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버텨!
장자크 상페 지음, 양영란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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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도서관에 갔다가 어김없이 그래픽노블들을 몇 권 만나게 되었다. 관심 가는 신간들은 계속 사들여서(도서관보다도 빨리!) 읽는 속도가 사제끼는 속도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등산객들과 도서관 주차장 경쟁을 하니 좀 짜증이 나긴 했지만 재미진 그래픽노블들과 만나니 기분이가 좋았다.

 

내가 아마 처음 만난 장자크 상페 작가의 책은 <얼굴 빨개지는 아이>가 아닌가 싶다. 그 다음에 간간히 상페 작가의 책들을 주섬주섬 읽고 있다. 이러면서 또 팬은 아니라고 말을 해야 하나. 118쪽 정도를 읽고 나서 맨 끝에 보니 그동안 나온 상페 작가의 책이 스무권이 넘더라. 내가 그 중에서 본 게 몇 권이더라.

 

<계속 버텨!>는 우리가 지나온 지난 2년여에 걸친 코로나 시절에 대한 회상이 아닌가하고 내 맘대로 생각하고 싶다. 모든 게 갖춰진 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면서도, 외발 수레 하나에 기뻐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라. 항상 기술 문명의 진보가 과연 우리를 예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동시에 자연의 효용에 대한 사유로도 이어졌다. 빌딩 숲에서 예전의 사냥 대신 다른 방식으로 먹거리 벌기에 나서고 있는 우리 인간은 푸르른 초원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상페 작가는 고런 부분들을 아주 예리하게 짚어낸다. 내가 이래서 이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니깐 그래.

 

늦은 시각, 조용한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어느 사람의 실존에 대한 분석은 또 어떤가. 아마 작가라면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상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도대체 이 늦은 시각, 저 사람은 무엇을 하다가 언제 올지도 모를 그런 열차를 기다리고 있을까. 비록 한 컷에 불과한 크로키 수준의 그림이지만,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칡 같은 맛이라고나 할까. 내 눈을 통해 뇌에 전달된 시각적 정보에 상상력을 얹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반전도 없지 않으니, 알고 그 사람은 그저 기차를 기다리는 거였다는 결론이다. 이런 게 상페 작가의 한 방이었던가?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될 것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계시인가.

 

지금은 쇠락했지만, 가톨릭 국가 프랑스의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성당을 찾은 노부인이 희한하게 구부러진 초를 봉헌하면서 읊조리는 독백도 재밌다. 문득 그렇게 구부러진 초에 불을 켜면 곡선을 따라 가며 초가 탈까 싶기도 하다. 다른 컷에서는 호시탐탐 타인의 개인사에 관심을 갖지만 정작 그들의 고민에 대해서는 알고 싶어하지 않고, 아니 나에게 부담이 되는 걸 거부하는 현대인들의 이중성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우리를 현대인이라는 타이틀에 가두는 것은 적당한 거리감이 아닐까?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항상 외롭다며, 거대한 인간 공동체 속에 살면서도 부담스러운 관계는 싫고, 적절한 거리 유지만으로 나의 실존만을 추구하려는 이기적 마인드의 노예가 된 건 아닌가 싶다.

 

고전적 글쓰기를 고집하다가 기술자 처남의 도움으로 신기술의 종노릇을 하게 된 남자의 모습도 우스꽝스럽다. 또 한편으로는 작가 역시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에서는 어쩔 수 없는 돈벌이에 나서야 한다는 아주 간단한 명제를 절실하게 느끼기도 했다. 하긴 만화가로 떠서, 이제는 만화를 그리는 대신 전업 너튜버로 변신해서 기상천외한 컨텐츠로 수익창출과 자신의 재미나 수다 세 가지를 모두 챙길 수도 있지. 누구나 그럴 수는 없겠지만.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너튜브 생태계는 참으로 다양한 삶의 행태가 있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로 동영상 컨텐츠를 만들고, 대중이 그 컨텐츠를 소비하게 만들어서 수익을 내는 신박한 시스템의 탄생이 그저 경이로울 따름이다.

 

상페 작가는 올해로 구순을 맞이했다. 앞으로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좋은 작품들을 계속해서 발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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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3 14: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반가운 작가네요. 제가 바로 얼굴 빨개지는 아이 ㅎㅎ 재채기 하는 친구는 못 찾았어요. 구순을 맞이하셨군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책을 내주셨음 하는 욕심 ㅎㅎ 입니다 ~

레삭매냐 2022-06-13 19:13   좋아요 3 | URL
최근에 작고하신 송해 샘도
그렇고, 아무래도 한 시대가
그렇게 가는가 봅니다.

부디 오래 작품활동을 해주시길.

프레이야 2022-06-13 14: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장자크 상페가 구순이군요. 제목도 ㅎㅎ현존하는 줄 몰랐네요. 오래 건강하게 집필할 수 있으면 합니다. 재미나게 보여요.

레삭매냐 2022-06-13 19:13   좋아요 4 | URL
제가 다 담지 못해서 그렇지
재미진 에피들이 많답니다 :>

약간 프랑스틱해서 그렇지,
공감대를 만들어 주는 이야기
들이 많습니다.

페넬로페 2022-06-13 16: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장 자크 상페의 책을 한 권 정도는 읽은 기억이 나요~~
계속 버텨!
제목에 따른 내용들이 좋아요^^
왠지 오늘 힘이 빠지는데 힘이 좀 솟는 기분입니다**

레삭매냐 2022-06-13 19:14   좋아요 4 | URL
hangin‘ tough !!!

무슨 일로 기운이 빠지신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다같이 힘내
BoA요.

저녁 때가 되어 날이 선선해
지니 좋네요.

얄라알라 2022-06-14 12: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도 (비교적 너그럽게) 구매해주는 그래픽 노블의 작가가 바로 장 자크 상페일 거 같은데, 요 책 레삭매냐님께서 소개해주시니 바로 검색들어갑니다

레삭매냐 2022-06-14 13:20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 -

다른 그래픽노블은 안되도
상페 아자씨의 그래픽노블
들은 죄다 알아서 척척 사
주더라구요.

가넷 2022-08-12 22: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돌아가셨네요. 지금은 예전만큼의 애정은 아니지만… 슬픈 소식이네요 ㅠㅠ

레삭매냐 2022-08-13 22:1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힌 시대가 저무는
걸 절실하게 깨닫고 있습니다.
 
폐허의 형상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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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라틴 아메리카 작가들의 책들이 많아 나오고 있다. 반갑다.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하나라는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실존 인물인 가이탄 암살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졸지에 책 읽기에 앞서 콜롬비아 역사를 다 공부했다. 마약과 폭력의 천국이 된 콜롬비아 역사의 유래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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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06-13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요즘 정말 라틴아메리가 문학이 많이 번역되어 나오는거 같아 좋습니다. 읽지는 않아도 그냥 든든한 기분이 좋네요. 😄

레삭매냐 2022-06-13 19:12   좋아요 1 | URL
제 마음이 그러합니다.
당장 읽지는 못해도 일단 쟁여
두고 흐뭇해 하지요.
 
본격 한중일 세계사 13 - 청불전쟁과 갑신정변 본격 한중일 세계사 13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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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한국 근대사를 공부할 적에, 굽시니스트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보조 교재로 사용했다면 좀 더 역사적 사실에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이 시리즈를 보면서 하게 됐다. 서세동점의 시대, 왜 조선은 세계열강으로부터 국권을 지키지 못하고 몰락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부족이 근대사에 대한 관심을 멀리하게 했고, 결국 아주 오랫동안 알고 싶어하는 역사의 부분으로 그렇게 남게 되었으니 말이다. 지금이라도 다시 그 시절을 알게 된 점에 대해 굽니시스트 작가에게 이 자리를 빌어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시리즈 13권에서는 김옥균의 개화당이 주도한 갑신정변과 비슷한 시기에 멀리 안남에서 벌어진 청불전쟁에 초점을 맞춘다. 선조에 버금가는 머저리 임금 고종 시절, 중전 민씨 일파로 구성된 척족이 그야말로 권력의 중심에 서서 국정농단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성리학에서 그렇게 외쳐 대는 민생고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열심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가 망하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고나 할까.

 

민씨 일파를 중심으로 한 사대당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김옥균을 중심으로 한 신진 개화당이라는 세력이 부상 중이었다. 김옥균 박영효 등은 무엇보다 사대당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무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신식군대 양성에 앞섰는데, 사대당은 교활하게도 그렇게 개화당을 자비를 들여 육성한 군대를 족족 자신들의 무력기반으로 활용하는 정치적 술수를 보여준다.

 

김옥균은 다음으로 호시탐탐 조선 진출을 노리는 승냥이 같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개혁을 위한 미래의 쿠데타를 위한 자금 지원을 요청한다. 당시 일본 역시 재정 긴축으로 김옥균이 요청하는 300만 엔의 거금을 갹출할 여력이 없었다. 당시 일본 세비가 7,600만 엔 정도였다고 하니 풋내기 김옥균이 요청한 금액이 얼마나 막대한 금액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물론 그 중에서도 일본이 조선에서 세력을 확장할 수만 있다면 그 정도 금액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극우주의자들의 존재도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개화당 일파들과 민씨 척족을 몰아내는 쿠데타 계획을 추진하면서, 김옥균은 일본 공사관 주둔 신식 군대 150명의 무력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본국과 연락을 주고받는데 3일이나 걸렸다고 하니 일각이 급박한 상황에서 본국의 훈령 없이 조선 주재 일본 공사관의 재량으로 쿠데타에 뛰어 들었다. 그랬다가 당시 한양에 주둔하고 있던 원세개가 이끄는 청군의 압도적인 무력에 그야말로 굽시니스트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발리고 말았다.

 

당시 쩌리였던 원세개가 거의 자신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역사의 무대에 중심으로 단박에 뛰어 오르는 그런 형세였다. 당시 프랑스와 베트남에서 무력 대치 중이었던 청나라는 일본과 개전을 원하지 않았다. 어느 제국이나 양면전쟁은 부담스러울 밖에 없었다. 계속되는 서구 열강과의 전쟁으로 청나라 재정은 거의 바닥을 드러낼 판이었다. 당시 청나라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이홍장은 일본과의 대결을 원하지 않았던 바, 갑신년의 난리부루스를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짓는 것으로 끝내기에 이른다.

 


아무런 대책 없이 일단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하는데 급급했던 개화파 세력은 자신들의 쿠데타 명분으로 내세운 고종이 갑자기 마음을 바꾸는 통에 3일천하로 끝나고 만다. 임오군란과 테러로 수없이 갈려 나간 민씨 일족의 수장 민영익은 서구 의학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다. 모지리 임금 고종은 가까스로 아버지 대원군의 입김에서 벗어나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민자영 일당의 꼭두각시 신세로 전락해 버렸다. 어쩌면 그들이 마뜩치 않았던 고종은 김옥균 개화파 일당의 쿠데타로 손 대지 않고 코풀 생각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어쨌든 원세개의 지원을 받은 사대당이 다시 득세하게 되면서, 그나마 뿌리를 내린 개화파가 일소되고 말았다. 막부를 압도하는 무력과 실력을 보유한 지방 번벌이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 것과는 달리, 아무런 실력도 없이 그저 추상적인 계획과 불확실한 외세의 도움으로 시도한 개화파의 쿠데타는 그렇게 허무하게 막이 내렸다. 한성에서 퇴각하는 일본군에 빌붙어 개화파들은 모두 일본으로 망명하고, 국내에 남은 그들의 가족들은 역적의 가족으로 분류되어 그야말로 풍비박산이 나고 말았다.

 


, 이제 다음 이야기는 갑신정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그리고 잘 몰랐던 베트남에서 벌어진 청불전쟁이다. 12권에서 압도적인 해군력으로 이홍장이 잘 길러낸 청나라 해군을 박살낸 유럽 2진 프랑스는 이번에는 2개 여단을 투입해서 베트남의 정글에서 작전을 전개한다. 얼마 전에 너튜브 짤로 청룽 아저씨가 제작을 맡았는데 청불전쟁을 다룬 <용의 전쟁>을 봤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청불전쟁은 누가 봐도 중국의 전신 청나라가 말도 안되게 박살이 난 전쟁이었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국운의 영웅으로 등장해서 그들은 진남관 대첩이라 부르는 방어전을 치른 풍자재(67)를 등장시켜 외세를 격퇴하는 그야말로 국뽕이 차오르는 설정에 입맛이 썼다. 선을 넘는 중화민족주의를 실체를 언뜻 본 것 같다고나 할까.

 

한때 중화질서에 복속된 조공국이었던 류쿠와 안남(그리고 다음 주자는 조선이었다)이 차례로 번방에서 외세에 떨어져 나가는 상황을 청나라는 그냥 앉아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으리라. 당장 조선의 임금 고종은 청나라가 무력하게 이 나라 저 나라에게 털리는 장면을 보면서 러시아에게 보호국이 되어 달라는 어이없는 요청을 하기도 하지 않았던가. 청나라는 그들이 신주단지 모시듯이 하는 화이관에 입각한 동아시아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병력과 재정을 불필요한 전쟁에 갈아 넣어야 했다.

 

역시 유럽의 2진 국가답게 프랑스는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일본에게 불평등조약 개선과 기술 이전 그리고 군함 제공을 미끼로 청나라를 협공하자는 달콤한 제안을 날린다. 거의 넘어왔던 일본에서 제동을 건 인물이 바로 이등박문, 이토 히로부미였다. 정치적으로는 한창 로스께들과 그레이트 게임을 벌이던 영국과 제휴해야 하고, 보불전쟁에서 군사적으로 프랑스를 발라 버린 프로이센과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프랑스는 일본과의 양동작전 크리를 타지 못하고 홀로 2개 여단을 파견해서 청나라의 대군을 상대하게 되었다. 초반의 약진과는 달리 중국 본토로 진공해서 풍자재가 지키는 진남관을 뚫지 못한 프랑스군은 결국 후퇴한다. 이 당시, 많은 프랑스 병사들이 말라리아로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나 어쩌나.

 

굽시니스트 작가의 <본격 한중일 세계사>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당시 벌어지는 어떤 역사적 사건들도 단독적으로 발생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청불전쟁만 하더라도, 일본과 중국의 대결이 10년 먼저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 놀랍지 않은가. 동아시아 경영에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제정 러시아의 로스께들이 조선을 좀 보호해 달라는 고종의 제안을 덥석 물어 청나라를 대신해서 조선의 보호자를 자처했다면, 조선 진출의 꿈을 꾸고 있던 일본과 20년 먼저 붙을 수 있었을까? 영국이 아직 일본을 그레이트 게임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던 시절, 러일전쟁이 벌어졌다면 일본은 유럽의 강국 러시아에게 완패당하지 않았을까? 이러저러한 모든 역사적 사건들의 이면에는 이렇게 상호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 더해 우연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가미되면서 역사가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다음 편의 타이틀은 거문도 위기라고 되어 있는데, 더 흥미진진해지는 풍운의 동아시아 삼국지의 출간을 기대해 본다.


[뱀다리] 굽시니스트 작가는 <용의 전쟁>에 나오는 허접한 CG를 지적하며 분명, 누군가가 슈킹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을 도출해냈다. 청룽 선생은 굽작가의 조언을 따를 것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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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6-07 11: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공부의 흥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이런 책을 함께 읽으면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ㅎ 레삭매냐님께서 이 책 시리즈로 계속 올려주고 계셔서 관심이 가네요. 말씀하신대로 어느 것도 하나의 사건이 단독으로 벌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레삭매냐 2022-06-07 11:30   좋아요 2 | URL
굽작가가 구도하는 대로,
왜 이런 역사적 사건이 발생
하게 되었나의 연원을 추적
하면 보다 쉽게 역사에 접근
할 수 있었을 텐데...

마냥 연도 외우고 그러니
호기심이 생길 여유가 없었
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역사
적 사건의 순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데 말이죠 ㅠ

바람돌이 2022-06-07 21: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항상 갑신정변의 주역들의 내면이 궁금하더라구요. 이들은 북촌 5인방이라고 불리면서 천재로 불리던 누가 봐도 다음 세대의 권력의 핵심이 될 인물들이었잖아요. 사실 저 갑신정변에서 그들이 죽인 인물들은 전부 아빠 친구, 친구 아빠, 용돈 주던 옆집 아저씨 이런 사람들이거든요.

레삭매냐 2022-06-08 11:29   좋아요 1 | URL
저도 이번 시리즈 보면서 북촌
5인방에 대해 읽기는 했는데
대충 읽어서 이번에 다시 찾아
봤네요.

김옥균-박영효-홍영식-서광범
-서재필이 그들이었네요.

말씀 대로 급진 개화파들이 타
격한 이들이 모두 ~

구한말 시기에 대해 좀 더 공부
해야할 것 같다는 이 책을 읽으
면서 들었습니다.

mini74 2022-06-08 1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북촌 5인방, 최고의 금수저들, 저도 궁금하더라고요. ~ 좋아하는 시리즈, 아이도 그런말 했어요. 중 3때 근대사 배울때 이 책을 봤으면 훨씬 재미있었을거라고.

레삭매냐 2022-06-08 13:23   좋아요 1 | URL
무언가 더 알고 싶게 추동
하는 글이야말로 쵝오의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굽작가의 한중
일 세계사는 일품이지요.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수저 5인방의 말로는 좀
그렇더군요.

홍영식 - 갑신정변 당시 사망
김옥균 - 고종이 보낸 자객에
게 암살, 능지처사
박영효 - 친일파로 변신
서광범, 서재필 - 미쿡인

독서괭 2022-06-13 1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전 항상 역사를 잘 모른다는 것에 죄책감이랄까, 좀 공부를 해야할텐데 하는 마음을 품고 있는데, 근대사 공부하기에 좋은 책 같습니다. 일단 만화고 ㅎㅎ 그림에 동물 얼굴이 귀여워서 맘에 드네요 ㅎㅎㅎ <토지>에도 역사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이 시대 역사를 더 잘 알면 더 재밌겠다 싶었어요.

레삭매냐 2022-06-13 13:09   좋아요 2 | URL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

저도 이웃 일본의 메이지 유신
시대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책
들을 만나다 보니, 정작 울나라
근대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더라구요.

굽작가 덕분에 당대 역사를 알
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만화라는 점이 ㅋㅋㅋ
 
켈트의 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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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을 기다렸다. 드디어 오늘 도착한다. ‘요사‘스러운 로저 케이스먼트의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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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데나의 세계
뫼비우스 지음, 장한라 옮김 / 교양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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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그래픽노블은 도서관을 이용한다. 사실 아주 어지간한 작품이 아니라면 소장가치를 느끼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래픽노블의 출간을 찬양하면서도 막상 내 돈주고 사는 것에 대해서는 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항감을 느끼지 않나 싶다. 이율배반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어제 주말 행사가 된 도서관 방문에서 그래픽노블을 몇 권 빌려 왔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뫼비우스 작가의 <에데나의 세계>였다. 우선 25,000원이라는 가격에 놀랐고 그 다음에는 작가의 불친절함에 놀랐다. 처음부터 대놓고, 자신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경고문이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다. 그러니 읽을 사람은 읽고, 또 무한한 해석의 자유도 동시에 배부된 거라고 내 마음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4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에데나 세계관을 읽고 나서도 과연 내가 무엇을 읽었나 그리고 도대체 뫼비우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대해 알지 못하겠다고 고백해야겠다. 자신이 어려서 잃어버린 잠수함으로부터 비롯된 이야기는 상상을 초월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주로 향한다.

 

우주여행을 하는 두 명의 우주비행사 스텔과 아탄. 이들은 우주선 고장으로 불시착하게 되고 중성적이었던 그 둘은 그 항성에서 각각 남성과 여성으로 진화(?)하게 된다. 그리고 아타나가 된 아탄에게 들이대던 스텔을 버리고 아타나는 어디론가 떠나 버리고 만다. 이 부분에서는 성경에 등장하는 아담과 이브의 스토리가 생각나지 않는가. 그 항성이 공기 호흡을 할 수 있고, 사과나 체리 같이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있다는 점 그리고 사자가 나타나 그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이 눈길을 끈다. 다시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로 돌아가, 그렇다면 그들을 창조한 창조주도 있다는 말이 아닌가.

 

피라미드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선택받은 인간 스텔이 탁월한 실력을 지닌 우주비행사로 선택받아 사람들을 끌어 모아 어디론가 출발한다. 떠남과 귀향의 서사는 왠지 호메로스의 오딧세이가 연상되기도 한다. 피라미드의 어딘가에 적혀 있는 바에 따르면,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던가. 이미 수천년 전에 선인들은 이미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서사의 세계도 마찬가지라는 점을 말이다.

 

피라미드가 안착한 항성에는 둥지라는 곳에 코쟁이들이 살고 있었다. 오염된 외부 환경에 대해 거의 편집증적 증세를 가지고 있던 그들은 코끼리 코 같이 생긴 가면을 쓰고 있는데 이들은 아버지라 부르는 창조주의 지배를 받는다. 그들에게 사로 잡힌 아타나는 죽음을 맞던가. 그들에게는 언젠가 스텔과 아탄이라는 신들이 강림할 거라는 전설이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아는 대로 서사를 이끌어 나가면서도 순서가 맞는지 어떤지 모르겠다. 내가 느낀 대부분의 서사는 그렇게 아버지에게 조종당하던 코쟁이들이 반란에 성공해서 마침내 자유를 되찾게 된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에 따른 반동으로 다른 곳에서 새로운 둥지를 만든 도마뱀붙이의 조종을 받는 이들이 다시 한 번 스텔과 아타나를 위협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말미에 가서는 대사도 없는 복원의 서사로 마무리된다. 마지막에 이 일견 황당해 보이는 세계관을 펼친 뫼비우스 작가의 작업실이 등장하던가.

 

애초에 <에데나> 시리즈는 시트로엥사의 의뢰로 출발했다고 한다. 그리고 뫼비우스는 작가는 계속해서 그 세계관을 발전시켜 방대한 서사의 기초로 삼았던 모양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구동하는 시트로엥 자동차의 우수성을 선전하고 싶었나 하는 생각에 헛웃음이 나왔다.

 


한편, 혁명의 관점에서 본다는 각종 페이크 뉴스로 시민들의 자유를 억누르고, 시민에게서 위임받은 권력을 마치 자신의 사유물인처럼 행사하려는 아버지 일당에 대한 일격 그리고 그에 대한 반동 서사도 읽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적당량의 진실과 가짜를 섞어서 시민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전술의 위력은 대단했다. 코쟁이들은 콧병에 걸리면 바로 죽는다는 위협에 살기 위해 그 갑갑한 복장을 고집하지 않는가 말이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다양한 방식의 거짓 선동에 시달리다 보니 뫼비우스 작가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뫼비우스 작가는 그래픽노블의 상당 부분을 주인공들의 꿈에 등장한 것을 차용하는데, 작가가 구사하는 서사를 따라가기사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사실 그래픽노블의 중심 서사가 모호하다 보니,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있다. 자유로운 해석에 의존하다 보니 너무 자의적인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정답 없는 문제를 푸는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자세하게 분석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한 건 나의 무지 탓이리라. 그냥 나는 단순하고 명징한 서사를 좋아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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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2-06-06 11: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순, 명징한게 아직까지는 더 좋아요. 뫼비우스 작가는 자기 이름값을 하기위해 모호해진게 아닐까하는 의심이 드네요^^

레삭매냐 2022-06-06 22:56   좋아요 2 | URL
저도 핑계같지만 그렇지 않아도
복잡다단하고 케이오스로 가득
한 세상에서 더 이상의 어지러
움은 이제 그만!이라고 생각하
고 싶습니다.

뫼비우스에 그런 심오한 뜻이
쿵야!

그레이스 2022-06-06 11: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뫼비우스 작가 들어는 봤으나 읽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모호한 부분이 많다고 하셨는데 리뷰는 너무 잘 전달해주고 계시네요~^^
이 책을 만나게 되면 레삭매냐님 글이 기억날듯요!

레삭매냐 2022-06-06 22:57   좋아요 3 | URL
이야 그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는 후진 리뷰의
작성자가 감사의 마음을
전해 드립니다.

너에겐 작가의 원대함이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페넬로페 2022-06-06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픽노블은 구매보다는 도서관을 이용합니다.
뫼비우스의 띠의 그 뫼비우스는 아닌것 같아 검색하고 왔어요.
sf작가이네요.
과학이 한없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제 머리는 아마 터질것 같아 저는 일단 통과해야겠어요 ㅎㅎ

레삭매냐 2022-06-06 22:58   좋아요 3 | URL
작년에 출간 소식을 듣고
기대하고 있다가 망각해
버렸지요.

그리고 지난 주중에 문득
생각이 나서 어제 빌려다
읽었는데 호곡! 저 같은
SF 문외한에게는 증맬루.

그랬다고 합니다.

mini74 2022-06-06 13: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요번에 개봉하는 모비우스 떠올린 ㅎㅎㅎ 전 읽다가 길을 잃을듯 합니다 ㅠㅠ 검색해보니 하야오가 극찬했다던데, 하야오가 영화로 만들면 인물들이 동글동글해지려나요 ㅎㅎㅎ

레삭매냐 2022-06-06 23:02   좋아요 3 | URL
우와 무려 하야오 선생이
극찬한 작품이라구요 :>
대박이네요.

애니로 만들면 어떨까 싶
긴 하네요.

영화 모비우스는 살발~하
네요.