도 1점도 내지 못했다. 이게 가능한가. 보스턴 선발로 나선 크리스 세일의 투구는 여전히 불안하다. 선두타자가 1루에 나가 있네.


오늘은 날이 춥다고 하던데, 가을을 넘어 겨울이 훌쩍 곁에 와 버린 그런 느낌이 든다.

그래도 해가 좀 나면 춥지는 않을 텐데...


재밌는 거 하나...

며칠 전에 길에서 로또 한 장을 주웠다. 보통 이런 경우 꽝이어서 버린 게 대부분인데 속는 셈치고 큐알코드를 돌려 보니 5,000원 짜리 한 장이 당첨된 게 아닌가!

 

아니 이런 우연이라면 1등도 가능하지 않나?

이건 뭐 거의 소설에 가깝지만 그러니까... 1등짜리 로또도 우연히 주워서 하...

 

암튼 로또판매점에 가서 오늘 뽑은 로또 오천원 어치를 샀다.

로또 당첨의 꿈을 꾸면서 말이다. 뭐 그런 거지.


[뱀다리] 지금 막 조회해 보았는데

보기 좋게 "꽝"이었습니다 하.하.하.


저에게 일확천금은 안되는 모양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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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0-16 10: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1등 같이 기원해 드릴게요.*^^*

레삭매냐 2021-10-16 10:50   좋아요 4 | URL
1등 고고씽~입니다 ㅋㅋㅋ

붕붕툐툐 2021-10-16 10: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니 원래 주운 로또가 당첨확률이 가장 높은 거 아닌가요? 길 다닐 때 바닥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네요!!
레삭매냐님의 1등 당첨을 기원합니다!!!

레삭매냐 2021-10-16 12:33   좋아요 4 | URL
돈 주고 산 로또는 오천원도
당첨이 안되는디, 주운 게
당첨이리니 허허 -

오늘 운빨 기대해 보갔습니다!!!
쿵야

scott 2021-10-16 11:0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매냐님이 주운 로또 담번에 000세개가 트리풀로 !

레삭매냐 2021-10-16 12:33   좋아요 4 | URL
고거 보다 상위로 해서
책값이나 벌었으면 좋겠네요 ㅎㅎ

새파랑 2021-10-16 1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침대 담배> 다음번에 구매하려고 눈독중입니다~! 로또 당첨을 기원합니다. 당첨되면 독립서점 차리시면 좋겠네요 ^^

레삭매냐 2021-10-16 13:36   좋아요 4 | URL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침대 담배>는
아주 책이 마음에 드는 그런 스타일
이랍니다.

일단 제가 러블리해 하는 하드커버
구요, 표지 디자인과 내부까지 아주
마음에 쏙쏙 들었습니다.

오렌지디가 리디북스의 자회사라고
하네요. 주목하겠습니다.

로또는 고고씽~~~

그레이스 2021-10-16 14: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
로또 처음 봐요
저는 그냥 지나갈듯

레삭매냐 2021-10-16 16:42   좋아요 2 | URL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워
봤는데 - 당첨된 로또였더라구요 ㅋㅋ

moonnight 2021-10-16 18: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렉스 코라 시리즈인가 더비인가 그러면서 놀리던데요ㅎㅎ;; 저는 어둠의 경로로 인터넷을 통해 근무하는 틈틈이 봤어요@_@;;;
5000원 당첨 축하드려요. 주운 로또 당첨이라니 보통 운이 아닌데요@_@;;;;
듣도 보도 못한 레삭매냐님 독서책들에 정신이 혼미해집니다. 야구 보러 갑니다. 비틀비틀@_@;;;;

레삭매냐 2021-10-16 20:50   좋아요 2 | URL
그러게 말입니다. 내돈 주고 산
로또도 오천원 당첨이 안되는디...

알렉스 코라 시리즈라, 그만 빵
터져 버렸네요. 그리고 보니
알렉스 코라가 두루두루 주범
이었네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인
지라, 바로 바로 내질렀습니다.

페넬로페 2021-10-16 21: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따끈따끈한 책이 도착했군요~~
작가들은 어쩜 제목도 저렇게 근사하게 짓는지 작가, 그냥 되는건 아닌것 같아요^^
레삭매냐님의 감상 기다리겠습니다^^
저도 한번씩 욕심내서 희망도서 신청도 많이 하는데 어떨땐 읽을 책이 쌓여 있어요^^
로또 5000원 당첨은 큰 것 같아요
저에게는 1000 원의 행운도 잘 안오더라고요^^

레삭매냐 2021-10-16 21:45   좋아요 2 | URL
네 이번주에 책들이 많이 도착
했네요. 책들이 앞서거니 뒤서
거니 하면서 오더라구요 :>

그래서 저의 책읽기 스텝이 좀
꼬였더라는.

저도 희망도서 찾으러 가야 하
는데, 추버서리.

걍 돈으로 받을 걸 그랬나 봅
니다. 깡~이 되어서요 ㅋㅋㅋ

서니데이 2021-10-17 00: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로또 당첨되셨군요. 좋으셨겠어요.^^
저는 한 번도 된 적이 없는데, 아는 분이 되셨다니 기분 좋네요.
두 번 연속으로 당첨되는 건 확률이 더 많이 낮겠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니까요.
이 책 저도 잠깐씩 소개 읽어보는데, 너무 호러면 조금 생각해봐야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레삭매냐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레삭매냐 2021-10-18 21:01   좋아요 1 | URL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당첨된 로또를 주은 거지요 ㅋㅋㅋ

<침대 담배>는 오늘 다 읽었는데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제 스타일이
아니긴 한데, 암울했던 아르헨티나
의 군사정권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되는 게 아주 인상적이었습
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라로 2021-10-17 18: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윽, 꽝이 되었군요!!! 그래도 멈추면 안 됩니다. 책 값 왕창 버시는 그 날까지!!!! (저도 가끔 로또 사고 싶은 유혹이 있긴 있는데 꽝 만 나올 것 같아서 아예 시도도 하지 않는데,,함 해볼까 싶기도 해요,,^^;;)

레삭매냐 2021-10-18 21:02   좋아요 0 | URL
로또는 왠지 안 사면 올 지도
모를 그런 행운을 날리는 느낌
이랄까요 ^^

책이 방에 한 가득인데요 욕심
을 버리지 못하니 그게 문제랍
니다.
 
순응주의자 대산세계문학총서 168
알베르토 모라비아 지음, 정란기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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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경멸><권태>로 알게 된 이탈리아 작가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를 읽었다. , 지난 명절 전에 주문한 책의 도착을 기다리지 못하고 결국 영화를 구해서 먼저 봤다. 그리고 나서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소설이 오리지널리티에서는 압도적이었지만 아무래도 흥미 위주로 만들어진 영화의 아우라에 눌려 책 읽는 속도는 좀 지지부진했던 것 같다. 이제 곧 콜슨 화이트헤드와 안드레 애시먼,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책들이 도착할 예정이기 때문에 부랴부랴 마저 다 읽었다. 개운하게 새로운 책들을 읽을 생각에 염통이 다 쩌릿하다.

 

소설의 주인공이자 문제적 인간은 삼십대 정부의 비밀 요원이자 골수 파시스트인 마르첼로 클레리치 무려 박사님이시다. 소설이 시간적 배경으로 삼은 1930년대로부터 17년 전인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년 시절의 악몽 같은 기억 때문에 마르첼로는 정상에 강박을 느끼는 그런 지식인으로 성장했다. 그것은 십대 소년이었던 마르첼로가 자신에게 기묘한 방식으로 접근한 리노라는 운전사를 권총으로 쏴 죽였다는 죄책감의 발로가 출발점이었다. 영화에서는 정말 간단하게 다룬 장면이 소설에서는 정말 주인공의 트라우마로 결국 그가 비정상적인 파시스트가 되어 버린 숙명과 구구절절하게 마르첼로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하나의 장치로 작동한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 비정상 파시스트 집단의 일원이었던 마르첼로에게 상부에서는 하나의 명령을 하달한다. 그것은 파리에서 일 두체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에 저항하는 콰드리 교수를 처치하라는 것이었다. 학생 시절, 마르첼로는 콰드리 교수에게 지도 교수 역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하러 갔다가, 파시즘이 창궐하던 이탈리아에 신물이 난 콰드리 교수가 조국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도 교수는 되어줄 수가 없다라고 말한 정도의 인연이 고작이다.

 

이제 막 아름다고 매력적인 약혼녀 줄리아(영화에서 줄리아 역을 맡은 배우의 캐스팅은 과히 최고였다고 생각한다)와 결혼을 앞둔 마르첼로는 그렇다면 파리로 신혼여행을 가는 것으로 위장해서 콰드리 교수를 처치할 계획을 세운다. 머릿속이 온통 질서유지와 권력에 대한 맹종으로 가득한 비정상 남자 마르첼로에게는 애인 줄리아는 물론이고, 결혼도 그저 타인에게 정상처럼 보이기 위한 카모플라지의 일환일 따름이다. 문제는 이 인간이 그런 배신행위에 희열마저 느낀다는 점이다(이거 진짜 미친 놈 아니야 그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인간군상인 마르첼로는 뼛속까지 철저하게 비정상이지만, 주변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속이면서 파리에서 자신을 환대해준 콰드리 교수를 배신하고 자신만의 구원을 추구한다. 파시즘 국가 이탈리아가 제공하는 안정적인 일자리와 권력의 보호라는 테두리가 지식인 마르첼로의 이성적 판단을 무너뜨리고 인간성마저 황폐화시킨 주범이 아닐까 추정해 본다. 모라비아 작가는 그런 파시스트 국가를 직접 체험해 보고, 권력자들에게 핍박까지 받았으니 그런 체제 아래서 산다는 게 얼마나 비참한 일인지 잘 알고 있었으리라. 잘 웃지도 않는 남자 마르첼로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이탈리아 지식인 사회의 추악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찌어찌해서 파리에 간 마르첼로 부부는 콰드리 교수를 찾아가 대면한다. 그리고 여기에서 성서의 내용과 유사한 에피소드가 하나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마르첼로가 동료 요원 오를란도에게 콰드리 교수를 알려 주는 장면이다. 참 그런데 영화에서는 요원의 이름이 오를란도가 아니라 망가니엘로가 아니었던가. 오를란도는 내가 아는 그 광란의기사 오를란도고? 잠시 여담이지만 그 책은 살 수 있을 때 샀어야 했는데, 비싸서 사지 못하고 있다가 그만 절판되어 버리고 말았다. 언제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르첼로의 정체를 이미 알고 있던 콰드리 교수의 매력적인 아내 리나는 눈에 띄게 그에게 적대감을 표출한다. 동시에 그의 아내 줄리아에게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한다. 내외가 모두 비정상인 남자 마르첼로는 신혼여행길에서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는 리나에게 사랑을 느끼고, 중첩되는 배신을 마다하지 않는다. 콰드리 교수에 대한 첫 번째 배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로마 군사들에게 팔아넘긴 가룟 유다의 그것으로 치환된다. 한 마디로 그는 무고한 콰드리 교수를 희생시켜서 자신의 구원을 추구한 것이다. 콰드리 교수의 죽음과 자신이 비정상으로 변모하게 된 리노와의 관계는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을 그는 굳이 외면한다.

 

두 번째 배신은 이제 막 결혼한 아내 줄리아에 대한 것이다. 리나는 자신에게 무턱대고 들이대는 마르첼로에게 이게 신혼여행에서 아내가 버젓이 있는 상황에서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준엄하게 마르첼로를 꾸짖는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마르첼로가 줄리아를 사랑하는 게 아니고, 그저 자신의 강박적인 정상성을 가장하기 위해 액세서리 같은 존재로 줄리아가 필요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영화에서 이런 복잡하기 짝이 없는 마르첼로 클레리치를 연기한 장 루이 트랭티냥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다.

 

원래 소설에는 정말 다양하면서 마치 미래를 예언하는 것 같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그야말로 넘쳐흐른다. 결국 시간이 흘러 전쟁이 4년째 되던 해, 잘나가던 독재자 무솔리니는 국왕의 한 마디에 실각해 버리고 만다. 마르첼로가 충성하던 조국 이탈리아는 독일의 동맹국에서 피점령국가로 추락해 버린다. 그렇게 일 두체를 외치던 이들은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꿔, 두체의 청동조각상을 무너뜨리고 줄에 매어 거리에서 질질 끌고 다닌다. 그 장면은 훗날 루마니아를 철권으로 다스린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실각하고 맞게 될 비참한 운명의 예고편처럼 다가왔다. 말미의 에피소드에서 무너져 내리는 기존의 왜곡된 세계에서 벗어나 시류에 편승해서 새로운 탈바꿈을 예고하는 변신의 귀재로서의 마르첼로의 이미지는 대단했다.

 


파리에서 콰드리 부부가 마르첼로 부부를 데려간 댄스홀 시퀀스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최고의 비주얼한 장면으로 손꼽고 싶다. 두 명의 여주들의 사방으로 뿜어내는 매력은 그야말로 스크린을 날려 버릴 기세였다. 콰드리 교수와 리나의 최후 같은 경우 소설에서는 간략하게 다루고 있는 반면, 영화에서는 아주 비장한 디테일을 잡아냈다. 이렇게 영화와 소설의 같으면서도 다른 점들을 서로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영화에 나오는 콰드리 교수가 마르첼로에게 비유하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는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개인적으로 파시즘에 물든 철부지 청년의 정신을 죽비로 때려 깨우쳐 주려는 노선사의 모습을 엿보는 그런 느낌도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는 대단히 정치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혹한 시절의 살아 있는 증언자가 말하는 그것을 추체험했다는 점에서라도 모라비아의 <순응주의자>는 높게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뱀다리] 소설을 읽기 전에 워밍업으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영화 <순응주의자>를 먼저 본 건 신의 한수였다. 소설부터 먼저 봤다면, 아마 완독이 쉽지 않았을 지도.



고저 가을에는 국화가 최고다.

지난 주말, 카메라 들고 외출했다가

찍은 국화 사진을 올려 본다네.


참 국화는 영어로 크리샌더멈

(chrysanthemum)이라고 한다.

발음이 참 어렵기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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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3 23: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레삭매냐님도 별 다섯 이군요~!! 저는 경멸이 너무 좋았어서 이 책도 기대가 되더라구요. 권태도 읽어야 하는데 ㅜㅜ 근데 좀 어렵나 보네요 😅

scott 2021-10-14 00:37   좋아요 4 | URL
이 작품은 주인공 마르첼로의 사춘기-청년기-중년기 로 세부분 크게 나눠서 읽으면 됩니다
영화가 워낙 수작이여서 (모라비아가 작품에서 표현 하지 않은 것들이 나옴)
작품 영화 모두 추천

영화가 지금 봐도 전혀 오래되었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명작입니다. ^^

레삭매냐 2021-10-14 07:52   좋아요 4 | URL
모라비아 작가의 책들은 많이 영화화
가 돼서 책과 비교해 보며 읽는 재미
가 있더라구요 :>

가끔 지루한 부분들도 있어서요.

mini74 2021-10-14 00: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 뒤에 조금 남아서 실눈 뜨고 봤어요. 다들 별 다섯개. 제 마음에도 지금 마구마구 별이 뜨고 있습니다 ㅎㅎ *^^*

레삭매냐 2021-10-14 07:53   좋아요 2 | URL
역자 분이 오랫 동안 번역을
한 책이라는 말도 있더라구요.

그래서 언제나 나오나 싶었는
데 해 넘기지 않고 나와서 다행
이네요. 고고씽~입니다.

청아 2021-10-14 00: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사두었는데 밀린책이 많아 언제읽을지는 모르겠어요ㅠ
그래도 레삭매냐님 별5주셨으니 고저 서둘러야겠습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1-10-14 07:54   좋아요 2 | URL
땡기는 책은 바로 사시는 게
맞습니다.

저도 읽은 책들보다 사서 쟁
여두고 읽지 못한 책들이
부지기수랍니다. 그래도 언젠
간 읽을 거라는 신념으로 !

hanin‘ tough !!!

scott 2021-10-14 00: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국화 사진은
마르첼로의 최후를 추모 하는 것 같네요 ^^

레삭매냐 2021-10-14 07:55   좋아요 3 | URL
와우 그런 멋진 해석이시라니오 !!!

카메라 메모리에 들어 있던 거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올린 건데 -
해석이 멋지십니다 참말로.

바람돌이 2021-10-14 0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레삭매냐님 이 글 읽다가 중간에서 끊습니다. 저 지금 한창 재밌게 보고 있는데 말이죠. 뒷부분은 제가 책 다 읽고 와서 마저 보는걸로.... ㅎㅎ

레삭매냐 2021-10-14 07:56   좋아요 2 | URL
최대 가능한 스포를 최대한
자제했는데 - 지금 읽고 있으시
다면 감상에 저해될 여지가 있
으니 ^^

컴백 순, 플리즈.

페넬로페 2021-10-14 06: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영화부터 봐야겠네요^^
레삭매냐님께서 올려주시는 책들은 사거나, 빌리거나, 읽거나 중 하나는 하고 있습니다.
비록 거북이처럼 늦지만요~~
이 책도 기대됩니다^^
가을은 역시 국화꽃이 분위기가 납니다**

레삭매냐 2021-10-14 07:57   좋아요 3 | URL
제가 이 책을 지난 명절 전에 받으려고
그렇게 노력했으나... 결국 명절이 끝난
다음에 받게 되었으며 읽는 데도 한참
이 걸렸네요.

그래두 다 읽고 나니 아주 뿌듯하네요.

가을엔 역시 국화지요...

초딩 2021-10-14 09: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너무 보고 싶네요.
그리고 책을 담는 이 새로운 구도 더더욱 좋습니다 ^^
저도 한 번 따라 찍어 볼래요 ^^
좋은 하루 되세요~

레삭매냐 2021-10-14 19:32   좋아요 1 | URL
책 사진 칭찬 감사합니다 -

리뷰 쓰고 나서 급하게 올리
느라 막찍사였네요...

coolcat329 2021-10-15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드디어 읽으셨군요.
줄거리 보니 이 책도 재미있을거같아요. 골수 파시스트가 주인공인 정치 소설!

레삭매냐 2021-10-15 16:35   좋아요 2 | URL
아주 재미지답니다 :>

근데 웃기는 건, 골수 파시스트라고
하면 왠지 자신의 신념에 강력한
믿음을 가진 그런 캐릭터라고 생각
되는데 주인공 마르첼로는 전혀 그
렇지 않고 왠지 오락가락하는 그런
연약한 캐릭터더라구요...

coolcat329 2021-10-15 16:59   좋아요 2 | URL
오 그렇군요.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셨군요. ㅎㅎ
 


 

내가 꼽은 10월의 기대작에 대해 이바구를 풀어 보련다.

 














일단 지금 선주문장을 날린 콜슨 화이트헤드의 <할렘 셔플>이다. 작가 이름만 보고 주문한 책이다.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무려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꿀꺽하신 분이다.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도 충격이었지만, 작년 가을에 만난 <니클의 소년들>은 끝장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게 좋은 글감을 아마 영화쟁이들이 그냥 놔두지 않으리라.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나중에라도 영화로 만들어지겠지. 책을 과연 어떻게 영화로 만들었을지 궁금하다.

 

참고로 아직 배송은 시작되지 않았다.

 















다음 타자는 UCLA 교수님인 에릭 재거(예이거:내가 본 동영상에서는 그렇게 들었다)2004년에 발표한 넌픽션 <라스트 듀얼>이다. 이 책은 곧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감독은 내가 사랑해마지 않아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블레이드 러너>를 만든 리들리 스콧이다. 그가 <글라디에이터>의 감독인 것도 알고 있겠지.

 




1386년 프랑스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논픽션이다. 출판사는 오렌지디라는 곳으로 신생인지 아니면 어느 유명 출판사의 임프린트인지 모르겠다. 지금 배송을 기다리고 있는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의 출판사이기도 하다. 이 출판사 혜안이 있는 걸까? 이런 수작들을 잇달아 내놓다니 말이다. 아무래도 임프린트의 향기가 솔솔나는 그런 느낌.

 

스코틀랜드 원정에서 간신히 살아 돌아온 장 드 크루주(맷 데이먼 분)는 기가 막힌 소식을 전해 듣는다. 자신의 사랑하는 아내 마르그리트(조디 코머 분)가 라이벌 자크 르그리(애덤 드라이버 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르그리는 크루주의 절친이기도 했다. 물론 흐르는 시간 속에 이제는 원수가 되어 버렸지만. 지금도 다루기 힘든 사건을 중세 프랑스에서는 과연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었을까? 범죄-스캔달-재판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의 마지막 결투 재판이었다고 하는데, 크루주가 르그리를 상대로 결투에 나선다고 하자 수많은 인파가 그들의 결투를 보기 위해 모여 들었다고 한다. 영화 트레일러에도 등장하는 크루주와 르그리의 결투 씨퀀스는 상당히 정교하게 고증이 잘된 편이라고 한다. 만약 크루주가 결투에 진다면 그의 아내 마르그리트는 위증죄로 산 채로 화형에 처할 판이었다. 자신의 명예와 아내의 목숨을 위해서라도 크루주는 반드시 르그리에게 승리를 거두어야 할 판이었다.

 

결국 이 책도 아마 주문장을 날려야할 것 같다.

 















3번 타자는 N. 스콧 모머데이의 <여명으로 빚은 집

>이다. 역시나 난생 처음 들어 보는 작가인데, 이 책은 현대 북미 원주민 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라고 한다. 모든 책들을 다 살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이 책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마지막 4번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라는 책이다. 작년에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가 현대문학에서 소개되었는데 이번에는 오렌지디라는 출판사로 갈아탔다. 역자는 동일하다. 그 점에 대해서는 마음에 든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가능하면 한 역자가 한 작가의 작품에 대해 줄창 번역을 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래도 역자가 바뀌게 되면, 번역 소설을 접해야 하는 독자로서는 왠지 모를 당황스러움에 사로잡히게 되니 말이다.

 

마리아나 엔리케스는 최근 서울국제작가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침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위험하다> 올해 부커 인터내셔벌 숏리스트 6개 작품 중의 하나로 최종심에 오르기도 했다. 참고로 다비드 오빠, 아니 디옵의 작품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라틴 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선두주자라고 하는데, 모두 12편의 단편이 들어 있다. 2009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올해 영어로 번역되면서 부커 인터내셔널 후보에 오르게 되었다.

 

이제 한 20일 정도 남은 10월 동안 이렇게 네 편의 소설을 읽으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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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10-12 00: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모오모~ 역시 레삭매냐님 덕분에 새로운 작가를 알게 되네요~ <니클의 소년들>이 한동안 서재에서 보였는데, 끝장이었다니 너무 읽어보고 싶네요~ 차분히 한권 한권 리뷰 올라오는 거 기다려 볼래요!ㅎㅎ

레삭매냐 2021-10-12 07:56   좋아요 2 | URL
아직 나오지 않은 책들도
있어서 속히 도착하길 바랄
뿐입니다.

그전에 모라비아의 <순응
주의자>부터 읽어야 쿨럭...

바람돌이 2021-10-12 0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니클의 소년들은 저도 좋게 읽었는데 새로운 작품이 번역되었군요. 저도 보관함으로 쑝!
나머지 작품들도 리뷰 기다립니다. ^^

레삭매냐 2021-10-12 07:57   좋아요 1 | URL
출판사에서 콜슨 화이트헤드의 신간
은 아주 신속하게 번역한 것 같습니
다. 빨랑 도착하기만을 아기다리
고기다리~

페넬로페 2021-10-12 00: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할렘 셔플‘ 기대됩니다.
‘니클의 소년들‘에 감명받아 그나마 아는 작가라서요~~
나머지는 저한테 생소한데 천천히 조금씩 읽어나가야겠어요^^

레삭매냐 2021-10-12 07:59   좋아요 2 | URL
콜슨 화이트헤드 말고는
저도 다 모르는 작가들이랍니다.

<니클의 소년들>은 정말 수작
이었지요.

마리아나 엔리케스의 신간 첫번째
인스톨은 미리보기로 읽었는데
왠지 키로가 작가의 그것과 닮기
도 한 것 같고... 고딕 스타일다운
것 같습니다.

PersonaSchatten 2021-10-12 00: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초면에 죄송합니다만, 오렌지디는 리디북스의 종이책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드립니다. 다 재미있어보이네요!^^

레삭매냐 2021-10-12 07:59   좋아요 2 | URL
오~ 그랬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몰랐네요. 리디에서 갠춘한
책들을 내고 있군요.

탁월한 설렉션이라고 생각
합니다.

초딩 2021-10-12 00: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앗 니클의 소년들 알라딘에서 구해왔는데, 언능 읽고 할렘 셔플도 가고 싶네요 ^^
ㅎㅎㅎ

레삭매냐 2021-10-12 08:00   좋아요 1 | URL
<니클의 소년들> 받고
언능 <할렘 셔플> 고고씽~입네다.

새파랑 2021-10-12 06: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소개해주신 네편 모두 소개가 읽고 싶게 만드네요~! 전 4번이 너무 읽고 싶네요 ^^

레삭매냐 2021-10-12 09:40   좋아요 1 | URL
일상화된 죽음이 왠지
키로가 작가의 그것과 일맥상통
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더 읽어봐야겠지만요.

coolcat329 2021-10-12 0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이트헤드의 신작이 나왔군요.
제가 레삭매냐님 글 읽고 니클을 읽어서 화이트헤드하면 매냐님 생각이 나는데 역시나 주문을~~😅
원주민 문학도 궁금하고~
가을은 정말 책의 계절이네요.

레삭매냐 2021-10-12 09:43   좋아요 1 | URL
넵, 저도 모르는 사이에
신간이 나왔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냅다 질렀습니다 :>

원주민 문학, 고 책은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려구요.

mini74 2021-10-12 08: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직 배송은 시작되지 않았다. 이 문장이 왜 이리 뭔가 결연하면서 유머스러운지 ㅎㅎㅎ저도 4권 다 기대됩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1-10-12 09:44   좋아요 1 | URL
그거슨... 일단 책일 도착하면
바로 씹어 먹어... 아니 확
읽겠다라는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ㅋㅋㅋ

고 사이에 <순응주의자> 마저
읽을라구요.

막시무스 2021-10-12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들 대부분 화이트헤드에 관심이 많으신것 같네요..저도 레삭매냐님의 <니클의 소년들> 끝장설에 적극 동의하면서 신작을 기다려 봅니다.ㅎ 즐건 하루되세요!ㅎ

레삭매냐 2021-10-12 14:05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국내에 기존에 세 권의
책이 나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게다가 퓰리처 수상 두 번이라는
아우라도 만만치 않구요.

감사합니다. 연휴 후유증이 만만치
않네요 ㅠ

독서괭 2021-10-12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클의 소년들> 끝장설!! 오오..!! 언제 읽나 모르겠으나 일단 담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1-10-12 19:29   좋아요 0 | URL
아닛, 이달에는 왜 이렇게 군침
도는 책들이 마구 나오는 건지요 -

안드레 애시먼의 책도 질렀습니다
ㅠㅠ

화이트헤드, 강추합니다.
 
오렌지주를 증류하는 사람들 대산세계문학총서 169
오라시오 키로가 지음, 임도울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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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잠시 동안 라틴 아메리카 친구들과 영어를 공부한 적이 있다. 아 그리고 보니 나의 룸메이트도 아르헨티나 출신 페데리코였구나. 내 루미는 나에게 스페인 말을 좀 알려 주겠다고 했었지. 하루는 칠레 아가씨들이 사는 아파트에 파티 초대를 받아서 반 친구들과 함께 우루루 몰려간 적이 있다. 이미 플로어에는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선수들은 아파트에 들어가자마자 파티 호스티스들에게 선물(아마 맥주였을 것이다)을 안겨 주고 바로 춤판에 돌입했다. 그들에게 밤 11시는 초저녁이라는 말을 들었다. 체력도 좋고, 춤에는 일가견이 있는 이들에게 썬업은 기본이란다. 내가 보기에 춤을 가장 잘 추는 사람들은 브라질리언들이었다. 그들은 정말 쉬지 않고, 소파며 일체 가구들을 치운 플로어를 누볐다. 우루과이 출신 작가로 아르헨티나의 미시오네스에 반해 그곳에 살게 된 오라시오 키로가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왜 그렇게 그들이 밤을 사랑하는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깨닫게 됐다. 그들의 낮은 너무 덥기 때문에, 모든 활동은 밤에 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키로가 작가가 작중에서 자주 표현하는 미시오네스와 파라나강이 너무 궁금해서 결국 구글맵으로 검색해 보니 이구아수 폭포를 기점으로 한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삼각지점에 위치한 동네였다. 그곳에는 스페인 정복시절 유적도 있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모양이다. 아마 키로가 작가도 비슷한 코스로 그곳에 들렀다가 정주한 모양이다. 아마존 밀림은 그렇게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는가 보다 싶었다.

 

키로가 작가의 책은 작년 여름쯤 다른 출판사 책으로 처음 만났다. 내가 또 새로운 작가나 작품에 대해 도전의식이 넘치지 않는가. 이번에 문지에서 새로운 판형으로 대산세계문학 총서 시리즈가 나온다고 해서 단박에 사들였다. 모라비아 작가의 <순응주의자>가 먼저였는데 후발주자인 키로가 작가의 책부터 다 읽었다.

 

역자는 그의 작품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세 가지 테마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설명한다. 죽음, 유배 그리고 자연(밀림)이다. 죽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 우리 필멸의 존재인 인간은 언젠가 마지막 날숨을 쉬게 될 것이다. 그 순간이 언제인지는 아마도 각각에게 평생의 질문일 것이다. 그러니 그 순간을 너무 일찍부터 기대하거나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때가 되면 다 맞이하게 될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소설에 등장하는 죽음들은 비장하기 짝이 없다. 건장한 달품팔이 주앙 페드로는 한달 월급 2페소를 주지 않으려는 주인과 총싸움을 벌인다. 언제나 그렇듯 두 사람 중에 한 사람만 집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2페소를 아끼겠다고, 자신이 실컷 일을 부려먹은 달품팔이에게 돈을 주지 않고 총질을 해대는 농장주나, 복수에 나서 결국 상대방을 꺼꾸러뜨리는 주앙 페드로나 대단들하시다. 물론 나는 비슷한 처지의 후자의 편을 들련다.

 

딸과 아들을 한 명씩 거느린 어느 홀아비는 하녀가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여자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다 결국 죽음에 이른다. 지금 같으면 바로 밥도 얻어 먹지 못하고 내쫓길 그런 남자가 아닐까 싶다. 다만,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시기가 지금부터 한 백년 정도 전이라는 점을 고려하자. 마당에 비질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모래벼룩에게 물려 감염되고 집안일을 해줄 여자를 구하지 못해 결국 비참한 죽음에 이르는 홀아비의 이야기라. 그런데 오지에 덜렁 남은 딸과 아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라는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보니 그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밀림에 유배된 자가 아니었을까.

 

다음은 밀림 이야기. 어느 순간, 밀림에 인간들이 등장한다. 파라나강이 도도하게 흐르는 바로 그 밀림의 주인인 독사들이 인간의 등장에 위협을 느끼고 바로 회의를 연다. 어디서나 낯설고 새로운 존재들은 위협으로 간주된다. 수백 년 전에 황금을 찾아 유카탄 반도에 도착한 코르테스 일행이 아즈텍 사람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아름다우면서도 치명적인 독을 지닌 야라라쿠사 독사들이 주축이 된 회의는 결국 자신의 영지에서 인간들을 내쫓겠다는 결의로 이어진다. 독사 회의에서 밀림을 파괴하는 인간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크루사다(아마 십자군전쟁의 스페인식 표현이 아닐까 싶다)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건너온 킹코브라까지 가세해서 인간들과 전투를 벌이지만, 인간들이 휘두르는 밀림용 마체테에 스네이크 군단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어쩌면 야라라쿠사 독사들과 밀림에게 앞으로 전개될 처연한 운명의 전주곡이라고나 할까.

 



밀림이라는 공간에는 참 기이한 사람들도 많이 산다. 도수가 쎈 알코올을 만들기 위해 사탕수수주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오렌지를 증류해서 50% 주정의 술을 만들겠다고 나선 이들도 있었다. 선술집에서는 비축해둔 사탕수수주가 다 떨어지자 공업용 알코올을 1리터씩 먹었다가 죽는 사람이 다 생기질 않나. 공무원 오르가스는 사법부 감사관에게 자신의 태업이 걸리자,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일을 보조 서기와 몇날며칠을 걸려 완수하고 증수로 물이 불어난 파라나강을 거쳐 산이그나시오를 출발해서 행정 중심지인 포사다스까지 가는 목숨을 건 여정에 나서기도 한다. 덕분에 해당 지역의 지명들을 지도에서 찾으며 오르가스의 행적을 추적하는 재미도 있었다.

 

멋쟁이 달품팔이 올리베라의 이야기는 또 어떤가. 급여에 대해 정확하고, 옷을 버릴까봐 주인이 명령한 우물파는 일은 못하겠다고 당당하게 지껄이는 그의 모습은 당당했다. 주체적 인간으로서 당당한 올리베라에게 농장주인 화자는 오히려 쩔쩔매는 것 같다. 또 하지만 올리베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는 주인의 상식을 벗어난 선까지 극대화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나중에 기묘하게 사라져 버린 일화까지, 범상치 않은 미시오네스 사람들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마 역자도 미시오네스 지방을 가본 것 같은데, 해당 지역을 가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울창한 밀림이라는 이름의 대자연이 주는 매력에 대해 알 수가 없다. 그저 저자가 기술하는 방향을 따라가 보는 수밖에. 아마 현지를 보고 나면 키로가 작가가 서술한 글들이 더 와 닿을까나. 미시오네스에 대한 헌사로 추정되는 키로가의 글을 읽다 보니, 작년에 코로나로 작고하신 루이스 세풀베다 아저씨가 생각났다. 키로가의 이상향이 미시오네스라면, 세풀베다의 그것은 아마도 파타고니아가 아니었을까. 세대와 공간이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두 명의 선각자들은 아름답고 치명적인 대자연이 인간에 의해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파괴되는 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왜 우리는 그런 자연과 공존하지 못하는 걸까? 자본에 대한 부질없는 탐욕이 우리와 우리의 자손들이 누릴 미래를 부수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라시오 키로가는 평생 단편을 주로 쓴 모양이다. 그의 다른 소설이 읽어 보고 싶은데, 그 소망은 아무래도 난망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작년에 만난 책을 다시 한 번 읽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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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1-10-11 11:5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라시오 키로가. 처음 들어본 작가를 알게 해주신 좋은 리뷰 고맙습니다. 담아가요 ^^

레삭매냐 2021-10-11 12:06   좋아요 4 | URL
작가의 주요 테마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좀 그렇지만
나머지 부분들은 참 매혹적
이었습니다.

stella.K 2021-10-11 13: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내가 또 새로운 작가나 작품에 대해 도전의식이 넘치지 않는가. ㅋㅋ
그렇죠. 인정!

아, 그렇군요. 저도 더운 나라에서 살면 밤 11시를 초저녁으로 알고
파이팅 넘치게 살았을까요? 저는 밤엔 무조건 사야합니다. 특히 10시 전후로.
그때가 초유짜듯 정말 달게 잘 때죠. 그리고 TV만 끄면 초롱초롱해자는
이 모순을 우짜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ㅠ

레삭매냐 2021-10-11 19:25   좋아요 1 | URL
기후나 문화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지 않나 싶습니다...

그네들은 낮에 자니깐요 ㅋㅋ
그래서 밤에 더 활동적이 되는
게 아닌가 뭐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얄븐독자 2021-10-11 14: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동판과 겹치는 게 있어 번역비교를 재미삼아 해봤는데... 과연 이렇게 차이가 나도 될까 싶은 문장들이 거슬리기도했습니다. 극단적 예를 들면 부엌으로 ‘들어오지 마‘와 ‘들어가지 마‘ 는 화자의 위치가 안이냐 밖이냐의 차이가 있는데 이걸 번역자는 진짜 몰랐을까 그런 의구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원서를 모르고 단순번역 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만 ㅋ 여튼 저도 대산 리뉴얼 판 소식에 알게되어 읽고 있습니다

레삭매냐 2021-10-11 18:25   좋아요 0 | URL
공감하는 바입니다 -

제가 스페인말을 할 것도 아니니
더더욱 번역에 의존할 수밖에요.
고저 믿고 볼 따름입니다.

그레이스 2021-10-11 14: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지의 작가들 ˝너 ~~ 가봤니?˝하고 물어보는 것 같아요.

레삭매냐 2021-10-11 18:55   좋아요 0 | URL
신예 작가도 아니고 이미 고인
이 되신 분이라면 더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새파랑 2021-10-11 1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 광기 죽음의 이야기> 그 작가의 장편이네요. 그 책도 음침한 기억인데 ㅎㅎ 닭잡는 이야기가 강렬했던 기억이 😅

레삭매냐 2021-10-11 18:56   좋아요 1 | URL
키로가 작가의 장편은 아니구요,
18편인가 단편 모음집이랍니다.

<사랑 광기 죽음의 이야기>랑
겹치는 단편들도 있구요 **

아무래도 작가의 가족사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라로 2021-10-11 18: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샥매냐님은 알라딘의 대표적인 책벌레,,,^^;; 멋지세요!!^^

레삭매냐 2021-10-11 19:25   좋아요 0 | URL
네이 알라딘피셜 북웜인가요 ㅋㅋ

앞으로 더 열심으로 읽도록 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21-10-11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혀 모르는 세계를 알아가는 재미가 또 독서의 기막힌 좋은점이죠. 이런 책은 막 가슴 두근거리면서 읽게 될거 같아요. ㅎㅎ
그나저나 저 지금 순응주의자 시작했는데 대산 세계 문학 새 표지 너무 좋지 않나요? 저 순응주의자 표지 보고 뿅 갔어요. 지금까지는 문동 세계문학 표지가 최고였는데 문동과는 다른 대산 새 표지의 색감도 끝내주네요. ㅎㅎ

레삭매냐 2021-10-12 19:30   좋아요 1 | URL
너무 정확한 지적이시라 -
격렬하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새로운 작가와 그들의 책에
경의를 보내는 바입니다.

저는 문지의 새로운 판형도
좋지만, 왠지 예전 스타일이
아쉽더라구요. 이번 표지는
드자이너들이 너무 날로 먹
는 게 아닌가 뭐 그런... 쿨럭

바람돌이 2021-10-12 22:33   좋아요 1 | URL
앞으로 모든 책의 표지를 이렇게 색깔만 바꿔서 단다면 날로 먹는 느낌도 있겠네요. ㅎㅎ 아 근데 전 순응주의자의 표지 파란색이 너무 예뻐서 일단은 껌벅 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